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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정책은 없고 읍소만 남았다

[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정책과 이슈는 간 데 없고 동정표를 호소하는 절절한 읍소만 난무했다. 여야 3당이 공식 선거운동기간인 13일 간 유권자들에게 보여준 모습이다. 이 때문에 북핵 위기로 촉발된 안보위기는 물론, 글로벌 경제와 맞물려 우리 경제가 적신호로 뒤덮인 위기 상황에서 유권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선거를 치러야했다. 19대 국회는 당파 간 정략적 이해관계에 매몰돼 제대로 된 국가미래를 설계하지 못했다. 심지어 계류된 법안 처리를 위해 지난달 11일 3월 임시국회가 소집됐지만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서 뒷전으로 밀렸다. 결국 3월 임시국회는 아무런 성과가 없는 가운데 이달 10일 조용히 막을 내렸다. 총선에 출마하는 의원은 선거운동에,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은 의욕 부진을 겪는 등 제각기 이유로 국회는 사실상 정지됐다. 문제는 선거는 13일 끝나지만 삶은 계속된다는 점이다. 19대 국회 임기는 5월 29일 종료되고 20대 국회는 하루 뒤인 30일부터 시작된다. 사람은 바뀌지만 계류된 법안은 그대로 국회 문턱에 발목이 잡혀있고 국민들의 삶은 계속 어려운 상태라는 얘기다. 지금 유권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시름에 빠진 우리 경제를 살릴 적임자다. 그러기 위해서 유권자들에겐 '선택할 권리'가 필요하다. 어떤 정책을 펼칠 것인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앞으로 4년을 보낼 것인지 후보들 각각의 계획과 다짐, 각오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권리 말이다. 하지만 여야 3당은 선거전 내내 서로에게 유리한 판을 짜기 위한 정치적 공학적 셈법에만 집중했다. 막판에는 네거티브까지 불사하다가 "미워도 다시 한 번"을 외치며 읍소 전략을 펼쳤다. 지지층을 자극하는 경쟁에만 매몰된 셈이다. 이 같은 선거전에 유권자들은 선택할 권리를 침해받았다. 믿음은 때때로 나를 배신하고 민주주의는 종종 엉뚱한 선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각자 자기 몫의 정의를 실천하는 투표행위는 국민의 의무이자 권리다. 이번 총선 역시 각 정당은 성숙된 모습 보여주기에 실패했다. 하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는 성숙한 유권자들 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2016-04-14 03:00:00 연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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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복비 99만원' 뜨거운 감자된 공인중개변호사 논란

"집값과 전셋값이 오르면서 집을 매매하거나 전·월세를 구할 때 중개수수료가 부담돼요. 수요자 입장에선 부동산중개사에게 비싼 중개수수료를 주고 맡기는 것보다 거래금액에 관계없이 거래 건당 99 만원만 지불하면 되는 공인중개변호사 제도가 활성화 되는 게 좋다고 봐요"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두고 공인중개사와 변호사간 볼썽사나운 밥그릇 싸움이 시작됐다. 지난 1월 공승배 대표 등 변호사 4명으로 구성된 트러스트라이프스타일이 부동산 매매·임대 거래 서비스인 '트러스트 부동산'을 시작한 뒤 지난달 16일 첫 거래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빌라 전세(1억원) 계약이 이뤄지면서 논란의 불씨가 지펴졌다. 경기 불황에 지난해 기준 공인중개사가 9만명을 넘어서 가뜩이나 밥그릇이 줄었는데, 강력한 도전자인 변호사들이 틈새를 비집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은 저렴한 중개수수료를 전략으로 내걸었다. 현재 부동산 중개수수료는 거래금액을 기준으로 책정되며 금액이 비쌀수록 수수료율이 높다. 9억원 미만 주택 매매 거래시 수수료는 거래금액의 0.4~0.6%지만 9억원 이상은 0.9%다. 3억원짜리 아파트 중개를 공인중개사에게 맡기면 수수료는 120만원, 트러스트는 99만원이다.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10억원짜리 아파트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공인중개사는 0.9%의 수수료율을 적용해 900만원을 받지만 트러스트에는 99만원만 내면 된다. 9분의 1수준으로 확 줄어든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중개수수료율을 조절하면서 9억원 이상 고가 주택은 건드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렴한 수수료에 일부 소비자는 반기는 분위기다. 주택 분양시장에선 전셋값·매매가·분양가가 동반 상승하는 '3고(高)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어 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집을 구하더라도 중개수수료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지난해 반값 중개수수료에 이어 추가로 중개료가 저렴해질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법률적인 해석은 사법부의 몫으로 떨어졌다. 공인중개사와 변호사 간 밥그릇 싸움에 대한 중재가 아닌 내집마련 수요자를 위한 현명한 판결을 내려주길 바란다.

2016-04-11 11:39:33 박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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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신규면세점의 일자리 창출효과

정부가 일자리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다양한 일자리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고용 시장의 냉기는 여전하다. 통계청 발표를 보면 지난 1월 15~29세 청년 실업률은 9.5%로 월별 기준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월 청년 실업률도 역대 최대치(12.5%)까지 치솟았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국정운영 최우선을 일자리 창출에 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부총리는 35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대외 여건은 녹록치 않다. '고용절벽'을 해소할 근본 대책은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새로운 일자리를 대거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러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개혁법 등은 국회에 발목을 잡혀 있고, 기업들의 채용시장에도 훈풍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주요 대기업들은 올해 채용 규모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소폭 늘린다고 했지만, 이것이 반드시 지켜진다는 보장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이달 중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허용을 발표하겠다는 소식은 구직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11월 잠실 롯데월드타워와 광장동 SK워커힐 면세점을 정부가 폐점시키기로 결정하면서 직원 2000여명이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놓이자, 뒤늦게 수습에 나선 것이다. 정부가 최종적으로 몇 개의 면세점을 추가로 허가할 지는 앞으로 지켜봐야한다. 그러나 면세점 추가허용은 결과적으로 일자리가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면세점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처럼 매장 근무 인력 비중이 높은 업종이다. 지난해 면세점 2차 대전 당시 참여했던 업체들도 앞다퉈 대규모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업계 안팎에선 추가 허용되는 면세점 수가 많게는 4~5곳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2만~3만명의 신규 일자리를 기대할 수 있다. 면세점 추가 허용이 일자리 창출에 있어 최선책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해갈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고용절벽을 해소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 또 있을까. 일자리 창출에 최우선을 두겠다는 경제부총리 말이 허언으로 그치지 않도록 정부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

2016-04-10 16:51:54 유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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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세계 속 국내 이통사들의 선전을 기원하며…

[메트로신문 나원재 기자]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가고 있는 형국이다. CJ헬로비전 피인수 합병을 두고 관계당국의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이를 지켜보는 이들마저 지쳐가고 있다. 공정위가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7일 시청자 입장에서 방송의 공공성과 이용자 보호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올바른 판단을 하겠다고 밝힌 게 그나마 최근 소식이다. 최 위원장은 이날 경기도 과천에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최 위원장은 자리에서 가능한 선입견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의 말마따나 공정한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이동통신사들을 둘러싼 소문이 또 고개를 들고 있어 주의를 요하고 있다. 소문의 요지는 이렇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LG유플러스가 최근 종합유선방송 기업 현대HCN에 대한 M&A 완료 단계를 밟고 있다는 것이다. 하루 전 6일 딜라이브(구 씨앤앰)가 사명을 바꾸면서 매각을 재추진한다는 얘기도 나오긴 했지만, 규모 면에서 현대HCN을 가져가는 게 부담이 없을 것이란 얘기다. 소문에는 CJ헬로비전 피인수를 반대하는 이통사들이 시간을 끄는 작전으로 매각 대상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복잡한 셈법도 최근 상황에 녹아들었다는 후문이다. 이를 두고 CJ헬로비전을 반대하는 진영에선 SK텔레콤이 또 다른 소문으로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미 예전부터 나온 얘기고, 사실이 전혀 아니기 때문에 대응할 필요조차 없다는 것이다. 미래부, 방통위, 공정위 등 관계당국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쳐다보지 말고 이러한 부분까지 사실관계를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얽혀있는 실타래도 실 한 오라기씩 풀면 결국 풀리게 돼 있다. 세계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을 펼쳐야만 하는 국내 이통사들의 답답한 숨통이 하루 빨리 트이길 간절히 기원한다.

2016-04-07 17:38:21 나원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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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4·13 총선에 질문을 던지자

[메트로신문 나원재 기자] 4·13 총선을 한 주 남겨놓고 부동표가 여전히 30%를 웃돌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일까.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들기 위해 쏟아지는 각 정당의 공약에 눈과 귀가 여느 때보다 열려있는 분위기다. 아무래도 국민 개개인이 거주하는 지역과 고향의 4년간 발전을 불러올 참된 일꾼을 내 손으로 직접 뽑는다고 생각하면 허투루 아무나 찍을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런 시선으로 보자니 6일 더불어민주당이 내세운 공약에 눈길이 쏠린다.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는 이날 삼성 미래차 사업을 광주에 유치해 5년간 2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국회 당 대표실에서 특별 기자회견까지 열며 광주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삼성 미래차 산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내용을 뜯어보면 우선 삼성전자 상무 출신 양향자 후보의 공약을 지원한다는 게 골자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 등 관련 법률에 따라 투자 촉진을 위한 정부 보조금 확대와 민간투자 유치를 위한 세제지원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겠다는 얘기다. 이는 작은 정당이 할 수 없고, 양 후보 혼자 힘으론 어렵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돕겠다는 게 김 대표의 의지다. 양 후보는 삼성전자와 사전에 협의를 했다고 한다. 김 대표의 말대로라면 이미 삼성전자의 미래차 사업의 광주 유치는 정해진 셈이다. 같은 날 시간차를 두고 삼성전자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전장사업에 대해 이제야 사업성 여부를 모색하는 단계고, 구체적인 추진 방안과 투자계획은 아직 검토한 바 없다고 못 박았다. 각 정당의 공약사항에 개별 기업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게 삼성전자의 생각이다. 이날 오간 몇 마디 말에 정재계와 유권자들은 당연히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확정되지 않은 얘기가 유권자들의 진심어린 표심을 흔들어놓을까 우려스럽기도 하다. 일련의 과정을 역순으로 진행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자. 정당의 입장에서 기업을 충분히 설득하고 이에 대한 과정을 면밀하게 검토한 후에 가능성 여부를 국민에게 알렸다면 모양새는 보다 좋았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그렇게 했다간 시간에 쫓겨 아무것도 못한다는 얘기가 뒤따른다면 이 얘기에선 총선의 주인공인 국민은 빠지게 된다. 유권자가 모르는 얘기가 유권자도 모르는 사이 오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보다 정확하고 믿음이 가는 공약을 공표해야 함은 총선을 떠나 사람을 설득하는 기본적인 기술이다. 설득하겠다고 한 쪽 생각만 늘어놓아선 안 된다. 상대방에게 질문을 유도하고 궁금하게 만들어야 마음을 빼앗을 수 있다. 궁금한 이야기를 꺼내놨다는 맥락에선 성공적일 수 있겠지만, 왜 미래 자동차 사업이 광주에 필요한지,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 게 왜 옳은 것인지 질문을 던지게끔 만들어야 한다. 5년간 2만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청사진은 좋지만, 어느 한 쪽이라도 부담을 갖게 만든다면 이는 이미 반쪽짜리 공수표가 될 공산도 크다. 광주시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임기 중 지역 특성에 맞는 일자리 창출 목표와 대책을 주민에게 제시하고, 노동부에서 추진성과를 확인, 공표하는 일자리목표 공시제 세부 추진안을 마련했다. 시는 올해만 예산 460억5000만원을 투입하면서 정부부문 6179개, 민간부문 1만120개 등 총 1만6299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했다. 이러한 목표 공시제가 사업 계획을 충분히 세워서 실행에 옮겨야 하는 기업들에게 일자리 창출을 독촉하지는 않을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2016-04-06 19:22:26 나원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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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권 성과주의, 절충안 찾아야

금융권의 성과주의 도입을 둘러싸고 노사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최근 7개 금융 공기업은 금융노조가 성과주의와 관련해 논의를 거부하자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하고 개별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안을 마련하기에 나섰다. 어느 때보다 대화가 필요한 상황에 서로 등을 돌린 셈이다. 정부는 '무임승차자'를 솎아내고 일 잘하는 직원이 우대받을 수 있도록 성과중심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공기업을 포함한 120개 공공기관의 경우 오는 6월까지, 준정부기관은 12월까지 성과연봉제 도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 우선적으로 시험대에 오른 곳은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9개 금융 공공기관이다. 임금체계 뿐만 아니라 승진 등 인사에도 개인성과를 철저히 연계, 직원 교육 및 영업형태에까지 성과중심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세부방안을 마련 중이다. 노조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성과연봉제가 저성과자 퇴출 등 '쉬운 해고'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또 성과주의가 일 잘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보상을 주기 위함이라면서 '어떻게 공정하게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실종됐다고 주장한다. 금융권 한 종사자는 "성과연봉제야말로 '찍퇴(찍어서 퇴직)'로 악용되기 좋은 제도"라며 "회사에 밉보이면 '저성과'란 죄를 씌워 전출을 보내며 퇴직을 종용해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업무별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이 애매하다는 것도 문제다. 영업직을 제외한 직원들의 성과를 판단하는데 있어서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기준이 애매한 성과주의는 오히려 조직 내 효율성을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 성과주의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던 이들은 하나같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입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밀어붙이는데 안 되겠느냐'는 뜻에서다. 금융당국과 사측은 노조의 일방적인 대화 거부를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다. 그렇다고 '밀어붙이기 식'으로 성과주의를 추진해선 노동계의 불신만 키울 것이다. 성과중심 임금체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 절충안을 찾으려는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된다.

2016-04-05 17:36:17 김보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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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영화는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매주 수많은 영화가 개봉한다. 이들 영화를 모두 챙겨볼 수는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특정한 기준으로 영화를 선택한다. 그 기준으로 가장 손쉽게 쓰이는 것이 바로 별점이다. 영화에 대한 기대와 만족도를 수치로 표현한 만큼 영화를 고르는 데 가장 쉽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점처럼 영화를 수치화해서 평가하는 것이 늘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는 것은 아니다. 영화와 같은 창작 예술은 사실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다. 다양한 맥락과 시선 속에서 창작물은 끊임없이 의미를 만들어내고 그 의미를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런 평가가 수치화되는 순간, 그 숫자는 오직 하나만을 이야기하게 된다. 이 작품이 재미있는지 재미없는지에 대한 평가가 되는 것이다. 지난주 개봉한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은 개봉 전 예상 밖 혹평으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전문가들의 평을 합산해 영화의 신선도를 평가하는 영화 전문 사이트 로튼토마토로부터 신선도 29%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배트맨 대 슈퍼맨'은 슈퍼히어로의 대결을 그렸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기대작으로 손꼽힌 작품이었다. 높은 기대치에 비해 저조한 평가는 관객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런데 로튼토마토의 평가에 대한 다소 의아한 반응이 있었다. 로튼토마토의 평가를 근거로 '영화가 망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그랬다. 영화가 정식으로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로튼토마토 지수만으로 '망한 영화'로 낙인찍을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배트맨 대 슈퍼맨'에 대한 반응은 개봉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재미있다'와 '재미없다' 사이에서 이야기가 오갈 뿐 '무엇이' 재미있고 재미없는지, 그리고 '왜' 재미있고 재미없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배트맨 대 슈퍼맨'을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로튼토마토의 평가처럼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다. 그러나 단순히 재미만으로 평가할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배트맨 대 슈퍼맨'은 주제와 이야기의 설정은 흥미롭지만 이를 제대로 잘 풀어내지 못한 케이스다. 왜 이를 잘 풀어내지 못했는지를 이야기할 필요가 있는 영화다. 그러나 '배트맨 대 슈퍼맨'은 이런 이야기를 하기 이전에 이미 '재미없는 영화'로 평가가 끝났다. 모든 영화를 단순한 숫자로 성적매길 수 있는 것일까. 계속해서 고민하지만 쉽게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

2016-04-01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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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혼수시장 거품 심각

본격적인 혼수시즌이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가구, 예물 등 혼수용품의 할인행사가 봇물을 이룬다. 정가대비 20~40%까지 '통큰' 할인경쟁을 즐기는 예비부부도 적지 않다. 그러나 혼수시장에는 정찰이란게 없다. 봄, 가을 혼수시즌이 아닐 때도 정가에 제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없다는 이야기다. 정가가 버젓이 정해져 있지만 혼수시장에서는 매장 주인이 부르는 게 값이다. 물론 정가보다 10% 이상 낮은 가격이 대부분이다. 이쯤이면 혼수시장의 정찰제가 과연 존재하는지 의문이 들 법도 하다. 10년전쯤 일이다. 아현동, 논현동 등 서울시내 가구 거리를 둘러볼 때였다. 300만원대 침실세트의 가격을 물어보자 대리점주는 "현금으로 하면 추가 할인을 해주겠다"며 흥정을 시작했다. 결국 이 제품은 처음 10%에서 시작된 할인율이 30%까지 낮아졌다. 시장에서 제품을 구입할 때의 흥정은 즐겁다. 그러나 가구를 구입하면서의 흥정은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었다. '도대체 가격 거품이 얼마나 크길래 이렇게 낮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불쾌함의 원인이었다. '혹시 속아서 사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더해지자 구입이 망설여지기도 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혼수시장의 거품은 여전하다. 가구공룡 이케아가 등장했을 때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왜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투명한 거래도 한 이유가 아니었을까. 이케아에서는 흥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은 철저히 정찰제를 지킨다. 가격을 속여 판매한다는 의심을 차단시킨 것이다. 최근 들어 대다수 브랜드 가구들도 이케아식의 대형 매장을 오픈하느라 분주하다. 물론 직영점 위주인 대형 체험형 매장은 철저히 정찰제지킨다. 그러나 'OO가구거리'로 명명된 곳들의 사정은 10년이라는 세월을 무색케 한다. 가구거리에 들어선 매장들은 대부분 브랜드 가구의 대리점들이다. 직영점에서는 정찰제를 유지하지만 대리점들은 흥정만 잘하면 얼마든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가구 대리점주들은 본사가 정찰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것을 환영한다. 대리점 납품가와 정찰가격의 차이가 클수록 점주들의 할인률도 올라간다. 이것이 바로 거품이다. 거품이 커질수록 소비자들의 신뢰는 낮아진다. 가구를 비롯한 혼수시장에 필요한 것은 이케아와 같은 대형매장이 아니라 이케아식 가격 정책이 아닐까.

2016-03-31 09:04:56 유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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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포퓰리즘' 남발하는 여의도

[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여의도에 때아닌 '퍼주기' 열풍이 거세다. 막장 공천을 끝낸 정치권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 서둘러 공약을 발표, 표심 잡기에 나선 탓이다. 여야 정책 공약의 핵심은 역시 경제와 복지다. 새누리당은 일자리 창출을 핵심으로, 초등학교 돌봄교실 확대를 골자로 한 사교육비 경감과 저소득층 건강보험료 부담완화, 저소득층 건강보험료 부담 완화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약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도 청년고용할당제 확대를 통한 일자리 70만개 창출을 기반으로 육아휴직 급여인상, 교육비 부담 절감, 구직촉진급여지원 등 세대별 맞춤 공약을 발표했다. 국민의당 역시 육아휴직 급여 인상을 골자로 한 출산휴가 확대 및 육아휴직 실효성 확보, 후납형 청년구직수당 도입, 어르신일자리 수당 확대 등을 제시했다. 문제는 이들 공약이 재탕, 삼탕이라는 점이다. 각 당이 내놓은 지역별 공약 역시 마찬가지다. 대전광역시의 경우 KTX 호남선의 증편 및 직선화, 도시철도 2호선의 조기개통, 옛 충남도청 부지의 매입, 국립철도박물관 유치 등 7개가 겹치거나 이미 추진 중인 유사 공약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역시 이미 제주시나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이 대부분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정작 정책을 실현하는데 얼마만큼의 재정이 필요한지, 또 그 재정은 어디서 충당할 것인지는 따져 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은 지난해 흑자를 낸 건강보험으로, 더민주는 세금 인상으로 재정을 충당하겠다는 말만 늘어놓고 있다. 건강보험과 세금 모두 국민 부담이다. 즉 정치권이 선심쓰듯 내놓은 복지 공약의 부담은 결국 국민 몫이라는 얘기다. 정치권이 신뢰를 잃으면서 '무조건 0번'이라는 말도 이젠 옛말이 됐다. 부실 정당에 이어 부실 정책까지 난무하는 상황에서 유권자는 어떤 기준으로 지역 일꾼을 뽑아야 할까.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선거는 유권자에게 난제가 아닐 수 없다.

2016-03-30 06:00:00 연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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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키드' 전국민 동요(動搖)시키는 동요(童謠)의 힘이라니

[기자수첩] '위키드' 전국민 동요(動搖)시키는 동요(童謠)의 힘이라니 우연히 TV 앞을 지나다 꾸밈없이 맑은 목소리에 이끌려 넋 놓고 시청한 프로그램이 있다. Mnet의 전국민 동심저격 뮤직쇼 '위키드'다. 어른과 어린이 모두가 사랑하는 동요, 2016년판 '마법의 성'을 만드는 뮤직쇼를 추구하는만큼 신나고 발랄한 무대가 펼쳐진다. 그리고 시청하는 내내 마법같은 일이 펼쳐진다. 시청자는 물론, 아이들의 노래를 듣고 평가해야하는 심사위원까지 그 무대에 빠져들고, 무대가 끝나면 눈시울을 붉히는가 하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다는 것. 아이들의 선사한 노래는 감동 그 자체였던 것이다. 심사위원이자 레드 팀 선생님으로 등장하는 '힙합호랑이' 타이거JK도 무장해제 시키는 아이들의 노래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무대에 오르는 아이들은 5세~11세로 구성됐다. 솔로곡, 듀엣곡, 합창곡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한다. 기교없이 있는 그대로 노래하는 목소리는 시청자의 마음에 위안을 준다. 핑크 팀 선생님으로 출연중인 배우 박보영은 방송 초기 제주소년 오연준 어린이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눈물을 흘렸다. 블루 팀 선생님 유연석 역시 김창완의 '안녕'을 부르는 아이들의 합창에 눈시울을 붉히며 "영혼이 깨끗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프로그램에는 동요 전문가 심사 위원이 존재하지만, 심사도, 우승자도 무의미하다. 특히 24일 방송된 듀엣 미션에서는 아이들이 노래할 때마다 채워지는 방청객의 기부점수가 보는 내내 흐뭇함을 자아냈다. 단계별로 기부되는 물품 항목 퀄리티가 높아짐에 따라 아이들도 환호했고, 시청자도 환호했다. 승패를 떠나 오디션 프로그램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순간이었다. 제작진은 아이들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는다. 수많은 관객 앞에서 노래를 불러야 하는 만큼 심리적 부담감이 분명히 있을 터. 방송 중간중간에는 오은영 아동심리전문가와 아이들의 상담 장면이 등장한다. 세세히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가며 프로그램을 진행시키는 제작진의 배려는 박수받을 만하다. 따뜻한 동요 대결을 통해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시청자를 사로잡을 거라고 누가 예상했겠는가. 그동안 '쇼미더머니', '프로듀스 101' 등 성인들의 치열한 경쟁을 선보여왔던 Mnet의 신선한 시도가 반가울 따름이다.

2016-03-27 21:17:13 신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