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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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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진해운 사태, 용단이 필요하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단기적인 결과물에 집착할 때 주로 사용하는 경제용어로 '모르핀 효과'를 떠올리곤 한다. 마약의 일종으로 취급되는 모르핀은 강한 마취와 진통 등의 작용이 있지만 습관성 중독이란 부작용이 뒤따르기 때문에 조심히 다뤄야 한다. 잘만 다룬다면 모르핀은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과거엔 보통 전쟁터에서 주로 사용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통을 일시적으로 덜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효의 지속성은 기대하기 어렵고 내성이 생길 수 있어 지속적인 효과를 위해선 남용하게 되는 위험부담이 공존한다. 최근 한진해운 사태를 두고 떠올린 게 '모르핀 효과'다. 후폭풍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걱정이다. 기업과 이하 임직원, 그리고 국내외 경제에 미칠 여파는 시간이 갈수록 모두가 짊어질 고통으로 되돌아올 것은 자명하다. 정부와 채권단, 한진 오너가가 나서 입장을 조율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해법이 없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현재로선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우선 끄거나, 이렇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서 실타래를 풀어나가듯이 하나씩 살펴보는 게 방법이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모르핀 효과에 해당된다.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끈다면 제대로 수습이 되기도 전에 내성이 생겨 더 많은 혈세가 투입돼 국민의 원성은 자자해질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원인을 찾아서 하나씩 풀어나가자니 시간이 촉박해 후폭풍은 더욱 매서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적절한 처방이 필요하다. 수출기업의 물류피해가 속출하고 있고, 관련 업계와 협·단체들의 공동대응도 시작됐다. 그 사이 수만명의 현장 종사자들의 속은 이미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정부는 지금도 시간은 흐르고 있다는 점을 부담으로 떠안고 가야 한다. 한진해운 사태는 이미 매스미디어를 통해 후폭풍을 가늠할 수 있게 됐다. 기업과 채권단의 일명 '밀당'이 계속돼온 점은 아쉽지만, 이를 뒤로 한 정부의 용단이 필요한 때다.

2016-09-06 17:38:27 나원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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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김재수 장관은 왜 울분을 터뜨렸나

이번에도 반복됐다. 인사 후보자의 약점을 찾아 청와대의 인사 무능력을 비판하려는 구태 정치. 익숙한 청문회의 한 장면이 이번에도 재현됐다. 청와대는 임명을 강행하고, 야권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해임 건의안을 논의키로 한 것 역시 유사한 흐름이다. 자극적인 사생활 공개는 필수가 된 지 오래다. 전문성과 정책 능력을 따져봐야 할 인사청문회가 장관후보자의 개인사를 들춰내는 삼류 드라마로 전락했다. 사태는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를 앞두고 펼쳐진 여야 대치국면에서 시작됐다. 여야 대치가 장관 청문회로 불똥이 튄 것. 추가경정 예산안과 '국회의장 개회사 논란' 등으로 야당 단독 청문회가 진행되면서 브레이크 없는 질주가 이어졌다. 청문회의 익숙한 주제인 부동산 전입과 가족 문제가 도마에 올랐고 청와대의 부실 인사 검증으로 야당은 결론내렸지만, 이를 바로잡을 여당의원은 이미 청문회장을 뛰쳐나갔다. 청문회에서는 밝히고 싶지 않던 가족사도 만천하에 공개됐다. 팔순 노모가 차상위계층으로 등록돼 의료비를 수급했다는 사실이 폭로된 것. 이를 해명하기 위해 그는 부모가 어릴 적 이혼했다는 아픈 가족사를 밝혀야 했다. 급기야 황제전세와 부동산투기 등의 음해성 공격과 의혹을 받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개인 SNS에 청문회 당시의 울분을 토해냈다. 김장관은 "저에 관해 일부 언론이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야당의원 일방적 주장을 그대로 보도해 너무 억울하다"며 입장을 밝혔다. 오죽했으면 농협은행이 야당의원이 제기한 이른바 '특혜 대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공식자료까지 냈을까. 청문회의 당초 취지는 주요 공직인사 후보자의 적임성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해당 분야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는 지 따져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청문회는 언제부턴가 의혹과 해명은 난무한데 결론은 없는 반쪽짜리로 진행되고 있다. 해당 이슈가 지나가면 정치권은 뒷짐을 지고, 당사자 역시 좋을 게 없다는 판단으로 더 이상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다. 검증이 아닌 낙마에 초점을 맞춘 청문회인 셈이다. 게다가 이번 청문회는 '우병우 부실검증'에 목적이 있다는 말이 돌았다. 청와대의 인사 검증 업무를 맡은 우병우 수석의 능력 부실을 증명하기 위한 야권의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다. 그런 의도가 맞다면 우수석을 공격하려던 야권은 '제 꾀에 제가 속아 넘어간 꼴'이다. 청와대의 부실검증을 증명하려다가 부실 의혹을 제기한 셈이니 말이다. 야권이 지금 해야할 일은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이 아니다. 여소야대 정국의 책임있는 정당으로써 사실과 다른 점을 시정하고 이를 바로 잡는 일이다.

2016-09-05 19:49:45 연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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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계부채 대책과 청약열기

지난달 정부가 꺼내든 가계부채 대책이 되려 역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가계 부채를 줄이겠다며 꺼내 든 공공택지 공급물량 감축 카드가 오히려 분양시장을 더욱 뜨겁게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우선 공공택지 공급 물량을 줄이겠다고 한다. 올해 LH의 공공주택용지를 지난해의 58% 수준으로 축소하기로 했고 주택분양보증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LH의 공동주택용지 공급 면적은 2014년부터 이미 내림세로 돌아섰다. LH가 2014 년 공급한 공공주택용지는 7.82㎦(약 14만4900가구)에서 지난해 6.95㎦(12만9000가구)로 줄었다. 가계부채 대책으로 주택 공급시장 관리 방안이 담긴 것은 처음이다. 결국 공급을 줄여서 신규 대출을 억제하자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정책이 무색하게 대책발표 후 주말마다 각 견본주택에는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공급이 줄기 전에 내 집 마련을 하겠다는 실수요자와 함께 공급이 줄어들 경우 집값이 오를 것을 예상한 투기 수요까지 몰렸기 때문이다. 신규 택지공급 제한으로 인한 공급 감소 효과는 기존 주택들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결국 집이 필요한 서민들과 새출발을 하는 젊은층의 부담을 키울 수밖에 없다. 집이 없는 사람들은 오히려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4건을 받을 수 있던 중도금 대출 보증건수를 2건으로 줄이기로 하면서 분양시장이 더 분주해졌다. 대책 시행 전까지 한 건이라도 더 청약해야 한다는 조바심이 수요자들을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분양시장 과열이 이어지는 상황에 대비해 부처 간 비상계획을 마련하고 대비 태세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김경환 국토부 1차관도 "시장이 과열된다고 판단되면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심 끝에 내놓은 가계빚 대책이 분양권 전매 기간 제한을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 등 벌써 추가대책을 요구받는 상황에 놓였다. 정부가 진정 가계부채 감소를 위해 부동산시장을 손 보기 위해선 공급물량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청약요건 강화 등 실수요자 위주로 개편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16-09-04 17:19:28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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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간편결제,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기자의 초중고 시절 지겹도록 들어왔던 말이 있다. "누가 그랬냐"다. 교내 학우의 돈을 도둑 맞았을 때, 학교의 기물이 파손됐을 때, 수업 중 소음이 들렸을 때 등 모든 사건에서 '범인'을 찾는다. 책임을 지게 하기 위해서다. 정말로 돈을 도둑 맞았는지, 학교 기물이 학생들의 안전에 위협되는 위치에 있진 않았는지, 학생에게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는 고려하기 보다는 우선 책임자를 찾는다. 그리고 누구도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기 싫어한다. 이 같은 정서는 정부와 기업의 정책에도 적용된다. 지난 2014년 3월 박근혜 대통령은 규제개혁을 통한 인터넷 결제 간소화를 요청했다. 정부는 대통령의 요구에 발 빠르게 규제개혁에 나섰지만 이상하게 기업들이 이를 적용하기 두려워한다. 이유는 간편결제에 대한 모든 책임을 기업이 지라는 정부의 입장 때문이다. 매번 금융사고 등이 터졌을 때 해당 은행은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분명 잘못은 해당 은행을 해킹한 사람이 했지만 누구도 범인을 찾거나 사건을 해결하는데 관심 없다. 일단 책임자를 찾아 비난하는데 중점을 둔다. 해킹으로 인해 손실된 돈은 회복할 수 있지만 한번 떨어진 은행의 평판은 좀처럼 회복하기 어렵다. 요구는 대통령이 했지만 책임은 기업이 져야한다. 은행들은 소비자가 편하고 쉽게 결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책임을 같이 져달라고 한다. 일종의 게런티가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책임회피만 할 뿐 자신이 할 일은 다했다는 입장이다. 최근 삼성이 세계최초로 휴대폰에 홍체인식 시스템을 도입했다. 국내의 인터넷 보급률은 세계최고 수준이며 핀테크 기술 역시 선진국과 견줄만하다. 뛰어난 IT, 보안 기술을 가졌음에도 고객들은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온라인 금융서비스를 이용한다. 김재율 약탈경제반대행동 운영위원장은 "소비자 입장에선 리스크가 없으면서 쓰기 편한 걸 원한다. 정부가 금융기관 사고에 대해 보상할 수 있는 게 있어야 한다"며 "소비자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2016-08-31 18:18:21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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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가 받은 호봉엔 성과가 없었을까요?"

지난주 A시중은행 한 영업점에서 간단한 은행 업무를 본 뒤 일어서려는 때였다. 행원이 멤버십 가입을 권유하며 재빨리 도너츠 할인 쿠폰을 건넸다. 어떻게 가입하면 되냐고 묻자 "스마트폰으로 앱 다운로드 받은 다음에 '이 숫자'를 입력하시면 가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원이 가리킨 '이 숫자'는 사번(사원번호)이었다. 올 상반기로 기억을 더듬어봤다. 취재 중 만난 B시중은행 한 영업점의 30대 과장은 점심 먹을 시간이 없어 근처 분식집에서 김밥으로 한 끼를 때우면서도 할당량 걱정을 했다. C시중은행 영업점의 한 부지점장은 50대 나이에 최신 IT기기를 배우기도 했다. 아웃바운드 영업량을 늘리기 위해서다. 기기를 만지는 그의 손놀림이 투박했다. 일명 '영업전쟁'에 대해 그는 장난스레 말했다. "남북통일도 은행원에게 맡기면 이뤄질 거라는 소리가 있어요." 웃으며 하기엔 슬픈 얘기였다. 하지만 현실이 그랬다. 지난 26일 국내 시중은행은 모두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이하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했다. '시급한 현안'인 성과연봉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금융노조가 아닌 개별 노조와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에서다. 사용자협의회는 금융노조와 산별교섭을 하는 은행권의 교섭 대표다. 27개 기관 중 22개 기관이 탈퇴하면서 협의회는 기능을 잃었고, 앞으로의 갈등은 불 보듯 뻔했다. 성과연봉제의 골자는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연봉의 격차를 확대하는 것이다. 사측은 예대마진 축소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고임금·저효율 임금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현실을 반영한' 결정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올 상반기 기준 은행원의 1인당 평균 연봉은 4200만원으로 삼성전자 등 주요 제조업체의 연봉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성과연봉제에 대해 은행원들은 '현실을 모르는' 결정이라고 말한다. 현재도 성과평가지표(KPI)에 따른 영업경쟁·스트레스가 과도할 뿐만 아니라 성과연봉제 도입으로 같은 직급끼리도 경쟁을 하게 되면 불완전 판매까지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성과연봉제는 저성과자 해고를 위한 제도라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말했다. "제가 20년 넘게 호봉을 받았는데, 전혀 성과 없이 단지 연차 때문에 연봉을 받아왔을까요? 기자님이 보기엔 성과연봉제가 어떤 것 같으세요?"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그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두둑한 은행장의 지갑이 떠올랐다.

2016-08-28 16:45:25 채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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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트루스'가 던지는 메시지

더위는 끝나지 않았지만 극장가 최고 성수기인 여름 시장은 서서히 끝나가고 있다. 한 주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대작들 사이에서 좀처럼 개봉 시기를 잡기 힘들었던 작은 영화들이 이번 주 대거 개봉한다. 겉은 화려하지 않지만 속은 꽉 찬 영화들이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케이트 블란쳇, 로버트 레드포드 등이 출연하는 영화 '트루스'도 그 중 하나다. '조디악'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각본을 담당했던 제임스 벤더빌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메리 메이프스의 회고록 '진실과 의무: 언론, 대통령, 그리고 권력의 특권'을 원작으로 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영화는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 과정에서 불거진 병역 비리 의혹을 다룬다. 당시 CBS의 시사 고발 프로그램 '60분'의 프로듀서였던 메리 메이프스는 자신의 팀과 함께 부시 대통령의 병역 비리 문제를 취재하고 있었다. 취재 과정에서 결정적인 단서를 가진 증인을 만난 메리는 CBS의 간판 앵커 댄 래더와 함께 부시 대통령에 대한 병역 비리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한다. 기자 입장에서 '트루스'는 시작부터 쉽게 빠져들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담당 분야는 다르지만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발로 뛰는 기자들의 모습을 보며 심장이 절로 뛰는 느낌을 받았다. 수많은 자료를 밤새도록 뒤지고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낱낱이 파헤치면서 진실에 접근하는 기자들의 모습은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스포트라이트'를 연상케 할 정도로 긴장감이 가득했다. 그러나 '트루스'는 '스포트라이트'처럼 진실을 밝히는데 성공하지 못한다. 부시 대통령의 병역 비리를 폭로하는 방송 이후 기세등등했던 메리는 그러나 방송을 통해 제시한 증거 자료가 조작됐다는 반응을 얻으면서 위기에 처한다. 설상가상으로 결정적 단서를 가졌던 증인마저 말을 바꾸면서 메리와 '60분' 팀은 방송국 내부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게 된다. 결국 부시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하고 메리와 댄을 비롯한 팀원들은 방송국에서 해고되고 만다. 씁쓸한 이야기다. 그러나 영화는 메리의 취재를 완전한 실패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비록 진실을 밝혀내는 데는 실패했지만 메리는 부시 대통령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태도를 굽히지 않는다. 그 모습을 보면서 기자는 무엇을 해야 걸까 새삼 다시 고민하게 됐다. 영화가 말하는 것처럼 세상의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 세상의 진실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 단순하지만 가장 어려운 것을 우리는 어쩌면 너무 쉽게 잊고 지내고 있는 건 아닐까.

2016-08-26 07: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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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구글은 과연 정의로운 기업인가

[기자수첩] 구글은 과연 정의로운 기업인가 "너희 쓸 만한 것 만들었던데 그걸로 돈 벌게 그냥 줘. 안 주면 너희는 발전 못 해." 이런 태도에 대한 정부의 대답은 "No" 였다. 24일 정부가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 요구를 거부했다. 구글은 높은 점유율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구글에게 지도데이터를 제공해야만 혁신할 수 있다"며 정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뒤집어보면 "우리를 따르지 않는다면 너희가 스스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냐"는 비아냥이다. 물론 지금의 구글은 처음 지도데이터 반출을 타진했던 9년 전과 다른 기업이다. 안드로이드를 출시해 세계 모바일 생태계 86%를 점령했고 세계 검색 점유율도 78%에 이른다. 하지만 믿을 수 있는 기업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구글은 국내 온라인 광고 계약을 싱가포르법인에서 담당하고 있다. 유료앱 구입·인앱 결제 등으로 올리는 매출 역시 해외로 가도록 했다. 국내에 고정사업장(서버)을 두지 않으면 과세할 수 없다는 세법과 국제조약의 맹점을 비집고 국내에 서버를 두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구글은 국내에서 플레이스토어 수수료로만 9570억원의 수익을 올리고도 법인세 등은 거의 내지 않는다. 구글은 "구글지도라는 공간정보 플랫폼을 바탕으로 여러 서비스가 탄생했다"며 지도 데이터를 사업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구글은 기업에게 구글지도를 유료로 제공한다. 이 때문에 애플도 구글과의 지도 공급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국민 세금으로 만든 지도 데이터로 국내외에서 사업을 벌인다면 그 수익에 대한 세금은 성실히 낼까. 문제가 생겼을 경우 제재할 방법도 없다. 구글은 2009년 스트리트뷰로 80만명에 달하는 한국인의 통신 내용과 위치정보 등을 무단 수집했다. 당시 검찰이 구글코리아를 압수수색했지만, 구글은 관련 데이터를 모두 본사로 보내 증거를 인멸했다. 검찰이 구글 본사 직원에게 소환 요청을 보냈지만 구글은 가볍게 무시로 일관했다. 서버가 국내에 없다는 이유로 국내법의 적용을 받지 않기에 구글은 아무 책임도 지지 않았다. 과연 구글은 믿을 수 있는 기업일까. 구글이 자신들의 모토인 '정의로운 세상, 정보를 공유하자'를 성실히 지킬까. 지금까지의 행보로는 아닐 것 같다.

2016-08-24 18:42:53 오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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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4차 산업혁명 시대, 물류산업 발전 위한 제언

제조업과 ICT(정보통신기술)의 융합이 산업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우리는 이를 4차 산업혁명으로 규정한다. 4차 산업혁명은 최근 입에 자주 오르내리며 자의든, 타의든 우리 삶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물류시장의 변화를 빼놓을 수 없다. 물류사업은 단순히 물품을 제3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을 벗어나 이제는 IT서비스산업과 한 자리에서 공생관계를 논할 정도다. 하지만 이는 최근에 떠오른 이슈가 아닌,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벌써 5년 전 얘기다. 삼성SDS는 2011년 매출을 상향조정하겠다고 밝히면서도 ICT 서비스업의 한계를 지적했다. 답은 해외시장 개척이었지만 손에는 예상 밖으로 물류시장 개척이란 카드가 쥐어졌다. 당시 삼성SDS는 DHL을 비교하곤 했다. DHL은 물류기업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막상 본사나 현장에 가면 ICT 기업의 이미지가 강했다는 것이다. DHL은 삼성SDS의 미래 경쟁사로 점차 각인됐다. 삼성SDS는 이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물류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현재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최근엔 아세안 시장에서 개척하며 영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다만, 각국의 시장 환경을 감안하면 여전히 규제의 장벽은 높은 편이다. 일례로 삼성SDS를 언급했지만, 국내외 시장 환경에서 시스템과 규제 등이 뒷받침해 준다면 기업의 성장은 시간을 보다 앞당길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23일 메트로신문은 주호영 국회의원실과 '디지털혁명과 물류 4.0'이란 주제로 '2016 국제 운송·물류 혁신 포럼'을 개최했다. 운송과 물류산업을 새롭게 조명하고 발전 방향을 위해 머리를 맞댄 이날 자리에선 국내 물류산업의 현주소에 대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이어졌다. 이날 포럼은 그렇게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앞으로가 걱정이다. 우리 물류·ICT 산업이 해외시장으로 뻗어나가기 위해선 다양한 지원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정부는 관련 산업에서 무엇이 부족하고, 필요한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며 귀를 기울여야 한다. 산·학·연과 소비자들의 꾸준한 관심도 뒷받침돼야 한다.

2016-08-23 18:40:46 나원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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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뒤늦게 수입차 단속 나선 정부…첫 단추부터 잘 꿰어야

옛말에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시작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환경부가 수입차 업체에 대해 내놓는 조치를 보면 첫 단추부터 잘못 채워져 있는 모양새다. 환경부는 폴크스바겐에서 시작된 인증서류 조작 파문을 수입차 업계 전반으로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32개 차종 80개 모델 차량이 이달 초 서류 조작으로 인증 취소, 판매 정지 명령을 받은 가운데 다른 수입차 업체에서도 '제2의 폴크스바겐'과 같은 인증서류 조작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환경부는 지난 17일 "폴크스바겐과 같은 조작이 일부 수입차 업계 관행이라는 제보가 있어 모든 수입차 업체를 대상으로 한 사전조사를 지난주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에 의뢰했다"며 "사전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하다면 업체별로 본사에 인증서류를 요청하는 등 추가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차량은 같은 엔진계통을 쓰면 2륜구동인지, 4륜구동인지, 수동인지, 자동인지 등에 따라 모델은 나뉘어도 배기량, 소음 수준 등이 비슷해 1개 차종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해외에선 대표 모델이 인증을 받으면 같은 차종 다른 모델들도 인증을 받은 것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있다. 수입차의 본사가 있는 국가에서 차량을 인증받은 경우 그 서류를 환경부에 제출하면 자동으로 인증을 해줬다. 이 같은 빈틈투성이인 국내 인증제도를 이용해 일부 수입차 업체들이 속임수를 썼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수입차 업체들의 조작이 관행적으로 이뤄졌다면 업체들의 문제로만 선을 그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만약 정부가 수입차 업체들이 국내 진출 초기부터 철저한 검증을 실시하고 관리 감독했다면 이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수입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부가 수입차 브랜드의 인증서류 조작에 대해 뒤늦게 조사를 실시한 만큼 좀 더 체계적인 절차를 구축해 장기적으로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2016-08-22 05:40:14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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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습기 살균제 특위…진실규명이 우선

지난달부터 국회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이하 특위)'가 활동하고 있다. 국회 가습기 살균제 특위의 활동기간은 7월7일부터 10월5일까지 90일이다. 이 기간 예비조사, 기관보고, 현장조사, 청문회 등이 이뤄진다. 지난달 27일 가습기 살균제 사건 '최대 가해업체' 아타 사프달 옥시레킷벤키저(옥시) 대표는 국회 가습기 살균제 특위 현장조사에서 공개적으론 고개 숙여 사과했지만 의원들의 자료요구 등 조사가 구체적으로 실시되자 모르쇠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타 사프달 대표는 언론에 공개된 인사말에서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연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런 비극적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피해 주요 업체로서 5년 간 해결책을 제시 못하고 지연시킨 점, 5년 간 법적으로만 대처한 점,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조사가 비공개로 전환된 이후의 아타 사프달 대표 태도는 공개 발언 내용과 달랐다라는 점이 알지면서 피해자들은 울분을 터트렸다. 이후 옥시는 피해자와 유가족에 최종 배상안을 발표했지만 해당 업체를 향한 비난여론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옥시의 배상안 발표에 피해자유족 측은 국회 가습기 살균제 특위의 조사와 검찰 수사가 끝나지 않은 시점에 배상안을 발표하면서 피해자들은 사건을 무마하려는 '물타기'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상안에 따르면 옥시 측은 배상 대상을 1~2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들로 한정했다. 3~5등급 환자들을 제외한 반쪽짜리 배상안이다. 피해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금전적 배상보다 '옥시 영국 본사의 진심어린 사과'와 법적 처벌, 재발방지, 제도개선 등일 것이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그동안 제조판매사와 정부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공식 인정된 지 5년 만에 국정조사가 진행된 만큼 사안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여겨진다. 옥시는 배상에 앞서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고를 둘러싼 잘못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국회 가습기 살균제 특위는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규명해 그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밝혀 피해자들의 오랜 한을 풀어줘야 할 것이다.

2016-08-18 18:04:13 박인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