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기자수첩
기사사진
[기자수첩] OECD 국가 중 유일

'갤럭시 언팩 2022' 취재를 위해 뉴욕행 항공기에 몸을 실었다. 6일 동안의 짧은 출장임에도 오랜만의 출국은 여행의 설렘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걱정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혹여 뉴욕에서 코로나에 거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백신 접종도 완료하고 올초 오미크론에 걸린 이력까지 있지만 재확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바이러스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외국 출장·여행 중 코로나에 걸리면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을 버티는 일도 어려운 일이지만 더 큰 번거로움이 있으니, 바로 한국행 항공기를 탈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는 귀국 시 체류했던 국가에서 PCR을 실시해 얻은 코로나19 음성확인서를 귀국 전 제출해야 하고, 귀국 후 24시간 내에 PCR 검사를 받아 결과가 나오면 큐코드(Q-CODE)에 입력해야 한다. 이중으로 검사를 진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것이다. 결국, 혹시라도 현지에서 확진된다면 그 사이에 항공편 예약 취소는 물론이고 연고가 없는 한국인 여행객은 길어진 체류 일정을 감당하기 위해 숙식 마련과 추가비용까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귀국 후 PCR 검사는 선별진료소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지만, 현지 검사 비용은 일체 본인 부담이다. 실례로 한 지인은 "귀국 전 코로나19 유료로 PCR을 진행하고 음성 결과를 받아 안전하다는 생각으로 귀국했는데, 입국 후 24시간 내 검사에서 양성 증상이 나왔다"며 "오히려 귀국해서 확진됐다는 부분이 다행스러울 정도"라는 안도감을 내비쳤다. 또 이 같은 검사 체계가 완벽한 방역이라고도 할 수 없다는 게 함정이다. 거짓 진술을 하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하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문다고 돼 있지만, 이른바 '가짜 음성확인서'를 받은 사람을 분간할 뚜렷한 방법도 없다. 이미 주요국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승객에 대한 입국 전 코로나 검사 의무를 폐지했다. 입국 전·후 코로나 검사, OECD 38국 중 한국이 유일하다. 물론 "해외로 안 나가면 그만 아니냐"는 비판을 던질 수 있다. 하지만 세계 각국이 '위드 코로나'로 빠른 정상화에 돌입할 때, 국내는 출입국 이중 검사로 국민의 안전은 물론 경제 활성화까지 답보 상태로 두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 볼 때다.

2022-08-15 16:58:53 허정윤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조선업 인력난 외국인 근로자가 답인가…근본 대책 필요

"조선업계 선박 수주는 쏟아지고 있지만 인력난은 구체적인 대책 없이 해결하기 힘들다." 국내 조선업계 인력난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울산 방어진 조선해양 특화단지와 경남 거제에 위치한 조선소 단지, 전남 영암 대불산단에 모인 조선소 협력사 모두 인력난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상반기 실적 기준 글로벌 선박 수주량은 2018년 이후 4년 만에 글로벌 1위 탈환할 정도로 호황기를 맞았다. 하지만 고질적인 인력난으로 위기감은 확산되고 있다. 이에 정부가 꺼내든 카드는 조선 분야 인력난 해소를 위해 관련 특정활동 비자 요건을 대폭 개선해 외국 인력 도입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월 평균 외국인 근로자 도입 규모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약 35%에 불과하다. 외국인력 쿼터를 6000명 확대해 부족한 인력을 채우겠다는 전략이다. 월 1만명씩 연내 입국이 이뤄지면 올 연말 코로나19 이전 95%에 달하는 26만4000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일자리를 채울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방법은 단순 노동 인력을 채우는데 그친다는 것이다. 우리 조선 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조선업계 순련공들의 복귀가 어느때보다 절실하다. 조선업 하청 숙련공들은 2015년 13만3000여명에서 2022년 상반기 5만여명으로 절반이상 감소했다. 30년전 조선업 일반 노동자로 시작해 하청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 모씨는 "조선소를 떠난 인력들이 돌아오지 않아 협력업체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임금이 조선소보다 높은 건설 쪽으로 떠난 숙련공의 마음을 돌리긴 더욱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최근 발생한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 사태만 놓고 보더라고 조선업 하청근로자 임금이 최저임금(9160원)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반면 조선업계에서는 수주 물량이 변하기 때문에 본사 인력을 대거 충원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내놓는다. 결국 조선업계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정리하고 원·하청 상생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원청의 절반도 안되는 임금을 받고 조선업계의 호황으로 임금이 올라갈때까지 기다려줄 노동자는 많지 않다.

2022-08-11 15:47:49 양성운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수입산에 밀려 국내 우유 설 자리 사라지는데 가격 협상이 우선?

원유 가격 제도 개편을 놓고 낙농가와 정부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낙농단체가 우유회사 공장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지난 8일부터 오는 12일까지 매일유업 평택공장(8~10일)과 한국유가공협회(9일), 빙그레 도농공장(11~12일) 앞에서 집회를 전개한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생산비 연동제 폐지와 원유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이 발단이 되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는 마시는 흰 우유와 치즈, 버터 등 유제품을 만들 때 쓰는 가공유의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제도다. 음용유 가격은 1리터당 1100원으로 현 수준을 유지하되, 가공유 가격은 800~900원 수준으로 낮게 적용한다는 게 골자다. 낙농가는 사료값이 10년째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면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며, 원유 가격 협상 촉구를 하고 있다. 유업계는 가격 협상보다 가격 책정 제도 개선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도 개선이 완료되면 농가와 원유 가격 협상에 적극 나선다는 것. 정부가 낙농제도개편을 먼저 처리한 뒤 원유가격 인상을 추진한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만큼 정부 방침을 어기고 원유 가격 협상을 우선 처리할 수도 없다. 유업계는 차등가격제 도입을 찬성하고 있다. 현행 제도가 지속되면 낙농가와 유업계 모두 공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생산비 연동제'는 매년 생산비 증감률과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우유가격을 책정하는 것으로 매년 5% 안팎으로 올랐다. 우유 소비량이 줄어도 농가가 생산한 원유를 구매해야하는 업체 입장에서 매년 오르는 원유 가격은 부담스러운 게 당연하다. 이런 상황에서 2026년 FTA 체결로 미국, 유럽산 치즈와 음용유 관세가 철폐된다. 현재 미국, 유럽 등지에서 들여오는 가공유 수입량도 늘고 있는데, 관세가 없어지면 더 저렴한 수입산(400~500원 수준)으로 소비자들은 눈을 돌릴 게 뻔하다. 국내 우유가 설 자리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실제 2000년 80.4%에 달했던 국내 우유 자급률은 수입산 제품에 밀려 지난해 45.7%로 하락했다. 외국산 유제품 비중은 향후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낙농가는 제도 개편 없이 가격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규탄집회 뿐만 아니라 원유 납품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우유 소비 감소, 대체유와 수입유의 성장세에 밀리고 있는 상황에 국내 낙농가도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코앞의 이익실현이 아닌, 국내 낙농·유가공 산업을 위해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 등 낙농 제도 개선은 필요하다. 정부도 적극 개입해 하루 빨리 원만한 협상을 이끌어내야 한다.

2022-08-10 16:51:23 신원선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버려지는 종이뭉치

64장. 최근 청소를 하다 발견한 실손의료보험 청구 관련 서류다. 이름과 생년월일 등 기본적인 정보부터 개인 의료기록까지 함부로 버릴 수도 없고, 가지고 있자니 짐이고 처치가 곤란해졌다. 돌이켜 보면 많은 장수의 실손보험 청구 관련 서류는 발급 당시부터 골치였다. 서류를 발급 받기 위해 병원에 수 차례 방문해야 했고, 서류 발급에 드는 비용도 크지는 않았지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 뿐만이 아니다. 보험연구원이 보험금 청구 경험이 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보험금 신청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12.6%로 집계됐다. 특히 주된 어려움은 보험금 청구를 위한 제출서류 발급과 가입보험의 보장내용과 보상가능 여부 판단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에 지속해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대한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보험금 신청과정에서 경험하는 어려움을 경감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보험업계는 약 13년 가까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하지만 의료계의 '의료기록 등 환자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을 이유로 지속해서 간소화 절차를 반대해 왔다. 환자가 직접 병원을 찾아 의료기록을 열람해야만 개인정보가 지켜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등이 비급여 항목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는 것을 두고 이를 지속해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냐고 꼬집고 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더 이상 업계와 환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매년 실손보험 청구를 위해 환자들이 보험사에 제출하는 종이 서류는 약 4억장에 달한다. 이를 처리하는 직원들의 업무 피로와 처리 비용만을 따져서는 안 된다. 보험사를 비롯한 금융사 또 그 밖의 국내 주요 기업들은 최근 ESG경영을 위해 페이퍼리스(Paperless)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의 심각성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탄소중립 실천에 나서는 기업들도 많아졌다. 이 가운데 아직도 몇십장에 달하는 서류를 직접 발급 받고, 보험금 청구 이후에는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로 남는다는 건 뒤로 가는 발상일 수밖에 없다. 무엇이 진정 소비자와 환경을 위한 생각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백지연기자 wldus0248@metroseoul.co.kr

2022-08-09 11:28:20 백지연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당원 청원도 어대명?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당원 청원 시스템'이 지난 1일 운영을 시작했으나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가 선보인 청원 시스템은 문자폭탄, 언어폭력 등 극단 팬덤 지지층에 의한 피해가 연이어 나타나자 소통 플랫폼을 구축해 언로를 열어보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민주당 권리당원은 당원 청원 플랫폼에서 당무, 정치현안, 입법 등 분야에서 청원을 할 수 있고, 5만 명 이상의 당원이 동의하거나,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를 누를 시 중앙당은 의무적으로 답변을 해야 한다. 청원 시스템 운영 일주일이 지난 8일,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유일한 청원이 중앙당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해당 청원은 현행 당헌 제80조의 개정을 요구한다. 당헌 제80조에 따르면 당 사무총장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각급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하고 각급윤리심판원에 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 청원인은 사정 정국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소와 동시에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하는 것은 무리하다고 판단했다. 제80조 3항에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중앙당윤리심판원을 거쳐 징계처분을 취소 또는 정지할 수 있도록 했으나 청원인은 윤리위가 아니라 최고위원이 결정해야 하고 최종결정은 당원 투표를 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청원인은 이재명 당 대표 후보를 겨냥해 청원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출마 전부터 사법 리스크가 최대 약점으로 지적받았다. 수사 당국은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불법 유용'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120차례 이상의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경찰은 이달 중순께 관련 수사를 일단락 짓겠다는 입장이다. 전당대회 구도가 이 후보를 두고 나뉜 상태에서 개정에 나서면 특정인을 위해 당이 움직인다는 사당화 논란을 피할 수 없다. 팬덤에 끌려다니는 정치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던 수많은 토론과 회의들이 무위로 돌아갈 수도 있다. 국민의힘도 당규에 기소 시 직무를 정지하는 조항 갖추고 있는데, 민주당이 제 발에 저려서 개정에 나선다면, 도덕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 분명하다. 응답의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는 지도부가 원칙과 명분을 지킬지, 또 다시 팬덤의 요구에 따를지 국민은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2022-08-08 15:16:46 박태홍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남 탓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휴가를 마치고 국정 운영을 위해 다시 복귀한다. 하지만 첫 휴가를 보내는 윤 대통령의 마음은 가볍지 않았을 것이다. 취임 후 50% 중반까지 올랐던 지지율은 81일 만에 20%대로 추락했다. 지지율 하락은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으나 국정 운영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정부·여당의 남 탓, 즉 전임 정부나 야당에 책임을 돌리는 회피적인 모습도 영향을 줬다. 대통령실을 취재하면서 역대 대통령 중 누구도 하지 않던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약식회견)은 매일 대통령을 마주하며 격의 없는 질의응답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 논란이 일었을 당시 "전(前)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 "다른 정권 때하고 한번 비교를 해보라. 사람들의 자질이나 이런 거를"이라고 답하며 논란을 산 바 있다. 또,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지난 4일 YTN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는 한미동맹 복원, 탈원전 폐기, 청와대 개방, 노동·연금 등 각종 개혁 조치 등 추진 기틀을 마련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 여소야대 상황에서 만만치 않다"며 "일부 야당에서는 이런 부분을 악의적 프레임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단 대통령실뿐만이 아니다. 여당에서도 윤석열 정부 지지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가 전임 정부 탓이라는 주장도 나왔고, 지난달 21일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 나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전 정부를 겨냥한 비판에 앞장서며 야당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현재 권력을 쥐고 국정을 책임지는 것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다. 국정 운영에 대한 무한 책임 없이 계속 남 탓만 하는 것은 오히려 사회 갈등을 촉발시키고,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후 100일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국민은 전 정부 탓, 과거와 싸우라고 윤 대통령에게 표를 준 것이 아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경제 위기를 비롯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재유행 등 대한민국을 둘러싸고 있는 대내외 리스크 극복을 위해 이제는 윤석열 정부만의 색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2022-08-07 14:23:41 박정익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ESG 경영, 시장에 자리잡으려면

전 세계를 강타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변곡점을 맞았다. ESG 투자 열풍을 이끌어 온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태도 변화가 대표적이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연례 서한을 통해 기업들에게 사업구조와 관련, 탄소 배출 제로와 양립할 수 있는 계획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ESG 경영 여부를 투자 판단의 핵심 근거로 삼겠다는 의지였다. 또 지난해 화석연료에서 수익의 25% 이상이 발생하는 기업의 주식과 채권을 처분하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 천연가스 등 에너지값이 치솟기 시작했다. 화석연료의 투자 수익성이 오히려 높아진 상황이다. 블랙록은 올해 상반기 투자기업들의 연례주주총회에서 환경 및 사회 이슈 관련 주주제안의 321건 중 71건에 대해서만 지지 의사를 밝혔다. 24%에만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전년 동기(43%)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블랙록은 '2022년 주주제안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에 지나친 기후정책이 오히려 기업의 장기가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각종 ESG펀드에 유입됐던 돈이 빠져나가고, ESG 친화적인 기업들의 주가는 하락을 이어간다. 반면, 에너지 및 방산 기업들의 주가가 치솟았다. ESG 투자 지표가 시험대에 오른 이 시점에 꼭 짚어봐야 할 과제가 생겼다. ESG가 한순간의 유행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주변 환경이 변화한다면 그에 맞춰 ESG의 개념도 발전하고 진화해야 한다. 전쟁이라는 위기 상황을 계기로 지속가능한 투자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 ESG는 무조건 선한 목적을 위해서만 행해지는 게 아니다.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장기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기업들은 '그린워싱(green 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벗어나 전략적인 지속가능 경영을 통해 기업 내재 가치 향상에 힘 쏟아야 한다. 더불어 모호한 ESG 평가방식에 대한 한계도 해결해야 한다. 현재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각국의 의견을 검토해 올해 말 '국제회계기준(IFRS)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의 최종안을 공표할 계획이다. 보여주기식 ESG 경영에서 벗어나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수익성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ESG 경영이 굳건하게 시장에 자리 잡길 바란다. /박미경기자 mikyung96@metroseoul.co.kr

2022-08-04 11:24:19 박미경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월급을 적게 주면 벌어지는 일

지난달 말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친구와 초단기 강릉 여행을 다녀왔다. 원래는 2박3일간 맛집 도장깨기를 할 예정이었는데 1박2일로 일정이 변경됐다. 마지막날 스케줄이 꼬였기 때문이다. 식도락 전문 유튜버가 추천하는 곳에서 저녁 식사로 쫄깃하고 고소한 도다리와 광어회 한 접시를 둘이서 배불리 먹고 야식으로는 뭘 먹을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을 때였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한 친구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알바생이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내일 가게에 못 나가게 됐다고 전날 저녁 8시에 통보해 다급하게 집에 가야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그녀는 코레일톡 애플리케이션으로 당일 밤 강릉에서 서울로 향하는 기차표를 예매하며 미안해 어쩔 줄 몰라 했다. 필자는 아무리 알바라고 해도 그렇지 이렇게 무책임하게 구는 경우가 어딨느냐며 전화해서 한마디 하라고 했다. 친구는 전에 펑크를 낸 알바생이 있어 화를 냈더니 "아, 그럼 관둘게요"하고 문을 박차고 나가 새로운 사람을 구할 때까지 개고생했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녀는 "최저임금을 주면서 책임감을 기대하면 안 되는 거더라고. 요새는 수입이 짭짤한 배달 라이더나 비대면 알바를 선호해서 사람 구하기도 힘들어. 걸핏하면 빵꾸 내는데 뭐 어쩌겠어. 돈을 조금 줘서 그런가 보다 하지"라고 말했다. 필자는 친구의 자기객관화를 통한 멘탈 관리 능력에 혀를 내둘렀다. 바로 이것이 월급을 적게 주는 사장의 바람직한 마인드구나! '준 만큼만 시킨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명제지만 안 지키는 사장이 꽤 많은가 보다. "돈을 많이 주면 지금처럼 아무도 안 한다 하겠냐고", "배달 라이더들이 더 늘어나서 좆소(중소기업을 남자 성기에 빗대 비하하는 말)가 인력 부족 한번 겪어봐야 사람 고마운 줄 알지", "돈 줄 능력 없으면 장사 접어", "원하는 게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내놔" 사회적 거리두기로 매출 상승을 기대했던 자영업 사장들과 중소기업이 인력난에 허덕인다는 소식에 사람들이 보인 반응들이다. '잃어버린 20년'을 통해 저임금이 낮은 생산성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절절히 깨달은 이웃 나라 일본은 역대 최대 폭의 최저임금 인상을 예고했다. 일본 후생노동성 자문기구인 중앙최저임금심의회는 2일 작년 3.1%에 이어 올해 3.3% 인상을 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 7월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지난 4월 대비 0.2%포인트 낮춘 2.3%로 전망했다. 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노조는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생활임금 노동자증언대회를 열고 물가 인상으로 서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졌다며 서울형 생활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동행 특별시'를 표방하는 서울시가 올해 생활임금을 얼마나 올릴지 궁금할 따름이다. 참고로 작년 서울시는 생활임금 시급을 고작 64원 인상했다.

2022-08-03 15:49:42 김현정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반도체 경쟁력은 돈

[기자수첩] 반도체 경쟁력은 돈 반도체는 양산까지 길고 힘든 과정을 거친다.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라인을 가동하기 시작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수율을 높이며 마무리 단계에서는 고객사 테스트를 진행하게 된다. 그렇다고 양산이 기술적으로 대단한 이벤트는 아니다. 장비도 그대로, 운영 방식이나 생산량도 양산 전이나 직후가 크게 다르지 않다. 그저 책임자의 양산 승인, 그리고 완성품이 본격적으로 고객사에 공급된다는 것만 다르다. 양산 중인 공정도 새로운 라인에 적용하려면 비슷한 과정을 거쳐야한다. 그러면 양산이 뭐길래 중요하게 다뤄지는 걸까. 정답은 돈이다. 양산은 기술적인 완성이 아니라 팔 곳을 찾아 적정한 수율을 확보했다는 얘기다. 수율을 더 높여 수익성을 제고하는 것은 그 다음 일이다. 마이크론의 세계최초 232단 낸드플래시 양산 발표가 기술적인 역전을 뜻하지 않는 이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으로 마이크론을 이미 한참 앞서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마이크론은 EUV조차 적용하지 못한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진짜 무서운 것은 돈이다. 마이크론이 그리 높지 않은 수율에도 양산을 단행한 것은 누군가 비싸게 제품을 사겠다고 나섰거나 어디선가 손해를 만회할만한 돈을 받았다는 의미다. 마이크론이 1a D램과 172단 낸드 양산을 먼저 발표한 게 2020년, 미국이 반도체 굴기를 시작했을 때다. 그래서 중국 반도체가 위협적이다. 중국 반도체는 기술적인 한계는 물론이고 미국 무역 제재로 장비조차 없어 수율이 형편 없는 상태로 확인되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이미 현지 생산 메모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7나노 파운드리 양산 의혹까지 받는다. 중국 정부가 돈을 쏟아 부으니 가능한 일이다. 삼성전자가 3나노 GAA 공정 양산을 시작했지만 아직 공급처가 어딘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굵직한 대형사 제품을 만드는 건 아닐 가능성이 커보인다. 세계 최초 시도이다 보니 보수적인 팹리스 업계가 덜컥 맡기기는 쉽지 않았을 테다. 상반기 양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삼성전자가 얼마나 뛰어다녔을지 짐작할만하다. 미국이었으면 어땠을까. 벌써 대형 팹리스가 수주해 마케팅에 적용하며 '윈윈' 했을 것 같다. 중국이었으면 지원금으로 일단 양산하고 진짜 '초격차'인 2세대 GAA에 투자를 더 할 수 있었겠다. 한국은? 이제 만들기를 기대해본다.

2022-08-02 08:25:40 김재웅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고물가 시대가 부른 탄소중립 활동

6.0%에 달하는 물가상승률에 유통가가 연일 할인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식자재를 주요 상품으로 다루고 가격 경쟁력을 중요시하는 마트업계와 온라인 장보기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이맘때 보복 소비 열풍이 불어닥치면서 쏟아졌던 희귀·상등품 과일과 고가의 양주는 쏙 들어갔다. 가격 경쟁력이 어느 때보다도 치열해지면서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운 PB 브랜드들이 쑥 성장했고 각 기업은 아예 물가 모니터링 팀까지 꾸렸다. 이때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할인전을 펼치는 데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이 활발하게 일어나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더 저렴하게' 구입하고 판매하려는 소비자들과 기업이 마주하면서 못난이 과일, 리퍼·이월상품, 중고거래 등이 활발해졌다. 과거 못난이 과일은 생산지에서 가공식품의 재료로 직행했지만 지금은 없어서 못 파는 상품이 됐다. '상생 과일' 시리즈로 못난이 과일을 정식 상품으로 내놓은 롯데마트는 해당 시리즈의 매출이 크게 올랐다. 이번 해 1월부터 7월까지 누계 매출이 전년 동기의 180%를 넘었다. 일반 상품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단지 모양이나 크기가 납품 기준에 못 미쳐 폐기 되거나 공장으로 갔던 못난이 과일들이 마트에서 불티나게 팔리자 농가에도 이득이 됐다. 리퍼·이월상품도 카테고리가 확대됐다. 주로 리퍼·이월상품은 전자제품이나 의류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공식품 영역까지 넓어졌고 큰 인기를 끌게 됐다. 티몬이 운영 중인 리퍼·이월상품 전문 기획관인 '알뜰쇼핑'은 리뉴얼을 단행한 5월 매출이 전월 대비 279% 상승했다. 식품의 경우 307%까지 매출이 치솟았다. 중고거래 문화가 정착하며 최근 인근 주민들과 함께 물건을 구입하는 '같이사요' 서비스를 론칭한 당근마켓은 "동네생활 게시판에 1인 가구나 육아 가정에서 함께 대량으로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해 소분할 사람을 찾거나, 배달비나 최소주문금액이 부담되어 음식이나 택배를 같이 주문할 사람을 구하는 등의 글이 꾸준히 올라오면서 이를 좀 더 효과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해당 서비스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탄소중립 활동은 다양한 것들이 있다. 그 중에는 '쇼핑'도 있다.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거나, 일회용품 이용을 대체할 수 있는 상품 등을 구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쇼핑을 통한 탄소중립 활동은 다양한 이유로 쉽게 정착되지 못했다. 못난이 과일의 인기와 리퍼·이월상품의 재조명, 활발해진 중고거래 문화는 고물가 현상 속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마음에서 나온 씁쓸한 모습이지만, 정착된다면 여느 활동보다도 더욱 소비자의 탄소중립 실천 활동의 하나가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22-08-01 15:18:08 김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