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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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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자본시장과 규제

지난 1869년 미국 뉴욕 맨해튼 남부 파인스트리트. '마커스 골드만(Marcus Goldman & Co.)'이란 회사가 등장했다. 독일계 유대인으로 미국에 이민 온 마커스 골드만이란 사람이 채권매매 중개 사업을 위해 세운 회사였다. 사무보조 소년과 오후만 되면 장례식장으로 일하러 가는 시간제 경리사원 2명. 골드만을 제외한 직원이 이렇게 3명이었을 정도로 작은 규모였다. 당시엔 이름 없는 채권중개회사에 불과했던 이 회사를 모르는 사람이 현재 있을까. '마커스 골드만'은 바로 골드만삭스의 모태가 된 기업이다. 인간이나 기업 모두 무병장수를 꿈꾼다. 현존하는 세계 최장수 기업은 서기 578년에 설립된 일본의 공고구미(金剛組)라는 건설회사다. 설립된 지 무려 1400년이 훨씬 넘었다. 백제에서 건너간 목수 유중광이 시텐노우지라는 절을 지으면서 설립된 이 회사는 절과 성을 건축하고 유지·보수하는 특화된 건설업체다. 지난 95년 고베시를 강타한 대지진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은 건물이 바로 공고구미에서 지은 한 대웅전이었다고 하니 가히 그 기술력을 인정할 만하다. 일본에는1000년이 넘는 기업만 7개가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에는 왜 이런 기업이 없을까. 안타까워만 하고 있을 일도 아니다. 지금이라도 제대로된 터전을 만들고,키운다면 100년, 1000년이 지나도 끄떡 없는 기업이 나올 것이다. 박근혜정부가 창조경제를 외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상상력과 창의성,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경제운영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경쟁력 있는 기업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다. 이는 인공지능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와 같은 창조적인 기업을 통해서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그 시작은 건전한 자본시장을 통해 모험 자본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모험자본이 각 산업 간 융합을 활성화시키는 매개자 역할을 하려면 금융의 자율적 성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이 태어나고 자라서 사라지기는, 또 새롭게 태어나는 기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려면 더욱 그렇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금융 총 자산은 3268조원이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6배에 달한다. 자본시장은 공공성을 갖는다. 자본시장의 건전성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선 규제도 필요한 부문이다. 다만 금융감독 당국도 창조적 혁신이란 측면에서 감독을 해야 한다. 세부적인 상품하나 내놓는 것 조차 심사를 받는 규제의 산업으로는 금융이 우물안 개구리를 벗어나기 어렵다 '영원한 것은 없다(Everything Changes)'. 월가의 신화로 불린 존 템플턴 경이 남기고 떠난 성공 투자를 위한 십계명을 생각할 때다. 규제도 시대에 따라 바뀌기도 하고, 사라진 것이 생겨나기도 한다. 현실적인 규제와 자율이 강조되는 시기다. kmh@

2016-03-20 16:49:49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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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알파고가 국내 반도체 업체에 남긴 숙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의 올 1분기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해 매출을 주도하던 반도체가 스마트폰과 PC 등 완성품 수요 약세에 따른 D램 가격 하락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같은 수요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삼선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은 하락을 면치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 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국 대결 후 인공지능(AI) 관련 산업이 주목받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혜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일종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볼 수 있지만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한 컴퓨터에는 첨단 반도체기술이 필요하다. 알파고만 하더라도 서버 300대를 병렬 컴퓨팅으로 연결했으며 투입된 D램 용량만 920TB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인공지능 기술개발이 가속화돼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면 반도체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수혜주로 떠올랐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세계 반도체시장에서 기술력이나 시장점유율에서 높은 영향력을 발휘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발전에 최적화돼 있는 메모리 반도체에 치우쳐 있다. 반면, 기술 진화의 방향은 사물인터넷(IoT)을 넘어 궁극적으로 인공지능에 맞춰질 것이란 전망 속에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투자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시장이 언제 활성화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에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해 먹을거리를 준비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6-03-17 20:37:08 정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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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자연사박물관, 알파고, 그리고 인류의 미래

#1. 지난 8일 화요일, 취재를 위해 서울 연희동에 있는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을 찾았다. 궁금증을 안고 찾아간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의 첫 인상은 '어른보다 아이들이 좋아하겠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이곳의 전시관은 아이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전시물을 배치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자연사는 멸종에 대해 배우는 것"이라는 설명을 들은 뒤에는 이곳이 다르게 보였다. 기나긴 지구의 역사 속에서 그동안 5번의 대멸종(생명체가 대규모로 멸종하는 것)이 있었으며, 현재는 6번째 대멸종이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였다. 다가오는 대멸종의 주인공은 현재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사뭇 충격적이면서도 설득력 있게 들렸다. #2. 다음날인 9일에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첫 번째 대국 현장을 찾아갔다. '세기의 대결'로 불릴 정도로 높은 관심을 증명하듯 현장에는 수많은 국내외 기자들이 모여들어 인간과 인공지능의 바둑 대결을 지켜봤다. 대국을 지켜볼 때까지만 해도 많은 이들이 이세돌 9단의 승리를 예상했다. 체스처럼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패배한 사례도 있었지만, 체스보다 경우의 수가 더욱 복잡한 바둑에서만큼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기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대국이 끝나갈수록 판세는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다. 마침내 알파고의 승리로 첫 대국이 끝나자 기자들은 예상치 못한 결과에 술렁이기 시작했다. #3.며칠 뒤 온라인에서 이세돌 9단과의 알파고의 대국을 패러디한 게시물을 봤다. 영화 '터미네이터' 2편의 장면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에 빗대 편집한 영상 캡처였다. 절묘한 편집과 자막에 웃음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이게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주 살짝 섬뜩함을 느꼈다. 개인적으로 이번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지켜보면서 자연사박물관에서 접했던 대멸종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어쩌면 6번째 대멸종 이후 지구는 기계가 지배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물론 허황된 생각이다. 세상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번 '세기의 대결'도 앞으로 한 달이 지나면 많은 이들의 뇌리에서 지워질 것이다. 하루하루 사는 것에 바쁜 사람들에게 먼 미래를 내다보는 일은 요원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토록 빠른 세상의 변화 속에서 인간의 가치를 되새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우리가 잊고 지낸 인간의 가치였다. 이번 대결은 잠시나마 인류의 미래를 생각해보게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2016-03-17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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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커피에 대한 우려

"본사만 배불리는 아이템이죠. 점주는 싸게 팔고 적게 남기지만 본사는 절대 손해를 안보니까. 본사는 신규 개설만 되면 목돈을 만질 수 있지만 점주는 매장을 닫는 날까지 목돈 만지기 어렵죠." 최근 프랜차이즈업계에서 20년 가까이 종사한 이를 만났다. 맥주, 커피, 치킨까지 다양한 프랜차이즈를 두루 거친 그는 최근 늘어나는 저가 카페들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저가 커피가 과거 1000원짜리 김밥을 파는 분식점과도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1000원 김밥은 미끼 상품이다. 미끼상품을 제외한 다른 메뉴들의 가격은 일반 분식점과 유사하다. 미끼상품으로 유입고객은 늘리고 다른 메뉴로 싼 메뉴로 발생하는 손실을 만회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저가커피전문점은 저가 메뉴를 보완해줄만한 수익성 높은 메뉴가 없다는 것. 커피전문점은 치킨이나 피자 등 다른 외식 프랜차이즈에 비해 노동강도가 낮고 수익성이 높은 창업아이템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점주 수익률을 50% 이상으로 본다. 월 1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면 500만원은 가져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저가 커피에서는 이같은 공식이 성립되기 어렵다. 거품없는 가격의 착한커피가 늘어나는 것은 소비자로써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업계전문가들은 가맹점주에게는 '나쁜커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커피 한잔에 들어가는 원가는 대부분 비슷하다. 원두의 품질차이가 있겠지만 이를 한잔으로 환산하면 몇십원도 되지 않는 미미한 차이다. 커피 한잔에 1500원을 받던 4000원을 받던 원가는 유사하다는 이야기다. 저가 커피라고 해서 가맹비, 시설투자비, 임대료가 크게 저렴하지도 않다. 본사에 지급하는 원재료비용이나 로열티 역시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착한커피전문점은 과거 카페베네와 맞먹을 정도로 빠르게 매장이 확대되고 있다. 업계의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오늘 마신 커피 한잔이 점주의 눈물로 만들어진 건 아닌지 생각해볼 때다.

2016-03-15 15:55:58 유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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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국회가 사라졌다

[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가게가 문을 열었지만 도통 장사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생필품은 둘째 치고 당장 먹을 것이 없어 식재료를 사야하지만 어쩐 일인지 가게가 문만 열어 놓고 주인은 간 데 없다. 손님들이 저마다 양손에 필요한 물건을 쥐고 주인을 애타게 불러 보지만 응답도 없다. 동업을 하는 가게 주인들이 가게 운영권을 가지고 다툼을 벌인다는 얘기가 있다. 이런 소문을 들은 손님들은 저마다 혀를 끌끌 차며 "이러다 손님 잃고 후회하지"라는 말을 내뱉고 발길을 돌렸다. 지난 11일 시작된 3월 임시국회의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4·13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데다 여야가 공천 갈등을 빚으면서 국회 의사일정이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법안 처리를 반대하며 본회의 개회 및 참석을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은 내부적으론 '친노(친노무현계) 물갈이'를 골자로 한 공천 결과로 갈등을 빚고 있고, 외부에선 국민의당과 연대에 대한 평행선을 좁히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임시국회 소집을 단독으로 요구한 새누리당 역시 윤상현 의원의 막말 녹취록 파문을 시작으로 친박(친박근혜)·비박 간 계파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어 법안 처리에 기약이 없다. 공천 다툼에 애꿎은 국민들만 속을 태우는 모양새다. 공천에서 떨어진 사람은 이에 불복해 재심 요청을 하거나 탈당 후 출마를 계획하고 여전히 심사를 기다리는 사람은 좌불안석이다. 공천이 확정된 사람은 본격적인 선거에 앞서 몸풀기에 한창이다. 저마다의 사정으로 임시국회가 문만 열어 놓고 주요 법안이 국회 문턱에서 잠들어 있는 셈이다. 19대 국회는 지난 해 말부터 '식물국회' 오명을 꾸준히 받아왔지만 이는 더딘 법안 통과에 대한 비유적인 비판이었지 실제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식물상태를 의미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실제 국회가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있다. '통과시키냐, 마냐'를 두고 줄다리기하던 때를 그리워해야 하는 건가. 20대 총선 유권자들의 표심이 사뭇 궁금해진다.

2016-03-14 19:21:57 연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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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승자없는 시공사-입주자 대표간 진흙탕 싸움 멈춰야

위례신도시가 시공사와 입주자 대표 간 마찰로 시끄럽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위례신도시에서 분양을 실시한 한 건설사가 입주자대표자와의 다툼 끝에 주택 계약을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시공사가 강력하게 나온 이유는 입주자대표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계속해서 무리한 요구를 했기 때문이다. 이 처럼 주택사업을 하다보면 시공사와 입주자 대표간에는 왕왕 이익을 배경에 둔 싸움이 일어난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등 주택정비사업에서 조합·비대위·시공사 간 몰골 사나운 진흙 싸움(이전투구)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원인은 조합·비대위·시공사 모두가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익을 좀 더 취하려는 과한 욕심에 있다. 조합은 시공사가 공사중단·입주 연기 등을 무기로 공사비를 올린다고 주장하고 시공사는 조합이 말도 안 되는 주장으로 이익을 챙기려 한다며 반박한다. 비대위는 시공사와 조합이 짜고 조합원에게 독소조항으로 계약을 체결하려 한다고 맞선다. 같은 사안에 대한 논거 나열은 나름대로 일리가 있지만 각자의 시선에서 보는 해석법이 달라 의견을 일치하기가 쉽지 않다. 각자의 입장만 되풀이하다보면 결국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게 되고 조합·비대위·시공사 어느 누구도 웃지 못하는 승자 없는 싸움으로 끝나게 된다. 주택 구매 수요자는 집을 구하지 못하게 되고 시공사 입장에서는 주택을 팔지 못해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재건축·재개발 공급 예정 물량이 더 많아 이같은 갈등이 잦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조합 설립을 위한 소유자 동의율을 낮추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동별 소유자 절반 이상의 동의만 받으면 재건축 조합 설립이 가능해졌다. 또한 이달부터는 재건축사업 때 소형주택(전용면적 60㎡ 이하) 의무공급비율이 없어져 재개발·재건축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이 미국 금리 인상, 주택담보대출 강화, 주택 공급 과잉 여파 등 각종 악재로 위축된 상황에서 건설사, 주택 구매 수요자 모두에게 온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할 때다.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되는 갈등과 반목만 낳는 탐욕은 줄이고 서로 소통하고 조금씩 양보해 윈윈(Win-Win)하는 전략을 기대해 본다.

2016-03-09 18:16:28 박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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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주파수 경매는 악순환의 시발점?

[메트로신문 나원재 기자] 4월부터 본판에 오르는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를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하다. 정부는 이번 경매의 취지로 세수 확보와 투자 활성화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이통사들은 까다로운 의무 조건과 투자 촉진 유도의 실효성에 고개를 젓고 있다. 이번 경매는 입찰 시작가격만 2조5779억원이다. 총 140㎒ 대역을 차지하기 위해 3조~4조원대까지 낙찰가격이 치솟을 수 있어 잠시라도 정신을 놓을 수 없다. 하지만 이통사들의 혼을 쏙 빼놓을 이번 주파수 경매가 결국엔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을 옥죌 수 있어 우려스럽다. 이통사들이 지불할 할당 대가는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 확보라지만, 소비자로선 고스란히 통신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윤을 추구해야만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기기값과 통신비, 부가서비스 가격 인상 등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정부에 낸 비용을 메워야 한다. 결국 소비자 부담만 가중시킬 주파수 경매는 악순환의 시발점이 될 공산은 크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주파수할당 방안을 최종 결정하겠다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이통사와 소비자들의 불만을 진심으로 귀에 담아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단말기유통법 이후 가계통신비를 낮췄다고 하지만 체감지수는 만족스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앞서 단통법이 3조2000억원대의 소비자 경제손실을 발생시킨다는 지적도 나온 바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단통법 도입으로 보조금이 감소해 소비자 입장에선 단말기 구입비용이 증가했다고 꼬집었다. 게다가 이통사는 요금인하에 소극적이라 소비자 후생 효과가 없다고도 지적했다. 미래부는 이에 대해 단통법 시행 직후에 나온 자료라 최근 실정과는 거리가 멀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오히려 처음에는 보조금이 번호이동과 고가요금제에 집중됐지만, 현재는 기기변경이나 저가요금제 가입자에게도 보조금은 차별 없이 지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가계수지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해 2인 이상 가구의 통신비는 14만7700원으로 전년 15만400원 대비 2700원이 줄었다. 다만, 이를 두고 알뜰폰 가입자 수 증가와 신규 단말기 구입자 수 하락 등의 영향이 있을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소비자 후생의 핵심으로 단통법을 묶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는 문제기도 하다. 이번 주파수 경매가 소비자 입장에서는 결국 간접세 인상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점을 정부는 기본적으로 인지해야 한다.

2016-03-08 17:11:45 나원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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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누구를 위한 싸움인가? '걱정되는 최저가 경쟁'

이마트와 소셜커머스의 최저가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일말의 양보도 없이 두 업계는 매일 최저가 상품을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볼 때 마다 걱정이 앞선다. 중도포기를 선언한 롯데마트가 현명한 선택을 했다는 생각도 든다. 지난해 소셜커머스 배송전쟁이 한창일 때 소셜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이미 0% 마진이라고 말했다. 상품판매 수익이 배송가격과 같다는 것이다. 현재는 투자에 집중, 당일 배송을 정착시키기 위해 이익을 포기해서라도 배송전쟁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급신장한 매출과 취급고에도 배송전쟁으로 힘든 한해를 보낸 소셜커머스 업계는 이제 대형마트와의 최저가 전쟁에 부딪혔다. 이미 0% 마진 상품을 역마진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매일 늘어가는 손실에도 소셜커머스 최대 장점인 최저가를 포기할 수는 없다. 대기업이 아닌 벤처형태로 시작해 이제는 유통업계의 큰 축을 담당하는 소셜커머스 업계가 무리한 경쟁으로 '포스트 알리바바'에서 멀어지고 있다. 이마트도 걱정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부진한 내수경제에도 이마트는 준수한 실적을 보였다. 지난해 1~3분기 모두 전년 대비 4%대의 영업이익 신장률을 보였다. 4분기에는 14%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벌어둔 돈이 많아서 일까 올해 초 이마트는 손해 보는 경쟁을 선포했다. 이마트의 최저가 경쟁 선포 이후 이마트몰 기저귀 판매량은 12배가 늘었으며 분유도 4배 가까이 신장했다. 오프라인 이마트 매장에서도 기저귀 판매량은 약 3배, 분유판매량은 2.3배 증가했다. 다만 이마트의 이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성과라는 것이 안타깝다. 지속적인 최저가 경쟁으로 역마진 판매를 시작할 경우에는 '판매량 증가=영업손실'로 이어진다. 지난해 양호한 성적표를 제시한 이마트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 하락이 예상되는 이유다. 소셜커머스는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중소기업의 모습이다. 이마트는 국내에서 성공한 유통산업이다. 두 업계가 한쪽을 무너뜨리기 전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포한 최저가 경쟁. 익명을 요구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같은 물건을 갖고 고객을 확보해야하는 유통업계에 과잉경쟁은 항상 존재해 왔다"며 "다만 이번엔 좀 심하다. 특히 손실에도 회복이 가능한 이마트와 달리 국내 성공한 중소기업의 표본인 소셜커머스가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이를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2016-03-07 15:28:48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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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좀비기업 구조조정에 망설임 없어야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한계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한계기업 또는 좀비기업이란 기업들이 영업이익으로 은행의 이자조차 갚을 수 없는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기업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엄격한 신용위험평가를 통해 이들 한계기업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 방침을 밝혔지만 진행 속도에 탄력이 붙질 않고 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정기 및 수시 신용위험평가에서 구조조정 대상 업체로 선정된 곳은 총 54곳(C등급 27개, D등급 27개)으로 전년보다 20개나 늘었고 2010년 65개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로써 금융권 신용 공여액도 총 19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늘었다. 금융당국은 C등급 기업에 대해 채권금융기관 주도의 워크아웃을 통한 신속한 금융지원과 자구계획 이행을 추진하는 한편 D등급 기업은 추가적인 금융지원 없이 자체적인 정상화를 추진하도록 하거나 법정관리 신청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기업은 10% 정도에 불과해 기업부실이 금융부실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들 한계기업이 당국의 눈을 피해 제2금융권·사채 등 외부 차입에 의존하며 생명을 연장하는 사이 은행들의 부실채권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7개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잔액은 28조5000억원으로 2000년(42조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실채권 비율도 1.71%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한계기업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실제로 3년 연속 이자비용보다 영업이익이 적은 한계기업은 2014년 말 3295개로 2009년보다 22%(597개) 증가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는 한계기업이 더 늘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올해 4월 총선, 내년 대선 등 정치적 이슈에 구조조정에 소극적인 분위기"라며 "기업대출 연체가 늘면 정상 기업대출에 대한 잣대도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대출이 추가로 부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시기를 늦출수록 위험은 커진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2016-03-07 07:42:00 김보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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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경기회복 처방전

'한국의 부상(South Korea Rising)'. 몇해 전 뉴욕타임스에 실린 한 칼럼의 제목이다. 칼럼은 지난 2009년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서 한국이 보여준 주도적 역할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한국은 세계의 주목을 받을 만한 자신감과 자금을 모두 갖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위기에서 탈출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한국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줬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시장에서는 한국 경제를 '털털털~'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낡은 자동차 엔진에 비유한다. 장밋빛 전망을 늘어놓던 국책·민간 연구소는 물론 한국은행까지 올해 경제성장률을 3.0%까지 낮췄다. 이대로라면 한국경제의 체력은 고갈 되고 말 것이란 우려가 적잖다. 중국 등 신흥국 시장의 경기 둔화, 수출·내수경기 위축, 가계부채 급증 등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대내외적인 난제가 수두룩한 상황에서 유일호 경제팀(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출범 21일 만인 지난 달 재정 조기 집행 등 미니 부양책을 내놨다 과연 경제를 살리는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있을까. 현실은 돈을 쓸 수 없는 구조다.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9.5%(1월)로 2000년(11.0%)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계형 자영업에 돈을 쏟아 부은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빚에 쪼들려 살고 있다. 30년 가까이 다듬어온 노하우는 사라지고, 그들이 떠난 자리를 젊은이들이 대체하지 못하고 있는 구조가 돼버린 것.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린 90년대 일본을 보자. 당시 정치권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보다는 복지와 사회간접자본(SOC)에 재정을 퍼부으며 대응했다. 그 결과 경제가 나아지기는 커녕 국가부채만 천문학적으로 늘어났다. 구조개혁이란 근본적인 처방이 아쉽다. 유 부총리 스스로도 취임 일성으로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이어간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유코노믹스'의 핵심은 확장적 재정정책을 기본으로 하는 '초이노믹스'와 다른 구조개혁임을 강조했다. 닫혀버린 성장판(경제 구조개선)을 열어주는 보다 근본적인 해법이 아쉽다. 당나라의 대학자인 '임신사'가 지은 '속맹자'에 '교자채신(敎子採薪)'이란 말이 등장한다. 춘추시대 노나라의 어떤 사람이 가까운 곳에서 땔나무를 챙기려는 아들에게 말했다.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나무는 다른 사람이 먼저 해갈 수 있으니, 그곳의 땔감부터 가져와야 한다. 그래야 가까운 우리 집 근처의 땔감이 남아 있지 않겠니?" 아들은 그 숨은 뜻을 깨닫고 백리 떨어진 먼 산으로 나무를 하러 떠난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근본적인 처방에 힘써야 한다'는 의미다.

2016-03-04 08:46:45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