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뱃사공만 많은 가상자산법

국내 가상자산 산업의 선진화를 위한 '기본법'의 입법이 표류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암호자산시장법(미카·MiCA)과 미국의 지니어스법(GENIUS Act) 등 입법 기준은 뚜렷한데도, 정치권에서는 '대동소이'한 법안을 쏟아내며 입법의 공로(功勞)를 다투고 있어서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4년 5월 22대 국회 출범 이후 정무위원회에 입법이 제안된 가상자산 관련 법안은 29건이다. 그러나 국회 임기가 절반을 지나 후반기 국회 출범을 앞두는 2년 동안 정무위를 통과해 국회 본회의에서 논의된 법안은 한 건도 없다. 다수의 법안이 위원회에서 표류중이지만 각 법안이 포함한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주된 내용은 가상자산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하고,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이자지급 허용 문제, 감독 주체 등에서 각 법안 간에 차이가 있지만 가상자산 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기본법'이 필요하다는 데는 여·야 간 이견이 없다. 여·야 간에 견해차가 크지 않은데도 입법이 지연되는 것은 입법이 확실시 되는 법안을 두고 입법의 공로를 가져가려는 경쟁이 과도해서다. 22대 국회 출범 이후 가상자산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의원만 15명에 달하고, 공동발의에 참여한 의원 수도 60명을 넘긴다. 전반기 국회에서 입법을 주도했던 여당의 '디지털자산 TF'에서도 입법 주체만 여럿이다. 정치권이 입법의 공로를 다투는 동안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경쟁력 약화와 매출하락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가상자산 가격 하락 및 거래량 감소로 주요 원화거래소들의 매출이 급감했는데도, 국제 표준에 뒤쳐진 규제를 해소하고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 올리겠다고 약속했던 정치권은 뚜렷한 입법 시한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가져올 금융결제환경의 변화를 준비하는 금융권과 핀테크업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실증을 통해 관련법 입법과 동시에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준비를 마쳤는데도, 입법 일정이 밀려나며 본격적인 경쟁은 시작도 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입법을 더는 늦출 수 없다고 말한다. 수수료 수입 감소로 5개 원화거래소 가운데 4곳이 적자를 겪고 있으며, 국제 표준에 뒤쳐진 투자환경에 국내 투자자들도 해외 거래소로 빠져나가고 있어서다. 정치권에서도 입법의 공로를 다투기보다, 현실적인 입법 목표와 기한을 조속히 제시해야 할 때다.

2026-06-18 11:14:36 안승진 기자
[기자수첩] 혁신의 기회, 경쟁의 과제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주요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의견 조회에 나섰고, 업계에서는 시장 집중도와 독과점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간편결제 시장의 강자와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사가 결합하는 만큼 금융당국이 면밀히 들여다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이번 과정을 바라보며 한 가지 생각해 볼 지점도 있다. 시장 경쟁에 미칠 영향뿐 아니라 국내 디지털 금융산업의 성장 측면 역시 함께 논의되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이번 심사 과정에서 거론되는 쟁점은 익숙하다. 데이터 결합에 따른 경쟁 우위, 고객 잠금효과, 시장 집중도 상승, 후발 사업자의 진입장벽 확대 등이다. 실제로 네이버와 두나무가 결합할 경우 기존 사업자들이 느끼는 위협은 적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우려가 제기될 때마다 성장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뒷전으로 밀린다는 점이다. 국내 디지털 금융산업은 이제 막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가상자산과 결제, 투자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연결하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플랫폼과 금융의 결합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산업이 성장하기도 전에 규제와 우려가 먼저 등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논란이 됐던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투자자 보호와 건전성 확보라는 취지는 분명하지만,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시장 지배력 남용 가능성을 외면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특정 기업이 플랫폼 영향력을 이용해 경쟁을 제한하거나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한다면 당연히 규제와 감시가 필요하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역시 그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절차다. 다만 디지털 금융과 가상자산 산업이 글로벌 경쟁 체제로 재편되고 있는 만큼 경쟁 촉진과 산업 육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산업에 대해 국내 시장만을 기준으로 잣대를 들이대다 보면 결과적으로 해외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 특히 디지털 금융과 가상자산 산업은 국경의 의미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는 분야다. 시장 경쟁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업을 키우는 일 역시 중요하다. 이제는 두 지점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 /신하은기자 godhe@metroseoul.co.kr

2026-06-17 14:31:02 신하은 기자
[기자수첩] 동물복지, 기업만 바뀌어라? 소비자 의식도 바뀌어야

지속 가능성과 동물복지를 외치는 목소리가 높지만, 식탁 위 현실은 여전히 비좁다.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달걀의 상당수는 A4용지 한 장 크기(0.05㎡)의 배터리 케이지(공장형 철창 사육장)에서 나온다. 평생 날개 한 번 펴지 못하는 철창 속 고통이 효율이라는 미명 하에 정당화되는 곳이 국내 사육 농가의 현주소다. 이러한 비인도적인 사슬을 끊기 위해 먼저 움직인 건 풀무원이다. 지난 2018년, 브랜드 달걀 시장의 80%를 점유하던 이 기업은 '2028년까지 전 제품 케이지 프리(Cage Free)'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리더의 움직임은 곧 시장의 변화로 이어졌다. 2022년 4.4%에 불과했던 국내 동물복지란 점유율이 2024년 13.8%로 2년 만에 3배 이상 급성장한 것이다. '어떻게 키웠는가'를 묻는 소비자의 눈높이가 시장의 표준을 바꾸기 시작한 셈이다. 글로벌 동물보호 네트워크(OWA)와 시민사회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그다음 주자인 CJ제일제당으로 향하고 있다. 국내를 넘어 아시아 식품 시장을 리드하는 거물이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이 연간 제품 생산에 사용하는 달걀은 약 6억 개로 추산된다. 이 거대한 물량이 동물복지란으로 전환될 때 당장 200만 마리의 암탉이 좁은 철창을 벗어나는 직접적인 구제 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당위성만으로 시장을 바꿀 수는 없다. 기업의 결단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지불 의사'다. 동물의 권리와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명분에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배터리 케이지를 벗어나 평사 사육으로 전환하는 순간, 농가는 사육 마릿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 게다가 평사에서 낳은 계란을 일일이 사람 손으로 줍는 고된 노동력이 추가된다. 이는 필연적으로 계란값과 닭고기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사실 오늘날의 대형 밀집 사육 형태는 소비자들이 오랫동안 '값싼 계란'만을 찾아온 결과물이다. 싼값의 혜택을 누려온 소비자가 동물복지 향상에 따른 비용 상승분을 기꺼이 감내하지 않는다면, 기업의 선언도, 농가의 변화도 지속될 수 없다. "동물복지가 좋으니 기업이 무조건 전량 바꾸라"고 요구하기 전에 우리 사회가 그에 응당한 대가를 지불할 성숙한 소비 의식을 갖췄는지 먼저 자문해 보아야 하는 이유다. 생명 존중의 가치는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 소비자가 정당한 가격을 지불할 준비가 되었을 때, 생산자 단체와 농가도 비로소 주도적인 변화에 나설 수 있다. 200만 암탉에게 날개를 펼칠 자유를 주는 일은 기업의 결단과 그 가치에 기꺼이 지갑을 열 준비가 된 소비자들의 책임 있는 연대가 맞물릴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6-06-16 13:39:42 신원선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모두가 주식을 말할 때

"포모(FOMO·소외 공포) 와서 삼전 탔어." 최근 만난 한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 평소 주식에 큰 관심이 없던 사람이다. 그런데도 주가가 연일 오르자 결국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했다고 했다. 주위 사람들이 수익을 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다 보니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다는 것이다. 최근 증시 분위기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미·이란 종전 합의 기대감에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동안 박스권에 갇혀 있던 시장이 반등하면서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9000 시대'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주식시장이 살아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기업들은 자금 조달이 쉬워지고 투자자들은 자산 증식의 기회를 얻는다. 침체됐던 투자 심리가 회복되는 것 자체는 경제에도 긍정적인 신호다. 하지만 시장이 뜨거워질수록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기타대출은 3조7000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이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증시 활황이 투자 수요를 자극한 결과다. 상승장에서는 위험보다 기회가 먼저 보인다. 계좌 수익률이 오르는 동안에는 대출 이자 부담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조금만 더 오를 것 같다"는 기대감은 투자 판단을 더 낙관적으로 만든다. 문제는 이런 장면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금융시장은 수차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해 왔다. 시장이 오를 때마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말이 등장했지만 조정장이 시작되면 가장 큰 충격을 받는 것은 대출을 활용한 투자자들이었다. 수익은 사라져도 빚은 그대로 남는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증시와 실물경제의 온도 차다. 주식시장은 활황이지만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여전하다. 개인회생 신청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자산시장에서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체감경기는 아직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 물론 투자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자본시장의 성장과 투자 활성화는 경제에 필요한 요소다. 다만 상승장의 열기가 위험에 대한 경계심마저 지워서는 안 된다. 시장에는 늘 기회와 위험이 공존한다. 특히 시장이 가장 뜨거울 때는 위험이 잘 보이지 않는다. "포모 와서 삼전 탔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들리는 지금,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조급함이 아니라 냉정함이다. 상승장의 환호 속에서도 한 걸음 물러서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2026-06-15 14:45:08 나유리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빚투와 가계부채

빚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길을 바꿨다. 가계부채 관리의 초점이 주택담보대출에 맞춰진 사이 돈은 다른 통로로 흘렀다.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3000억원 늘었다. 주담대 증가폭은 줄었지만 기타대출은 5조3000억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은행권에서는 마이너스통장 등 한도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같은 시기 증시에서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집을 사기 위한 빚은 조이고 있지만, 주식을 사기 위한 빚은 다른 이름으로 불어나고 있는 셈이다. 투자는 개인의 선택이다. 상승장을 보고 기회를 잡으려는 마음까지 탓할 수는 없다. 문제는 빚을 낸 투자가 개인의 판단으로 시작돼도, 그 후폭풍은 개인에게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가가 오를 때 신용은 수익률을 키우지만, 주가가 흔들릴 때는 손실의 폭을 키운다. 반대매매가 늘고 소비 여력이 줄면 그 부담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로 번진다. 가계부채 관리가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담대를 누르면 대출 수요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신용대출, 한도대출, 증권사 신용거래로 옮겨갈 수 있다. 정책이 한쪽 문만 바라보는 사이 다른 문으로 위험이 빠져나가는 것이다. 총량 관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부채가 어디로 이동하는지, 어떤 목적의 돈이 늘고 있는지까지 봐야 한다. 기타대출은 주담대보다 위험 신호가 늦게 잡히는 경우가 많다. 신용대출과 한도대출은 생활자금인지, 투자자금인지, 기존 부채를 돌려막기 위한 돈인지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금융당국도 뒤늦게 은행권 자율관리를 점검하고 있다. 고액 연봉자의 신용대출 한도 축소 같은 방안도 들여다보고 있다. 필요한 조치다. 다만 대출 문턱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빚투의 유혹을 막기 어렵다. 자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남아 있는 한 돈은 언제든 우회로를 찾는다. 가계부채는 부동산 문제이기 전에 금융 시스템의 문제다. 집값을 자극하는 대출만 위험한 것이 아니다. 더 비싸고 더 짧고 더 불안정한 빚이 투자 열풍을 타고 늘어날 때 위험은 오히려 더 빨리 커질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빚투에 나선 개인을 향한 훈계가 아니다. 가계부채가 줄어든 것 처럼 보이는 순간에도 위험이 어디로 새고 있는지 보는 정책의 시야다. 물길을 막으려면 둑만 높여서는 안 된다. 물이 새는 곳을 먼저 찾아야 한다.

2026-06-14 11:08:50 김주형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잠시 북아메리카 잔치의 시간

100년을 바라보는 FIFA월드컵 역사에 대해 브라질을 빼놓고 논할 순 없다. 영원한 우승후보로 불려 왔다. 그러나 이 최고의 수식어는 2010년대를 거치며 무색해졌다. 2006 독일 대회부터 2022 카타르 대회까지 단 한 번도 결승전 무대를 밟지 못했다. '우승국은 개최국이 속한 대륙에서 나온다'라는 속설이 있다.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만을 가리키는데 예외가 있었다. 유럽(1958 스웨덴 대회)에서 브라질이, 아메리카(2014 브라질 대회)에서 독일이 각각 우승컵을 챙겼다. 브라질이 2026 북미 대회에서 그 전통을 되살릴는지 관심거리다. 네이마르는 13년 전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에서 스페인(2010 월드컵 우승국) 상대 3-0 완승을 이끌었다. 그가 삼바축구·카나리아군단 재건의 서곡을 울렸으나 정작 먼저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린 쪽은 뮐러와 음바페, 메시였다. 그에 앞서 스페인은 2010 남아공 대회 조별리그에서 스위스에 0-1로 패했다. 그 전까지 스위스 상대로는 A매치에서 48년간 진 적이 없던 터. 액땜이 됐는지 스페인은 그해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이 티키타카 축구도 바로 다음 대회인 2014 브라질에서 종말을 고했다. 조별리그 초장부터 네덜란드에 대패한 것. 또 칠레한테까지 잡히며 일찌감치 짐 싸야 했다. 오렌지군단의 복수극은 완벽했다. 2010년 결승에서 무적함대에 눌린 설움을 4년 뒤 골폭풍으로 달랬다. 선취골을 내주고도 내리 다섯 골이나 뽑아냈다. 당시 네덜란드는 파죽지세였고 4강까지 내달려 아르헨티나와 마주했다. 하지만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했고 판페르시-로번-스네이더의 화려했던 시절도 저물어 갔다. 1970년부터 1994년까지 무려 24년(7개 대회) 동안 우승컵은 4개국만이 나눠 가졌다. 브라질과 독일, 아르헨티나, 이탈리아다. 그 남미 2강·유럽 2강 구도를 깬 건 프랑스였다. 지단-앙리-트레제게의 삼각편대는 1998년 레블뢰군단을 역대 챔피언 반열에 올려 놨다. 음바페와 메시의 3번째 격돌 성사 가능성도 있다. 프랑스는 2018 러시아 대회 16강전 때 아르헨티나에 4-3 신승을 거둔 바 있다. 둘은 4년 뒤 다시 만났고 메시가 설욕했다. 21세기 들어 2회 이상 우승한 나라는 아직 없다. 올해 대회에서 나올 공산은 꽤 크다. 후보군에 브라질(2002년 1위)과 스페인(2010), 독일(2014), 프랑스(2018), 아르헨티나(2022)가 있다. 또 잉글랜드와 네덜란드 등은 이들의 시상대 꼭대기 복귀를 막아설 복병으로 거명된다.

2026-06-11 14:16:02 김연세 기자
[기자수첩] K-방산 성장의 그늘, 반복된 사고가 묻는 안전의 무게

K-방산의 성장 속도는 분명 놀랍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서 국내 방산기업들은 해외 수주를 늘리며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천무와 K9, 항공 엔진, 우주 사업 등을 앞세워 K-방산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성장이 빠를수록 함께 높아져야 할 기준이 있다. 안전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는 고위험 방산 사업장의 안전관리 체계가 사업 규모와 위험도에 걸맞게 작동해 왔는지 돌아보게 한다. 이번 사고가 더 무겁게 다가오는 이유는 사고가 반복됐다는 점이다. 고위험 공정에서 사고가 이어진다면 단순한 현장 실수나 우연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작업 절차, 설비 관리, 위험 감지 체계, 책임 구조 전반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따져봐야 한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은 다연장로켓 천무와 공대지유도탄 천검 등을 생산하는 핵심 거점으로 알려져 있다. 사고 수습과 안전성 검증이 길어질 경우 생산 일정뿐 아니라 협력업체 공급망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해외 고객이 중요하게 보는 납기 신뢰도와 생산 안정성 역시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 방산기업의 경쟁력은 수주액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납기 이행 능력, 품질 관리가 모두 맞물려야 한다. 여기에 고위험 공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안전관리 역량이 더해져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 사고 이후 특별 안전 점검과 생산 중단, 안전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필요한 조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사후 점검을 넘어 사고 이전에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일이다. 고위험 공정의 자동화와 무인화, 안전 조직의 독립성, 현장 위험을 경영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체계가 마련돼야 하는 이유다. 결국 생산보다 안전을 우선하는 조직 문화가 뒷받침돼야 비슷한 사고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K-방산은 이제 양적 성장의 성과를 넘어 질적 신뢰를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수출 실적이 외형을 보여준다면 안전은 그 외형을 지탱하는 기반이다. 세계 시장에서 오래 신뢰받는 방산기업이 되려면 더 많이 만드는 능력뿐 아니라 더 안전하게 만드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

2026-06-10 13:10:44 원관희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종이 한 장

민주주의는 생각보다 사소한 물건 위에 서 있다. 투표소 책상 위에 놓인 투표용지 한 장이 그렇다. 유권자가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최소한의 장치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는 그 종이 한 장이 부족했다. 지난 3일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모자라 유권자들이 기다리고,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가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일이 벌어졌다. 민주주의를 관리한다는 기관에서 나온 사고라고 하기엔 너무 기초적이라 어처구니를 어디 가서 찾아야 할 지 모르겠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우리 헌정질서에서 특수한 위치에 있다. 과거 독재 정권이 선거를 마음대로 휘둘렀기에, 헌법을 통해 정권도, 정당도, 국회도 함부로 선거를 흔들 수 없도록 독립성을 보장해줬다. 선관위가 흔들리면 선거가 흔들리고, 선거가 흔들리면 민주주의가 흔들린다. 그래서 선관위는 누구보다 엄격해야 한다. 그런데 그동안 선관위는 그 엄격함의 잣대를 남에게만 적용했던 것 같다. 처음에는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한 투표소가 50곳이라고 했다. 며칠 뒤 다시 확인하니 91곳이었다. 투표용지 숫자도 못 세더니, 이젠 투표소 숫자도 못 세는건가. 올림픽공원 시위에 참가한 일부 '부정선거론자'들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 그들은 '사전투표용지에 QR코드가 있어, 선관위는 유권자들이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알고 결과를 조작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무슨 소리인지 이해조차 안 되는 말을 뭔 수로 옹호하나. 가장 큰 문제는 선관위가 '부정선거론자'들에게 먹잇감을 줬다는 점이다. 선거관리는 인간이 하는 일이니 실수가 없을 수는 없지만, 이번 건은 너무 치명적이다. 이러니 대통령과 국회의장까지 나서서 선관위를 개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이다. 투표용지 수요 예측, 현장 보고 체계, 비상 공급망, 책임자 문책, 사후 검증 방식까지 모두 들여다봐야 한다. 무엇이 틀렸는지, 누가 판단했는지, 왜 늦었는지 국민이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공개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거창한 구호로 굴러가지 않는다. 정해진 시간에 투표소가 열리고, 유권자 명부가 준비되고, 투표용지가 충분히 놓여 있어야 한다. 이 기초적인 신뢰를 잃으면 민주주의는 흔들린다. 투표용지 부족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방만 운영을 걷어치워야만 민주주의가 살 수 있다. /서예진기자 syj@metroseoul.co.kr

2026-06-09 14:47:13 서예진 기자
[기자수첩] '고점판독기' A씨의 월요일

#. 투자자 A씨는 8일 장 초, 자신의 주식 계좌를 보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일도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였다. 코스피가 개장 직후 8% 넘게 급락하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원·달러 환율은 1560원을 넘어섰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주도 속절없이 밀려났다. 유명한 '인간 고점판독기'인 A씨의 계좌도 이 충격을 피해 가지 못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주식 시장에 어떤 일이 일어나든 기뻐해야 한다. 지금은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이슈가 됐지만, 계좌에 찍힌 파란 숫자까지 지워주지는 못했다. 하루 만에 전체 수익률의 10%가 증발했다. 순간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스쳤지만 밀려드는 업무에 MTS앱을 껐다. 불과 사나흘 전만 해도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지난 2일 코스피는 8800선을 돌파했고 시장은 '1만스피'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떠 있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인공지능(AI) 열풍,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가 시장을 가득 채웠다. 그러나 8일 아침 시장이 마주한 풍경은 전혀 달랐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금리 인상 우려가 커졌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0% 넘게 급락했다.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며칠 전까지 낙관론을 이야기하던 시장은 이제 공포를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을 오래 지켜볼수록 한 가지는 분명해지는 것이 있다. 시장은 언제나 자신을 설명할 '이유'를 찾아낸다는 점이다. 오를 때는 더 오를 이유를 찾고, 내릴 때는 더 내릴 이유를 찾는다. 코스피 9000 전망이 쏟아질 때는 위험이 잘 보이지 않고,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날에는 희망마저 사라진 듯 느껴진다. 금리와 환율, 외국인 수급, 중동 정세 모두 중요한 변수다. 앞으로 시장이 더 흔들릴 가능성도 충분하다. 다만 하루 만에 바뀐 것은 주가이지 기업의 경쟁력까지는 아니다. 브로드컴 주가가 급락했다고 해서 반도체 공장이 멈춘 것은 아니다.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잘 나왔다고 해서 인공지능(AI) 투자 수요가 하루아침에 사라진 것도 아니다. 그래서 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날일수록 숫자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코스피가 몇 포인트인지, 환율이 얼마인지, 외국인이 얼마를 팔았는지는 매일 바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투자자들이 다시 들여다보는 것은 결국 기업의 실적과 경쟁력, 그리고 펀더멘털이다. ps. A씨는 멀리 있지 않다. 나흘 전 '9000피' 기획기사를 준비하다 오늘은 '검은 월요일' 발생기사를 쓰고 있는 기자 본인이다. /허정윤기자 zelkova@metroseoul.co.kr

2026-06-08 13:50:51 허정윤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자주 오세요, 젠슨 황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방한은 이제 단순한 기업인 방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가 한국을 찾는다는 소식만으로 관련 기업 주가가 움직이고 시장이 주목한다. 하지만 진짜 주목해야 할 것은 젠슨 황이 아니라 그가 한국을 찾는 이유다. 과거 한국은 글로벌 정보기술 산업에서 반도체와 제조 역량으로 인정받았다. 엔비디아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메모리를 공급받는 고객에 가까웠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반도체뿐 아니라 플랫폼과 콘텐츠, AI 서비스 분야까지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젠슨 황이 한국에서 만나거나 협력을 논의하는 기업들의 면면을 봐도 변화가 읽힌다. 네이버는 자체 AI 모델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글로벌 AI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게임업계도 마찬가지다. 엔씨는 NC AI를 중심으로 피지컬 AI와 디지털 트윈 사업을 키우고 있으며, 크래프톤 역시 AI 캐릭터와 콘텐츠 제작 기술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AI 기술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고 산업에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국내 IT 기업들은 해외 빅테크의 생태계 안에서 경쟁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네이버가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은 게임 기술을 AI 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AI 시대의 소비자를 넘어 생태계의 파트너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젠슨 황의 방한은 한국 산업의 현재 위치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한국은 더 이상 AI 반도체를 공급하는 나라에 머물지 않는다.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서비스를 만들며 콘텐츠를 생산하는 생태계의 한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물론 방한 자체가 투자나 계약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계 AI 산업을 이끄는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직접 한국을 찾아 협력을 논의한다는 사실은 분명한 의미를 갖는다. 반가운 것은 젠슨 황 개인이 아니다. 그가 한국을 찾아야 할 이유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와 네이버의 AI, 엔씨와 크래프톤의 새로운 도전이 그 이유다. 중요한 것은 젠슨 황의 방문 횟수가 아니다. 한국 기업들이 앞으로도 세계 AI 산업에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로 남는 일이다. 그래야 다음 AI 혁신의 순간에도 한국이 빠지지 않는 이름으로 남을 수 있다. 그래서 말한다. "자주 오세요, 젠슨 황."

2026-06-07 16:59:45 최빛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