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비상 상황이라며 여전히 '내부 총질'하는 여당
국민의힘이 최근 '비상 상황'이라며 최고위원회를 해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당이 직면한 '비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출범한 비대위는 앞으로 새 지도부 구성 준비뿐 아니라 혁신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 중심으로 내부 갈등이 커졌고, 이로 인한 당 지지율 하락 등 '비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혁신위원회 활동을 보장했다.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 일정도 25∼26일 당 연찬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내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에게 거친 말을 계속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당대표를 지냈고 지금도 여전히 (이 전 대표가) 당을 사랑한다고 말씀하시니 지금 하는 말들이 그 기준에 맞는지 한번 돌아보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충고했다. 주 위원장이 내부 갈등에 대해 우려, 이 전 대표에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당과 정부 간 소통 부족으로 정책 혼선이 생겼던 문제를 두고도 주 위원장은 지난 21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앞으로 중요한 정책이 여당 정책위원회와 사전 협의 없이 발표되는 일이 없도록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데 앞으로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주 위원장은 윤 대통령에게 "야당이 인사에 대해 비판하는 지점이 있지 않나. '검찰 출신을 너무 많이 쓴다. 아는 사람들 위주로 쓴다'는 것도 한번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현재 비대위 활동을 평가하면, '비상 상황' 해결에 노력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겠다. 비상 상황 원인이었던 내부 갈등, 당정 소통 부족에 따른 정책 혼선과 윤 대통령 인사 문제 등을 하나씩 풀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이 직면한 '비상 상황'에도 다툼은 끊이지 않는다. 이 전 대표가 여전히 윤 대통령과 윤핵관에 거친 말을 하고, 혁신위 활동에 대한 내부 불만도 있다. 혁신위가 공천 관련 혁신안을 발표하면, 내부 갈등이 다시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물론 정당이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비상 상황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의견이 오가며 충분히 다툴 수 있다. 의견을 모으고, 조율하면서도 다툴 수 있다. 그렇지만 다툼이 잦으면, 국민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지 않을까. '타협'하며 비상 상황을 극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