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설 연휴 천년고도서 만나는 역사 여행 인기
설 연휴를 앞두고 여행지를 찾는 발길이 분주한 가운데 천년고도 경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품은 역사 도시이자 사계절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관광지로서, 경주는 짧은 명절 연휴 동안 깊이 있는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불국사와 석굴암은 경주를 대표하는 상징적 공간이다. 신라 불교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불국사는 다보탑과 삼층석탑, 청운교와 백운교가 어우러진 구조 속에서 장엄함과 절제미를 동시에 드러낸다. 석굴암은 인공 석굴 안에 조성된 본존불을 중심으로 독창적 공간 구성을 갖추고 있으며, 내부에서 마주하는 불상의 표정은 시대를 넘어선 울림을 전한다. 지난해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들 유산은 국제사회에서도 다시 조명받으며, 경주가 과거의 유산을 넘어 현재와 소통하는 도시임을 보여줬다. 대릉원과 첨성대, 월성 일대는 신라 왕도의 시간을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이다. 대릉원 고분군은 거대한 봉분이 이어지며 고대 왕국의 위엄을 실감하게 하고, 천마총 내부 전시관에서는 금관과 장신구 등 출토 유물을 통해 신라 왕실의 생활상을 확인할 수 있다. 첨성대는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로, 362개의 돌을 쌓아 올린 구조 자체가 당시 과학기술 수준을 보여준다. 야간 조명이 더해진 월성 일대는 대릉원과 첨성대를 하나의 경관으로 연결하며 겨울밤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동궁과 월지와 월정교, 교촌마을은 설 연휴 야경 코스로 손꼽힌다. 신라 왕궁의 별궁 터였던 동궁과 월지는 물 위에 비친 누각과 조명이 어우러지며 경주의 대표 야경 명소로 자리 잡았다. 남천을 가로지르는 월정교는 복원 이후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했으며, 교촌마을에서는 전통 한옥과 생활문화 체험이 가능해 체류형 관광지의 면모를 더한다. 최근에는 황리단길이 경주 관광의 또 다른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한옥과 근대 건축을 배경으로 카페와 공방, 소규모 상점이 들어서며 젊은 세대는 물론 가족 단위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역사 유적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현대적 감성을 더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경주의 변화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황룡사터와 분황사도 빼놓을 수 없는 유적이다. 황룡사터는 과거 신라 최대 사찰이 자리했던 곳으로, 9층 목탑이 서 있었던 터만 남아 있지만 복원 모형과 안내를 통해 당시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분황사는 벽돌 모양으로 다듬은 화강암을 쌓아 올린 모전석탑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신라 불교 문화의 깊이를 보여주는 장소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 천년의 유산을 집대성한 공간이다. 천마총 금관을 비롯해 불상과 토기, 금동 장신구 등 다양한 유물이 전시돼 신라의 정치·경제·문화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과 오디오 가이드도 마련돼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보문호와 보문관광단지는 휴식과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호수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는 사계절 이용객의 발길이 이어지며, 인근 숙박시설과 레저시설은 체류형 관광을 가능하게 한다. 보문관광단지 내 경주월드는 놀이기구와 다양한 체험시설을 갖춘 테마파크로,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설 연휴, 경주는 역사와 문화, 휴식과 체험을 아우르는 복합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멀리 떠나지 않으면서도 천년의 시간을 체감할 수 있는 도시, 경주가 명절 여행지로 다시 한 번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