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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유니콘팜,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의 마중물이 되길

'유니콘팜'은 미국 실리콘밸리 같은 스타트업 선순환 생태계가 자리 잡도록 국회의원들이 직접 나선 연구모임이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의원으로 지난 2020년 설립했으나, 올해부터는 여야가 초당적으로 스타트업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유니콘팜의 스타트업 입장에서 문제를 한번 바라보자는 설립 취지처럼 균형 잡힌 입법 노력으로 생태계 구축에 마중물이 되길 바라는 바다. 스타트업 활성화가 대한민국 경제에 필요한 것은 명확하다. 수많은 스타트업이 다양한 분야에서 업력을 쌓으면서 경쟁을 촉진하고 성장의 원동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취약한 대한민국 산업 체질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스타트업의 리더들은 과감한 결단을 통해 회사를 일으켜 세우고 일자리를 창출한다. 중소기업벤처부가 밝힌 올해 벤처·스타트업은 3만4362곳으로, 고용인원은 총 76만1082명이다. 이들이 성장을 거듭할 수 있도록 입법부에서 입법 활동을 한다면, 1% 경제성장률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 경제에 활력소가 될 수 있다. 혹자는 두나무, 비바리퍼블리카, 위메프 등 성장 신화를 쓴 대한민국 유니콘 기업들을 보면서 스타트업 생태계 선순환 구조가 잘 구축됐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글로벌 긴축 기조로 돈줄이 말라버리자 스타트업은 구조조정, 사업 중단 등을 겪으며 불안 신호를 보내고 있다. 유니콘팜은 지난 19일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와 함께 '공정위 M&A 심사기준 강화가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최근 공정위가 플랫폼 사업자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방지하기 위해 플랫폼 대기업의 기업결합 시 적용하던 간이심사를 일반심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것에 따라 열린 토론회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스타트업의 투자금 회수 수단으로서의 기업결합(M&A)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건이 까다로운 IPO(기업공개)보다 신속하게 자금을 회수해 재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업결합에 규제를 강화하는 것을 재고해봐야 한다고 했다. 물론, 공정위는 기업의 행위가 소비자의 후생을 저해하지 않는지 들여다 봐야한다. 다만, 정치권에서 먹히는 '문어발식 사업확장 방지'란 명분으로 설득하기 보다, 플랫폼 기업과 스타트업의 결합이 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객관적 자료를 갖고 설득해야 규제 강화에 명분이 생길 것이다.

2022-12-22 14:51:49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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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민을 위한 협치는 언제쯤

윤석열 정부의 내년도 첫 예산안을 놓고 국회의 시간은 공전하고 있다. 올해의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로 인해 국민은 물론 기업들도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그리고 글로벌 경기 하향이 전망되는 가운데 내년도 우리 경제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그야말로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전념해야 할 시기다. 그러나 여야는 2014년 국회 선진화법이 도입된 이후 예산안 처리 법정기한인 12월 2일을 넘겼고, 정기국회 내 처리도 하지 못했다. 여야는 대치는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으로 국회 선진화법 도입 이후 최장 지각을 연일 갱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회 선진화법 도입 이전인 12월 31일에 예산안이 처리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여야는 막판 쟁점인 법인세 최고세율과 행정안전부 경찰국·법무부 인사관리정보단 예산을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 15일 내놓은 중재안을 더불어민주당이 받아들이면서 예산안 처리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됐다. 김 의장의 중재안은 법인세 최고세율(25%)를 정부안인 22%가 아닌 24%로 1%포인트 낮추고, 행안부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관리정보단 예산은 민주당 주장대로 삭감하되 예비비에서 쓸 수 있게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김 의장 중재안을 사실상 거부하며 여야의 예산안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민주당이 김 의장 중재안을 받아들이면서 공은 국민의힘에 넘어간 상황이지만, 야당을 설득할 국민의힘의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 이와 더불어 여야는 원내대표 간 공개협상도 하지 않은 채 예산안 처리 지연 책임을 상대에게 돌린다. 여야 모두 민생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민생을 위한 여야 협치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야당이 국회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하더라고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한 정부여당의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결국 피해를 입는 것은 국민이다. 여야는 예산안 협상이 불발된 이후 "정치하는 사람들이 최소한 양심이 있어야 한다. 경제를 살리고, 취약계층을 도우려는 수레바퀴를 국회가 붙잡고, 넘어지고, 못 굴러가게 하는 것"이라고 밝힌 김 의장의 비판을 새겨듣길 바란다.

2022-12-21 12:39:58 박정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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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메리츠 회장님은 왜 지분율을 낮췄나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자기 지분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파격적인 의사결정을 단행했다. 메리츠금융지주가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 두 자회사 지분을 100%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한다. 이에 따라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은 내년 초 상장 폐지될 예정이다. 최대 주주 지분율이 낮아지는 이번 결정은 국내 재계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쪼개기 상장'의 반대 사례로, 조정호 회장의 지분율은 75%대에서 47%대로 낮아지게 된다.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몇 년간 쏟아지는 자회사 상장 이슈에 곤욕을 치렀다.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이 대표적이다. 핵심 사업 부문이 이탈하면서 '모회사 디스카운트'가 발생해 LG화학의 기존 주주들만 피해를 입었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도 마찬가지다. 주주가치 훼손이라는 점에서 국내 자본시장의 투자 매력을 낮추는 등 증시 흐름에 역행한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 해외 주요국들은 이른바 '쪼개기 상장'이 모회사 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이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은 이번 결정 이유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 및 효율적인 자본 재분배를 강조했다. 금융시장과 미래 투자 불확실성에 대응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겠다며 계열사를 금융지주 한곳으로 모았다. 또 그동안 계열사들이 각각 나누어져 있어서 의사결정이 빨리 이뤄질 수 없었는데, 화재와 증권의 자회사 편입으로 이러한 비효율성이 사라진다는 설명이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자회사 편입을 발표하는 IR 자리에서 "2023 회계연도부터 통합될 메리츠금융지주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 소각을 포함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을 원칙으로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3년간 주주 환원율 평균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도 이번 결정을 호재로 받아들이며,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로 화답했다. 발표 직후인 11월 22일 메리츠 3사는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다음날에도 메리츠금융지주는 상한가로 마감했고,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은 각각 최고 18.53%, 12.27%까지 올랐다. 더 이상 자회사를 상장시켜 현금 인출기 삼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조 회장의 통 큰 결정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큰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박미경기자 mikyung96@metroseoul.co.kr

2022-12-20 14:47:46 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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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정책과 타이밍

'일찍 일어나는 새가 피곤하다'. 부지런한 사람이 먼저 이득을 보고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라는 격언을 비꼬는 말이다. 아무리 일찍 일어나도 이득이 없는 곳에서 기회만 찾는다면 그 노력에 비해 얻는 것이 없고, 몸만 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기자로서 가장 큰 변화는 장관 회의 시간이 앞당겨졌다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우리나라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현상이 심화되며 경제상황은 악화했다. 물가를 잡기위해 금리는 인상해야 했지만, 국민들의 이자부담은 낮춰야 했다. 아침마다 벌겋게 충혈된 눈을 보는 것보다 안타까운 점은 현실성 없는 정책이었다. 지난 9월부터 시작한 안심전환대출은 지난 9일 기준 8조2538억원 지원해 공급목표인 25조원의 33%에 불과하다. 안심전환대출은 고금리·변동금리 주담대를 연 3.8~4.0%(저소득 청년은 연 3.7~3.9%)의 장기·고정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정책금융 상품이다. 당초 주택 가격 4억원 이하에서 시작했지만, 현실 주택가격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6억원으로 상향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고금리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대환해주는 프로그램도 이달까지 신청된 건수가 총 1만5839건으로 5327억원에 불과하다. 계획된 목표금액 8조5000억원의 6.3%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경우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2금융권 또는 대부업체에서 개인대출을 받아 사업자금에 보탠 부분이 많았는데, 개인대출은 대상에서 일괄적으로 제외한 영향이다. 새출발기금도 그렇다. 코로나피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원금감면, 이자감면, 상환기간 연장 등의 채무조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신청은 총 지원규모(30조원)의 5.8%에 불과하다. 부실차주(연체 3개월 이상)와 부실우려차주(연체 3개월 미만)의 지원 격차가 크고, 대부업의 채무조정이 되지 않아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채무조정을 신청한 경우가 많아서다. 자영업자·소상공인과 소통해 개인사업자 대출보다 신용대출인 가계대출 이용이 늘고 있다는 점을 알았더라면, 이들이 1금융권에서 밀려나 저축은행 등 2금융권, 대부업 등으로 대출을 받으러 다닌 것을 알았더라면 이런 정책이 나왔을까. 열심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성과 효율의 문제다. 정부가 봐야할 방향은 국민이다. 국민과 소통을 통해 일을 해결할 때 우선순위를 알게 되고 해야 할 일과 할 필요가 없는 일들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속도가 더딜 뿐 꾸준히 지원을 하고 있다는 말로 변명하진 말자. 경제 위기 정책은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

2022-12-19 15:48:01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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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시 마을공동체 지원 조례 폐지, 누굴 위한 것인가?

서울 은평구에는 발달장애아를 둔 엄마들의 모임 '노팅힐스'가 있다. 복지관에서 만난 엄마들은 서로 고민을 나누다가 노팅힐스라는 모임을 꾸렸다. 마음 충전을 위해 악기를 연주하고 그림을 그리던 엄마들은 뜻을 모아 장애 인식 개선 캠페인을 벌였다. 서울시의 마을 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통해 노팅힐스 구성원들은 개인의 역량을 강화, 지역에 각자의 재능을 나눴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작은 유리창이 깨진 것처럼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훗날 큰 범죄로 이어진다는 범죄심리학 이론)을 깨뜨린 사례도 있다. 쓰레기 무단 투기 지역에 사람들이 쓰레기를 못 버리게 할 방법을 골몰하던 주민들은 이곳에 꽃밭을 조성했다. 마을 사람들은 단순히 화단을 한번 만드는 데서 끝내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이곳에 꽃을 가꿨다. 동네 골칫덩어리였던 쓰레기 무단 투기 지역은 주민들이 즐겨 찾는 자투리 녹지 공간으로 변신했다. 올바른 반려 문화 확산에 힘쓴 댕댕이팀도 있다. 이들은 다른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견주들에게 산책 에티켓을 전파하고 배변 봉투를 나눠주는 등 성숙한 반려 문화 정착에 이바지했다. 위 사례 모두 서울시 마을공동체 사업의 지원을 받은 주민 모임들이 낸 성과들이다. 마을공동체 활동의 지원 근거가 되는 '서울시마을공동체조례'는 주민자치 실현과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 주민 주도의 마을 공동체 만들기를 활성화하고 이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기 위해 지난 2012년 제정됐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 과정에서 특정 단체에 혜택이 집중된다는 이유로 '서울시 마을공동체 활성화 지원조례 폐지조례안'을 통과시켜 입법 예고했다. 시의회가 올 10월 해당 조례안을 공고하고 주민 목소리를 수렴한 결과 나흘 만에 1100건이 넘는 의견이 쏟아졌다. 지난 10월 27일부터 10월 31일까지 총 1145건의 의견이 접수됐는데 단 한 개도 빠짐없이 전체가 다 '서울시 마을공동체 활성화 지원조례 폐지조례안'에 반대한다는 내용이었다. 남선진씨는 "부산에서 서울로 삶 터를 옮기며 겪었던 많은 어려움(돌봄, 육아 등)들이 마을공동체로 만난 사람들과 사업 덕분에 해결되고 큰 도움을 받았다"면서 "그 어떤 정책보다 서울시민으로 인정받고 돌봄받는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정책이었다"며 마을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 폐지에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이은해씨는 "그전까지는 살면서 정책적 효능감을 느껴보지 못했다가 인지하고 경험하게 된 것이 서울시의 마을공동체 정책"이라면서 "지역에 필요한 일을 직접 제안하고 만드는 과정을 통해 단순히 잠만 자는 곳이었던 주거지가 활동 토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됐다"며 조례 폐지 반대를 호소했다.

2022-12-18 14:37:08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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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혁신과 광기

최근 한 유명 해외 테크 유튜버가 일반인들은 '단차'를 신경쓰지 않는다며 테슬라를 호평한 '소신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암호 화폐는 '도박'이라고 표현하거나 유튜브나 틱톡이 공존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도 있었지만, 테슬라와 관련한 부분이 특히 널리 퍼졌다. 솔직히 씁쓸했다. 단차는 대량 생산 체제로 만들어지는 자동차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부품을 얼마나 정밀하게 설계하고 만들어 조립하냐에 따라 정도가 결정된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샌다고, 단차도 해결하지 못한 공장이 안전과 직결된 내부 부품을 얼마나 제대로 만들었을까. 실제로 테슬라는 많은 사람들을 불필요하게 죽였다. 충돌 테스트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을지 몰라도, 배터리 화재나 자율주행 오작동 등 다양한 사고를 만들어냈다. 그 숫자가 많고 적음을 떠나서, 정상적인 자동차였다는 일어나서는 안될 사고였다는 게 문제 핵심이다. 자동차 업계는 요즘 속속 자율주행 개발을 포기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 자율주행 기술 수준이 테슬라를 훌쩍 넘어섰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천문학적인 '매몰 비용'을 감수하는 이유는 절대로 오작동하지 않는 완벽한 자율주행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안전을 중시하는 볼보는 아예 일찌감치 자율주행이 없다고 선을 긋고 보조 장치임을 강조하고 있다. 전기차 시대를 앞당겼다는 공로도 이제는 '광기'로 보는 게 맞다 싶다. 배터리 특성상 화재 가능성이 높고 끄기도 어려워서 전기차가 '움직이는 화장시설'이라는 말도 있었는데, 그렇다할 안전 검증 없이 무턱대고 팔기 시작해서다. 당시 여러 완성차 업계도 전기차를 한창 개발 중이었다. 성능은 나쁘지 않았는데 안전 우려 때문에 출시를 하지 않았을 뿐이다. 전기차 개발자가 화재로 사망했다는 사내 공지를 보며 슬프면서도 회사에 감사했다는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 이야기와 표정은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다. 전기차 뿐이랴. 스페이스X도 따지고 보면 나사 사업 일부를 민영화한 것 뿐. 화성에 간다고 얼마나 많은 민간인들을 저승에 보낼지 걱정이 된다. 물론 지구에 사람이 너무 많아 문제라고는 하는데, 굳이 이렇게 죽일 필요가 있을까. 무엇보다 앞으로도 혁신을 가장해 살인과 기만을 정당화할 사람이 늘어날 것 같아 두렵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2-12-15 16:33:40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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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법정최고금리와 취약차주

시중은행 등 금융사들이 대출장벽 쌓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저신용자들은 '사채'로 불리는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리스크 관리 일환으로 불가피한 결정이란 입장이다. 카드업계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도 고신용 차주 잡기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서민들의 급전창구'라는 별명이 무색하다며 질타한다. 이는 엄밀히 따지면 자의가 아닌 타의에 가깝다. 2금융권이 중저신용 차주들에게 대출을 내주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서다. 올해 상반기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이 높아진 탓이다. 카드사와 저축은행은 그나마 형편이 낫다. 대부업계에서는 곡소리가 들려온다. 문을 닫고 영업을 중단한 곳도 있다. 2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마케팅 비용과 유지비 등을 제외하면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주기가 어렵다고 판단한다. 현대식 금융업은 유대인들로부터 탄생했다. 중세 유럽 사회에서 유대인들의 대부업은 지금의 1금융 격이었다. 후발주자인 기독교 중상층들의 대출은 불법 사금융에 가까운 형태를 보였다. 유대인들이 대부업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금융에 관한 명확한 지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엄격한 규율 아래 대출업을 영위했다. 유대인들의 율법서인 탈무드에서는 과도한 이자를 받는 것을 '사람을 죽이는 일'로 판단했으며 법률 지도자인 랍비 또한 대금업에 적절한 수준의 이자를 부과하도록 규정했다. 적재적소의 판단을 내리는 지휘자 덕에 유대인이 꾸린 대부업은 현대 금융의 근간이 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금융 제도는 취약 계층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날의 금융제도는 취약차주를 외면하고 있다. 조달비용이 상승했음에도 법정최고금리(연 20%)를 내리는 것을 능사로 판단한다. 불법사금융광고에 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결국 해답은 최고금리 한도를 늘려 저신용 차주들이 합법적 울타리 안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고금리를 인하한 지난해 제도권 대출에서 밀려나 불법사금융으로 흘러간 취약차주는 대략 4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런데도 2002년 대부업법 제정 이후 최고금리 인상 카드는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시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이자 상한선을 내리는 것을 만병통치약으로 판단해서다. 그러나 이제는 높은 금리를 감당하고 있는 취약차주와 진짜 동행을 고민해 보는 것이 어떨까.

2022-12-14 10:37:40 김정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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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평등하지 않은 불황을 함께 겪어내는 우리

유래없는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시대를 맞아 우리 사회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3고 사태를 맞은 우리 사회에 불황은 평등하지 않다. 유통업계는 여느 사업보다도 트렌드에 민감하다. 해외에서 어떤 물건이 각광 받으면 2주일 지나기 전 공식 수입 소식이 들린다. 비가 조금 덜 와서, 아니면 많이 와서 이상기후구나 싶으면 곧 폭등한 야채값을 볼 수 있다. 지난해 해외여행 길이 막히자 사람들의 답답한 마음과 분노는 명품 브랜드에서의 분풀이 '보복소비'로 나타났다. 소비 트랜드와 기후환경, 경기 전반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모두 나타나는 게 유통업계다. 요즘 유통업계는 뚜렷하게 양분됐다. 가성비와 초호화 프리미엄으로 나뉘었다. 올해 설 선물세트 트랜드는 '가성비'로 풀이하지만 지난해 설 선물세트 트랜드는 '프리미엄'이었다. 천만원대를 호가하는 초호화 양주세트가 품절되고 몇백만원에 달하는 선물세트들이 쏟아졌다. 장삼이사들도 명절을 맞아 모처럼 기분을 냈다. 50만원을 넘진 못해도 10만원은 넘는, 예쁜 포장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한 선물세트 매출이 호조를 보였다. 지금은 아니다. 대형마트 등에서는 실속형 선물세트가 전체의 절반 이상까지 늘어났다. '역대 최저가'가 키워드인 상품이 쏟아졌다. 3만원대를 넘지 않는 선물세트 예약이 빗발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백화점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의 선물세트를 찾는 이들이 늘 것으로 보인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수십수백만원대 선물세트를 내놨다. 불황은 이렇듯 평등하지 않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하위 소득 20%에 해당하는 1분위 가구는 월 평균소득이 1.0% 줄었지만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 가구는 도리어 3.7% 올랐다. 1분위 가구의 필수생계비 비중은 80%에 육박했는데, 보건 지출 비용까지 더하면 지출 비용이 97.1%까지 올랐다. 단순 계산으로 1분위 가구는 5분위 가구보다 2배 이상 더 비싼 라면을 먹고 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연말'이라는 말이 여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명절 선물세트를 주고 받는 이들과 이들로 불황 무서운 줄 모르고 상승하는 매출을 맛 본 유통기업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한 작은 손길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 손에서 떠나면 기억에서도 사라질 작은 돈이나마 이웃을 위해 내보면 어떨까.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2-12-12 15:14:01 김서현 기자
[기자수첩] 부동산 경착륙과 규제 완화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계속된 금리 인상과 거래절벽 현상으로 집값 하락폭은 점점 커지고 있다. 매수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아파트 매매량은 줄어 들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0월 주택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주택거래량은 3만2173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57.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의 주택거래량은 총 1만2102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62.6% 감소했고, 서울 지역은 58.2% 급감했다.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 누적 거래량은 44만9967건으로, 지난해 89만4238건보다 49.7% 줄었다. 수도권은 1년 전보다 누적 거래량이 58.5% 감소했고, 지방은 41.5% 줄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동향'을 보면 지난 5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59% 하락했다. 하락폭은 전주(-0.56%)보다 0.03%포인트 확대됐다. 지난 5월 9일 하락(-0.01%) 한 뒤 31주째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절벽 현상으로 전세시장도 얼어 붙고 있다. 집값 하락이 이어지면서 전세가격이 집값과 비슷하거나 넘어서는 '깡통 전세', '역전세' 등이 심화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 2019년 3월 이후 3년 8개월 만에 60선으로 떨어졌다. 연 2~3%대였던 전세자금대출금리가 연 7%까지 치솟으면서 이자 부담이 커진 세입자는 물론 집주인까지 월세를 더 선호하면서 올해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이 처음으로 평균 40%를 돌파했다.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을 막기 위한 정부의 거래 시장 정상화 의지는 상당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규제 지역 해제와 대출 규제 완화,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정상화 등의 완화적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얼어 붙은 매수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고금리와 집값 하락,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단으로 인해 내년 상반기 중 건설업체 부도가 급증하고, 하반기부터 제2금융권 부실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해 전보다 더 과감한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최근 분양가상한제, 초과이익환수제와 함께 재건축 3대 규제로 불린 재건축 안전진단을 완화한 것 처럼 허들로 작동하고 있는 규제를 걷어내 부동산시장 연착륙을 유도해야 할 시점이다.

2022-12-12 14:47:01 김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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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관치금융'의 부활

책무를 내세운 '관치금융'이 부활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리 조정 개입부터 금융사 수장의 인사까지 무리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유력한 차기 회장으로 지목됐던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이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참석 후 돌연 사퇴를 선언해 외압설이 불거졌다. 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에는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원회 특별고문을 지낸 이석준(63) 전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이 유력하다. 또 차기 기업은행장 후보로는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이찬우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이 거론된다. 정 전 원장은 행시 28회에 합격해 옛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금감원장 등을 거친 '정통 금융 관료'다. 이 전 수석부원장도 행시 31회 출신으로 기재부 경제정책국장 등을 거쳐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거친 금융 전문가다. 이에 금융권 노조 전반으로 관료 출신이 관행처럼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것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금융 수장 선임에 대한 자격에 대해 당국이 조언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문제는 현 정권과 가까운 인사들이 금융지주의 수장 후보로 오르내린다는 점이다. 여기에 당국은 시장 금리에도 '보이는 손'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금융당국 수장은 지난달 "금융권의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은 금융시장 안정에 혼란을 일으키므로 경쟁을 자제해 달라"고 했다. 시중은행의 5%대 정기 예금이 단 하루만에 자취를 감추는 '효과'가 나타났고 상호금융으로 자금이 쏠렸다. '관치금융'의 부작용은 실제 터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터기 에르도안 대통령이 밀어붙인 금리인하 정책이다. 그는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며 금리인하를 지시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2021년 9월부터 4개월 연속 금리를 인하했다. 당시 19% 수준이던 기준금리는 14% 이하로 떨어졌다. 그러나 터키의 물가 상승률은 9월 당시 19.6%에서 12월에는 36.1%까지 치솟았다. 단편적이긴 하지만 터키정부의 시장개입 실폐 사례는 관치금융이 다시 부활하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금리는 시장의 흐름을 알려주는 지표다. 당국의 개입이 이어진다면 시장 지표의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22-12-11 17:02:34 구남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