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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기자수첩]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제4차 산업혁명 운운하는 시대에 살처분 2000만 마리가 왠 말입니까?" 지난 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취재 차 만난 전문가에게서 들은 이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AI는 그야말로 우리나라 가금류(家禽類) 산업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25일 기준으로 2343여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매몰됐고 226만여 마리가 살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AI 확진 판정이 나면 반경 3㎞ 내의 가금류는 모두 '예방' 차원에서 죽임을 당한다. 농가에 단 한 마리의 가금류라도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수많은 닭과 오리들이 영문도 모른 채 땅에 묻히는 것이다. 전문가가 위에서 한 말은 이런 어이없는 살생을 막기 위해 인공지능 등의 첨단 기술을 하루 빨리 농가에 도입해야 한다는 절실한 외침이었다. 물론, 지금 농가 피해와 서민 경제가 받는 타격을 생각하면 가축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일이 한가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사태의 근본 원인을 생각한다면 지금, 왜 가축들의 억울한 죽음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AI 사태가 확산된 원인은 정부의 초기 대응 미숙과 구멍난 방역체계에도 있지만 무엇보다 생명을 그저 물건으로 생각하는 '공장식 축사'의 폐해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축산공장은 AI 바이러스의 온상으로는 그야말로 최적지다. A4 용지보다 작은 공간에서 온갖 스트레스를 받으며 알 낳기에만 몰두하는 가금류들은 바이러스를 이겨낼 면역력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부분 가축을 마트 진열대 위에 놓인 정갈한 포장육과 계란 같은 상품으로만 접한다. 상품이 되기까지 가축이 겪는 잔인한 사육 과정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거나 무지하다. 지난 24일 천주교 강우일 주교는 "이번 AI는 인간의 탐욕에 의한 것"이라며 이번 사태의 핵심을 찔렀다. 올 해는 무엇보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기 위해 서로 마음을 모았던 시민들의 위대함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그 현명함과 용기로 이번 AI 사태의 근본 문제들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힘을 모으는 기회가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우리가 앞으로 꼭 기억해야 할 말이다.

2016-12-25 12:12:19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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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은행장에 관심 없는 은행원

금융권을 출입하는 기자에게 은행장 인사는 최대 관심사다. 연말을 전후로 임기가 만료되는 은행장에 대한 기사가 쏟아지는 이유다. 연임이 될 지, 새로운 행장이 출현할 지, 이로 인해 어떤 변화가 생길 지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파생된다. 앞으로 3개월 내 임기 만료를 앞둔 은행은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수출입은행 등이다. 올해는 탄핵 정국 여파 등으로 다른 해에 비해 차기 CEO에 대한 윤곽이 늦게 나온 편이지만 이달 들어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가장 시끄러운 곳은 기업은행이다. 권선주 행장의 임기가 이달 27일 만료되는 가운데, 차기 은행장을 최종 승인하는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업무 공백이 우려됐다.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회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최종 임명하면 선임 절차가 마무리된다. 금융위원회는 차기 기업은행장 후보로 김도진 현 경영전략그룹 부행장을 단독 제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현 정부 실세와 친박계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낙하산' 정황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현재 거론되는 후보자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낙하산 이슈는 매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정부가 주인인 국책은행은 물론이고 정부의 지분이 50% 이상 있었던 우리은행을 비롯해 은행마다 출신 논란, 흠집 내기, 권력 다툼 등이 진부할 정도로 지속돼 왔다. 하지만 정작 은행원은 '그들만의 잔치, 그들만의 싸움'이란 입장이다. 차기 은행장에 대해 관심도 없고 내분이나 권력 다툼에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실제로 은행업 종사자에게 행장 관련 이슈를 질문하면 "관심없다", "잘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리고는 차기 은행장이 누가 될 것인지 보다 당장 영업 할당량을 채우는데 급급하다는 답이 따라온다. 비대면 거래가 발달하면서 매년 점포수가 줄고 희망퇴직 등으로 짐을 싸는 은행원은 늘고 있다. 은행은 업종 특성상 '순혈주의'가 있어 퇴직 후 이직도 힘들다. 은행원이 '신의 직장'이라는 별칭은 이미 옛말이다. 성과연봉제도 풀어야할 숙제다. 노사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사측의 일방적인 추진에 노조의 불만만 커지고 있다. 내년엔 더욱 어렵다. 차기 은행장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때다.

2016-12-22 17:10:05 채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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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촛불'은 '선동'으로 밝혀지는 것이 아니다

지난 몇 달 간 '촛불'을 든 시민들은 서울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 광장에 모여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많지 않은 인원으로 시작됐던 '촛불집회'는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증거들이 드러나게 되며 점차 늘어 박 대통령 탄핵 소추안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둔 지난 2일에는 200만명 이상이 집결했으며, 결국 국회의 박 대통령 탄핵안 통과를 이끌어냈다. 사실 대규모 촛불집회 전까지만 해도 탄핵안 통과 여부는 불투명했지만, 시민들의 강력한 촛불은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대규모 인원이 모인 것도 있지만, 어떠한 폭력적·불법적 행위가 없는 '성숙한 민주시민의 경고'는 강력했다. 하지만 최근 일부 보수단체들은 이번 '촛불집회'에 대규모 시민들이 모인 것을 두고 '선동되었다'는 주장을 하며 비판을 하고 있다. 편파적인 '권력의 시녀'인 언론과 정권교체를 이루고자 하는 야권의 이른바 '콜라보 플레이'에 '우매한 백성'들이 속고 있다는 것이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또한 우리 사회에 깊숙이 침투한 '종북세력'의 선동으로 '거짓이 진실'이 되면서 대규모 촛불집회로 이어지게 됐다는 일부 극단적인 주장도 있다. 심하게는 이번 촛불집회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을 두고, 교육계에 침투한 '종북교사'들의 영향이 있었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은 '날조된 허구'에 선동된 집회가 '확실'하므로 박 대통령의 탄핵은 이뤄져서는 안되며, 이는 이른바 '외부세력의 농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언론보도 내용들이 검찰조사와 국조 청문회 과정에서 명확한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믿을 수 없다. 선동일 뿐'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실제로 초기 '촛불집회' 당시 여러 진보단체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주장하기도 했지만,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촛불을 든 시민들의 '퇴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요구에 그들의 요구는 점차 사라졌다. 심지어 야권 정치인들은 '정치인으로서 책임 있다'며 집회당시 발언이 제한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시민은 교육수준도 높고, 빠르게 성장한 IT기술로 인해 많은 정보력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오랜 독재에서 민주화를 이끌어냈기에 민주주의에 대한 염원은 여느 나라보다 강하다. 한 정치인에 대한 맹목적 믿음보다는 '우리는 거짓 선동될 정도로 우매하지 않다' 믿음이 필요한 때다.

2016-12-21 14:32:21 이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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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한민국에 에너지 주권은 없나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원유 감산을 결의하고 국제유가 올리기에 나섰다.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공급가격도 10월부터 계속 인상되고 있다. 석유와 LPG 등 에너지 자원의 가격 인상은 국내 산업의 경쟁력 약화부터 서민 경제 고통 가중의 효과까지 낳는다. 문제는 자원을 쥐고 있는 이들이 공급 가격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산유국들은 저유가가 장기화되자 생산량을 줄이기로 담합했다. 국내 사업자들이 행했다면 처벌을 받았을 행동이지만, 국가 사이의 문제이기에 토를 달 수 있는 이가 없다. 석유의 경우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법칙으로 국제가격이 정해지니 그나마 나은 편이다. LPG는 가장 큰 공급자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일방적으로 국제가격을 정해 통보한다. '가진 자들의 횡포'라 부를 만하다. 이들의 횡포에서 탈출해 '에너지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미국의 경우 셰일오일 개발에 힘쓰고 있다. OPEC 등 산유국이 셰일오일 견제를 위해 국제유가를 낮추자 상당수의 셰일오일 기업이 문을 닫는 등 그간 채산성이 떨어진다는 문제를 겪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지원으로 최근 수년 사이 채굴 기술이 발전하며 실사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우리와 같이 매장자원이 없는 일본은 영토까지 포기하며 에너지 공급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일본은 러시아 사할린에서 도쿄만까지 천연가스 공급용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내용의 러일 경제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500㎞에 달하는 가스관 건설에는 약 7조7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경협에 대해 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가 소유하고 있는 쿠릴 4개 섬 반환의 지렛대로 삼는다는 명분을 세웠다. 하지만 러시아가 이러한 명분을 "근거가 없다"며 무시함에도 사업은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 가스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액화천연가스(LNG) 등으로 가공하지 않고 바로 들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매장량이 고갈되어 가고 산유국의 의지에 가격마저 좌우되는 석유로부터 독립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수년 전 우리나라는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 공급 제안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북한을 이유로 거절했다. 화력발전소를 늘리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대한민국이 언제 에너지 주권을 얻을지 요원하기만 하다.

2016-12-19 07:06:03 오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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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진해운 '씁쓸한' 마침표…악순환 되풀이하지 않아야

올 한해 산업계를 돌아보면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한진해운의 청산이다. 한진해운이 정부의 추가 지원을 받지 못하고 끝내 청산 수순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우리나라 해운업의 위상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진해운 대신 살아남은 현대상선은 2M 해운동맹에서 전략적 협력 관계라는 모호한 지위를 얻으며 사실상 가입에 실패했다. 글로벌 해운동맹인 '디(THE) 얼라이언스' 회원인 한진해운은 청산으로 사라지고, 남은 현대상선은 해운동맹 가입에 실패하면서 우리나라 해운사 가운데 글로벌 해운동맹에 가입한 곳은 한 곳도 없게 됐다. 문제는 한진해운의 몰락 배경에 대한 불신이 시간이 흐를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1위인 한진해운은 채권단이 3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거부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정부는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 거부의사를 밝힌 지 불과 두 달 만에 6조 5000억원을 들여 초대형 국적 선사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이같은 악순환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진해운이 제출한 자구안도 조 회장이 사재출연 시기를 정확히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삼아 반려했다. 결국 정부는 연간 7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해운선사를 좌초시켰다. 국내 1위, 세계 7위의 해운선사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는 미숙함 그 자체였다. 특히 정부가 해운산업을 제대로 모르는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해 산업 전반의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금융의 잣대로 산업 구조조정을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조 회장에 대한 비선실세의 '찍어내기'에 당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비선 실세에게 '미운털'이 박힌 조 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고, 한진해운 법정관리에도 그 여파가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마저 나온다. 한진해운 청산은 되돌릴 수 없는 일이 됐지만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한치의 의혹도 남겨선 안된다. 그리고 향후 해운업은 물론 조선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면 이같은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 지 고민해야 한다.

2016-12-15 17:19:29 양성운 기자
[기자수첩] 시청자가 선택한 현실 도피는 판타지

[기자수첩] 시청자가 선택한 현실 도피는 판타지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시청자는 인어와 도깨비에 열광한다. 현실감 제로에 가까운 존재와 인간의 판타지 로맨스 열풍이 식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여름, MBC는 판타지 드라마 'W'를 편성해 시청률 가뭄이던 지상파에 단비를 내렸다. 이러한 판타지 로맨스의 계보를 현재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과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이하 도깨비)'가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6일 첫방송된 '푸른 바다의 전설'은 4회만에 시청률 20%를 넘겼고, 배우 브랜드 평반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다. 해당 드라마가 특히 더 시청자의 열광을 받는 이유는 판타지 로맨스물이면서도 한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 내 왕따 문제, 병원 의료사고, 부조리하고 몰상식한 부유층의 갑질 등을 스토리에 잘 녹여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그 문제들을 통쾌하게 풀어가는 스토리는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반면, '도깨비'는 영생의 삶을 살고 있는 신들을 작품에 등장시킴으로써 삶과 죽음이라는 화두를 던진다. 그리고 동시에 도깨비와 인간 소녀의 러브 스토리를 통해 경계를 초월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토리 전개도 막힘없지만, 이동욱과 공유, 김고은, 유인나, 육성재 등 만화 속에서만 존재할 것같은 비주얼의 주인공들이 펼치는 연기 역시 몰입도를 높인다. 그리고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판타지적인 요소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하고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상상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상황 역시 판타지 로맨스만의 매력이다. 시청자는 드라마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는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진정한 사랑도 이뤄지고, 부조리한 사회에 통쾌한 한방을 선사할 수도 있다. 다르게 말하면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이 팍팍하고 어지럽다는 것 아닐까. 현실의 도피처인 판타지 드라마의 인기 상승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6-12-15 10:21:02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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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면세점 치킨게임 유통시장엔 독

면세점 치킨게임 유통시장엔 독 3차 면세사업자가 발표(17일)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관세청은 이번에 서울 지역 면세점 3곳과 서울·부산·강원 지역의 중소·중견기업 사업장 3곳 등 모두 6개 사업자를 새로 뽑을 예정이다. 대기업에 배정된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은 총 3장. 현대백화점면세점, HDC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SK워커힐면세점, 롯데면세점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 기업은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약과 사회공헌 등을 앞세워 경쟁적으로 홍보자료를 공개했다. 또한 경쟁 상대의 홍보자료의 문제점도 지적하기도 하면서 과열 경쟁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내년부터 서울 시내에서만 모두 13개 면세점이 경쟁을 펼친다. 이에 중국인 관광객(유커·游客)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치킨게임'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는 신규 면세점이 노하우 부족 등으로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특허 조기반환설'도 돌고 있다. 시내 면세점의 운영 특허는 현행 관세법상 중도 반납을 허용하고 있다. 최근 면세점사업과 관련한 악재들이 쏟아지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등으로 지난 7월부터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 빨간불이 켜졌다. 일각에서는 지금 시점에서 면세점이 더 필요한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정치권 반발도 거세다. 롯데, SK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등에게 뇌물을 주고 면세점 추가 선정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실제 대통령 탄핵안에는 두 회사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156억원(SK 111억원·롯데 45억원)을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는 뇌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13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야권 국회의원 61인은 관세청의 3차 면세점사업자 선정이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관세청은 신규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강행하기로 했다. 사실상 야당의 사업자 선정 중단 요구를 거부했다. 그동안 진행된 면세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과열 경쟁과 비리 의혹이 뒤따랐다. 특허기간 5년 단축 및 갱신 불허, 면세사업자 추가 선정, 특허기간 5년 연장 논의 후 중단 등 정부의 정책을 변경할 때마다 업계는 타격을 받았다. 정부는 면세점 정책에 있어 일관성을 가지고 진행해야 할 것이다.

2016-12-13 17:46:58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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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SRT- KTX의 건전한 경쟁

수서발 고속열차(SRT·Super Rapid Train)가 지난 2011년 첫삽을 뜬 지 5년 7개월만에 지난 9일 개통했다. SRT는 정부가 코레일의 고속철도 독점공급 체계를 깨기 위해 도입한 고속열차다. 고가 논란에 휩싸였던 KTX와 본격적인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SRT의 등장으로 그동안 울며 겨자먹기로 서울역·용산역으로 가야 했던 서울 강남과 강동권, 경기 동남부 주민들은 한층 편하게 고속열차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코레일이 117년간 쥐고있던 철도독점권이 사라지며 소비자의 혜택이 늘어났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KTX와 SRT의 '가격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SR은 SRT의 평균운임을 KTX대비 평균 10%, 최대 14% 저렴하게 책정했다. 이에 코레일도 할인을 통한 KTX 가격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기존 5∼20%이던 인터넷특가(365할인)의 할인폭을 10∼30%로 확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불안한 시선으로 이를 바라보기도 한다. KTX와 SRT의 과도한 가격경쟁은 결국 안전에 지대한 위협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코레일은 비용저감을 위해 차량정비와 선로유지보수 등 핵심업무도 외주를 주는 등 경영효율화라는 미명하에 안전을 등한시한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9월 일어난 김천 KTX 사고도 구조적 문제로 지적된다. 따라서 철도 관계자들은 '가격경쟁보다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경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SR이 민간회사가 아닌 코레일의 자회사격으로 설립된 이유는 '국민안전'이라는 절대적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기 위해서다. 무차별적 외주화가 아닌 '시스템과 서비스의 혁신'을 통해 더 많은 소비자의 발길을 끌어 들여야 한다. 실제로 서비스 측면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SRT가 승무원 호츨 기능, 전 좌석 콘센트 설치 등 KTX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하자 코레일도 마일리지를 부활시키고 역과 이어지는 셔틀버스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 강화전략을 내놓았다. 이처럼 '서비스'나 '이윤'의 경쟁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역시 '안전'이다. 두 회사는 교통수단의 최고가치인 '안전'을 항상 1순위에 두고 경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전한 경쟁속에 국민이 안심하고 탈 수 있는 안전한 KTX, SRT가 되길 기대한다.

2016-12-11 15:47:52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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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면세점 프로모션, 대한민국 '무료 관광' 촉진 막아야

"돈 받고 팔 '한국관광상품'이 없어요." 한국관광통역안내사협회 관계자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토로했다. 대한민국 관광이 '무료화' 되고 있다. 관광산업 관계자는 그 발단으로 '면세점 프로모션 정책'을 지적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이달 초를 기준으로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600만명을 돌파했다. 올 1월부터 11일까지 잠정적으로 집계한 결과 전년 대비 31.3%가 증가한 수치다. 중국 관광객이 약 36.6%, 일본 관광객은 25.2%가 각각 늘었다. 외국인들은 왜 대한민국을 찾을까. 방한 이유는 많겠지만 관광산업 관계자들은 방한 외국인들, 그 중에서도 중국 관광객들은 약 90% 이상이 "쇼핑을 하기 위해서" 대한민국을 찾는다고 답한다. 대한민국 서울에 아름다운 관광지가 넘치건만 우선시 되는 것이 '면세점 쇼핑'이라는 것이다. 물론 국내 면세 산업이 그만큼 외국인들에게 인정받는다는건 뿌듯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면세점 프로모션 정책이다. 관광통역협회 관계자는 과거 월드타워점을 찾는 외국인 단체 관광객에게 롯데월드 어드벤처 이용권을, 한화갤러리아면세점63을 찾는 관광객에게는 수족관 이용권 등을 프로모션을 통해 무료로 증정해 왔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 프로모션은 면세점 업체들이 관세청으로부터 특허권을 요구하면서 내세운 '지역활성화' 방안의 일부일 수도 있다. 대기업들이 그룹사의 역량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줄 수 있을 만큼 혜택을 주는 것은 소비자로서는 좋은 일이다. 하지만 유료로 이용하는 관광지를 통해 수수료를 챙기는 여행사 등 관광업계 관계자로서는 이러한 무료 관광이 불만이다. 이익을 덜 보는 것도 문제지만 더 짚어야할 사안은 대한민국 관광이 '저가' 또는 '무료'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는 17일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이 사업 청사진을 들고 PT(프레젠테이션)에 나선다. 각 기업 대표들이 직접 나설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물론 질 좋은 국내 상품들을 판매하며 내수를 활성화 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짝퉁 없는 고급스러운 쇼핑 문화만 전파하는것이 아니라 소비 가치가 충분한 대한민국 관광지도 면세점 사업과 함께 돋보여야 한다는걸 깨닫길 바란다.

2016-12-08 16:10:03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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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최순실로 인해 얼어붙은 '지갑'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는 국정뿐 아니라 소비자의 지갑도 얼어붙게 만들었다. 백화점, 마트에서 장을 보고 겨울 의복을 구매하던 고객들의 소비심리가 죽어버린 것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코리아세일페스타로 좋았던 분위기는 사라졌다"며 "백화점, 마트 부분에 특별한 악재가 없는 데 매출이 줄어드는 원인을 모르겠다. 이 상태면 내년 매출도 장담하기 어렵다"며 한숨을 쉬었다. 최순실이 검찰에 출석 당시 몸에 걸친 '명품'으로 인해 명품브랜드 자체가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는 곧 돈 많은 사람들의 명품 구매 자제로도 이어졌다. 실제 최씨가 출석 당시 신고나온 '프라다'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쿡방' 열풍으로 올 한해 특수를 누릴 것이라 기대한 식품업계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탄핵정국'으로 인해 쿡방열풍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패션, 명품, 화장품 어느 분야든 최씨의 이름만 뜨면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단지 최씨가 입었다는 이유나 특정 매장을 자주 찾았다는 의혹만으로 이미지는 바닥으로 떨어진다. 블루독, 밍크유, 알로봇, 래핑차일드 등의 고급 아동복 브랜드를 보유한 서양네트웍스는 최씨의 제부 서동범씨가 경영자로 있어 현재 강한 불매운동 폭풍을 맞고 있다. 광화문 인근 백화점, 대형마트의 상황은 최악이다. 토요일마다 열리는 촛불집회로 인해 주간 최대 대목인 토요일 장사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유통업계는 내년이 걱정되기만 한다. 김영란법으로 인한 소비축소에 최근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의무휴일을 월 4회로 확장하자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발의, 기업 총수 조사 등의 사태까지 겹쳐 고민은 더욱 늘어간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하루빨리 이번 사태의 결말을 보고 싶을 뿐"이라며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는 그때만 해도 이정도 파급을 예상하지 못했다. 대통령의 비리가 유통업계를 휘청이게 할 줄 누가 예상했겠는가"라고 말했다.

2016-12-06 16:34:12 김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