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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조건 없는 상생, 기업을 사랑받게 한다

[메트로신문 김성현기자] 이달 14일 서울시내 면세 사업자 3곳의 주인이 결정된다. 면세점 입찰 대상 기업인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 신세계, 두산은 앞 다퉈 면세점 사업 전략을 내세우며 입찰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특히 이들 4개 기업이 내민 상생·동반성장 방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는 15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 활동과 중소기업 지원, 지역경제 발전을 약속했다. 지방 영세면세점의 자립까지 돕겠다고 선포했다. SK네트웍스는 24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며 인근 소상공인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두산은 영업이익의 10%를 내놓기로 공약했다. 면세점 상품 중 중소기업 상품을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동대문 시장상인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며 상생을 외치고 있다. 신세계 그룹은 2700억원 규모의 사회환원, 관광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 대기업이 전례없는 파격적인 상생방안을 내놓는 이유는 면세점 심사 점수의 15%를 차지하는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과 상생협력 노력정도' 평가기준 때문이다. 면세점 입찰을 위해 내놓은 상생방안이지만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큰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쉬운 점은 면세점 입찰이라는 현황이 닥치기 전에는 이러한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마치 스스로를 이롭게 하기 위해 남을 돕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다. 골목상권 침해, 중소기업 성장 방해 등으로 다수의 시민단체로 부터 질타를 받아왔던 이들 기업은 이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동반자로 변모했다. 한 사회에서 국가만큼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들에게는 사회적 책임이 요구된다. 이윤창출을 넘어 경제적·법적·사회적 책임이 동반돼 '대한민국의 대기업'인 것이다. 이들 기업이 내놓은 파격적인 상생방안, 면세점이라는 조건이 없었다면 국민에게 더욱 사랑받는 기업이 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2015-11-05 06:00:00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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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을 바라보는 시선

[메트로신문 김보배기자] 주식시장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소식에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하자 코스피지수도 호조세다. 자사주 취득은 전통적인 주주환원 수단으로 주가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들이는 만큼 유통 주식수가 줄어 가치가 높아지는 것이다. 자사주를 매입하기만 해도 주가가 상승하지만 자사주를 취득해 소각하면 주당 가치는 더 높아진다. 소각한 주식은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없기 때문에 주가 안정을 꾀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주주환원 정책이 환영받는 이유는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할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앞으로 3년 동안 11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3~4차례에 걸쳐 매입한 뒤 전량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1회차 매입 규모는 보통주 223만주, 우선주 124만주 등 4조2000억원 규모로, 30일부터 3개월간 매입에 들어갔다. 지난달 30일 자사주 매입 소식이 알려지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전일 대비 3.55%, 삼성전자 우선주는 10.85%나 급등했다. 외국인투자자도 매수우위로 돌아서는 계기가 됐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명확히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한 것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삼성증권과 삼성화재, 삼성생명 등 계열사가 잇단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이재용 후계구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초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삼성그룹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과의 합병 과정에서 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과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이 진정한 주주환원 정책으로 해석한다. 자사주를 매입만 할 경우에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의 이번 자사주 매입과 전량 소각 방침이 반가운 이유다. 이제 주가부양과 주주가치 제고를 넘어 신사업 개발 등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삼성전자가 전자와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며 주가도 150만원을 호가하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2015-11-03 18:08:41 김보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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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단통법 시대 가계통신비 잡는 법

[메트로신문 정문경 기자]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단말기유통법의 장단점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은 현실적인 문제, 즉 통신비 절감이다. 단통법 하에서 가계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미래창조과학부나 통신사들은 통신비 절감을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이용자 본인의 통신 소비 패턴, 소비량에 대한 정확한 인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자신의 통신소비 패턴을 알아야 불필요한 통신비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데이터 소비량이 적은데 굳이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특히 단통법 시행 이후 몇가지 변화된 사안들만 알고 있어도 통신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먼저 '데이터중심요금제'다. 데이터중심요금제에 가입한 절반의 이용자들이 1만1000원 가량의 요금절감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됐다. 음성통화량은 줄고, 데이터소비량은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할 때 자신이 어떤 종류의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해당되는 상품만 가입해도 통신요금을 줄일 수 있다. 또 하나의 방법 중 하나는 지원금에 20% 요금할인 제도를 이용하는 것이다. 단통법이 시행되며 단말기 지원금을 받지 않는 소비자를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단말기 출고가격, 지원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겠지만 프리미엄 휴대폰의 경우 지원금을 받는 것보다 요금할인 20%가 전체적인 단말기 할부금+통신서비스 요금 측면에서 유리한 경우가 더 많다. 예전에는 유통점에서 단말기 출고가격과 지원금, 실제 판매가격만 게시했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가 제도개선을 통해 전국 모든 대리점, 판매점에서 지원금과 요금할인 중 어느 것이 더 유리한지 비교할 수 있도록 약정기간 동안 할인받을 수 있는 총 할인금액을 게시하고 있다. 이런 비교만 해도 전체 요금부담을 줄일 수 있다.

2015-10-29 19:11:16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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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연예계에 부는 때 아닌 금수저 논란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최근 한국사회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바로 '헬조선'이다. '지옥과도 같은 한국'이라는 뜻의 신조어다. 사회·경제적으로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는 한국에 대한 은유다. 헬조선과 함께 '금수저'와 '흙수저'라는 표현도 널리 쓰이고 있다.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모두가 체감하는 경제적 격차를 표현한 말이다. 그런데 이 금수저가 연예계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금수저는 자신의 노력 없이 부모의 힘으로 풍족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연예인 부모를 둔 자식들이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면서 연예계예는 갑작스런 금수저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9일 MBC에브리원은 새 드라마 '상상고양이'에 배우 조재현의 딸 조혜정을 캐스팅했다고 전했다. 이후 조혜정을 둘러싼 금수저 논란이 불거졌다. '상상고양이'는 앞서 유승호를 캐스팅해 화제가 된 작품이다. 이런 드라마에 연기자로는 아직 신인이나 다름없는 조혜정이 주연으로 발탁된 것이다. 대중은 쉽게 납득하지 못했다. 완성된 작품을 보기도 전부터 조혜정을 향한 비난을 쏟아냈다. 조혜정은 악성 댓글에 결국 SNS에서 탈퇴했다. 조혜정을 둘러싼 금수저 논란은 앞서 아버지 조재현과 함께 출연한 SBS 예능 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에서도 일어난 바 있다.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는 아빠와 딸 사이의 서먹서먹한 관계를 개선하는 과정을 보여주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청자는 이 방송을 아빠의 영향력으로 딸이 연예인이 돼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였다. 처음의 기획의도는 사라진 채 묘한 박탈감만이 시청자 마음에 남았다. 연예계에서 금수저 논란이 생기는 이유는 명확하다. 상대적인 박탈감 때문이다. 그만큼 한국사회 내부에 사회·경제적 고통이 뿌리깊이 박혀 있다는 증거다. 그러나 사회 구조적인 불만과 분노를 애꿎은 연예인에게 표출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연예인은 대중의 비난과 분노를 견디지 못한 채 끝내 고개를 숙인다. 그 모습에 사람들은 쾌감을 느낀다. 그러나 그 쾌감은 순간적인 것일 뿐,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바꾸지는 못한다. 헬조선을 만들고 금수저·흙수저가 생겨나게 한 것은 연예인이 아니다.

2015-10-29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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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유례없는 '타임머신 개발'

또 양극 분열 프레임이다. 놀라운 창조경제의 혁신을 보여준 정부가 이번에는 유례없는 '타임머신' 개발에 도전한다. 특권층에 집중된 현재와 미래를 강화하는 것에는 만족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과거로 날아가 있었던 사실까지 조율해야 완전체를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한 게 분명하다. 비로소 기득권이 건국하고 계승해 발전시킨 역사가 매끄럽게 이어지는, 그들만의 대한민국이 완성되는 것이다. 여기서 국민은 배경이다. 그들이 주인인 게 당연하다. 청년이나 노년이나 삶이 힘들다고 외치는데 눈을 감고 귀를 막은 현 정권은 파죽지세다. 학생들도 학자들도 이 길은 아니라고 규탄하는데 철권통치에서 회귀한 정권은 요지부동 마이웨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친일'과 '독재'가 어디 있냐는 논리다. 그러면서 요즘 같은 시대에 '종북'과 '좌파'는 남겨뒀다.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통해 "교과서 국정화 과정에서 역사 왜곡이나 미화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대선 공약을 뒤집고 새로운 행보를 펼친 전례가 수차례다. 여당 한 인사의 언행 역시 정부에 대한 신빙성을 떨어뜨린다. 부친의 친일 행적에 대한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어느새 묵인이나 부인을 넘어 비밀로 독립자금을 댄 애국지사로까지 변모시했다. 근현대사를 경험한 국민이 서슬 퍼렇게 지켜보고 있는 지금도 이같은 작업을 치밀하게 준행하고 있는 이들이다. 과연 과거를 모르는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선사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 않다. 두 달 뒤면 2016년이다. 부친의 과오를 지우고 공과를 포장하려는 효녀와 효자로 인해, 국민이 아닌 특권층을 주인으로 만드는 데 골몰하는 사람들로 인해 '2020 올 뉴 새마을운동'을 맛보게 될지 모른다. 사계절 아름다운 우리나라. 축복받은 대한민국이 도대체 어디까지 늦가을 썩은 낙엽처럼 나락으로 떨어질까.

2015-10-28 08:15:17 이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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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교과서 논란 무신불립(無信不立)

[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여론 수렴 없는 마이웨이(My way)가 재현된 탓이다. 발단은 지난 12일 교육부가 중·고등학교 역사·한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고시하면서 시작됐다. 내달 2일 고시가 확정돼야 최종 결정이 나는 것이지만 집필은 일사천리다. 역사교과서의 국정 전환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2013년 정부는 '2015년 교육과정 개정'을 통해 국정 전환을 예고했다. 당시는 현행 검인정 역사 교과서의 좌편향 논란이 불거져 출판사들이 정부의 명령에 따라 교과서를 수정하던 시기였다. 그러나 그것은 예고에 불과했다. 교과서 수정 명령이 국정 전환을 위한 정부의 밑작업이라는 일각의 얘기가 결국 현실이 된 것이다. 앞서 정부는 당시 여론수렴을 거치려고 했다.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는 국정 전환에 대해 "논란이 있기 때문에 공론화해서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서남수 당시 교육부 장관도 "교육과정을 개정하면 자연스럽게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정책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론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공청회 또한 없었다. 사학계를 중심으로 집필 거부가 이어지는 까닭이다. 게다가 정부는 범야당의 반대 기류가 거세지자 지난 13일 교과서 집필에 필요한 예산을 비공개 의결, 국사편찬위에 내려 보냈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국정화 추진에 대해 일관되게 "올바른 역사 교육"을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국정화 반대를 외치는 이들 또한 동일한 이유를 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정 추진을 위한 그럴듯한 포장이라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 초 "국민 각자가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나라"를 국정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이 목표가 유효하다면 '믿음 없이는 국가가 설 수 없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을 되새겨 봐야한다. 알고도 외면하면 위선이라 '위험'하고, 모르고 외면하면 무지해서 '위험'하다.

2015-10-26 06:00:00 연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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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에게 바라는 것

[메트로신문 박상길기자] 조달청장 출신인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가 30여 년간의 관료 생활 중 건설·부동산 관련 업무를 맡지 않은 경력과 관련해 시장에서 말들이 많다. 국토교통부 내부적으로도 하마평에 오른 인물이 아닌 전혀 예상치 못한 인사가 내정된 것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국토부 내부 인사가 아니라는 실망감도 묻어 난다. 내정자로선 이중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 내정자가 국토부와 전혀 인연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영국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과장을 마친 2009년 9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조정2과장으로 부임해 외환 위기로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 동아건설의 리비아 대수로 공사 현장 중단 사태를 막은 바 있다. 그는 당시 국토부 관계자들과 현지 사업 추진을 위한 수습 작업에 참여했다. 강 내정자는 조달청장 시절엔 해외 조달 시장 개척에 힘썼다. 국가 전자조달 시스템인 나라장터 수출을 위해 맞춤형 조달 제도를 연구했다. 또한 남미와 유럽에 발품을 판 결과 코스타리카와 튀니지 등 7곳에 해당 시스템이 판매됐다. 강 내정자는 조달청장 시절 대중소기업 간 상생을 위해 사회적 책임 조달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정부 계약에서 혜택을 받는 일정 규모 이상의 조달 업체에 고용과 노동권 준수 등 사회적 책임을 유도하는 방안을 강조했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대신 무조건적인 지원보다는 자생력을 요구했다. 강 내정자는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조직원과 국민 앞에서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그간의 전문성을 살리는 정공법으로 해외 건설 시장 개척에 힘쓰길 바란다. 현재 국내 건설사는 저유가로 해외 수주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다. 수주 텃밭이었던 중동은 발주량이 줄고 계약도 미뤄지면서 사업이 중단된 것과 다를 바 없다. 지지세력의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들에 대응하기 위해선 단순하고 효과적인 처방, 체감이 빠른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2015-10-21 16:02:32 박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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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기쁨의 눈물 흘리는 이산가족, 칼 갈고 있는 롯데가 형제

[메트로신문 정용기 기자] 여든이 넘은 누나를 위해 갖가지 약을 구입하는 77세 동생의 이야기와 60세 동생에게 소송을 제기해 명예를 되찾으려는 61세 형의 이야기가 묘하게 오버랩되는 하루였다. 전자는 60여년 만에 만나게 되는 이산가족의 이야기이고 후자는 국내 재계서열 5위인 롯데그룹 경영권을 두고 벌어지는 '형제의 난' 이야기다. 신동주(61)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 측에 소송을 제기하며 경영권 분쟁을 다시 일으켰다. 이산가족들이 20일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롯데가 형제는 서로를 향해 여전히 칼을 겨누고 있다. 남측 상봉단 389명은 이날 금강산호텔에 도착했다. 이들은 북에 있던 가족과 만나 잊을 수 없는 2박 3일을 보내게 된다. 이산가족과 롯데그룹 그들에게 가족이라는 같은 단어는 너무나 다르게 다가온다. 이산가족에게 가족이 그리움의 대상이라면 경영권 분쟁이 터진 롯데그룹에게 '가족'이라는 단어는 오히려 독이 됐다. 두 형제는 소송까지 불사하며 회사의 경영권을 가져오기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부친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까지 앞세워 목적을 달성하려 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94세의 고령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아직 정정하다고 주장하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국내 5위 그룹의 경영권 분쟁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롯데뿐만이 아니다. 이날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로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취재진 100여명이 몰렸다. 호텔투숙객을 비롯한 관광객도 사진기를 꺼내들었다. 수많은 취재인파로 호텔로비를 드나들던 한국인 고객을 비롯해 중국·일본인 등 관광객까지 불편을 겪었다. 롯데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피해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이 전쟁의 피해가 롯데와 함께해온 소비자들에게 전가되지 않길 바란다. 모쪼록 두 형제는 분쟁이 하루빨리 종식되길 기대한다.

2015-10-21 03:00:00 정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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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개혁 칼 빼든 정계…신(新)관치금융 타파할까

[메트로신문 김보배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오후 4시 퇴근' 발언 이후 금융업계에선 '개혁 바람'이 거세다. 최 부총리는 최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을 위해 페루를 방문한 자리에서 "오후 4시면 문 닫는 은행이 어디 있나.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도 일 안 하는 사람이 많아 한국 금융이 우간다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라며 금융권 개혁을 주문했다. 이에 업계 종사자들은 "현실을 제대로 모르는 소리"라며 "창구업무 이후 여러 추가 작업을 하다 보면 오후 7~8시에 퇴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최 부총리 발언은 4시 퇴근 여하를 막론하고 금융권 개혁의 필요성을 에둘러 표현한 측면에서 그 파장이 커지고 있다. 금융권에선 그동안 정권이 금융권 인사 등에 사사건건 개입하는 '관치'와 금융기관의 무사안일한 '보신주의'가 지속적인 개혁 과제로 지목돼 왔다. 금융당국은 연일 감독규제 강화 방안을 내놓고, 은행·보험·금융투자·자산운용·여전사 등 업계 전반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자구책 마련 움직임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신주의, 고액연봉, 불완전판매 등 문제가 반복적으로 터져 나오자 급기야 정계가 금융권 개혁에 칼을 빼들고 나섰다. 새누리당이 금융개혁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기업 구조조정에 나선 것. TF는 대출상담 등 일부 업무의 영업시간을 늘리고 국내은행의 업무시간을 연장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룡표 금융개혁'에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는가 하면 "'신(新)관치금융'의 시작"이란 우려까지 반응은 각각이다. 특히 금융권 종사자들은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맞춤형 금융상품을 출시하고, 고용확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가 연봉을 자진 반납하며 채용인원을 늘리는 등 이미 '정부 눈치보기식 개혁'이 만연한 탓에 오히려 업무 효율이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 140개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금융부문 국가경쟁력은 87위로 현저히 낮다. 금융개혁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란 데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지난 16일 발족한 금융개혁 TF가 '관치개혁' 틀 안에서 반쪽뿐인 개혁에 그치질 않길 기대한다.

2015-10-19 15:43:41 김보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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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영화가 던지는 진짜 기자에 대한 질문들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영화는 현실의 거울이다. 오목거울과 볼록거울에 비친 모습은 제각각 다르듯 영화가 담고 있는 현실 또한 관점과 태도에 따라 다르다. 다만 어떤 거울이든 현실을 담는다는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영화는 어떤 방식으로든 현실을 반영한다. 영화를 통해 현실의 단면을 발견하는 것이 흥미로운 이유다. 최근 언론시사회로 먼저 접한 두 편의 영화는 예상치 못한 공통점이 있어 흥미로웠다. 바로 기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한국 언론의 현실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공교롭게도 개봉일까지 같다. '특종: 량첸살인기'와 '돌연변이'다. 이들 영화는 사회적인 메시지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닮았다. 한국사회에서 언론이 점하고 있는 위치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두 편의 영화가 다루고 있는 기자는 정의롭고 사명감 넘치는 기자의 전형과는 거리가 멀다. '특종: 량첸살인기'가 그리는 방송국은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사실 여부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곳으로 묘사된다. 거짓 제보에서 시작된 특종으로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되자 모두가 환호하는 기자들의 모습은 실제 기자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하게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광고주의 압력으로 기사를 빼려는 데스크의 모습도 실제 언론의 현실과는 다소 낯설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특종: 량첸살인기'가 그리는 방송국의 모습이 지금 언론사가 지닌 어두운 단면이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힘들다. '돌연변이'에 등장하는 방송국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파업으로 빈 취재기자의 자리를 회사는 수습기자로 채우려고 한다. 얼떨결에 방송국 수습기자가 된 주인공 상원(이천희)은 기자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제약회사의 의학 실험으로 생선인간이 된 청년을 취재한다. 그러나 생선인간의 진실에 다가가려 할수록 상원은 끊임없는 압력을 받는다. 영화 후반부, 진짜 기자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고뇌하는 상원의 모습은 기자 입장에서 묘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두 편의 영화가 언론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그만큼 현실 사회에서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걷잡을 수 없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언론은 사실과 진실을 전하는 소통창구로서의 역할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진실이 무엇인지를 궁금해 한다면 그때 진짜 기자가 된 것"이라는 '돌연변이'의 대사가 며칠째 마음속을 맴돌고 있는 이유다.

2015-10-18 16:13:51 장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