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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청년 주거 안정을 바라며

서울에 온 지 한 달이 됐다. 이젠 빼곡한 아파트 숲도, 삐까번쩍한 마천루도, 드넓은 한강변도 익숙해졌다. 다만 아직도 적응되지 않은 게 있다. 서울 집값이다. 건설부동산부 기자로서 '서울 평균 집값 10억원 돌파' 기사를 쓰면서도 놀란다. 아니 서울 사람들은 다 부자란 말인가. 수요와 공급 원칙에 비례해 집값이 형성된다고는 하지만 너무 비싸다. 며칠 전 광화문에서 친구와 소주 한 잔 했다. 친구는 전셋집을 구하고 있었다. 퇴근 후 부동산에 들리는 게 하루 일과라고 한다. 그런데 매물이 없단다. 간혹 매물이 나와도 터무니없이 비싸 들어갈 엄두가 안 난다고 했다. 이 친구는 착실하다. 군대에서도 쥐꼬리만한 월급을 모아 해외여행 한 번 가본 적 없는 부모님을 데리고 일본에 갔다 왔다. 그런 친구라 더 안쓰럽다. 남의 일이 아니다. 고모 집에 얹혀사는 나도 계속 신세질 순 없는 노릇이다. LH 임대주택을 알아봤다. 서울은 공고가 없다. 경기도로 넘어갔다. 공고가 있다. 하지만 출퇴근이 가능한 거리로 지역을 추리니 남양주 별내밖에 없다. 공고 내용을 확인했다. 7가구 모집에 청년층에 배정된 건 2가구뿐. 조회수는 2만이 넘는데 어찌 바늘구멍보다 더 좁은 것 같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서울에서 내 집 마련에 소요되는 기간은 25년이다. 지난해 서울 집값도 2017년 대비 5억7000만원(93%)이나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실질소득은 298만원(7%) 오르는 데 그쳤다. 소득 변화는 없는데 집값은 두 배가량 뛴 것. 청년이 감당할 수 있는 집값이 아니다. 그렇다고 빚을 내 사는 것도 어렵다.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까지만 가능해서다. 사실상 부모 도움 없이 집을 마련하기란 불가능한 상황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당선됐다. 윤 당선인은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한 공약을 내놨다. '청년 원가주택' 30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원가주택은 무주택 청년에게 건설원가로 주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분양가의 20%만 내고, 나머지 80%는 장기원리금상환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또 LTV 규제도 신혼부부와 청년층,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겐 최대 80%까지 상향하기로 했다. 부디 선거용 공약이 아닌 청년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실천가능한 약속이길 바란다. /양희문기자 yhm@metroseoul.co.kr

2022-03-10 13:04:05 양희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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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선업, 인력난 해결은…믿고 일할 수 있는 일터 약속해야

국내 조선업계가 지난해부터 연일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인력난 심화 문제 등의 악재도 직면했다. 지금 당장 인력난은 없지만 올해 하반기 본격적인 공정에 돌입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만난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일감은 늘어나는데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올 하반기부터 현장에 인력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상반기 채용해 교육을 진행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량 확대를 위해서는 숙련공이 필요하지만 7~8년전 상처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조선업 종사자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9만2809명으로 2015년 20만2000여명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조선업계가 제2의 호황기를 맞았지만 7~8년전 극심한 불황과 함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떠난 이들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상반기 국내 조선업 생산 인력은 협력사 표함해 약 9400여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조선업계는 인력 충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정규직 노동자 채용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채용 공고를 내고 제관, 배관, 기계, 전기 등 4개 직종 기술직을 모집했다. 정부 또한 올해 조선 인력 8000명을 양성하고 신규 인력 유입을 확대한다는 'K-조선 재도약' 전략을 발표했다. 신규 채용인력 인센티브를 신설하고 퇴직인력 채용 장려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기업은 조선업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정부는 인력 수급을 지원하는 것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수주 물량 급증으로 지난 2017년 수주 악화로 가동을 중단했던 군산조선소의 재가동 계획을 발표했다. 군산조선소는 2023년 1월부터 재가동될 예정이다. 조선업계의 이같은 노력에도 인력 충원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전통 제조업이라는 편견이 깔려있는 것도 문제다"고 말했다. 또 건설 업종으로 옮긴 숙련공의 경우 노동 강도가 낮고 임금이 높아 조선소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에 따르면 건설현장에서 일당 20만원을 받는 노동자가 조선소에서 일을 하면 14만~16만원의 일당을 받는다. 처우 개선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조선업계로 돌아올 이유가 없다. 제 2의 호황기를 맞은 국내 조선업계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근로자들이 믿고 일할 수 있는 일터를 약속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 채용 완화 등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2022-03-09 14:24:07 양성운 기자
[기자수첩] 효력없는 유통법 이제는 바뀌어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맞춰서 문 닫는 식당들이 태반일걸요? 의무휴업일이 끼어있는 주말은 사람들 발길이 뜸하니까요. 마트가 문을 닫는다고 지역상권이 살아난다고요? 전혀요." 지역 상인들마저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을 외면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는 해당 법의 개정 및 적용범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유통산업의 선진화와 소비자의 편익 증진을 위해 1997년 제정된 유통법은 2010년대부터 골목상권 상인들과 전통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법으로 방향이 틀어졌다. 전통시장 근처에 대형마트 출점을 제한하는 것을 시작으로 월 2회 휴점일을 지정하는 등 규제의 강도가 세졌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국회는 최근 대형마트 등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돼 왔던 유통법을 백화점, 복합쇼핑몰, 이커머스, 식자재마트 등으로 적용범위를 확대하겠다고 예고했다. 발의된 법안들이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의무휴업일을 비롯한 대표적인 규제들이 점포에 적용된다. 유통법이 제정될 당시만해도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지 않아 마트가 휴점하면 시장으로 사람들이 발길을 옮겼을지 몰라도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오늘 주문하면 내일 새벽, 빠르면 오늘 저녁 안에도 배송되는데 굳이 장바구니를 들고 전통시장을 찾는 소비자가 얼마나 될까. '대형마트vs골목상권, 시장'이 아닌 '오프라인vs온라인'으로 변화한지도 오래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쇼핑이 일상화되면서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앞섰다. 오프라인 점포를 기반으로 한 유통 대기업들은 상황 악화에 구조조정과 폐점을 단행했다. 대형마트의 폐점은 주변 지역 상권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한 예로 2018년 이마트 부평점 폐점 이후 인근 상인들의 매출액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가 있던 상권을 찾던 고객이 폐점 후 다른 상권으로 빠져나간 탓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유통업계의 현실을 외면한 구시대적 탁상행정이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의무휴업제로 대형마트에 못 갈 경우 전통시장을 방문한다'는 소비자는 8.3%에 그쳤다. '근처 슈퍼마켓을 이용하겠다'는 소비자는 37.6%, '대형마트 영업일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린다'고 답한 소비자는 28.1%다. 다같이 공멸하지 않으려면, 국회는 지난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유통법으로 얻은 효과가 무엇인지 따져보고, 현 상황에 맞는 법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2-03-07 16:13:22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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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험설계사의 품격

"타사에 보험 가입하셨네요? 보장이 우리 보험사가 좋은 조건이 많은데, 설계했더니 누적에 잡히는 게 있어서 확인해 봤어요. 담당자가 잘 아시는 분이면 어쩔 수 없는데 보장이 많이 아쉽네요." 최근 뒤늦게 어린이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여기저기 알아보던 중 본인과 보장이 잘 맞는 곳의 상품에 가입했다. 그러자 다른 보험사의 설계사는 곧바로 연락해 이 같이 말했다. 보험설계사들은 보통 보험 계약 하나를 성사하면 그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받는다. 즉, 수수료를 통해 보험설계사들의 수입이 결정된다. 때문에 고객 유치를 위한 보험설계사들의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보험가입 이전까지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이미 타사 보험에 가입한 사람에게 연락해 해당 상품의 보장에 대해 언급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우연히도 같은 날 보험상품을 가입했던 다른 보험설계사에게도 연락이 왔다. 다른 보험상품에도 가입을 고려해보라는 일종의 영업 연락이었지만 엄연히 뉘앙스가 달랐다. 그는 운전자보험 상품 변경을 권유하며 "같은 보험료로 더 큰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운전자보험으로 컨설팅해드리고 싶다"라며 "꼭 가입하라는 건 아니고 부담 갖지 말고 언제든 컨설팅을 받아보라"고 말했다. 같은 상품 권유지만 전혀 불편하지 않은, 부담을 덜어낸 담백한 영업 멘트였다. 보험사는 항상 고객 만족과 고객 소통을 임직원들에게 최우선으로 강조한다. 하지만 하나 간과하고 있는 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보험설계사들의 중요성이다. 보험 가입을 고민하는 순간부터 보험금 수령과 마지막 해약을 하는 단계까지 보통의 보험 고객들은 매 순간 보험설계사들과 함께하게 된다. 이는 보험대리점(GA)이 아닌 이상 보험사의 이미지는 해당 보험사의 전속 설계사가 좌지우지한다는 의미다. 여전히 보험설계사에 대한 ▲불친절 ▲연락 두절 ▲불완전판매 등은 보험업계의 골칫거리 중 하나다. 특히 사람을 상대하는 보험설계사에게 불친절은 치명적인 오점이라고 생각한다. 보험은 보통 살면서 힘든 순간 우리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금융 상품 중 하나다. 불친절하거나 무분별하게 타사의 상품을 깎아내리는 보험설계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고객을 생각하는 보험설계사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2022-03-06 09:39:45 백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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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웃픈' 대선 유세 현장

지난 3·1절, 한 때 경쟁자였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모였다. 간만에 원팀(One-team)으로 모습을 드러낸 그들을 보기 위해 시민들은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을 빈틈없이 메웠다. 그 때 누군가 발 디딜 틈 없는 군중 사이를 헤치고 유인물을 한 장씩 나눠줬다. 유인물의 제목은 '이런 투표지들, 우리가 찍은 것 맞습니까'였다.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 보니, 여당이 압승을 거뒀던 지난 21대 총선 사전투표 때부터 조직적인 부정선거가 있었고 조작을 막기 위해 본투표 당일(3월 9일)에만 투표를 해야한다고 설득하는 내용이었다. 유인물을 배포하는 이는 한 시민이 '왜 이런 유인물을 뿌리는가'라고 묻자 한동안 사전투표의 조작 가능성을 설파하기도 했다. 반면, 유세차에 오른 윤 후보는 연설에서 지지자들에게 "많은 시민께서 재작년 4·15 총선에 부정 의혹을 가진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당 조직을 가동해서 공정선거와 부정감시를 철저히 하겠다"며 사전 투표에 참여할 것을 당부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후보 직속으로 공명선거·안심투표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사실,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은 당시 당을 이끌고 참패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 민경욱 전 의원 등과 보수 유튜버들이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것이다. 이들은 사전투표의 공정성에 의문을 강하게 제기해 왔고, 이미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만연하게 퍼져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대선에까지 사전투표에 대한 부정의혹을 제기하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황 전 대표와 민 전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같은 편이 뿌려 놓은 '불신의 씨앗'을 같은 편이 수습해야 하는 상황을 보고 있자니, 요새 말로 웃기지만 슬픈 상황을 표현하는 말인 '웃프다'가 떠오른다. 윤 후보를 비롯해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 등 관계자들이 코로나19 확산세 급증, 초접전 양상의 대선 구도를 이유로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있으나 보수 정당에서 불신은 여전히 뿌리깊은 모양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불릴 만큼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가 명징하게 드러나는 순간이다. 이번 대선에선 사전투표가 유권자들의 선택을 돕는 제 기능을 모두에게 인정받기를 기대해본다.

2022-03-03 14:11:59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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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차기 대통령에게 바란다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이제 오는 9일이면 끝이 난다. 국민의 선택을 받은 대선 후보는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차기 정부를 이끌어 갈 준비에 돌입하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번 대선은 투표일을 일주일 앞둔 이 시점에도 쉽사리 당선 예측을 할 수 없다. 더욱이 3일부터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가 적용되면서 깜깜이 선거가 이어지게 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초박빙 양강 구도를 유지하며 심상정 정의당·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4자 구도로 치러지는 대선에서 각 후보들은 막판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이다. 2년 넘게 이어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한민국 사회에 드러난 양극화와 불평등의 민낯과 침체된 경제, 일자리 그리고 부동산 문제까지. 이뿐만이 아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확고해지는 신냉전 시대에서의 대한민국의 외교, 기후위기와 4차 산업혁명으로의 디지털 전환 등 차기 대통령에게 주어진 과제는 쌓여만 가고 있다. 그러나 차기 대통령이 국민 통합을 무엇보다도 최우선 과제로 우리 사회의 갈등과 차별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갔으면 한다. 남녀 갈등을 비롯해 세대 갈등, 지역 갈등,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별 등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국가 역량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한편, 나라 밖은 전쟁으로 혼란스럽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포위하며 공격을 이어가지만,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저항을 하고 버티고 있다. 지난 100년간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은 대한민국이 지금 우크라이나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과연 갈등과 차별이 만연한 이 사회는 과연 어떻게 될까. 국론이 분열되고, 국민의 삶이 피폐해지면 국난이 벌어졌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웠다. 신냉전 시대와 코로나19로 지쳐있던 대한민국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국민 통합을 해야 하는 이유다. 역대 최고의 비호감 대선이라고 불리는 제20대 대통령선거지만, 대선 후보들이 국민 통합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2022-03-02 09:35:37 박정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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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세이브 코스피'를 응원하며

오스템임플란트 대규모 횡령 사건, 셀트리온 분식 회계 의혹, LG화학 쪼개기 상장, 카카오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먹튀 논란. 모두 국내 주식 시장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이 같은 기업들의 행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의 저평가)'를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북한과의 대치 관계에서 오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으나, 사실상 상장사 스스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하는 셈이다. 이러한 국내 증시의 구조적 악순환을 타개하자는 '세이브 코스피(SAVE KOSPI)' 프로젝트가 시작돼 눈길을 끌고 있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과 이효석 업라이즈 매니지스트의 주도로 이뤄지며, 관련 제도 개혁 청원문을 만들어 대선 후보 정당들에게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대선주자들은 공매도 제도 개선, 증권거래세 폐지 등 동학개미 표심 잡기용 공약을 대거 제시했다. 반면 국내 증시 저평가 문제를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 공약은 찾아보기 어렵다. 단순히 한국 증시에 투자하지 않는다고 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자유로워질 수는 없다. 우리의 노후 자금으로 쓰이는 국민연금이 한국 증시에 투자되고 있어 국민 모두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피해 당사자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효석 매니지스트는 캠페인 전개 이유에 대해 "지정학적인 리스크나 코로나19 바이러스 등 외부 요인은 우리가 바꿀 수는 없지만, 코스피의 거버넌스를 바꾸어 주주권의 가치는 상승시킬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주주권리 보호를 위한 8가지 법안 도입을 외친다. ▲공정가격에 따른 상장사 합병비율 결정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 ▲물적분할 후 동시 상장 금지 ▲자진상폐(공개매수) 시 매수청구가격을 공정가격으로 결정 ▲인적분할 시 자사주 신주 배정 금지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 인정 ▲집단증권소송 소 제기 요건 완화 ▲증거개시제도 도입 등이다. 이들의 프로젝트를 지지한다. 현재 세이브 코스피 프로젝트의 청와대 국민청원에 2만2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동의를 한 상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동학개미가 돼 국내 주식 시장에 뛰어 들었다. 한국에서는 소액주주가 입게 될 손실에 대해 지배주주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세이브 코스피' 프로젝트로 인해 주주권리 보호에 관심을 갖고, 자본시장의 선진화에 한걸음 다가서길 바란다.

2022-03-01 13:13:45 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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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시, 서남권 녹지 늘려 지역 불균형 해소한다더니… 공원 규모가?

서울시가 지난 24일 녹지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에 2026년까지 206만㎡ 규모의 공원을 확충·정비하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재밌는 점은 당장 공원 녹지 확충이 시급한 곳은 서남권인데 올해 약 18만㎡의 초대형 수변공원이 문을 여는 곳은 동남권이라는 사실이다. 서울 열린데이터광장에 공개된 '서울시 공원 통계'(2020년 기준) 자료를 토대로 동남·서남권 내 자치구들을 공원 면적별로 줄 세워 보면 서초구가 15,072.56천㎡로 압도적 1위다. 이어 관악구 12,431.42천㎡, 강남구 7,768.75천㎡, 송파구 4,771.42천㎡, 강서구 4,512.05천㎡, 동작구 4,328.74천㎡, 구로구 3,641.45천㎡, 강동구 3,362.41천㎡, 양천구 3,049.63천㎡, 영등포구 3,009.28천㎡이고, 금천구가 2,774.38천㎡로 공원 면적이 가장 작다. 요약하면, 동남권에 속한 자치구 중 서남권 내 자치구보다 공원 면적이 좁은 곳은 강동구 단 하나뿐이라는 이야기다. 이들 두 권역의 녹지 빈부격차가 얼마나 심각한지 직접 확인해봤다. 서울시 공원 통계에 의하면 동남권 4개 자치구의 공원 총면적은 30,975.14천㎡이고, 평균 공원 면적은 7,743.8천㎡다. 서남권 7개 자치구의 공원 전체 면적은 33,746.95천㎡로, 평균 공원 면적은 4,821천㎡에 그친다. 동남권 각 자치구에 만들어진 공원의 면적이 서남권의 1.6배라는 소리다. 권역별 '녹지 점유 비율(녹피율)' 역시 동남권이 45.2%로 1위다. 동북권은 44.5%, 서북권은 44.4%로 그다음이고, 서남권은 39.1%로 꼴찌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서울시는 금년 동남권에다가 초대형 수변공원인 '위례호수공원'을 만들겠다고 한다. 오는 7월 1단계로 17만5,000㎡를 개방한다는 목표다. 시는 올해 서남권에서도 공원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규모를 보면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 시가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서울시가 금년 서남권에 신규 조성하는 거점공원은 양천·구로구 내 3개소(총 2만㎡), 생활밀착형 공원은 구로·관악·양천·강서구 내 5개소(총 6만㎡)다. 올해 위례택지지구에 약 18만㎡ 크기로 개원하는 위례호수공원에 비하면 소꿉장난 수준이다. 보도자료 말미에서 시는 "공원 녹지는 주민 삶의 질과 직결되는 만큼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촘촘히 확충해 지역 간 녹지 불균형을 해소하고 생활밀착형 공정을 실현하겠다"고 했는데 헛웃음만 나온다.

2022-02-27 14:38:07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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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위기에 주목

김재웅 기자 중견기업 D그룹 윤 회장은 온라인에 딸의 과실치사 모습을 찍은 영상이 공개되자 자본과 인맥을 총동원해 내용을 삭제하고 언론 보도를 막아낸다. 우여곡절 끝에 딸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회사 경영에 복귀한다. 한 드라마 내용이다. 저녁과 아침에 방송되는 소위 '막장드라마'지만, 사실 완전히 비현실적인 내용은 아니다. 충분히 있었을만한 얘기고, 크게 이슈가 됐던 사례도 많다. 다만 이제는 불가능해졌다고 보는 게 맞겠다. 인터넷이 빨라지고 보편화하면서 특정인의 필요에 의해 자료를 지우기 쉽지 않아졌다. 언론이 크게 늘어나 보도를 막는 것도 못한다. 단지 불가능한 게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기업 존속 여부가 불투명해진다.기업의 도덕성이 중요시되는 상황, 표면적으로는 논란을 잠재웠다 하더라도 D그룹은 이제 불매운동을 비롯한 소비자들의 공격을 받게될 것이다. 이미 온라인에서 영상을 본 수십 수백만명의 기억을 지우는 방법 밖에는 없다. 그렇다면 윤 회장은 딸이나 회사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할까. 아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런 리스크라면 차라리 솔직하게 공개하고 사태 해결 및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장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뿐 아니라, 오히려 성장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봤다. 바로 ESG 경영이다. ESG 경영은 기업이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경영을 뜻한다. 도덕적으로 선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닌, 철저하게 냉정한 현실을 기반으로 지속 경영을 위해 대처할 방법을 찾는다. 기업들이 올해에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출간할 예정이다. 아직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필요로 하는 이해관계자들이 많아 이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지 않는 기업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아마 많은 기업들은 지난해 얼마나 착한 일을 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소개하면서, 리스크에 대해서는 크게 다루지 않을 것 같다. ESG 경영을 '착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리스크를 숨기는데만 급급한 기업 분위기도 여전히 남아있다는 전언이다. 올해 보고서가 나오면 우선 리스크를 다뤘는지 여부부터 살펴볼 예정이다. 오너 일가가 일으킨 사고나 부당한 인사 등 이미 알려진 내용을 중심으로,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분명한 위험 요소에 대해서도 누가 얼마나 정확하게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했는지를 확인해보려한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2-02-24 16:12:03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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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리꼬리와 broccoli

기자수첩 김서현 며칠 전 대형마트에 갔다. 화장실을 가려고 찾다 보니 'toilet' 표지가 보였다. 과일 사야지 싶어 코너를 찾으니 'Fresh Food'라는 표지가 보이고 곧 'Fruit' 'vegetable'이 보였다. 상품 위에도 보인다. 'special' 'unique' 'baby' 'for adult' 분명히 서울시 ○○구 ○○동 마트인데 한글 대신 눈에 보이는 건 온통 영어다. 비건이니, 시니어니 하는 말들을 쓰면서도 '이런 말은 어린애나 나이 지긋한 사람이 바로 알까?' 싶었는데 마트에서 영어를 잔뜩 보니 저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e커머스가 대세고 편리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현실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각이 있다. 너무나 편리하지만 온라인 페이지는 사람냄새가 나지는 않는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여전히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마트에 나란히 쇼핑 온 가족, 그 날 그 사람의 저녁거리가 보이는 쇼핑카트 모든 것에서 타인의 생동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어딘지 너무 세련됐다. '보리꼬리'는 알아도 'broccoli'는 모르는 사람들은 마치 없는 것처럼, 모든 사람들이 깨끗하게 세탁한 옷을 입고 카드지갑에서 멤버십 카드를 꺼내는 것처럼 위장한 깨끗하고 영어 가득한 마트가. 전통시장이 사라진다는 이야기가 계속 된다. 몇몇 시장에 가면 상인의 수가 손님의 수보다 많아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그 속에서 직접 과일을 고르고 상인과 잡담을 하는 손님들이 있다. 관성적으로, 아니면 사실 상인과 친구여서, 집과 가까워서 등 이유는 여러가지겠지만 유독 시장에서 보이는 사람들은 노인들이 많다. 지금은 잘 보이지 않지만 과거 달력은 큼직한 글씨로 일요일은 빨간 빗금, 토요일은 파란 점묘로 표시돼 있었다. 색각이나 색약,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휴일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게 하는 작은 배려였다. 마트는 누굴 배려하고 있을까.

2022-02-23 16:44:29 김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