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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 2025년의 '현상'이 2026년의 '표준'이 된다

2025년은 전 세계적으로 비만치료제의 등장과 고물가 상황에서 가치소비가 식품업계를 강타한 해였다. 기업들은 급변하는 소비패턴에 대응하기 위해 AI를 도입하고, 성분을 재설계하느라 분주한 한해였다. 2026년은 이러한 과도기적 시도들이 정교한 라이프스타일로 정착하는 해가 될 것이다. 글로벌기업 네슬레(Nestle)는 비만치료제 사용자를 타깃으로 한 바이탈 퍼슈트브랜드를 론칭했다. 식사량이 줄어든 소비자를 위해 소량으로도 필수 영양소를 채우는 제품군이다. 국내에서는 매*유업, 남*유업 등 유업계가 성인용 단백질 라인업을 혈당관리와 근감소증 예방목적으로 세분화하여 출시했다. 2026년에는 일반 대중에게도 적게 먹고 완벽하게 채우는(Nutrient Density)개념이 확산될 것이다. 단순히 단백질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고 장내미생물(Microbiome)을 관리하는 차전자피, 치커리 식이섬유, 저항성 전분이 첨가된 기능성 HMR(가정간편식)유형이 성장할 것이다. 제조현장에서는 기존의 저당(Low-Sugar)설계를 넘어 용량 대비 영양밀도를 높일 수 있는 농축된 영양기술이 중요하다. 미국 홀푸드(Whole Foods)와 틱톡(TikTok)에서는 식물성 종자유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어, 소기름(Tallow)을 활용한 감자튀김이나 스킨케어 제품이 품절현상을 초래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저탄고지 트렌드의 연장선에서 버터와 라드(Lard)를 사용한 프리미엄 베이커리와 고깃집이 MZ세대에게 '힙'한 장소로 각광을 받았다. 2026년도에는 가공되지 않은 순수 지방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다. 마가린이나 쇼트닝 대신 우지, 라드, 기(Ghee) 버터 등 전통적인 동물성 유지를 사용한 제품이 '프리미엄'으로 포지셔닝될 것이다. 고온조리 시 산화 안정성이 높은 동물성 지방이 튀김 및 베이커리 산업의 핵심 원료로 복귀할 것이다. 이는 단순한 회귀현상이 아니라 가공유의 염증유발 논란을 피하기 위한 클린 라벨(Clean Label) 전략의 일환으로 유지방 함량을 높인 가공식품 개발이 활발해질 것이다. 미국의 트레이더 조 냉동김밥이 2025년 완판되면서 'K-스트리트 푸드'가 냉동식품의 이미지를 '싸구려'에서 '트렌디한 한 끼' 프리저 파인 다이닝(Freezer Fine Dining)으로 격상시켰다. 국내에서는 유명 맛집의 RMR(레스토랑 간편식)이 급속냉동 기술과 결합해 마*컬*리, 쿠* 등에서 외식매출을 앞지르는 현상이 발생했다. 냉동식품은 단순히 얼려 먹던 시대를 넘어서 냉동 요리(Culinary Freezing)개념으로 진화되어 '시간을 얼리는 기술'로 정의된다. 2026년에는 전채 요리부터 디저트까지 풀 코스를 냉동으로 구현한 세트상품이 예상되고 CAS(Cell Alive System)와 같은 초저온 급속동결 기술이 적용되어 해동 후에도 셰프의 손맛(식감)을 99% 재현하는 제품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콜드체인 물류의 고도화와 함께 포장재 또한 전자레인지 조리 시 수분을 유지하는 스팀벤트 기술이 보편화될 것이다. 2025년은 글로벌 이상기후로 인해 카카오, 올리브유, 커피 원두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월마트와 코스트코는 PB 상품 가격 방어를 위해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국내 역시 사과, 배 등 신선식품의 가격 폭등으로 인해 '냉동 과일'과 '못난이 농산물' 소비가 급증했다. 2026년은 공급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대체원료를 상용화하는 기후 플레이션에서 AI 기반 회복 탄력성 원료(Climate-Resilient Ingredients) 개발로 푸드테크 기술이 본격화 될 것이다. 푸드테크의 핵심기술중 AI 원료 소싱은 보야지푸드(VoyageFoods)처럼 카카오 없이 특수한 발효기술로 초콜릿 향을 낸다거나 커피 찌꺼기를 업사이클링하는 등 기후 영향을 덜 받는 대체 원료가 대기업 제품에 더욱 확대 적용될 것이다. ESG경영을 기반으로 단순히 '착한 소비'를 넘어, 원가절감을 위한 경제적 생존전략으로서 대체원료기술(푸드 업사이클링, 정밀발효)이 지속가능한 주요산업으로 편입될 것이다. 2025년 글로벌시장은 틱톡 등 숏폼에서 스트레스 해소용 매운맛, 수면유도 음료(Sleepy Girl Mocktail)등 기분과 정신상태를 조절하는 기능성식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는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탕후루' 등 자극적인 단맛유행 이후 혈당 스파이크를 우려하며 애사비(애플 사이다 비니거)나 마그네슘 젤리를 챙겨 먹는 반작용 소비가 일어났다. 2026년에는 식품의 기능이 신체건강을 넘어 정신건강으로 확장되어 Mood & Mind Food 제품군이 형성될 것이다. 2026년에는 집중력 강화(누트로픽스), 스트레스 완화(아쉬와간다, 테아닌), 수면 질 개선 등 구체적인 뇌 기능 향상을 표방하는 뉴로 뉴트리션음료와 스낵이 편의점 매대를 점령할 것으로 예측한다. 카페인이 없는 에너지 드링크나, 진정효과가 있는 차(Tea) 베이스의 RTD 음료에 주목해야 한다. 2025년이 고물가에 맞선 처절한 생존기였다면, 2026년은 푸드테크 기술과 본질의 결합을 통한 현명한 적응기가 될것이다. 푸드테크 기업은 ①식이섬유 기반의 영양 설계 ②전통 유지(Fat)의 과감한 사용 ③냉동 기술을 활용한 프리미엄화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반드시 기억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연윤열 기술사, IFTA사무총장, IFSIS 식량안보연구센터장

2026-01-07 10:46:36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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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고마워요, 척" 삶이라는 이름의 우주

인간은 오래전부터 별을 죽음 이후의 자리로 사유해 왔다. 단테의 '신곡'에서 별은 영혼이 도달해야 할 최종적인 질서의 좌표였고, 고흐 역시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사람들이 죽어서 별에 가는 것은 아닐까 질문하며 삶 너머의 장소로 별을 떠올리곤 했다. 이 외에도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비롯해, 구스타프 말러, 호안 미로 등 많은 예술가들이 별을 삶과 죽음의 기호로 다뤘다. 나 또한 유사한 상상을 한 적이 있다. 감수성 풍부하던 유년 시절, 나는 검은 벨벳 위에 은빛 모래알을 흩뿌려놓은 듯 반짝이던 밤하늘의 별 하나하나가 이름 모를 누군가의 넋이라 믿었다. 찰나의 궤적을 그리며 밤을 가르는 유성은 황홀한 풍경인 동시에, 한 사람의 생이 마침표를 찍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였을까, 그 시절의 내게 밤하늘은 거대한 장례식장이었다. 최근 개봉한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의 영화 '척의 일생'(The Life of Chuck, 2024)에서도 별은 주요 모티프다. 교사 마티가 그리워하던 펠리샤의 손을 잡고 맞이하는 세상의 끝에서도, 어린 척의 배경으로도 설정된다. 우리는 보통 삶을 앞으로 나아가는 성장 서사로 이해한다. 하지만 스티븐 킹의 소설집 '피가 흐르는 곳에'(2020)에 수록된 동명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척의 일생'은 삶을 기억의 구조로 제시한다. 특이하게도 3막에서 1막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비연대기적 구성이다. 그 중 3막 '세상의 종말'은 우리가 흔히 아는 재난 영화의 풍경과는 다르다. 어느 순간 밤하늘의 별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하나둘 불을 끄는 것으로 시작하여 마침내 완전한 암흑으로 뒤덮이는 장면은 그 어떤 물리적 폭발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여기서 사라지는 별들은 주인공 척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기억의 파편들이다. 그가 평생을 살며 품어온 내면의 우주다. 특히 뇌종양으로 인한 척의 죽음은 집단적 멸망이 아닌, 한 개인이라는 고유한 우주가 거행하는 퇴장의 의식이다. 우주는 개인 안에 있고, 한 사람의 삶은 하나의 세계라는 명제를 사유적으로 풀어낸 것이다. 실제로 영화는 월트 휘트먼의 시 '나 자신의 노래(Song of Myself)'에 나오는 "나는 내 안에 다수를 포함하고 있다(I contain multitudes)"를 빌려 말한다. 우리 각자는 평범해 보일지라도 그 안에는 수천 명의 사람과 수만 개의 풍경이 사는 거대한 우주가 있다고. 영화는 전반에 걸쳐 "고마워요, 척(Thanks, Chuck)"이라는 표현을 반복한다. 이는 이별의 인사라기 보단 삶에 바치는 헌사에 가깝다. 39년이라는 길지 않은 생을 마감하는 평범한 회계사 척에게 세상이 건네는 이 말은 당신이 존재했기에 이토록 경이로운 세계가 가능했노라는 경의의 표시다. 우리가 느끼는 기쁨과 슬픔, 찰나의 모든 것이 하나의 우주였음을 긍정하는 것이다. 새해다. 선형적으론 어제의 연속이요, 단지 신으로부터 삶이라는 길을 다시 걷도록 허락받은 것에 불과하다. 밤하늘 역시 어제의 그것과 다름없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 죽음의 장례로 읽히진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왔고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 아직은 한 개인의 소중한 기억이 닫히지 않은 채 별들로 가득한 우주를 잠시나마 유지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감사의 이유는 충분하다. 마티와 펠리샤처럼 사랑하는 이와 함께라면 더욱 그렇다. 설사 어느 날 갑자기 기억된 순간들이 사라진다 해도 그리 헛된 것만은 아닐 것이다. 빛은 꺼지는 것이 아니라 남은 이들의 기억 속으로 이동할 뿐이므로.■홍경한 미술평론가

2026-01-06 10:59:46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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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다이어트에 좋은 마이너스 칼로리 식품 ‘셀러리’

겨울철은 체중 관리가 가장 힘든 계절이다. 추워서 활동량은 확연하게 줄어들고, 연말연시와 설 연휴에는 고칼로리 음식을 자주 접하게 되기 때문이다. 살 찌는 게 걱정된다면 칼로리는 낮으면서도 몸에 좋은 성분이 가득한 ‘셀러리’ 같은 채소가 도움이 된다. 셀러리는 마이너스 칼로리(혹은 네거티브 칼로리) 식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마이너스 칼로리 음식이란 소화 과정에서 소비하는 열량이 음식 자체의 열량보다 높아 다이어트에 긍정적 효과를 주는 식품을 의미한다. 그중에서도 셀러리는 첫손에 꼽히는데 100g당 칼로리가 16kal 정도로 채소류 중에서도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또한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준다. 또 하나 셀러리의 장점은 다양한 미네랄과 비타민 성분이다. 비타민 중에서는 비타민 A와 비타민 C, 비타민 K가 풍부하고 미네랄 중에서는 칼슘과 칼륨의 함량이 돋보인다. 특히 칼륨은 현대인들이 필수적으로 챙겨야 할 영양소다. 한국인들은 한식의 특성상 자연스럽게 짜게 먹게 되는데 칼륨은 나트륨 배출을 도와 고혈압 예방 등 심혈관 건강에 긍정적 작용을 한다. 또한 셀러리에 풍부한 플라보노이드 성분들은 대표적인 항산화, 항암 작용으로 우리 건강을 지켜준다. 셀러리를 먹는 방법으로는 땅콩버터, 후무스에 찍어 생으로 먹거나, 볶음 요리 혹은 수프의 풍미를 높이는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 근래에는 해독 주스의 재료로도 인기가 높다. 아무리 몸에 좋다지만 독특한 향 때문에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럴 경우 장아찌로 담가 먹으면 좀 더 쉽게 셀러리를 즐길 수 있다. 장아찌를 만들 때는 우선 셀러리 5~6대(300g)와 물 150ml, 진간장, 식초, 설탕을 각각 100ml 준비한다. 셀러리는 깨끗하게 씻어 말려주는데, 향이 강한 잎이 부담스럽다면 줄기만 쓴다. 열탕 소독한 병에 한 입 크기로 자른 셀러리를 담고 간장 촛물을 부어준 후 냉장고에 3, 4일 보관하면 아삭한 셀러리 장아찌가 완성된다.

2026-01-05 05:00:0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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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윤 변호사의 부동산 세상] 신탁 부동산 분양계약 체결 시 주의할 점

신탁계약이 체결된 부동산의 경우, 대내외적 소유자는 신탁회사(수탁자)다. 수분양자가 분양계약을 체결한 후 분양대금을 완납하면, 신탁회사가 직접 수분양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준다. 이를 위해 일반적으로 신탁계약에서는 위탁자(시행사)가 해당 부동산에 관해 신탁계약을 일부 해지할 수 있도록 '해지권'을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이러한 규정이 포함된 신탁계약에 대해, '위탁자는 수분양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주기 위해 신탁을 일부 해지할 수 있고, 우선수익자는 해지의 의사표시에 관해 동의의 의사표시를 하기로 하는 묵시적 약정'을 한 것으로 해석해오고 있다(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8다237329 판결,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다81289 판결 등). 그런데 이러한 위탁자의 신탁 해지권은 언제나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위 대법원 2009다81289 판결 등은 그 조건으로 "분양대금에 의한 우선수익자(대출금융기관)의 채권 변제가 확보된 상태"에 이를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신탁계약에 따른 적법하고 유효한 분양계약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그에 따른 분양대금에 의해 우선수익자(대출금융기관)가 채권을 실제로 변제받거나, 또는 적어도 위탁자(시행사)가 임의로 인출할 수 없도록 별도로 지정된 신탁회사 명의의 분양대금 수납계좌로 분양대금이 전액 입금될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즉 '우선수익자의 채권 변제가 확보된 상태의 경우에만' 위탁자(시행사)의 신탁 해지권이 인정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수분양자가 정상적인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분양대금이 신탁계좌에 입금되지 않는 경우 등에는 위탁자에게 신탁해지권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다81289 판결 등). 대법원은 또한 미리 합의에 의해 예정된 분양가격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아니하는 정도의 현저한 저가에 분양이 이뤄진 사안에서도 위탁자(시행사)의 신탁 해지권을 부정한 바 있다(대법원 2011. 3. 10. 선고 2009다50353 판결). 이러한 경우까지 신탁해지권이 인정돼 수분양자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가 허용된다면, 대출금융기관(신탁계약의 우선수익자)의 이익을 심각하게 해치게 될 것임이 명백해 신탁계약의 본지에 반하게 된다는 것이다. 법원은 위탁자와 공사업자가 공사대금 대물변제로 임의로 분양계약을 체결한 사안에서도 위탁자의 신탁해지권을 부정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0. 18. 선고 2018가합573242 판결). 이러한 대물변제 약정은 PF계약에서 정한 분양대금 지급방법 등을 충족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우선수익자, 수탁자의 동의도 없었다는 이유를 근거로 들었다. 이처럼 위탁자에게 해지권이 인정돼 궁극적으로 수분양자에게 소유권이 이전되기 위해서는 '수분양자는 위탁자와 적법하고 유효한 분양계약을 체결해야 하고, 분양대금도 반드시 신탁계약에서 정한 신탁회사 명의의 계좌에 입금되어야 함'에 주의해야 한다.

2026-01-04 10:45:33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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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의 시선]쿠팡과 열흘간의 사투

김장을 위해 절임배추를 쿠팡으로 주문했다. 두박스를 주문했지만 예정된 날짜까지 배송이 안된다고 해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한박스가 집으로 배달됐다. 업체의 잘못으로 한박스만 취소됐기 때문이다. 김장 당일 저녁 늦게 도착해 어차피 쓰지도 못할 배추여서 반송을 요청했다. 하루가, 이틀이 지나도 업체에서 가져갈 생각을 안했다. 다시 반송을 요청했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답변이 왔다. 며칠 더 기다렸다. "차라리 내가 버려줄까" 했더니 자기네들이 가져가겠단다. 그래서 또 기다렸다. 일주일째 절임배추는 집 문앞에서 그렇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안되겠다싶어 쿠팡 고객센터에 문자로 문의했다. AI인지도 모를 상담사가 배송업체와 해결하겠다고 하더니 또다시 감감무소식이다. 다시 문의했다. 또다른 AI인지 모를 상담사가 응대했다. 첫 상담사나 두번째 상담사 모두 기계적으로 '배송될때 얼음팩이 있었느냐', '얼음팩과 함께 (서늘하게)보관하고 있냐'는 질문만 늘어놨다. 이번엔 전화로 쿠팡에, 배송업체에 따졌다. 두 곳다 해결하겠다고 했다. 쿠팡은 자기들이 배송한 것이 아니니 해당 업체에 꼭 전달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다시 기다렸다. 9일째가 지났다. 여전히 소식이 없었다. 그러다 쿠팡 고객센터에서 문자가 하나 날아왔다. '고객님이 자체적으로 처리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어이가 없었다. 자기들이 가져갈테니 기다려달라고 할땐 언제고…. 화가나서 못버리겠다고 쿠팡에 다시 전화했다. 해당 배송업체와도 격앙된 목소리로 통화했다. 어느새 정(?)이 들었던 배추는 쿠팡, 배송업체와의 사투끝에 열흘만에 반송됐다. 쿠팡이 요즘 화두다. 발단은 3400만명에 달하는 회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탓이다. 물론 내 정보도 포함됐다. 개인정보가 털린 것도 화가 나는데 사태가 벌어진 이후 쿠팡의 대응은 더욱 가관이다. 쿠팡을 창업한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은 사태 한달이 지나서야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사정기관 등 공직에 있다가 또는 국회의원을 보좌하다 쿠팡으로 향했던 사람들이 셀 수 없는데도 회사의 위기대응이 이 정도 수준이라는데 일단 놀랐다. 쿠팡이 고객들에게 보상한답시고 내놓은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도 뜯어보면 가관이다. 1인당 5만원 꼴이라고 하지만 고객들이 주로 쓰는 쿠팡 상품 이용에는 고작 5000원 밖에 사용할 수 없다. 쿠팡은 고객들을 우롱하고 국민들을 기만했다. 늑장대능, 안일한 대응으로 뿌리가 통째로 흔들렸던 기업들의 사례는 우리나라 기업사에서 얼마든지 있다. 쿠팡은 국내 1호 유니콘 기업이다. 가뜩이나 작은 내수시장서 혈투를 벌여 몸집만 커진 기업에 '유니콘' 칭호를 붙이는 것에 대한 회의적 시각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다. 특히 쿠팡을 이끌고 있는 김범석 의장은 벤처업계에서 성공 신화를 쓴 인물 중 한명이다. 잘 나갈땐 그랬다. 하지만 사람이나 기업이나 위기때 본래의 모습이 드러나는 법이다. 이제 쿠팡은 유니콘기업도, 벤처기업 타이틀도 아깝게 됐다. 머리와 마음, 기업가정신 없이 장사만 잘해 몸만 비대해진 기업에 대한 세상의 평가는 냉철할 때가 됐다.

2026-01-01 12:39:14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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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팽의 일본 이야기] 일본의 문화, 노렌(暖簾)

일본에서 아침에 길을 나서면, 골목길 작은 식당이나 상점들이 가게 문을 열면서 늘어진 발과 같은 모양의 천을 문 앞에 걸고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천은 '노렌(暖簾)'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으로 에도시대 상점에서 영업 중임을 알리는 표식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노렌은 비단 골목길 작은 가게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래되고 큰 여관이나 식당 등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여행자들에게는 이 노렌이 일본이라는 나라를 상징하는 물건 중 하나로 가벼이 인식되지만, 노렌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일본의 상업문화를 보여주는 역사적인 상징물이다. 노렌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천으로 만들어진 '발'이며, 애초에 그 용도 또한 추위와 더위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에도 시대에 상공업이 발달하면서 상점들이 늘어나게 되었고, 고객들에게 영업 중임을 알리기 위해 노렌을 걸어 둔 것이 그 기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이 노렌에 가게의 상호나 정체성을 알릴 수 있는 문장 등을 염색하여 새겨 넣으면서 오늘날의 간판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노렌이 가지는 의미는 브랜드와 신뢰이다. 일본에는 노렌과 관련된 몇 가지 관용적 표현이 있다. 첫 번째는 '노렌에 흠이 가다(暖簾に傷が付く)'이다. 이는 지금까지 쌓아온 가게의 신용이나 명성이 훼손되었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그만큼 일본의 상인들이 노렌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노렌와케(暖簾分け)'라는 표현이 있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노렌 나누기'인데 여기에는 표면상의 의미가 아닌 일본의 상업문화를 대표하는 관습이 내포되어 있다. 노렌이란 그 가게를 대표하는 간판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아무에게나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을 한 가게에서 함께한 제자나 종업원에게만 본점의 이름과 영업 방식 등을 사용해서 독립하는 것을 허락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노렌을 지킨다(暖簾を守る)'와 '노렌을 더럽히다(暖簾を汚す)'라는 표현이 있다. '노렌을 지킨다'라는 것은 외부 환경 변화에 타협하지 않고 본점의 전통을 고수한다는 것으로 어쩌면 미련해 보일 수 있지만, 전통과 신뢰를 중요시하는 일본의 문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노렌을 더립힌다.'라고 하는 것은 본점의 배워온 것과 다르게 경영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는 경영의 성패와 상관없이 윤리적 배신으로 받아들여져 심한 경우 노렌 사용을 금지당할 수도 있다. 일본의 오래되고 유명한 전통 가게들의 점포 수가 많지 않은 것 역시 이러한 노렌 문화 때문이다. 노렌이 일본의 상업문화를 상징한다는 것은 단순히 음식점이나 상점 등에 대한 이러한 특이점 때문만은 아니다. 먼저 노렌을 통해 일본 사회가 바라보는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다. 서구적 감각에서 브랜드는 인지도와 접근성을 중시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노렌 문화가 정착하면서 브랜드는 신뢰와 평판을 중시하고 있다. 다음으로 노렌적 사고방식은 상업뿐만 아니라 제조업과 기업 거래 관행에도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일본 기업들은 일시적으로 조건이 나빠지더라도 거래처를 바꾸지 않고 단기적인 이윤을 추구하기보다, 장기적인 신뢰를 기반으로 공급망을 유지하고 있다. 즉, 서구에서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경제가 발전하였다면, 일본에서는 '보이지 않는 노렌'에 의해 상업과 경제가 발전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노렌은 단순히 낡은 천 조각이 아니라 일본인들이 지키고 발전 시켜온 하나의 문화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2025-12-30 10:17:27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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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 135도에도 살아있는 김밥 속 시한폭탄

"날씨가 이렇게 춥고, 손이 시릴 정도인데 식중독이라니 도무지 납득이 안 됩니다." 급식 현장에 나가보면 조리원(여사님)들로부터 자주 듣는 질문이다. 겨울철 학교 급식실과 교실의 평균 온도는 대략 23~26℃ 범위다. 조리 종사원들과 아이들 입장에선 따뜻하겠지만, 세균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이 쾌적한 생육환경이 된다. 더운 여름철엔 식중독에 모두가 예민해진다. 음식이 상태가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우면 냉장고부터 찾는다. 하지만 겨울엔 상황이 달라진다. "날씨가 춥잖아." "금방 먹을 거야." "겨울엔 괜찮겠지." 이 '괜찮겠지'가 김밥 식중독 사고의 출발점이다. 김밥은 간단한 간식처럼 보이지만, 생각보다 상하기 쉬운 예민한 음식이다. 식중독의 위험요소를 김밥 한 줄에 모아 놓은 종합메뉴라고 할 수 있다. 김밥을 구성하는 밥은 수분과 탄수화물이 풍부하고, 계란·햄·어묵은 단백질 덩어리이며, 채소는 세척과 절단 과정에서 교차오염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 자동말이 김밥기계의 보급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은 대부분 손으로 직접 만든다. 정성은 많이 들어가지만, 오염원과 접촉 기회도 그만큼 많아진다. 그래서 김밥은 '맛의 문제'가 아니라 관리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식중독 사고는 늘 비슷한 지점에서 시작된다. 겨울철 김밥 식중독 사건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발견된다. 김밥에 들어가는 필수재인 계란 지단을 살펴보자. 살짝 깨졌지만 버리기 아까워서 사용된 계란, 겉은 익었지만 속까지 완전히 살균되지 않은 지단, 김밥제조부터 섭취단계까지 이르는 시간이 관리 포인트다. 학교 급식처럼 대량의 김밥을 짧은 시간내에 조리하는 경우 김밥은 새벽에 조리를 시작해서 실온에 대기, 이동, 급식장소 대기, 섭취과정을 거치는데 이 시간 동안 김밥은 난방된 공간을 떠돌며 점점 위험해 진다. 김밥은 가만히 놔둔다고 안전해지는 음식이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위험해진다. 밥 속에는 바실러스 세레우스(Bacillus cereus)라는 내열성 포자균이 숨어 있을 수 있다. 포자 단계의 세레우스는 끓는 물 수준의 가열로는 완전 사멸이 어려워, 한 번 조리된 밥이나 지단 속에 그대로 버티다가 온도가 떨어지면 발아해 번식한다. 게다가 이 균은 열에 비교적 안정된 독소를 만들 수 있어 나중에 다시 데워 먹어도 이미 만들어진 독소는 그대로 남아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135℃ 고온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이 녀석이 김밥 속에서 시한폭탄처럼 숨어 있다가 상온에 방치하거나 보온 보관을 하게되면 한 번에 폭발하듯이 증식해 식중독을 일으킨다. 즉, "한 번 익혔으니 안전하다"는 믿음은 김밥 앞에선 통하지 않는다. 데웠으니 괜찮겠지라는 착각도 금물이다. 학교와 급식현장은 늘 선의로 움직인다. "아이들이 먹는 거니까 더 신선하게." "직접 만들어야 마음이 놓이지." 하지만 위생은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편의점 김밥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이유는 명확하다. 사람 대신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맛은 평범할지라도 사고 확율은 적어진다. 그렇다고 대한민국 대표 간식인 김밥을 급식에서 없앨 필요는 없다. 다만, 만드는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 김밥용 원재료는 김밥전용 표준매뉴얼이 필요하다. 모든 급식소에는 급속 냉각 장비를 필수적으로 보급하고, 조리한 후부터 판매까지 각 단계별로 시간·온도 자동기록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보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차원에서 영세한 소규모 김밥 전문점부터 지원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급식장소나 행사장 ·체험학습용 김밥은 즉석조리 또는 전문 생산공정을 활용하고 손맛으로 평가하기 보다 위생기록 여부로 평가해야 한다. 이는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우선순위의 문제다. 김밥 한 줄에 정성만 있고 과학이 없다면, 식중독 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한겨울 김밥 사고가 사라지는 날, 우리는 비로소 식품위생 정책이 한 단계 진화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연윤열 기술사, IFTA사무총장, IFSIS 식량안보연구센터장

2025-12-29 09:39:35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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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범 입시 토크] 고교 학생부 스토리텔링: '동기-과정-성장'의 궤적을 만들라

과거 학생부기록은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요소로만 인식됐다. 그러나 최근 입시 경향은 교과전형에서 교과 세특을 반영하는 대학이 증가했고, 서울대 등 주요 대학이 정시에서도 교과세특을 평가 요소로 도입하면서 학생부의 중요성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됐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성장 궤적을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다. ◆동기-과정-성장: 합격에 필요한 단계별 논리 프레임워크이다 학생부의 모든 기록은 활동을 시작한 동기, 문제를 해결한 과정, 그리고 활동 후의 성장이라는 명확한 논리적 흐름을 가져야 한다. 이 세 단계, 즉 '동기-과정-성장' 프레임워크는 기록의 필수 구조이며, 이 논리가 끊임없이 연결될 때 최고의 평가를 받는다. 활동을 시작한 동기는 문제 인식이며, 학생의 호기심과 진로 의지를 보여주는 요소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인 과정은 심화 탐구 방법이며, 주도성과 실질적인 학업 역량을 평가하는 핵심 영역이다. 마지막으로 활동을 통한 성장은 인식의 변화와 다음 탐구로의 연결이며, 학생의 잠재력과 심화된 진로 적합성을 확인하는 부분이다. 이 구조를 교과 세특에 적용해 본다. 예를 들어, 물리학 시간에 유체 역학을 배운 학생이 이를 터널 에너지 효율 문제로 연결한 탐구 활동을 기록한다. '유체 성질 의문(동기)에서 출발해, 전문 논문을 참고해 레이놀즈 수와 항력 계수를 주도적으로 도입(과정)함으로써, 공학적 문제 해결 능력과 학제 간 탐구 역량(성장)을 길렀다'와 같이 서술된다. ◆핵심 활동 연계 전략 : 깊이 있는 학업 역량을 증명한다 모든 활동은 '문제 인식 → 해결 과정 → 성장의 결과'의 흐름을 갖는 것이 핵심이다. 자율, 동아리, 진로 활동은 각각 교차점을 갖고 하나의 성장 주제를 완성해야 한다. 자율활동은 학교 생활 전반에서 발생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주도성을 보여 줘야 하며, 진로활동은 탐구의 연속성으로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도시공학자'를 희망하는 학생이 '데이터 활용 윤리 문제'에 의문(동기)을 갖고, 통계 프로그램(Python)을 활용해 익명화 수준과 도시 기능성 저하의 상관관계 모델을 설계하는 탐구(과정)를 진행한다. 이 활동을 통해 공학과 윤리를 융합하는 통찰력을 함양하며(성장), 구체적인 비전을 확립한다. 동아리활동에서는 궁금증을 바탕으로 소규모 연구를 기획하고, 이를 실행하는 탐구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기록해야 한다. 이 활동은 협업 능력과 전공 적합성을 동시에 드러낸다. 독서 활동 역시 세특이나 창체에서 발생한 호기심을 지적으로 심화시키는 도구이다. 미시 경제학의 한계에 부딪힌 학생이 '상식 밖의 경제학(Nudge)'을 읽고, 행동 경제학의 관점에서 인간 심리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함을 깨닫는다(동기). '넛지' 개념의 사회 정책 적용 사례를 분석(과정)하며, 경제 교과 세특의 '합리적 의사결정 탐구'를 심화한다. 이는 '행동 금융 전문가'로 성장하겠다는 목표(성장)를 구체화한다. ◆교사 제출용 학생부 정리 자료 (권장 목차) 활용법 학기말 기말고사 이후, 학생들은 1년 치 활동을 정리해 교사에게 제출할 '셀프 피드백 자료'를 전략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학생은 먼저 활동 명과 기간을 간결히 명시한다. 다음으로 탐구 동기부분에서, 수업 중 구체적인 내용을 접하며 학문적 한계에 대한 의문이 발생했고, 이 의문이 전공 분야와 깊이 연관돼 있음을 깨닫고 탐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서술한다. 이어지는 탐구 과정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참고 서적/논문 등의 심화 학습 자료를 탐색했고, 활용된 교과 이론을 적용했다. 이후,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자신이 주도적으로 수행한 역할을 이끌어 나갔다는 흐름이다. 가장 중요한 배우고 느낀 점 및 변화에서는 이번 탐구를 통해 구체적인 지식 및 통찰을 얻게 됐고, 기존의 개념을 넘어 새로운 시각, 적용 분야를 이해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 중요하다. 더불어 이 경험은 자신의 진로 목표를 더욱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으며 앞으로 자신이 되고 싶은 전문가의 모습을 실현하기 위한 방향성을 확립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지상범 JBS진로진학연구소장

2025-12-29 08:18:36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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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숙취 싹 잡아주는 ‘매생이’

겨울이 되면 빼놓을 수 없는 별미가 하나 있다. 바로 떡국이다. 굳이 설 명절이 아니더라도 즐겨 먹게 되는 떡국. 특별한 맛으로 즐기고 싶다면 다양한 재료를 더하면 된다. 그중 하나가 바로 ‘매생이’다. 매생이는 주로 굴과 같은 해산물을 더하여 국, 죽, 전 등의 요리에 쓰인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영양소가 뛰어나기에 특정 시기에, 특별한 재료로만 활용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다른 해조류나 채소류에 비해서 식이섬유와 아미노산의 함량이 높은 편이다. 아미노산의 함량은 미역의 3배에 다다르며, 채소류 중에서도 몸에 좋다고 알려진 시금치나 브로콜리에 비해 식이섬유의 함량이 월등하다. 식이섬유의 경우 혈당 조절, 몸에 안 좋은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체중 관리에도 도움을 주는 성분이다. 특히 근래 들어 우리나라에서 대장암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들은 대장암을 비롯하여 각종 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 요즘과 같은 연말연시에는 술자리 역시 많이 늘어난다. 적당히 마시면 좋겠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폭음이 잦아지기 마련이다. 숙취 때문에 약국부터 가는 이들이 부쩍 늘어나는데 대신 매생이가 들어간 음식으로 간을 달래보는 건 어떨까. 숙취를 일으키는 아세트알데히드의 분해를 돕는 아르기닌이 매생이에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숙취에 좋다는 아스파르트산 또한 매생이에 풍부하다. 매생이를 대표하는 또 다른 성분은 엽산이다. 비타민 B군의 일종인 엽산은 임신 전후 챙겨야 하는 중요한 영양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엽산은 아미노산 합성, 적혈구 생산, 성장 발달에 관여하므로 임신부가 아니더라도 모든 세대가 평소에 꼭 살펴야 할 성분이다. 심혈관질환의 예방과 개선에 엽산이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수차례 발표된 만큼 신경을 써야 한다. 역시 심혈관 건강에 좋은 오메가-3가 해조류 중에서는 가장 많이 들어있는 편에 속한다. 향과 식감이 독특한 매생이는 호불호가 있다. 하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제철을 맞은 매생이에 좀 더 관심을 가져 보자.

2025-12-29 05:00:12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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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희 변호사의 도산법 바로알기] 거래소 파산하면 내 코인은?

흔히들 언급하는 코인은 이제 엄연한 투자 대상이 됐다. 그 경제적 가치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다. 대법원도 비트코인을 두고 "경제적인 가치를 디지털로 표상해 전자적으로 이전, 저장 및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이른바 '가상화폐'의 일종'"으로써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으로 인정하고, 이를 형사법상 몰수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렇다면 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에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래소가 파산하는 경우, 그 이용자들은 '코인의 소유자'로서 거래소를 통해 가지고 있던 코인을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을까? 물론 개인이 직접 전자지갑을 만들어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라면 이런 고민이 필요 없겠지만, 대부분 사람이 거래소를 통해 쉽게 코인을 거래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번 쯤 생각해 볼 만한 주제다. 만일 이용자가 '코인의 소유자'라면 거래소가 관리하고 있던 코인은 처분 대상이 되는 파산재단(채무자인 거래소의 재산)에 귀속되지 않고 이용자가 코인을 그대로 반환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파산제도에서는 '환취권'이라고 한다. 반면 이용자가 소유자가 아닌 '가상자산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만 가지고 있는 채권자라면 일단 코인 자체는 모두 파산재단에 귀속되어 처분되고, 이용자는 채권자로서 채권의 일부를 파산 절차를 통해 배당받을 수 있을 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거래소 이용자들은 '채권자'의 지위를 가질 뿐 코인의 소유자로서의 지위를 가지지 못한다. 왜 그런가? 보통 거래소의 약관에는 '회사가 가상자산을 관리, 처분할 수 있다'는 문구가 종종 삽입돼 있고, 실제로 거래소가 가상자산을 관리함에 있어서도 이용자별로 그 자산을 구분해 관리하지 않는다. 즉 거래소의 자산과 고객 자산이 전혀 분리되지 않은 채 통합 관리되고 있는 것이다. 엄밀히 말해 코인 자체의 소유 및 거래는 거래소를 통해 관리, 통제되고 있기 때문에(해당 가상자산에 대한 개인키를 거래소 운영자가 쥐고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코인을 '소유'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법원의 입장이다. 다만 거래소의 자산과 고객의 자산이 분별관리되고 있다면 법원 또한 달리 판단할 수 있다. 가상자산은 그 시장가격의 변동성이 매우 심하다. 따라서 파산절차가 진행 중이어도 가상자산의 가치가 급등한다면 회생절차로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파산선고 시를 기준으로 계산했던 채권자들의 채권액 역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이뤄진 때를 기준으로 다시 계산될 것이고, 그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액수를 돌려받을 가능성이 생긴다. 거래소가 가진 코인 가격도 덩달아 높아지므로 거래소의 영업 계속을 검토해 파산 때보다는 지속적으로 더 많은 금액을 채권자들에게 변제하도록 할 수도 있다. 가상자산이 실질적으로 가지는 경제적 가치와 파급력에 비해 가상자산과 관련한 법적 판단은 아직 모든 면이 섬세하게 다듬어져 있는 상태라고 보기는 어렵다.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규제나 가상자산 이용자에 대한 보호도 아직은 완벽하지 못하다. 따라서 입법적으로 이용자에 대한 보호 장치가 충분히 마련되기 전까지는 거래소가 갑작스럽게 도산하게 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이용자가 갖는 지위와 보호받을 수 있는 범위에 대한 판단을 면밀히 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2025-12-28 10:42:51 이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