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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유럽 금리인하, 남의 일 아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경기부양을 위해 적극적인 양적완화 카드를 꺼냈다. ECB은 지난 5일(현지시간)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25%에서 0.15%로 인하했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시중은행이 ECB에 맡기는 하루짜리 초단기 예금금리를 현행 0%에서 -0.1%로 내렸다는 점이다. 초단기 예금금리를 마이너스대로 내린 것은 세계 주요 중앙은행 가운데 처음이다. 이에 따라 유동성을 쥐고 있는 유로존 은행들은 ECB에 돈을 맡기면 오히려 손해가 나 가계와 기업에 대출을 확대할 수 밖에 없다. 마이너스 금리는 기업·가계에 자금을 제공하지 않고, ECB에 쌓아두는 은행에 벌칙을 가해 경제 전반에 돈이 돌게 하려는 ECB의 고육책이다. 이는 다시 말해 유로존 경제가 경기침체에 가까운 위기 상황임을 보여주는 것. 유로존도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실제로 유로존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0.5%로 8개월째 0%대 그쳐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필요할 경우 추가 금리 인하는 물론 미국식 양적완화까지 단행하겠다고 강하게 피력했다. ECB의 이번 결정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한국은행 역시 국내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한은은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이후 12개월 연속 금리를 연 2.5%로 동결해 왔다. '금리를 인상할 수도, 내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내세우며 뾰족한 대책 없이 시간만 지나갔다. 강 건너 불구경만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지금, 한은이 보여줘야 할 것은 말이 아닌 구체적인 '액션'이다.

2014-06-08 14:40:30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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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신머리 없는 토니모리'

지난달 2일 토니모리 홈페이지에서 고객 개인정보 50만 건이 유출됐다. 이 회사는 9일이 돼서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피해 사실과 내용, 보상 방침을 포함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기자는 몇 차례에 걸쳐 토니모리 측에 앞으로 어떻게 보안 체계를 정비해 재발 방지에 노력할 것인가에 대해 문의를 했다. 하지만 이 회사로부터 답변을 듣기까지 한 달여를 보내야 했다. 그나마도 '재발 방지를 위해 보안업체를 다시 선정하고 전반적인 시스템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며 '자세하게는 모른다'는 대답이 전부였다. 게다가 "이런 사실에 대해 발표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며 공개적으로 설명할 계획도 없다"는 '나 몰라라' 식의 무성의가 전부였다.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는 당장 나타나지도 않는다. 발생 후 소비자는 해당 업체 측에 과실이 있었다고 규명하기는 더욱 어렵다. 이로 인해 유사 사고가 일어났을 때 해당 업체들은 사과만 하면 모든 수습이 끝나는 것으로 치부하고 만다. 토미노리 측도 예외는 아니었다. 반면에 지난 4월 중순 비슷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난 스킨푸드 측은 유출 경위와 범위, 향후 대책에 대해 지속적으로, 성의 있게 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똑같이 잘못을 저질렀어도 그 이후의 대처에 따라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거나, 완전히 잃어버릴 수도 있다. 그것이 바로 올바른 위기관리일 것이다.

2014-06-01 13:27:41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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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관예우'에 발목 잡힌 '국민 검사'의 퇴장

전관예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28일 자진 사퇴했다. 이로써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민심 수습책으로 내놓은 '안대희 국무총리' 카드는 실패로 돌아갔다. 세월호 참사의 대응 미숙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총리의 후임으로 지명된 안 전 대법관은 정부 기강을 바로 세우고 개혁을 추진할 총리 후보로 기대를 모았다. 역대 정권에서 권력형 비리를 파헤치며 대쪽 이미지의 '국민 검사' 칭호를 얻었고,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청렴성'이 강한 사람으로 꼽혀 왔다. 하지만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뒤부터 흠집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난해 변호사 개업 후 고액 수익 논란, 전관예우 의혹 등이 드러나면서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무엇보다 5개월에 16억원, 하루 1000만원 꼴로 벌어들인 그의 수입 문제를 사전에 걸러내지 못한 청와대의 어설픈 인사검증 시스템의 문제가 논란을 더욱 키웠다. 그동안 '수첩인사', '밀봉인사' 등 인사 관련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음에도 또 다시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는 것은 '총체적 무능정부'를 의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전 검증에서 구멍을 드러낸 청와대는 더 이상 도마 위에 오르지 않기 위해 새 총리 후보 선정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라는 점을 기억하고 기존 방식을 밑바닥부터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2014-05-29 09:48:03 조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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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한없이 천박한 '무한도전' 홍철아 장가가자 특집

지난주 MBC '무한도전'은 '홍철아 장가가자'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노홍철은 나이가 어리고 키가 큰 여성이 이상형이라고 밝혔다. 1979년생인 노홍철은 또래나 연상의 여성은 아이를 낳기 힘들다고 말하며 거절했다. 멤버들은 홍철의 이상형을 찾기 위해 흩어져 가로수길로, 의대로, 또 여대로 향했다. 그리고 노홍철의 기준에 부합하는 여성이 보이면 "소개팅 하실래요?"라고 말하며 명함을 찔러 넣었다. 이 모든 과정은 즉각 논란의 대상이 됐다. 첫째로 노홍철이라는 남성 한 명을 위해 조건에 맞는 특히 외적인 부분에 치중된 이상형을 찾아 다니는 모습은 현대판 세자빈 간택 과정과 다를 바 없었다. 둘째로 방송인 노홍철의 부적절한 발언이 여과 없이 전파를 탔다는 점이다. '나이가 많으면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말은 과학적으로도 확실하게 증명되지 않은 사실일 뿐더러 TV를 지켜보고 있을 수많은 30대 미혼 여성 시청자들에게 상처가 됐을만한 발언이었다. 가장 큰 잘못은 문제점이 넘쳐났던 이날 방송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기획하고 내보낸 제작진에게 있다. '홍철아 장가가자' 특집은 한 없이 가볍고 천박했으며 폭력적이었다. 하지만 방송 직후 쏟아지고 있는 비판에 제작진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결혼 조건을 따지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제작진이 '무한도전'의 영향력을 고려했다면 이 같은 불편한 내용이 전파를 타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2014-05-28 12:00:36 김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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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자리 세습' 대신 '복지 세습'

중국에서 수십 년간 유지돼 온 국유기업 자녀에 대한 채용 우대 정책이 최근 현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른바 '자리 세습'이 대대손손 이어지며 죄없는 인재들을 계속 내몰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1950년대부터 국유 기업의 직원이 정년 퇴직하거나 질병으로 일할 수 없게 되면 그 자녀가 빈자리를 채우는 제도가 시행됐다. 이 제도는 시장경제 요소가 도입되면서 86년 폐지됐다. 하지만 상당수 기업은 여전히 신규 채용 시 직원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 대다수 중국인들은 이를 자리 세습이라며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다. 공정한 시험을 통해 직원을 채용해야지 특정 소수에게 무슨 이유로 가산점을 주느냐는 것이다. 중국의 자리 세습 논란은 한국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많은 국내 대기업은 신입 사원을 뽑을 때 이력서에 가족 관계와 부모의 직업 등을 밝히도록 요구한다. 이들이 '가족 우대' 정책을 통해 임직원 자녀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가뜩이나 치열한 취업 시장에서 또다시 밀려나는 인재들만 서럽기 그지없다. 사랑하는 직원들에게 '밥그릇'을 물려 주고 싶으면 부당한 자리 대신 기업의 복지 혜택을 물려 주길 바란다.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업체 구글은 직원이 사망했을 경우 배우자에게 급여의 50%를 10년간 지급하고, 자녀가 19세가 될때까지 매달 장학금으로 1000달러를 준다. 아름다운 복지 세습이 아닌가.

2014-05-27 10:27:49 조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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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카톡증권' 부작용, 사전에 철저히 방지해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하 카톡)의 운영업체인 카카오의 파죽지세가 놀랍다. 카톡을 기반으로 한 증권 애플리케이션, 일명 '카톡증권'이란 파격적인 서비스를 내놓더니, 26일엔 국내 포털사이트 업계 2위인 다음과의 합병 소식을 알렸다. 카톡증권은 카톡 친구를 맺은 사람들끼리 서로 관심 종목을 공유하고 실시간 종목 시세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앱이다. 다음 달부터는 개별 증권사들이 카톡증권 앱을 통해 실제 주식 거래를 가능케 하는 서비스도 개시될 예정이다. 게다가 카카오가 오는 10월 다음에 흡수합병 되면 시가총액만 3조4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인터넷 업체로 거듭나게 된다. '정보가 곧 경쟁력'인 사회에서 주식시장과 인터넷 검색사이트의 두 통로를 거머쥔 카톡의 발전 가능성이 기대된다. 그러나 무궁무진한 성장세 뒤에 가려진 잠재적인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노력이 동시에 필요하다. 본인만 해도 매일 카톡으로 오가는 메시지 중엔 증권가 찌라시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카톡의 이런 특성이 제대로 필터링되지 않는다면 향후 카톡증권이 자칫 잘못된 루머와 작전세력의 또 다른 놀이터로 전락하진 않을지 우려된다. 또 계정을 도용해 카톡 친구를 빙자한 사기나 요금 폭탄을 야기하는 피싱 등이 증권 서비스로 파고들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금융당국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14-05-26 16:40:40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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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프로야구 잦은 오심 이대로 괜찮을까

프로야구가 끊임없는 오심으로 길을 잃었다. 팬들의 관심도 예전 같지 않다. 올 시즌 프로야구 경기에서는 하루가 멀게 오심 논란이 지적되고 있다. 급기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비디오 판독 도입까지 검토하고 있다. 지난 시즌 오심으로 관중이 급감했던 것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KBO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잦은 오심이 나오고 있다. 잘못된 판정으로 문제가 될 경우 오심을 저지른 심판은 출장 정지 또는 제재금과 경고만 받으면 된다. 솜방망이 처벌이다 하지만 올 시즌을 위해 겨우내 준비해온 선수들에게 치명적이다. 선수들이 실책으로 점수를 내줄 경우 실수하지 않기 위한 욕심이 생기지만 심판의 성급한 판단으로 점수를 내줄 경우 팀 조직력은 순식간에 무너진다. 결국 잦은 오심으로 선수들은 '멘붕' 상태를 맞을 수 밖에 없다. 경기 후 오심으로 밝혀지더라도 결과는 절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보상받을 길이 없다는 이야기다. 유독 오심 논란으로 곤혹을 치른 한화 김응용 감독은 참다못해 최근 심판진에 강력하게 항의했고, 결국 올 시즌 첫 감독 퇴장이라는 불명예를 쓰고 말았다. 이는 팬들도 느끼고 있다. 최근 경기 도중 관중이 그라운드로 난입해 오심을 저지른 심판을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결국 KBO는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선수단과 심판진의 마찰을 줄이고 비디오 판독을 확대하는 방안을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팬들도 경기장으로 돌아올 것이다.

2014-05-25 11:37:53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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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월드컵 용품, 독성 화학물질 잡을 규제 없다?

나이키·아디다스·푸마의 월드컵 용품에서 인체 및 환경에 유해한 독성 화학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그린피스는 현재 시판 중인 이들 브랜드의 축구화·유니폼·용품 등을 조사한 결과 환경호르몬 등 독성 화학물질이 다량 검출됐다고 지난 19일 발표했다. 김혜경 그린피스 선임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아디다스와 나이키 두 브랜드는 연간 50억 달러에 달하는 전 세계 축구 용품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들은 월드컵을 아름다운 축제로 만들고자 하지만 제품 생산방식은 결코 아름답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조사 취지를 밝혔다. 특히 올해 브라질 월드컵에서 공인구로 사용될 브라주카를 비롯한 골키퍼 장갑 등에서도 유독 물질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푸마는 자사 제품들이 모든 법적 준수 사항을 따랐다는 공식 성명을 22일 내놨다.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유럽 연합에서는 축구 장갑과 축구화 같은 제품에 프탈레이트 사용 규제 제한이 없다. 우리나라도 산업부의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에 의거해 유아 및 어린이용 공산품에 대해서만 0.1% 이하로 규제하는 것 외에는 달리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규제가 없으니 준수할 사항도 없다는 업체들의 주장을 반박할 근거조차 없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 전반에 계속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반복 되서는 안 될 것이다. 독성물질 관리를 위한 정책 및 규제 마련이 시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14-05-22 14:41:09 김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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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층수 전쟁, 경제논리보다 안전이 먼저

바야흐로 층수 전쟁이 한창이다. 발표되는 각종 개발계획에는 어김없이 초고층 랜드마크빌딩이 포함되고,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도 높이 경쟁에서 빠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리모델링을 할 때 최대 3층까지 수직증축을 할 수 있도록 법규도 완화됐다. 땅덩어리가 좁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건물 층수에 민감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넓은 부지를 확보하는 것보다 높게 쌓아 올리는 게 경제성을 확보하는데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대한민국에서 경제논리로 층수에 집착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최고 높이 555m의 제2롯데월드만 하더라도 안전방재 전문기관 점검 결과 수백건의 지적사항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적인 이유로 애초 예정했던 5월 조기개장을 강행했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모를 일이다. 리모델링 수직증축도 마찬가지다. 업계에 따르면 이론적으로는 기존 아파트에서 층수를 높이더라도 안전상에는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경제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건축비를 아끼는 순간 얘기가 달라진다. 어느 산업이나 마찬가지지만 집·직장·학교 등을 짓는 건설업은 특히 사람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 건설업계 스스로 경제논리보다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2014-05-21 15:51:11 박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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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공분만 쌓는 공영방송 KBS

KBS가 침몰하고 있다. 길환영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보도국 부장단의 일괄 사퇴와 KBS 기자협회의 제작거부로 방송이 파행을 빚고 있다. 이번 사태는 세월호 침몰 사고 보도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에서 비롯됐다. 세월호 사고를 교통사고 사망자수와 비교하는 발언으로 사임한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청와대 보도 개입을 폭로하며 길 사장의 사퇴를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길 사장이 "발언이 과장·왜곡 됐다"며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금의 KBS 사태는 책임의식 결여로 빚어진 문제라는 점에서 세월호를 떠올리게 한다. 청와대의 개입이 실제로 있었는지는 추후 정확히 판명나야겠지만 KBS가 지금껏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결국 세월호 사고 유족들은 쌓이고 쌓인 분노를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발언을 계기로 터뜨렸고, 시청자들은 채널을 돌렸다. 길 사장은 이 때문이라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건의 중심에 선 청와대는 마치 남의 집 불구경하듯 침묵으로 대응해 국민의 불신을 더욱 키우고 있다. 결백하다는 증거를 제시하든지, 과오를 인정하든지 확실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지금 반성과 책임이 요구되는 건 세월호 관계자만이 아니다. 청와대와 KBS의 고위 책임자에게도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을 환골탈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2014-05-20 16:43:47 탁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