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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종부세' 완화, 이게 민생 안정 대책?

원승일 정책사회부 기자 얼마 전 정부가 발표한 민생 안정 대책에 난데없이 보유세 완화가 끼어들어갔다. 중산층·서민 주거 안정 분야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재산세 등을 낮춘다는 내용이었다. 브리핑 현장에서는 "왜 이게 민생 안정 대책이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보유세를 완화해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으면 주택시장이 안정되고, 서민·중산층도 혜택을 볼 것"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세 부담도 커졌으니 보유세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작년 공시가격을 적용해 2020년 수준으로 부담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특히, 종부세는 현재 10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낮춰 2020년 수준으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세 부담 완화책은 주로 종부세 부과 대상인 공시가격 11억원을 넘는 주택 보유자들이 해당된다. 이들은 작년 기준으로 전체 주택 비중에 2%가 채 안 된다. 서민·중산층이 아닌 2%의 부유층들이 혜택을 누리게 되는 셈인데 민생 안정 대책이라니 아이러니다. 5%대 넘어선 고물가를 잡기 위해 내놓은 일부 생활·밥상물가 안정 대책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거세다. 정부는 돼지고기와 식용유, 밀·밀가루, 달걀 가공품 등 7개 품목의 할당관세를 연말까지 0%로 낮추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돼지고기 주 수입국인 미국, 스페인 등과 이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밀 수입의 99%를 차지하는 미국, 호주, 캐나다와도 FTA 체결로 관세가 없다. 이미 수입 돼지고기, 밀 등이 무관세여서 수입품 가격 등락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 한다. 오히려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수입한 물품의 관세를 낮춰야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계비 부담 경감 분야에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방안이 포함된 것도 물가 안정과는 모순이다. 정부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차 개소세 30% 인하를 연말까지 6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차 살때 세금을 빼주는 것은 물가 잡기보다 소비 진작 목적이 크다. 값싼 차 구입에 돈을 쓰라는 건데 물가 안정 대책과는 엇박자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봤다. 5%대 물가 잡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치인데 이마저도 가능할지 의문이다.

2022-06-06 12:20:53 원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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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속되는 유해성 논란에 공부하는 소비자들…뷰티 기업, 연구 중시해야

화장품 성분 분석가이자 뷰티 디렉터인 디렉터 파이의 유튜브 채널 '디렉터 파이'에는 100만명에 가까운 96만7000명의 구독자들이 그의 영상을 꾸준히 시청하고 있다. 티타늄디옥사이드, 사이클로펜타실록세인, 에칠헥실살리실레이트, 아이소도데케인…. 이름만 들어도 어려운 성분들이 영상 속에 나열돼 있는데 7000여 개 가까운 '좋아요' 수와 20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토록 복잡한 화장품 성분 분석에 관하여 소비자들은 무슨 이유로 열광하는 걸까. 최근 들어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화장품, 헤어케어 등 뷰티 제품에 관한 유해 성분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도톰한 입술이 트렌드여서 립 플럼퍼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립 플럼퍼에 함유된 자극성 물질은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극으로 인하여 부종, 수포, 진물이 생기면 중단해야 한다며 여러 립 플럼퍼 제품들이 선상에 올랐다. 점차 확대되고 있는 염색샴푸, 새치커버 시장에 여러 헤어케어 신제품이 물밀듯 쏟아지고 있지만 이러한 샴푸들의 유해성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자연갈변샴푸를 출시한 모다모다에 과장광고 처분을 내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작년 처분이 타당하다는 판단을 최근 내렸다. 행정소송에 앞서 행정심판으로 이같은 판단이 나오면서 모다모다가 키운 혁신 새치커버 샴푸 시장에 '유전 독성' 기준 논란이 또다시 불거진 것이다. 리오프닝(경제 재개), 엔데믹 시대가 도래하자 '풀메이크업'이 요즘 뷰티의 경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백화점 등에서 색조 화장품 매출이 35% 이상 오르고, 쿠션과 립스틱 매출도 50%를 훌쩍 뛰어넘었다. 얼굴과 바디에 제품을 바르는 양이나 횟수가 늘었다는 뜻이다. 클린뷰티 시대를 지나왔기에 일회성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뷰티의 능사는 아니다. 외면을 가꾸면서도 내면의 건강함을 잃지 않는 것이 뷰티의 본질이 됐다. 스스로 공부해 뷰티와 건강 모두 지키려는 현명한 소비자가 늘고 있는 만큼 기업과 뷰티 브랜드들도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형 제조사에 제품 개발을 맡기고 광고와 마케팅비를 쏟아부어 포장지만 예쁘게 하는 브랜드는 오래가지 못한다. TV CF와 광고비에만 수백억을 쏟아붓고 드라마 협찬 등으로 매출을 뻥튀기했다는 몇몇 제품도 업계서 눈총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아모레퍼시픽과 고운세상코스메틱 등 뷰티 기업이 암울한 코로나 시국을 지나오면서도 실적과 상관없이 자체 연구소에서 묵묵히 연구 개발 성과를 내온 점이 칭송받는 이유다. /원은미기자 silverbeauty@metroseoul.co.kr

2022-06-02 14:15:24 원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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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루나 재상장 결국 ‘뫼비우스의 띠’

일상생활에서 뜻하지 않게 반복되는 일이 발생하면 우리는 이 현상을 뫼비우스 현상이라고 말하곤 한다. 반복되는 상황에서 결과 값이 좋지 않을 경우 더욱 혼란에 빠지기 마련이다. 중간에 외부작용으로 인해 선을 잘라야 반복이 끝이 난다. 전 세계를 떠들썩 하게 만든 루나사태가 루나2.0으로 투자자들 앞에 다시 나타났다. 상장폐지를 당한지 약 20일 만이다. 루나와 테라(UST)는 전 세계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99% 이상 폭락을 기록했다. UST는 1개당 가치가 1달러에 유지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이다. 달러 등 실제 자산을 담보로 가치를 유지하는 테더 등 다른 스테이블 코인과 달리 UST는 자매 코인 루나를 담보로 루나 발행량을 조절해 가치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그러나 지난 8일 대규모 UST 물량이 매도로 나오며 UST의 페깅(가치 고정)이 1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결국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문제는 새롭게 등장한 루나2.0이 기존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점이다. 짧은 기간 동안 스테이블코인 UST와 루나 사이의 가치를 안정화 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으로, 취약점 개선 없이 동일한 기반으로 재상장 했다는 것이다. 이미 실패한 방법은 성공할 수 없다. 이를 보여주듯 상장 당일인 지난 28일(한국시간) 1개당 17.8달러(약 2만2000원)에 거래소에 상장된 루나 2.0은 4.85달러까지 하락하면서 다시 한 번 급락했다. 불과 하루 만에 72.7%가 폭락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고래(코인을 대량 보유한 큰손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를 탈출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코인일 뿐 성장성과 잠재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상장 전 "새로운 테라 블록체인은 지금까지 나온 것 중 가장 탈중앙화된 것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적극 홍보한 것과 달리 현재 모습은 루나 시즌1 때와 똑같은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루나2.0이 성공하기 위해선 신뢰회복이 필요하다. 신뢰회복을 통해 빠져나갔던 투자금을 다시 모으고 이를 기반으로 기술 개발에 힘써야 한다. 권 대표의 노력이 없을 경우 루나2.0은 실험에 불과해 대규모 피해 사태가 다시금 벌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파국은 한번이면 족하다. /이승용기자 lsy2665@metroseoul.co.kr

2022-06-01 09:31:29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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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내 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 위해선 노사 협력 절실

"임금 올려달라, 정년 연장해달라, 해외투자 반대한다." 올해 국내 주요 기업 임금·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 노동조합이 사측에 요구하는 내용이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으로 국내 기업들이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노조와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외 시장에 대규모 투자 발표를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노조가 주요 경영현안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집단행동을 강화하고 있어 부담을 키우고 있다. 재계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임금 인상을 외치며 회사를 옥죄고 있다. 삼성전자 사무직 노조·삼성전자 구미지부 노조·삼성전자 노조동행·전국 삼성전자 노조 등 4개 단체로 구성된 공동교섭단이 2021년 임금협상 협상안에 반발하고 있다. 지나해 노사협의회는 7% 임금 인상을 골자로 한 2021년 임금협상에 합의했지만 노조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대하고 나서 아직까지 협상을 매듭짓지 못했다. 삼성전자 노사협의회가 최근 2022년 임금 인상률을 9%로 결정했지만 노조는 16% 인상을 요구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했지만 올해는 전혀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기아 노조는 올해 '굵고 긴 교섭'을 예고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업의 부담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 인상을 외치는 노조의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대·중소 기업 간 격차가 확대되면서 양극화를 키운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또 현대차그룹의 미국 투자 발표를 두고 노조가 반발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현대차가 미국 조지아주에 6조 3000억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자 업계에서는 격화되는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판단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노조는 격양된 모습을 보이며 노조의 합의를 받으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이를 둘러싸고 '집단이기주의'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글로벌 주요 경쟁 기업들은 발빠른 미래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지역에 상관없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급변하는 세계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노사 협력이 어느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이제는 삼성, 현대차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무대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2022-05-30 16:28:18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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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플레이션과 보험업계

8.3%. 지난 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상승률이다. 전월(8.5%)보다는 상승폭이 소폭 줄며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률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좀처럼 안정세를 찾아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기준으로는 1982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식품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8.8%, 에너지지수는 32.0% 올랐다. 이는 각각 1981년 5월 이후, 1982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수준이다.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까지 나선 만큼 세계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보험업계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보험연구원의 '인플레이션 심화와 미국 손해보험산업 영향' 글로벌 리포트에 따르면 세계 빅3 보험사라고 불리는 윌리스 타워스 왓슨(Willis Towers Watson)의 지난 3월 주요 보험에 대한 클레임 인플레이션은 같은 기간 내 소비자물가지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자물가지수에는 포함되지 않는 항목들과 재화나 서비스의 품질 개선 정도 등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건물과 차량의 수리 비용 상승으로 자동차 및 재물보험이 단기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보험사고 발생 시점과 보험금 지급 간 시차가 큰 장기 보험상품에서 준비금 부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인플레이션과 경제 둔화는 생명보험 및 손보 상품 자체에 대한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보험업계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국내 보험업계에서도 올해 초부터 보고서 등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눈여겨 볼 것을 강조해 왔다. 인플레이션 압력, 기준금리 인상 등 거시 환경의 변화는 보험 수요 및 상품 선택과 직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국내외를 불문하고 보험업계는 현재 격변기를 지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유통시장의 변화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 등을 앞두면서다.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의 가속도에 보험업계의 곡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2022-05-26 08:26:39 백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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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약으로 뜬구름 잡지 말자

선거에서 후보자가 내놓는 공약은 중요하다. 당선자의 공약을 토대로 사업의 방향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의 핵심 현안인 계양 테크노밸리(계양TV) 사업도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에 이를 뒷받침할 공약이 잘 갖춰져야 한다. 이번 선거에 나서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공약은 '계양을 판교처럼 만들겠다'로 요약할 수 있다.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로 있으면서 판교 테크노밸리(판교TV)의 성공을 함께했다는 것이다. 판교TV의 성공의 시작은 판교 신도시 실시계획이 승인된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기연구원은 판교TV의 성공을 ▲지자체가 계획-사업의 전과정 주도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단지 설계 ▲서울 강남권과의 접근성 이점 등으로 분석했다. 2002년 민선 3기부터 선출된 경기지사를 보면 손학규, 김문수, 남경필까지 모두 국민의힘 계열 출신이었다. 이재명 후보가 2018년에 경기지사로 당선되기 전까지 말이다. 판교TV의 성공에 경기지사가 조금이라도 영향을 끼쳤다면 이재명 후보의 역할만 있는 건 아니다. 성남시장도 2010년 이재명 후보의 당선 전까지 이대엽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전 시장이 시정을 운영했다. 지금 판교TV를 상징하는 것도 제일 먼저 조성된 제1판교TV다.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의 계양TV 공약도 마찬가지다. 중앙선관위에 공개된 선거 공보를 보면, 계양TV에 삼성전자와 SK 등 대기업과 첨단산업을 유치하겠다고 나온다. 공약과 이행 방법이 구체적이지 않아 관계자에게 질의를 하니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아니고 연구소를 조성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 대기업 두 곳에 기대어 유권자의 환심을 사려는 속내가 보였다. 판교TV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았다. 치솟는 강남 테헤란로의 임대료에 질린 IT 기업들이 각종 혜택을 주고 인프라도 좋은 판교TV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계양은 아니다. 이미 첨단산업이 집적돼 있는 판교TV와 마곡지구를 떠나 굳이 계양으로 옮겨올 기업은 많지 않아 보인다. 지방선거는 민생선거라고도 한다. 계양TV를 성공시키려면 두 후보는 뜬구름 잡는 공약이 아니라 자신의 어떤 역량과 방법으로 특화된 기업을 유치할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을 지선 전에 내놓아야 할 것이다.

2022-05-25 15:39:17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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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협치의 조건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마지막 퍼즐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명 43일만에 결국 자진사퇴했다. 앞서 마찬가지로 '아빠 찬스' 및 제자의 박사학위 논문 심사 중 부적절한 장소에서 접대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지난 3일 자진사퇴한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두 번째다. 더불어민주당은 정 후보자의 자녀의 의대 편입, 병역 의혹 등 이른바 '아빠 찬스' 논란에 대해 일찌감치 '부적격' 판정과 함께 임명에 강하게 반대하며 정부여당과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갔다. 국민의힘도 지방선거를 의식한 듯 정 후보자 임명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히며 우회적으로 사퇴를 압박했다. 결국 정 후보자는 23일 밤 입장문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하고, 여야 협치를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고자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하고자 한다"며 사퇴의 변을 밝혔다. 아울러 정 후보자는 본인과 자녀들을 향해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법적으로 또는 도덕적·윤리적으로 부당한 행위가 전혀 없었고, 오직 국민의 눈높이가 부족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사퇴 시점과 사퇴의 변을 보자니 씁쓸하다. 민주당이 지난 20일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에 협조하면서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는 예견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재송부 시한이 지난 9일까지였던 것을 감안하면, 정 후보자는 결국 한 총리 후보자의 인준을 위한 협상 카드로 쓰인 정치적 거래의 대상이 됐다고 보여진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출근길에 기자들과 여러 차례 만난 자리마다 정 후보자의 거취와 관련한 질문은 이어졌으나 유독 말을 아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협치에는 조건도, 거래도 없어야 한다.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도, 정치권도 코로나 팬데믹으로부터의 일상 회복과 물가 상승 등 민생 문제 해결을 비롯해 새롭게 재편되는 신냉전 시대의 국제질서에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최우선 과제로 비전 제시와 함께 조건 없는 협치에 나서야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야당에 보였던 협치의 모습을 이어가길 바란다. 더불어민주당도 야당답게 정부를 견제하되,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사안에는 건강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협치를 기대해본다.

2022-05-24 10:56:26 박정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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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티큐, 속슬…서학개미 불패론?

"한국 투자자들이 맹신하는 것이 하나 있다. 미국 증시는 무조건 우상향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믿음을 기반으로 이른바 '티큐·속슬 무한매수법' 투자 열풍이 식을 줄 모른다. 티큐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PROSHARES ULTRAPRO QQQ ETF), 속슬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불 3X ETF(SOXL·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를 말한다. 각각 나스닥100 지수의 수익률 3배,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3배를 추종한다. 단, 주가가 하락할 경우 역으로 3배의 손실이 발생하는 초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학개미의 순매수 1위 종목은 티큐(TQQQ)로 18억4833만달러(2조3449억원)가 유입됐다. 서학개미의 무한 사랑을 받아왔던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2위로 밀려났다. 그 뒤를 이어 3위 자리 속슬(SOXL)에는 총 12억1899만달러(1조5465억원)가 몰렸다. TQQQ와 SOXL은 '라오어의 미국주식 무한매수법'을 통해 유명세를 탔다. 3배 레버리지라는 큰 변동성을 역이용해 저점에서 지속적으로 분할 매수하고, 상승 시 매도하는 방식이다. 해당 상품의 추종 지수가 10%만 올라도 수익률은 30%가 오르기 때문에 금방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는 이유다. 미국 나스닥 지수는 역사적으로 우상향했다. 분할 매수를 통해 평단가를 낮추고, 목표한 수익률에 도달했을 때 시세차익을 먹고 빠질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반박할 여지는 없다. 무한매수법을 실행하는 사람들은 말한다. 닷컴버블과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코로나19 팬데믹 후 엄청난 속도의 양적완화, 금융법의 변화로 이런 하락장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반면, 현재 나스닥지수는 올 1분기에만 20% 가까이 급락했다. 2008년 4분기와 비슷한 하락세다. 통상 지수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약세장으로 본다. TQQQ의 주가도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20년 3월 수준으로 빠진 상태다. 주식 시장에서 당연한 상품은 없다. 레버리지 상품은 하락장에서 엄청난 낙폭을 보여준다. 닷컴버블 무렵 1999년에서 2018년까지 나스닥은 전고점을 돌파했으나 나스닥 X3은 아직까지 전고점을 돌파하지 못했다. 공든 탑이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2022-05-23 15:01:26 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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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하후상박은 개뿔··· 가난한 동네 아이들은 뛰놀 곳 없는 서울

서울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A씨는 올해를 끝으로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 정원 미충족으로 인한 운영난을 겪고 있어서다. 가까운 거리에 있던 어린이집들은 5년 전부터 하나 둘씩 차례로 문을 닫았다. 22일 서울 열린데이터광장의 '서울시 보육시설 현황' 통계 자료에 따르면, 시내 보육시설은 2017년 6226개에서 지난해 5049개로 약 19% 줄었다. 서울 전 자치구에서 보육시설 감소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노원구의 경우 2017년 478개였던 보육시설이 작년 332개로 5년새 30.5%나 급감했다. 이어 관악구(-27.5%), 도봉구(-26.3%), 광진구(-24.3%), 성북구(-24.2%), 강서구(-22.7%), 강북구(-22.4%) 순으로 보육시설 감소율이 높았다. 대체로 재정자립도가 낮은 자치구에 있는 보육시설의 타격이 컸다. A씨는 "서울 집값이 올라도 너무 올라 젊은 부부들이 다 경기도나 외곽 쪽으로 빠지면서 아이들의 수가 급격히 줄었다"며 "또 서울은 어린이들을 위한 인프라도 부족해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이 아니어서 부모들이 애 데리고 떠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구원은 지난달 발행한 정책리포트 제348호에서 "서울의 인구구조는 출산율 감소와 노년인구 증가로 고령화가 심화되는 중"이라며 "20세 미만의 영유아, 청소년 인구는 2000년 260만명에서 2040명 98만명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 소멸의 위기가 남 얘기가 아니게 된 것이다. A씨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더불어 양육 친화적이지 않은 환경을 영유아 엑소더스(exodus·대탈출)의 원인으로 꼽았다. 하루는 어린이집 원생들과 함께 인근의 놀이터를 찾았는데 아파트 주민이 삿대질을 하면서 "왜 여기 살지도 않는 애들을 우리 놀이터에 데리고 오느냐"며 따졌다고. 서울연구원이 행정안전부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시스템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서울시의 놀이시설은 총 1만236개다. 이중 59%가 주택단지 내 주민공동시설로 공급된 놀이터에 해당되며, 놀이시설의 대부분이 개인 또는 단체 소유여서 실제로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시설은 전체의 16%(약 1600여개)에 불과했다. 놀이터 수의 지역별 편차도 심각했다. 관악구 신사동은 2010년 이후 출생한 인구 1000명당 놀이터수가 2.6개소에 그쳤다. 반면, 송파구 가락1동의 놀이터 개수는 440.7개, 중구 명동은 65.8개로 시설 수가 관악구 신사동의 약 25배~170배에 달했다. 하후상박은 개뿔. 어른들의 셈법으로 놀이터 수에서조차 차별받는 서울의 어린이들이 불쌍하다.

2022-05-22 14:32:40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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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모터스포츠 붐 올까

산업부 김재웅 기자 트랙 시승 행사는 차량을 극한까지 끌어내는 것뿐 아니라, 국내 최고의 모터스포츠 선수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라 의미가 크다. 행사를 개최한 회사도 차량 성능을 최대한 많이 보여줄 수 있는 만큼 선수들을 초청하는데 망설이지 않는다. 참가자 입장에서는 큰 기회다. 눈 앞에서 선수들의 주행을 지켜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택시 드라이빙 기회와 함께 '원포인트 레슨'도 받을 수 있다. 다만 늘 가슴 한켠에 씁쓸함을 지우기는 어렵다. 인스트럭터 활동이 국내 모터스포츠 선수들에는 여전히 중요한 생계 활동이기 때문이다. 경기를 준비하고 출전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만으로는 정상적인 '벌이'가 안된다는 얘기다. 모터스포츠가 아직 비인기 종목인 탓이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 가장 큰 대회인 슈퍼레이스도 적지 않은 관중 몰이를 하고는 있지만, 이것만으로 대회를 유지하는데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알려져있다. CJ대한통운을 비롯해 모터스포츠에 관심을 가져주는 스폰서들이 오랫동안 큰 돈을 들여준 덕에 명맥을 이어가는 수준이다. 모터스포츠는 우리나라만 빼고 전세계에서 인기가 높은 스포츠로 꼽힌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 주변국들도 모터스포츠 팬들이 적지 않다. 인간의 본능인 달리기 경쟁임은 물론, 인공지능 알파고와 인간인 이세돌이 바둑 경기를 펼친 것처럼 인간이 환경과 문명 기술의 결정체인 자동차를 정복하는 과정도 볼 수 있다. 국내 모터스포츠 수준이 낮은 것도 아니다. 많은 국내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 슈퍼레이스 6000클래스 역시 아시아 유일의 스톡카 레이스다. 아직 모터스포츠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이유가 클 테다. 심장을 울리는 배기음과 짜릿한 속도, 선수들의 현란한 테크닉과 위기 대처 능력 등 보는 재미도 그렇지만, 직접 내 차를 타고 실컷 달려본 사람은 많지 않아서 매력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짐작하고 있다. 시대가 바뀌었다. 한때 모터스포츠는 특이한 사람들이 중고차에 요란한 튜닝을 하고 즐기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현대차 N시리즈를 비롯해 순정 상태로도 일반 도로와 서킷까지 체험해볼 수 있는 저렴한 차들이 많이 나왔다. 어쩌면 지금이 국내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달려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국내에서도 모터스포츠 인기가 늘어나면 그들도 바빠질테니.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2-05-19 14:17:41 김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