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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폴크스바겐 조작사태로 돌아본 '한국의 국민성'

[메트로신문 양성운 기자] "차사려고? 폴크스바겐 티구안 어때!" 최근 자동차를 구입하기 위해 차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많은 지인에게 어떤 차를 선택하는 게 좋을지 물어본 결과 이같은 답변을 들었다. 폴크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지난 10월 판매가 급락하자 11월부터 파격 할인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것이다. 가격 할인은 물론 장기간 무이자 할부 혜택까지 제공한다는 점에서 고가의 차량을 구입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인 건 인정한다. 하지만 한편으론 씁쓸함이 느껴졌다. 자본주의 시대에 돈이 최고라고 하지만 환경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망각해버린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 후 전 세계적으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배출가스 조작 사건에 대한 독일 본사의 후속 조치가 다른 나라에 비해 미흡하다고 비판하면서도 할인에 나서자 너도나도 구매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소비자들이 해외와 달리 '폴크스바겐 호갱'을 자처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올정도다. 가까운 나라 일본의 경우 11월 판매량은 지난해에 견줘 31.8% 감소했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가장 싫어하는 일본의 국민성을 느낄 수 있다. 또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판매량도 감소했다. 반면 지난 11월 폴크스바겐의 국내 판매량은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았다. 11월 신규 동록 차량은 4517대로 10월과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보다 각각 377%, 65.6% 증가했다. 때문에 정부가 배출가스 규제 등 환경 문제에 대해 더욱 강력하게 감시를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아무리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더라도 소비자들이 인식하지 못하면 '도로아미타불'이 된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 쫓아가다 보면 결국 '소탐대실(小貪大失)'하게 될 수밖에 없다.

2015-12-14 06:00:00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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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경쟁력 저하 원인...원가공개 재고해야

"지난 10월 말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수주 산업 회계 투명성 제고 방안'은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공사 수주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문제가 있습니다. 수주의 핵심인 원가 정보가 해외업체에 노출돼 해외공사 수주에 큰 타격이 우려됩니다. 또한 건설사들은 기술 개발을 통해 원가 절감을 하고 있는데, 정부 대책이 시행되면 기술 개발의 노력 유인이 낮아져 수익성 저하와 기술경쟁력 향상에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건설업계가 지난 2일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주재로 열린 간담회에서 공사원가 공개는 영업비밀과 같아 부당하다며 회계 투명성 제고 방안을 연기해 달라고 했지만 국토부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0월 28일 수주산업 회계 투명성 제고를 위한 태스크포스 첫 회의 후 약 2개월여 만에 '수주산업 투명성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조선업종 기업의 어닝쇼크(손실에 따른 저조한 실적 발표), 빅배스(대규모 손실반영) 등 장부상 이익이 일시에 대규모로 손실 전환되는 '회계 절벽'을 방지하기 위해 회계의 신뢰성을 높이고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차원에서다. 하지만 건설업계의 구조적인 특성이 충분히 고려됐는지 의문이 간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공통된 견해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동안에는 매출 원가를 산정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이번 조치로 공시하더라도 수시로 변경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당초 목표와는 달리 여러 이해 관계자의 혼란만 부추기는 강제적인 정보 공개는 부적절하다. 원가는 건설업체 고유 경쟁력이다. 보통 지가는 형성된 가격이 있기 때문에 속일 수도 없지만, 지가 외에 설계·자재 등에 의해 가격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아울러 똑같은 제품이라도 업체별로 가격 차이가 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원가가 공개되면 공공공사 입찰 시 무리한 저가수주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경쟁사의 원가구성이 공개된 데서 비롯된다. 이로 인해 유관 협력업체에도 피해가 갈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생길 것이다. 우리가 어떤 물건을 살때 사람마다 흥정을 통해 가격을 비싸게 혹은 싸게 구매하는 이치와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겠다.

2015-12-09 13:53:25 박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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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다시 떠오른 '솔개론', 변화하는 기업들

[메트로신문 김성현기자] 최근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솔개론'이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솔개는 최고 70년을 산다. 장수하는 솔개는 40살이 됐을 때 쯤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한다. 무거워진 날개, 닳고 닳은 부리와 발톱을 가지고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 새로운 몸으로 더 살아갈 것인지를…. 결정을 한 솔개는 바위산에 앉아 부리로 깃털과 발톱을 뽑는다. 부리는 바위에 쳐서 부순다. 이 후 새로운 부리와 발톱, 깃털을 가진 솔개는 30년을 더 살게 된다. 2015년 국내 유통업계에는 신성장동력 찾기 바람이 불었다. 소비자의 소비패턴과 트렌드가 변하고 온라인·모바일 시대로 넘어가면서 기존의 사업전략은 통하지 않아서다. 롯데그룹은 주요 사업 자체에 변화를 줬다. 삼성 SDI의 케미칼 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을 인수해 석유화학을 신성장동력으로 선택했다. 또 백화점, 대형마트 위주의 유통채널에서 한층 발전한 관광쇼핑 복합몰을 선보였다. '옴니채널' 강화를 통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동원은 내년부터 참치시장을 넘어 회사를 가정간편식(HMR) 전문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1인가구 등의 증가 추세에 발맞춰 HMR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이미 세브란스병원과의 양해각서(MOU)를 맺고 환자를 위한 HMR을 제공 중이다. 농심도 그간 업계 1위를 지켜온 라면을 넘어 생수시장에 뛰어들었다. 좋은 물로 승부하는 다는 농심은 향후 50년을 책임질 주요 사업으로 생수를 선택했다. 온라인 마켓은 '배송전쟁'을 통해 고객 편의를 높이는 중이며 편의점도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온라인은행 전문 편의점', '도시락카페 편의점' 등을 선보이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올해 초 식품업계 전문가들은 포화상태인 유통업계의 악화를 전망했다. 실제 온라인 부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통기업들이 1~3분기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현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일부 기업들은 신선장동력을 찾아 시동을 걸었거나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다. 올 4분기와 내년이 기대되는 이유다. 새옷을 입고 30년을 더 사는 결정을 한 것이다.

2015-12-09 06:00:00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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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안심전환대출은 누구를 위한 정책일까

올해 초 정부는 저소득층의 가계부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안심전환대출을 선보였다. 안심전환대출은 연 2.6%대 고정금리, 분할상환 방식으로 출시 첫날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동시에 원금상환 부담에 따라 중상위계층에만 유리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안심전환대출은 시행 반년 만에 중도포기자 급증세로 또다시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금융위원회가 신학용(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제출한 '안심전환대출 연체·중도상환 현황'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중도상환 누적건수는 6268건으로, 489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대출금 31조7000억원에서 1.54%가 상품 출시 반년 만에 중도상환된 것이다. 안심전환대출 중도상환은 시행 첫 달인 5월 72건에 불과했다. 이후 6월 624건, 7월 1120건, 8월 1292건, 9월 1310건, 10월 1850건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금융위와 주택금융공사는 최근 주택거래 호조로 담보물건 처분이 늘면서 중도상환이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중도상환과 연체건수 모두 저소득층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점에 비춰볼때 단순히 '주택매매를 통한 대출금 상환 증가'로 풀이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실제로 전체 중도상환한 대출자 가운데 소득 1~3분위(하위 30%)의 중도상환 비율은 58.98%로 대부분이 저소득층에 집중돼 있다. 소득별로도 1분위 2326건, 2분위 903건, 3분위 468건으로 소득이 낮을수록 중도상환 건수가 많고 10분위 264건, 9분위 268건 등으로 소득이 높을수록 중도상환 건수는 적은 '반비례' 관계를 나타낸다. 안심전환대출의 연체규모도 마찬가지다. 연체건수와 금액은 5월 4건, 4억1000만원에서 10월 말 60건, 69억1500만원으로 늘어났다. 역시 소득 1~3분위 저소득층이 전체 연체건수(60건) 가운데 63.3%(38건)를 차지했다. 대출자들이 원리금 상환 부담을 느껴 중도 포기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금융당국이 당초 안심전환대출을 출시하며 대대적인 홍보를 벌이기에 앞서 대출자를 대상으로 채무관리 상담을 진행하고 개인의 상환 능력에 맞춘 상환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왔다면 어땠을까.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인기는 덜했을지언정 반년 만에 '실패론'이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저소득층을 위한 현실적인 가계부채 경감 방안, 그것이 필요한 때다.

2015-12-07 15:53:19 김보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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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금수저'·'흙수저'와 재산 99% 기부한 '저크버그'

'금수저' '흙수저'라는 자조적인 언어가 한국 사회에 떠돌고 있다. 개인의 능력에 상관없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에 따라 더 갖게 되는 불평등을 꼬집은 것이다. 부모의 든든한 재력이 없으면 삶의 질을 보장받을 수 없는 시대라는 것에 젊은이들이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는 말이기도 한다. 또한 이러한 수저 계급론에는 가진 자의 책임보다는 불법과 편법 등을 더 볼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한국 사회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 페이스북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와 소아과 전문의 프리실라 챈 부부는 금수저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줬다. 저커버그 부부는 '교육과 질병 퇴치, 공동체 형성' 등을 위해 활동할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를 설립하고 여기에 자신들이 보유한 페이스북 지분 99%를 생전에 기부할 뜻을 밝혔다. 이는 현 시가로 따져서 450억 달러(약 52조원)에 달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창업해 천문학적인 부를 쌓아올린 저커버그 부부는 개인의 안락한 생활에 안주하지 않고 인류사회에 대한 공헌과 딸에 대한 사랑으로 거의 전 재산을 기부했다. 미국에서 이 같은 기부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빌 게이츠는 45세 때 전 재산의 95% 기부를 약속했고 워런 버핏 역시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들의 행동을 보며 한국 사회의 금수저의 행태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다. 대표적인 금수저로 불리는 한국 재벌들의 경우 사회공헌을 위해 보유 재산의 상당 부분을 기부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일부 기업의 경우 자녀 출생 기념으로 주식을 선물하기도 하며 올 연말인사에서도 오너가의 3·4세 승진인사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재벌들이 그간 쌓아온 부의 축적 방식을 단순히 비교하기 어렵겠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 재벌들도 개인의 안락함을 넘어 사회에 공헌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봐야할 때다.

2015-12-04 04:00:00 정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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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터넷은행, 해킹대비 철저해야

카카오가 만든 카카오뱅크와 KT가 이끄는 K뱅크의 윤곽이 잡혔다. 양사는 11월 3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자 사업계획 브리핑을 통해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이른바 국민애플리케이션으로 통하는 카카오톡의 플랫폼을 활용해 모든 금융거래를 한다는 방침이다. 고객과 판매자를 직접 연결하는 앱투앱 결제로 수수료를 낮추고, 여기에서 오는 혜택을 판매자와 고객에게 돌려준다는 게 골자다. K뱅크는 빅데이터 신용평가에 기반한 다양한 금융상품을 소개했다. 내년 본격적인 출범을 앞둔 양사의 비전은 무점포·비대면 영업을 통한 저비용·고효율 운영으로 기대를 모은다. 비용을 절감해 예금금리는 높이고 대출금리와 수수료는 낮추는 한편, 10%대 중금리를 선보이며 우리 금융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지 주목된다. 하지만 모든 일에 장단이 있듯 인터넷은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은산분리 안건과 함께 거론되는 것이 해킹에 대한 충분한 대비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소위 IT(정보기술) 강국이지만, 글로벌 해킹보안에 관한한 방어 약체로 분류된다. 해외 실력자들이 수 분 만에 한국의 정부부처를 해킹하며 놀이터로 여겼다는 보도나, 국내에서 터진 카드 신용정보 유출 사건 등은 일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2008~2014년 세계 최고 수준의 컴퓨터 악성코드 감염률(CCM)을 기록하기도 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카카오와 KT에 비대면거래 관련 해킹 방지 등 전산보안 리스크 방지방안을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게 마련할 것을 당부했다. 양사는 철저한 보안을 자신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출시 전까지 방어벽을 아무리 업그레이드해도 지나치지 않다. 전에도 자신하다 해커에게 농락당한 기관들의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한 회사원이 야근 후 사우나에서 자다가 스마트폰을 도난당했는데 수백만원이 인출됐다는 기사가 내년 이맘때쯤 안 나오리란 보장은 없다.

2015-11-30 17:54:53 이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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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법치를 말할 자격

[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이쯤되면 한자 문맹이 의심된다. 법치(法治),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다'라는 의미다. 해석을 달리해도 법을 기준으로 '관리하다' '통치하다'는 의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적어도 법으로 다스리는 사람, 관리하는 기관을 향해 써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희한하다. 종종 정치권이 국민을 향해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었다"는 식의 훈계를 내놓는다. 솔직해져보자.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주체가 국민이 맞나. 11·14 민중총궐기대회 이후 여기저기서 법치주의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야단법석이다. 이에 경찰은 지난 21일 민중총궐기 주도 혐의로 민주노총 등 8개 단체를 동시다발 압수수색했다. 농민 백남기씨가 중태에 빠진 상황에서 정치권과 공권력이 진상조사와 함께 주범 찾기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들에겐 잘잘못을 가릴 자격이 없다. 이 지점에서 여야, 공권력 모두 떳떳하지 않다. 경찰은 위헌 판결이 난 차벽과 물대포를 꺼내 들었다. 정치권 역시 밥 먹듯 불법과 탈법을 넘나든다. 지난 13일까지 결정했어야 할 선거구획정은 법정시한을 가뿐히 넘겼다. 총선이 임박하자 지역 정서를 앞세워 기득권 지키기에 매몰, 법을 무시한 것이다. 내년도 예산안 법정시한(12월 2일)도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누리과정, 경찰의 살수차 구매, 교과서 국정화 등 쟁점 예산을 두고 여야는 공전만 거듭하고 있다. 30일까지 여야가 합의를 보지 못하면 내달 1일 오전 0시를 기해 정부원안 예산안이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올해 첫 시행되는 자동부의제에 따라 결국 법정시한을 지키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구조에 의한 시한 준수이지, 의원들의 준법은 아니라는 점에서 사실상 탈법이다. 법보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우선시하는 풍토가 정치권에 만연한 셈이다. 법치를 말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자. 적어도 법치국가 운운하려면 법을 제대로 지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다.

2015-11-29 20:23:47 연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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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늦었지만 다행인 강호인 국토부 장관의 현실 인식

매주 금요일마다 견본주택을 다니면서 느낀 건 아파트 수요자가 많다는 점이었다.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 뿐만 아니라 단기차익을 거두기 위한 투자자까지 분양시장에 몰리고 있다. 건설사들은 여세를 몰아 내년 중도금 대출 규제가 본격화되기 전에 올해 예정된 분양물량을 모두 털고자 막바지 '밀어내기' 분양에 나서는 모양새다. 12월 전국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3만6872가구로 최근 3년간 평균 12월 물량인 1만9589보다 88%(1만7283가구)나 많다.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주택 과잉 공급이 정점을 찍었던 2007년과 닮았다. 당시 수도권에는 최대 물량인 16만7328가구가 공급됐고 대부분 신규 단지에 수천만 원의 프리미엄이 붙으며 분양시장이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입주시점에 시장은 곤두박질쳤고 대거 미분양이 발생하며 가격 하락으로 결국 수많은 하우스푸어만 양산됐다. 이에 부동산 업계에서는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호인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5일 열린 주택업계 조찬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주택 인허가 속도를 줄여 적정 공급 수준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분양시장 과열에 따른 주택 공급과잉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만큼 정책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강 장관은 취임 직후 일부 지역에서 분양과열 현상이 감지돼 필요하면 컨트롤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해온 바 있다. 모니터링 강화라는 원론적인 입장이라 당장 눈으로 보이는 변화를 느끼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간담회 직후 현 상황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에서 책임을 건설업계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했지만 올해가 가기전 개선 방안을 찾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지난 16일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주택시장은 급등도 없고 급락도 없어야 한다며 시장 안정세 유지를 위해 주도면밀하게 살펴보겠다고 밝힌 것을 실행에 적극적으로 옮겨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는 국토부란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주택 공급 과잉에 따른 역풍 등 고질적인 악습의 무한 루프는 지금 끊어야 한다.

2015-11-26 14:59:22 박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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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종상, 권위의식부터 버려야

이토록 '웃픈' 시상식은 지금까지도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지난 20일 열린 제52회 대종상영화제(이하 대종상) 이야기다. 올해 대종상은 출발부터 불안했다. 지난달 14일 열린 홍보대사 위촉식 겸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조근우 본부장의 발언이 화근이 됐다. 당시 조근우 본부장은 "국민과 함께 해야 하는 시상식에서 대리수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으면 상을 다른 사람에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근우 본부장의 발언은 엄격하고 공정한 기준으로 수상자를 선정해야 하는 시상식의 근본을 흔드는 말이었다. 시상식 참석 여부로 수상자를 결정하겠다는 것은 대종상 스스로 '출석상'이 되겠다고 선언하는 것에 다름 아니었다. 물론 많은 배우들이 시상식과 함께 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담은 말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권위적인 화법이 영화계 안팎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논란은 결국 대종상의 파행으로 이어졌다. 시상식 전날 남녀주연상을 비롯한 주요 부문 후보 대부분이 불참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시상식 직전에 열린 레드카펫 행사는 여느 해보다 화려할 것이라던 대종상 측의 기대와 달리 초라하기만 했다. 시상식 또한 대리수상으로 이어졌다. 신인감독상을 받은 '뷰티 인사이드'의 백감독을 대신해 무대에 오른 '스물'의 이병헌 감독이 "백감독과 친분은 없지만 트로피는 잘 전달해주겠다"고 말하던 장면은 50여년 대종상 역사 속에서 지울 수 없는 오점 중 하나였다. 올해 대종상이 파행으로 막을 내린 것은 시대 흐름에 적응하지 못한 권위주의적인 태도 때문이다. 알려진 대로 대종상은 영화계 원로들이 주축이 돼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과 현역 영화인들 사이에 제대로 된 교류나 화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으면 상을 다른 사람에게 주겠다"는 발언은 대종상 주축들이 현 영화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고루한지 잘 보여준다. 앞으로 대종상이 변화할 수 있을까. 이날 시상식 말미에는 역대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여자 배우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등장했다. '영화제의 꽃은 여배우'라는 주제를 담은 영상이었다. 여배우가 영화제의 꽃이라니, 얼마나 고리타분한가. 그 영상을 지켜보면서 숱한 논란 속에서도 대종상은 여전히 권위주의적인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국제시장'으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윤제균 감독은 "화합의 중간다리 역할로서 영화계 전체가 화합할 수 있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는 뼈있는 소감을 남겼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종상이 먼저 변할 필요가 있다.

2015-11-25 03: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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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분양 시장, 베블런 효과 괜찮을까

올해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는 가격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줄지 않는 '베블런 효과'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 공급된 재건축 단지에서 두드러졌다. 재건축 단지는 3.3㎡당 분양가가 3000만~4000만원을 웃돌아 그야말로 '억'소리가 난다. 연봉으로는 청약을 꿈꿀수 없도 없는 아파트의 분양이 잘 이뤄질까 하는 의문이 앞서지만 결과는 이를 비웃는다. 투자나 자녀 증여를 위한 실수요는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서울 반포동 일대에서 분양된 브랜드 아파트 2곳은 '강남에 짓는 3000만원대 아파트'라는 착시현상에 힘입어 2500~3600명의 청약자가 몰렸다. 올해 재건축 아파트 시장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초과이익 환수제 추가유예 등 규제 완화 이후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지면서 흥행과 함께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인천과 경기지역은 서울 아파트값을 감당하지 못해 서울을 떠나는 엑소더스(대탈출) 현상으로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각각 4.84%, 4.78%나 상승했다. 내년 매매시장은 전세매물 부족으로 인한 실수요자들의 매매전환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이 공공연히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국내 은행의 대출 이자율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경제성장률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아파트 시장 상승 폭 확대는 어려워 보인다. 정부의 주택시장 관련 정책 방향에 대해 부정적 시그널로 인식해 이미 아파트 매수세가 한풀 꺾이고 있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아파트 분양 장이 제대로 섰을 때 아파트값을 최대한 비싸게 받는 것이 당장은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고분양가가 미분양이란 부메랑으로 돌아올 경우 후폭풍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한다.

2015-11-23 16:19:27 박상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