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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귀뚜라미편에서 영세업자 두 번 울리는 동반위

동반성장위원회가 산업용 펠릿 보일러 영세사업자들을 두 번 울렸다. 지난해 업계 최대 이슈였던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을 불발시켰고, 올해에는 국고보조율과 유가 하락 등으로 이중고를 겪는데도 여전히 대기업인 귀뚜라미의 편에 서서 상생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넥스트에너지코리아와 규원테크 등 중소 펠릿보일러 제조업체 7곳은 지난해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과정에서 합의사항이었던 귀뚜라미의 유통망 확대, 공격적 마케팅 등을 동반위에 요청했지만 조정에 실패했다. 영세사업자들은 계속된 합의 난항에 이달 초 동반위 사무실이 있는 서울 구로동 키콕스벤처센터 앞에서 생존권 확보 요구하며 귀뚜라미의 시장 철수를 외쳤다. 이들은 100억원에 불과한 시장에서 귀뚜라미가 거대 자본과 350개가 넘는 전국 유통망을 기반으로 덤핑에 가까운 할인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귀뚜라미가 제대로 된 AS서비스 제공하지 않아 소비자들이 등 돌리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자들의 고충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계속해서 축소되는 정부 예산과 국고보조금 때문에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산업용 목재펠릿보일러 예산은 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억 원보다 40% 축소됐다. 국고보조금 역시 지난해까지 50%였으나 올해에는 30%까지 20% 감축됐다. 동반위 관계자는 "펠릿 시장도 다른 품목들처럼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선정될 수 있도록 양측의 의견 조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한 관계자의 말대로 시장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중소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게 정답이다. 상생취지로 만들어진 동반위가 귀뚜라미를 도와주는 것은 설립취지와도 어긋난다.

2015-04-24 06:00:00 박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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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페르노리카, 총파업 진짜 이유

위스키 임페리얼로 유명한 주류 업체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직원들이 21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갔다. 페르노리카가 2005년 우리나라에 진출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파업 이유는 노동조합 측과 사측과의 임금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페르노리카 노사는 12차에 걸쳐 협상을 벌이고 지난 20일 자정까지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절차도 거쳤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8% 임금 인상을, 회사는 1.5%를 고집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가 파업을 하는 진짜 이유는 사측이 노조에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노조는 지난달 26일 경기도 양평 코바코연수원에서 비상 임시 총회를 열고 쟁의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97.1%의 조합원이 참석해 95.4%가 쟁의활동에 찬성했다. 현재 노조에 가입된 조합원은 총 174명이다. 김귀현 페르노리카 노동조합위원장은 "쟁의활동 찬성률이 95.4%나 나올지 상상조차 못했다"면서 "임금 인상도 있지만 그만큼 직원들이 경영진에 대한 실망이 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측은 위스키 시장이 침체되고 어려워지고 있다며 지난 2년간 임금협상에서 1.5% 수준의 인상률만 제시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본사 임원들은 승진과 함께 배당잔치를 벌였다. 이번 협상에서도 사측의 성의 있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장 마누엘 스프리에 대표는 임금협상이 12차까지 진행될 동안 한 번도 협상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권고한 집중 교섭 기간에도 약 2주간 해외 출장을 떠나는 등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노사간 임금협상은 교섭위원이 진행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노사가 만나서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데에 대표가 따로 있을 수 없다. 특히 총파업과 같이 경영 손실을 줄 수 있는 사안은 대표의 책임과 직결되기 때문에 대표가 협상에 나서기도 한다. 장 마누엘 스프리에 페르노리카 대표는 무능한 경영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기지 말고 지금이라도 노조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회사의 주인이 임직원이라고 생각한다면 말이다.

2015-04-22 05:30:00 정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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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언론보다 팬 선택한 '어벤져스2' 내한 행사

해외 스타의 내한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항상 이런 반응이 올라온다. "'두 유 노우 김치?' '두 유 노우 강남스타일?' 같은 질문만은 제발 하지 말아 달라"는 글이다. 실제로 해외 스타의 내한 기자회견에서는 한국에 대한 질문이 빠지지 않는다. 한국에 온 소감부터 한국에 대한 인상, 한국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등에 대한 질문이다. 이유는 하나다. 소위 말하는 기사의 '야마'로 이보다 좋은 것은 없기 때문이다. 휴 잭맨이 한국에 와서 아무리 울버린에 대해 이야기한들 '강남스타일'의 말춤을 추는 것이 화제성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외국의 스타들에게 큰 관심이 없는 독자들에게는 나름의 의미가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팬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해외 스타들이 한국에 어떤 관심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다. 쉽게 만날 수 없는 스타인만큼 보다 깊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두 유 노우 강남스타일?'은 해외 스타를 대하는 기자와 팬 사이에 존재하는 괴리감의 표현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17일 열린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의 내한 행사는 팬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레드카펫 행사를 지켜본 기자 입장에서는 팬들의 들뜬 분위기가 조금은 부러웠다. 그들은 진심을 다해 스타들을 환영했고 스타들도 이들의 뜨거운 환대에 진심으로 화답했다. 토크 타임에서도 영화 속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여러 차례 내한 행사에 실망했던 팬들에게 '어벤져스2'의 내한 행사는 간만에 기억에 오래 남을 행사가 됐다. 그러나 정작 언론을 대상으로 한 행사는 아쉬움을 가득 남겼다. 이날 오전에 진행된 기자회견은 영화의 화제성을 증명하듯 여느 때보다 많은 기자들이 모였다. 그러나 기자회견은 포토타임을 포함해 40여분 만에 끝났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주고받을 수 없었다. 평소 내한 행사 직전에 언론시사회를 갖는 것과 달리 '어벤져스2'는 기자회견 직전 20분 분량의 하이라이트 영상만을 공개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애초부터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주최 측만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스타들은 유난히도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쏟아냈다. 특히 한국을 여러 차례 찾았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크리스 에반스는 영화 이야기보다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더욱 많이 했다. 그것은 어쩌면 지난 내한에서 한국 기자들이 영화보다 한국에 대한 질문을 더 많이 한다는 것을 이미 경험해봤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언제까지 해외 스타들에게 한국에 대한 질문만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때다.

2015-04-20 17:51:5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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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심되는 KBS 언론관

공영 방송 KBS의 언론관이 의심된다. 전국 언론인 노동조합 KBS 본부는 온라인 사이트 일베(일간베스트) 기자 고용에 항의 중이고, KBS 예능 홍보팀은 '뮤직뱅크' 관련 시혜성 문자 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내 공식 사과했다. 일베 기자 고용 논란의 경우 법조계에서도 "임용 취소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KBS 경영진은 해당 기자가 4월1일 정식 임용된 이후에도 묵묵부답이다. KBS 노조 본부는 "해당 기자가 SNS에 올린 글을 보면 보편적인 정서가 아닌 반사회적인 수준이다. 공영 방송 기자로서 자질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입장을 전했다. 그동안 일베는 일반인이 납득할 수 없는 발언과 행동을 해 비난 받았다. 방송엔 일베 사이트에서 만든 로고, 특정 어구가 이미지로 등장하고 시청자는 제작진에게 항의했다. 그러나 논란과 사과만 반복될 뿐 문제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최근엔 세월호 희생자, 특정 지역 비하 글을 올린 일베 회원에게 징역1년 실형을 확정 선고하며 사법부 차원의 조처가 이뤄지고 있다. 일베를 둘러싼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렸던 몇 년 전과 시대 흐름이 바뀌었는데도 KBS는 요지부동이다. KBS 홍보팀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뮤직뱅크 인 하노이' 기사를 써주는 기자들 중 한 명에게 '뮤직뱅크' 출연 가수와 제작진의 인터뷰 기회를 주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특히 출입 기자 중에도 해당 메시지를 받지 못한 경우가 있어 지극히 개인적이고 위험한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홍보팀은 공식 홈페이지에 "담당자가 홍보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 일부 정제되지 못한 표현을 했고 마치 취재에 조건을 내걸고 제한을 두는 듯한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차후에 이런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념하겠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적극적인 홍보는 홍보 직원의 주 업무다. 그러나 기자를 KBS의 앵무새로 보는 잘못된 언론관이 내재돼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또 비뚤어진 세계관을 지닌 기자가 전하는 KBS 뉴스는 과연 신뢰할 만한 지 묻고 싶다.

2015-04-19 13:36:41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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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취업철, SSAT·HMAT에 낙담한 모두의 건투를 빈다

꽃게가 제철을 맞았다. 어획량 감소로 가격이 40%나 올랐다는데 판매량은 30%가 늘었단다. 여기 또 제철을 맞은 이들이 있다. 일명 취준생, 바로 취업준비생들이다. '취업철'을 맞긴 했는데 공급과잉과 수요부족으로 몸값도 판매량(?)도 도통 늘지 않는다. 꽃게가 부러울 지경이다. 지난 주말 몸값 좀 쳐주는 두 회사의 '입사고시'가 있었다. 얄밉게도 재계순위 1,2위 기업인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인적성검사는 몇 해째 같은 날, 혹은 하루 차이로 실시되고 있다. SSAT(삼석직무적성검사)냐 HMAT(현대인적성검사)냐 결단을 내려야 한다. 취준생은 머리를 굴린다. 삼성은 서류전형에 탈락자가 없어 SSAT를 보는 인원이 약10만명 수준이다. 경쟁률이 높다. 그러나 허수도 많다. 현대차그룹은 서류로 한 번 걸러진 이들 1만명이 응시하니 싸워야 할 적수가 적다. 하지만 허수도 적다. 알겠지만 그 결단은 그저 결단일 뿐. 당일 시험장에선 더욱 혹독한 진빼기가 시작된다. 올해 SSAT에는 상식영역에서 경제·역사 문제가 60%나 출제됐다. 한 지원자는 "삼성은 사학자를 뽑아서 스마트폰을 파나보다"며 볼멘 소리를 냈다. HMAT에는 이공계생도 풀기 힘든 공간지각 영역 문제가 나왔다고 한다. 카이스트 출신의 멘사 회원이라는 지원자 한 명은 "멘사 문제만큼 어려웠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또 이 야박한 이들은 다음 기회도 잘 주지 않는다. 삼성이 주는 SSAT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딱 세 번뿐이었다. 상반기, 하반기 두 번 낙방했다면 삼성은 갈 수 없는 회사가 된다. HMAT도 두 번 이상 떨어진 지원자라면 현대차그룹 입성을 포기해야 한다는 게 취준생들의 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터넷엔 'SSAT 특강', 'HMAT 쪽집게 스터디'가 판을 친다. 이달 말 SSAT와 HMAT 합격자가 발표된다. 탈락의 고배를 마신 이들의 낙담의 시간이 시작될 터다. 헌데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만 회사랴. 어딘가 누군가는 당신이 필요하다 하는 날이 올터다. 너무 낙담치 않기를. 그리고 모두의 건투를 빈다.

2015-04-17 06:00:00 양소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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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사에 멘트한 교수 압박하는 대기업의 힘

산업부에 와서 대기업의 막강한 힘을 실감하곤 한다. 최근 일이다. 대형 플랜트 사업을 영위하는 H사에서 근로자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아 안전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기사를 썼다. 기사 말미에는 전문가 의견으로 관련학과 교수의 멘트를 달았다. 내용은 업계 전반적인 차원에서 안전시설 확충과 안전교육 강화를 통해 근로자의 안전의식을 고취시켜야 한다는 일반적인 것이었다. 민감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멘트에 H사의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다. 기사가 나간 다음날 아침 교수로부터 전화가 왔다. H사와 대학이 양해각서를 체결한 관계인데 왜 그런 내용의 멘트가 나갔냐고 사측과 학교에서 압박이 들어온다는 것이었다. 해당 학과 학생들은 H사가 취업을 하는 일터고, 회사와 대학 양측에서 책임을 지라고 해 곤란해졌다는 내용이다. 데스크와 상의 후 연락하겠다고 한 뒤에도 교수는 일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기사 수정을 촉구했다. 전날 취재차 통화할 당시 교수와는 안전에 대한 문제의식과 이에 대한 조언에 뜻을 같이 했었다. 또 배려 차원에서 H사를 멘트에 넣지 않고 업계 전반으로 가겠다는 데 동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언짢아하는 H사의 영향력에 두 사람은 서로 미안해졌다. 기사는 결국 데스크와 논의 끝에 취재원 보호 취지로 수정됐다. 교수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산업부에 와서 대기업의 막강한 힘을 실감하곤 한다. 일반적인 지적이나 비판조차 수용하지 않는 그들의 문화에 놀라곤 한다. 구멍가게 주인들이 무너져 대형마트 직원으로 들어가는 시대다. 청년들은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기를 쓰고 열심히 공부한다. 대형마트와 동네수퍼가 공존하는 사회, 제과회사와 수제빵집이 상생하는 나라를 바라는 건 대기업 입장에서는 생각의 죄에 걸리는 일일까.

2015-04-16 06:00:00 이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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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성기 그리기' 논란에 가려진 민낯

[기자수첩] '성기 그리기' 논란에 가려진 민낯 "자신의 생식기를 그려오라. 거울이나 셀카봉을 이용해도 된다." 서울 H대학교 교양학부의 모 교수가 학생들에게 과제로 이 같은 요구를 했다. 이 과제를 받고 당황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일부 학생들은 당황했고 그 감정들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토로했다. 성적 수치심을 느꼈고 이로 인해 과제를 거부하고 싶다는 것. 일부 게시판에서는 갑론을박까지 오고갔다. 대부분 과제를 내준 교수를 궁지로 몰았고, 일부는 학교 망신이라며 학생을 비난했다. 내용을 접한 학교 내 상담센터는 "해당 교수에게 사실을 확인한 뒤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해당 교수는 자기 몸의 소중함과 성적 자기 결정권, 주체성 등을 논하기 위한 과제라고 항변했다. 내 몸에 대해 알아야 다른 이의 몸도 소중하다는 것을 안다는 얘기였다. 유럽 교육권에선 성의 소중함을 일깨운다는 취지로 종종 이 같은 과제를 내준다. 우리나라도 초기 단계지만 이 같은 시도를 하고 있다. 일례로 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에선 만든 워크북 '명랑 성생활백서' 한켠에 '성기 그려보기' 코너가 마련돼 있다. 성기도 다른 신체부위처럼 소중하기 때문에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이들이 언급한 것처럼 성적 주체성, 자아 알기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논란의 핵심은 학생과 교수간의 소통부족이었다. 강의실에서 사회적 공감대 형성 내지 과제의 함의(含意)를 파악할 정도로 교수-학생 간 신뢰도가 높았다면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해당 과제가 비단 이 학교에서만 출제된 유일무이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교수와 학생, 학교 모두 처신을 하는데 있어 미흡했다. 교수는 과제 의도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했고, SNS에 맥락 없는 글을 올린 학생들은 성숙하지 못했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학생의 말에 집중하면서 미처 교수의 의중을 살피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교수는 배제됐고 이상한 과제를 낸 교수로 낙인이 찍혔다. 성은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이 학교에서 공론장에 무언가 올려야 한다면 그건 성보다 소통이 우선 되야지 싶다.

2015-04-14 14:55:32 연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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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성완종의 죽음을 부른 '딜(Deal)'

[기자수첩] 성완종의 죽음을 부른 '딜(Deal)' 검찰 수사를 받던 한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영장실질심사를 하루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어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세상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 그가 주검으로 발견된 뒤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고 안에서 '리스트'가 나왔다. 자원외교 비리 수사를 받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성완종 게이트'에 대한 얘기다. 죽기 직전 한 인터뷰가 공개되자 세상은 발칵 뒤집혔다. "오만 것까지 다 뒤져서 가지치기 해 봐도 또 없으니까 1조원 분식회계 이야기를 했다. 저거(자원 개발)랑 제 것(횡령 등)을 딜(Deal·거래) 하라고 그러는데 내가 딜할 게 있어야지요." 성 전 회장의 육성이 공개되자 화살은 검찰로 쏠렸다. 원하는 진술을 확보할 때까지 본래 혐의와 직접 관련이 없는 증거로 압박하는 '별건 수사'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실제 그랬다. 지난달 18일 경남기업을 압수수색할 때까지만 해도 검찰은 '성공불융자금 수사'에 방점을 뒀다. 하지만 일주일 뒤 횡령과 분식회계 등의 혐의가 추가되면서 수사가 기업전반으로 확대됐다. 예정대로 구속수사가 이뤄졌다면 정관계 로비로 판이 커지는 전형적인 별건수사 흐름이 될 뻔한 셈이다.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4년 3월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수사를 받을 때도 인사 청탁 건이 결부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있었다. 최근엔 검찰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공격한 김기종(55)씨에게 북한 지령 등 배후설을 지목하기도 했다. 방산비리에 대해 감사 중인 감사원도 국방부 영관급 이상 현직 장교뿐 아니라 전역한 지 수년 된 사람들의 자료까지 가져가 기약 없이 쌓아두고만 있다는 말이 들린다. 모두 수사가 난관에 봉착하면서 변질된 케이스다. 오기(傲氣) 섞인 '부패와의 전쟁'이 결국 또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셈이다. 검찰에게 지금 당장 중요한 건 '외과 수술식' 수사가 아니다. 그들에겐 단식으로 오류를 배출해내는 '종합검진식' 반성이 필요하다.

2015-04-13 17:27:41 연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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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갤럭시S6 잘 팔리는 데 팔았다는 분량이?

삼성전자가 내놓을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의 판매 수치가 궁금해진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가 전 세계에 공개됐을 때 국내 언론은 물론 외신도 무차별적 찬사를 보냈다. 출시와 동시에 스마트폰 시장 판도를 뒤흔들 분위기 같았다. 삼성전자 고위 임원들 역시 "갤럭시S6의 성공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3월 24일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갤럭시S6 엣지로 촬영한 사진을 보여주며 "카메라 화질이 참 좋다"며 간접적으로 제품의 우수성을 알릴 정도로 마케팅에 집중했다. 출시 당일(10일) 국내 언론사들은 갤럭시S6 엣지 품귀현상이라는 제목과 유사한 느낌의 글을 쏟아냈다. 또 당초 5000만대 안팎에 예상하던 증권가들은 출시 당시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며 7000만대까지 판매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9일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갤럭시S6 엣지가 반응이 좋아 수요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견고하게 만드는 게 쉽지는 않다"며 "당분간은 공급 에러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신 사장의 바램(?) 처럼 갤럭시S6 엣지의 물량 부족 현상은 현장서는 느낄 수가 없다. 막대한 비용을 지원하며 공짜로 풀린 미국이나 유럽 시장은 예외일 수 있지만 국내에서 만큼은 품귀 현상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지난 주말(11일~12일) 서울 영등포역과 왕십리역에 위치한 대리점 몇 곳을 현장 조사한결과 갤럭시S6 엣지 골드 32GB를 제외하고 모든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왕십리역 인근 대리점 관계자는 "갤럭시S6 시리즈 출시 첫날 저희 매장은 10대 정도의 물량을 확보했고 주변 대리점도 비슷한 수준으로 받았다"며 "출시 첫 주말이라 물량 부족사태를 걱정했지만 아직 6대가 남은 상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최근 '갤럭시S6·S6엣지 품귀현상'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 "제품 물량이 있는데 어떻게 품귀현상이라고 할 수 있죠?"라고 반문했다.

2015-04-13 06:00:00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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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빗장 풀린 카드사, 문 열고 나가야

신용카드사의 업무에 빗장이 풀렸다.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부수업무를 '네거티브화(포괄주의)'로 본격 추진키로 한데 따른 것이다. 지난 8일 금융위원회는 신용카드사가 자유롭게 부수사업를 할 수 있도록 규제방식을 바꾸고, 일종의 '사전 면제부' 제도인 비조치의견서도 카드업계에 전달했다. 앞서 비씨카드가 아파트 관리비 출금 등 전자고지결제업을 부수업무로 영위해도 되냐며 의견을 구하자 이를 문제삼지 않을 것이라 답한 것이다. '비조치 의견서'는 금융회사가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할 때 금융당국에 가능 여부를 물으면 가부를 알려주는 제도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카드사 부수업무도 확장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올 상반기부터 카드사들은 개인 간 송금과 크라우딩 펀딩부터 광고대행, 세금환급, 휴대폰, 자동차 판매대리점 사업도 할 수 있게 된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정한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는 진출하지 못한다는 조건이 달렸지만 신용카드사 부수사업 업종규제 사실상 없앤 셈이다. 이에 대해 카드사에서는 두팔 벌려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이미 포화상태에 달한 카드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한 여전업계 관계자는 "(부수사업을) 검토하는 단계로 각 카드사별로 TF를 만드는 등 새로운 업무 범위나 형태, 수익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부수업무가 어느정도 수익개선을 이뤄낼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미 카드사들이 시행 중인 여행, 웨딩 등의 부수업무의 경우 대부분 서비스 일환으로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익을 내기 위해 유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 임무와 비슷한 업종을 영위하는 소상공인, 고객의 반발 등 난관도 따른다. 실제 최근 한 카드사가 시작한 상조 서비스에 "뭐 그런 것 까지 하냐"는 얘기가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카드사에서는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 단 경영지속성을 이어가기 위해선 부수업무를 무조건 시작하기 보다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 확대해 나갈지 금융당국과 카드사 모두 고민해야 한다. 열린 빗장이 '성장동력'이라는 문을 열어 주지는 않는다. 빗장을 푼 이후가 더 주목되는 이유다.

2015-04-09 15:57:06 백아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