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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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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바이러스 보다 무서운 것

공화국 이전의 왕조시대 때는 임금이 부덕하면 나라에 '역병(疫病)'이 창궐한다는 얘기가 돌곤 했다. 최근 SNS에서는 우스갯소리로 위와 같은 말을 올리는 이들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다. 대통령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에 따른 사회적 혼란과 조류인플루엔자(AI)·소 구제역 사태가 연이어 발생한 현실을 풍자한 것이라 나름 고개가 끄덕여진다. 조선의 22대 왕 '정조'는 재위 12년이던 1788년 5월, 나라에 원인 모를 역병이 돌자 서둘러 관리들을 모아 대책회의를 열었다고 한다. 감염자에 대한 단순 격리가 사실상 대책의 전부였던 그 당시, 정조는 성 밖 교외에 병막 설치, 사망자 위로금 지급, 역병 차단에 게으른 관리 엄벌 등 직접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고 국가행정력을 총동원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는 정조와 같은 리더십을 발견할 수 없다. 컨트롤타워 부재 속에 정부도 나름 총력을 기울여 AI와 구제역 사태를 막고 있지만 곳곳에서 드러나는 부실 대책에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부실 대책의 대표적 예가 이른바 '물백신' 논란일 것이다. 한창 AI가 번질 당시 정부가 방역 과정에서 사용한 소독제 상당수가 효력미흡 제품이었단 사실이 밝혀져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구제역 또한 항체 형성율이 100%인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는 등 '물백신' 논란을 피해가진 못했다. 전국의 소·돼지 축산농가에 구제역 백신 접종이 의무화됐지만 확진 판정을 받은 전북 정읍과 충북 보은 소 사육 농장의 항체형성률이 각각 5%, 19%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농가에 접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할 시스템이 없는데다 정부의 관리 허술로 인한 결과였다. 사실상 AI 및 구제역 같은 전염병의 경우 철새나 야생동물에 의해 전파되는 사례가 많아 바이러스를 100% 차단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때문에 만약 농가에 바이러스가 퍼졌을 경우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사태를 수습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바이러스 보다 더욱 무서운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공직자의 '무사안일(無事安逸)'과 '편의주의(便宜主義)'다. 앞으로 정부가 개선할 가축질병대책 안에 이 같은 사고방식을 없앨 수 있는 방법도 포함되길 기대한다.

2017-02-16 11:42:59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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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은행 실적과 수수료는 반비례?

보너스를 받은 아버지의 손에는 치킨이 들려 있었고, 연봉이 오른 친구는 밥값을 냈다. 인심이란 게 그렇다. 더 벌게 되면 베푼다. 그러나 은행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많이 벌수록 더 벌기 위한 방도를 찾는다. 경영으로 보면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시선이 곱게 가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다. 최근 국민은행이 창구거래 시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금융권 안팎이 술렁였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컸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점심시간에 기다리는 것도 서럽다', '노인들만 불쌍하게 됐다' 등 비난의 댓글이 달렸다. 국민은행의 수수료 도입 검토는 인터넷·모바일뱅킹이나 ATM(현금입출금기) 거래를 활성화시켜 창구 업무를 줄이고 관련 예산을 절감하기 위한 취지로 알려졌다. 한 누리꾼은 말했다. '예산을 절감해 그만큼 돌려 준다면 대환영이지만….' 과연 그럴까. 국민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4조8289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하고, 순이자마진(NIM)은 1.61%로 전분기보다 3bp 상승했다. 요구불 예금도 전년도 대비 12.1% 늘었다. 한국씨티은행도 비슷한 개념의 계좌유지수수료를 준비 중이다. 씨티은행은 오는 3월 8일 이후 신규 거래 고객 중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이들에게 월 5000원의 계좌유지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다만 기초생활수급자, 만 60세 이상 고객을 비롯해 온라인·모바일거래 이용 고객은 제외한다. 씨티은행은 이번 수수료 도입을 수수료 이익 보다는 디지털금융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입장이다. 결국 두 은행이 검토 또는 추진하는 수수료의 공통점은 인터넷·모바일 거래가 아닌 창구 거래를 하면 패널티를 받는 '창구 수수료'라는 점이다. 금융권에서는 두 은행을 시작으로 전 은행권에 이 같은 기조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금융거래 서비스는 비대면 거래고객을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모바일 상품에 각종 우대 조건이 붙고, 오프라인 점포수와 인력은 줄고 있다. 매년 수수료 순수익이 감소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해 9월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수수료 순익은 2296억1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9.5%(449억7900만원) 줄었다. 그러나 인터넷이나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지 못한 장년층과 일부 소외계층의 입장에서는 '어닝 서프라이즈' 연간 실적을 우수수 내놓은 은행들의 수수료 정책을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2017-02-15 17:39:36 채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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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백성'말고 '국민'하자

최근 조기대선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선주자 열성 지지자들에게서 걱정스런 모습들이 보이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특정 후보가 아니면 불복하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으며, 지지자간 갈등도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언론사의 기사량·논조 등을 근거로 '특정 후보를 밀고 있다' '언론전이 시작됐다'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그동안 언론은 '기레기'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국민들께 신뢰를 잃어왔던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그렇게 말씀하지 마시라' '달라지고 있다'고 말하기엔 염치가 없다. 이것은 지속적으로 언론이 노력해나가야 하는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지지자들의 비판이 온·오프라인 상에서 치열한 '전쟁'으로 이어지고 있고, 이 '전쟁'은 온전히 지지자들 간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각 후보를 '대신해서' 말이다. 또한 '전쟁'이란 표현을 선택했듯이 이 과정에서 갖가지 인격모욕·신상털이 등 옳지 않은 모습들이 많이 목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열성 지지자들의 논쟁 방식을 살펴보면서 '무섭다' '종교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한 지적은 '신성모독'이기에 지적한 사람은 '처단해야 한다'는 방식이다. 이것은 최소한 우리가 생각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모습은 아니다. 백성(百姓). 사전을 찾아보면 '나라의 근본을 이루는 일반 국민을 예스럽게 이르는 말', 그리고 '예전 사대부가 아닌 일반 평민을 이르던 말'이라는 두 가지 뜻으로 설명하고 있다. 두 번째 설명에 따른 백성의 의미 속에는 '계급'이 들어있다. 그러기에 민주주의에서 사용되지 않는다. 우리는 왕정시대의 '나랏님'이 아닌 민주주의 '대통령'을 선출하는 '권리'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국민 또는 시민이라고 말한다. 또한 민주주의 사회는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사회로, 대통령이 모든 것을 '바꿔주지' 못한다는 것을 인지할 때 스스로 국민임을 인지하게 된다.

2017-02-14 19:40:29 이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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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강남에 들어선 탐욕의 소녀상

최근 삼성 서초사옥에 소녀상이 하나 생겼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근로자들의 백혈병 발병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다며 세운 것이다. 반올림은 "작고 약한 피해자 모습에서 탈피해 크고 강한 모습으로 삼성에 힘 있게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라고 새로운 소녀상 설치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근로자 가운데 백혈병 환자가 나온 것은 10년도 더 지났지만 과학적·의학적 인과관계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근로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은 "근로자들이 담당한 공정에서 노출된 유해물질이 해당 질병을 유발했거나 그 진행을 촉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기도 했다.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와 근무환경에서 추론 가능할 정도로 발병과의 인과관계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권오현 부회장이 직접 나서 사과했고 근로자와 유족에 대한 보상도 진행했다. 피해자 가족위원회가 참여한 보상위원회는 150명의 피해자 신청을 받아 지난해 초 대부분에 대한 보상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재해예방대책도 마련해 가족대책위원회 3개 협상주체, 반올림과 합의했고 이를 계기로 가족대책위원회는 스스로 활동을 마쳤다. 재해예방대책 합의 다음날 반올림은 보상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당시 가족대책위원회는 "보상이 잘 진행되고 있는데 반올림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절차를 중단하라고 억지를 부린다"며 "사욕을 위해 유족들을 쫓아내던 반올림이 또 다른 이들을 현혹해 안타깝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당시 보상위는 업무 연관성을 감안해 관련 업무에 1년 이상 종사하다 질병을 얻은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근로자를 피해자로 규정했다. 하지만 반올림은 보상 대상을 늘리고자 직업병의 범위, 업무 범위를 늘리고 근로 기간도 3개월로 줄이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올림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들 가운데는 반도체 생산 공정과 연관이 없는 사무직 근무자부터 하이닉스에서 장기간 근무하다 삼성전자로 이직한 뒤 3개월 만에 병을 얻은 이까지 보상위에게 인정받지 못한 이들이 포함됐다. 더 이해하기 힘든 것은 반올림이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자신들이 가져가려 한다는 점이다. 반올림은 삼성전자가 피해자를 위한 기금을 출연하고 자신들이 그 기금으로 재단을 만들어 반도체 근무자 근로여건 개선 등을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올림의 삼성 서초사옥 노숙 농성은 다음주 500일을 맞는다. 반올림은 과연 사유지를 무단 점거하고 소녀상까지 세울 정도의 명분을 가지고 있는 걸까.

2017-02-09 16:51:41 오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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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켄보600 국내 시장 안착하기 위해 넘어야할 숙제 많아

중국에서 생산된 승용차 '켄보600'이 한국땅을 밟은 지 한달 가량 지났다. 판매량도 초반 업계 우려와 달리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 같은 분위기를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캔보600을 수입 판매하는 중한자동차는 지난달 18일 켄보600 판매를 시작한 이후 초도 물량 120대 중 절반 이상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달 중순 2차 물량 수백대를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다. 이는 국내 소비자들이 '샤오미 효과'로 중국 제품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할 문제는 여럿 남았다. 샤오미는 국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경쟁 업체대비 절반 가격 수준으로 가성비를 강조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안전이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 자동차 분야에서는 다르다. 중국산이 갖는 가격 경쟁력은 뛰어나지만 수천만원을 넘어서는 비용과 평균 5년 이상 사용한다는 점에서 자동차 분야에서 통할지 의문이다. 특히 중국의 자동차 제조 기술이 M&A 등을 통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안전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다. 켄보 600의 차체에 고장력 강판이 60% 이상 적용됐다. 하지만 용접 및 접합 기술 능력에 대한 신뢰는 매우 낮다. 또 다른 문제는 내구성이다. 중한자동차가 전국 80여개의 정비 네트워크를 준비했고 부품 마진을 최소화해 비용부담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센터가 있는지 부품은 어느정도 보유하고 있는지도 관건이다. BMW나 벤츠 등 기존 수입 브랜드는 본사에서 운영하는 정비센터를 갖추고 있지만 중한자동차가 설명한 80개의 정비 네트워크의 경우 일반 자동차 정비 센터와 위탁 계약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동내 카센터와 제휴해 진행하는 것에 불과하다. 물론 지금당장 중국 본사에서 전문 정비센터를 구축하는데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차량 부품의 특성과 정보는 공유해야 한다. 중한자동차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계속해서 국내 시장에 신차를 투입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서 단순히 신차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경우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화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중국차 업체들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판매보다 먼저 준비해야할게 무엇인지 고민해볼 때다.

2017-02-08 18:42:14 양성운 기자
<기자수첩>정치논쟁에 발목 잡힌 인터넷전문은행

"애를 낳았으니 무조건 키워야 한다고 하는거 아니냐."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학영·전해철 의원과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가 개최한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문제 진단 토론회-은산분리, 원칙인가? 족쇄인가?'에 참석한 토론자가 한 발언이다. 금융당국이 은행법의 개정이든, 아니면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특별법의 제정이든 국회 통과를 전제로 인터넷전문은행에 인허가를 내줬음을 꼬집는 말이었다. 산업자본이 은행자본을 보유하는 것을 제한하는 은산분리 관련 찬반이 첨예한 상황에서 정부가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하지 않았다는 불만이다. 절차상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토론자가 정작 하고 싶었던 말은 인터넷전문은행 자체가 필요치 않다는 것이었다. 중금리 대출을 하더라도 조달금리가 낮은 기존 대형은행이 더 유리하고, 핀테크를 구현하더라도 기존 은행들의 지급결제 업무를 현대화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이다. 결국 앞선 발언에 비유하면 태어나지 말아야 할 아이가 나왔다는 얘기다. 토론회를 지켜보던 이들은 의문을 갖게 된다. 경쟁력있는 대형은행이 여럿인데 왜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오지 않았을까. 금융당국은 국회 통과를 위해서라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사금고화 우려를 없애기 위한 규제는 전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아무리 강한 규제라도 사정이 급하면 독약을 마실 수밖에 없다"며 규제에 대해서는 논의대상에도 올리지 않았다. 2월 임시 국회가 열렸지만 이런 분위기를 볼 때 국회 통과는 난망하다. 경영자들이 가장 큰 리스크로 꼽는 것이 불확실성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새로운 길을 가는 동시에 관련법 통과가 언제 될 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을 껴안고 영업을 시작하게 됐다.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논란을 충분히 예견했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역할과 향후 발전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가려졌다"며 "향후 기존 은행과는 차별화된 신무기를 장착해 보여주는 방법 밖에 없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2017-02-07 15:40:55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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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중국 사드 경제보복 관련 유통업계 대책은?

[기자수첩]중국 사드 경제보복 관련 유통업계 대책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이 경제 보복을 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유통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면세점, 뷰티 업종이 중국 수요의 영향으로 높은 실적을 거뒀지만 올해는 사드배치 영향으로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마냥 즐거워할 처지가 아니다. 또한 미국의 트럼프정부 출범 이후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현실로 다가오는 만큼 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도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라 미·중 간 통상마찰이 가시화될 경우 한국 수출이 3.4%포인트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간 국내 유통업계는 중국 '춘제(春節·1월27~2월2일)특수'를 누렸다. 하지만 올해는 '사드 경제보복'으로 대박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실제 한국의 상품, 문화 등에 대한 보복 사례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중국 정부가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를 20% 줄이라는 구두 지침을 내렸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지난달 중국은 8개 중국 노선에 대해 국내 항공사가 신청한 전세기 운항 신청을 불허한 바 있다. 중국의 남방항공과 동방항공 등 항공사들도 한국행 전세기 운항 신청을 철회했다. 이같은 이유로 춘제기간 중국인 관광객 수가 줄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춘제기간 항공편과 크루즈선으로 제주를 찾을 예정인 유커는 4만2880명으로, 지난해 춘제기간에 제주를 방문한 5만1385명보다 16.6% 줄었다. 중국 정부는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이 발표한 '2016년 11월 불합격 화장품 명단'에 한국 브랜드 화장품 19개 품목이 포함됐다. 지난해 말에도 43개 한국산 비데 양변기가 불합격 판정을 받았고, 한국 기업 공기청정기의 수입도 막았다. 사드배치와 관련해 중국의 보복 조치가 구체화된다면 매출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줄 조치가 나올 수 있다. 이에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현지 동향을 면밀히 파악해야한다. 또한 중국만을 바라보는 마케팅에 변화를 시도해야할 것이다. 신규 콘텐츠를 발굴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017-02-02 16:09:19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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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규제와 내집마련

최근 금융위원회가 가계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택대출 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는 등 각종 금융규제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 졌다. DSR은 주택 대출 심사 시 엄격하고 깐깐하게 채무자의 소득을 심사하는 제도다. 기존 DTI(총부채상환비율)가 채무자의 전체 소득 중 해당대출의 원금과 이자, 그리고 기존 대출의 이자 비중을 계산해 대출액을 산정한다면 DSR은 해당대출은 물론이고 기존에 채무자가 지고 있던 모든 원리금과 이자를 더해 대출액을 산정한다. 이에 DSR을 적용하면 DTI를 적용할 때보다 일반적으로 대출 가능액이 줄어들게 된다. 서민들의 입장에서 은행에서 빌려주는 대출액이 줄어들면 당장 주택 마련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 하기 위해 DSR 도입을 단계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으나 서민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상당하다. 특히 기존의 DTI는 다른 대출의 이자부담만 반영됐지만 DSR의 경우 1·2금융권의 대출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할부금이나 자동차 할부금까지 모두 합친 금액이 대출로 매겨져 소득과 비교되기 때문에 상당수 국민들의 주택 대출 문턱이 더욱 높다. 물론 가계 소득의 대부분이 빚에 묶여 정작 시장에선 돈이 돌지 않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급격한 가계 대출 증가세를 조절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당초 취지와 달리 현재 내 집 마련을 희망하는 무주택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소득심사 강화로 대출받기가 사실상 어려워졌고 담보물건이 없는 무주택자들은 내 집 마련 꿈조차 꾸기 어려워졌다. 여기에 금리인상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규제에 최대 연 5%에 달하는 시중은행의 이자까지 이중고를 감당해야 한다. 전문가들 역시 만기연장, DSR 비율 완화 등 실수요자들과 서민들이 새로운 대출 심사제도 적용에 적응할 수 있도록 DSR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급증하는 가계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까지 접게 만드는 상황은 피하도록 제도보완에 나서야 할 것이다.

2017-02-01 16:22:11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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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뭣이 중헌디"…김영란법 이후 첫 명절 "허무해"

음력 설 연휴가 지났다. 유통업계의 이번 설 명절은 지난해 9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나서 맞는 첫 명절로 예년과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지난해 추석에도 김영란법의 영향이 살짝 미치긴 했지만 법이 시행되기 전 예약 판매를 통해 고가의 선물세트를 전할 수도 있었다. 본격적인 김영란법이 적용된 명절은 이번 설이 처음이다. 설 명절을 앞둔 유통가는 그야말로 썰렁했다. 경기 불황도 문제였지만 김영란법을 감안해 5만원 이하의 설 선물세트 품목을 대폭 늘려도 예상 외로 잘 판매되지 않았다. 심지어 최대 70%까지 막판 세일 작업에 들어가는 상황도 연출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씨가 말라버린 지경까지 이르렀다'는 경기불황과 김영란법 여파에 판매업자들도 소비자들도 한숨만 늘어가는 상황이었다. 명절을 앞둔 분위기에 소비심리가 살아날 법도 한데 여전히 소비자들의 지갑은 굳어있었다. 하지만 설 명절을 보내며 각 유통업체들의 상황을 살펴본 결과 선물세트가 아닌 상품권 판매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돌아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국내 백화점 3사는 설 명절 행사 기간 설 선물세트 판매는 저조한 반면 백화점 상품권의 판매율은 일제히 신장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지난 23일까지의 상품권 매풀은 전년 동기(설 전 일수 기준) 대비 13.3% 늘었다. 지난해 설 기간 상품권 매출 신장률(7.5%)보다 약 2배이상 뛴 셈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설 상품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신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와 신세계에 비해 사용처가 적은 현대백화점 상품권 판매율은 한 자릿수 신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종의 '꼼수'인 셈이다. 실제로 설 선물세트는 송신자와 수신자가 그대로 드러날 뿐더러 선물가격까지 기록에 남게 된다. 반면 봉투로 전달되는 상품권은 배송 이력이 남을 가능성도 낮고 수신자가 현금영수증을 일일히 챙기지 않는 이상 가격 또한 추적해 볼 방법이 없다. 결국 김영란법 시행 이후 첫 명절이 남긴 건 '꼼수'였다. 앞서 김영란법은 사회에 전반적인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취지에 시작됐다. 고가의 선물이 오가며 발생하는 부정청탁을 방지하고자 이번 설 명절에도 '5만원'이 화두에 오른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김영란법이 서민들만 골탕먹는 법이 되가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꼼수가 남발하는 설 명절이었다는 생각에 올 추석에는 더했으면 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김영란법 개정이 국회에서 곧 추진된다고 한다. 해당 법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다.

2017-01-31 17:01:44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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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법치국가' 흔드는 '여론재판'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가 국민들의 법조계에 대한 불신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법원, 검찰 등을 권력의 한통속으로 보고 피의자들을 변호하는 변호인들을 악을 주둔하는 자로 몰았다. 최근 개봉된 '더킹'이라는 영화는 부패한 검찰의 모습을 배경으로 했다. 지난해 진경준 검사장의 '비리'까지 대한민국을 시끄럽게 한만큼 영화의 모습은 대중들에게 사실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불신이 특정 부패 사법권이 아닌 전체적인 법조계로 퍼지는 데 있다. 최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조의연 판사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반발 여론이 이를 웅변한다. 조 판사가 삼성의 장학생이었으며 아들이 삼성 입사 약속을 받았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기도 했다. 조 판사가 재벌권력에 휘둘려 제대로 된 판결을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특검측에서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근거가 되는 어떠한 증거도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았음에도 이미 '재벌구속'이 '정의'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당시 조 판사에 대한 신상캐기는 물론 항의·협박전화 등도 쇄도했다. 일부 단체에서는 서울지방지법에 대한 공격도 예고했다. 성문법을 근간으로 하는 법치주의 국가에서 '여론'에 의해 법원이 판단하길 바라고 있다. 법원은 증거재판주의, 죄형법정주의 등 명확한 기준을 두고 판결을 내린다. '10명의 죄인을 풀어주더라도 1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않겠다'는 철학을 갖고 사건을 살핀다. 피고인 또는 피의자가 유죄판결을 받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는 '무죄추정의 원칙'도 취하고 있다. 당장의 구속이 안 되더라도 죄를 저지른 자는 법의 처벌을 받게 된다. 이는 개인의 재산이나 권력과 상관이 없다. 과거 수많은 법조계 비리로 인해 사법권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에 들어서는 많이 개선돼 기업총수는 물론 검사장 등도 구속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법권의 독립이 만들어낸 결과다. 법원이 독립되어야 하는 대상은 정치권력뿐만 아니라 여론으로부터도 마찬가지다. 국가는 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하지만 법원은 귀를 막고, 눈을 가리고 판결을 해야 하는 이유다.

2017-01-24 17:26:10 김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