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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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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휘두를 권력과 위임받은 권한

"우리는 다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업무를 하는 대리인이니까 국민을 중심에 두고 현재 우리가 할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지난 5일 취임 후 첫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한 발언이다. 이날 국무회의엔 윤석열 정부의 국무위원들이 대다수였다. '불편한 동거'임에도 이 대통령은 '공직자들은 국민에게 위임을 받아서 일을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이들과 업무를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도 이같은 취지의 발언을 자주 했다. 대선 후보 시절 윤석열 정부를 '국민이 권한을 주고 일을 시켜놨더니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선출직 공직자는 '권력'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쓰는 '국민의 대리인'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지난 4일, '무덤'같던 대통령실 때문이다. 정황상,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참모들은 청사에 있던 모든 업무용 집기를 치워버린 듯 하다. 거기다 부처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을 모두 돌려보내기까지 했다. 물론 그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자가 2주간 취재해보니, 이전 정부 참모들의 말을 사실이라고 믿기 어려워졌다. 내란의 증거를 치우고 싶었을 수도 있고, 뭐든 숨기고 싶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다음 정부가 일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면 안되지만.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전 정부 인사들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여권 관계자들은 이를 업무방해, 증거인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기자가 놀란 것은 야당이 된 지 2주도 안 된 이들의 반응이었다. "컴퓨터 없다고 일을 못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정권 잡았으니 그 정도는 넘어가 달라." 한마디로 '권력을 잡아서 기분이 좋을테니, 대충 넘어가라'는 뜻으로 들렸다. 정당에 소속된 정치인들은 공직자이거나 공직자가 되고 싶어한다. 그런데 야권 관계자들은 공직자가 되면 '권력'을 휘두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싶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국가는 존속돼야 한다. '권력'을 잃었다고 국가의 지속성을 훼손한다면, 그것을 온전한 정치세력이라 할 수 있을까. 국민이 겪었던 6개월 간의 혼란은 이런 사고방식에서 생겼던 게 아닐까. 국민은 언제쯤 이들의 처절한 반성을 볼 수 있을까. /서예진기자 syj@metroseoul.co.kr

2025-06-18 13:48:03 서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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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배리어프리’가 또 다른 장벽이 될 때

키오스크 앞에 선 노인은 잠시 머뭇거리다 매장을 나섰다. 화면을 누르지도 못했고, 점원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 서울 시내 한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정보기술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다가가지 않는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정부는 장애인과 고령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베리어프리 키오스크' 도입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이 제도는 일정 규모 이상의 매장에 장애인과 고령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무인 주문기를 설치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졸속행정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으며, 관련 업계와 단체들은 제도 시행 유예를 요구하고 있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대상 업장은 패스트푸드점, 프랜차이즈 카페, 베이커리, 편의점, 영화관 등으로, 연면적 50㎡ 이상이거나 상시 근로자 수 100인 미만의 사업장이 포함된다. 하지만 제도의 핵심인 베리어프리 키오스크는 국내에서 인증을 받은 제조업체가 2~4곳에 불과하고, 설치 비용은 기기 한 대당 최소 300만 원에서 많게는 7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키오스크조차 부담스러운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는 사실상 불가능한 선택이라는 호소가 이어진다. 한국외식산업협회는 "베리어프리 키오스크 의무화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영세 사업장의 현실을 외면한 채 추진된다면 자영업자를 범법자로 내모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논란이 커지자 한발 물러섰다. 시행 시기를 유예하고 적용 대상 업종과 사업장 기준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과태료 최대 3000만 원에 달하는 행정처분 조항에 대해서도 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관련 단체들과 협의 채널도 열겠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뒤늦은 땜질'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도 함께 제기된다. 현재 시판 중인 일부 베리어프리 키오스크는 시각장애인이나 고령자 등이 단독으로 사용하기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점자 안내, 음성 기능, 수어 영상이 제공된다고 하더라도 메뉴 구조가 복잡하거나 반응 속도가 느리면 실사용은 사실상 어렵다. 정책은 수혜자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베리어프리 키오스크 의무화는 비용 부담을 자영업자에게 떠넘기고, 정작 실질적인 효과는 장담하기 어려운 구조다. 공공기관이나 대형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충분한 시범 운영과 사용자 피드백을 수렴한 후, 점진적으로 중소사업장까지 확대한다면 어땠을까. 기계를 설치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그것이 실제로 어떤 변화를 이끌어내느냐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유예는 후퇴가 아니라, 제도의 완성도를 높이고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유연한 선택이다. 이름은 '베리어프리'인데, 그것이 또 다른 장벽이 되어선 안 된다. 진정한 접근성은 기계가 아닌 사람을 중심에 두는 정책 감수성에서 시작된다.

2025-06-17 15:50:25 최빛나 기자
[기자수첩] 용산정비창 수주전과 '네거티브'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용산정비창의 첫 시작점이 될 전면1구역은 입지·사업성·조합 추진력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알짜 사업지다. 조합원 수만 400명이 넘는 데다 일반분양 물량도 상당해 건설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구역이다. 수주전에 뛰어든 건설사는 HDC현대산업개발과 포스코이앤씨다. 양 사는 역대급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며 홍보전에 돌입했다. 평당 공사비, 이주비, 금융 조건, 호텔 브랜드 유치, 용산역 연결 계획까지 내세운 카드는 다양하다. 지난 9일에는 같은 건물의 서로 다른 층에 나란히 홍보관을 개관하며 더욱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그런데, 일부 홍보관에서는 자사 홍보보다는 경쟁사의 조건을 분석하거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등 조합원 설득 전략이 네거티브 성격을 띠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조합원은 "자기 회사 홍보나 잘하면 되지 왜 남의 단점을 굳이 띄워놓느냐"며 불쾌함을 드러냈기도 했다. 조합을 설득하기보다 상대를 깎아내리는 방식에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 언론은 HDC현산이 제안한 '최대 2.5m 창호'가 일부 평형에만 해당하며, 실제 설계도면상에서는 2.2m에 그치는 세대가 대부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동시에 포스코이앤씨가 전면1구역에 적용하려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의 로고가 표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공약보다 의혹에 더 초점을 맞춘 자극적인 공방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수주전에서 어떤 조건을 내걸었는지는 물론 중요한 사항이다. 하지만 본질은 실현 가능성과 신뢰다. 조합원에게 필요한 건 누가 더 화려한 말을 했느냐가 아닌, 실제로 약속을 지킬 수 있는지다. 지금과 같이 네거티브가 반복되면 결국 조합원의 선택 기준도 흐려진다. 피로감은 조합원 몫이 되고 사업은 오히려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정비사업은 한 번의 계약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 장기적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건설사가 최종 선택을 받는 이유다. 지금 필요한 건 과열된 경쟁이 아니다. 조합과 함께할 수 있는 실력과 진정성을 증명하는 일이다.

2025-06-15 09:17:12 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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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새 정부와 대출난민

이재명정부가 출범하면서 산적한 과제를 차근차근 해결하고 있다. 압도적인 표차이로 당선을 거머쥔 것은 국민들이 거는 기대감이 크다는 방증일 것이다. 일주일이 막 지난 시점, 국정 안정에 힘입어 '머니무브'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주식시장에는 간만에 훈풍이 불고 있다. 그야말로 단비가 따로 없다. 반면 저축은행과 카드사, 대부업권 등은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다. 새 정부가 법정최고금리(연 20.0%)를 연 15%로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면서다. 업계에서는 법정최고금리 인하 시 '대출난민'이 대거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불법사금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목소리다. 대출금리는 금융사별 조달금리에 차주별 환급능력에 따른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한다. 신용점수가 높으면 보다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지만 중저신용차주는 이자 부담이 더 크다는 의미다. 카드사와 저축은행은 은행권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 자금을 수급한다. 주이용고객은 자금 변동성이 큰 소상공인이 주를 이룬다. 지난달 기준 주요 카드사 8곳이 신용점수 700점 이하 회원에게 적용한 카드론 평균금리는 연 17.53%다. 카드론은 2금융권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신용점수가 넉넉한 차주가 이용한다. 법정최고금리 연 15%의 현실성이 떨어지는 대목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는 총 6만3187건의 피해·신고·상담을 접수했다. 그중 4만7790건은 단순 문의 상담, 1만5397건은 피해 신고 상담이었다. 불법 대부 관련 신고는 연간 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불법채권추심은 48.5% 상승했다. 팍팍한 살림살이에 급전을 마련하다가 빠져나오기 어려운 굴레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금융감독원이 접수한 신고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란 입장이다. 십수년전부터 폭력을 동반한 반사회적 추심 행위는 꾸준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2금융권은 취약차주에게 제도권 대출을 내주는 '마지노선' 역할을 한다. 법정최고금리에 육박하는 이자를 내더라도 자금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법정최고금리 인하와 2금융권의 생존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바로 '연동형 최고금리제'다. 금리 변동에 따라 법정최고금리를 유연하게 대응하자는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기에는 학계 또한 연동형 최고금리제의 필요성을 시사한 바 있다. 법정최고금리 인하와 서민금융 생존 활로 개방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기업과 학계가 대안을 제시했다. 프랑스와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연동형 최고금리를 도입해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금융시장은 철저하게 숫자로 움직인다. 유연한 사고와 수용이 필요한 시기다.

2025-06-12 14:11:43 김정산 기자
[기자수첩]이재명 정부 출범, K-테크 운명 가를 '골든타임'될까

6월 3일 이재명 대통령 당선과 함께 국내 전자·반도체 업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취임한 지 일주일 남짓 지난 지금, 산업계의 시선은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라, 한국 첨단산업의 생존을 좌우할 정책 패러다임의 대전환에 쏠려 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산업·기술 분야에 전방위적 드라이브를 걸며,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핵심 축으로 삼아 5년간 100조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청사진을 제시했다. 1호 공약이었던 '반도체 산업 육성'이 단순한 구호를 넘어 구체적인 실행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새 정부는 향후 5년간 민관 합산 100조원을 투입해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 개 이상을 확보하고, AI 데이터센터 건설 등 'AI 고속도로'를 구축한다고 공언했다. 선거 공약에는 'AI 전용 신경망처리장치(NPU) 개발', '한국 고유의 소버린 AI 개발' 등도 담겨있다. 여기에 연간 40조원 규모 벤처 투자 계획까지 더해지면, 스타트업 중심의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 기업들의 발걸음은 이미 빨라졌다.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 리벨리온에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 제품 'HBM3E 12단'을, SK하이닉스는 퓨리오사AI의 대표 AI 반도체 '레니게이드'에 4세대 HBM 제품 'HBM3'를 공급 중이다. 곧 최신 HBM3E도 제공할 예정이다. AI 스타트업이 성장할수록 HBM 수요가 급증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도 줄일 수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도 신속히 반응했다. LG디스플레이는 정부 출범 직후 파주 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설비에 7000억 원 투자를 발표했다. 이는 정부가 내놓은 '100조원 첨단전략산업 투자기금'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선제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한때 '코리아 디스플레이'로 불리던 한국이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난 지금, OLED를 앞세운 기술 반격의 골든타임이 1~2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절박함도 묻어난다. 이런 가운데 오는 15일부터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는 한국 산업 전략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중요한 기회다.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핵심 산업 대부분이 중국에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미국 주도의 '디리스킹' 전략에 어떻게 참여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전략적 위치가 결정될 수 있다. 이재명 정부가 이를 단순 외교적 줄타기가 아닌 산업의 기회로 적극 활용한다면, G7은 더 이상 남의 무대가 아니다. K-테크를 둘러싼 대규모 실험이 이제 막 시작됐다. 이 정부의 첫 1년이 바로 그 골든타임이다.

2025-06-11 16:26:29 이혜민 기자
[기자수첩] 또 팔렸다 'K뷰티'...성장 주체로 진화하는 K뷰티

'K뷰티'는 소비재를 넘어 브랜드를 수출하는 산업이 됐고, 브랜드 주인이 바뀌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서 뷰티 브랜드사이자 유통사인 구다이글로벌이 주목받는다. 구다이글로벌은 일찍이 한방화장품 '조선미녀'를 직접 운영해 왔고, 티르티르, 라카, 스킨1004 등을 연달아 인수했다. 해당 브랜드들은 모두 미국, 캐나다, 유럽, 일본 등 해외 전역에서 K뷰티 대표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현지에서 판매고를 올리며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한다. 구다이글로벌은 최근 들어 '스킨푸드' 인수까지 추진하고 있어 신생 인디뷰티 브랜드 외에 기존 1세대 브랜드의 부활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인다. 궁극적으로는 메이크업부터 스킨케어까지 다양한 브랜드를 자회사로 편입시켜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 지속성과 기업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다이글로벌의 사업 전략은 K뷰티 산업의 핵심 과제를 '소유 문제'에서 '성장 방식'으로 심화시키고 있다. 이 과제는 브랜드를 누가 낳았는지와 어떻게 키워내느냐를 동시에 고민하게 한다. 앞서 K뷰티는 잘 팔리는 산업으로 커 왔다. 수출 규모가 커지면서 '한국화장품'이 수출 효자 상품으로 부상함은 물론, 국내 브랜드는 세계적인 기업들의 선택을 받기도 했다. 프랑스 화장품기업 로레알그룹이 지난 2018년 국내 색조 브랜드 3CE를 인수한 사례는 6000억원의 신화로 회자된다. 이러한 성공 신화는 단발성에 그치지 않았다. 이후에도 로레알그룹은 국내 더마 화장품 브랜드 닥터지를 보유한 고운세상코스메틱까지 인수했다. 또 투자 전문기업 모건스탠리PE는 지난해 초 화장품 전문업체 스킨이데아를 인수했다. 스킨이데아의 대표 브랜드는 마스크팩으로 유명세를 구축한 메디필이다. 프랑스 사모펀드 운용사 아키메드는 미용·의료기기 제조사 제이시스메디칼을 인수했다. 이제 잘 팔리는 K뷰티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K뷰티로 진화해야 한다. 이 브랜드들 수년 뒤에도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이기를 바란다. 자칫 소비자 유행의 흐름이나 자본의 손에 맡겨지는 구조에 안주하지 않아야 한다. 한 브랜드 관계자는 '독립 브랜드'로서 정체성을 뚜렷히 하고, 자체 기술력, 독자 성분 등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성장의 주체가 되기 위한 핵심 자산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길 바란다.

2025-06-10 16:18:43 이청하 기자
[기자수첩] 코스피5000, '한여름밤의 꿈' 안 되려면

숫자는 정직하다. 대선 직후 2700선을 회복하더니, 10개월 만에 코스피는 다시 2800선을 돌파했다. 정치 불확실성 해소, 강달러 기조의 완화, 외국인 자금 유입. 모든 퍼즐이 일순간 맞아떨어진 결과다. 하지만 이번 랠리를 설명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따로 있다. 단순한 수급의 변화나 대외환경 개선이 아닌, '정책 기대감'이다. 특히 '코스피 5000'을 외친 이재명 대통령의 한마디는 대선 기간 제시한 '단순 목표치'가 아니었다. 시장이 반응한 건 그 숫자보다 '그 말이 제도라는 구조를 바꾸려는 의지'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이전 정부의 '밸류업 공시'가 기업 자율에 무게를 둔 점진적 접근이었다면, 이번에는 말뿐인 선언을 넘어 제도를 건드리려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시장은 정책의 결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정부는 자사주 소각, 물적분할 신주 우선배정, 상법 개정 등 기업 행동을 유도하는 현실적 개혁 카드들을 꺼내 들었다. 시장은 단순한 부양 시그널이 아닌, 구조를 바꾸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적 의지를 빠르게 감지한 것이다. 정책의 신호가 방향을 제시하자, 수급은 반응했다. 특히 증권과 건설, 지주사를 중심으로 업종 순환이 빠르게 나타났다. 상장사의 이익 전망이 급격히 개선된 것도 아닌데 주가가 오른 건 제도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강했다는 방증이다. 이제 시장의 눈은 다음 국면을 바라본다. 허니문 랠리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이미 일부 업종에서는 단기 과열을 경계하는 시선이 감지된다. 건설주는 코로나19 시기 수준의 밸류에이션에 근접했고, 은행주는 상승률이 다소 둔화됐다. 수급 측면에서도 외국인의 매수세가 본격적인 전환인지 여부는 여전히 확인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번 랠리를 단지 '대선 직후의 단기 상승'으로만 치부하긴 이르다. 이 대통령이 던진 메시지는 단순한 증시 부양이 아닌, 구조를 바꾸겠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러한 의지는 가상자산 정책에서도 궤를 같이한다. 규제를 넘어 제도화로, 산업 육성을 향해 방향을 틀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원화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STO) 도입은 자본시장 밖에 있던 자산들을 안으로 들이려는 시도다. 시장은 움직였다. 하지만 시장은 기억도 한다. 수차례의 '밸류업'이 말잔치로 끝났던 경험이 쌓여 있다. 이번이 다르다고 믿게 하려면, 말보다 빠른 입법, 신호보다 분명한 제도적 실행이 필요하다. 한여름밤의 꿈처럼 사라질 랠리가 아니라, 모두의 손으로 불을 지핀 한국 증시의 진짜 '여름장'이 되길 바란다.

2025-06-09 12:51:56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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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재명 정부 향한 외침…철강 산업 살려

철강산업은 단순한 전통 제조업이 아닌 국가 산업경쟁력과 미래 성장의 토대를 이루는 핵심 산업이다. 한국의 주력 산업들이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굳건한 생산 기반과 경쟁력을 가진 철강산업이 있었다.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핵심 동력 중 하나였던 철간산업이 최근 휘청거리고 있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공세, 글로벌 공급과잉 위협,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EU의 탄소중립을 내세운 무역장벽 등이 있다. 또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과 내수 부진 장기화로 어려운 상황에서 산업경쟁력보다는 온실가스 감축을 중시하는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피해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은 설비폐쇄와 가동중단을 선언했고, 중소 철강기업들은 줄줄이 가동률 저하와 수익성 악화에 허덕대고 있다. 설상가상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50%로 기습 인상하면서 수익성에 더욱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철강업계가 기댈 수 있는 곳은 새롭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지만, 후보시절 공약집에는 철강산업 부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다. 포항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 경상북도 그린 철강 산업 육성 등이 전부다. 이는 추상적인 발언에 불과해 철강산업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방안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철강 산업은 조선 산업에도 영향을 준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S0S를 외친 한국의 조선산업은 수소운반선, 암모니아추진선을 통해 탈탄소화를 주도하면서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철강재다, 철강은 전기차, 재생에너지, 탈탄소 인프라, 통신장비에도 필수불가결한 소재를 공급하는 현재의 주력산업이자 미래 산업이다. 가장 기본적인 산업이 힘들어질 경우 주변 산업들 역시 같이 무너지게 되어 있다. 새롭게 시작한 이재명 정부가 AI, 반도체 등의 산업에만 관심을 보이지 말고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었던 산업 역시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철강산업 위기극복이나 보호를 넘어, 경쟁여건 정상화, 비용 경쟁력 향상, 저탄소 투자 지원 등 미래 한국 제조업의 핵심산업을 위한 지지와 구체적 지원방향을 담아내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한번 주저앉은 산업은 다시 재건하기 힘들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승용기자 lsy2665@metroseoul.co.kr

2025-06-08 15:42:50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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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재명 정부 기대감↑…서민과 기업을 아우르는 대통령 되길

"제대로 된 경제 지식으로 무너진 경제를 살리겠습니다"(이재명 대통령이 6·3 대선을 10일 앞두고 언급한 유세중 발언) 계엄령 선포와 탄핵 정국이 마무리되고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도로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을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수많은 시민들이 파란 옷을 입고 파란 손수건과 바람개비, 풍선, 응원봉을 손에 들고 흔들었으며 도로 한켠에는 음악에 맞춰 노래를 하거나 율동을 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진짜 대한민국'을 갈망하는 다수 국민의 뜨거운 염원이 느껴졌다. 이번 이재명 정부는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얻는 등 역대 정권 어떤 때보다 막강한 힘을 가지고 탄생했다. 그 만큼 국민의 기대감도 높고 이재명 대통령의 책임감도 막중하다는걸 느낄 수 있다. 스스로를 '흙수저'도 아닌 '무수저'라고 이야기 할 만큼 가난을 딛고 자기 노력으로 성공한 인물이다. 자신을 괴롭혔던 가난을 이겨내겠다는 일념으로 공부해 인권변호사가 됐고, 시민운동을 하다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이후 시장과 도지사를 거쳐 대통령까지 '개천에서 용 났다'는 상투적 표현이 딱 그대로 대입될 만큼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투형 노무현'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가지 차이점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민 대통령'이었다면 이재명 대통령의 그동안 모습을 돌이켜보면 '서민과 기업을 아우르는 대통령'으로 폭넓은 리더십을 확보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취임 연설에서 "통제하고 관리하는 정부가 아니라 지원하고 격려하는 정부가 되겠다"며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기업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규제는 네거티브 중심으로 변경하고 기업인들이 자유롭게 창업하고 성장하며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통합 대통령'으로서 임기가 막 시작된만큼 임기가 끝날 때까지 그 마음을 간직하기를 모두가 바라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마음으로 듣고 서민은 물론 우리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경제 산업 정책을 펼치길 희망한다.

2025-06-04 16:46:22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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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험이라는 불안

보험은 불확실성을 담보로 '심리적 보험금'을 선지급하는 제도다. 가입자는 매달 보험료를 납부하면서 위기의 순간에도 나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산다. 그러나 최근 보험사의 숫자들은 그 확신을 뒤흔든다. 올해 1분기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줄줄이 고개를 숙였다. 금리 하락과 부채 할인율 현실화가 겹치자 약속의 담보인 자본이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다. 롯데손해보험 119.93%, 동양생명 127.20%, 캐롯손해보험 68.57%으로 권고치 150%에 크게 못 미친다. 특히 작년 말 4.1%로 유일하게 미달했던 MG손해보험은 이번에도 기준을 채우지 못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5일부터 11월 14일까지 MG손보의 신규 계약을 전면 정지했다. 결국 MG손보가 가진 151만건의 기존 계약은 삼성·DB·현대·KB·메리츠 등 5대 손보사로 넘기고 전속 설계사 460명은 이직을 주선받게 됐다. 계약 이전이 완료될 때까지 보험료 수령과 보험금 지급은 유지되지만 소비자의 불안은 여전하다. 보험사의 부실은 '안전을 사고 싶은 사람'에게 '새로운 위험'을 제시한다. 신규 가입자는 회계표를 들여다보면서 망설이고 MG손보처럼 100만명이 넘는 가입자들은 보험증권 대신 보도자료를 재확인한다. 보장을 믿고 납부한 돈이 또 다른 리스크로 되돌아오는 역설이다. 금융당국은 K-ICS 권고 기준을 130%로 낮추는 완충장치까지 꺼냈다. 그러나 기준을 내린다고 체감 신뢰가 오르지 않는다. 보험사가 '약속'을 회계기법으로 미화하는 동안 시장은 보이지 않는 불안 프리미엄을 청구한다. 보험사들은 급히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를 찍어내며 '긴급 수혈'에 나섰다. 한화생명은 10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조달 자금 전액을 K-ICS 비율 제고에 사용한다. 신한라이프는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2140억원 주문을 확보했다. 보험은 '신뢰 이자'를 받는 산업이다. 그 이자가 거품으로 드러나는 순간 보험증권 한 장은 효력 없는 종이가 된다. 숫자는 회복될 수 있어도 무너진 신뢰는 회계표에 적히지 않는다. 신뢰 없는 보험은 불안 그 자체다. 보험사는 '보장'이란 말의 무게를 되새겨야 할 때다.

2025-06-03 13:49:29 김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