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정용기 기자] 지난 9월 11일 30대의 한 남성이 자신의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을 골프채로 부순 사건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궜다. 2억원대의 이 차량이 주행 중 시동이 수차례 꺼졌는데도 교환·환불해주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이 운전자는 반복된 시동꺼짐 현상으로 자신의 아내와 아들이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당할뻔 했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공교롭게 이날은 벤츠가 250억원이 투자된 '트레이닝 센터' 개점식을 거행하며 고객만족도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언한 날이기도 하다. 벤츠 트레이닝 센터는 자사 직원들의 판매·기술 교육이 이뤄지는 곳이다. '벤츠 골프채 사건' 때문에 트레이닝 센터는 더 막중한 책임을 가지게 됐다.
수입자동차 서비스와 관련된 소비자들의 불만은 최근에 불거진 일이 아니다. 부족한 사후서비스(AS)망과 값비싼 수리비 때문에 수입차 업체들은 오랫동안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불만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이 이렇다 할 변화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입차 수리비는 국산차 보다 비싸고 시간은 더 오래 걸린다. 수입차 평균 수리비(275만원)가 국산차(95만원)에 비해 3배 가까이 비싸다는 보험개발원의 조사결과도 있다.
또한 이번 사건으로 벤츠 임직원들의 소통능력이 다시 도마에 오르게 됐다. 벤츠 임직원들이 이 소비자와 가졌던 수차례의 소통기회를 놓치지 않았더라면 형사 고소라는 막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벤츠 골프채 사건'이 이해가 간다는 의견도 많다.
2002년 설립된 벤츠코리아는 국내 수입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강자다. 올해 1~8월 3만561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시장점유율 19.25%를 기록했다. 판매량에 걸맞은 고객 만족도 1위를 이루기 위해 벤츠는 대대적으로 변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