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기자수첩
기사사진
[기자수첩]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십보일배를 보면서

[기자수첩]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십보일배를 보면서 "저희를 투명인간 취급하지 마십시오. 저희 얘기에 관심을 갖어 주십시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카트'의 여주인공 선희(염정아)가 던진 대사다. '카트'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이야기를 소재로 다뤘다. 22일 SK브로드밴드에 간접 고용된 비정규직 인터넷, IPTV 설치·수리 기사들이 나선 을지로 십보일배 현장에서도 그 같은 이야기가 들렸다. 새해가 된지 20여일이 지났지만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은 그대로다. 다단계 하도급을 통해 고용된 개통, 철거 기사들은 SK브로드밴드를 위해 일하고 있다. 그러나 계약 만료기간이 다가올 때 마다 고용승계의 불안을 겪고있다. 근로계약서상의 근로시간은 무시되고 있고 시간외수당은 일괄적으로 정액지급 하는 등 불합리한 조건이 많다. 또한 근로 계약도 하청업체에서 서류작성 없이 구두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사실 현행법상 용역, 외주화가 불법은 아니다. 다만 다단계 하도급의 고용구조 및 근로계약 형태가 사용주들의 책임을 쉽게 회피 시킬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들의 사실적 사용자는 원청 SK브로드밴드지만 노조는 교섭도 제대로 못해보고 양측의 입장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파업을 시작한 전국의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1100여명이다. 이들은 다단계 하도급의 구조 개선, 고용안정 보장, 노동조합 활동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1시 부터 시작한 2㎞의 행진이 4시 40분에 끝났다. 십보일배를 하며 그들은 간절히 바랐을 것이다. 올해는 고용이 안정화 되길,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지길. 영상의 기온이었지만 십보일배 현장의 아스팔트는 차가웠다.

2015-01-24 16:17:04 황찬수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엔터운서' 시대?…아나운서 정체성 정해야

아나테이너라고 불리는 연예인형 아나운서가 눈에 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아나운서를 언론인으로 본다. 아나테이너가 사회에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언론인의 역할과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아나운서의 정체성을 둘러싼 논란은 9년 여 전부터 꾸준히 있었다. 예능프로그램 MC가 아닌 고정 게스트로 활약하면서 아나테이너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자사 아나운서의 프리 선언이 잇따르자 각 방송사는 언론인다운 아나운서의 모습을 다시 지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활약을 보면 '엔터운서'라 할 정도로 역할이 주객전도됐다. 오정연·이슬기 ·정지원·정다은 KBS 아나운서들은 지난해 연말 시상식에서 씨스타 '터치 마이 바디'를 불렀다. 무대 의상까지 따라 하며 핫팬츠도 불사하는 열정을 보였다. 장예원 SBS 아나운서는 수영선수 박태환과의 열애설로 대중에게 각인됐다. 아나운서의 본질인 진행 실력보다 파격 의상, 열애설이 더 부각된 셈이다. 방송 후 '뉴스 진행자가 아니면 상관 없다' '아나운서의 품위를 잃었다'는 의견이 대립했다. 아나운서의 정체성은 종합편성채널 뉴스가 신뢰도를 얻으면서 더 혼란스러워졌다. 남자 기자·여자 아나운서가 한 팀인 지상파 뉴스 앵커의 조화가 무너진 것이다. 시청자도 외모보다는 내용이 꽉찬 뉴스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 이 같은 시대 변화에 한 종편은 자사 아나운서들을 기자직으로 전환시켜 사실상 아나운서 부서를 해체시켰다. 아나운서라는 직업군이 위태롭다. 아나운서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시청자와 TV 속 세상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돼야 한다. 전문 진행자로의 본질을 돌아보고 정체성을 확립할 때다.

2015-01-22 13:33:39 전효진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땅공회항, 대한항공 직원은 뭔 죄?

[기자수첩]땅공회항, 뒤처리는 누가하나? "니들이 고생이 많다." 2009년 인기있던 개그 코너의 유행어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진짜로 고생이 많다.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은 '땅콩'때문에 비행기를 회항시켰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조 전 부사장은 사태 수습을 잘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그들의 고생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12일 조 전 부사장이 국토교통부 조사에 출석할 때 사측은 다수의 직원들을 투입해 현장을 통제시켰다. 직원이 보디가드인가 싶었다. 조 전 부사장 같은 재벌 3세의 일탈로 인한 직원들의 뒤처리가 처음은 아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조카이자 신준호 푸르밀 회장 장남 고 신동학씨의 음주운전사고, 마약, 폭행,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촌 최철원씨의 '맷값 폭행',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차남의 '보복 폭행' 등 크고 작은 사고를 수습하기 위한 그룹 직원들의 고생은 줄 곧 있었다. 사고 치는 사람, 수습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셈이다. 이 그룹은 주주들은 그 만큼 회사를 위해 노력할 기회 비용을 잃어 버리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그들은 책임지지 않는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대한항공과 한진칼 두 상장사의 시총은 2359억원 감소했다. 유가하락이란 호재 속 주주들은 씁쓸할 따름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4년 대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을 보면 SK, 현대중공업, 삼성, 한화, 현대 총수 일가 지분율은 각각 0.5%, 1.2%, 1.3%, 1.9%, 2.0%다. 지분에 비해 그들의 영향력은 과하다. 재벌 3세의 일탈에 직원들이 주주들의 이익은 뒤로한 채 뒤치다꺼리를 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회사의 브랜드를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해야할 직원들이 쓸데없는 고생을 하고 있어 안타깝다. 주주들의 잃어버린 기회비용은 보상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황찬수 수습기자

2015-01-21 17:57:38 황찬수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삼성맨'이고 싶다는 사람들

그들은 영원한 '삼성맨'이고 싶은 눈빛이었다. 한화그룹으로 매각이 진행 중인 삼성토탈·삼성테크윈·삼성종합화학·삼성탈레스 등 4개사 소속 노동조합 및 비상대책위가 21일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앞에서 첫 공동집회를 개최했다. 삼성토탈 노조 200여명, 삼성테크윈 지회소속 130여명, 삼성종합화학·삼성탈레스 직원 70여명 등 총 400여명은 한 목소리로 매각 저지를 요구했다. 노조는 공동 성명서를 통해 그들이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희생양"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자산 20조원이 넘는 4개 회사를 1조9000억원에 매각하는 일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가 없다"고도 했다. 11월 삼성이 4개사를 매각했을 때 업계와 언론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세계의 기업과 경쟁할 대기업이 '선택과 집중'을 위해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는 것이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테크윈의 실적은 삼성그룹 내에서도 저조한 평가를 받고 있어 삼성으로서는 골치였을 터다. 한편 한화그룹은 이들을 인수해 방위 산업과 석유화학 산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전체적인 평가다. 재벌기업 3세들의 경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본인이 이끌 기업의 색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보기도 했다. '빅딜'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사람'이 간과된다는 것이다. 매각이 결정된 삼성 4사의 직원 8700여명은 아무런 사전 통보도 없이 한화 사람이 됐다. 기업의 합리성과 효율성 앞에서 노동자들의 운명은 가볍게 움직였다. 직원들의 항의는 당연하다. 삼성은 정년이 60세, 한화는 58세다. 매각 사실도 몰랐던 직원들은 그들이 일할 수 있는 2년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됐다. '삼성맨'으로 누리던 자부심과 복지도 놓아야 한다. 삼성테크윈 노조는 삼성미래전략실과 직접적인 대화를 원하지만 삼성미래전략실은 "이미 매각된 회사의 직원과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때는 삼성을 위해 울고 웃었던 '삼성맨'들의 목소리가 서초동을 울렸지만 답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양소리 수습기자

2015-01-21 17:49:28 양소리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만찬장 밖 삼성 하청 노동자들의 설움

산업화는 전통을 바꾼다. 농삿일에 흥을 돋우던 농악은 1970년대 산업화와 함께 '사물놀이'로 변형됐다. '전통주'의 모습도 변했다. 집집마다 담가놓고 맛을 뽐내던 빚은 술은 예쁜 병이 담겨 판매된다. 전통의 산업화다. 19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그룹 신년행사에도 산업화된 전통이 등장했다. 6시부터 열린 만찬행사는 '미래삼성'을 엿본다는 의미가 있어 오너일가의 말, 제공된 술과 선물 등 면면이 이슈가 된다. 건배주로는 복분자주가 올랐다. 축하공연은 사물놀이패가 맡았다. '고용' 역시 산업화가 가속되며 모양이 변했다.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행사장 밖. 삼성전자서비스 센터 해고 노동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그들은 호텔 입구에서 "이재용이 책임지라"고 외쳤다. 삼성 마크를 달고 일하지만 애프터서비스(AS) 기사들은 삼성과 도급계약을 맺은 '협력사' 소속이다. 법적으로 삼성은 책임이 없다. 그러나 진정 삼성과 무관한가.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원청인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인 서비스 센터의 채용계획을 수립하고, 실적평가를 해왔다. 합법적 도급이라면 업무가 완벽히 독립돼 있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역시 "위장도급이 우려된다"는 문건을 작성하기도 했다. 자신을 고용한 이가 누군지도 모르고 일하는 노동자가 생겼다. 전통시대엔 없었던 일이다. 하도급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기본 권리마저 침해당하는 상황이라면 문제가 된다. 이재용 부회장의 건배사는 "열심히 도전하자"였다. 그의 도전 뒤에는 삼성마크를 달고 'AS의 삼성'을 지켜주는 노동자가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2015-01-20 14:15:34 양소리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삼성 신임임원들의 영원한 '완생'을 바라며

'여유와 불안'이 공존했다. 19일 삼성그룹 신임임원단 만찬 장소인 장충동 신라호텔에 들어선 신임 임원들의 표정이 그랬다. 행사장 입구에 위치한 100 여명의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에 신임임원들은 위풍당당했다. 글로벌 기업 삼성 임원 다웠다.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된 2층 다이너스티홀에서는 연주단의 음악이 흘러나왔다. 임원들은 삼성 로고가 박힌 명찰을 달고 1층에 대기중이던 기자들을 지켜보는 여유도 보였다. 힘겨웠던 2014년 승진했고 살아남았다는 안도감이 가져다준 여유였다. 그러나 여유로움 이면에 불안도 보였다.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4조원대로 떨어져 3년 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4분기에는 5조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비교적 선전했다.하지만 애플과 샤오미의 점유율이 늘어 휴대전화 시장에서 삼성 스마트폰의 입지는 나날이 좁아지고 있다. 결국 영업실적의 책임을 무선사업부가 졌다. 사장급 3명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다른 계열사들도 마찬가지다.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의 합병이 무산되면서 구조조정이 있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부사장 4명을 포함해 임원 10여명이 물러났다. 이재용 부회장은 만찬에서 신임 임원의 승진을 축하하며 "작년 한해는 여러가지로 어려웠다. 그럼에도 좋은 실적을 내 승진한 신임임원들은 능력있는 분들이다. 올해도 열심히 해보자"는 격려사를 전했다. 삼성 신임 임원들에게 2015년은 미생에서 완생으로 거듭난 해로 기억될 것이다. 내년 이맘 때에도 그들 모두가 '1등 삼성'의 깃발 아래 완생의 미소를 머금고 있기를 바라지만, 마음을 놓기에는 삼성을 휘감는 북풍한설이 너무 매섭다.

2015-01-20 14:15:10 황찬수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예고된 '세금폭탄' 대란

13월의 세금폭탄으로 국회가 시끄럽다. 세금을 돌려받기는 커녕 직장인 가운데 상당수는 추가 납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이에 여야는 물론이고 정부가 연말정산 관련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지난주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도 하루 만에 정치권에서 각종 대책을 쏟아낸 바 있다. 차분하게 연말정산 문제를 미리 대비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 때문에 이번 정치권의 어수선함을 보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지난해 8월 납세자연맹이라는 시민단체는 보도자료를 통해 "기재부의 엉터리 세수추계로 직장인들이 세금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런데 한 두 곳의 언론에서만 가볍게 다뤘고 이슈가 전혀 되지 않았다. 시민단체의 의례적인 보도자료일 뿐이고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생각했던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만약 국회의원 누군가가 그 자료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미리 준비를 하고 꾸준히 문제 제기를 했다면 그 누군가는 지금 상황에서 뛰어난 분석력을 가진 정치인으로 평가받았을 것이다. 물론 아무리 크게 떠들었어도 언론에선 연말정산 폭탄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제대로 다뤄주지 않았을 확률이 더 높긴하다. 납세자연맹이 지난 여름부터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다. 정치, 언론은 '시의성'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대비하는 '예측력'도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당장 벌어지는 일이 아니더라도 큰 이슈가 될 문제에 대해선 앞서서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성숙한 정치인을 기대한다.

2015-01-20 13:10:47 조현정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설 명절, 철통 지갑 열릴까?"

설 명절이 한 달 가량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통 업계가 바쁘다. 대형마트를 비롯해 백화점, 온라인 유통, 편의점까지 선물 세트, 제수 용품 등 설 특수를 위해 일찌감치 준비하는 모습이다. 꽁꽁 언 내수에 각종 규제까지 겹치면서 유통업계는 수익을 감수하더라도 연중 할인을 감행하고 있다. 할인이라도 하지 않으면 좀처럼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철통 같은 지갑이 열리는 기간이 있다면 명절이나 연말과 같이 기념일이 있는 달이다. 특히 명절은 유통가에서도 중요한 대목 중 하나다. 실제 지난해 설 명절이 끼었던 1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이 반짝 상승하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동향 자료를 보면 명절 수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대형마트(16.2%)와 SSM(17.7%)의 1월 매출이 전월 보다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업계는 거의 한 달 전부터 준비 태세에 들어간다. 올해 역시 대형마트 같은 경우 지난주부터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를 시작했고 한 백화점은 대량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권 패키지 행사 기간을 작년보다 5일 앞당겼다. 또 한 온라인 업체는 일주일 가량 설 관련 행사를 앞당겨 실시했다. 행사 기간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등 전략 상품도 다양하게 내놓고 있다. 한 달짜리 반짝 특수이지만 불경기 속 지갑을 열어보려는 그들의 노력이 통하기를 기대해 본다.

2015-01-19 15:36:39 김수정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당신이 처음 산 음반은 무엇인가요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명동 한 구석을 지키고 있는 음반사를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변한 것이 거의 없는 모습에 추억이 절로 떠올랐다. 어린 시절 용돈을 모아 생애 첫 카세트 테이프를 샀던 기억이 났다. 몇 년 전 홍대 앞 노란색 간판의 레코드 가게가 문을 닫는다는 소문이 돌자 온라인에선 이 가게를 살리기 위한 서명운동이 일었다. 하지만 이 가게는 결국 후미진 곳으로 위치를 옮겼다. 대신 그 자리엔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이 들어섰다. 지역주민들은 사라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겼다. 과거에 비해 음반 판매량이 현저히 떨어진 요즘 가게를 유지하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 대중음악의 황금기라 불렸던 1990년대 톱가수들에게 '100만장 판매'는 흔한 일이었다. 이들의 음악은 일명 '길보드(길거리 카세트 테이프 노점상)'의 테이프나 CD로 소비자들에게 전달됐다. 하지만 현재 소비자들은 MP3 파일이나 스마트폰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음악을 접하고 있다. 음악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음악도 함께 변했다. '1분 미리듣기' 안에 리스너의 귀를 사로잡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특정 노래가 히트하면 비슷한 느낌의 노래가 우후죽순 쏟아졌다. 한 편의 시 같은 감수성 짙은 가사는 사라지고 후크송이 등장했다. 가수들 역시 정규 앨범 대신 디지털 싱글을 내놨다. 일각에선 이 같은 현상에 비판의 목소리를 낸다. 하지만 노래를 만드는 입장에선 변화된 시장에 적응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는지 모른다. 인스턴트 음악을 비난하기에 앞서 오프라인 매장에 들러 CD에 담긴 노래를 음미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2015-01-15 17:52:37 김지민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코스닥발 'IT 낙수효과'…침체된 국내증시 해답될까

연초 국내 증시는 그야말로 코스닥발 'IT 낙수효과'를 받으려고 아우성이다. 유가증권시장이 대외 악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사이,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의 합성어)와 사물인터넷 등 새로운 IT기술을 발빠르게 접목한 코스닥 강소기업들을 중심으로 상승랠리를 잇고 있다. 코스피 기업들 중에서도 IT기술 친화적인 곳을 중심으로 코스닥에 몰린 투자자 러브콜이 일부 유입되는 양상을 보인다. 기존 낙수효과가 대기업 실적 호조에 크고 작은 계열사와 납품 업체들이 수혜를 받는 형태로 나타났다면 이제는 거꾸로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기대감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최근 금융수장들이 잇따라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최근 차기 금융투자협회장에 출마한 한 후보는 시급한 해결과제로 소액결제에 한정된 증권사 핀테크 규제를 꼽기도 했다.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IT기술 중심의 새 패러다임에 대해 높은 성벽을 쌓기보다 이를 수용하면서 침체된 시장 속에서 생존전략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어느 때보다도 운용의 묘가 필요한 시점이다. 역사적 전례로는 오늘날 영국의 한 프리미엄 리그 축구단 구단주로 잘 알려진 만수르 가문이 서구 문물을 받아들여 강력한 왕조를 건립한 과정에서 배울 바가 있다. 8세기경 초기 왕조의 만수르가 칼리프(왕)들은 가장 먼저 유클리드 등 그리스 고전을 대거 아랍어로 번역해 경쟁 문명의 지혜를 배우는 일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핀테크, 사물인터넷, 3D 프린터 등 생소한 IT기술이 일상에 바짝 다가올수록 코스닥발 낙수효과가 기대되는 까닭이다.

2015-01-14 11:40:40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