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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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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이돌가수의 전유물로 전락한 음악 방송

"TV에 자주 나오지 않는 이유요? 이미 아시지 않나요. 저희들이 나갈만한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이는 최근 데뷔 40주년을 맞은 가수 전영록이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이다. 전영록은 중견 가수들이 출연할 만한 프로그램은 KBS1 '콘서트 7080'과 '열린음악회' 정도로 이마저도 매주 나갈 수 없기 때문에 1년에 약 2, 3회 출연이 전부라고 했다. 지난해 양희은, 한영애 등이 새 앨범을 발표했지만 음악 방송이 아닌 공연장에서 노래를 불렀다. 콘서트는 중견가수들이 팬들을 만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창구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연이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집중돼 있고 티켓 가격도 10만원대 전후로 누구나 쉽게 공연장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대중들이 편하게 음악을 접할 수 있는 통로는 라디오와 TV다. 현재 방송 중인 지상파 3사와 케이블 채널 등의 음악 프로그램을 모두 합치면 십수개에 이른다. 그러나 황금 시간대라인 주말 오후에 방송되는 음악 프로그램은 아이돌 가수들이 점령한지 오래다. 지난주 지상파 3사 음악 방송 출연 가수 목록만 보더라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아이돌 가수가 아니더라도 발라드·댄스·힙합 등 젊은 세대가 즐길만한 음악뿐이다. 출연진의 연령대를 떠나 장르의 다양성조차 확보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각 방송사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유희열의 스케치북' '윤건의 더 콘서트' '가요시대' 등의 프로그램을 방송 중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심야 시간대에 편성돼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 세대와 장르를 떠나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음악 방송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5-02-05 13:47:16 김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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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속되는 '홈플러스 범죄'

'신뢰'와 '믿음'은 기업 경영에 있어 중요한 단어다. 특히 백화점, 마트 등 유통업체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매우 큰 역할을 한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믿음이 없고서는 장사를 할 수 없다는 게 유통업계의 공식이다. 그런데 국내 마트 '빅3'로 꼽히는 홈플러스가 다시 '신뢰'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엔 신뢰를 깬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범죄' 수준이다. 지난해 경품 사기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홈플러스는 다시 경품 사기 행각과 함께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여러 보험사에 불법적으로 팔아넘겨 막대한 수익을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경품행사와 기존에 입수한 것들을 합쳐 총 2400만여 건의 개인정보가 보험사 측에 유출됐고, 홈플러스는 231억7000만원의 불법 수익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 측은 보험서비스팀을 통해 조직적으로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 경품행사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빼내기 위한 눈속임이자 미끼로 활용됐다. 여타 경품행사의 경우 응모권에 이름과 전화번호 등 연락처만 쓰면 되지만 홈플러스는 생년월일과 자녀 수, 부모 동거 여부까지 적도록 했고 적지 않은 고객은 경품추첨에서 배제했다. 당첨자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알려준다고 하고서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지도 않았고 당첨자가 뒤늦게 당첨 사실을 알고 연락하면 약속한 경품 대신에 다른 물품을 주고 끝낸 경우도 있었다. 경품행사에 기입한 신상정보를 보험회사에 넘기기위해 고객 동의를 받아야 하는 부분은 깨알보다 작은 1㎜ 크기 글씨로 기재해 읽을 수 없도록 하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도성환 사장과 김모 전 부사장 등 전·현직 홈플러스 임직원 6명 및 홈플러스 법인이 불구속 됐지만 불구속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시중에 유출된 고객 신상 정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분노한 소비자들은 홈플러스 불매운동까지 벌일 조짐이다. 홈플러스는 반복되는 경품 사기와 개인정보 유출 사건외에도 자체 브랜드 제품 부실과 노사 문제 등 도덕성 문제로 지속해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에는 '짝퉁 나이키'로 원성을 사기도 했다. 직원 윤리 교육 강화와 개인정보 보안 시스템 강화 등을 약속하고 공식 사과하고 있지만 공허한 소리로 들리는 이유다. "죄송하다"며 계속 고객들의 뒤통수를 치고 있는 홈플러스. '직원들의 개인 비리'라고 선을 긋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홈플러스의 기업윤리인 '착한 기업'은 무색해져 이제 '악덕 기업'으로 전락했다. 홈플러스가 환골탈태하지 않는 이상 한국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2015-02-02 15:47:09 김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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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사 '혁신성평가', 눈치 게임 돼선 안돼

"(보신주의를 타파한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외환이나 소매금융처럼 각자 강점이 있는 부분이 있고 규모도 다른데 성적순에 따라 획일적으로 등급을 매기면 혁신이 아닌 눈치만 늘 것이다." 지난 28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하반기 은행 혁신성 평과 결과'에 대한 한 시중은행 임원의 한숨 섞인 우려다. 이날 금융위는 외은지점을 제외한 전체 은행을 일반과 지방·특수은행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분야별 점수와 총이익 대비 인건비 등을 공개했다. 금융당국이 개혁을 외치며 야심차게 내놓은 '은행 혁신성 평가'는 ▲기술금융 확산(40점)과 ▲보수적 금융관행 개선(50점) ▲사회적 책임이행(10점) 등의 지표를 기준으로 산출됐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혁신성 우수 은행에 온렌딩 등과 연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한편 임직원 성과급에 '혁신성' 평가 결과를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혁신성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신한은행의 경우 신보, 기보 출연료가 70억원 가량 삭감되는 것이다. 반면 꼴찌를 기록한 씨티은행과 SC은행은 28억원, 47억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은행의 자발적인 혁신과 적극적인 기술금융 등을 활성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각 은행별 규모와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채 단 3개 그룹으로 구분해 실적과 순위를 매기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술금융 등 중소기업 지원 활성화 취지는 알지만 외인 주주나 해외투자자에게 설명하기도 어렵고, 금융당국의 개입은 자율성을 침해하는 등 경영상 압박이 될 수 있다는 것. 특히 성과급에 혁신성이 반영될 경우, 임직원이 기술금융 대출 실적을 올리는 데에만 몰두해 '제2의 모뉴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혁신은 무조건 밀어부치는 불도저도, 압박에 못이겨 따라하는 눈치게임도 아니다. 두번째 혁신평가에는 시장과의 소통이 전제된 세밀한 방안이 담겨야 한다.

2015-01-29 19:01:27 백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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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영화제는 정치의 장이 아니다

지난 2006년 7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리얼판타스틱영화제가 열렸다. 2001년부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를 이끌어온 김홍준 집행위원장이 부천시로부터 해촉당하자 이에 반발해 전직 스태프들이 자율적으로 주도해 개최한 영화제였다. 예산도 규모도 기존 영화제보다 턱없이 작았지만 그 내용만큼은 '판타스틱'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알찼다.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진정한 영화의 축제로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최근 부산국제영화제(BIFF)와 부산시가 빚고 있는 갈등을 보면서 리얼판타스틱영화제의 기억이 떠올랐다. 영화제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압력에서 시작된 갈등이라는 점에서 그러했다. 여타 영화제와 달리 비교적 안정적으로 내실을 쌓아온 부산국제영화제이기에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갈등의 발단은 지난해 제19회 영화제에서 상영된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이었다. 세월호 문제를 다룬 이 영화는 일각에서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논란이 됐다. 이에 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병수 부산시장은 영화제 상영 취소를 요구했으나 영화제 측은 이를 거부하고 상영을 강행했다. 그러나 논란의 여파는 계속됐다. 부산시는 지난달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 감사를 벌여 초청작 선정 관련 규정 위반 등 19개 지적사항을 전달하며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사퇴를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누가 봐도 '다이빙벨' 논란에 대한 보복성 조치였다. 영화제는 물론 영화 단체들도 이용관 집행위원장에 대한 부산시의 사퇴 종용 철회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27일 이용관 집행위원장과 서병수 부산시장이 부산시장 집무실에서 만나 20여분 동안 대화를 나누면서 갈등이 봉합 수순을 밟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제의 본질은 '영화'다. 영화제에 정치가 개입하는 순간 축제로서의 의미는 사라지게 된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그리고 전주국제영화제가 비슷한 갈등과 내홍 속에 활기를 잃게 된 것을 부산시는 돌아봐야 한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정치적 압박에서 벗어나 무사히 20주년을 맞이하기를 바란다.

2015-01-28 13:55:23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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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병우 카드, 레임덕 앞당긴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 굳이 우병우 변호사를 쓰기로 한 것은 국민을 졸로 보는 것이고 야당을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열흘 앞두고 청와대가 우 변호사를 민정비서관으로 내정한 소식이 전해졌을 때다. 한 야당 중진의원이 격하게 쏟아낸 말은 야당내 분위기를 대변했다. 우 변호사는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 1과장으로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했다. 노 전 대통령은 수사 도중 바위에 스스로 몸을 던졌다. 이로 인해 검찰총장과 중수부장이 줄줄이 사표를 냈지만 우 변호사는 승승장구 검찰 요직을 두루 거쳤다. 다만 2013년 검사장 승진에서는 발목이 잡혀 검찰을 떠났지만 불과 1년 만에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바로 그 우 민정비서관이 지난 23일 청와대 인사에서 민정수석으로 승진했다. 같은 날 내각 인사에서 여당 원내대표가 국무총리로 내정됐다.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완구 총리 내정자 발탁 이유에 대해 "그동안 야당과 원만히 협조해서"라고 설명했다. 당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30%까지 추락하자 급하게 내놓은 수습책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레임덕 조짐이 조기에 나타난 데다 정권 말기로 갈수록 야당세가 강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절한 총리감'을 택한 셈이다. 하지만 총리 인사의 취지는 우 민정수석 인사로 인해 빛이 바랬다. 야당을 존중했다면 있을 수 없는 청와대 인사였다.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항명사태 뒤에는 당시 민정비서관이던 우 민정수석과의 갈등이 있었다는 말도 있다. 우 민정수석이 비서관 시절부터 핵심실세였다는 의미다. 야당과 결코 화합할 수 없는 실세라면 불안의 씨앗은 이미 싹이 튼 셈이다. '우병우 카드'가 레임덕을 앞당겼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15-01-26 18:17:20 송병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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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십보일배를 보면서

[기자수첩]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십보일배를 보면서 "저희를 투명인간 취급하지 마십시오. 저희 얘기에 관심을 갖어 주십시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카트'의 여주인공 선희(염정아)가 던진 대사다. '카트'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이야기를 소재로 다뤘다. 22일 SK브로드밴드에 간접 고용된 비정규직 인터넷, IPTV 설치·수리 기사들이 나선 을지로 십보일배 현장에서도 그 같은 이야기가 들렸다. 새해가 된지 20여일이 지났지만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은 그대로다. 다단계 하도급을 통해 고용된 개통, 철거 기사들은 SK브로드밴드를 위해 일하고 있다. 그러나 계약 만료기간이 다가올 때 마다 고용승계의 불안을 겪고있다. 근로계약서상의 근로시간은 무시되고 있고 시간외수당은 일괄적으로 정액지급 하는 등 불합리한 조건이 많다. 또한 근로 계약도 하청업체에서 서류작성 없이 구두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사실 현행법상 용역, 외주화가 불법은 아니다. 다만 다단계 하도급의 고용구조 및 근로계약 형태가 사용주들의 책임을 쉽게 회피 시킬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들의 사실적 사용자는 원청 SK브로드밴드지만 노조는 교섭도 제대로 못해보고 양측의 입장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파업을 시작한 전국의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1100여명이다. 이들은 다단계 하도급의 구조 개선, 고용안정 보장, 노동조합 활동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1시 부터 시작한 2㎞의 행진이 4시 40분에 끝났다. 십보일배를 하며 그들은 간절히 바랐을 것이다. 올해는 고용이 안정화 되길,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지길. 영상의 기온이었지만 십보일배 현장의 아스팔트는 차가웠다.

2015-01-24 16:17:04 황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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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엔터운서' 시대?…아나운서 정체성 정해야

아나테이너라고 불리는 연예인형 아나운서가 눈에 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아나운서를 언론인으로 본다. 아나테이너가 사회에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언론인의 역할과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아나운서의 정체성을 둘러싼 논란은 9년 여 전부터 꾸준히 있었다. 예능프로그램 MC가 아닌 고정 게스트로 활약하면서 아나테이너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자사 아나운서의 프리 선언이 잇따르자 각 방송사는 언론인다운 아나운서의 모습을 다시 지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활약을 보면 '엔터운서'라 할 정도로 역할이 주객전도됐다. 오정연·이슬기 ·정지원·정다은 KBS 아나운서들은 지난해 연말 시상식에서 씨스타 '터치 마이 바디'를 불렀다. 무대 의상까지 따라 하며 핫팬츠도 불사하는 열정을 보였다. 장예원 SBS 아나운서는 수영선수 박태환과의 열애설로 대중에게 각인됐다. 아나운서의 본질인 진행 실력보다 파격 의상, 열애설이 더 부각된 셈이다. 방송 후 '뉴스 진행자가 아니면 상관 없다' '아나운서의 품위를 잃었다'는 의견이 대립했다. 아나운서의 정체성은 종합편성채널 뉴스가 신뢰도를 얻으면서 더 혼란스러워졌다. 남자 기자·여자 아나운서가 한 팀인 지상파 뉴스 앵커의 조화가 무너진 것이다. 시청자도 외모보다는 내용이 꽉찬 뉴스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 이 같은 시대 변화에 한 종편은 자사 아나운서들을 기자직으로 전환시켜 사실상 아나운서 부서를 해체시켰다. 아나운서라는 직업군이 위태롭다. 아나운서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시청자와 TV 속 세상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돼야 한다. 전문 진행자로의 본질을 돌아보고 정체성을 확립할 때다.

2015-01-22 13:33:39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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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땅공회항, 대한항공 직원은 뭔 죄?

[기자수첩]땅공회항, 뒤처리는 누가하나? "니들이 고생이 많다." 2009년 인기있던 개그 코너의 유행어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진짜로 고생이 많다.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은 '땅콩'때문에 비행기를 회항시켰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조 전 부사장은 사태 수습을 잘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그들의 고생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12일 조 전 부사장이 국토교통부 조사에 출석할 때 사측은 다수의 직원들을 투입해 현장을 통제시켰다. 직원이 보디가드인가 싶었다. 조 전 부사장 같은 재벌 3세의 일탈로 인한 직원들의 뒤처리가 처음은 아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조카이자 신준호 푸르밀 회장 장남 고 신동학씨의 음주운전사고, 마약, 폭행,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촌 최철원씨의 '맷값 폭행',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차남의 '보복 폭행' 등 크고 작은 사고를 수습하기 위한 그룹 직원들의 고생은 줄 곧 있었다. 사고 치는 사람, 수습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셈이다. 이 그룹은 주주들은 그 만큼 회사를 위해 노력할 기회 비용을 잃어 버리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그들은 책임지지 않는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대한항공과 한진칼 두 상장사의 시총은 2359억원 감소했다. 유가하락이란 호재 속 주주들은 씁쓸할 따름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4년 대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을 보면 SK, 현대중공업, 삼성, 한화, 현대 총수 일가 지분율은 각각 0.5%, 1.2%, 1.3%, 1.9%, 2.0%다. 지분에 비해 그들의 영향력은 과하다. 재벌 3세의 일탈에 직원들이 주주들의 이익은 뒤로한 채 뒤치다꺼리를 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회사의 브랜드를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해야할 직원들이 쓸데없는 고생을 하고 있어 안타깝다. 주주들의 잃어버린 기회비용은 보상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황찬수 수습기자

2015-01-21 17:57:38 황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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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삼성맨'이고 싶다는 사람들

그들은 영원한 '삼성맨'이고 싶은 눈빛이었다. 한화그룹으로 매각이 진행 중인 삼성토탈·삼성테크윈·삼성종합화학·삼성탈레스 등 4개사 소속 노동조합 및 비상대책위가 21일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앞에서 첫 공동집회를 개최했다. 삼성토탈 노조 200여명, 삼성테크윈 지회소속 130여명, 삼성종합화학·삼성탈레스 직원 70여명 등 총 400여명은 한 목소리로 매각 저지를 요구했다. 노조는 공동 성명서를 통해 그들이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희생양"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자산 20조원이 넘는 4개 회사를 1조9000억원에 매각하는 일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가 없다"고도 했다. 11월 삼성이 4개사를 매각했을 때 업계와 언론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세계의 기업과 경쟁할 대기업이 '선택과 집중'을 위해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는 것이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테크윈의 실적은 삼성그룹 내에서도 저조한 평가를 받고 있어 삼성으로서는 골치였을 터다. 한편 한화그룹은 이들을 인수해 방위 산업과 석유화학 산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전체적인 평가다. 재벌기업 3세들의 경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본인이 이끌 기업의 색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보기도 했다. '빅딜'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사람'이 간과된다는 것이다. 매각이 결정된 삼성 4사의 직원 8700여명은 아무런 사전 통보도 없이 한화 사람이 됐다. 기업의 합리성과 효율성 앞에서 노동자들의 운명은 가볍게 움직였다. 직원들의 항의는 당연하다. 삼성은 정년이 60세, 한화는 58세다. 매각 사실도 몰랐던 직원들은 그들이 일할 수 있는 2년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됐다. '삼성맨'으로 누리던 자부심과 복지도 놓아야 한다. 삼성테크윈 노조는 삼성미래전략실과 직접적인 대화를 원하지만 삼성미래전략실은 "이미 매각된 회사의 직원과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때는 삼성을 위해 울고 웃었던 '삼성맨'들의 목소리가 서초동을 울렸지만 답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양소리 수습기자

2015-01-21 17:49:28 양소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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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만찬장 밖 삼성 하청 노동자들의 설움

산업화는 전통을 바꾼다. 농삿일에 흥을 돋우던 농악은 1970년대 산업화와 함께 '사물놀이'로 변형됐다. '전통주'의 모습도 변했다. 집집마다 담가놓고 맛을 뽐내던 빚은 술은 예쁜 병이 담겨 판매된다. 전통의 산업화다. 19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그룹 신년행사에도 산업화된 전통이 등장했다. 6시부터 열린 만찬행사는 '미래삼성'을 엿본다는 의미가 있어 오너일가의 말, 제공된 술과 선물 등 면면이 이슈가 된다. 건배주로는 복분자주가 올랐다. 축하공연은 사물놀이패가 맡았다. '고용' 역시 산업화가 가속되며 모양이 변했다.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행사장 밖. 삼성전자서비스 센터 해고 노동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그들은 호텔 입구에서 "이재용이 책임지라"고 외쳤다. 삼성 마크를 달고 일하지만 애프터서비스(AS) 기사들은 삼성과 도급계약을 맺은 '협력사' 소속이다. 법적으로 삼성은 책임이 없다. 그러나 진정 삼성과 무관한가.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원청인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인 서비스 센터의 채용계획을 수립하고, 실적평가를 해왔다. 합법적 도급이라면 업무가 완벽히 독립돼 있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역시 "위장도급이 우려된다"는 문건을 작성하기도 했다. 자신을 고용한 이가 누군지도 모르고 일하는 노동자가 생겼다. 전통시대엔 없었던 일이다. 하도급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기본 권리마저 침해당하는 상황이라면 문제가 된다. 이재용 부회장의 건배사는 "열심히 도전하자"였다. 그의 도전 뒤에는 삼성마크를 달고 'AS의 삼성'을 지켜주는 노동자가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2015-01-20 14:15:34 양소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