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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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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공정위 과징금 가맹점주가 환영하지 않는 사연

최근 굽네치킨은 영업지역 축소에 따른 과징금 부과가 부당하다며 공정위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에서 패소했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굽네치킨을 운영하는 지앤푸드가 2008년 12월부터 2010년 8월까지 굽네치킨 가맹점 130곳에 '재계약 선결사항으로 기존의 영업지역을 변경해야 한다'는 안내 공문을 발송했다. 이 안내공문에는 기존 영업지역의 축소가 명시됐다. 영업지역의 축소는 가맹점의 상권 축소를 의미하지만 반대로 본사 입장에서는 가맹점을 추가로 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공정위는 축소된 영업지역으로 인근에 44개 신규 가맹점이 들어서면서 기존 가맹점의 60%에 달하는 79곳의 매출이 감소했고 10개가 폐점했다며 과징금 2억9900만원을 부과했다. 지앤푸드는 영업지역 축소가 가맹점주들이 동의하에 이뤄졌고 해당 지역의 배달지연이 빈번했다며 과징금부과가 부당하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공정위가 결정에 힘을 실어줬다. 사실상 부당한 대우를 받은 가맹점들을 보듬은 행위로 보인다. 그러나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와 법원의 결정에 가맹점들은 시큰둥하다. 이유는 뭘까. 매출이 줄어든 가맹점과 매장을 닫은 가맹점이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와 법원의 판결로 손에 쥘 수 있는 건 없다. 과징금은 국가로 귀속되는 일종의 세금이다. 피해 가맹점이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본사에 별도로 민사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대표적인 갑질 사례로 알려진 남양유업도 과징금과 별도로 남양유업피해대리점협의회와 합의를 통해 보상금을 결정한 바 있다. 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하는 건 교통사고 가해자(본사)가 피해자(가맹점)가 아닌 경찰(공정위)에 벌금만 내고 풀려나는 꼴"이라며 "남양유업처럼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지 않는 한 점주들이 본사로부터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개별적으로 소송을 해야한다"로 토로했다. 프랜차이즈 대부분이 연매출 1000억원 미만의 기업으로 영업이익은 연간 수억원에서 수십억 수준에 불과하다. 이들에게 한해 과징금은 한해 영업이익의 상당부분을 차지할만큼 높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손실분을 메우기 위해 본사가 가맹점 공급단가를 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징금 부과 결정을 가맹점이 환영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판매가격을 인상하면 소비자들의 반발이 크지만 갑의 지위에 있는 본사가 원재료 공급가격 인상을 결정한다고 해서 당장 계약해지를 요구하는 가맹점은 드물다"며 "모든 프랜차이즈가 그렇다고 보긴 어렵지만 본사의 경영상 위기가 발생할 경우 식재료 공급가 인상이나 판촉비 인상 등을 통해 손실을 보전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정부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옳다. 그러나 약자인 피해자(가맹점주)를 위한 정책적인 배려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2016-06-17 06:16:31 유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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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무엇을 감당하시겠습니까?

[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20대 국회의 상임위 배정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상임위는 국회에 제출된 법안을 전문 분야의 위원들이 나눠 논의하는 곳이다. 의원 300명이 쏟아내는 각종 분야의 법안을 16개 전문 분야 상임위(2개 특위 제외)가 맡아 살펴본 뒤 적절성과 실효성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상임위 배치의 핵심이 전문성 살리기라는 얘기다. 상임위원장과 소속 의원들 역시 300인의 의원들로 구성된다. 그런데 20대 국회가 문을 열자마자 말썽이다. 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2년인 임기를 1년씩 나누는 '쪼개기' 편법이 등장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문성은 뒷전이 됐다. 다선 의원들이 한정된 상임위원장 자리를 나눠 갖기 위해 임기를 쪼개면서 '감투 돌려먹기'로 변질된 것이다. 이번 국회의 경우 16개 상임위 위원장 중 4명이 해당 상임위 경력이 전무하다. 임기 쪼개기로 1년 뒤 위원장이 바뀌는 것을 감안하면, 해당 상임위 경험이 전무한 위원장은 7명으로 늘어난다. 자신의 전공과 무관하게 배치된 소속 위원들도 적지 않다. 이는 특히 비교섭 단체, 초선 비례대표일수록 심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의정 경험이 없다보니 정하는 대로 가라는 식의 짬짜미가 이뤄진 것이다. 이 같은 편법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자 정진석 원내대표는 전날 "지적과 채찍질은 제가 모두 감당하고 가겠다"고 말했다. 일을 벌여놓고 예상가능한 지적과 채찍질을 감당하겠다고 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국민들로부터 매일 쓴 소리를 듣는 정치인이라면 더욱 그렇다. 정치권이 감당해야 할 것은 그 이후다. 비전문 위원장이 법안 심의를 더디게 하고, 그 결과가 폐기로 이어진다면 이건 원내대표 한 사람이 감당할 일을 넘어선다.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위원장을 맡은 경우에도 여야 이해관계에 따라 법안이 폐기되는 경우를 우리는 끊임없이 봐왔다. 법안 하나에 '단기' 위원장 4명이 개입하는 구조가 결국 법안 통과율을 낮추는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상임위 배정은 '합치'를 엉뚱한 데 적용한 결과다. 지도부와 다선 의원들간 돈독한 정치 구태가 이 같은 관행을 재현한 셈이다. 정치권이 할 일은 비판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그 방법은 전문성을 갖춘 한 명의 위원장이 2년 임기를 채우는 것, 즉 법을 준수하는 것이다.

2016-06-16 07:00:00 연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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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부·기업 미래 자동차 시장 주도할 친환경차 육성·지원 방안 모색할때

[메트로신문 양성운 기자] 정부가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내놓고 친환경차 보급을 늘려야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는 인프라 구축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친환경차 기술과 보급에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는 일본과 대조적이다. 일본은 세계 1위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는 도요타를 주축으로 혼다, 닛산과 에너지 기업, 정부가 손잡고 기술개발은 물론 충전소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와 에너지 기업은 서로 협력을 통해 충전소 확충에 집중하고 정부는 설치·운영 보조금을 지원해 주는 방식이다.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완성차 업체와 JX에너지, 이와타니산업, 도쿄가스 등 에너지 업체는 수소충전소를 전국에 확충하는 사업을 담당할 공동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들 기업은 일본 경제산업성의 '수소·연료전지 전략협의회'에서 내년 공동 법인 설립을 목표로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한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보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시장 전체 파이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일본 전역에 수소충전소는 77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오는 2030년에는 900개소로 늘릴 예정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정부가 친환경차량을 오는 2020년까지 150만대 이상 확충한다고 발표했지만 이를 위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본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현대자동차가 3년여간 28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수소전지차 '투싼ix35'를 세계 최초로 만들었지만 정부 지원은 물론 산업간 협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운영 중인 수소차충전소는 10곳에 불과하다. 이는 정부 규제도 보급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수소충전소 구축에 대한 규제로 수도권 내 가능한 요지 확보는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또 1기 구축에 약 30억원이 소요되는 고가의 구축비용 문제도 큰 과제다. 현재 국내 수소충전소 구축비용은 인건비가 높은 유럽과 미국 수소충전소에 비해 약 10억원이 비싼 상황이다. 구축비용의 저감을 위해선 부품 국산화가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수소차나 전기차 개발을 완성하더라도 충전소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으면 보급화는 사실상 힘들다"며 "충전 시설 구축을 위해 정부는 물론 자동차 에너지 업체가 한발씩 양보하고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기업들은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을 좇기보다 미래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친환경차 육성과 지원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2016-06-14 18:15:23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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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시청률 좇다 방향성 상실

이쯤되면 '막장' 제작진의 의도가 궁금해 '악마의 편집'이 잠잠하던 방송가에 최근 조작 방송설이 제기돼 논란을 일으켰다. 최근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에서는 딸만 5명을 둔 딸부잣집 사연이 전파를 탔다. 일명 '현대판 콩쥐팥쥐'라고 소개된 이 가족은 넷째 딸을 가족 구성원으로 취급하지 않고 무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출연진은 물론,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단지 예쁘다는 이유로 넷째를 시기하고 구박하는 언니들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이러한 딸들의 언행을 방관하며 묵인하는 부모의 태도 역시 일반인의 상식선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이에 방송 직후 이들 가족에게 비난이 쏟아진 것은 물론, 조작 방송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한 방송 관계자는 "조작은 아니지만, 출연자들이 카메라 앞에서 과장된 행동을 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동상이몽'과 동시간대 방송하는 KBS2 '안녕하세요' 역시 시청자의 사연으로 꾸며지는 방송이다. 6일 방송에서는 휴대폰 게임에 중독돼 갓난아기를 방치하는 남편이 출연했으며 그보다 앞선 방송에서는 아내를 하녀 취급하는 남편이 소개됐다. 아내를 향한 인격모독적인 발언과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말이 오가도 제작진은 그대로 방송에 내보냈다. 상금과 시청률을 위해서일까. 남편의 무개념 발언은 끊이지 않았고, 제작진은 방송 후 논란이 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두 프로그램 모두 대중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타협점을 찾기 위해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시청률은 올랐을 수 있지만, 한 가족을 논란거리로 만들고 프로그램의 방향은 잃어버린 지 오래다. 자극적인 소재를 좇다 본질을 놓친 건 아닌지 되돌아볼 때다.

2016-06-13 16:14:07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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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흔들리는 롯데

[메트로신문 박인웅 기자] 계속되는 오너리스크에 롯데그룹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형제간 경영권 다툼을 시작으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로비의혹, 그룹 비자금에 대한 대대적인 공개수사까지 연이어 사전이 터지면서 악재가 쉴 새 없이 몰아치고 있다. 지난해 신동주·동빈 형제 간의 경영권 분쟁에 '롯데=일본기업'이라는 인식으로 반(反) 롯데 정서가 확산되면서 불매운동까지 벌어졌다. 이후 신동빈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과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듯했지만 이번 사태로 롯데그룹이 다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말까지 나왔다. 지난 10일 검찰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는 상황에서 호텔롯데와 롯데쇼핑, 롯데홈쇼핑 등 계열사를 포함한 17곳을 압수수색했다. 그룹 측은 이번 수사의 칼날이 오너 일가를 향하고 있다는 것에 큰 부담을 느낄 것이다.한편 신격호 총괄회장은 압수수색 전날 입원했으며 신동빈 회장은 해외로 출장중이라는 사실 또한 석연치 않다. 검찰의 이번 수사는 신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이자 그룹의 상징 제2롯데월드 건립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을 것이란 추측을 낳고 있다. 이번 수사에 앞서 신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면세점 입점 대가로 수억~수십억원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마트는 자체브랜드(PB)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안전검증을 허술하게 했다는 혐의를 받아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롯데마트 영업본부장을 지낸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이 구속되면서 연말 완공 예정인 롯데월드타워의 공사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는 7월까지 상장작업을 마무리해야 호텔롯데의 상장은 현재 투자자 보호를 위한 변경신고 등 절차 이행이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신동빈 회장 주도하에 롯데케미칼은 '2020년 글로벌 톱 10 종합화학기업'을 목표로 활발한 M&A를 진행해왔다. 이번 사태로 목표에 비상이 걸렸다. 롯데케미칼 측은 인수 가격 등에 있어 이견이 발생했다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인수 철회의 직접적인 원인이 이번 검찰조사 때문으로 보고있다. 투명한 롯데를 만들겠다던 신동빈 회장의 계획은 공허한 메아리로 그칠 공산이 크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제계 5위, 1위 유통기업의 명성에 금이 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6-06-13 08:14:17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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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시와 20대 국회에 말한다

[메트로신문 나원재 기자] 최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벌어진 안타까운 사연의 책임론을 두고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재발방지책을 수립하기 위해 진상규명위원회를 가동해 사고 원인부터 외주화, 전관채용 등 지하철 안전사고를 야기한 문제를 샅샅이 들추겠다는 심산이다. 서울시는 총 15명의 진상규명위원회를 위촉하고 내달 중 결과 발표와 함께 재발방지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메트로도 시민대책위 등과 함께 진상조사단을 꾸려 구조적 결함을 조사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계에서는 도급사 문제에 파견법 개정을 갖다 붙며 노동개혁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번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면 어김없이 새나오는 재발방지책 마련이나 노동개혁은 이제 영혼 없는 소리로 들릴 정도다. 일반적으로 국내서는 도급과 파견을 아웃소싱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의식 수준은 한참 뒤처졌다. 아웃소싱은 해당분야를 직접 운영하기보다 전문가에게 맡겨 비용절감과 함께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게 목적이다. 여기서 도급과 파견은 차이를 보인다. 도급은 원청사가 일정한 기간 내에 도급사에게 해당 분야를 온전히 맡기는 것이고, 파견은 근로자에 대한 원청사의 직접적인 지휘나 감독이 뒤따른다. 이렇게 닮은 듯 다른 시스템이 혼란을 야기해 이번 사고를 두고 파견법이 거론됐다고 이해하겠다. 대신 관련 업계의 관행을 우선 뜯어고쳐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가장 큰 문제는 관련업계와 관계자들이 알면서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는 대가다. 바꿔 말하면 순수 비용절감만 목적이 돼선 안 된다는 얘기다. 사업비용을 절감하려는 원청사와 수주경쟁에서 이기려는 아웃소싱 기업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다시 수주 단가를 낮추면 피해는 근로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비용절감이 잘못이겠냐고 되물을 수도 있지만 결국 사업과 서비스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것은 업계에 발을 담근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알 것으로 사료된다. 이를 감시하고 상응하는 처벌을 내리기 위한 정책적 판단이 올곧게 서야 한다. 이는 서울시와 20대 국회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다.

2016-06-09 17:26:15 나원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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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안전의 가치'...돈과 불합리에 죽어가는 사람들

최근 대한민국은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트렌드가 확산되고도 있다. 가성비는 건설현장이나 안전관리의 현장에서도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거론된다. 서울시는 지난달 28일 발생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를 서울메트로의 관리소홀로 모든 책임을 전가시키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안전보다 돈을 우선시 하는 정책'과 '안전불감증', '전관채용'에 있었다. 가성비를 중시하면서 비용대비 효율만을 요구하는 문화가 안전문제를 촉발시킨 셈이다. 2년여가 흐른 세월호 사건 역시 가성비가 부른 참극이다. 더 많은 승객을 태우고 더 많은 화물을 실어 효율을 높이려던 시도가 결국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결과를 초래했다. 최근 일용직 직업소개소를 방문한 기자는 한 하청업체의 일용직 근로자로 일한 적이 있다. 상하수도 내부 공사인 만큼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마스크·보호복 등이 지급돼야 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마스크도 없이 가스로 가득한 상하수도관에 들어가도록 했다. 마스크를 요구하자 '왜 미리 챙기지 않았느냐'는 핀잔이 돌아왔다. 질식사·호흡기 감염 등의 각종 위험이 있지만 업체측은 지금까지 이렇게 일해온 것이 관행이라는 옹색한 변명을 내놓는다. 일반적으로 정부나 지자체의 하청은 최저가 입찰제로 낙찰자가 정해진다. 무리하게 낮은 가격을 제시하고 선정된 업체가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사치다. 지하철 양공사(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공사)의 늘어난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안전관리를 외주에 맡긴 것도 문제다. 2011년 서울시는 서울메트로의 적자가 3조원을 넘어가자 조직축소와 함께 예산감축을 명령했다. 당시 2395억이었던 안전관련 예산은 매년 줄어 지난해에는 1000억원대까지 줄었다. 일본의 도쿄메트로 공사가 연간 3000억원 이상을 안전에 투자하는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결국 시민의 안전은 예산보다 뒷전이었던 셈이다. 노후가 보장되는 철밥통 공무원의 '전관채용'은 세월호의 아픔 이후에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 만연한다. 누군가가 편해지기 위해, 예산을 아끼기 위해 또 다른 누군가의 희생이 과연 필요할까. 서울시가 뒤늦게나마 전관채용 조항 삭제, 안전시스템 개선, 하청업체 근로환경 개선 등의 '결자해지'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19세 청년의 목숨을 지키기에는 늦었다.

2016-06-07 15:42:38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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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강남 살인사건, 여성혐오, 그리고 연예계

여성혐오(misogyny)가 한국사회의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여성혐오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하거나 증오하는 태도를 뜻한다. '혐오'라는 표현으로 부정적인 느낌이 드는 표현이지만 사실 여성혐오는 한국 사회 속에 깊이 뿌리내린 문제 중 하나다. 여성혐오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게 된 것은 지난달 17일 강남역 인근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이 발단이 됐다. 남녀공용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이 살해당한 사건이다. 범인으로 체포된 30대 남성이 경찰에 "여자들이 나를 무시해서 아무 여자나 죽이려고 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알려지자 여성들을 중심으로 피해자에 대한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다. 여자라는 이유로 억울하게 죽은 피해자에 대한 애도였다. 여성혐오와 성 평등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로 이어질 수 있었던 이번 사건은 그러나 '남성 대 여성'의 성 대결 구도로 이어지며 소모적인 논쟁을 낳았다. 여성들은 자신들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는 피해와 차별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였지만 대부분의 남성들은 '우리도 그렇다'는 대꾸로 일관했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의 현실이 모습을 드러내자 어떻게든 그것을 외면하려는 태도였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건은 한국사회에서 성 평등에 대한 생각이 여전히 미성숙함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연예와 대중문화 분야에서도 여성혐오의 사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연예계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성(性) 자체를 대상화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다. 여자 배우에게만 '여배우'라는 표현을 쓴다. 그리고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여자 연예인을 레드카펫의 '꽃'이라고 부른다. 여자 아이돌에게는 섹시하거나 귀여운 모습을 요구한다. 이런 표현과 태도 또한 여성만을 구분 지으려 한다는 점에서 광범위한 의미의 '여성혐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자 역시 남자이기에 여성혐오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여자들이 일상에서 겪는 차별과 공포를 머리로 이해하려고 하지만 마음으로까지 느끼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쓸 때도 알게 모르게 여성혐오의 태도가 기사에 녹아들 때가 있다. 익숙한 잘못에서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에 더욱 조심하고 신중할 필요가 있다. 여성혐오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그 시작이 될 것이다.

2016-06-02 14:52:25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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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사지로 내몰리는 K-푸드 전사들

'피쉬앤그릴'과 '치르치르'로 알려진 리치푸드는 중국 사업 전개에 암초를 만났다. 중국 파트너로 선정한 마스터프랜차이즈 기업이 유사한 상호로 상표권 등록을 하고 가맹사업을 전개해서다. 중국에서 법적 소송을 진행중인 리치푸드는 자구책으로 피쉬앤그릴과 치르치르를 결합한 '피쉬앤그릴 앤 치르치르'라는 복합 브랜드로 현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리치푸드만의 문제가 아니다. 해외에 진출하는 프랜차이즈들이 현지 기업의 카피 브랜드와 배신(?)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금은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베이커리 브랜드 A도 중국 파트너가 상표권을 등록하면서 중국에서의 사업을 정리해야 했다. 국내 베이커리 전문점들이 대기업으로 위주로 재편되면서 해외진출을 통해 성장의 물꼬를 터보려던 시도가 허사로 돌아간 것이다. 결국 이 브랜드는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한식프랜차이즈 B는 국내에만 1000개 매장을 운영 중이지만 몇해 전 베트남 마스터프랜차이즈 대상을 잘못 선정해 낭패를 봤다. 외식 사업 경험이 전무한 기업을 파트너로 선정하면서 계약이행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 해외에서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늘 약자다. 자국이기주의가 심한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는 소송이 장기화되면서 시장에서 해외진출의 꿈을 접고 철수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심지어는 현지 법원에서 해외기업의 손을 들어줘 해당 국가로의 진입이 차단되기도 한다. 한류 열풍으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러나 외식프랜차이즈들은 여전히 현지 악덕기업들의 먹잇감이 되기 일쑤다. 메뉴와 콘셉트, 인테리어까지 모두 카피했지만 짐을 싸야하는 것은 오히려 브랜드의 주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프랜차이즈기업들은 대기업에 비해 영세하다. 해외진출에 대한 의욕은 있지만 해외진출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인지한 기업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이들은 의욕을 앞세워 불나방처럼 사지로 뛰어든다. 왜일까. 정부는 한식세계화를 강조하고 관련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사실상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등을 떠밀고 있는 것이다. 프랜차이즈기업들에게 해외진출을 권하기 전에 이들에게 해외의 법률과 정책에 대한 충분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우선이다. 지금처럼 '해외에 답이 있다'는 식의 논리로 해외진출을 독려하는 것은 총을 쏠 줄 모르는 이들을 전장에 내보내는 것과 다름없다. 제2, 제 3의 치르치르를 양산하지 않기 위한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한 때다.

2016-06-01 18:10:50 유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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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경쟁으로 시작한 20대 국회

[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19대 국회의 어두운 그림자가 고개를 들고 있다. 여야3당이 '합치(合致)'를 통한 생산적인 국회를 만들자고 했지만 공약(空約)이란 의심을 받고 있다. 여야가 너나할 것 없이 다시 경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비효율적인 경쟁은 당장 법안 발의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 첫날인 5월 30일 하루동안 접수된 법안은 51건에 달한다. 법제실의 입법 타당성 조사를 끝낸 100여개 법안들까지 합치면 그 양은 상당하다. 시급한 현안을 다룬 법안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이 지역구 민원성 '포퓰리즘 입법'이나 '1호 법안' 등의 타이틀을 겨냥했다. 입법의 목적이 실적에 치우치다보니 19대 폐기된 법안을 일부 고치거나 그대로 재발의 하는 관행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는 무더기 입법과 무더기 폐기를 경험한 19대 국회의 자화상이다. 실제 19대 국회의 의원입법 1만5444건 중 9809건이 본회의에 상정도 되지 못한 채 회기 종료(5월 29일)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10건 중 6건 정도가 접수 뒤 단 한 차례의 논의도 없이 휴지조각 신세가 된 것이다. 20대 국회 개원 단 하루 전 상황이다. 하루 만에 '입법 과잉' 우려를 표한 것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경쟁적인 법안 발의는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출결, 법안 발의 실적 등으로 평가하는 정량 방식과 무관치 않다. 의원들의 활동 평가 방식이 단순히 근면성에 치우쳐 있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선거철만 되면 '최다 법안 발의 후보' 등의 수치성 홍보가 적지 않다. 51건의 법안 발의가 단순히 보여주기식 성과에 매몰된 결과는 아닐 것이다. 재탕 입법이 난무하고 민생이 우선이라는 발언이 의심스럽지만 유권자로서 정치 경험에 의한 추측일 뿐이다. 이런 추측의 시선조차 불편하다면 이후 자신의 행보를 살펴보길 권한다. 법 제정은 단순히 글자 몇 개를 수정·추가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법안 발의 이후에도 국민들에게 법안의 공정성과 정당성, 필요성에 대해 끊임없이 설명해야 하며 법통과를 위해선 동료 의원 설득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일단 접수부터 해놓고 보자는 자세로 법 통과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바꿔 말하면, 이런 자세는 당초 법 통과를 기대하지 않았다는 의심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기본적인 노력조차 하지 않을 예정이라면 불편한 추측 정도는 차라리 감수하라는 얘기다.

2016-06-01 03:00:00 연미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