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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사설 업체에 팔리는 수험생 빅데이터

[!IMG01!] 첫눈이 내렸지만 대입 수험생들은 마음이 편치 않다.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입시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입 준비는 사설 학원의 예측 서비스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사교육 사이트 메가스터디, 진학사 등은 '합격예측' '정시·수시 예상 지원' 서비스 명목으로 이용자로부터 몇만원씩 받는다. 우리나라 한해 수능 응시생 65만명 가운데 일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해도 업체가 챙기는 이득은 수십억원을 호가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입시 사이트는 수험생이 입력하는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합격 예측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험생이 모의 입시 결과를 얻으려면 자신의 수능 가채점 점수를 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십여 년 동안 꾸준히 제공된 수험생들의 가채점 결과는 '빅 데이터'가 되어 사교육 기관을 살 찌우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 사교육이 번창하는 근본 원인은 정부가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정부 3.0'을 내세우며 빅 데이터를 활용한 행정 서비스 강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요즘 각 정부 부처 공무원들은 정부 3.0 교육을 받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낸다. 정부는 빅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수험생들에게는 인색하다. 수능 제도를 난수표처럼 만들어 놓고서는 기본적인 가채점 통계 정보 하나 알려주지 않는다. 수많은 수험생들이 오늘도 부모님 카드로 자신의 입시 결과를 점쳐본다. 우리나라는 사교육 시장에서 만큼은 이미 빅데이터 강대국이다.

2013-11-19 09:10:07 장윤희 기자
[기자수첩]드라마 웃으며 보고싶다

'막장의 대모' 임성한 작가가 집필한 MBC 일일극 '오로라 공주'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드라마는 10여 명의 주요 배우들의 갑작스러운 하차, 비상식적인 황당 전개, 무리한 연장 등으로 연일 시끄럽다. 임 작가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면서 퇴출 요구와 연장 반대, 조기 종영 등을 요구하는 아고라 청원에는 2만 명이 넘게 서명했다. 그런데 뿔난 시청자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비상식적인 전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게다가 논란이 커질수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거듭 경신하고 있다. '욕 하면서 본다'는 속설이 딱 들어맞는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배경은 단연 시청률 지상주의에 빠져 작품성은 상관없이, 그것도 가족 시간대에 말초신경만 자극하는 드라마를 만드는 방송사와 제작진의 의식 결여 탓이 크다. 돈이면 다 된다는 이들의 생각은 임 작가를 시청자의 비난이 있건 말건 작품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신'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최근엔 tvN '응답하라 1994'나 KBS2 '비밀',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처럼 시청자들의 호평과 높은 시청률을 동시에 이끌어내는 작품들이 늘고 있다. 미니시리즈와 수십 부를 이끌어가는 일일극은 상황이 다를지라도 굳이 수십억 원의 원고료를 챙기면서 개연성 부족한 드라마를 써내는 기성 작가를 고집할 게 아니라 실력 있는 젊은 작가를 양성하는 게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젠 욕을 하면서가 아니라 웃으면서 드라마 좀 보고 싶다.

2013-11-17 18:28:13 탁진현 기자
[기자수첩] 리베이트 대신 주겠다는 정부

얼마 전 제약업계에 비보가 전해졌다. 유보됐던 시장형 실거래가제도가 재시행된다는 것이다. 장기적인 건강보험 재정 절감 효과와 리베이트 척결을 위해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제도 폐지에 올인했다. 제도가 또 한 번의 약가 인하 정책이 될 수 있고 건강보험 재정 절감 효과 역시 미미한 것은 물론 대형병원만 실속을 챙긴다는 것이다. 게다가 약사회, 시민단체, 정치권도 여러 연구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 큰 효과가 없다며 제약업계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내세우는 명분이다. 정부는 이 제도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 절감과 리베이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제도 자체가 모순이다. 제도는 병·의원이나 약국이 의약품을 건강보험에 규정된 가격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경우 그 차액 중 70%를 인센티브로 되돌려준다. 즉 병원이 원래 가격보다 약을 싸게 사면 정부가 일정 금액을 병원에 지불한다. 리베이트를 막기 위해 정부가 병·의원에 인센티브를 주는 합법 리베이트를 자행하겠다는 것. 일정 금액을 돌려주니 내 제도를 이용해야 한다는 정부의 방침이 내 약을 써달라고 병·의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약을 파는 제약사의 명분과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게다가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하는 대신 돈을 무기로 삼겠다니 실망이 더욱 커질 뿐이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2013-11-14 20:08:10 황재용 기자
[기자수첩] 세계 환율전쟁 철저한 대비책 서둘러야

유럽중앙은행(ECB)이 최근 실시한 기준금리 인하로 전 세계 환율전쟁이 재현될 조짐이다. ECB는 지난 7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기존 0.5%에서 0.25%로 전격 인하했다. 지난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6개월만에 다시 역대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지난달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물가상승률이 0.7%로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탓이다. ECB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자 체코와 호주, 뉴질랜드 등 경기침체에 빠진 신흥국들은 환율 방어에 나섰다. 통화가치 강세로 수출가격 경쟁력이 악화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다. 세계 중앙은행들의 발빠른 움직임 속에 우리 정부는 어떤 움직임을 취할지 심히 궁금하다. 우리도 세계적인 환율전쟁에 앞서 대비책을 마련하고 준비할 때다. 무엇보다 외환보유액을 늘려 급격한 달러화 유출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이 완화 조치를 거두지 않는 이상 신흥국의 환율 경쟁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은 850억달러(약 91조원) 규모의 국채를, 일본은 70조엔(752조원) 규모의 국채를 매달 사들이고 있다. 금리 인상이 가져올 부작용도 큰 문젯거리다. 금리 급등이 서민경제에 치명타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수출비중이 높은 국내 경제구조를 감안해 수출기업이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의 적절한 환율 관리가 필요하다. 뒷짐지고 사태만 관망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하루빨리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 주길 바란다.

2013-11-13 17:05:07 김민지 기자
[기자수첩]방통위 상임위원의 마지막 숙제 '종편 재승인 심사'

종합편성채널이 다음달 1일로 개국 2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벌써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1년 12월 1일 야심차게 출범한 종편은 2년만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문제아로 찍힌 것이다. 지난달 15일과 이달 1일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부실 종편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막말·부실 방송, 일부 종편 채널의 승인 과정에서 불거진 불법 출자 의혹 등 각종 문제들이 거론되며 여야 의원들의 뭇매를 맞았다. 여야 의원들은 내년 3월 예정된 방통위의 종편 재승인 심사에서 이 같은 문제들을 철저히 고려해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TV조선 보도본부장의 증인 출석 여부를 놓고 여야간 갈등을 일으키는 모습은 정치권이 종편을 두고 힘겨루기 하는 것처럼 비춰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경재 방통위원장은 최근 "종편 재승인 심사에서 2개사 정도는 탈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가능성 차원이라고 밝혔지만 그만큼 방통위 내부에서도 종편에 대한 문제가 심각함을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이번 종편 재승인 심사는 어떤 외압없이 철저히 종편 만을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을 만들고 그 잣대에서 올바른 평가를 내려야 한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현 방통위 상임위원들에게 종편 재승인 심사는 마지막 숙제다. 과연 이 마지막 숙제를 어떻게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현 상임위원들의 평가도 엇갈리지 않을까. /이재영기자 ljy0403@

2013-11-12 17:04:32 이재영 기자
[기자수첩] 태국에도 없는 '사면법'

이웃나라 태국이 '정치인 사면법'으로 한바탕 몸살을 치렀다. 최근 '정치인 사면법'이 하원을 통과하자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연일 시위를 벌였기 때문이다. 결국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는 법안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치인 사면법은 지난 10년간 정치적 사건으로 유죄 선고를 받거나 기소된 정치인을 사면해 주겠다는 내용으로 이달 중순 상원 표결을 앞두고 있었다. 야당 의원들과 시민들이 사면법 소식에 거세게 반발하며 시위를 펼친 이유는 뭘까? 이 사면법이 잉락 현 총리의 오빠인 탁신 전 총리의 비리를 감싸주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판단에서다. 부정부패로 유죄 선고를 받은 뒤 현재 해외도피중인 탁신 전 총리. 동생 뒤에서 '훈수정치'를 하며 호시탐탐 정계 복귀를 노리고 있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정치인은 다르다. 사면법이라는 면죄부를 통해 죄인의 굴레를 가볍게 벗어 던진다. 또한 유죄를 무죄로, 무죄를 유죄로 둔갑시키는가 있는가 하면 관련 법률을 송두리째 바꾸기도 한다. 한국의 경우 대통령의 특별 사면이 자주 논란이 된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비리 정치인과 파렴치한 경제사범들이 '봐주기식 사면'의 혜택을 입는 게 문제다. 1948년 정부수립과 함께 제정된 뒤 한 번도 개정되지 않은 우리나라 사면법. 정치(政治)가 정치(正治)가 되려면 바뀌어햐 하지 않을까.

2013-11-10 14:26:43 조선미 기자
[기자수첩] "국민연금만 믿고 있다간 노후 배고파져"

노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노후 준비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기존 금융사의 퇴직연금 연구소들도 일제히 '은퇴연구소'로 명패를 바꿔 달고 은퇴 자금 마련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여념이 없다. 소비자 입장에선 금융사들이 관련 금융상품을 팔기 위해 은퇴 준비 홍보를 대대적으로 강화하는 게 아닌가란 의심도 든다. 하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렇진 않다. 실제로 우리나라 개개인의 은퇴 준비는 본인이 알아서 대비하지 않으면 마땅한 대책이 없는 게 실상이다. 국민연금만 믿고 있다가 노후에 배고파질 가능성이 크다. 한 금융사 연구원은 당초 국민연금을 설계할 당시에 우리나라 기대수명을 평균 70대로 설정했는데, 현재 80대까지 사는 사람들이 늘면서 국민연금 지급에 비상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줄 돈은 없는데 받을 사람은 넘쳐나는 셈이다. 노후 준비를 '자조적'으로 해야 한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팍팍한 현실에 순응하는 어감을 주는 단어가 사용됐다. 이런 상황에서 6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까지 과거에 "국민연금을 공무원 연금처럼 국가 지급보장으로 하긴 어렵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국민연금의 암울한 전망에 쐐기를 박았다. 국민연금으론 겨우 먹고 살 정도의 기본 자금을 받는 정도로 기대치를 낮추고 스스로 노후 대비에 촉각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hjkim1@

2013-11-06 16:50:21 김현정 기자
[기자수첩] 인생은 門이다

[!IMG01!] "울지 마 인마, 4년 뒤에는 더 울면서 시험보러 다녀." 최근 한 취업 커뮤니티에 올라온 댓글이 큰 화제를 모았다. 어느 고3 수험생이 다가오는 수능 중압감 때문에 독서실에서 울었다는 이야기에 한 네티즌이 재치있는 답변을 한 것이다. 울 필요 없다. 대학 졸업하는 4년 뒤에는 더 울면서 취업 시험보러 다닌다는 댓글에 많은 네티즌이 공감 버튼을 눌렀다. 수능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수많은 수험생들은 '대학만 가면 고생 끝'이란 마음에 최선을 다한다. 일선 학교 교사와 학부모들도 대학 합격이 모든 인생의 해결책인 것처럼 아이들에게 강조한다. 하지만 대학 다녀 본 사람은 안다. 대학 입학 후 더 큰 숙제가 쌓여 있다는 점을 말이다. 좋은 대학 나와도 취업 하기 힘들다는 불편한 진실도 저절로 깨닫게 된다. 요즘 취업 커뮤니티 게시판은 기업 공채 전형 후기와 청소년 시절에 대한 향수가 반반씩 섞여있다. 일부 취업 준비생은 "대학생만 되면 모든 고민이 사라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 취업,결혼,노후 대비 등 끝이 안보인다"고 털어 놓는다. 최근 방한한 에릭 슈미츠 구글 회장은 "미래 예측이 중요하지만 나도 잘 모른다"면서 "확실한 것은 단기적 계획은 변수가 많으니 장기적 목표를 향해 달려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뻔한 이야기지만 수능, 대입, 취업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자. 모두 인생의 최종 비전을 향해 거쳐가는 관문일 뿐이니까.

2013-11-06 11:07:38 장윤희 기자
[기자수첩]'기황후'와 역사교과서

MBC 월화 사극 '기황후'를 시청하면 본 방송에 앞서 '고려말 공녀로 끌려가 원나라 황후가 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으며, 실제 역사와 다르다는 것을 밝혀드립니다'라는 자막이 나온다. 방영 전부터 계속되고 있는 역사 왜곡 논란을 의식해 제작진이 사극에서는 이례적으로 넣은 문구다. 이 드라마는 제작진의 우려와 달리 지난달 28일 2회 방송에서 시청률 13.6%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로 출발했다. 드라마는 확실히 재미있다. 빠른 전개, 화려한 영상미, 하지원·주진모 등 배우들의 열연까지 만족스럽다. 그런데 드라마를 재미있게 봤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불편함이 든 것도 사실이다. 오히려 잘될 수록 역사왜곡에 대한 우려를 더욱 떨치기가 어렵다. 고려 정벌을 명하는 등 역사에서 부정적으로 평가가 끝난 기황후를 미화시킨다는 점에서다. 얼마전 전국역사교사모임과 역사교육연구소가 발표한 설문 자료에서는 중고생의 47%가 역사소설이나 드라마, 영화에서 역사 지식을 얻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최근 역사 교과서 논쟁이 뜨거운 상황에서 한쪽에서는 역사 바로잡기에 열심인데 또 다른 쪽에서는 역사왜곡에 앞장서는 모양새다. 이 시점에서 더욱 걱정이 되는 건 드라마가 해외에 수출됐을 때다. 재미있다고 눈감기에는 도가 지나치다. 지금까지 본 바로는 제작진이 심각한 역사왜곡을 하면서까지 기황후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드라마를 제작해야만 하는 타당한 명분은 엿보이지 않는다. 차라리 처음부터 기황후를 이름을 바꿔 다른 가상의 인물로 내세웠다면 좋은 작품으로 남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2013-11-04 19:06:46 탁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