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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ESG 경영, 시장에 자리잡으려면

전 세계를 강타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변곡점을 맞았다. ESG 투자 열풍을 이끌어 온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태도 변화가 대표적이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연례 서한을 통해 기업들에게 사업구조와 관련, 탄소 배출 제로와 양립할 수 있는 계획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ESG 경영 여부를 투자 판단의 핵심 근거로 삼겠다는 의지였다. 또 지난해 화석연료에서 수익의 25% 이상이 발생하는 기업의 주식과 채권을 처분하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 천연가스 등 에너지값이 치솟기 시작했다. 화석연료의 투자 수익성이 오히려 높아진 상황이다. 블랙록은 올해 상반기 투자기업들의 연례주주총회에서 환경 및 사회 이슈 관련 주주제안의 321건 중 71건에 대해서만 지지 의사를 밝혔다. 24%에만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전년 동기(43%)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블랙록은 '2022년 주주제안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에 지나친 기후정책이 오히려 기업의 장기가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각종 ESG펀드에 유입됐던 돈이 빠져나가고, ESG 친화적인 기업들의 주가는 하락을 이어간다. 반면, 에너지 및 방산 기업들의 주가가 치솟았다. ESG 투자 지표가 시험대에 오른 이 시점에 꼭 짚어봐야 할 과제가 생겼다. ESG가 한순간의 유행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주변 환경이 변화한다면 그에 맞춰 ESG의 개념도 발전하고 진화해야 한다. 전쟁이라는 위기 상황을 계기로 지속가능한 투자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 ESG는 무조건 선한 목적을 위해서만 행해지는 게 아니다.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장기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기업들은 '그린워싱(green 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벗어나 전략적인 지속가능 경영을 통해 기업 내재 가치 향상에 힘 쏟아야 한다. 더불어 모호한 ESG 평가방식에 대한 한계도 해결해야 한다. 현재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각국의 의견을 검토해 올해 말 '국제회계기준(IFRS)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의 최종안을 공표할 계획이다. 보여주기식 ESG 경영에서 벗어나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수익성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ESG 경영이 굳건하게 시장에 자리 잡길 바란다. /박미경기자 mikyung96@metroseoul.co.kr

2022-08-04 11:24:19 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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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월급을 적게 주면 벌어지는 일

지난달 말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친구와 초단기 강릉 여행을 다녀왔다. 원래는 2박3일간 맛집 도장깨기를 할 예정이었는데 1박2일로 일정이 변경됐다. 마지막날 스케줄이 꼬였기 때문이다. 식도락 전문 유튜버가 추천하는 곳에서 저녁 식사로 쫄깃하고 고소한 도다리와 광어회 한 접시를 둘이서 배불리 먹고 야식으로는 뭘 먹을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을 때였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한 친구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알바생이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내일 가게에 못 나가게 됐다고 전날 저녁 8시에 통보해 다급하게 집에 가야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그녀는 코레일톡 애플리케이션으로 당일 밤 강릉에서 서울로 향하는 기차표를 예매하며 미안해 어쩔 줄 몰라 했다. 필자는 아무리 알바라고 해도 그렇지 이렇게 무책임하게 구는 경우가 어딨느냐며 전화해서 한마디 하라고 했다. 친구는 전에 펑크를 낸 알바생이 있어 화를 냈더니 "아, 그럼 관둘게요"하고 문을 박차고 나가 새로운 사람을 구할 때까지 개고생했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녀는 "최저임금을 주면서 책임감을 기대하면 안 되는 거더라고. 요새는 수입이 짭짤한 배달 라이더나 비대면 알바를 선호해서 사람 구하기도 힘들어. 걸핏하면 빵꾸 내는데 뭐 어쩌겠어. 돈을 조금 줘서 그런가 보다 하지"라고 말했다. 필자는 친구의 자기객관화를 통한 멘탈 관리 능력에 혀를 내둘렀다. 바로 이것이 월급을 적게 주는 사장의 바람직한 마인드구나! '준 만큼만 시킨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명제지만 안 지키는 사장이 꽤 많은가 보다. "돈을 많이 주면 지금처럼 아무도 안 한다 하겠냐고", "배달 라이더들이 더 늘어나서 좆소(중소기업을 남자 성기에 빗대 비하하는 말)가 인력 부족 한번 겪어봐야 사람 고마운 줄 알지", "돈 줄 능력 없으면 장사 접어", "원하는 게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내놔" 사회적 거리두기로 매출 상승을 기대했던 자영업 사장들과 중소기업이 인력난에 허덕인다는 소식에 사람들이 보인 반응들이다. '잃어버린 20년'을 통해 저임금이 낮은 생산성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절절히 깨달은 이웃 나라 일본은 역대 최대 폭의 최저임금 인상을 예고했다. 일본 후생노동성 자문기구인 중앙최저임금심의회는 2일 작년 3.1%에 이어 올해 3.3% 인상을 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 7월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지난 4월 대비 0.2%포인트 낮춘 2.3%로 전망했다. 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노조는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생활임금 노동자증언대회를 열고 물가 인상으로 서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졌다며 서울형 생활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동행 특별시'를 표방하는 서울시가 올해 생활임금을 얼마나 올릴지 궁금할 따름이다. 참고로 작년 서울시는 생활임금 시급을 고작 64원 인상했다.

2022-08-03 15:49:42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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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반도체 경쟁력은 돈

[기자수첩] 반도체 경쟁력은 돈 반도체는 양산까지 길고 힘든 과정을 거친다.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수율을 높이며 마무리 단계에서는 고객사 테스트를 진행하게 된다. 그렇다고 양산이 기술적으로 대단한 이벤트는 아니다. 장비도 그대로, 운영 방식이나 생산량도 양산 전이나 직후가 크게 다르지 않다. 그저 책임자의 양산 승인, 그리고 완성품이 본격적으로 고객사에 공급된다는 것만 다르다. 양산 중인 공정도 새로운 라인에 적용하려면 비슷한 과정을 거쳐야한다. 그러면 양산이 뭐길래 중요하게 다뤄지는 걸까. 정답은 돈이다. 양산은 기술적인 완성이 아니라 팔 곳을 찾아 적정한 수율을 확보했다는 얘기다. 수율을 더 높여 수익성을 제고하는 것은 그 다음 일이다. 마이크론의 세계최초 232단 낸드플래시 양산 발표가 기술적인 역전을 뜻하지 않는 이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으로 마이크론을 이미 한참 앞서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마이크론은 EUV조차 적용하지 못한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진짜 무서운 것은 돈이다. 마이크론이 그리 높지 않은 수율에도 양산을 단행한 것은 누군가 비싸게 제품을 사겠다고 나섰거나 어디선가 손해를 만회할만한 돈을 받았다는 의미다. 마이크론이 1a D램과 172단 낸드 양산을 먼저 발표한 게 2020년, 미국이 반도체 굴기를 시작했을 때다. 그래서 중국 반도체가 위협적이다. 중국 반도체는 기술적인 한계는 물론이고 미국 무역 제재로 장비조차 없어 수율이 형편 없는 상태로 확인되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이미 현지 생산 메모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7나노 파운드리 양산 의혹까지 받는다. 중국 정부가 돈을 쏟아 부으니 가능한 일이다. 삼성전자가 3나노 GAA 공정 양산을 시작했지만 아직 공급처가 어딘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굵직한 대형사 제품을 만드는 건 아닐 가능성이 커보인다. 세계 최초 시도이다 보니 보수적인 팹리스 업계가 덜컥 맡기기는 쉽지 않았을 테다. 상반기 양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삼성전자가 얼마나 뛰어다녔을지 짐작할만하다. 미국이었으면 어땠을까. 벌써 대형 팹리스가 수주해 마케팅에 적용하며 '윈윈' 했을 것 같다. 중국이었으면 지원금으로 일단 양산하고 진짜 '초격차'인 2세대 GAA에 투자를 더 할 수 있었겠다. 한국은? 이제 만들기를 기대해본다.

2022-08-02 08:25:40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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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고물가 시대가 부른 탄소중립 활동

6.0%에 달하는 물가상승률에 유통가가 연일 할인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식자재를 주요 상품으로 다루고 가격 경쟁력을 중요시하는 마트업계와 온라인 장보기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이맘때 보복 소비 열풍이 불어닥치면서 쏟아졌던 희귀·상등품 과일과 고가의 양주는 쏙 들어갔다. 가격 경쟁력이 어느 때보다도 치열해지면서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운 PB 브랜드들이 쑥 성장했고 각 기업은 아예 물가 모니터링 팀까지 꾸렸다. 이때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할인전을 펼치는 데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이 활발하게 일어나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더 저렴하게' 구입하고 판매하려는 소비자들과 기업이 마주하면서 못난이 과일, 리퍼·이월상품, 중고거래 등이 활발해졌다. 과거 못난이 과일은 생산지에서 가공식품의 재료로 직행했지만 지금은 없어서 못 파는 상품이 됐다. '상생 과일' 시리즈로 못난이 과일을 정식 상품으로 내놓은 롯데마트는 해당 시리즈의 매출이 크게 올랐다. 이번 해 1월부터 7월까지 누계 매출이 전년 동기의 180%를 넘었다. 일반 상품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단지 모양이나 크기가 납품 기준에 못 미쳐 폐기 되거나 공장으로 갔던 못난이 과일들이 마트에서 불티나게 팔리자 농가에도 이득이 됐다. 리퍼·이월상품도 카테고리가 확대됐다. 주로 리퍼·이월상품은 전자제품이나 의류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공식품 영역까지 넓어졌고 큰 인기를 끌게 됐다. 티몬이 운영 중인 리퍼·이월상품 전문 기획관인 '알뜰쇼핑'은 리뉴얼을 단행한 5월 매출이 전월 대비 279% 상승했다. 식품의 경우 307%까지 매출이 치솟았다. 중고거래 문화가 정착하며 최근 인근 주민들과 함께 물건을 구입하는 '같이사요' 서비스를 론칭한 당근마켓은 "동네생활 게시판에 1인 가구나 육아 가정에서 함께 대량으로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해 소분할 사람을 찾거나, 배달비나 최소주문금액이 부담되어 음식이나 택배를 같이 주문할 사람을 구하는 등의 글이 꾸준히 올라오면서 이를 좀 더 효과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해당 서비스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탄소중립 활동은 다양한 것들이 있다. 그 중에는 '쇼핑'도 있다.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거나, 일회용품 이용을 대체할 수 있는 상품 등을 구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쇼핑을 통한 탄소중립 활동은 다양한 이유로 쉽게 정착되지 못했다. 못난이 과일의 인기와 리퍼·이월상품의 재조명, 활발해진 중고거래 문화는 고물가 현상 속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마음에서 나온 씁쓸한 모습이지만, 정착된다면 여느 활동보다도 더욱 소비자의 탄소중립 실천 활동의 하나가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22-08-01 15:18:08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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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첩] 전세살이 대책은 '뒷전'

최근 전세살이를 하는 2030세대 지인을 만나면 온통 울상이다. '영끌족'에 대한 금리인하 대책에는 관심이 조명되고 있지만, 전세 세입자는 뒷전이기 때문이다. 전세이자는 월세를 뛰어넘고 전세가는 두배로 뛰어 오른 데다, 보증금까지 '먹튀'를 당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지인 A씨는 "영끌족은 내 집 마련이라도 했지만 전세살이는 두배 이상 뛰어오른 이자를 부담하면서 길바닥에 돈을 버리는 느낌"이라고 푸념을 늘어 놓았다. 최근 실수요자 중심의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6%를 넘기고 전세 보증금은 지난 2년 동안 수 억 원씩 올라 서민들의 부담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 상단이 6.22%로 올라섰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지난 7월28일 기준 3.87~6.22%로 집계됐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오피스텔네 전세살이를 하는 지인 A씨는 오는 9월 재계약을 앞두고 시름이 크다. 4년 동안 묶어놨던 전세가가 3억4000만원에서 6억까지로 늘어났고, 전세대출금리가 2.6%에서 4.7%로 두 배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 지인 A씨가 이 조건으로 계약하면 부담해야 할 대출 금액만 4억원에 달하고 한 달 이자는 130만원을 넘어선다. 월세로 바꾸는 것이 오히려 더 저렴한 상황이다. 여기에 전세 가격이 매매 가격을 따라잡는 '깡통 전세'까지 쏟아지며 보증금을 돌려 받지 못하는 피해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 1~6월 발생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는 1595건이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공인중개사 B씨는 "최근 보증금을 돌려 주지 못하는 집주인이 늘어나고 있다"며 "다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면 현 세입자에게 보증금 전액을 돌려줄 수 없게 되면서 집주인이 보증금 이자까지 물어줘야 하는 일마저 생기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자 골몰하고 있지만, 무주택도 서러운 전세 세입자는 이자 부담에 '먹튀'까지 당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정부가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 이들을 구제시켜주길 바란다. /구남영기자 koogija_tea@metroseoul.co.kr

2022-07-31 14:49:39 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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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문제는 타이밍

우리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을 익히 알고 있다. 그렇다면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안 아프도록'하는 방법은 없을까. 사람마다 정도야 다를 수 있겠지만 '나'의 상황이 풍족하고 발전 가능성이 있다면 사촌이 땅을 산다 해도 그리 아프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지금은 역대급 인플레이션과 고유가로 주머니 사정이 녹록잖은 사람들이 많다. 한국은행이 27일 전국 2500가구 대상으로 조사하고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6월 3.9%보다 0.8%포인트 상승한 4.7%로 집계됐다. 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을 산출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며, 상승 폭마저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거의 유일하다시피 주머니가 두둑한 곳이 있으니, 바로 정유사다. 28일 실적발표를 한 에쓰오일만 봐도 에쓰오일은 28일 실적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영업이익만 1조7220억원을 거두면서 기존 역대 최대치였던 1분기 실적(영업이익 1조3320억원)을 갈아치웠다. 상반기에만 3조원대 '잭팟'을 터트린 것이다. 나머지 정유사들의 실적도 정제마진 초강세와 상반기 동안 유지됐던 국제유가의 오름세 덕분에 1분기처럼 호조세를 띌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정유사로 상대로 한 '횡재세' 징수까지 언급됐다. 세 차례 걸친 유류세 인하와 최근 국제유가 내림세에도 기름값이 기대 이상으로 떨어지지 않자 나온 의견이다. 언론도 이를 연일 보도하며 '횡재세'는 마치 정유사의 폭리로 비춰졌고 정유업계 관계자들은 난색을 표할 뿐이다. 다만, 26일 열린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횡재세에 동의하지 않고 가격 직접 관여 역시 결국 추후에 세금으로 환류될 것"이라고 선을 그어 정유사로서는 다행스러운 상황이 됐다. 그렇다면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기에 횡재세 미도입 분위기가 조성된 타이밍에 정유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들의 말처럼 이제는 '탈탄소'를 준비할 때다. 정유사 스스로가 이번 호조로 얻은 이익을 탈탄소 등 친환경 정책에 대한 투자와 정유업 체질 전환에 쓴다고 말한 바 있다. 횡재세 언급에도 "횡재세 도입이 자칫하면 에너지에 대한 투자 축소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라고 했다. 3분기 호조세가 꺾인다 해도 친환경 전환 체계적인 투자를 멈춰서는 안 될 것이다. 정유사라는 사촌의 변화를 지켜볼 타이밍이다.

2022-07-28 15:41:19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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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치적 확대해석'이 미치는 파장

"권성동 대표님께서 그에 대한 입장문을 냈고요. 그렇기 때문에 아마 그 정도 이렇게 갈음하면 되지 큰 정치적인 의미가 있거나 그렇지 않기 때문에 확대를 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주고받은 메시지 가운데 이준석 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대표'라고 평가한 데 대한 의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답변한 내용이다. 이준석 대표가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받은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 결정 과정에 윤석열 대통령이 개입한 게 아니냐는 정치적 해석을 두고 성 정책위의장이 재차 선 그은 것이다. 이 대표와 윤 대통령 사이에 있었던 '불화설'도 부정한 셈이다. 국민의힘 내 여러 가지 공부모임과 관련, 정치적 해석이 나오는 것을 '확대해석'으로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공부모임 결성은 계파 혹은 세력 결집용이라는 해석을 과장된 것이라고 한다. '정치적 확대해석'이라는 단어가 국민의힘 내에서 유행어처럼 사용되는 모습이다. 해명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다. 특정 사안에 대해 '꼭 그렇지 않다', '사실과 다르다'는 등 의미로 쓰이는 단어를 유행어처럼 쓰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 확대해석'은 만능이 아니다. 해명해야 할 일들이 생길 때마다 '정치적 확대해석'으로 덮기만 하면, 언젠가 곪아 터지기 마련이다. 2016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제20대 국회의원 공천 과정이 대표적인 사례다.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새누리당은 '공천 논란'으로 패배했다. 당시 정치적 확대해석이라고 해명한 '박근혜 대통령 공천 개입설'은 2018년 11월 28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유죄 판결로 마무리됐다. 공천 개입 논란으로 당은 20대 총선에서 패배했고, 계파 갈등으로 갈라졌다. 당이 계파 갈등을 추스르고 재기한 것은 2021년 재·보궐선거 때였다. 물론 '정치적 확대해석' 때문에 당이 위기를 겪지 않는다. 지금 당내 논란들이 해프닝에 그치는 것일 수도 있다. 특정 행동마다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게 과도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지 않고, 티끌을 모으면 태산이 된다. 그저 '정치적 확대해석'으로 문제를 덮지 않았으면 한다.

2022-07-27 12:06:01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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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게임이 질병인가요?

최근 표류하고 있던 '게임 과몰입 질병 코드' 이슈가 다시금 수면위로 떠올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인정하는 IDC-11을 2019년 5월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해당 의결사항의 효력은 올해부터 시행된다. 한국은 우리만의 질병분류인 KDC에 앞서 결과를 반영하게 되고 효력은 2025년. 업계에는 2026년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앞서 문제를 놓고 정부 부처별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자 국무조정실은 이슈와 연관있는 민관협의체를 만들었다. 이같은 민관협의체가 최근 관련 연구용역을 완료하면서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이제 막 코로나19 수혜로 최고의 단맛을 본 게임산업이 최근 블록체인, NFT 등 신기술을 앞장세워 새로운 도약의 준비 막바지에 도달했는데 말이다. 2025년까지 민관협의체는 질병코드 도입이 필요하다는 보건 복지부와 게임은 질병이 아니라는 문체부의 팽팽한 여론전이 이어질 예정이다. 양측은 해당 이슈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더욱 치열하고 적극적으로 맞설 것이다. 이 싸움에 이용자들과 게임사만 고래 사이에 낀 새우처럼 등만 터져 나갈 예정이다. 여기에 국민들이 인식이 또 다시 과거로 회자 될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그렇게 된다면 게임분야의 '다시한번 도약'은 사라진다. 국내 경제 활성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분야는 K 콘텐츠다. 이같은K 콘텐츠 중 게임 분야가 70%를 차지한다. 게임분야는 국내외 경제에 큰 공을 세웠지만 성과는 크게 조명받지 못한다. 미국, 유럽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몇 나라는 게임분야를 하나의 건전한 문화로 보고 이용자들에게 게임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해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 질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 반면, 한국은 게임을 도박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강하다. 여전히 기성세대들에게 게임은 중독의 대상이다. 이 계륵인 상황에 모든 피해는 이용자들이 받고 있다. 콘진원의 조사에 따르면 약 70%의 인구가 게임을 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2025년, 게임이 질병코드로 도입 된다면 국가에서 게임산업은 완전히 부식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질병 코드를 도입할 경우 게임산업 규모의 약 20%가 축소하고 막대한 손해를 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같은 상황에 정부는 여전히 나몰라라 하고 있다. 최근 문체부가 대통령실에 보고한 'K콘텐츠 산업 강화'에 게임이 한번도 언급되지 않았다는게 앞서 상황을 뒷받침한다. 들여다 보면 정부는 이용자들에게 '답정너'를 강요하고 있는 것 아닐까. 이제 이용자들이 일어날 때다. 물론 , 찬반이 나뉘겠다. 다만 선택하고 말고는 스스로가 결정해야 할 시점이다.

2022-07-26 09:45:45 최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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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SKT 신고한 5G 중간요금제 '비싸', '진정한 의미의' 중간요금제 내놔야

그동안 논란이 무성했던 5G 중간요금제에 대해 SK텔레콤이 최근 과기정통부에 신고한 5개의 요금제가 공개됐다. 온라인 가입만 가능한 언택트 요금제로는 월 3만 4000원에 8GB, 월 4만 2000원에 24GB가 지원된다. 또한 일반 요금제로는 월 4만 9000원에 8GB를 제공하며 5만 9000원에 24GB, 9만 9000원에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요금제 등 총 5개 요금제이다. 5G 중간요금제를 통해 제공하는 요금제와 일반 요금제가 혼용돼 있다. 과기정통부는 SKT에 대해 유보신고제를 적용하고 있고, SKT가 제출한 5개 요금제에 대해 영업일 기준 15일 동안 유보신고제에 따른 심사를 진행해야 한다. 일반 요금제의 경우, 월 4만 9000원에 8GB를 제공하는 것은 데이터가 너무 적고 5만 9000원에 24GB를 공급하는 것은 요금만 '중간'일 뿐 데이터량은 전혀 중간이 아니다. 이러한 점에서 소비자들과 정치권, 소비자단체에서는 SKT의 중간요금제가 "소비자를 기만하고 우롱하는 느낌"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현재의 5G 요금제는 5만 5000원 선에서 10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과 6만 9000원~7만 5000원 수준에서 110~150GB를 제공하는 요금으로 이원화돼 있다. 중간요금제라면 제공하는 데이터가 50~60GB 수준이어야 하는데, 데이터는 전혀 중간 수준이 아닌 요금만 중간 수준으로 잡아놓은 것이다. 소비자들은 "SKT가 중간요금제를 선보이는 만큼 데이터를 최소 50GB는 제공해야 한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윤두현 국민의 힘 의원은 "SKT가 신고한 중간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은 국내 가입자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보다 적어 결국 평균치 사용자들이 고가 요금 상품을 선택할 수 밖에 없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국내 5G 이용자의 월평균 데이터 소모량이 31GB에 달했는데, 이는 SKT가 이번에 신고한 24GB보다 적어 소비자들은 결국 기존 6만 900원~7만 5000원 사이의 요금제를 선택할 확률이 높다. SKT는 수익을 내는 데만 급급하기보다 '진정한 의미에 맞는' 5G 중간요금제를 내놓아야 한다. 또 과기정통부도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해 SKT가 신고한 요금제를 심사해야 한다. 그동안 과기정통부가 지난 1991년부터 요금제 인가제 및 유보신고제를 통해 통신사의 요금제를 심사한 결과, 30여 년 동안 불허한 건수가 1건 뿐인 것으로 확인돼 이번 SKT의 신고 건도 통과될 확률이 많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이 같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심사는 뒤로 하고, 공정한 심사를 진행해야 한다. 중간요금제라는 용어에 맞게 5만 9000원 요금제를 선택하는 소비자에게 데이터를 50GB 가량 제공하는 방안 등을 적극 고려해봐야 한다.

2022-07-25 11:05:42 채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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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중대재해처벌법' 법명부터 '예방법'으로 바꿔야

올해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상반기에만 산업재해로 숨진 근로자가 모두 320명이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 장관마저 "여전히 사망 사고가 매일 발생하고 있다"며 질타했다. 원래 법 취지인 중대재해로 인한 사망사고를 사전에 줄여보자는 '예방' 차원 보다 여전히 사고 발생 후 처벌이란 '사후 처리'에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중대재해처벌법이 도입된 데는 한국서부발전 하청업체 노동자 김용균씨 사망 이후 산업안전법이 강화됐지만 오히려 산재 사망사고가 증가한 것이 계기였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노동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발생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법률명에도 드러나듯 처벌에 방점이 찍혀 있다. 하지만, 이 법의 근본 취지는 사업주의 안전관리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 원청뿐 아니라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중대재해를 예방하자는 데 있다. 당초 법률명을 중대재해예방법으로 정했어야 옳았다. 고용부 고위 관계자도 "법 취지로 보면 정확히 중대재해예방법이 맞는데 산재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려다 보니 처벌이란 용어로 국회 처리가 됐다"고 털어놨다. 법 취지와 달리 처벌에 집중되다 보니 현장에서는 원청과 하청업체 간 책임 범위를 놓고 다투는 비효율만 커지는 모양새다. 사고 발생에 대비한 과정의 책임을 증명할 서류 만드는 작업이 많아졌고, 소송에 대응하느라 대형로펌 일거리만 늘어났다는 비아냥거림도 들린다. 특히, 법 시행 초기 일부 건설업계는 '1호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아예 공사를 중단하기도 했다.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 관리는 뒷전이고 사고 발생 후 수습에만 신경을 쓰는 현실에서는 산재 사고 사망자가 줄어들 수 없다. 우선 법명부터 중대재해처벌법에서 중대재해예방법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그리고 사용자의 안전의무 확보 의무, 원청의 책임 범위 등을 명확히 해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법 적용이 오는 2024년까지 유예된 50인 미만 영세 사업장도 산재 예방에 중점을 두고 준비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게 중요하다. 법 적용과 처벌은 최후의 보루다. 그 전에 사업주가, 원청이 산재 예방에 집중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우선돼야 위험 관리가 되는 안전 선진 국가로 나아가는 길이다.

2022-07-24 12:28:40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