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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우리나라에는 실리콘밸리가 없잖아요"

2020년. 면접을 보러 간 A씨. 면접장에서 만난 가장 무서운 경쟁자는 누굴까. 2017년이라면, 이미 합격이 내정된 듯한 '낙하산형'을 꼽겠지만, 미래에는 '금수저'보다 더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의 산물인 인공지능(AI)과 로봇이 그 주인공이다.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등 15개국의 370여개 기업 인사담당 인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세계경제포럼의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까지 총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앞으로 3년 내 510만여개의 일자리가 감소한다는 얘기인데, 바꿔 말하면 510만 여개의 일자리를 AI·로봇이 차지하는 셈이다. 실제로 산업 현장에서 본 4차 산업혁명의 발전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인간의 말을 알아듣고 대화하는 AI 음성 비서에서부터 인간과 비슷한 주행 능력 수준에 이른 자율주행차까지. 그럴 때마다 우스갯소리로 "실업률 점점 더 높아지겠네. 쟤네들이 몇 인분 일을 다 소화할텐데"라는 푸념도 나온다. 그러나 신기술 등장으로 인한 '기술실업'에 대처하는 정부의 자세는 허술하기만 하다. 일자리 창출 대책 상당수는 재탕 일색에 민간기업 고용 창출 방안도 빠져 땜질식 처방에 집중됐다. 스마트 시대에 아날로그 사고방식으로 머물러 있는 격이다. 일자리 창출의 요람이라고 불리는 스타트업 지원도 '창조경제'라는 이름으로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정치적 희생물로 방치돼 불똥 끄기에 바쁜 실정이다. "우리나라에는 실리콘밸리가 없잖아요. 큰 파도를 어떻게 넘어야 하나요." 기자와 만난 창조경제혁신센터 스타트업 지원 담당 직원의 호소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로봇과 AI도 일자리 경쟁에 뛰어드는 시점에 생사를 다투는 일자리가 정치에 휘둘려 공약(空約)처럼 남발되고 흩어져서는 안된다. 단순히 '창조경제'의 외양 바꾸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부, 기업, 교육, 국회 등 모든 관련 주체가 나서 로봇에 대적할 일자리의 본질을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때다. 때마침 미래창조과학부가 '창업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펀드 조성을 통해 기술창업 기업 5만개, 글로벌 진출 스타트업 500개를 양성한다는 카드를 꺼냈다. 글로벌 산업계를 리드하고, 노동의 유연성을 넓힐 혁신이 일어나기를 기대해본다.

2017-01-20 10:24:44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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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임금체불, 희망을 짓밟는 범죄

지난 10일 맥도날드 서울 망원점 앞에 수십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그들은 매장 앞에 풍선을 달거나 글씨가 적힌 색종이를 붙였다. 지나가며 그 광경을 본 시민들은 매장에서 무슨 행사를 하나 생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그 매장에서 일했던 젊은이들로 체불임금과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이었다. 맥도날드 망원점에서 일하던 아르바이트 직원들은 본사와 망원점 점주 간의 가맹계약이 해지되는 과정에서 직장을 잃고, 임금도 받지 못했다. 또 지난 6일 주요 일간지에는 대기업 이랜드 계열의 외식업체 이랜드파크(애슐리, 자연별곡 등)의 사과문이 동시에 실린 일이 있었다. 전 직원 열정페이 강요와 임금체불로 사회적 지탄을 받으며 불매운동이 지속되자 급히 진화에 나섰던 것이다. 이랜드파크는 전국 매장 360곳에서 4만4360명에게 83억7200만 원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초과근무수당을 주지 않으려 조퇴처리하고 근무시간을 15분 단위로 쪼개 기록하는 이른바 '꺾기'도 서슴치 않았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실업자는 전년 대비 3만6000명 증가한 101만2000명이었다. 특히 이중 절반에 가까운 43만5000명은 15~29세의 청년층이었다. '헬조선'으로 상징되는 대한민국에서 정유라 같은 몇몇을 제외하면 대다수의 청년들은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티며 살고 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최근의 일들을 보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든 청년들을 쥐어짜려고만 하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임금체불은 단순히 돈 몇 푼을 가로채는 행위가 아니다. 그 돈을 받기 위해 노력한 노동자의 피와 땀, 그리고 시간을 착취하는 행위다. 그것은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미래를 빼앗는, 다시 말해 '희망'을 짓밟는 잔인한 범죄인 것이다. 마침 고용노동부는 올해 업무보고를 통해 체불임금, 최저임금 예방 감독을 강화해 열정페이 등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발표가 공염불에 그치지 않고 진정으로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017-01-18 10:54:33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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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리는 아직도 '메시아'를 기다리는가

지난 2016년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우리는 이른바 '멘붕'의 연말을 보냈다. 상식에서 벗어난, 생각할 수 없었던 의혹이 불거지고, 그리고 그러한 의혹들이 점점 사실로 드러나게 되면서 시민들은 '촛불'을 들었고,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박 대통령의 탄핵안은 현재 헌법재판소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미 조기대선을 예상하고 여야의 대권주자들은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각 대권주자들은 작금의 사태를 비판하며, 자신이 국정·정치의 '혁신'과 '통합'을 이뤄내겠다며 국민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권주자들의 '포부'와는 달리 그들의 행보에서 보이는 '여전한' 모습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언급되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지난 12일 귀국했다. '국민통합'을 대(大)슬로건으로 삼은 반 전 총장의 곁에는 귀국 당시부터 이른바 '보수'를 자처하는 지지자들이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의 입에서는 '종북세력'·'간첩' 등의 단어들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반 전 총장이 정권을 잡아 '척결'하고 '올바른' 세상을 만들 것을 '부탁'하고 있고, 또한 이들은 반 전 총장이 정권을 잡을 경우 이런 부분을 해결해 줄 것으로 굳게 믿는 모습이다. 야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야권 대권주자 중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지켜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경우가 특히 눈에 띈다. 문 전 대표를 비판하거나 다른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은 여야 관계없이 온·오프라인 상에서 소위 '맹폭'을 당하며 마치 '이단'으로 취급되는 분위기다. 한 사회에 보수와 진보의 가치가 양립해야 한다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하기에 이들의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행동'을 탓할 마음은 없다. 다만 이들이 보이는 '맹목적인 믿음'이 우려가 된다. 정치인에게도 국민에게도 맹목적인 믿음은 곧 '독(毒)'이다. 맹목적인 믿음은 우리가 위임한 권력을 정치인이 아무런 부담없이 행사하도록 할 유인이 된다. 또한 소위 '핸들링'이 가능한 정도의 세력을 만들어 '편가르기'를 하게끔 한다. 현재의 국가시스템 하에서 한 사람의 대통령이, 그리고 하나의 세력이 60·70년대와 같은 경제발전을 이끌 것이라는 것, 그리고 지금의 세상이 '갑자기' 바뀐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이다. 정치인은 권력을 위임받은 대리인일 뿐이지 '신(神)'이 아니라는 얘기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부정하고 있는 사실. 지금의 상황도 이른바 '박정희 신화'의 연장선 상에서 벌어진 국민의 오판(誤判)이라는 해석들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

2017-01-15 15:59:36 이창원 기자
[기자수첩]청년실업의 그늘

서로 바쁜 일정 탓에 대학 동기들과 병신년(丙申年) 송년회를 보내지 못한 아쉬움에 정유년(丁酉年) 신년회를 갖자고 제안했다. 십여 명이 모인 카톡방엔 각자 일정이 가능한 날짜를 대느라 정신없이 대화가 이어졌다. 겨우 날짜를 잡고 약속을 나간 지난 주말 저녁, 모임에는 대여섯 명뿐이 나와 있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기자가 다른 친구들은 왜 안왔냐고 물으니 한 친구의 입에서 다소 씁쓸한 대답이 나왔다. "하반기 공채 떨어져서 나올 기분이 아니라네." 아차 싶었다. 나오지 않은, 아니 못한 친구들은 다들 아직 취업이 안된 친구들이었다. 생각해보면 카톡방에서 대화가 활발한 친구들은 모두 '바늘 구멍 통과하기' 보다 어려운 취업의 문을 통과한 친구들이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모두가 선망하는 대기업을 들어간 친구도 있었고 고시를 준비하다 최근에서야 합격한 친구도 있었다. 매일 업무에 쫓겨 각자 할 말만 하다보니 평소 대화를 하지 않는 친구들을 챙길 여력이 없었다. 취업을 하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한 친구들끼리 대화를 이어가다 보니 그렇지 못한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소외됐던 것이다. 지난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청년 실업률은 9.8%로 지난 2000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15세에서 29세 사이 청년 10명 가운데 1명은 실업자인 셈이다. 공교롭게도 기자의 대학 동기 모임에서 역시 비율적으로 따지면 10명 중 1~2명의 친구들이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새삼 통계청이 일을 제대로 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올해도 청년층의 고용 여건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이다. 남유럽 국가와 같이 청년실업률이 두 자릿수에 오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경기 부진 속 기업 구조조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정국 마저 위태롭다. 청년들이 믿고 의지할 어른들이 부재(不在)한 현 한국사회의 현실이 이 같은 충격을 낳는구나 아득함마저 느껴졌다. 신년회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던, 대학 시절 동기들 중 가장 바르고 성실했던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전화를 받지 않아 두 차례나 더 전화를 걸었지만 친구는 끝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리고 늦은 밤 잠자리에 들었을 때야 카톡이 울렸다. 단 한 마디. 오늘 나가지 못해 미안하다는 메세지였다. 청년실업의 그늘이 꿈 많던 대학 시절의 행복했던 기억마저 바래게 만드는 것 같아 아쉬운 새벽이었다.

2017-01-12 16:07:12 이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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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철수의 낮은 지지율, 스스로를 돌아봐야

기자가 정치인 안철수를 처음 본 것은 2014년 초의 일이다. 당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민주당과의 연합으로 우군의 상당수를 잃었고 그는 "초심을 잃지 않고 결과를 보여주면 떠나간 이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었다. 안 의원은 자신이 "식사를 같이 하며 대화하는 형식으로 간담회를 하자"고 해 찾아온 기자들은 물론 대학생에게까지 더치페이를 요구했다. 그가 안철수연구소 직원들은 물론 당직자들과도 더치페이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치페이에 대한 의아함은 청렴한 인물이 만들어가는 '새정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뀌어 갔다. 몇 년이 지난 지금 정치인 안철수의 지지율은 5% 수준으로 떨어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그동안 거짓말쟁이에게 속고 또 속았다"며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더불어민주당에 돌렸다. 하지만 그가 'CES 2017'에서 보인 기행을 생각하면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것은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다. 안 전 대표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7'을 방문했다. 안 전 대표 측은 한국 언론들에 간담회를 제의했고 일부 기자들이 없는 시간을 쪼개고 식사도 거르며 그 자리에 참석했다. 하지만 스스로 "이제는 기업인이 아닌 정치인 안철수"라면서도 "정치 얘기는 여기서 하지말라"는 그의 태도에 기자들은 할 질문을 찾지 못했다. 결국 간담회가 CES 방문 소감 수준으로 끝났지만 기자들은 한 번 더 당황해야만 했다. 안 전 대표가 몇 시간 전 특정 매체와 같은 내용의 인터뷰를 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이 기자들에게 거하게 '물'을 먹인 셈이다. 한 기자는 "안 의원은 지난해 유럽 가전전시회 IFA에서도 특정 매체와 단독 인터뷰를 하려다 공개로 전환한 바 있다"며 "그나마도 한다만다 계속 번복해 가뜩이나 잠도 못자고 일하는 기자들의 성질만 돋웠다. 그럴 거면 부르지나 말지 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스타트업·중소기업이 모이는 유레카 파크에 자리를 잡은 한 기업 대표는 "6일(현지시간) 오전에 안 전 대표가 부스에 방문했다"며 "저희 신제품을 하나 가져갔다"고 말했다. 149달러(17만8700원)에 판매되는 이 제품은 현장에서 99달러에 할인 판매 중이었다. 할인가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약 12만원 상당의 물건을 증여받은 셈이다. 부정부패를 없애자며 김영란법을 적극 추진하던 행보와는 반대되는 모습이었다. 그는 귀국할 때도 국내 기자들을 불러 모았다. 그에게 지금 중요한 것은 언론 노출이 아니라 본인이 정치인이라는 자각과 국민이 열망하던 새정치에 대한 고민이 아닐까.

2017-01-11 11:20:04 오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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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내 조선업 단순 생존이 아닌 '장기적 생존'을 위해 고민할때

최근 국내 조선업의 분위기를 보고 있으면 칼 끝에 서 있는 형국이다.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잔량이 17년 만에 일본에 추월당하며 지난해 '일본과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하던 일이 결국 현실이 됐다. 이처럼 한국이 수주잔량에서 일본에 뒤진 것은 지난 1999년 이후 17년 만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수주잔량 절대치가 2000만CGT 이하로 줄어든 것 역시 2003년 이후 13년 만이다. 한국 조선이 얼마나 큰 폭으로 추락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건 수주 물량이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사람'이다. 최근 거제에서 만난 한 중공업 관계자는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인해 앞으로 수주 물량이 늘어나도 문제"라며 "장기적으로 국내 조선업이 일본과 중국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지도 의문"이라고 털어놨다. 이는 단기적 위험성에 집착한 정부의 근시안적 정책과 눈에 보이는 부실만 털고보자는 식의 고강도 구조조정 탓에 핵심인력이 빠르게 유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쌓아온 해양플랜트 인프라까지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66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삼성중공업은 1400여명을 내보냈고, 대우조선해양은 분사와 희망퇴직을 통해 3000명을 떠나보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희망퇴직자 중 절반 이상이 설계와 용접 숙련공이다. 이들이 중동, 중국 등지로 재계약, 재취업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취업을 위해 해외로 떠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핵심기술을 유지하고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조선업 상황을 고려하면 심각한 결과를 몰고 올 수 있다. 올해 목표를 '생존'으로 잡은 국내 조선 빅3는 구조조정 차원에서 인력을 추가로 줄인다는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그러나 단순 생존이 아닌 미래를 보고 글로벌 업체와 경쟁에서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 지 다시한번 고민해야 한다.

2017-01-11 08:44:37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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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AI' 겨울철 연례행사로 만들 것인가

[기자수첩] 'AI' 겨울철 연례행사로 만들 것인가 2017년 정유년(丁酉年)이 밝았지만 여전히 조류인플루엔자(AI)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최초의 의심 신고 이후 50여일이 지났지만 AI사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닭과 오리 등 살처분된 가금류가 3000만마리를 넘어섰다. 지난 1일까지 기준으로 살처분 보상금과 매몰·방역 비용만 2123억원에 달한다. 또한 산란계의 30%, 번식용 종계의 50%가 사라지면서 달걀 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설 명절을 앞두고 서민 가계에 비상이 걸렸다. 업계에서는 달걀 수급이 정상화 되는 시점으로 2018년 2분기부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6월까지 달걀을 항공기로 수입하기로 했다. AI는 지난 2003년 처음 발생 이후 격년에 한 번씩 사육 농가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겨울철마다 발생하는 '연례행사'가 되지 않으려면 철저한 준비태세부터 갖춰야할 것이다. 이번 AI 사태는 엄연한 인재다. 정부의 늑장대응, 허술한 방역체제, 양계 농가의 매뉴얼 미 준수도 등으로 골든타임을 놓쳤고, 최단 기간 내 최악의 피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이에 현재의 구조적인 시스템도 개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농가의 가금류 사육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와 같은 환경에서 자라는 닭·오리는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하겠지만 언제까지 반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도 AI 휴업보상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말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H5N6형 AI가 발생했다. 이에 즉각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로 격상하고 아베 총리가 직접 방역 상황을 챙겼다. 신속한 대응으로 일본에서 살처분 가금류는 200만마리에 그쳤으며 상황도 조기 종료됐다. 우리나라 정부는 AI 사태에 대한 책임을 농장과 자치단체에 떠넘기기 급급했다. 너무 대조적이다. 이제는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 정부, 관계기관, 농가 등은 AI 사태 해결을 위해 힘을 모아 위기관리대응체계를 구축해 AI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17-01-04 15:03:29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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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분양 대책은 있는가

2017년 새해에도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정부의 연이은 규제대책으로 부동산시장은 먹구름이 잔뜩 낀 모습이다. 특히 미분양은 매달 급증하며 우려스러운 수준까지 도달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전국에는 100만가구 가량의 아파트가 공급됐다. 올해에는 37만가구, 2018년에는 41만가구가 분양되는 등 지난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27만여가구가 분양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물량이 증가했다. 이는 분양시장 호조세를 타고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이 이어져서다. 이에 2009년 16만6000여가구에서 2014년 4만4000여가구까지 줄었던 미분양주택이 지난해 9월에 6만가구를 넘은데 이어 11월에도 5만7582가구를 기록해 6만여가구에 육박하기에 이르렀다. 서울은 여전히 5%가 줄어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인천은 지난 11월 한달만에 26%나 증가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시장에서는 미분양주택의 증가보다 당장 올해부터 시작될 대규모 입주에 따른 미입주 주택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년간 분양된 아파트가 올해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오는 2019년까지 130만가구가 입주하는 등 대규모 입주가 예정돼 있다. 이런 대규모 물량이 때마침 시작된 시장침체와 맞물려 주택가격을 큰 폭으로 하락시켜 분양은 물론 매매와 전월세 등 부동산시장 전체가 큰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양극화 현상도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부산 등 인기지역에서는 청약 쏠림현상이 지방지역에서는 심각한 미분양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이미 익숙한 풍경이다. 현재 정부는 미분양 관리지역을 선정해 미분양 리스크 문제를 관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정부의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미분양을 줄이기 위해선 수요에 맞게 공급물량의 조절이 필요하다. 또 올해는 금리인상, 대통령선거 등 내외부적 요인들이 많아 건설경제 예측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들다. 정부는 늘어나는 미분양에 뒷짐만 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특단의 미분양 관리책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2017-01-03 16:21:25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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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AI·물가상승·김영란법…설 명절 "까탈스럽네"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도 어김없이 가족들을 찾아 뜻깊은 시간을 보내는 설 명절이 다가오고 있지만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황금같은 토요일과 일요일이 설 연휴에 끼어들어서가 아니다. 조류인플루엔자(AI)와 김영란법, 물가상승 등 머리속에 '계산거리'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AI로 계란값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폭등하고 있다. 그나마 사정이 덜 한 대형마트에서는 평균 8000원이면 30구가 들어있는 한 판을 살 수 있지만 SSM(기업형슈퍼마켓), 일부 소매점 등 에서는 1만5000원까지 올랐다. 업계에서는 계란 값 인상은 새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설이 눈 앞에 다가왔는데 차례상이나 제대로 차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이는 자리인데 계란값 아끼자고 음식을 안할 수 없는 것이 주부들의 고민이다. 애석하게도 부침개나 전 등 명절음식에는 계란이 많이 필요하다. 명절 불청객은 '계란대란' 뿐만이 아니다. 작황부진 탓에 채솟값도 치솟고 있다. 대파는 물론 마늘, 당근, 고추, 부추 등도 다 가격이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민들 입장에서 마음 놓고 차례상 준비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설 선물세트도 골치아픈 계산거리다. 이번 설은 김영란법 시행 이후 처음 맞이하는 명절이다. 설 선물세트를 판매하는 유통업계 대목임에도 불구하고 선물세트 판매 실적은 그닥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물세트를 판매하는 업체들도 마진율이 높은 고가의 상품보다 '5만원 미만'이라는 한정된 저가 상품을 많이 내놨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선물세트를 판매하고 있는 백화점 3사 조차도 값비싼 한우 대신 돼지고기를, 옥돔과 굴비 등 고급 해산물 대신 고등어를 내놓는 등 객단가를 많이 낮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명절이 예전같지 않은건 기분 탓 만은 아니다. 그야말로 명절이 까탈스러워졌다. 하지만 명절의 본질은 '한 해의 첫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계란 못 넣은 떡국을 먹는다 한들 한살 덜 먹는 것 아니고 작년까지 한우 선물을 받았는데 돼지 불고기 선물 받았다 한들 마음과 정성이 빠진 것도 아니다. 어려울 수록 '실속'을 챙기는 명절을 보내야 한다. 설을 앞두고 이래저래 고민은 깊어지겠지만 가장 중요한 설 명절의 본질이 무엇인지 한번 더 생각해볼 때다.

2017-01-01 14:28:02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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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그녀는 여전히 '비선실세'다

국정농단 사건의 중심인물인 최순실씨가 특검 수사에서도 '비선실세'로 건장함을 드러내고 있다. 건강상의 이유로 국회 국조특위 청문회에도 출석하지 않은 최씨는 특검의 부름에도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난 27일 특검은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에게 특검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당시 두 사람은 모두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을 거부했지만 특검팀의 재요구에 안 전 수석은 결국 서울 강남구 대치빌딩에 모습을 보였다. 최씨의 모습은 끝내 볼 수 없었다. 지난 10월 31일 귀국 후 검찰에 들어선 최씨는 "국민여러분 죽을죄를 지었습니다"고 소리쳤다. 하지만 재판이 시작된 후 최씨의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자신에게는 어떠한 죄도 없다는 입장이다. 재계 1위 총수, 현직 장관, 전 청와대 비서실장 누구도 청문회의 부름을 거부할 수 없었지만 최씨는 달랐다. 특검의 부름도 우습다는 듯이 무시한다.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검찰의 수사에 응하지 않고,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출석하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 예전에도 대통령의 권력을 업은 최씨는 현재도 대통령과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죄인의 신분에도 여전히 '실세'임을 과시하는 모습이다. 매일 아침 특검사무실 건물 13층에 마련된 본지 기자대기실에 들어설 때마다 보는 현판이 있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수사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 현판이다. 저 이름에서 말하는 '민간인'이란 '최순실'을 의미할 것이다. 사건은폐, 말맞추기, 출석거부 최씨의 수사 도중에도 여러 가지 의혹들이 드러나고 있다. 국민이 세운 특검의 소환 거부까지 본인이 2번이나 언급된 심각성을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여전히 억울함을 호소하며 각종 수사를 피해 다니는 최씨, "죽을죄를 지었다"고 외친 그 마음은 어디로 갔는지 국민들의 눈에는 여전히 '비선실세'로 남아있다.

2016-12-28 16:58:53 김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