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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희 변호사의 도산법 바로알기] 거래소 파산하면 내 코인은?

흔히들 언급하는 코인은 이제 엄연한 투자 대상이 됐다. 그 경제적 가치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다. 대법원도 비트코인을 두고 "경제적인 가치를 디지털로 표상해 전자적으로 이전, 저장 및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이른바 '가상화폐'의 일종'"으로써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으로 인정하고, 이를 형사법상 몰수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렇다면 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에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래소가 파산하는 경우, 그 이용자들은 '코인의 소유자'로서 거래소를 통해 가지고 있던 코인을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을까? 물론 개인이 직접 전자지갑을 만들어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라면 이런 고민이 필요 없겠지만, 대부분 사람이 거래소를 통해 쉽게 코인을 거래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번 쯤 생각해 볼 만한 주제다. 만일 이용자가 '코인의 소유자'라면 거래소가 관리하고 있던 코인은 처분 대상이 되는 파산재단(채무자인 거래소의 재산)에 귀속되지 않고 이용자가 코인을 그대로 반환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파산제도에서는 '환취권'이라고 한다. 반면 이용자가 소유자가 아닌 '가상자산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만 가지고 있는 채권자라면 일단 코인 자체는 모두 파산재단에 귀속되어 처분되고, 이용자는 채권자로서 채권의 일부를 파산 절차를 통해 배당받을 수 있을 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거래소 이용자들은 '채권자'의 지위를 가질 뿐 코인의 소유자로서의 지위를 가지지 못한다. 왜 그런가? 보통 거래소의 약관에는 '회사가 가상자산을 관리, 처분할 수 있다'는 문구가 종종 삽입돼 있고, 실제로 거래소가 가상자산을 관리함에 있어서도 이용자별로 그 자산을 구분해 관리하지 않는다. 즉 거래소의 자산과 고객 자산이 전혀 분리되지 않은 채 통합 관리되고 있는 것이다. 엄밀히 말해 코인 자체의 소유 및 거래는 거래소를 통해 관리, 통제되고 있기 때문에(해당 가상자산에 대한 개인키를 거래소 운영자가 쥐고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코인을 '소유'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법원의 입장이다. 다만 거래소의 자산과 고객의 자산이 분별관리되고 있다면 법원 또한 달리 판단할 수 있다. 가상자산은 그 시장가격의 변동성이 매우 심하다. 따라서 파산절차가 진행 중이어도 가상자산의 가치가 급등한다면 회생절차로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파산선고 시를 기준으로 계산했던 채권자들의 채권액 역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이뤄진 때를 기준으로 다시 계산될 것이고, 그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액수를 돌려받을 가능성이 생긴다. 거래소가 가진 코인 가격도 덩달아 높아지므로 거래소의 영업 계속을 검토해 파산 때보다는 지속적으로 더 많은 금액을 채권자들에게 변제하도록 할 수도 있다. 가상자산이 실질적으로 가지는 경제적 가치와 파급력에 비해 가상자산과 관련한 법적 판단은 아직 모든 면이 섬세하게 다듬어져 있는 상태라고 보기는 어렵다.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규제나 가상자산 이용자에 대한 보호도 아직은 완벽하지 못하다. 따라서 입법적으로 이용자에 대한 보호 장치가 충분히 마련되기 전까지는 거래소가 갑작스럽게 도산하게 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이용자가 갖는 지위와 보호받을 수 있는 범위에 대한 판단을 면밀히 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2025-12-28 10:42:51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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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키쿠오의 삶

일본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인 요시다 슈이치(吉田修一)의 동명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국보'는 전후 일본 가부키계를 배경으로, 혈통과 제도의 장벽을 극복한 한 예술가가 인간 국보라는 절대적 위치에 오르기까지의 반세기를 그린다. 야쿠자의 아들로 태어난 소년 키쿠오의 삶을 통해 예술이 한 인간을 어떻게 빚고 어떻게 파괴하는가를 냉정하게 기록했다. 모든 배역을 남성이 연기하는(온나가타) 가부키는 전통적으로 혈통을 중시한다. 예술적 정당성도 그것에서 비롯된다. 대대로 이어진 가문의 이름은 배우의 기량 보다 우선하며, 무대에 오를 자격을 규정하는 보이지 않는 법이기도 하다. 키쿠오는 이 질서의 바깥에서 태어난 존재다. 타고난 신체 감각과 연기력, 무대를 장악하는 재능을 지녔지만, 그것을 정당화해줄 '피'를 갖지 못했다. 그의 앞에는 가부키 명문가 오미야 집안의 적자 슌스케가 있다. 태어날 때부터 무대 위의 미래가 약속된 인물로, 출발선부터 키쿠오와는 정반대다. 그러나 슌스케 역시 육중한 가문의 이름 아래 개인으로서의 욕망과 불안을 억눌러야 했고 감당해야 할 역할 또한 만만치 않다. 두 소년의 운명을 결정적으로 엮는 인물은 오미야 가문의 당주이자 당대 최고의 배우 하나이 한지로다. 그는 전통을 수호하는 가부장이면서 누구보다 예술의 절대성을 신봉했다. 아들 슌스케를 엄격히 훈육하며 가문의 명맥을 잇게 하려 하지만, 동시에 키쿠오에게서 설명할 수 없는 전율과 순수한 예술적 감응을 느낀다. 한지로는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키쿠오를 제자로 받아들인 후 역사를 상속받는 예명(藝名)까지 물려준다. 이 선택은 가문의 질서 안에서 보면 위험한 균열이었으며, 그 결정의 대가는 두 젊은 배우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다. 슌스케에게는 끝내 아버지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는 결핍이, 키쿠오에게는 평범한 삶을 포기해야만 감당할 수 있는 기대가 주어진다. 이 과정에서 전설적인 배우 만기쿠의 존재는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아름다운 괴물'이라 불렸던 그는, 예술을 위해 인간으로서의 삶을 거의 소진해버린 존재다. 키쿠오와 슌스케가 바라보는 정상은 사실상 괴물의 그림자였으나 각자의 방식으로 그 검은 그늘 안으로 다가간다. 경쟁 속 미움과 질투가 교차하는 가운데 서로를 완성시키는 불편한 공존을 잇는다. 키쿠오는 어린 혼외자에게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최고가 되겠다"고 말한다. 그건 야망의 다른 표현이었다. 혈통이 허락되지 않은 세계에서 그에게 최고의 자리는 원래부터 금지된 영역이었고, 그 불가능성은 그를 더욱 집요하게 만든다. 영화는 이 집요함을 미화하지 않는다. 키쿠오가 정점에 이를수록 점점 더 많은 것을 잃었고, 무대 위의 완벽함을 위해 스스로 속박과 굴레의 늪에 빠진다. 키쿠오는 마침내 국보가 된다. 이는 사회적·제도적 성공이며, 그가 평생 갈망해온 인정의 완성이다. 그러나 영화는 이 성취를 찬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대 위에서 완벽한 형상을 구현한 그의 모습과, 장막 뒤의 텅 빈 실존으로서의 인간, 그리고 피의 계급을 넘어선 욕망하는 인간의 고독을 비춘다. 모든 것을 얻었지만, 동시에 모든 것을 잃은 자의 고통 또는 애처로움이 담긴 극중 마지막 공연 '백로 아가씨'(Sagi Musume)는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오랜 잔상으로 남는다. 영상의 아름다움과 과잉된 양식의 기묘함이 인상적인 국보는 저주이자 축복인 재능을 볼모로 잡힌 예술가의 인생을 따라가며 관습 및 제도, 사회와 욕망의 구조 속에서 서서히 소멸하는 인간에 초점을 둔다. 그러면서 예술을 위해 나와 타인의 삶을 소진하는 것이 과연 가치 있는 것인지, 보다 넓게는 성공과 영광을 위한 대가로 우리는 어떤 것을 내어주고 희생하는지를 묻는다. 물론 답을 제시하진 않는다. 각자의 삶에 견줘 사유할 수 있도록 열어놓는다. 2025년, 마침 한해가 곧 진다.■홍경한 미술평론가

2025-12-23 11:27:06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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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 "치킨 한 마리말고 '10호' 주세요"

닭은 보통 삼계와 육계로 구분하는데 삼계는 주로 삼계탕 용도로 사육된 도체 중량 400~500g의 어린 닭을 말한다. 육계는 고기용으로 개량되어 성장이 빠르고 살코기가 많다. 가슴 부위는 지방이 적고 조단백질 함량이 높아 담백하고, 다리 부위는 쫄깃한 특징을 지니고 있어 튀김, 구이, 닭볶음탕, 닭갈비, 닭개장, 백숙 등 닭고기를 이용한 대부분의 요리에 사용된다. 우리가 즐겨 찾는 치킨은 육계를 말하는데 오래 전부터 닭의 중량 대신에 '호수'라는 그들만의 은밀한 용어를 사용해 왔다. 예를 들어 도체중량이 가장 작은 451~550g은 5호라고 칭하고 업계에서 가장 선호하는 크기인 10호는 951~1050g, 11호는 1051~1150g, 가장 큰 30호는 2951g 이상이다. 우리나라에서 육계는 사육 기간이 35~40일 정도인데 계절에 따라 출하일령이 조금씩 차이가 있고 육계 사육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출하일령이 점차 짧아지고 있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다가불포화지방산(PUFA)의 일종인 EPA는 5호부터 10호까지는 검출되지 않았지만 11호부터 16호까지는 0.27~0.43%가 검출되었다. 다가불포화 지방산(PUFA)은 세포막의 주요 구성 성분으로 세포막의 유동성 조절 및 체내대사의 생리적기능인 혈압, 호르몬분비, 면역계 계통의 조절에 관여하는 착한 지방산이다. 치킨을 주문할 경우 "치킨 한 마리에 닭이 얼마나 들어 갔어요?"라고 일반적으로 묻지 않는다. 이제부터는 치킨 중량이 가장 중요한 확인 사항이 되었다. 12월 16일부터 본격 시행된 '치킨 중량 표시제'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식약처, 농림축산식품부 등이 마련한 치킨 중량 표시제는 B*C, B*Q, 교*치킨, 처*집양념치킨 등 주요 10대 치킨 브랜드에 우선 적용된다. 이들 브랜드는 매장이나 배달 주문 메뉴판에 조리 전 닭고기 중량을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한다. 그램(g) 단위로 표기하는 게 원칙이며, 한 마리 메뉴의 경우 '10호(951~1050g)'와 같은 호 단위 표기도 허용된다.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기 위해 제도 시행 후 약 6개월 간은 시범적으로 시행하되 적발 시 처벌보다 올바른 표시 방법을 안내하는 계도 기간으로 운영된다. 계도기간은 내년 6월까지다. 당장 프랜차이즈의 메뉴판이 확 달라질 것이다. '후라이드 치킨 2만원'이라고 표시된 메뉴판옆에 반드시 '조리 전 중량 950g' 이나 '10호(951g~1050g)' 와 같은 정보가 함께 병행해서 표시되어야 한다. 그동안 막연히 '한 마리'로 통용되었던 거래단위가 투명한 '숫자'로 바뀌는 시기가 온 것이다. 이 제도가 처음 적용되는 곳은 시스템을 바꿀 여력이 있는 국내 대형 프랜차이즈 약 1만2560개 매장이다. 당장 모든 점포에 적용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한 첫 단계 조치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만 믿고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제도의 핵심은 소비자가 직접 시장을 감시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한 점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내년부터 분기마다 주요 치킨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해 중량과 가격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더욱 강력한 것은 '중량 꼼수 제보센터'의 운영이다.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들이 중량이 줄었다고 의심되는 사례를 제보하면, 소비자단체가 검증을 거쳐 공정거래위원회나 식약처에 통보해 조사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이 제도에도 명백한 빈 틈이 존재한다. 중량을 표시하는 것은 의무이지만 기존보다 중량을 줄이거나 가격을 올린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리는 고지 의무가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A 치킨 집이 '후라이드 2만원(조리 전 1㎏)'에서 '후라이드 2만원(조리 전 900g)'으로 바꾼다 해도, 이를 크게 알리지 않고 조용히 메뉴판의 숫자만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다. 소비자가 세심하게 비교하지 않으면 변화를 알아채기 어려울 수 있다. 정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업계의 '자율적 공지'를 권고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사실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의 역사는 국내외를 가릴 것 없이 꽤 오래되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비단 치킨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에서는 감자칩 한 봉지, 아이스크림 한 통, 심지어 화장지 길이까지 은밀히 줄어드는 사례가 보고 되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인 물가 부담 속에서 기업이 선택한 '꼼수'의 결과로 나타난 현상이다. 치킨중량 표시제는 그 꼼수를 막기 위한 첫 걸음으로 한국인의 치킨사랑에 대해 가장 논란이 많고 중량 측정이 비교적 명확한 치킨을 시작으로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다. 제도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소비자에게 '알 권리'와 '선택할 도구' 를 넘겨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이제 치킨 소비자는 '한 마리'라는 추상적인 말보다, '얼마나 큰 한 마리'인지 데이터로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필연적으로 브랜드 간 '그램 당 가격' 경쟁을 촉발시킬 것이다. 업체들은 더 이상 몰래 양을 줄이는 '꼼수'보다 맛, 품질, 서비스, 그리고 정직함으로 대표되는 '공정한 경쟁'으로 승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오늘부터 치킨을 주문할 때 한 번쯤 메뉴판에 표시된 그 숫자를 확인해보시기 바란다. 그 작은 숫자가 당신의 지갑을 지키는 첫 번째 방패가 되기 때문이다. /연윤열 식품기술사, 글로벌비건인증원장, 인천푸드테크협회사무총장, 식량안보연구센터장

2025-12-22 10:10:35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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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경제]'생각하는 사람'

세계적으로 복제품이 가장 많다는 조각상 '생각하는 사람(the Thinker)'은 단테의 신곡(神曲) 제3편 지옥 편에서 지옥문을 지키는 문지기가 "선과 악의 고뇌를 온몸으로 품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하였다." 누군가를 지옥으로 보내거나 다시 세상으로 내보내는 판단 기준이 간단하지 않으니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복수심에 가득한 단테가 현실이 아닌 상상의 세계에서 세상 악인(?)들을 벌하기는 하지만, 억울한 자가 없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렷다. 중앙은행 총책임자를 '생각하는 사람'에 비유하는 까닭은 경제순환이 복잡해질수록 통화관리에 신중함과 결단력이 있어야 국민경제 순환이 건강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닐까? 통화·금융정책의 최종 결정권자인 금통위 의장이 최근 "환율, 위기라고 말할 수 있지만 과거와 다르다"라고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비록 '생각하는 사람'처럼 깊이 생각하지 못하지만 막연한 걱정을 하게 된다. '환율 위기'가 과거와 다르게 전개된다면 어떤 형태의 위기가 닥쳐서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지? 가뜩이나 물가에 시달리는 소시민들을 어수선하게 할지 모른다. 대부분의 경제위기는 상황 판단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고 미봉책을 펼치다 부작용이 확대되었다. 한국경제에 '환율 혼란'이 내연하고 있다면, 실상을 가리기보다는 외환보유, 국제대차대조표(IIP) 변화 같은 투명하게 설명하고 "과거와 다른 위기"는 어떻게 될지 차분한 설명으로 시민들의 동조를 받아야 한다. 재화와 용역이 움직이는 반대 방향으로 도는 돈의 가치가 흔들리지 않아야 실물경제를 충실하게 반영하여 경제순환이 순조롭다. 사람 사는 데 필요한 무엇인가를 만드는 실물부문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하려면 금융부문이 거시경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며 변동해야 한다. 대내외 충격이 닥치더라도 시장 자정능력으로 충격을 완충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생각하는 사람' 이상의 깊은 고뇌가 있어야 한다. 돈을 마음대로 찍어낼 수 있는 관리통화제도 아래 실물경제 활동과 어긋나게 유동성이 변동하거나 돈이 도는 속도가 달라지면 실물경제를 왜곡시킨다. "환율 변동과 유동성(M2)의 상관관계가 낮다." 같은 논리를 펼칠수록 금융 불신은 커지고 그 대가는 증폭된다. 통화량과 금리를 조율하여 화폐가치를 안정시키는 의무와 권한을 가진 중앙은행의 독립문은 보이지 않는 손(visible hand)인 시장과 끊임없이 소통할 때 견고해진다. 중앙은행은 '생각하는 사람'처럼 신중하게 시장의 의견을 존중하고 수렴해야지, 시장을 끌어당기거나 억누르면 권위가 무너져 화폐가치를 흔들리게 한다. 상황 판단을 잘못하거나 외부 압력을 뿌리치지 못하면 시장 위에 군림하다가 시장흐름을 무시하게 된다. 시장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의사 결정의 투명성이 확보될 때 시장을 왜곡하려 드는 '보이는 손(visible hand)'의 위세는 사라진다. 중앙은행 독립성이 공고해야 금리·주가·환율도 흔들리지 않고 제자리를 찾아가고 돈의 가치도 단단해진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이 변화하는 국제정세에서 대내외 화폐가치 안정은 나라 경제를 안정시키는 길이다. 중앙은행 관계자는 "지옥문을 지키고 있다"는 '생각하는 사람'처럼 깊이 고뇌해야 하지 않을까?

2025-12-22 10:10:01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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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당뇨 걱정을 잠재우는 ‘현미’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평소 무엇을 먹으면 좋겠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떠오르는 식재료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평소라는 단서를 생각한다면 역시 ‘주식’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한다. 아무리 우리 식문화가 서구화되었다지만 한국인의 식탁에서 밥을 빼놓을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조금 더 ‘현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가 가난하던 시절 흰쌀밥은 부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먹거리가 넘쳐 나는 시대에 흰쌀밥은 더 이상 부의 상징이 아니다. 오히려 부보다 중요한 건강을 쌓으려면 흰쌀밥이 아니라 조금은 식감과 맛이 덜하더라도 현미를 꾸준히 먹어야 한다. 백미는 도정 과정에서 쌀눈과 호분층이 제거되는데 정작 중요한 성분은 대체로 여기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현미와 백미의 영양 성분은 많은 차이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식이섬유가 있다. 현미에는 백미보다 2배 이상 많은 식이섬유가 들어있으며, 지방질과 단백질 또한 좀 더 풍부하다. 평소 흰쌀밥이나 라면, 빵 같은 밀가루 음식을 즐기는 편이라면 현미에 더욱 가까이해야 한다. 현미에 풍부한 식이섬유가 암 예방과 장 건강 유지에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필수 미네랄이나 비타민 성분 역시 큰 차이를 보인다. 칼슘, 철, 마그네슘, 칼륨 등 대다수의 미네랄 성분이 현미에 더 많이 들어있으며 티아민, 니아신, 비오틴, 엽산 등 비타민 B군 또한 현미에 더욱 풍부하다. 항암, 항산화 효능이 있는 플라보노이드 성분 역시 현미에 많이 들어 있어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아피게닌, 루테올린, 트리신 등의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함유돼 있다. 이들 성분은 염증을 억제하고 심혈관을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작용을 한다. 현대인들을 가장 두렵게 만드는 병으로는 암과 치매 등이 있지만 당뇨병 또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현미의 혈당지수는 50 정도인데, 백미는 거의 90에 가깝다. 영양 성분 함량이 월등하고 혈당 지수 또한 낮은 만큼 비만과 당뇨가 걱정이라면 망설임 없이 백미 대신 현미를 택해야 한다.

2025-12-22 05:00:04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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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오 변호사의 콘텐츠(Content) 법률 산책] 게임업계 ESG 경영,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 열쇠로

국내 ESG(또는 지속가능성 공시) 공시 의무화 시점이 2026년 이후로 연기됐지만, 이는 속도의 문제일 뿐 방향의 문제는 아니다.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따라 인프라 고도화가 진행 중인 만큼, 기업들에 ESG 대응은 선택이 아닌 필연적인 생존 과제가 됐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이미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컴투스가 첫 지속가능경영보고서 'COM2US PLUS'를 발간한 것을 비롯해, 크래프톤, 넷마블,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등 '빅5' 게임사 모두 ESG 리포트를 통해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이들 5개사는 올해 11월 한국ESG기준원(KCGS) 평가에서 통합 'A' 등급을 획득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입증했다. 게임업계는 제조 업종에 비해 ESG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필자가 올해 '지스타(G-STAR)' 현장에서 확인한 업계의 목소리는 달랐다. 게임사들은 단순히 기부 활동에 그치지 않고, 자사의 핵심 자산인 게임 IP(지식재산권)를 ESG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데브시스터즈가 국가유산청과 협업한 '쿠키런-사라진 국가유산을 찾아서' 특별전이 있다. 이러한 시도는 게임의 긍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동시에, 문화유산 보호라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효과적인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게임 서비스의 핵심인 디지털 윤리 및 책임 강화도 중요한 축이다. 최근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와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 등 규제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게임사들은 서비스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확률형 아이템 사내 가이드라인 제정 및 통합 정보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고, 크래프톤은 확률형 아이템 운영에 대한 체계적 가이드라인 수립했다. 이는 단순히 법적 규제를 지키는 수준을 넘어, 유저와의 신뢰를 회복하고 장기적인 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한 경영적 결단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게임사들이 인공지능(AI)과 정보보호를 ESG의 핵심 아젠다로 설정했다는 점이다. 크래프톤은 AI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전환 현황을 공개하면서 'AI 네이티브 컴퍼니' 비전 선포 및 사업 전환 현황을 공개했고,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개인정보보호체계(CBPR) 인증 획득을 강조했다. AI 기술의 윤리적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는 미래 게임 산업의 성패를 가를 기회이자 위기 요인이다. 이를 ESG 보고서의 주요 지표로 관리하는 것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영리한 행보라 할 수 있다. 물론 게임사들도 다른 업계와 마찬가지로 탄소배출 관리, 에니지 효율화 등을 포함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그린 게이밍', ESG 관련 독립적 위원회 구성 등 거버넌스 투명성 강화, 구성원의 다양성 확보 등 전통적인 ESG 목표를 놓치지 않고 있다. 게임업계의 적극적인 ESG 대응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앞으로 ESG 데이터의 체계적 관리와 게임산업법 개정에 따른 리스크 대응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 있다. ESG 공시 의무화에 앞서 선제적으로 준비한다면, ESG는 국내 게임사들에게 단순한 규제가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의 새로운 도약 기회가 될 것이 분명하다.

2025-12-21 10:33:34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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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치승 교수의 경제읽기] 현재 고환율 추세, 일시적 현상인가?

원·달러 환율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올 3월 1456.95원으로 최고점이던 평균환율(매매기준율)은 정국안정과 함께 하락해 6월엔 1366.95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점차 상승하기 시작해 11월 말 기준 평균환율은 1457.77원으로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에서 평균환율이 1457원을 넘어선 경우가 이번을 포함해서 세 번이 있었다. 하나는 IMF 외환위기 시기로 1997년 11월부터 1998년 3월 기간에 나타났고, 1998년 1월에는 달러당 1706.8원으로 최고치를 보였다. 다른 하나는 2008년 9월에 발생한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2009년 3월 평균환율이 1461.98원을 나타냈다. 그러면, 현재 고공행진 중인 환율은 일시적인 현상일까? 아니면 향후 고착될 것일까? 이에 대한 진단은 실효성이 있는 환율대책을 마련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먼저 새 정부 이후 지난 3분기 경제성적표를 보자. 경기는 건설업 부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이 개선되고, 소비가 일부 증가하고, 내수부진이 완화되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분기 0.2%, 2분기 0.7%에서 3분기엔 전기대비 1.3%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자본시장 성적표로 코스피지수를 보자. 연초 2398.94였고, 6월 말 3071.70이던 지수는 11월 말엔 3926.59로 한국 자본시장 역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경제성장률과 주가지수는 엇박자 상태의 고환율추세를 설명할 수 없다. 그러면, 새 정부 이후 원화 약세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는 주장들을 살펴보자. 먼저,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매수증가에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11월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를 보면, 2025년 3분기 해외증권투자액은 전분기 대비 890억 달러가 증가했지만,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액 역시 885억 달러나 증가했다. 또한, 전분기 대비 국내의 해외직접투자가 70억 달러 늘어난 반면, 해외의 국내투자는 37억 달러가 오히려 감소했다. 여기서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와 외국인 국내증권투자를 서로 상계한 순대외 증권투자는 5억달러에 불과하다. 반면 국내의 해외직접투자와 해외의 국내직접투자를 상계한 순대외 직접투자는 107억 달러이다. 이는 국내 해외증권투자가 고환율에 영향을 주었다는 주장의 설득력이 좀 낮고, 국내의 해외직접투자 증가와 해외의 국내 직접투자의 축소에 기인하는 정도가 더 큼을 말해준다. 여기서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 감소에 대한 의미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한미관세협정 이행에 따른 외환시장의 선 반영결과에 대한 지적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 10월 14일에 한국이 3500달러의 대미투자를 하는 조건으로 자동차 등의 관세인하에 합의했다. 우리의 외환시장의 규모를 고려해 3500억 달러 중 2000억 달러에 대해서는 10년간 매년 200억 달러씩 현금투자를 하고 나머지 1500억 달러는 MASGA에 투자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미국과의 관세협상이 불가피했지만, 우리는 유럽식의 관세인하방식보다는 일본식의 대미투자방식을 따랐다. 현재의 고환율은 아마 향후 우리 경제의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란 시장의 우려를 반영한 것일 수 있다. 왜냐면, 우리는 일본과 달리 기축통화 국가가 아닐 뿐만 아니라 또한 2024년 기준으로 우리보다 2.15배 경제 규모가 큰 일본방식을 따른 협상이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준인지에 대한 이견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 다른 요인들도 있겠지만 우리의 낮은 생산성과 잠재성장률, 그리고 국가채무 비중의 확대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 저부가가치 산업구조에 기인해 생산성이 낮고, 저출산 및 고령화 등으로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전개될 '피크코리아' 우려다. 또한, 국회예산정책처의 중기전망자료에 따르면 2025년 정부부채(D1기준)는 전년대비 10.9% 증가한 1303.6조원으로 국가채무비중이 49.4%이지만, 2026년엔 51.4%로 증가한다. 이 수치는 그간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50%가 깨지는 심리적인 측면도 적지 않다. 원화 약세 추세에는 일시적인 부분과 장기적인 부문이 섞여 있지만, 고환율이 지속이 될 개연성이 더 높아 보인다. 이의 대처로는 결국 한국경제의 체력향상과 한국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일이다. 혁신성장을 통해 성장성을 높이고, 규제 완화를 통한 기술혁신 등으로 우리 경제의 총요소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현재화되는 고환율에 의해 나타날 서민경제의 고통을 줄이기 위한 물가 및 금리안정과 같은 이식위천(以食爲天)의 정책병행도 빼놓을 수 없다. /원광대 경영학과 교수

2025-12-18 08:01:12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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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일의 세상 이야기] 0의 재발견

인류 문명의 위대한 발명 중 하나가 숫자 '0'이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0'을 비롯한 아라비아 숫자는 인도에서 만들어졌다. 인도 숫자는 10개의 기호로 수를 나타내는 십진법 체계였다. 1부터 9까지 기호를 먼저 만들어 사용했고, 0은 훨씬 지난 5∼8세기경에 사용했다. 숫자가 필요한 건 주로 물건의 개수를 세거나 수량을 표시하기 위한 것인데 '아무것도 없음'을 나타내는 기호는 꼭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나중에 복잡한 계산을 하거나 큰 수를 표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0을 나타내는 기호가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동그라미나 점을 찍어 0을 대신했다. 초기 바빌로니아 쐐기문자와 송·원 이전의 중국 산목(算木) 계산법에도 빈자리를 남겨 둘 뿐 대응하는 기호가 없었다. 후에 바빌로니아인과 마야인이 0의 기호를 받아들였지만(마야인은 조개껍데기 혹은 눈을 그렸다) 그것으로 빈자리를 표시할 뿐 이를 독립된 숫자로 보지 않았다. ('수학과 문화 그리고 예술') 0을 발견하기 위해서 '공백'이란 개념이 있어야 한다. 인도에서 처음 발명한 것도 무(無)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철학적 전통 덕분이다. 산스크리트어 단어인 '슈냐(shunya)'는 '공백'이면서 '부재'를 뜻하는 것으로 오래전부터 인도의 삶과 문화에 녹아있었다. 이는 종교에도 영향을 끼쳐 불교의 '색즉시공(色卽是空)'이나 '공즉시색(空卽是色)'과도 연결이 됐다.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등 모순 또는 대립으로 진리를 설명하는 변증법의 시작이다. 어떤 수에든 0을 곱하면 0이 되어버린다. 소멸이다. 그래서 0은 공(空), 무(無)라는 종교적, 철학적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이런 관념은 노자의 도덕경(道德經) "천하만물생어유 유생어무(天下萬物生於有 有生於無, 천하 만물은 유에서 생겨났으나, 유는 무에서 생겨났다.)"에서도 드러난다. 하지만 기독교가 지배하고 있었던 당시 중세 유럽에서는 신이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우는 충만의 시대로 '비어 있음'이나 '존재하지 않는 것'의 개념을 이해하거나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 무렵 이슬람인들은 다른 나라와의 교역을 활발히 하고 있었기 때문에 수(數) 계산에 민감했다. 이에 인도의 기수법은 빠르게 퍼졌고 인도 숫자가 아라비아 숫자로 불리게 된 까닭이다. 인도의 십진법 숫자와 0을 쓰게 되면서 비로소 모든 자릿수를 나타낼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숫자 3033은 0을 사용했기 때문에 333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또 같은 3이라도 쓰는 위치에 따라 3000, 300, 30, 3을 나타낸다. 숫자를 쓰는 위치에 따라 다른 자릿값을 갖는 것이다. 이와 같은 수를 표기하는 방법을 '위치적 기수법'이라고 한다. 그런데 인도 숫자가 유럽에 처음 전해졌을 때만 해도 유럽 사람들은 잘 받아들이지 않았다. 10개의 숫자만으로 모든 수를 자유자재로 쓰고 계산도 척척 해내는 것을 보고는 속임수나 마법을 부린다고 여겼다. 또 이교도인 아라비아에서 전해졌다는 이유로 쓰는 것이 금지되기도 했다. ('누구나 읽는 수학의 역사') 우리나라는 대한제국 때 서양식 교육을 받아들이면서 아라비아 숫자를 도입했다. 이렇게 세상에 알려진 '0'의 효용성은 현대 들어 더욱 확대됐다. 모든 만물을 0과 1로 표현하는 이진법은 컴퓨터를 만들었고 결국 세상을 바꾸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0은 시작점에 불과하다. 따라서 0보다는 1이 우선이다. 1위부터 1등, 一, 첫째 등이 그 예다. 그래서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도 약칭으로 V1(VIP1)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음'에서 출발한 '0'이 최근 겸손한 '아무것도 아닌 사람' 덕분에 대단한 숫자(V0)임을 알게 됐다. 전 언론인/ 명리학자/ 철학박사 저서 : 명리 인문학, 사주팔자 30문 30답

2025-12-17 12:00:23 차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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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호의 龍虎相生 복지이야기]정신질환인을 위한 지역사회 돌봄이 시급하다

그간 우리 사회는 정신질환(Mental Illness)을 다루는 데 있어 '배제와 격리'의 관습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방식을 고수해왔다. 정신질환인들은 사회적 낙인(Stigma) 속에서 비인격화되었고, 증상이 발현되면 정신병원과 같은 시설 수용 중심의 대응이 이뤄졌다. 특히 비자발적 입원의 높은 비율은 인권 단체로부터 비인도적인 처사라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당사자는 깊은 외상(Trauma)과 고통을 경험했고, 지역사회와 격리된 정신병원에서는 끔찍한 사건이 계속되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현대 사회에서, 질병을 겪는 이들을 단순히 격리하여 문제를 은폐하는 방식은 더 이상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현재 우리 사회는 '고립과 외로움'이라는 사회적 질병을 앓고 있으며, 이는 심각한 정신질환으로 이어져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종국에는 고독사나 자살이라는 비극으로 연결되는 악순환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이 고리를 끊기 위한 핵심 전략이 바로 '지역사회 통합돌봄'이다. 정신질환인에게 통합돌봄은 지역사회에서 존엄하게 살 권리를 보장하는 근간이다. 2021년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 인구의 27.8%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경험했을 정도로 정신건강 문제는 보편적이다. 그러나 현재 이들을 위한 주거 지원 및 지역사회 서비스 인프라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일선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이미 중증 정신질환인들을 감당하는 것조차 버거운 상황이다. 극심한 우울증 환자나 고립·은둔의 대상자와 같은 초기 개입 대상자에게 적절하고 충분한 돌봄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예방적 돌봄의 실패를 의미한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능동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보건복지부만의 영역이 아닌, 전 부처적인 협조 체계 구축이 절실하다. 주거, 고용, 재활 등 관련 부처가 역량을 통합하는 적극적인 거버넌스 구축이 요구된다. 가장 시급한 개선 방안은 집과 지역사회에서 정신질환인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대대적인 확대이다. 특히 '재가(在家)' 중심의 사회적 돌봄 서비스 확충이 핵심이다. 단순히 치료를 넘어, 사회적 관계망을 구축해 주고, 기본적인 가사 서비스 지원부터 산책, 동행과 같은 다양한 사회적 돌봄을 제공하여, 이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신질환의 책임을 오롯이 개인에게만 전가하는 후진적인 시스템에서 벗어나서 국가와 지역사회가 함께 돌봄의 주체로 적극 나서야 한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통합돌봄은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시키고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핵심 전략임을 명심해야 한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2025-12-16 08:46:50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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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 지방, 건강의 적이 아닌 관리의 대상

건강을 지키기 위해 '지방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하지만 식품학자의 관점에서 지방은 맛의 풍미를 살리는 중요한 물질로서 지방이 주는 부드러움과 풍미는 제품의 완성도를 한층 높여 준다. 더 중요한 사실은 지방이 우리 몸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핵심 에너지원으로 지용성 비타민(A, D, E, K)의 흡수를 돕는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특히 60대 이후에는 뇌의 정상적인 기능 유지에도 양질의 지방 섭취가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지방의 양이 아니라 어떤 지방산(Fatty Acid)을 섭취 하는가에 있다. 쉽게 말하자면 착한 지방과 나쁜 지방을 구별하는 '지방산'의 성질을 알면 혈관을 살릴수 있다는 뜻이다. 주로 육류의 비계나 버터, 팜유 등에 들어 있는 포화지방산은 상온에서 고체 형태를 나타낸다. 가공식품을 개발하거나 생산할 때 보기 좋게 제품의 형태를 유지하고 바삭한 식감을 구현하기에 탁월하지만, 과다하게 섭취할 겨우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여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된다. 육류를 섭취할 때는 가급적 비계와 같은 기름기를 제거하고 삶거나 찌는 조리법을 선택하는 것이 포화지방산 섭취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과자, 튀김, 마가린 등 초가공식품에 사용된 트랜스지방이나 과도하게 정제된 기름은 가능한 멀리하고 호두, 아몬드, 땅콩 같은 견과류나 아보카도, 생선 등 착한 지방이 포함된 지방 원물(原物)을 선택함으로서 맛에 탐닉하기 보다 약간의 자발적 불편함을 선택하자. 상온에서 액체 상태인 불포화 지방산은 주로 식물성 기름과 등푸른 생선에 풍부하다. 특히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오메가-3와 오메가-6 같은 '필수 지방산' 이다. 이는 체내에서 합성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식품으로 섭취 해야 한다. 오메가-3는 혈행 개선과 뇌 건강에 도움을 주며 특히 들기름, 등푸른 생선에 많이 들어 있다. 오메가-6를 적정량 섭취하면 면역력에 도움을 주지만, 옥수수 기름나 콩기름 등 가공식품을 통해 과다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염증을 유발할 수 있어 오메가3 : 오메가6 섭취 비율을 1:4로 균형을 맞추는 식습관이 중요하다. 한편 나쁜 지방의 대표 주자격인 트랜스 지방산은 현란한 유지가공 기술의 뒤에 숨어있는 인간이 만든 일종의 '변종 지방'이다. 지난 칼럼에서도 여러번 강조 했듯이, 이러한 변종 지방은 식물성 액체기름에 수소를 강제로 첨가해서 의도적으로 굳힌 경화유로서 트랜스 지방은 우리 몸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인공적인 나쁜 지방산이다. 이는 심장병 발병률을 높이는 주범으로 작용하므로 가공식품을 구입할 때는 반드시 영양성분표를 확인해야 한다. 조리법에 따라 '기름'(식용유)도 골라 써야 한다. 산업체와 대학에서 필자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아무리 좋은 착한 지방산도 발연점(Smoke Point)을 넘기면 독(毒)이 된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확인 한 바 있다. 샐러드나 무침류는 오메가-3가 풍부한 들기름이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그대로 사용하기를 권장한다. 이들은 열에 약하므로 발연점이 낮아 고온에서의 가열은 피해야 한다. 볶음이나 전과 같은 부침류는 발연점이 비교적 높은 카놀라유나 해바라기씨유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불포화 지방산은 공기와 햇빛에 노출되면 빠르게 산패(산화)된다. 기름은 반드시 어두운 곳에 보관하고, 대용량보다는 소용량을 구입 해 빨리 소비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지방산은 우리 뇌의 60%를 구성할 만큼 중요한 영양소이기에 무조건 피하기보다는 신선한 원재료를 통해 양질의 불포화 지방산을 섭취 함으로서 건강한 노후를 위한 최고의 투자 가치를 달성할 수 있다. 오늘 저녁 식탁에 들기름 한 방울을 곁들인 나물이나 고등어 한 토막을 올려볼 것을 권장한다. 지방은 적이 아니라 '관리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양질의 지방이 곧 건강한 노후를 결정한다. /연윤열 식품기술사, (사)인천푸드테크협회 사무총장, 식량안보연구센터장

2025-12-15 09:26:58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