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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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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토론이라도 많이 했으면 좋겠네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대선이다. 대선에 나서는 각 당의 대선 후보들은 분야별, 지역별 공약들을 연일 발표하고 있다. 저마다 포스트코로나 대한민국을 이끌 적임자임을 앞세우며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대선 후보 간 차이를 가장 잘 비교할 수 있는 것은 공약과 토론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공약도 비슷해져 가는 느낌이다. 그야말로 대선 후보 간 토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대선이다. 유권자들은 후보 간 토론을 통해 대선 후보의 국정철학, 국정 운영 방향 등을 판단해 투표로 대변한다. 그렇지만 대선 후보들의 토론을 위한 각 당의 실무협상을 들여다보면 무엇을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양자 방송토론 때도 그랬고, 당초 8일로 예정된 한국기자협회 주최 대선 후보 4자 방송토론 협상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토론은 문제없다, 내일이라도 당장 토론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지만, 협상 실무진은 반대로 행동을 한다. 협상은 지지부진해지고 후보에게 토론에 대해 질문하면 또다시 문제없다는 말 그대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된다. 후보의 입장과 협상 실무진, 핵심 관계자의 말이 다 다르다. 후보는 하겠다고 하고, 협상 실무진은 판을 깨고, 핵심 관계자는 협상 실무진 개인 의견이라고 치부한다. 대선 후보의 방송토론은 매번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이자, 인상 깊은 장면들이 많이 나왔던 것을 유권자들은 기억한다. 더욱이 이번 대선은 대선 30일을 앞두고도 결과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초박빙 양상을 보인다. 자칫 조그마한 실수도 후보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말이다. 이와 더불어 거대 양당 대선 후보는 모두 해소되지 않는 리스크를 안고 대선을 치르고 있어 유권자들이 직접 보고 듣는 방송토론은 유권자가 직접 대선 후보를 검증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 3일 지상파 3사 방송토론 이후 여론조사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유권자 4명 중 1명은 대선 후보의 방송토론을 보고 지지 후보를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공직선거운동 기간 선관위가 주최하는 법정 토론이 21일과 25일, 3월 2일에 정해져 있는 만큼 남은 대선 기간 후보들이 치열하게 토론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2022-02-07 10:49:49 박정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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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LG엔솔 상장과 남은 과제

"공모주 투자 열풍이 과하다. 개미들만 피해를 입는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하지만 이번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계기로 처음 공모주 시장에 입성하는 투자자도 많다. 이들은 공모주 투자를 위해 난생처음 증권사 계좌를 만들고, 청약 증거금을 납입하고, 주식을 매도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수요예측 시장과 일반청약 과정을 비교해보며, 공모주 청약의 전반적인 과정에 관심을 갖는 등 연쇄적인 선순환 흐름이 나타난다. 흔히 말하는 '금융 문맹'을 탈출할 좋은 기회가 만들어진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증시 입성에 대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의 진단이다. 12조7500억원이라는 역대 최고의 공모금액을 모은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과 동시에 코스피 시가총액 2위를 차지했다. 이어 그는 "공모주 투자를 계기로 유입된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머물게 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 자본시장이 해야 할 일"이라며 "증시 자금이 기업의 투자 증가로 이어져 소비와 투자심리 회복을 이끌고, 결국 실물경제의 회복세로 반전시키는 자금의 선순환이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반투자자 청약에서 총 114조1066억원의 청약 증거금을 모았다. 사상 최대다. 일반투자자 배정물량인 1097만2482주에 대해서는 총 442만4470건의 청약이 접수됐다. 중복청약이 금지된 점을 감안해 442만4470명이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에 나선 셈이다. 5100만명의 대한민국 국민 가운데 8.7%에 달한다. 지난 3일 자본시장연구원이 발간한 '국내 개인투자자의 행태적 편의와 거래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새롭게 유입된 투자자는 저연령대 투자자와 소액투자자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았다. 이들은 재무적 여건이 비교적 취약하고, 투자경험과 역량이 부족해 신규투자자의 60%가 손실을 보이는 등 실제로도 낮은 투자성과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시작으로 '동학개미운동' '주린이' '공모주 열풍' 등 다양한 이벤트들이 국내 자본시장에 등장했다. 이러한 이벤트를 계기로 증시에 발을 들인 개인투자자들이 금융 문맹을 탈출하고, 국내 증시에 머물러 연쇄적인 선순환 효과를 이뤄내길 바란다.

2022-02-06 10:31:51 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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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점 폐쇄와 '디지털 금융'

명절을 맞아 본가에 가자마자 어머니가 휴대폰을 내밀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식당에 들어서면 휴대폰 QR 코드로 인증을 해야 하는데, QR코드가 도무지 켜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휴대폰 하나면 만사 오케이인 시대가 됐다. 휴대폰과 함께 가지고 다녔던 지갑도 OO페이가 출현한 이후로는 짐으로 전락했다. 지갑없이는 아무곳도 갈 수 없던 시대에서 휴대폰 없이는 식당도 못가는 시대가 된 셈이다. 금융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은행지점을 방문해 금융업무를 보는 사람보다 휴대폰을 통해 금융업무를 보는 사람이 늘면서 은행 지점은 줄고 있는 것.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폐쇄된 국내 은행점포는 총 1275개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6년 273개, 2017년 420개, 2018년 115개, 2019년 135개, 2020년 332개 점포가 줄었다. 다만 이 새로운 바람으로 휴대폰을 이용하기 어려운 장노년층의 금융접근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모바일뱅킹을 이용하는 30대는 89.3%인 반면 50대는 51.8%, 60대는 13.3%다. 지점이 있던 자리에 남은 ATM기로는 자금이체 등 단순 금융업무는 볼 수 있지만, 그 이상의 금융정보는 얻을 수 없다. 50대는 절반이, 60대는 10명 중 8~9명이 ATM에서 제공하는 금융정보 이상의 정보는 받아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수익이 나지 않는 은행 지점을 계속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지점을 없애야 한다면 그에 맞는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고의 방법은 디지털 금융교육이다. 5060세대의 경우 휴대폰 이용은 익숙하나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모바일 뱅킹 앱을 열더라도 자신이 그에 맞는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없다는 신념이 깔려있다. 교육은 이러한 신념을 깨줄 수 있다. 한 번 누른 버튼이 송금이 되고, 한 번 누른 버튼으로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를 받는 경험은 지점폐쇄에 따른 과도한 신경전을 줄일 수 있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는 말이 있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는 의미다. 직접 나설수 없다면, 좀 더 쉬운 앱을 제작하고, 인공지능(AI)을 통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방법도 있다. 올해는 지점 폐쇄를 두고 극단적으로 치닫기 보다 타협할 수 있는 혁신 서비스가 늘어나길 기대한다.

2022-02-03 16:03:51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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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사랑상품권 판매처 변경으로 누구의 편의가 높아진 걸까?

우리 가족은 제로페이 마니아다. 아버지는 식당에서 점심 먹을 때, 어머니는 장을 볼 적에, 필자는 지갑을 깜빡 잊고 안 들고 나왔을 때, 동생은 요가학원에 등록할 적에 제로페이를 애용한다. 서울사랑상품권 발행 소식은 가족 단체카톡방 구성원을 들뜨게 하는 기쁜 뉴스 중 하나다. 그러나 지난달 서울시가 비플제로페이 등 23개 앱에서 진행되던 서울사랑상품권 구매·결제를 4개 앱으로 축소하자 서울사랑상품권 발매일에 단 한 명만이 구매에 성공했다는 비보가 들려왔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필자도 모두 갖가지 이유로 상품권을 사는 데 실패했다. 서울페이플러스 앱이 설치되지 않거나, 오픈뱅킹 등록이 안 되거나, 회원가입시 휴대폰번호로 인증번호가 전송되지 않는 등의 문제였다. 동생은 자기가 할 때는 이런 오류가 안 나서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모르겠다며 어깨를 으쓱하고는 제방으로 들어갔다. 나머지 셋은 거실 소파에 앉아 서울페이플러스 앱을 깔려고 두어 시간을 더 낑낑대다 전부 나자빠졌다. 우리 가족만 신문물에 적응하는 속도가 느려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인지 궁금해 애플 앱스토어에 서울페이+이용자들이 남긴 리뷰를 확인해봤다. 악평과 혹평이 대부분이었다. A씨는 "보통 잘 사용하고 있으면 그 기능을 보완·확대하는데 느닷없는 신한카드가 대행을 하며 결제도 되지 않아 상점에서 불편을 겪게됐다"며 "고객센터 연락처조차 없어 여기저기 알아봐 겨우 신한카드와 통화했으나 언제 결제가 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황당한 얘길 들었다. 그러길 6일 지났으나 달라진 건 고객센터 연락처가 앱에 표시된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고객센터 연락처가 앱에 표출되고 난 후엔 상황이 나아졌을까? 한 사용자는 "이렇게 하자 많은 결제앱을 출시할 거면 최소한 불편사항이나 오류를 신고하고 문의할 게시판 정도는 앱 내에 만드는 게 상식 아니냐. 결제앱으로서 로딩이 엄청 느린 것도 치명적인데 결제 바코드 생성이 안 된다. 근데 이 부분에 대한 시정을 요청할 통로가 없다"며 "달랑 고객센터 전화번호 하나 남겨졌고, 전화하니 상담원 연결까지 8분을 기다리랜다. 피드백에 대한 의지가 하나도 없는 거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제로페이랑 지역상품권 이용자가 스스로 두 손 두 발 들게 해 사업 접으려는 큰 그림이냐"면서 "심신 안정을 위해 탈퇴하고 앱 삭제한다. 서울시나 신한이나 하나같이 무능하고 답이 없다"고 일갈했다. 시민들은 모두 불편하다고 아우성인데 서울시는 시민 편의를 높였다며 혼자 딴소리를 해댄다. 시는 "기존 앱의 경우 23개 중 2개 앱에 결제 비중이 편중돼 있었으나 신규 판매 대행점 선정으로 시민 사용이 많은 7개 앱을 사용할 수 있어 시민 결제 편의성이 확대됐다"고 했다. 전체 결제의 92.2%를 차지하는 '비플제로페이'와 '체크페이'가 모두 빠지고, 현재 '서울페이+', '티머니페이', '신한 쏠', '머니트리' 4개 앱에서만 서울사랑상품권 구매·결제가 가능한데다가 나머지 3개 앱은 5월이나 돼야 모두 오픈되는데 대체 무엇이 편해졌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2022-02-02 13:07:11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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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19도 한국인을 막지 못했다

김재웅 기자 국제가전박람회(CES)는 전세계 사람들이 주목하는 행사다. 주요 기술 기업들이 앞다퉈 최신 기술을 소개하고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는다. 전시 부스를 만들고 인력을 파견하는 등 적지않은 비용이 드는데도 자리가 없어서 난리다. 올해에는 코로나19로 다소 김이 빠지기는 했지만, 관심과 열기는 여전했다. 아침마다 호텔 객실 앞에는 매일마다 CES를 소개하는 수십페이지의 잡지가 뿌려졌고, 행사장에는 2년만에 열린 CES에서 글로벌 기술 현황을 직접 보기 위한 인파로 가득했다. 예년에 비해서는 많이 줄었다고는 해도, 행사장 안팎은 수많은 사람들로 채워졌다. 특히 한국인이 눈에 띄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영어만큼이나 쉽게 한국말을 들을 수 있었고, BTS와 블랙핑크는 물론 오마이걸 등 인기 아이돌그룹 음악도 끊이지 않았다. 물론 한국 기업이 많긴 했다. 현지 기업들이 갑작스럽게 참가를 취소하면서 비중이 컸던 국내 기업들이 더 부각됐다. 그렇다고 한국이 단순히 반사 효과를 누렸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제는 CES의 '안방 마님'처럼 자리잡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기업들은 세계 최선단 기술과 새로운 사업을 소개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CES가 정상 운영됐어도 전혀 꿇리지 않는 수준이었다. 특히 현대차는 메타버스와 현실을 연결하는 '메타모빌리티' 개념을 처음 소개하며 산업계에 완전히 새로운 화두를 제시했다. 중앙 전시장에서 멀리 떨어진 부스는 행사 기간 내내 관람객으로 가득했고, 전날 외딴곳에서 개최한 컨퍼런스에도 수백명을 불러모을 정도였다. 경쟁사들이 새로운 전기차나 고급 자율주행 기술, 색이 변하는 도장 등 신기한 기술을 선보였지만, 현대차는 자동차를 단 한대도 공개하지 않고서도 CES2022를 빛낸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혹자는 말했다. 코로나19를 무릅쓰고 이억만리를 날아온 한국인이 대단하다고. 미국 기업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가혹한 조치라고 말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격리와 치료 등 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럼에도 나는 만족한다. 그만큼 또 보기 어려운 소중한 경험이었다. 엉뚱한 상상을 해봤다. 코로나19가 중대재해에 포함됐다면 출장을 갈 수 있었을까. 반대로 예방에 초점을 두고 사후 지원 대책을 강화하도록 했다면 더 많은 사람이 함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1호만 피하자는 산업계와 1호를 기다리는 정부가 대치하고 있다. 1호는 무슨 죄일까.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2-01-27 15:47:15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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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2시간 줄 서면 20만원 드려요

백화점이 문을 닫는 10시면 입구에 한 명, 두 명 사람들이 모인다. 이른바 '전날런'이다. 오전 8시 전부터 줄을 서던 '오픈런'도 부족해 12시간을 밤 새우는 것이다. 이제 오픈런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지만 전날런까지 등장했다. 당연히 아르바이트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개인 대 개인이 구하는데, 전날런이면 한 번에 20만원 전후로 시세가 형성돼있다. 적지 않은 돈이 오고가서일까, 취업사기도 등장했다. 식당이나 카페, 악세사리점 아르바이트인 척 10대~20대 초반을 구인한 뒤 오픈런을 시키는 것이다. 구매대행, 줄서기 대기 수수료를 업체가 챙긴 뒤 구직자들을 속여 물건을 사오게 하거나 제공한 휴대전화에 대기번호를 받아오라고 하고 적은 임금을 지불하는 것이다. 명품브랜드가 구매 수량을 제한하다 보니 업무가 지속될 수도 없어 당연히 정식 채용도 아니고, 알고서 한겨울 바람을 맞을 사람이 많지 않다 보니 공고 자체도 거짓이 많다. '카더라 통신'에는 최근 직업소개소에서는 아예 오픈런과 전날런을 소개해주기도 한다고 한다. 백화점 인근에서 일하는 친구가 전날런을 알려주며 씁쓸한 이야기를 했다. 매장 폐점 후 줄 서는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이가 아닌 노인들이고, 날이 밝을 때 서있는 사람은 앳된 얼굴의 청소년이라는 것이다. 실제 수요자들도 서있겠지만 그 중 몇 명이 진짜 수요자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명품 수요가 과열 됐다는 이야기가 연일 뉴스에 나온다. 몇몇 브랜드는 일 년에 한차례도 아니고 여러 차례 가격을 인상시키니, 베블린 현상이 아니라도 오늘이 내일보다 싼 경우가 진짜로 있다. 오픈런을 만든 건 사람들의 허영심이라고 하지만, 그게 정말로 그런지는 의문스럽다. 한겨울 밤에 70대 노인을 길에서 핫팩 들게 만들고 20살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3시간 서있게 만드는 기형적인 상황을 그냥 내버려두는 건 백화점과 브랜드의 오만함이 아닐까?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2-01-26 16:32:39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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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횡령, 상폐 그리고 개미

소액주주들의 악소리나는 1월이 어느덧 지나가고 있다. 오늘은 아침부터 단체 카톡방 알람이 시끄럽게 울렸다. 코스피 2750선이 붕괴되고 온통 파란불로 뒤덮힌 주식장에 다들 "장가 못간다" "어떡하냐"라는 개미들의 한숨이었다. 연초부터 오스템임플란트 직원의 대규모 횡령사건, 신라젠의 상장폐지 결정 등 악재가 잇따라 발생했다. 또 카카오페이 임원진의 주식매각 이슈와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SNS 발언이 주가 폭락을 주도했다. 새해 들어 바이오주의 상장폐지 이슈가 연이어 발생하며 거래가 정지된 바이오 종목의 소액주주만 26만명에 이른다. 이렇듯 바이오 기업이 증시 퇴출 기로에 서면서 발이 묶인 '26만명의 바이오 개미'들은 결국 줄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횡령·배임 등으로 인한 상장폐지 사례는 총 20건으로, 2013년(27건)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특히 오스템임플란트 주주들은 직원의 횡령 의혹으로 실질심사 대상 여부까지 연장되며 목 놓고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2020년 말 기준 오스템임플란트의 소액주주는 1만9856명에 이른다. 상장폐지될 경우 2만명에 가까운 소액주주들의 투자자금이 증발한다. 특히 한국거래소가 신라젠에 대해 상장폐지를 결정하자 17만 주주들은 기자와의 만남에서 "몇억 원씩 투자한 주주도 다수"라며 울분을 토했다. 신라젠행동주주모임 대표는 "상장폐지 결정은 기업의 펀더멘털이 아닌 정치적인 판단"이라며 "거래소가 신라젠에 요구한 조건을 모두 충족시켰는데도 불구하고 상장 폐지를 결정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에 반해 IPO 시장은 후끈하다. 그러나 이는 우리 주식시장의 어두운 이면이다. 각종 악재로 부진한 증시에 대응해 고작 몇 주라도 손에 넣을려는 개미들의 아우성이다. 그리고 LG엔솔의 역대급 IPO 청약 신기록은 되려 시가총액 70조원에 달하는 LG엔솔의 수급 부담으로 지수를 끌어내렸다. 한국거래소 손병두 이사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상장기업의 모·자회사 동시상장과 관련해 투자자 보호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근본 원인인 국내 주식시장의 구조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대규모 횡령 사건과 물적분할 등의 사건은 연이어 발생할 것이고 소액주주만 희생양이 될 것이다.

2022-01-25 16:21:18 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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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무속 논란, 털어내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를 둘러싼 무속 논란이 과열되고 있다. 지난 박근혜 정부 당시 사이비 교주 '최태민'의 딸 최서원(본명 최순실) 씨가 국정에 사사로이 개입한 것을 본 대한민국 유권자가 볼 때는 뜨악하기 마련이다. 무속이란 종교적 현상을 폄훼하려는 것은 아니다. 우리도 현실 속에서 타로 카드로 앞날을 점치고 사주를 보며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미래의 불투명성을 제거해보려 한다. 몇몇 굿판은 지역의 무형문화재로 자리 잡아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나홍진 감독의 영화 '곡성'은 기복 신앙을 절묘하게 활용해 히트를 친 콘텐츠다. 다만, 대선판에서 무속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은 무속이란 비과학적 현상이 대통령 선거라는 공적 영역에 들어왔을 때의 어떻게 변질될지 가늠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내 경선 당시 윤 후보의 손바닥 왕(王)자 논란, 유승민 경선 후보가 제기한 '천공스승' 의혹, 일명 건진법사라 불리는 전 모씨의 선거대책본부 개입 의혹 그리고 네트워크본부의 갑작스러운 해산까지 윤 후보와 김 씨는 대선 도전 이후 내내 무속 논란에 시달려왔다. 그리고 김 씨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가 7시간 가량 통화한 녹취록이 조금씩 공개되면서 의혹은 일파만파 커졌다. 김 씨는 "영빈관을 옮길 거다", "남편도 영적인 기가 있다", "(홍준표·유승민도) 굿을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보통 사람 이상의 무속 관련 지식을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선 후보가 박스권 지지율에 갇혀있어 고심을 하던 차에 곧바로 김 씨가 '제2의 최순실'이 될 거라고 공세를 취했고 졸지에 '굿 애호가' 의혹을 산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불쾌감을 표현하면서 원팀 구성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윤 후보는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내건 정치인이다. 간담회를 찾아서는 과학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약속을 반복한다. 방역패스 등 문재인 정부의 몇몇 정책은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윤 후보가 이제 보여줄 때다. 대표적인 비과학의 영역인 무속을 털어낼 때다. 그가 말한 것처럼 글로벌 시대 중추국가로 우뚝 설 대한민국을 만들 과정에 무속이 낄 틈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연일 고개를 낮추고 있는 윤 후보이지만, 그의 언행일치를 보고 싶다.

2022-01-24 16:58:53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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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기를 맞은 카카오, 김범수 의장 무너진 리더십 회복해야

카카오의 주가가 19일 오전 장중에 8만 7300원까지 떨어지는 등 카카오가 위기를 맞고 있다. 카카오는 시가총액 순위에서 3위 자리를 놓고 네이버와 경쟁을 해왔지만, 21일 기준 시총 순위는 무려 9위로 추락했다. 카카오가 이 같은 위기에 직면한 것은 지난해 말 류영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와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 등을 포함한 8명이 카카오페이 상장 직후 스톡옵션 매각으로 878억원 규모로 수익을 거둔 '스톡옵션 먹튀'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류 후보자는 지난해 12월10일 스톡옵션을 통해 취득한 카카오페이 주식 23만 주를 매도했는 데, 당시 1주당 매각 대금은 20만 4017원으로 총 매각 대금은 469억원이었다. 매도에 따른 매각 차익은 무려 457억원에 이른다. 류 후보자는 결국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카카오에 대한 비난과 주가 하락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지난 13일 카카오 경영진이 스톡옵션을 행사할 때 적용되는 '매도 규정안'을 마련, 신규 상장 계열사의 임원은 1년간 주식 매도를 제한받고 CEO는 2년간 제한을 받는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증권의 법인영업본부에서 임원 4명을 포함한 임직원 13명과 애널리스트 4~5명이 20여명이 이직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다시 우려는 증폭되고 있다. 이들이 보유한 우리 사주는 보호예수 기간이 풀리고 퇴사를 하면 현금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태에서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의장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됐다. 카카오는 20일 카카오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을 단독 대표 내정자로 발표했다. 여민수 대표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 대표 임기 연장을 포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에 가장 큰 책임을 진 김범수 의장을 대신해 다른 대표들이 물러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김범수 카카오 의장 등이 2014년 카카오와 다음 합병과정에서 8863억원을 탈세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경찰이 수사에도 나섰다. 김 의장은 경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무너진 리더십을 회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는 20일 임직원 대상으로 올린 글에서 "카카오가 오랫동안 쌓아온 사회의 신뢰를 잃고 있는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회복해나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남궁훈 대표 내정자에게만 이를 바라지 말고 본인이 리더십을 가지고 이 문제를 적극 해결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할 때다.

2022-01-23 10:30:54 채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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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중대재해법 1호 어디? '공수처' 데자뷰

원승일 정책사회부 기자. 건설사 중 일부는 오는 27일부터 설 연휴까지 모든 공사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1호'가 될지 몰라 우려해서다. 일부 기업 중에는 대표의 처벌을 피하기 위해 소위 '바지 사장'을 두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건 아닌데" 1월 27일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 취지와 달리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한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제정됐다. 근무 중에 노동자가 사망하면 사업주·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법에 사업주 처벌을 명확히 한 것인데 취지는 노동자 산재 예방에 원청인 대표부터 책임을 지라는 데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후진적 산재 대응을, 선제적으로 바꿔보자는 거다. 노동자 사망을 막으려면 대표가 작업 전에 기본 안전수칙부터 챙기라는 의미다. 그런데 경영진들의 관심은 죄다 '처벌'에 있다. 노동자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책임을 피하려면 사전에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지 법 규정이 모호하다고 비판한다. 또, 안전·보건 의무에 따라 '안전 담당 이사'를 별도로 두면 대표가 처벌받지 않느냐고 묻는다. 산재 예방이 아니라 산재 발생 후에 누가,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지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이래서는 법 시행 후에도 노동자 사망 산재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은 2020년 4월 경기 이천 물류 창고 화재로 노동자 38명이 숨진 사고가 계기였다. 그런데 올해 광주에서 또 아파트 붕괴 사고가 발생해 노동자가 숨졌다. 지난해 6월 노동자 9명이 사망한 광주 학동 재개발상가 붕괴의 상흔이 채 가시기 전이다. 올해 출범 1년을 맞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최대 관심도 '1호 사건'이 무엇이냐였다. 검찰개혁, 고위공직자 직권남용 척결이란 공수처 설립 취지보다 첫 번째 수사 대상이 누구냐에 관심이 집중됐다. 현재 공수처는 "왜 존재하냐"는 비판에 폐지론마저 나오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공수처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사람을 살리는 일이다.

2022-01-20 10:58:41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