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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태원에 갈 자유

한 사회가 많은 희생자를 낸 참사를 기억하는 방법을 두고 잔인한 격론이 붙곤 한다. 참사가 일어난 후 가장 먼저 충돌이 일어났던 지점은 명칭이었다. 지난 10월 29일 핼러윈 데이에 이태원 해밀턴 호텔 옆 골목에서 인파가 몰려 158명이 압사한 것을 두고, 정부는 '사고'로, 언론과 야당은 '참사'로 표현했다. 참사로 부르는 이들 사이에도 참사 앞에 지역 명칭인 '이태원'을 붙이는 것을 두고 논쟁이 있었다. 지역혐오와 트라우마를 불러올 수 있어서다. 그리고 인터넷 댓글창에서 주로 희생자들을 야유하는 이유는 '인파가 몰릴 줄 알았으면서 이태원에 대체 왜 갔나'라는 것이었다.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장관, 사전 안전 대책을 세우지 않은 서울시장과 용산구청장, 사고 발생 4시간 전부터 터져나온 시민들의 구조 요청에도 응답하지 않은 경찰 등 전반적인 '행정 부재'는 건너뛰는 거친 말이었다. 누구나 이태원에 갈 자유가 있다. 이번 참사로 희생된 배우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는 22일 KBS뉴스 인터뷰에 출연해 아직도 집 현관 밖 구둣발 소리가 들려오면 아들이 오는 것 느낌에 환청에 시달린다고 했다. 조 씨는 참사의 원인으로 이태원의 간 희생자 탓을 하는 악성 댓글에 대해 "이태원에 그러면 놀러 가지 공부하러 가는가. 초등학생은 소풍을 가고, 중·고등학생은 수학여행을 가고, 대학생은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우리 어른들은 단풍놀이를 가고 모두 다 갈 자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다 큰 성인을 잡아야 하나. 그런 사람들이 나중에 이런 일을 당하면 과연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뒤를 생각하고 말을 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우리 사회가 이 땅에 자라는 후손들에게 이와 유사한 일을 겪지 않게 참사를 기억하자는 본질이 어그러지는 것은 지난 세월호 참사 때 지난한 시간을 겪으며 목격한 바 있다. 158명이 목숨을 잃었음에도, 정부에서 어떤 책임 있는 고위직도 물러나지 않고, 정치권에서 여야가 국정조사 실시 여부 조차 합의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이번 참사의 기억법도 쉽게 마련되지 않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 국민 모두가 인정하는 투명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치책이 마련돼 유가족의 짐을 덜어줬으면 한다. 다시 한번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2022-11-23 10:15:34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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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용산 시대와 약식 회견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로 집무실을 이전하며 새롭게 시도했던 약식 회견(도어스테핑)이 중단됐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후 용산 대통령실로 첫 출근한 5월 11일부터 11월 18일까지 총 61차례의 약식 회견은 윤 대통령이 연 용산 시대의 상징이 됐다. 윤 대통령 스스로도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도어스테핑은 제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언급하기도 했고, 대통령실 참모들 역시 한목소리로 윤 대통령의 약식 회견에 대한 애정과 의지를 항상 강조해 왔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불미스러운 일'이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21일 윤 대통령의 약식 회견 중단을 알려왔다. 지난 18일 윤 대통령은 약식 회견에서 MBC 취재진의 전용기 탑승 배제에 대해 '가짜뉴스·악의적 행태'라고 말한 뒤 집무실로 향하는 과정에서 MBC 기자가 이를 되물었고, 대통령실 비서관의 지적이 이어지며 벌이진 기자와 비서관 간 설전을 문제삼았다. 대통령실 관계자와 이 사안으로 대화를 나눴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집무실로 향하는 순간 약식 회견이 끝난 상황에서 질문한 것과 이후 보안구역이 된 곳에서 대통령실 비서관과의 설전도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나 61차례 진행됐던 약식 회견에서 이번 사안을 제외하고 답을 들을 수 없었지만, 질문이 나온 적도 많다. 이 중 한번은 윤 대통령이 다시 돌아와 질문을 더 받았던 적도 있다. 더욱이 대통령실은 경호 보안상의 이유로 약식 회견 출입구에 지난 20일부터 가림막을 설치하고 불투명한 유리벽을 설치하는 공사에 돌입했다. 이 사안으로 언론을 총괄하는 김영태 대외협력비서관의 사의도 이어졌다. 설전과 약식 회견 중단, 가림막 설치와 김 비서관의 사의까지 시점이 너무나도 절묘하다. 대통령실은 출입기자 간사단에 MBC 기자의 징계를 요청했고, 간사단은 징계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 의견을 내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언론에 대한 대통령실의 압박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소통을 강화하고자 청와대를 떠나 용산 시대를 새로 열었지만, 취임 6개월 만에 소통은커녕 오히려 울타리에 가두려는 느낌만 강하게 든다. 윤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밝힌 바와 같이 국민, 그리고 언론과 소통하고자 했던 취지를 되살렸으면 한다.

2022-11-22 15:45:20 박정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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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왜 시민은 참사에 죄책감을 가질까

지난달 31일 오전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어두운 낯빛의 한 중년 남성이 콘크리트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주머니에서 담뱃갑을 꺼낸 뒤 한 개비를 들어 올려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그는 소주병 위에 가로로 담뱃대를 올려놓고 두 번 절했다. 추모를 마친 이의 눈가는 붉게 물들어 있었다. '마음이 너무 안 좋아서' 왔다던 그는 미처 더 말을 걸 새도 없이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핼러윈 참사 희생자 추모 공간'을 찾은 걸까. 역 앞에는 "더 많이 더 즐기고, 더 꿈을 꾸고, 더 사랑해야 하는데, 미안합니다. 부디 하늘나라에서 더 맘껏, 더 자유롭게 평화를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같이 있어 드리고,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더 이상 아프지 말아 주세요", "용기가 없어서 못 도와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는 등의 내용이 적힌 포스트잇이 잔뜩 붙어 있었다. 시민들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사이인데도 모든 게 제 잘못인 양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했다. 왜 이태원 참사에 대해 평범한 시민들이 서울시 책임자들보다 더 가슴아파하는 모습이 눈에 띌까. 참사가 벌어지던 때 서울시의 재난 최고책임자 오세훈 시장은 9박11일 일정으로 유럽 출장중이었다. 유럽에 뭘 하러 갔을까. 서울시는 지난달 20일 낸 보도자료에서 "오세훈 시장은 이번 출장에서 혁신적인 도시건축 시스템부터 수변·생태가 어우러진 도심 개발, 문화예술·스포츠, 뷰티·바이오 산업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멋스러운 도시, 세계인이 살고 싶고 찾고 싶고 투자하고 싶은 서울을 만들기 위한 정책 구상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순방의 목표뿐 아니라 성과도 불분명했다. 출장 기간 서울시가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오세훈 시장은 세계 정원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쇼몽 국제 가든 페스티벌'의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정원들을 집중적으로 둘러보고, '서울정원박람회'를 세계적인 수준의 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색했다", "오 시장은 리브고슈 지역에서 철도 상부에 인공지반을 조성해 철도로 단절된 주변 낙후지역을 입체 복합개발한 현장을 둘러보고 철도 등 기반시설의 입체적 활용을 통한 도심 내 저이용부지 개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재차 확인했다", "오 시장은 '필하모니 드 파리'를 방문, 현장을 집중적으로 돌아보며 세종문화회관 새단장에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적극 모색했다"고 쓰여 있다. 서울을 위한 원대한 정책 구상에 바쁜 시간을 보냈음이 읽혀진다. 그런데 그 시간쯤 후진적 재난을 겪은 서울의 시민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을까.

2022-11-21 16:56:25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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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낙수효과는 없다

외국 영화를 보면 종종 파티장에서 샴페인 잔 여러 개를 아래에서 위로 포개어 놓고 맨 위에 있는 잔에 술을 따른다. 맨 위에 있는 잔에 술이 넘치면 아래잔으로 흐르고, 결국 모든 잔에 술이 찬다. 낙수효과는 이처럼 대기업의 수익과 고소득층의 소득이 늘어나면 경제전반의 투자와 소비가 늘어나 저소득층의 소득도 증가하는 효과를 말한다. 금융당국은 지난주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한다고 밝혔다. 현재 15%로 제한돼 있는 은행의 비금융자회사의 출자한도를 100%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은행의 비금융업 진출 범위를 확대해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로 쏠려 있는 운동장의 기울기를 바로잡겠다는 의도다. 보험사의 1사 1라이선스 규제도 완화했다. 지금까지 금융그룹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회사를 각각 1개씩만 소유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소액단기전문회사도 자회사로 둘 수 있게 해 기존 보험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 개선안은 오히려 기존 은행과 기존 보험사의 입지만 강하게 만드는 규제가 될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는 카카오·케이·토스 등 인터넷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000억원에 불과한 반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9조1000억원에 달한다. 보험사도 생명보험의 경우 삼성·교보·한화 등 대형 3사가 47.4%를 점유하고 있고, 손해보험사는 삼성·현대·DB·KB 등 대형 4사가 62.3%를 점유하고 있다. 규제가 완화되면 성장하고 있던 플랫폼, 핀테크 기업들의 입지까지 앗아가 낙수효과의 첫번째 단계에서 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적 불평등 확대의 위험성을 경고해온 노벨경제학 수상자(2001년)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낙수효과를 허상이라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도 낙수효과 같은 신자유주의 정책이 빈곤층을 돕지 못하고 있다"고 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낙수효과는 단 한 번도 작동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낙수효과만을 지향하면 경제적 양극화는 심해지고 사회적으로는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 어떤 것이 소비자에게 파급효과가 있는지, 어떤 것이 소비자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지를 돌아봐야 한다. 소비자를 위한 혁신금융서비스가 어디서부터 시작하는지만 봐도 알 수 있다. 대기업 수익이 늘면 중소기업이 혜택을 보는 시대는 지났다.

2022-11-20 09:10:19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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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동학개미는 왜 금투세를 반대하나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 조세의 기본 원칙이다. 증권거래세보다 금융투자소득세가 보다 합리적이며, 선진화된 과세체계다. 현행 증권거래세는 투자 손실이 나도 예외 없이 세금을 내야 한다. 조세의 기본 원칙에 위배된다. 과거 금융실명제 도입 이전 전산화가 부족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택한 제도에 불과하다. 1963년 처음 도입된 증권거래세는 자본시장 육성 방침에 따라 폐지됐으나, 세수 확보 등의 목적으로 재도입됐다. 시스템 전산화가 미흡하던 시절 인별 거래 손익을 산정하기 어려워 매수 시가 아닌 매도 시에 세금을 부과하던 것이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게다가 대주주인 경우 거래에서 발생하는 이익에 양도소득세도 함께 부과되면서 이중과세 문제도 발생한다. 실제로 미국, 독일, 일본 등은 증권거래세가 없다. 금투세 도입은 증권거래세 인하와 동시에 이뤄진다. 국회예산정책처 '2022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금투세 도입 시 연간 1조5000억원의 세금이 더 걷히는 반면, 증권거래세 인하로 연간 2조300억원의 세수가 감소한다. 결국 투자자들이 내는 세금은 줄어들게 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자에게 금투세가 개인투자자에게 '안전벨트' 역할을 수행한다고 비유했다. 오히려 손익통산, 결손금 이월공제 측면에서 개인투자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 금투세가 도입되면 그해 발생한 손실 금액을 향후 5년간 이월해 소득금액에서 차감할 수 있다.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활용하면 최대 연간 순소득의 400만원까지도 비과세된다. 실제로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이 금투세를 낼 가능성은 낮다. 최근 3년간 주요 5개 증권사에서 5000만원 초과 수익을 거둔 투자자는 전체 투자자의 0.9%(6만7281명)에 불과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금투세 적용 대상에서 빠진다는 지적도 오해다. 외국인은 거주국 과세 원칙에 따라 세금을 내고 있으며, 기관투자자는 법인세로 이미 세금을 내고 있다. 새로운 과세 체계를 도입하기 전 국민들에게 설명이 부족했다. 조세저항은 당연하다. 왜 금투세가 선진화된 과세체계인지, 현행 증권거래세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명확한 정보 전달이 없다. 무의미한 정쟁 대신 명확한 조세 원칙이 필요하다. /박미경기자 mikyung96@metroseoul.co.kr

2022-11-17 13:38:15 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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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핼러윈 데이를 추적했더니 유통가가 보였다

지난 이태원 참사 발생 전 유통업계는 핼러윈 데이를 겨냥해 'MZ세대 신 명절'이라며 수많은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쏟아냈다. 집을 장식할 소품은 물론, 코스프레와 분장 아이템, 사탕 할인전, 클럽 파티, 호텔 패키지 등이 줄지었고 오프라인 유통가는 점포를 정성스럽게 핼러윈 테마로 꾸몄다. 너무 많은 프로모션과 이벤트가 쏟아져 나와, 이를 정리하는 기사도 많았다. 핼러윈 데이에 가까워서는 '호텔업계', '백화점업계' 식으로 아예 업태별로 나눠 이벤트를 정리한 기사까지 나왔다. 개중에는 핼러윈과 어떤 관계도 의미도 찾을 수 없이 뜬금없는 상품 할인전도 핼러윈 이벤트랍시고 슬그머니 껴있었다. 참사가 벌어진 다음날, 유통가는 모든 이벤트를 취소하고 장식을 떼어냈다. 굵직한 연중 행사를 준비한 곳들도 취소했다. 수십개 기업이 이벤트와 장식을 정리하는 일도 장관이라 그런 내용의 기사도 줄줄이 나왔다. 마치 설·추석 명절을 방불케 하는 핼러윈 데이는 언제 우리 일상에 들어왔을까? 핼러윈 데이는 언제부터인가 1년 중 젊은이들이 한껏 노는 '신(新)명절'로 떠올랐다. 한국의 핼러윈 데이 기원을 추적해보면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글 트렌드의 검색어 검색량 추이를 살펴보면 2010년까지 거의 언급되지 않고 미미했던 검색어 '할로윈'은 2011년 갑작스럽게 검색량이 수십배 훌쩍 는다. 2010년과 2011년 사이 차이를 쫓아보니 테마파크와 호텔이 있었다. 2011년 에버랜드는 기존 볼거리 중심이던 핼러윈 축제를 대대적으로 리뉴얼해 관람객이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바꿨다. 롯데월드도 질세라 자유이용권에 핼러윈 소품과 아이스링크 무료 입장권을 무료로 포함한 패키지를 내놨다. 호텔업계는 아예 파티를 열었다.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은 국내 최초 핼러윈 파티를 개최했다. 베스트 드레서 콘테스트부터 즉석 메이크업 부스, DJ라이브 공연 등 콘텐츠롤 가득 채운 파티에 후기는 호평이다. 이번 핼러윈 참사와 유통업계 간 연관 관계를 찾아 억지로 원인이라며 손가락질 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데이 마케팅'의 선후 관계는 무엇일까? 사람들이 '○○데이'를 기념해서 기업이 호응하는 걸까, 아니면 기업들이 몰아가는 억지에 홀로 뒤처질까 사람들이 뛰어들어서 데이 마케팅이 완성되는 걸까.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2-11-15 16:14:27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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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재들이여, 리무진을 타라

지방에 공장을 둔 대기업들은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을 오가는 통근버스를 운영한다. 서울에 거주하는 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한 대표적인 복지 중 하나다. 최근 일부 기업들은 이 통근 버스를 '리무진'으로 교체하고 있다. 1열에 큰 좌석 3열만 있는 우등 버스로다. 고된 근무 속에서 왕복 2시간 '꿀잠'을 잘 수 있는 덕분에 리무진 버스가 배차되는 시간에는 유독 많은 직원들이 몰린다는 후문이다. 기업들이 ESG 경영을 위해 웬만한 차량을 친환경으로 바꾸는 중에서도 통근 버스만큼은 오히려 고급화하는 이유는 그만큼 인재를 끌어모으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직원들을 위한 작은 복지만큼은 줄이지 않겠다는 의지다. 앞으로도 인력 확보를 위한 보이지 않는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여전히 반도체 특별법을 비롯해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정책이 추진되지 않고 있는데다가, 글로벌 기업들까지 국내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인재 쟁탈전에 뛰어들면서다. 특히 반도체 업계 인재 수요는 훨씬 늘게 됐다. 종전까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우선으로 했지만, 이제는 램리서치나 ASML 등 탄탄한 기술력을 보유한 외국 기업들까지 매력적인 조건으로 입사를 유혹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핵심 인력인 박사급 인재들은 예전보다 해외 진출을 더욱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얘기를 들어보면 국내 기업 근무 조건이 나쁘지만은 않다. 성과급 비중이 너무 높아 종잡기 어렵기는 하지만 임금도 적지 않고, 복지 정책도 화려할 정도다. 문제는 분위기다. 익명으로 의견을 주고받는 인터넷 공간이 확대되면서 부정적인 주장이 손쉽게 퍼져나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일희일비함은 물론, 실제와는 다른 이야기가 이슈를 모은다. 최근 경쟁사로 이직을 후회한다는 글이 올라오자 많은 공감을 받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새삼 미국식 해고 방법이 알려졌다. 어느날 갑자기 해고 통보와 함께 내부망 접속을 할 수 없게 되고, 경비원에 의해 쫓겨나 짐도 택배로 돌려받는다는 등 얘기다. 우리나라 기업은 아직 착하다. 오히려 요즘은 복지를 늘리기 안간힘이다. 삼성전자도 이재용 회장까지 나서서 근로 조건을 개선한다니 더 좋아질 밖에 없을 듯 하다. 인사철을 맞아 또 '임포자'가 늘어나는 듯 하다. 임원은 이미 정해져있다나. 그러나 매년 인사 때마다 뜻밖의 결과를 받아보는 입장에서는 한 번 해볼만 도전이 아닌가 싶다. 리무진 버스 말고 리무진 승용차를 타는 것. 대한민국 인재들을 응원한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2-11-15 15:52:25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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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위기 시그널과 방심

역사를 되돌아보면 커다란 금융 위기가 벌어지기 전 분명 시그널이 있다.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지만 지금와서 되짚어보면 금융위기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과 속설이 있었다. 월가는 경기침체 공포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퍼진 가운데 올해 월드시리즈를 앞두고 노심초사했다. 역대 월드시리즈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우승한 해엔 경기침체가 왔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면 경제위기에 대비하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필라델피아와 경기침체의 악연은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우승한 1929년 10월 뉴욕증시가 대폭락하는 '블랙 먼데이' 사태가 벌어졌고, 1930년 세계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넣은 대공황이 미국을 강타했다. 그리고 필리스 창단 이후 첫 우승을 한 1980년, 또 한 번 경기 침체가 찾아왔다. 그해 엔 폴 볼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과격한 금리 인상과 맞물려 경제는 큰 위기에 직면했다. 이어 2008년 두번째 월드시리즈에선 100년 역사의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전 세계 금융위기가 덮치며 한국 증시도 900선까지 추락했다. 필라델피아와 경제위기는 이렇게 3번이나 맞아 떨어졌다. 불행 중 다행인지 필라델피아는 이번 시리즈에선 우승을 놓쳤다. 우리나라의 큰 위기를 되짚어 보면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다. 그해 외환위기는 은행들이 해외에서 빌린 '달러'를 갚지 못해 시작됐다. 지금은 국내 달러 보유액은 부족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또 다른 금융위기 시그널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 지난주 '코인판 리먼 사태'가 터진 것이다. FTX의 부채규모는 66조원으로 가상화폐 업계 사상 최대 파산규모다. 여기에 가파른 금리 인상과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를 계기로 부동산 PF대출의 도미노 부실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안전하다"고 외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곳곳에서 울리는 경고음을 무시하지 않고 국민들의 오판을 없애야 한다. 20여년 전 외환위기 직전에도 정부는 "펀더멘털은 튼튼하다"고 했었다. 또 같은 상황에 직면하지 않으려면, 정부가 객관적인 자료를 밝히고 빠른 조치와 함께 국민들을 안심시켜야 할 때다.

2022-11-14 15:57:41 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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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가상자산 연이은 악재…투자자 보호 위한 '기본법'이 필요

루나 사태가 발발한지 반년도 지나지 않아 해외 가상자산거래소 FTX발 악재가 터졌다. 루나 사태 이후 재발을 막기위해 그동안 금융당국과 국내 거래소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전열을 가다듬기도 전에 전혀 다른 곳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사태의 시발점은 대부분이 외국인데 과연 국내에서 마련한 대책이 국내 시장에 효과가 있을까라는 것이다. 가상자산의 특성상 글로벌 이동이 자유로운 등 특정 국가에 한정되지 않는 탓에 해외 이슈가 국내 시장에 직접 타격을 입히곤 한다. 루나의 설립자 권도형 씨가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국내에서도 크게 주목받았지만, 그의 주요 활동 무대는 해외였다. FTX 역시 국내 이용자가 많지 않았다고 하지만 파산 신청으로 연쇄적인 유동성 위기가 부각되면서 시장 전체에 악재가 옮겨붙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업계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채 국내에만 국한된 규제 방안으로는 루나·FTX 사태를 막는데 효과가 없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러나 사태의 근원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업계의 건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명확한 규제가 없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을 통해 자금세탁에 대한 부분을 억제해 최소한의 규제 틀을 갖췄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와는 거리가 멀다. 아직까지도 국내에서 관리하는 일부 코인에서 유통량 논란이 발생하는 등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 필요성은 해외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CNBC에 쓴 기고문을 통해 "미국 규제 당국이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암호화폐에 대한 명확하고 합리적인 규제를 제공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중앙화된 거래소에 대한 당국의 규제를 통해 소비자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투자자 보호를 보장할 수 있는 기본법이 시급하다. 국내에 국한된 규제일지라도, 국내만으로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커진 산업에 건전성 담보가 하루 빨리 필요하다. 나아가 국내에서 산업의 안정된 틀을 만들수만 있다면 이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선도할 수 있는 초석이 될수도 있다는 뜻이다.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외국인 이용자까지도 흡수해 글로벌 거래소를 길러낼 수 있다면 경제의 한 축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영석기자 ysl@metroseoul.co.kr

2022-11-13 16:03:29 이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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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품격 있는 국회를 바란다

"진영 정치, 팬덤 정치와 결별하는 결단도 필요합니다. 소수의 극단에 끌려다니는 정치는 정당과 국민 사이를 멀어지게 만드는 핵심 원인입니다. 각 정당의 지도자들이 책임 있게 대처해야 합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 7월 28일, 취임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밝힌 입장이다. 여야가 한 치 양보 없이 다투면서, 21대 후반기 국회 출범이 늦어졌던 당시 상황을 우려한 발언이었다. 3개월이 지난 11월에 김진표 의장 발언이 떠오른 것은, 그때보다 지금 상황이 더 나빠졌기 때문이다. 최근 국회 상황을 살펴보면, 여야가 진영과 팬덤만 바라보는 듯하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책 질의 당시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직업적 음모론자'라고 발언한 데 대해 옹호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국무위원으로서 품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판단한다'고 지적했으나 소수에 불과했다. 한동훈 장관은 자신의 발언으로 예결위 정책 질의가 여러 차례 중단된 끝에 자정을 넘겨 다시 열리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당사자인 황 의원은 한 장관에 대한 고소는 물론, 정치적 책임도 물을 것이라며 맞섰다. 민주당은 156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서울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전두환 신군부 만행', '박근혜 정부 세월호 수장설' 등에 빗대 표현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해당 표현에 "그것까지 연결시키는 건 그렇다"고 했다. 그럼에도 지난 8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 당시 해당 발언을 한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공포탄이라도 쏴서 길을 내던지 비상 사이렌을 울리던지 156명 청년들을 살렸어야지 왜 못 살렸는가"라고 했다. 거친 말을 주고받으며 싸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오히려 품격을 지키며, 싸울 때 존경 받지 않을까. 국회의원 윤리 강령 1조 '우리는 국민의 대표자로서 인격과 식견을 함양하고 예절을 지킴으로써 국회의원의 품위를 유지하며, 국민의 의사를 충실히 대변한다'고 했다. 4조 '우리는 국회의 구성원으로서 서로 간에 정치활동상 공정한 여건과 기회균등을 보장하고 충분한 토론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적법절차를 준수함으로써 건전한 정치풍토를 조성하도록 노력한다'고 했다. 여야가 국회의원 윤리 강령을 되새기고 지켰으면 한다.

2022-11-10 13:06:06 최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