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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유일호의 호소, 헛된 외침되나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이 8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건설업계 13개 단체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유 장관은 "올 한해 전·월세시장 안정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건설업계에서도 기업형 주택임대사업에 참여해 달라"고 주문했다. 국토부는 올해 초 중산층 주거안정을 위해 기업형 민간임대주택 뉴스테이 정책을 발표했다. 이후 발표 3개월이 다 되도록 기대했던 대형건설사들의 참여가 저조하자 신임 장관이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정책 실행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여전한 상황에서 '주거안정'을 이유로 '동참'을 호소한다고 참여를 결정하는 건설사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이윤 추구가 목적인 민간건설사에게 구체적인 수익률을 제시하지 않은 채 공적 개념의 주거안정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올해는 2000년대 들어 최대 물량이 쏟아질 정도로 분양시장이 호황이다. 분양도 바쁜 건설사들이 임대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은 낮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새로운 먹거리로 뉴스테이를 검토할 수도 있겠지만 정책의 일관성에 대해 시장의 믿음이 적다. 뉴스테이 사업은 각종 하위 법률에서 기재하고 있는 규제들을 완화해주겠다는 게 골자인데, 당장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지리해질 수 있다. 무엇보다 다음 정부에서도 뉴스테이 정책이 존재할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지 않다. 건설업계에서는 정부만 믿고 4대강 사업에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참여했다 토사구팽 당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뉴스테이 사업도 4대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유 장관이 진정으로 '전·월세시장 안정'을 원한다면 행복주택 등 저렴한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게 우선이다. 단순한 호소는 건설사들에게는 압박으로 느껴지는 반면, 국민들엔 건설사 특혜로 비쳐질 수 있다.

2015-04-08 16:29:09 박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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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서울시의 2% 부족한 전세난 특별대책

서울시가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 집중되는 재건축 이주수요를 대비해 지난 6일 특별 대책을 내놨다. 자치구는 물론 국토교통부 및 경기도와도 협력해 공동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시장의 자율적 조정을 기대했던 기존 방침과 달리 인위적인 처방에도 적극 나설 것을 예고했다. 서울시는 지난 해 9월 '2015년 강남4구 재건축 집중 전세난 4대 대응책 발표'를 통해 밝힌 이주시기 분산대책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주택 수급불안이 지속될 경우 재건축 인가신청 심의에서 이주시기를 조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고 밝혔다. 종전에는 기존 주택수 2000호가 넘는 정비구역에서 인가신청 시 서울시의 심의를 받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500호만 넘어도 심의를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정비구역이 밀집된 강남4구의 대부분 지역은 이주시기가 겹칠 경우 심의대상구역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강남구의 경우 개포시영(1970가구)과 개포주공1·3·4단지(총 9040가구)에서, 강동구는 둔촌주공(5930가구)과 고덕3·5·7단지(총 5250가구) 등에서 사업시행인가 및 관리처분인가가 올해 예정돼 있다. 전세난을 잡기 위한 뾰족한 방안이 없는 가운데 시가 마지막 강경책를 꺼내 들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이해당사자 간 불협화음이 불보듯 뻔하고, 수요 분산안에 이은 실질적인 전셋집 공급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이주시기가 늦춰지면 금융비용 등 사업비가 증가하고 이는 곧 향후 분양가에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재산권 침해 등을 주장하는 조합의 반발도 당연하다. 이미 강남4구 인근 지역 전셋집은 씨가 말랐고 직장·학교 등을 고려하면 경기도 지역으로 이주민들이 이탈하는 것도 쉽지 않다. 시는 2017년이면 강남4구에서 8619가구 공급우위를 보여 전세난이 풀릴 것으로 예상했다. 특별대책이고 단기전이라면,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일부 늘리는 것 외에 다주택자가 월세가 아닌 전셋집을 내놓을 수 있도록 세제혜택 등의 한시적인 유인책도 함께 마련하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2015-04-07 16:51:06 김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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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심전환대출 보완책 서민에게 '그림에 떡' 안돼야

안심전환대출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출시 날이었던 지난달 24일 시중은행에서는 안심전환대출을 가입하기 위한 긴 줄이 늘어섰고 나흘 만에 한도인 20조원을 소진했다. 정부는 부랴부랴 추가로 20조원을 투입 현재 2차 판매 신청을 받고 있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 또는 이자만 내고있는 만기일시상환 대출을 연 2.6~2.7% 고정금리이면서 원금을 나눠 갚는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해주는 상품이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집이 없는 서민층을 지원하기 위해 이 상품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상품은 시중은행 등 1금융권에서만 판매하고 원금을 갚을 능력이 있어야만 활용할 수 있다. 정작 원금을 갚을 능력이 없거나 1금융권을 이용하지 못하는 서민들은 '그림에 떡'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당초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금융위는 추가 20조원을 투입하면서도 2금융권으로 확대하거나, 고정금리 이용자 대상의 안심전환대출을 내놓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 고수했다.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비판이 지속되자 금융위는 결국 미소금융대출,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햇살론 등으로 나눠진 서민금융지원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또 2금융권 대출자나 고정금리 분할상환 대출자의 경우 기존 주택금융공사가 취급하던 다른 정책모기지 상품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특히 집이 없는 서민들에 대한 금융지원책을 집중적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가 내놓을 보완책이 진정으로 지원이 필요한 서민에게 혜택을 돌아갈 수 있을 지 아니면 또 다시 서민들에게 박탈감만 안길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2015-04-02 16:12:56 김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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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오락가락' 명품 가격

최근 명품 브랜드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가격을 내리거나 할인을 통해 가격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샤넬'이 20% 가량 백화점 가격을 내린 것을 시작으로 '태그호이어'가 가격을 인하했고 구찌·버버리 등은 면세점 매장에서 5%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엇박자 행보를 보이는 브랜드가 있었으니 바로 '프라다'다. 오히려 가격을 올린 것인데 이번 인상이 올해 처음이 아니어서 더욱 공분을 샀다. 지난 1월에 5% 인상한데 이어 2개월 만에 백화점에서 판매 중인 일부 핸드백에 한해 평균 8%를 올린 것이다. 유로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기습 인상을 단행해 업계에서도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왔다. 환율이 하락했는데도 불구하고 명품이 가격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새해가 되면 명품들은 연례 행사처럼 가격을 올려왔다. 물론 환율에 따라 명품이 가격을 조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한번 내린 가격은 다시 올리기 힘들고 가격 인하가 브랜드 로열티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가격 조정이 있을 때마다 '글로벌 정책' '본사 지침' 등을 이유로 들면서 구체적인 언급은 피한다는 것이다. 설득력없는 인상은 항상 소비자들의 불만을 가져왔다. 명품 브랜드들은 '글로벌 정책'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브랜드 로열티를 믿고 사는 소비자들에게 합당한 이유를 밝혀야 한다. 일관성없는 가격 행보를 이어간다면 해외 직구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만 늘어날 것이다.

2015-03-31 16:38:20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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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새주인 못찾은 인천공항면세점 11구역

인천공항공사가 지난달 인천공항 면세점 신규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일반기업과 중소중견기업으로 사업권을 나눠 입찰을 추진했다. 하지만 입찰이 끝난 대기업 사업권과 달리 중소·중견기업 4개 사업권은 모두 유찰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23일 추가 입찰에선 4구역 중 3구역은 에스엠이즈, 시티플러스, 엔타스가 낙찰됐다. 그러나 노른자 자리로 통하는 DF11구역은 또 유찰됐다. 화장품 업체 참존에 이어 마스크팩 등을 생산하는 리젠 등이 임차보증금을 기한 내에 납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표면적인 배경이다. 공항공사 측은 중소·중견기업의 면세점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입찰 최저 수용금액을 일반기업 사업권의 60% 수준으로 낮췄다. 하지만 이도 중소·중견기업에게 턱없이 높다는 지적이다. 11구역을 낙찰받으려면 100억원 안팎의 입찰보증금을 내고 최종 면세점 낙찰 후에도 6개월치 임차료로 수백억 원을 10일 이내에 내야 하기 때문에 중소·중견기업 입장에선 녹록치 않다. 높은 임대료 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이 면세점 사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면세점 사업 성패는 일명 '빅 브랜드(명품브랜드)' 유치가 좌우된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중견기업들은 운영자본이 부족한 상태에서 콧대가 높은 명품브랜드를 입점시키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면세점 입찰에 참가한 중소·중견기업들은 사업성을 충분히 검토한 후 참여 했겠지만 기업 스스로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중소·중견기업들에게 실효성 있는 후속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천공항면세점 '노른자' DF 11구역의 새주인을 찾는 일은 한동안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

2015-03-26 18:16:02 김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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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변호사 광고, 소비자를 우선해야

최근 대한변호사협회가 한 벤처기업을 변호사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로스쿨 출신들이 주축이 된 이 회사는 서울시나 대기업 등으로부터 사회적기업으로 인정받아 투자금도 지원받은 바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법률 상담을 통한 변호사 중개사이트를 운영하는 신 업종의 회사다. 위법성 문제가 불거진 부분은 법률 상담을 변호사들에게 연결해주면서 수수료를 받는 문제다. 현재 변호사법이나 관련 규정은 변호사가 아닌자가 일체의 변호사 중개행위를 통해 금전을 받지 못하게 하고 있다. 다른 업종과 달리 변호사들은 광고에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다. 허용된 광고의 범위도 굉장히 좁다. 변호사 광고 관련 규정은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방식이었다가 2007년에서야 원칙적 허용, 예외적 금지로 변경됐을 만큼 보수적이었다. 이렇게 돼 있는 이유는 법조계, 특히 변호사업계가 자신들의 '품위 유지'를 위해 경쟁적인 상황을 만들지 말자는 일종의 신사협정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신사협정이 지금의 현실과 괴리돼 있다는 점이다. 한 해에 2000~3000명의 변호사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장에서 더 이상 신사협정은 무의미하다. 게다가 새로 시장에 진입한 변호사들은 광고할 방법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 지금과 같은 변호사 광고 제한과 중개금지는 벌만큼 벌었고 알려질 만큼 알려진 기성 변호사들에게만 유리할 뿐이다. 초년병 변호사들은 광고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바뀌길 원한다. 변호사를 선임하고자 하는 소비자들도 제대로 된 광고를 접하거나 승소율 등 변호사 정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기를 원하고 있다. 변호사업계가 광고 제한과 변호사 중개서비스 등에 대해 회피하지 말고 순리에 따라 답을 찾을 때다.

2015-03-25 15:55:29 조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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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가계부채, 늦기전에 대응책 마련해야

가계부채 문제가 심상찮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0%에서 1.75%로 인하한 이후 가계대출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부채는 말 그대로 가계가 보유한 부채다. 보통 기준금리가 내리면 은행 대출금리가 따라 내리면서 대출 규모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더욱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대로 떨어지고 있어서 가계부채가 더 빨리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국내 가계부채는 모두 1089조원이다. 지난해 은행 대출을 통해 늘어난 가계 빚만도 39조원에 이른다. 이런 흐름은 올 들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3조7000억원이 늘어 역대 2월 증가폭 가운데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다음달 중 가계빚이 11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더 큰 문제는 가계가 부채를 갚을 수 있는 여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지난 2012년말 159.8%에서 지난해 3분기(7~9월)에 163.6%로 높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치보다 꽤 높은 편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주요 금융기관들은 잇따라 한국의 가계부채에 대해 경고음을 발하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24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이 오는 2020년 초부터 급속히 악화될 것"이며 "장기 저성장으로 가계부채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연구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도 이날 발표한 '아시아에서의 부채와 금융업 부담' 보고서에서 "한국의 가계부채가 아시아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고, 무담보대출 비중이 높아 위험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가계부채는 한국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당국은 이런 지적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그동안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가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이 같은 사태에 대비해 가계 대출시 채무부담 능력을 면밀히 심사해야 한다. 또 신규 대출을 가급적 억제하는 등 가계부채가 적정 규모를 넘어서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가계부채가 한국경제 전체의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지금부터 면밀히 대비해야 한다. 지금 정부가 보여줘야 할 것은 말이 아닌 구체적인 '액션'이다.

2015-03-25 07:07:09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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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에는 '밀리터리 셰어'가 있다

오크통에 보관된 위스키 원액은 매년 약 2%정도가 자연 증발한다. 천사가 가져간다고 해 '엔젤스 셰어'라고 부른다. 한국에는 '밀리터리 셰어'가 있다. 군수품 구입시 뭉텅이 혈세가 꼬박꼬박 사라진다. 엔젤스 셰어처럼 자연법칙은 아니지만 '한국의 법칙' 수준은 된다. 건국 후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이어진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1951년 6.25 전쟁중에 벌어진 국민방위군 사건은 창군 직후 군 비리 수준을 말해 준다. 상하를 가리지 않는 군수품 착복 비리로 인해 1·4후퇴 당시 강제징집된 50여만명 중 5만~8만여명(2010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발표)이 굶어죽거나 얼어죽었다. 사령관과 부사령관이 총살당하기는 했지만 국방부의 조직적인 은폐로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자신의 사위를 사령관으로 앉힌 신성모 당시 국방장관은 끝내 처벌을 피했다. 3, 4, 5공화국으로 이어진 군사독재 시기 군의 비리는 수면 위로 떠오르지도 못했다. 민주화 이후에야 곪아 있던 군의 실상이 일부 드러나기 시작했다. 일부라고 의심되지만 규모는 상상을 초월했다. 율곡비리, 백두비리, 이원형비리 등 대형 비리가 줄을 이었다. 2015년 방산비리합동수사단이 조사 중인 비리 사건은 그 연장선에 있다. 비리 수법도 그대로고 사람만 바뀌었을 뿐 군 책임자들이 '밀리터리 셰어'를 꿀꺽하는 행태도 마찬가지다. 현재 전직 해군참모총장들이 줄줄이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우리 군의 주력은 육군이다. 심하게 말하면 육군이 거의 전부라고 말해도 될 정도다. '비리가 해군에서만 있었겠느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우리 군이 창군 이후 저질러온 '전과'에 조금만 눈을 돌려봐도 수긍이 가는 말이다. 합수단이 만연해 있는 국민적 의심을 얼마나 씻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윤아기자

2015-03-23 14:10:26 정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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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음악만으론 먹고 살기 힘든 인디밴드

지난 2월 밴드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이하 구남)는 자신들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시아레코즈'라는 레이블 출범 소식을 알렸다. 이와 함께 새 앨범 '썬파워'와 관련된 흥미로운 크라우드 펀딩을 소개했다. 20만원만 내면 오디션 없이 새 앨범의 코러스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과 1000만원을 지불할 경우엔 멤버와 함께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제안이었다. 지난 10년 간 홍대 인디신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탄탄한 팬층을 가진 구남은 '음악가로 살아남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이들은 "현재 음반업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처지가 우리의 운명이란 것을 인정하고 현실 속에서 삶을 모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인지도가 꽤 높은 구남도 앨범 한 장을 만들기 위해 '돈만 내면 코러스 참여'라는 모험을 택했다. 일각에선 음치가 이들의 앨범을 망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기도 했지만 이들에겐 별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꽤 잘 나가는 밴드도 새 앨범 제작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택하는 마당에 다른 밴드들의 사정이 나을 리가 없다. 대부분의 인디 밴드에겐 앨범 판매와 공연을 빼면 이렇다 할 수입원이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밴드의 기타리스트는 자신의 SNS를 통해 기타 과외 글을 꾸준히 올린다고 했다. 밴드 활동만으론 기본적인 생활이 유지되지 않기 때문에 선생님이 된 것이다. 홍대에서 활동 중인 한 퍼커셔니스트는 음악인의 꿈을 안고 상경했지만 10년 째 '알바생'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뮤지션들은 결국 생계를 위해 음악을 포기하기도 한다. 최근 음악 시장이 음원과 디지털 싱글 중심으로 돌아가고 음악 방송도 '다양성' 대신 '인기 가수'를 택하면서 인디 밴드들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예술은 원래 춥고 배고픈 법"이라기엔 음악인들이 본업을 포기할 만큼의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신선하고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들 것이다.

2015-03-19 11:19:03 김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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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플래쉬’에서 경쟁이 낳은 광기를 발견하다

지난 주말 서울의 한 멀티플렉스 극장을 찾았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과 음향믹싱상, 편집상을 수상한 영화 '위플래쉬'를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200여석의 상영관을 가득채운 관객은 비수기 극장가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였다. 영화는 듣던 대로 대단했다. 촬영, 편집, 연기의 3박자 모두 부족할 것이 없었다. 재능의 한계를 뛰어넘는 예술가의 탄생을 목격하고 싶은 스승과 최고의 재즈 드러머가 되고 싶다는 야망으로 가득한 제자가 펼치는 극한의 대결은 흡사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드럼 연주가 펼쳐지자 관객들은 숨죽인 듯 스크린에 빠져들었다. 영화가 끝나는 순간 극장을 가득 채운 것은 예술의 경지를 목격할 때 나올 법한 경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위플래쉬'의 마지막 장면을 놓고 통쾌하다고 말한다. 자신을 괴롭히던 스승 플렛처(J.K. 시몬스)를 향해 보란 듯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앤드류(마일즈 텔러)의 모습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란 어렵지 않다. 예술가만이 느낄 수 있는 이 절정의 감정이 곧 '위플래쉬'가 전하는 통쾌함의 정체일 것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난 뒤 남은 것은 통쾌함이 아닌 석연치 않은 감정들이었다. 플렛처와 앤드류의 관계에서 예술가의 이야기가 아닌 이 사회의 단면이 보였기 때문이다. 플렛처는 앤드류를 포함한 많은 학생들에게 경쟁을 강요한다. 그의 철학은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계를 뛰어넘어라'라는 명제와도 같다. 한계를 뛰어넘지 못할 때는 인간적인 모욕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 모습에서 성과만을 중요시 여기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성공 논리를 발견하기란 어렵지 않다. 그래서일까. '위플래쉬'는 예술가의 이야기보다 경쟁이 낳은 광기의 섬뜩함을 말하는 영화처럼 보인다. 플렛처의 광기는 앤드류에게 예술가로서의 성공을 안겨주지만 동시에 그를 인간이 아닌 괴물로 만들어버린다. 이 통쾌함을 마냥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다.

2015-03-17 14:06:13 장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