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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보험산업 低성장 전망…국민 신뢰로 일어서야

글로벌 금융환경과 제도 변화 속에 국내 보험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11일 보험연구원은 지난해 5.5%에 달하던 성장률이 올해 3.2%로 2%포인트 이상 낮아지고 내년에는 2.2%로 '반토막'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생명보험의 경우 내년 1%대로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신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으로 주력상품인 저축성보험과 연금보험을 판매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이날 보험연구원의 성장률 발표 직후 생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간 연금과 저축성보험을 많이 팔아 수입보험료가 늘었는데 회계기준 변경에 대비해 자본을 쌓으려면 금리 역마진 리스크가 큰 연금과 저축성보험 등을 무턱대고 판매할 순 없다"며 "매출을 늘리기 위한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손보업계 역시 2%대로 떨어진 내년 성장률에 근심이 가득하다. 갈수록 낮아지는 성장률을 극복하고자 보험사들은 최근 '마른 수건 쥐어짜기' 전략에 돌입했다. 가뜩이나 변변찮은 살림의 국민들의 안주머니에서 쌈짓돈을 챙기겠단 계획이다. 이달 생보사들은 속속들이 암보험·건강보험 등 보장성보험의 예정이율을 낮춰 보험료를 인상했다. 손보사들도 내달 보장성보험료 인상을 위해 예정이율을 낮출 계획이다. 문제는 올 상반기에도 한 차례씩 보험료 인상을 단행했다는 데 있다. 한 해 두 번씩이나 보험료를 올린 것은 이례적이다. 보험사들의 불완전 판매 행각엔 헛웃음이 난다. 보험연구원의 성장률 발표가 있던 날 금융감독원은 그간 보험사들이 소비자들에 종신보험을 연금보험으로 가입시켜 피해를 불러 왔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사망보험금을 해지하고 연금으로 바꿀 수 있는 특약을 넣어 종신보험을 판매하고 있지만 이는 연금보험보다 받을 수 있는 돈이 적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지난달 경남 지역 지진 피해 당시에는 일부 손보사가 지진보험 특약 가입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미래에 발생할지도 모를 위험을 대비해 차곡차곡 국민들을 대신해 돈을 모아 수익을 높여 피해 발생 시 보장을 업으로 삼는 보험사로선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국민들의 분노와 함께 보험업에 대한 신뢰를 잃은 후에야 각 사는 부랴부랴 지진 특약을 부활시켰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 행동으로, 당분간 국민들의 보험업에 대한 신뢰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은 소비자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보험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론 산업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보험연구원도 이날 저성장 극복 방안으로 보험 계약자의 불만을 줄이는 각종 대책을 선보였다. 보험 가입자에 건강생활서비스까지 제공할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미국이나 영국, 일본과 같은 선진 보험시장에선 이미 몇 년 전부터 이루어지고 있는 사업이다. 보험산업의 성장률 제고를 위해선 소비자와의 신뢰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 기업과 국민 사이 신뢰 관계 구축이야말로 그 어떤 환경적·제도적 변화에도 맞설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2016-10-12 16:35:14 이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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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석화 구조조정, 죽 쒀서 개 주나?

최근 정부가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외부 업체의 컨설팅 보고서를 바탕으로 공급과잉 품목의 생산을 줄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대표 공급과잉 품목으로 꼽혀온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역시 설비 통폐합과 사업 재편을 요구받았다. PTA는 폴리에스테르 섬유와 페트(PET), 필름 등의 주 원료다. 하지만 컨설팅 업체들이 산업을 정확히 이해하고 보고서를 작성했는지,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 구조조정 요구가 정당한지 의문을 감추기 어렵다. 석유화학산업을 담당한 베인앤컴퍼니는 수치에 기반을 둔 경영 컨설팅을 내놓는 회사다. 이들은 중국의 PTA 자급률 상승을 이유로 국내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산업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숫자만 본 컨설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국내 PTA 생산기업은 한화종합화학, 삼남석유화학, 태광산업, 롯데케미칼, 효성이 있다. 이들은 중국의 자급률 상승에 맞춰 지난해부터 자율 구조조정을 실행해왔다. 2011년만 하더라도 생산량의 84%가 중국에 수출됐지만 지금은 국내 수요가 주축이 됐다. 수직계열화를 이뤄 자체 소비량만 생산하는 기업도 있고 석유화학 설비 노후화가 심각한 유럽으로 수출되는 양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감산 노력도 그간 충분히 했다. 연산 200만 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한화종합화학은 4개 공장 가운데 한 곳을 가동 중단해 160만 톤 규모로 운영 중이다. 삼남석유화학도 일부 생산라인을 멈춰 당초 180만 톤에서 120만 톤으로 생산량을 줄였다. 롯데케미칼도 일부 설비를 전환해 PTA 생산량을 100만 톤에서 60만 톤으로 조정했다. 태광산업은 100만 톤 규모에서 10% 감축했고, SK유화는 2년 전부터 아예 PTA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세계 PTA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기업들의 어려운 상황도 우리 기업들에겐 긍정적이다. 공정 효율이 낮은데다 정부의 수도·전기 지원이 끊기며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은 대폭 떨어졌다. 경쟁력이 떨어지며 생산도 줄어 설비 가동률은 7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세계적으로 공급량이 줄며 PTA 가격도 과거에 비해 올랐다. 때문에 일부 국내 기업들은 가동 중단한 설비의 재가동도 고려하고 있다. 국내 생산량을 더 줄이면 늘어나는 유럽 수요와 국내 시장을 중국에 내주는 것 외의 결과를 낼 수 있을까. 일방적인 감산 요구보다 산업에 대한 이해와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6-10-12 07:05:00 오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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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발 없는 말에 잇단 곤혹 치른 삼성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속담이 잘 들어맞는 요즘이다. 최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리콜 사태에 편승해 허위신고가 난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갤럭시노트7 소손 이슈 이후 전 세계에서 접수된 허위신고만 60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고, 절반 이상의 허위신고는 미국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유럽도 각각 6건이나 나왔다. 이것도 단순 허위신고가 아닌, 당사자가 고의로 사고를 연출했거나 명백하게 허위인 것으로 검증된 경우만 해당한다. 미국에선 외부충격으로 액정을 깨뜨린 뒤 발화 탓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았고, 파손된 갤럭시노트7을 외부 가열로 조작한 사례도 있었다. 일례로 최근 SNS에서 급히 퍼진 지프 차량 전소가 대표적이다. 사고차량 소유주는 스마트폰 발화에 따른 전소로 주장했지만 시 소방당국은 화재의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중국과 멕시코 등에서도 비슷한 허위 주장이 많았다. 리콜을 대부분 마무리하며 재판매에 돌입한 갤럭시노트7에 대한 뒷말은 지속되고 있다. 소손이 확인된 제품은 전량 리콜을 시행했지만, 이후 재판매 이후에도 발화문제가 있을 것이란 얘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확인되지 않은 얘기다. 사실관계를 판단하기 전 발 없는 말은 그렇게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앞서 6~7년 전 삼성전자는 비슷한 곤혹을 치른 적이 있다. 2010년의 일로 기억된다. 삼성전자 매직홀폰이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 사고로 파손됐다는 주장이 한 소비자의 입으로부터 나왔다. 당시 피해를 주장한 소비자는 휴대폰을 충전기에 꽂아놓고 새벽에 잠시 나갔다 들어오니 방에서 타는 냄새가 났다고 밝혔다. 그는 큰 화재로 이어질 뻔한 상황을 삼성 측에 얘기했지만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는 조사도 하지 않은 채 맞교환해주겠다는 얘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급히 소비자를 만나 제품을 수거했고, 배터리 문제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휴대폰 폭발이라면 배터리가 불에 타야 하지만 해당 배터리는 문제가 없어보였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주변 소비자와 관련 단체가 피해를 주장하는 소비자의 편에 섰다. 그리곤 여러 차례 공방전이 벌어졌지만 결국 해당 소비자는 사고 조작으로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된 사례였다. 발 없는 말도 일단 사실 확인 후 귀에 담아야 한다는 얘기가 IT·전자 업계에선 보다 들어맞겠다.

2016-10-04 18:39:03 나원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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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금 집 사도 될까

"지금 집을 사도 괜찮을까.", "어디에 청약을 하면 좋을까.", "가계부채 대책 나왔다는데 분위기 어떤지.", "집값은 안 떨어질까." 요즘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최근 부동산시장 호황과 정부의 저금리 기조 정책에 주변 많은 사람들이 지금이 내집마련 적기인 지를 고민하고 있다. 특히 전세주택의 실종, 비싼 전세가, 낮은 주택 대출 이자율에 가계부채 대책의 역효과까지 더해진 탓에 모든 기반 환경이 '무리하게 대출을 받더라도 이 기회에 내 집 마련을 하라'고 부채질하고 있다. 단지 이자가 싸고 시장 분위기에 편승해 무리를 해서라도 집을 마련한다면 지인들에게 내가 해준 대답은 '조금 기다려라'였다. 단지 거주를 위해 집을 구매한다면 시기에 상관없이 권하겠지만 최근 상황은 기다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내가 지인들에게 이렇게 말한 또 다른 이유는 최근 부동산시장 호황보다 이면에 나타난 여러 부동산지표 하락 때문이다. 우선 청약경쟁률은 점점 더 치열해 지는 반면 신규아파트 초기계약률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올 들어 전국 평균청약률은 12.89대 1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을 보인 반면 2·4분기 전국 민간아파트의 평균 초기 계약률은 70.5%로 지난해 같은 기간 92.2%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초기 계약률은 신규 분양된 후 3개월 초과 6개월 이하의 기간이 지난 30가구 이상 규모 단지의 분양률을 말한다. 또 최근 감소세라고 하나 여전히 전국에 6만여가구의 미분양도 남아있다. 연말까지 예정된 분양·입주 물량도 많아 미분양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부터 12월까지 예정된 아파트 분양물량은 13만5000여가구에 이른다. 입주 물량도 9만6000여 가구에 이를 정도로 많다. 더불어 지난 8월 발표한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의 후속 정책을 꺼내들려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가계부채 대책에서 내놓았던 부동산시장 과열 억제 대책의 역효과로 추가대책을 서둘러 적용할 수 있다. 보편적으로 우리나라는 내집마련을 삶의 가장 큰 목표 중에 하나로 삼는다. 하지만 요즘 처럼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떠돌아 다니는 말을 듣고 무턱대고 내집마련에 나서는 것은 위험성이 높다. 먼저 직접 현장을 보고 시장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2016-09-29 15:44:14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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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무뎌진 '문제의식'이 만들어낸 범죄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양심의 모양이 '세모'라고 말한다. 양심에 어긋날 일을 하면 양심이 모서리로 마음을 찔러 아프게 한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양심이 '동그라미'가 된다고 한다. 너무 찔러 모서리가 닳아버리기 때문이다. 양심뿐 아니라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도 같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사고나 문제가 반복해서 일어나면 그에 대한 문제의식도 무뎌지기 마련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2000년대 초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수만에서 수백만에 달하는 기업과 기관은 물론 100명 미만의 병원 등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개인정보까지 유출됐을 정도다. 그럼 국민의 개인정보는 누구나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반복되는 유출 사건에 심각성은 점차 사라져 간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더 이상 개인정보는 개인의 것이 아니다"는 말이 돌아 다닐 정도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관련 기관의 처벌도 벌금 수준이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법원의 보상액도 미미하다. 더욱이 개인정보가 단순 마케팅에만 활용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며 '개인정보 유출 사건'='스팸문자 증가' 정도로 쉽게 생각하게 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개인정보를 활용한 사기, 보이스피싱 사건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상대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금융거래 내역, 채무내역, 신용상태까지 파악한 사기꾼에 피해를 입는 사람이 늘었다. 서울 관악경찰서 지능과 한 형사는 "한동안 잠잠한 듯한 보이스피싱 최근 들어 다시 급증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만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금융내역과 신용을 빠삭히 꿰고 접근해 오는 사기꾼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뿐이다"고 한숨을 내쉰다. 무뎌진 문제의식과 정부 기관의 대응이 국민들의 재산을 노리는 괴물을 탄생시켰다. 단순 경품 추첨에서 병원, 인터넷 사이트 사회의 거의 모든 부분이 개인정보를 요구하지만 보안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는다. 심지어 개인정보를 팔아 수익을 올리는 것을 정당한 이윤추구 행위로 인식하고 있는 기업도 있을 정도다. 이미 쏟아진 개인정보를 다시 주워담기는 늦었다. 하지만 관련 기관이 다시 한번 문제의식을 갖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지금도 범인들은 국민들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사기를 시도하고 있다.

2016-09-29 04:00:00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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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구멍난 금융권 취업박람회

교복과 군복. 지난 21일 은행연합회 주관으로 코엑스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창업·일자리 박람회에서 자주 만난 복장이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이나 이직을 준비하는 구직자 등은 오히려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어린 10대와 군인까지도 취업 걱정에 일자리 박람회를 찾는 시대가 됐음에 마음이 저릿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박람회장 속 '빠진 이'가 드러났다. 점심시간이 지나자 군데군데 부스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채 텅 비어있는 곳이 눈에 띄었다.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부스가 한산한 편이었다. 30분여간 혼자 부스를 지키던 한 중소기업 인사담당자는 오후 2시가 되도록 열 명도 채 만나지 못했다고 했다. 대졸자 경력직을 채용하고자 참여했으나, 대부분의 방문객이 모집 대상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부스에 오는 사람이 없으니까 담당자들도 굳이 자리에 있을 필요 없다고 생각하겠죠. 보통 대졸자나 경력직 뽑는데, 고등학생이랑 군인만 넘쳐나니까…" 발길이 뚝 끊긴 부스에서 구직자를 기다리던 그는 결국 스마트폰으로 눈길을 돌려버렸다. 방문객으로 북적이는 부스는 대기업이나 이벤트를 실시하는 곳 뿐. 이 외 부스에서는 드문드문 사람이 오갔다. 학생들과 군인들은 출석확인서와 면접응시권 등을 받기 위해 분주했다. 이에 더해 제대로 안내하는 이가 없어 박람회장을 찾지 못해 애를 먹는 구직자, 상품을 타기 위해 큰소리를 내는 노인까지. 금융당국과 협회 등 전 금융권이 주최하고 261곳의 기업들이 참여한 박람회 치고는 우스꽝스러운 풍경이었다. 다행히도 눈에 보이는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채용관, 창업관, 정보관 등의 행사를 통해 핀테크 관련 기업과 우수기업의 현장채용 등으로 주목을 끌었다. 아울러 창업 자금조달 방법 안내와 투자상담 등을 펼치면서 이날 박람회에는 총 5200명의 구직자가 몰렸다. 이 중 860명은 현장에서 1차 합격까지 했다. 하지만 박람회 참가 기업의 반응은 어쩐지 석연치 않다. 앞으로 다신 취업박람회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또 다른 중소기업 관계자는 이번 박람회에 대해 "취업난을 전혀 느낄 수 없는 박람회"라며 "절박함과 간절함은 고사하고 진지함 마저 없었다"고 평했다. 축사를 통해 당국이 제시한 금융개혁, 기술금융, 우수 인재 등은 이날 모두 바람 빠진 풍선마냥 허공에 떠 있었다.

2016-09-22 17:20:51 채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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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형돈의 복귀, 비난 받을 일인가

개그맨 정형돈의 방송 복귀가 연예계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건강상의 이유로 출연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공백기를 가진 정형돈은 다음달 초 방송 예정인 MBC에브리원 '주간 아이돌'로 약 1년여 만에 대중 앞에 다시 나설 예정이다. 정형돈의 방송 하차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소식이었다. 당시 정형돈은 간판 프로그램인 MBC '무한도전'을 비롯해 MBC에브리원 '주간 아이돌', JTBC '냉장고를 부탁해'의 MC로 활약하며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한때 '웃기는 것 빼고 다 잘한다'는 말을 들었던 그는 물에 오른 유머 감각과 능숙한 진행 솜씨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사대천왕'이라는 별명이 그의 뒤를 따라다녔다. 그러나 점점 높아지는 인기와 달리 정형돈의 마음은 점점 더 힘들어졌다. 그는 여러 차례 방송을 통해 연예인으로 느끼는 불안을 털어놓은 바 있다. 불안 장애가 더욱 심해지면서 더 이상의 방송 활동이 어렵다고 판단한 그는 활동 중단이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팬들로서는 아쉬운 선택이다. 그럼에도 건강이 우선인 만큼 그의 결정을 존중하며 복귀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정형돈이 겪은 심리적 불안은 사실 현대인이 느끼는 정신적 고통의 하나다.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는 연예인에게 점점 더 커져가는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켜줘야 한다는 생각은 크나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일반인도 마찬가지다. 현대를 살아가는 이라면 누구나 각자가 맡은 위치에서 이뤄야 할 목표와 현실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끼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언제라도 정신적인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정형돈의 방송 활동 중단은 연예인 또한 현대인과 같은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음을 잘 보여준 사례였다. 정신적인 고통을 견뎌내고 다시 일어서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더더욱 정형돈의 복귀 소식은 반가웠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은 정형돈의 복귀에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그가 복귀 프로그램으로 '무한도전'이 아닌 '주간 아이돌'을 선택했다는 것, 그리고 '무한도전'에는 복귀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한중 합작 웹영화 작가로 데뷔한다는 소식과 '형돈이와 대준이'로 가수 활동도 재개한다는 소식이 이어지자 정형돈의 복귀에 대한 볼멘소리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어떤 사람은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직업이기에 대중의 비난을 받는 것도 감내해야 한다'고 말한다. 마치 연예인을 대중의 뜻대로 조종할 수 있는 수동적인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듯 하다. '무한도전'으로 사랑을 받은 정형돈이 '무한도전'으로 복귀하지 않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의 결정이 막말에 가까운 비난을 받을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정형돈이 마침내 대중 앞에 다시 설 마음을 먹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예전 같은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켜보는 것이다.

2016-09-21 13:43:45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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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폭염경보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이달 들어 진도 2.0 이상의 지진이 132차례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9월 지진은 지난 12일 경주 지역에서 발생한 것이 처음이다. 12일 진도 5.1과 5.8, 4.3 짜리 지진이 연달아 생겨 많은 국민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서울에서도 흔들림이 느낄 정도였지만, 많은 이들이 이에 대한 안내를 받지 못했다. 때문에 일선 학교에서는 "가만히 있으라"며 학생들을 건물 안에 가두려 했고 학생들은 이를 거부해 충돌이 일기도 했다.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연출됐다. 당시 세월호 탑승객들은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방송을 따랐다가 참사를 당했다. 사고 후 해경의 구조 작업 역시 많은 허점이 발생해 피해를 키웠다는 평가다. 이런 사태의 재발을 막고자 정부는 2014년 안전행정부의 안전·재난 기능을 분리해 국민안전처를 신설했다. 이 기관은 육상과 해상의 재난관리시스템을 총괄하며 자연·사회·특수 재난 관리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지난 12일 지진 발생 당시 국민안전처는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지 않았다. 날이 조금이라도 더우면 폭염경보가 발령됐다며 전 국민의 휴대폰을 울려대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도 3시간 가량 먹통이 됐고 국민들은 재난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얻기 힘들었다. 18일 정부통합전산센터는 국민안전처 홈페이지 처리용량을 최대 80배까지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12일 발생한 트래픽 폭주를 대비한 조치였지만, 19일 지진 발생 직후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는 다시 다운됐다. 긴급재난문자는 일부 지역에 한해서만 발송했고 그나마도 지진 발생 시점부터 15분가량 늦었다. 재난 상황에서는 예상치 못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그 때문에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떠한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고 전국에서 발생하는 재난에 신속하게 대처해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국민안전처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국민안전처, 나아가 정부는 5000만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자신들의 책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여름철 발송한 폭염경보 메시지보다 중요한 업무가 있음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2016-09-21 07:01:01 오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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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추석 민심이 천심이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둘러앉은 밥상에서 연실 혀를 차는 소리가 들려왔다. 대화의 물꼬는 서울 사는 작은 아버지네가 텄다. 주제는 경주에서 시작된 지진이었다. 불과 몇 초간이었지만 생생하게 느낀 여진에 공포를 느낀 모양이다. 얘기를 듣던 사촌 언니 부부네가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에 사는 부부는 고층 아파트가 수 초간 크게 흔들렸지만 휴대전화는 먹통이고 뉴스에서도 지진 발생 얘기만 나올 뿐 어떻게 대처하라는 등의 말이 없어 혼란을 겪었다고 했다. 다들 한마디씩 거드는 와중에 결론은 각자도생으로 끝이 났다. 묵묵히 대화를 듣던 고모는 혀를 끌끌 찼다. 읍내에서 신발 가게를 운영하던 고모네는 최근 가게를 정리했다. 건강 악화도 문제였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월세가 근본 원인이었다. 가게 자리에는 프랜차이즈 카페가 곧 들어선다고 했다. 큰 아버지네도 어려움을 호소하긴 마찬가지다. 올 여름 폭염으로 양계장이 직격탄을 맞은 차였다. 폭염 얘기가 누진제로 이어졌다. 어린 아이가 있는 사촌네는 에어컨을 24시간 돌리는 바람에 전기세 폭탄을 맞았다고 했다. TV에서 연일 북한 핵실험 얘기가 나왔지만 바닥을 친 민생 경제 때문인지 이 주제는 관심 밖이었다. 당장 먹고 살 일이 시급한 가족들에게 북한은 그저 먼 나라 얘기였다. 취업 준비생인 사촌은 이번 추석에도 얼굴을 볼 수 없었다. 화살은 최근 결혼한 또 다른 사촌네로 향했다. 이들은 딩크(자녀가 없는 맞벌이 부부)족이다. 앞으로도 아기는 갖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내 집 마련도 어려운 상황에서 아이를 낳아 키울 자신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그리고 밥상머리 모든 대화의 끝은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라는 데 방점이 찍혔다. 이번 명절에도 하나같이 다들 어렵다는 얘기만 늘어놨다. 추석 명절이 끝나자 여야가 추석 민심을 놓고 엇갈린 해석을 내왔다. 정부 여당은 추석 민심을 두고 "국민의 엄한 목소리이자 숭고한 명령이었다"고 틀에 박힌 논평을 내놨다. 야당은 이번에도 박근혜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을 탓했다. 매년 명절마다 반복된 모습이다. 추석 민심은 정치권을 향해 질타를 보내지만 이들은 그럴 듯한 말로 포장하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지역 민심'이 과목별 성적이라면 '추석 민심'은 종합 성적이다. 물론 정치권 성적은 낙제에 가깝다. 하지만 성적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무엇이 부족한지 일단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해법을 찾는 것이다. 낮은 성적 탓을 외부로 돌리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는 말이다.

2016-09-19 06:25:42 연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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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감염병 공화국' 오명 떨치려면 원인규명이 먼저

15년 만에 경남 거제 지역을 중심으로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자 수산업 종사자들은 망연자실 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해수 오염에 따른 수산물 오염 가능성이 높다는 추정만 하고 있다. 역학조사를 진행했지만 콜레라 감염경로를 밝혀내지 못했다. 이러한 가운데 거제와 인접한 통영에서 활어회 시식행사가 진행됐다. 지역 수산물이 안전하단 걸 강조하려는 행사인데 콜레라 감염경로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콜레라가 어패류에서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들어 C형 간염, 콜레라까지 감염병이 계속 발병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감염병의 확산을 최소화 하고 빠른 원인규명을 해야하지만 사상 유례없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감염병이 확산될 수 있었을 것이란 변명만 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난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사태를 겪고도 국가방역에 실망감을 보이고 있다. 초동대응의 미흡과 의료기관 간 정보공개 문제는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대표적으로 C형 간염이다. 서울의 한 의원에서 지난 2월 주사기 재사용 신고가 접수됐지만 보건당국은 3월에야 조사에 들어갔다. 일반적으로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상온에서 약 5일 가량 생존한다. 한 달 이상 시간히 흘렀다면 바이러스가 검출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결국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하지 못했고 뒤늦은 대응으로 인해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또한 어려워진게 사실이다. 여기에 정부가 3년전부터 전수조사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묵살된 정황도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전국에서 학교급식 집단식중독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개학철만 되면 학교급식에 위생과 감사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말을 되풀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식중독 사고는 발생하고 있다. 올해 식중독이 발생한 14개 학교 중 서울 동명여고, 정보산업고 등 10곳이 점검을 받았지만 별다른 지적사항이 없었다. 식중독 예방의 중요한 요소인 식기류 소독 검사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던 셈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학교급식 식중독 대란은 결국 인재(人災)로 판명됐다"며 "관리당국은 형식적인 검사와 보여주기식 대책 대신 실효성 있는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연이어 터지는 감염병으로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정확한 감염 경로와 원인을 철저히 밝혀야 할 것이다.

2016-09-07 14:56:54 박인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