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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반사회적 기업, "처벌강화가 예방으로"

일부 재벌들의 비윤리적 갑질 행위,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 등으로 시민들의 반사회적 행위를 향한 질타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직원을 구타하고도 형법상의 단순 폭력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으며 수백명의 사상자를 내고 연구결과를 숨겼지만 피해보상 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뒤 늦은 사과는 오히려 피해자들의 마음에 불을 지를 뿐이었다. 이러한 상황에 시민단체들은 이들에게 법 이상의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다. 미국, 영국 등의 선진국에서 기업과 재벌의 책임은 막중하다. 자신의 저지른 행위에 대해서 일반인보다 높은 처벌을 받는다. 돈과 권력을 가진 자는 책임과 함께 처벌도 크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도 내놓는다. 기업의 경제활동을 위축하고 재벌에 대한 역차별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 이를 악용한 소송남발로 오히려 피해를 보는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승연 OLLC대표변호사는 "잠재적인 가해로 하여금 악의적인 불법행위시 엄청난 경제적인 손실을 감수해야 하므로 악의적인 불법행위를 억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징벌적 손해배상은 악의적인 불법행위에만 적용되므로 소송남발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중소기업의 피해를 보전·예방하는 '하도급법'에서만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 중이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210개사를 대상으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71%가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실질적으로 소송으로 번진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이 제도가 존재하는 것 자체로 예방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동명 전 한국법학회 회장은 "지금까지 국내법은 법인에게 관대했다"며 "법인이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끼친 사례가 많다. 징벌적손해배상을 통해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6-05-08 15:59:37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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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업구조조정'과 한은의 역할

구조조정 재원마련 방안을 두고 정부와 대립해온 한국은행이 결국 한발 물러섰다. '한국판 양적완화'가 시행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한편 한은의 독립성 훼손 논란도 수면위로 떠오르게 됐다. 한국판 양적완화는 총선 과정에서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공약으로 제시한 것으로, 한은이 산업은행의 산업금융채권을 매입해 산은에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실탄을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정부는 기업 구조조정에 한국판 양적완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한은에 국책은행의 채권을 사들이고 지분을 늘려 자금을 지원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간 한은의 반응은 냉담했다.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돈을 찍어 재정지원에 나서는 것은 중앙은행으로서 옳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헌데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일 "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겠다"며 돌연 입장을 바꿨다. 아직 구체적인 방법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양적완화의 가능성을 충분히 엿볼 수 있는 발언이다. 한국은행법 제3조는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은 중립적으로 수립되고 자율적으로 집행되도록 해야 하며, 한국은행의 자주성은 존중돼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정부의 양적완화 주장이 한은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된 이유다. 설상가상 그동안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해 중소기업 등에 대출해준 자금규모가 20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는 자료가 나왔다. 이달부터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의 신규 증액 등 9조원을 추가 지원할 방침으로, 대출금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안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한은으로서 자금지원은 어쩔 수 없다지만 모든 위험을 한은에 전가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회피로 비쳐진다.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구멍 난 곳간을 채우는 식이 아닌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2016-05-04 11:38:46 김보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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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태양의 후예'의 안타까운 잡음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종영한지 어느 새 2주일여가 지났다. 사전 제작으로 선보인 드라마는 그동안 침체돼 있던 한류 콘텐츠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높았던 인기 때문일까. 유종의 미를 거두며 아름답게 퇴장했던 '태양의 후예'가 뜻하지 않은 논란으로 다시금 대중의 관심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달 22일 '태양의 후예'의 주연 배우 송중기의 친가를 관광지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송중기 친가가 있는 세천공원에 안내·관광시설을 확충하고 소요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시의 발표에 대중은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송중기의 친가는 송중기의 조부모가 살던 곳으로 송중기가 휴식을 위해 가끔씩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 촬영지도 아닌 한 개인의 사적인 공간을 시에서 마음대로 관광지로 개발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송중기도 자신의 개인사에 대한 과도한 관심에 대해 "프라이버시는 지켜줬으면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대전시의 발표는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니 거기에 숟가락 하나 얹겠다는 심보나 다름없다. 또 다른 주연 배우인 송혜교도 뜻하지 않은 논란에 휘말렸다. 주얼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와 초상권 문제로 소송에 나선 것이다. 송혜교 소속사 UAA 측은 지난달 27일 "제이에스티나와 주얼리 부문은 1월에, 가방 부문은 3월에 계약이 종료됐다. 그러나 제이에스티나가 드라마 제작사와 PPL(제품 간접 광고) 계약을 맺고 방송 장면을 이미지와 동영상으로 변형해 광고물로 돌렸다. 그러나 배우에게 초상권 관련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제이에스티나는 "PPL 계약을 체결할 당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이를 사용할 수 있다고 계약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송혜교의 과거 탈세 논란을 언급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드라마 제작사인 NEW가 "PPL 공식 협찬사 제이에스티나는 '태양의 후예'의 드라마 장면을 캡처하거나 드라마 영상 부분을 편집하여 임의로 사용할 권한이 없다"며 제이에스티나의 주장을 다시 반박하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현재는 제이에스티나 측이 더 이상 언론에서 분쟁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며 논란은 일단락된 상황이다. 종영 이후 '태양의 후예'가 겪고 있는 논란의 중심에는 결국 '돈'이 있다. 드라마의 인기를 이용해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안타까운 잡음들이다. 드라마를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은 대중에게는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2016-05-02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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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지금의 회사 만족하십니까?

중소기업 A사는 100명 가량의 직원을 둔 건실한 기업이다. 이 회사를 일군 창업주는 소상공인에서 출발해 중소기업까지 일군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창업당시보다 회사의 규모는 수십배 성장했고 제품도 시장에서 어느정도 인지도를 구축했다. 주변에서는 창업주를 이야기할 때 '성공'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그러나 그에게도 고민이 있다. 직원들이 장기근속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장기근속자가 줄면서 몇년째 매출도 정체상태다. 그는 "요즘 사람들은 애사심도 없고 어려운시절을 경험하지 못해 근성도 없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취업자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소기업 입사를 결정한 이들이 왜 회사를 오래 다니지 못하는 걸까. 그 역시 이유를 궁금해했다. 퇴사를 앞둔 이를 통해 사장이 궁금해하는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열정페이' 수준의 낮은 급여와 복지, 업무 시스템이 문제였다. 이 직원은 1년간의 인턴기간동안 세금을 제외하면 100만원이 되지 않는 월급을 받았다고 한다. 인턴기간이 끝난 후 정직원이 된 후에도 급여는 크게 오르지 않았단다. 또 소상공인 시절의 마인드를 버리지 못한 사장은 직원들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구매팀 직원이 영업관리를 병행해야하거나 마케팅 담당이 품질관리까지 하는 식의 주먹구구식 업무지시가 빈번했던 것이다. 결국 장기근속을 한다고 해서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없다는 판단이 직원들의 사직으로 이어졌던 셈이다. 10년 전쯤 한 프랜차이즈의 B가맹점을 방문했던 일이 있다. 면적이 넓은 것도 아니고 입지가 뛰어난 곳도 아닌 B가맹점은 동일브랜드 중 상위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비결은 점주의 운영방식이었다. 외식업체의 경우 이직률이 높지만 이 가맹점은 3~5년 이상 근무자가 대부분이었다. 점주는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직원의 고용안정이 필수라고 말한다. 실제로 가맹점들이 아르바이트나 비정규직으로 직원을 구성하는데 반해 이 매장은 배달사원까지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었다. 급여또한 인근 식당들보다 20% 이상 높게 책정했다. 고객들이 투표를 해 친절한 직원으로 꼽힌 직원에게는 인센티브와 연봉인상이라는 포상을 제공했다. 주방 인력이 홀서빙을 하거나 배달을 하는 일도 없다. 전문성을 인정하는 그의 자세는 직원들의 친철한 서비스로 이어졌고 매출 상위 가맹점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을 수 있었다. 기업문화는 직원이 만든다. A사 사장은 회사를 키우는 능력은 있었지만 직원을 배려하는 것은 소홀히 했다. 애사심을 높이고 근속년수를 늘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직원은 부리는 존재가 아니라 존중해야할 대상임을 깨닫는 것이다.

2016-04-28 16:20:46 유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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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선업 위기 현대중공업 사측과 노조 소통해야 할때

[메트로신문 양성운 기자]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이제 누구나 공감하는 일이 됐다. 그런데 현대중공업의 사측과 노동조합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걱정스럽다. 조선업계가 불황으로 구조조정을 앞둔 가운데 현대중공업은 3000명 정도의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올해 임금 인상 요구를 강행하고 있다. 한 울타리 안에서 너무나 기온차가 난다. 노조는 올해 사측에 임금 9만6712원 인상(호봉 승급분 별도), 직무환경 수당 상향, 성과급 지급, 성과연봉제 폐지 등을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1년에 100명 이상의 우수 조합원들에게 해외 연수 기회를 줄 것과 사외이사 1인 추천권까지 달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26일 현대중공업 계열사 경영진은 암울한 신규 수주 전망과 저유가로 인해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힘을 합쳐달라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의 주장을 살펴보면, 회사를 살리겠다기보다 지금 당장 자신의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전 A중공업 현장 근로자로 일하고 있는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조선업이 힘든데 괜찮냐고 묻자 "그런 이야기 자주 듣는데 국책은행에서 지원 받고 천천히 갚으면 되는데 문제 되겠어?"라는 답변을 했다. 실망스러운 답변에 더이상 대화를 이어가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사측이 노조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구조 조정에 나선 것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러나 회사 경영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는 노조도 '소통하지 않겠다'는 측면에서는 사측과 똑같다. 현재 세계 조선업은 기업 통폐합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상승시키고 있는 일본과 전폭적인 금융지원을 등에 없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조선소들이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세계 1등 조선소라는 타이틀을 내놓는건 시간문제다. 사측과 노조가 서로의 주장만 내세우기보다 소통을 통해 가장 먼저 풀어야할 숙제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2016-04-26 18:57:16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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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중은 이수를 어디까지 용서한걸까

성매매 전력이 있는 가수 이수를 대중은 어느 선까지 용서한걸까. 지난 주 뮤지컬계는 이수의 캐스팅 하차로 떠들썩했다. 지난 5일 뮤지컬 제작사 EMK는 '모차르트'에 이수를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이에 뮤지컬을 사랑하는 팬들은 그의 과거 성매매 전력을 문제삼아 그가 무대에 오르는 것을 반대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수의 하차를 위해 지하철 광고 모금을 시작했고, 일부 팬들은 EMK와 극장을 대관해준 세종문화회관에 항의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EMK 측은 21일 그의 하차를 공식 발표했다. EMK 측은 "훌륭한 보컬리스트인 이수의 재능이 무대에서 펼쳐지기를 바랐지만, 현실화되지 않아 제작사 입장으로 굉장히 안타깝다"며 "이수 씨의 출연을기대했던 분들에게 하차 소식을 전하게 돼 유감이고, 그의 다음 행보를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봐달라"고 부탁했다. 이수는 2009년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던 때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성범죄자와 병역 기피자에게 유독 엄격한 사회 분위기를 본다면, 어쩌면 이수의 뮤지컬 캐스팅 하차는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2014년 이수는 엠씨더맥스의 정규 7집 '언베일'과 정규 8집 '파토스'를 발매하는 등 뮤지션으로서는 복귀했다. 엠씨더맥스의 콘서트도 순조롭게 진행했다. 하지만, 대중은 어디까지나 뮤지션으로 활동하는 것까지만 용서했다. 지난해 MBC '나는 가수다' 출연으로 방송 복귀를 시도했을 때도 시청자는 냉랭했다. 가수로서 단독 활동을 하는 것은 문제삼지 않지만, TV 프로그램에 등장하거나 뮤지컬과 같은 작품에 일원으로 등장하는 것에는 반감을 갖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재능있는 예술가의 능력 표현의 자유를 박탈하고 있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대중이 용서하지 않는 한 그의 출연은 작품 전체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다. 얼마나 더 긴 자숙기간을 거쳐야 대중이 받아들일지는 모르지만, 한가지 분명한 건 무리하게 복귀를 시도하는 것은 본인에게 더욱 독이 된다는 것이다.

2016-04-25 17:53:48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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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효성가(家) 형제 다툼, 때가 아니다

[메트로신문 나원재 기자] 최근 효성그룹 오너가(家)에 정부 수사기관의 칼날이 정조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명 '효성가 형제의 난'으로 불리는 이번 사건은 효성가 조석래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변호사가 보유주식을 팔고 형인 조현준 사장의 배임·횡령을 고발한 게 골자다.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내용이라 자세한 언급은 안 하겠지만, 내용을 추린다면 조현준 사장은 소유한 미술품을 펀드에 고가로 판매해 이익을 챙겼고 손실은 펀드 자금조성을 보증한 회사가 떠안게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조 변호사는 이에 더해 조 사장의 방만한 경영을 지적하며 주요 경영진과 배임·횡령을 주도한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이를 둘러싼 형제 간 다툼의 사실관계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타이밍이다. 이들 형제 간 다툼이 사회·경제가 어지러운 현재로선 그들만의 감정 싸움으로만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업계는 정부의 구조조정 사정권에 여전히 어수선한 분위기고, 실적이 부진한 특정 합섬원료 부문은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효성은 지난해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 원자재 가격 하락, 신흥국 경제위기 가능성 확대, 미국의 금리 인상 등 글로벌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전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을 달성했다. 매출은 12조4585억원, 영업이익 950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13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성장세로, 전년 대비 매출은 2.3% 늘었고, 영업이익은 58.3% 증가된 수치다. 이를 두고 차남 조현문 사장이 물러나고 장남 조현준 사장이 경영권을 잡은 이후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사건의 조사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일련의 과정이 기업의 좋은 분위기에는 부담이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대외 고발이 아닌 회사의 미래를 담보로 한 형제간에 깊은 대화가 먼저 오갔다면 어땠을까. 모든 상황과 결과는 아마도 달라지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오너가 내 재산과 경영권을 두고 다툼이 있은 후 좋게 매듭지어진 사례는 거의 없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2016-04-25 08:32:13 나원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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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롯데마트의 참회...진심인가 면피인가

롯데마트가 지난 18일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전액 피해보상을 약속했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가 머리를 숙이고 사과를 했다. 인과관계가 증명되는 모든 피해자에게 전액 보상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1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의 증거인멸 등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롯데마트의 결정에 박수를 쳤다. 하지만 일각에선 "너무 늦은 시기에 보상을 약속했다"검찰 수사에 앞선 면피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김 대표는 급하게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기자가 기자회견에 관한 소식을 받은 것도 17일 오후 10시가 넘어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저도 급하게 소식을 듣고 기자회견을 준비했다"며 "김 대표가 갑작스럽게 내린 결정이다. 그룹차원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모르지만 평소와 달리 매우 급하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에 이어 홈플러스도 뒤늦게 피해보상을 약속했다. 이러한 피해보상이 사건 발생 시기인 5년 전에 이뤄졌다면 대기업으로써 책임감있는 이미지가 굳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피해자 유가족 중 한명은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니 이제 와서 머리를 숙인다. 5년전 우리 가족이 사망하고 울분을 토했을 때는 모른 척 하던 사람들"이라며 "5년간 마음 고생한 우리는 쉽게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측은 "당시에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라는 명확한 결과가 없어 우리도 혼란스러웠다"며 "하루에도 수백명의 블랙컨슈머들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피해보상을 요구한다. 같은 업무를 지속하다보니 인색해지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책임이 드러난 상황에서는 고개 숙이고 피해를 보상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가 성숙한 부분도 있다. 과거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제조업체에게만 책임을 돌리던 행위가 줄고 자체 피해보상팀을 만들어 소비자 피해 보상에 관심을 갖는 모습이다. 아직 부족한 면이 있지만 이러한 노력을 시작으로 '제2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

2016-04-20 21:32:07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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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계 빚, 브레이크보다 보완책 마련해야

정부의 가계대출 여신심사 강화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가계대출이 대폭 증가했다. 전체 가계대출 가운데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커져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이들이 상대적으로 고금리 대출에 몰릴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8일 발표한 '3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4조9000억원 늘어난 649조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증가분(2조9000억원)보다 2조원이나 많은 것이며, 3월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를 편제한 2008년 이후 가장 큰 수치다.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3월 가계대출 월평균 증가폭은 1조3000억원 수준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집단대출이 견조하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봄 이사철 수요가 겹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 상승한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에 힘입어 3월 중에만 4조4000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지난 2월 수도권부터 시행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 제외된 집단대출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주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집단대출까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 포함시킬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집단대출까지 규제하면 부동산경기에 찬물을 끼얹어 소비를 더욱 위축시킬 위험이 존재한다. 한편 지난해 전체 가계대출에서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1.2%로 2006년(1.33%) 이후 9년 만에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문을 좁히는 사이 저축은행은 가계대출 비중을 늘린 것이다. 내달부터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비수도권 지역으로 확대 시행된다.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또 한 번 높아지는 만큼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서민들이 생계비 조달을 위해 제2금융권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제2금융권 이용자 대부분이 서민층으로 파악되면서 제2금융권 대출금액의 증가는 서민가계의 몰락을 몰고 올 화약고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정부의 가계빚 관리가 애먼 서민들만 벼랑 끝으로 몰지 않도록 서민층의 금리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한 까닭이다.

2016-04-19 16:53:45 김보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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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4등'을 응원한다

지난 주말 정지우 감독의 영화 '4등'을 다시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 극장가도 춘궁기로 한산하다고 하지만 이날은 비가 내려서인지 꽤 많은 사람들이 각자 보고 싶은 영화를 고르기 위해 극장 로비에 모여 있었다. '4등'이 상영되는 상영관 안에는 스무 명 남짓한 관객이 앉아 있었다. 예상보다는 적은 관객이었다. '4등'은 스타 배우가 등장하는 영화는 아니다. 그럼에도 재미와 완성도를 모두 갖춘 작품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선택받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걱정은 영화가 시작되자 이내 사라졌다. 상영관 안 관객들의 몰입도와 집중력이 여느 영화 못지않게 강했기 때문이다. '4등'은 수영대회에서 매번 4등만 하던 소년이 국가대표 출신 코치를 만나면서 겪는 이야기다. 스포츠가 소재지만 영화는 우승의 기쁨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신 우승의 기쁨을 누리기까지 겪게 되는 폭력과 상처, 슬픔과 아픔을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영화는 '1등'이라는 결과만을 중요시하는 한국사회의 단면을 담고 있다. 다소 무거운 이야기지만 영화는 현실적인 공감대로 관객에게 편안하게 다가간다. 박해준, 이항나, 최무성 등 중견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 그리고 쉽지 않은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해낸 아역 배우 유재상의 열연이 영화를 빛낸다. 극중 수영 장면은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든 멋진 수중 촬영이라는 점에서 인상 깊다. 다시 '4등'을 보면서 첫 관람 때 놓쳤던 여러 디테일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영화의 주제를 함축한 "맞을 짓을 했으니까 맞는 것"이라는 대사가 영화 시작부터 여러 차례 나온다는 사실도 두 번째 관람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처음 영화를 볼 때는 답답한 현실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 그러나 두 번째로 영화를 보면서는 자신의 의지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는 소년의 모습에 조금이나마 희망을 얻을 수 있었다. 영화를 다시 보면서 개봉 전 인터뷰에서 만난 정지우 감독과의 대화가 떠올랐다. 정지우 감독은 "영화 시장도, 관객도 독창적이고 새로운 저예산 독립 영화에 점점 더 인색해지는 것 같다"며 "후배 감독들에게 힘이 되고 싶지만 선뜻 권하지를 못하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4등'은 대중적이면서도 사회적인 쓰임도 있는 영화"라며 조심스럽게 기대를 나타냈다. 정지우 감독의 말처럼 '4등'은 6억원이라는 저예산으로도 대중적이면서도 완성도 있는 영화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점점 더 상업화되는 영화 시장 안에서 '4등' 같은 영화가 힘을 얻어야 하지 않을까. 극장을 나서면서 '4등'을 조금 더 응원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2016-04-18 03:00:00 장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