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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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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빚을 빚으로 갚는 한전

한국전력공사(한전)가 빚을 빚으로 갚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주요 전력 생산원인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의 폭등으로 이미 전력거래가격이 판매단가보다 높아져 전기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 한전은 자금을 추가로 조달하지 않으면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갚을 수 없어 채무불이행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한전이 채무불이행에 빠지면 전력거래자격을 상실해 협력업체 대금 지급 불가, 전력시장 마비 등 전력 생태계 붕괴를 몰고 올 수 있다. 이에 한전은 국회에 한전법을 개정해 회사채 발행 한도를 현행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2배로 제한한 것을 8배로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누적 회사채 발행액이 2023년에 110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현행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이 어림잡아 15조원 정도이니 8배(약 120조원)까지 한도를 늘려야 대응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정치권도 한전의 요구에 응하는 모습이다. 경기침체로 민생고가 깊어지는 가운데 전기 요금 대폭 인상 카드를 꺼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회사채 발행 한도를 5배로, 김정호 민주당 의원은 8배로 확대하는 한전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그렇다면 한전의 '넥스트 스텝'은 무엇인가? 유연탄과 천연가스의 가격이 '착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인가. 한전은 향후 5년간 자산 매각, 비용 절감, 투자 조정, 자본 확충 등을 통해 약 14조원의 재무 구조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일영 민주당 의원은 한전이 수도권 및 제주 등에 위치한 부동산 자산을 1700억원 이상 가량의 큰 손해를 보면서 팔 예정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역시 정치다. 문재인 정부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으나 유명무실하게 운영됐고 오히려 20대 대선이 끝나는 올해 4월부터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을 인상하겠다고 했다.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의 실패를 덮으려는 꼼수라며 전기료 인상 백지화를 공약해 정쟁화했다. 전력은 산업을 움직이는 원천이자 국민들의 필수재다. 한전에 회사채 발행 한도를 늘려주는 것은 정치권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선택지로 보이나, 한전의 안정적 경영 방안 확보를 위해 정치권이 좀 더 머리를 맞대야 한다.

2022-09-29 15:28:50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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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점입가경(漸入佳境)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중 불거진 비속어 발언을 두고 정치권을 비롯해 대한민국 전체가 떠들썩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깜짝 초청되며 기조연설을 비롯해 바이든 대통령과 48초간 환담을 나눴다. 윤 대통령은 회의장을 떠나면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OOO이 쪽팔려서 어떡하냐?"는 발언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냐?'라고 발언한 것이 온·오프라인으로 확산되자 대통령실은 MBC의 첫 보도 이후 13시간이 지나서야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라고 해명했고, 국회도 미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를 언급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은 확산됐다. 이후 대통령실 관계자는 순방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XX들이가 야당을 지칭한 것이 아니다"라는 해명으로 엇박자를 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6일 순방 후 첫 용산 출근길 약식회견을 통해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며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 그대로 점입가경이다. 이번 사안은 윤 대통령의 말실수에 대한 사과가 있었다면 지금처럼 순방 성과도 묻힌 채 논란의 중심이 서진 않았을 것이다. 윤 대통령의 발언 이후 지록위마(指鹿爲馬), 적반하장(賊反荷杖) 등 사자성어를 비롯해 '이 XX들이'라고 지칭된 더불어민주당은 미국 닉슨 대통령 당시 워터게이트 사건을 소환하면서 '신뢰'를 강조하고, 대통령실 인적쇄신 요구 및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도 발의했다. 이와 더불어 온라인에서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밈과 패러디 게시물들이 쏟아지고 있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소음 제거 동영상도, 비슷한 음성을 덧입힌 가짜뉴스도 봇물처럼 쏟아진다. 고금리, 고물가를 비롯해 공급망 불안, 북한 문제 등 대한민국이 미래로 향하느냐, 아니면 후퇴하는 기로에 서 있지만, 모든 경제·민생 이슈는 윤 대통령 발언에 묻혔다. 국정 운영에 매진해 대한민국호를 이끌어야 할 윤 대통령과 이를 보좌하는 대통령실, 집권여당은 과연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022-09-28 14:41:49 박정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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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행동주의 펀드, 기업가치 상승 이끌어야

최근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의 거버넌스 개편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들의 주주행동주의가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지난 16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은 BYC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제기한 BYC 이사회 의사록 열람과 등사 허가 신청을 받아들였다. 트러스톤의 신청은 주주 공동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트러스톤은 BYC 대주주 일가 등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특수관계 기업과의 내부러개로 인해 BYC 기업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 중이다. BYC의 내부거래가 상법상 적합한 절차를 거쳤는지 검증하기 위해 이와 관련된 이사회 의사록 열람 및 등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어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는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과 대규모 특수관계인 거래를 끝마치겠다고 밝혔다. 앞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는 지난 3, 8월 두차례에 걸쳐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서 용역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공개주주서한을 보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에스엠이 거버넌스 측면에서 자본시장의 신뢰도가 낮아 주가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수만 프로듀서 개인회사로의 일감 몰아주기로 라이크기획에 영업이익이 과도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행동주의 펀드는 수익을 내기 위해 기업의 경영에 관여한다. 특정 기업의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한 후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 등을 요구하며 기업가치 상승을 이끈다. 시장에서는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 참여를 호재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주가가 오르고, 소액주주를 대신해 주주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으로 보여 우호적인 여론 형성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BYC와 에스엠 모두 기업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에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주의 펀드가 본질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이끄는 것인지,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것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자칫 행동주의 펀드가 지분 경쟁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뒤 매도하는 '먹튀' 우려가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투기 자본의 먹잇감이 되지 않으려면 기업도 거버넌스 개편 등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야 한다. 기업의 경영투명성 개선 노력과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활동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선순환을 이끌길 바란다. /박미경기자 mikyung96@metroseoul.co.kr

2022-09-27 15:37:03 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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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당역 사건 '강 건너 불구경'하는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

"사람들이 '누가 역에서 칼 들고 돌아다녀요. 역무원 나와보세요' 하면 원래는 두 명이 출동해야 하는데 그러면 역의 업무가 스톱돼 혼자 갈 수밖에 없다", "지하철 보안관 중에 특전사 출신도 있는데 그분들도 주취자들한테 맞는 게 일상이다", "열차에 술 먹고 잠든 시민분이 있길래 종착역이라고 깨웠더니 기관사고 뭐고 주먹부터 날리더라" 지난 14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야간 순찰을 하던 역무원이 스토킹 가해자이던 동기 남자 직원이 휘두른 칼에 찔려 사망했다. 같은달 20일 서울시청 앞에서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재발방지 및 안전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원들은 "신당역 살인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악성 민원인들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는 역무원들을 안전하게 보호해달라고 수백번 넘게 요청했는데 공사와 서울시가 우리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더니 결국 이 사달이 났다"고 입을 모았다. 공사 노조원들에 따르면, 지하철에서 연간 250여건의 주취·폭력이 발생한다. 생각보다 그 수가 적길래 이유를 물어봤더니 집계된 것만 이 정도고, 욕설과 성희롱은 비일비재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된 역무원들을 보호하는 도구는 각 역에 2개씩 지급된 신분증형 녹음기가 전부라고. 하루 수만명의 인파가 오고 가는데도 가해자가 자신의 전 일터였던 지하철역을 범행 장소로 선정한 이유는 그만큼 범죄에 취약해서다. 지난해 서울서부경찰서는 성폭력처벌법 위반으로 전주환에 대한 수사를 개시한다고 서울교통공사에 통보했고, 피의자가 근무하던 불광역에서 압수수색을 벌였는데도 공사는 아무것도 몰랐다고 한다. 산하기관을 관리·감독해야 할 서울시도 강 건너 불구경이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6일 스토킹 당하던 역무원이 살해된 일과 관련해 하루 600만명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을 더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겠다며 ▲지하철 역내 순찰시 2인 1조 근무 시스템 의무화 ▲역무원·지하철 보안관에게 사법권 부여 ▲스토킹 가해자 공사 직원 내부망 접속 차단을 약속했다. 이 같은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서울시에 확인해 봤더니 2인 1조 근무는 예산이 없고, 역무원과 지하철 보안관에 사법권을 주는 방안은 법무부와 협의가 안 됐고, 직위 해제된 직원의 내부망 접속 차단은 앞으로 공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신당역 10번출구 추모공간에 한 시민이 남긴 글이 기억에 남는다. "강남역 사건 이후 '조심히 들어가'라는 말에서 지금 우리는 '직장에서도 조심해'라고 말하게 됐다"

2022-09-26 15:34:39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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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애플을 향한 반독점법, 삼성-ARM 인수를 허하라

테슬라는 존재만으로 인류에 기여했다. 느슨해진 자동차 업계에 긴장감을 주면서 전동화를 본격화하고 '넷제로' 사회를 재촉했다. 비록 형편없는 상품성과 함께 당찬 포부마저 허풍에 그치면서 지속 가능성을 고민해야하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모든 완성차사들이 뒤늦게나마 오랜 노하우와 막대한 자본으로 일론 머스크의 약속을 실현하고 있으니 존재감은 여전히 눈부시다하겠다. 원조는 애플이다. 첫 PC를 만들었고, 첫 스마트폰을 만들었다. 인류 문명이 완전히 뛰어오르는 계기를 만들었다. 특히나 아이폰은 상업적으로도 성공하며 전세계를 애플 생태계 안으로 편입시켜 버렸다. 문제는 애플이 수익을 내는데만 관심이 있다는 것. 일찌감치 PC 시장에서도 폐쇄적인 플랫폼에 비싼 가격으로 상업적으로 성공하는데 실패했었지만, 아이폰을 성공시키고 나서는 더욱 노골적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비싼 가격 정책은 물론, 앱스토어 수수료를 30%나 물려 제품 사용료를 이중적으로 물리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돈이 안되는 지역에는 애플스토어도 잘 내주지 않는다. 대부분 제품 생산을 협력사에 맡기는데, 이제는 친환경 기준을 충족하지 않으면 수주하지 않겠다며 ESG 경영도 떠넘길 조짐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를 문명 기여자 목록에서 빼기 어려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을뿐 아니라, 최고 성능 하드웨어를 아낌없이 활용하며 수익성 확보에만 골몰하는 애플을 견제하고 혁신을 이어가는 계기도 만들었다. 최근 몇년간은 혼자서 다양한 신기술로 기술 발전을 이끌었다. 폴더블폰이 대표적이다. 균형이 깨졌다. 갤럭시가 여전히 모바일 혁신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결국 고질적인 단점이 발목을 잡았다.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설계 능력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전자 제품 기본인 성능이 뒤떨어진 것. 최근 모바일 성능이 상향평준화된 덕분에 실제 활용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게 중론이지만, 브랜드 이미지 타격이 커서 장기적으로는 지금 지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진다. 전세계가 삼성전자의 ARM 인수를 응원해야한다는 얘기다. 갤럭시가 ARM 기술을 얻으면 비로소 아이폰과 성능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삼성전자가 투자자에 머무는 컨소시엄으로는 불가능하다. 삼성전자가 아닌 애플의 반독점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2-09-25 10:48:44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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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상기후가 할퀴고 간 자리에는 김치가 없다

최근 멀게 느껴지던 환경오염과 기후위기가 모두의 생활에 절절하게 나타나고 있다. 8월 서울 남부지역 침수 피해에 이어 추석을 앞두고 닥친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바로 그것이다. 어제는 32도, 오늘은 22도인 날씨도 언제부턴가 유난스럽지 않게 느껴진다. 이상기후가 하루하루를 집어삼키면서 밥상도 어느새 마음대로 차리기 어려워졌다. 힌남노가 들이닥친 때, 한 유통사 관계자와 이야기 중 농작물 피해가 주제로 오르자 그는 한숨을 푹푹 쉬었다. "지금 시금치가 폭등하고 뭐 그렇잖아요? 솔직히 6월부터 날씨 때문에 진작 초토화됐어요." 널뛰는 농작물 가격은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사태에 폭등한 비료나 물류 비용 탓도 있지만 사실 이상기후가 더 크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물러 녹고 병충해에 농작물들이 버려지고 간신히 남아 매대로 오른 몇 안 되는 과일과 채소 가격이 크게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지난해 처음 유통산업 취재를 맡았을 때 처음으로 간 출장길은 너무 길었던 장마와 여름 때문에 물러터지며 값이 크게 올랐던 배추 밭이었다. 전라남도 끝 해남에서 간신히 병충해를 피해 살아남은 배추밭은 저멀리 펼쳐진 바다와 푸른 하늘에 어우러져 아름다웠다. 그러나 같은 날, 충청도 일대 등에서는 무른 배추를 모두 뽑아 폐기처분했다는 기사가 또 쏟아졌다. 이상기후를 간신히 피한 해남에서는 푸르른 배추가 속이 꽉 차 자랐는데 직격타를 맞은 곳에선 자라기는 커녕 녹아내렸다. 농촌진흥천에 따르면 9월 수확 작물에는 상추, 케일, 브로콜리 등이 있다. 앞서 힌남노가 닥친 때는 배추와 양배추, 무, 당근, 쪽파를 한창 키우는 시절이다. 연일 금값 된 김치에 대한 기사가 쏟아지는데, 지금 한창 자라는 작물 수확이 시작되는 10월과 11월은 더더욱 처참할 전망이다. 전에는 김치찌개에 김치전과 김치를 반찬으로 먹는다는 이야기가 우스갯소리로 돌았는데 이제는 김치 한 조각을 아끼고 아껴가며 먹어야 할 판이다. 소비자의 탄소중립 실천은 기업이 선택지를 내놓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 최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활발히 추진되며 많은 기업들이 여기에 참여해 빠르게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이상기후를 가장 앞에서 받는 유통업계의 빠른 변화가 필요하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2-09-22 10:44:27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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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론스타가 남긴 정부의 '현혹'

"론스타 측이 한국정부에 청구한 금액이 6조원에 달했지만 4.6%의 배상 책임만 인정돼…95.4% 일부 승소했다…." 이는 지난달 31일 론스타 투자자·국가 간 분쟁(ISDS) 판결 직후 정부가 내놓은 '선방론'이다. 여기에 정부는 판정에 대해 불복하고 취소신청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자신감까지 내비쳤다. 여기서 기자는 멈칫했다. 4%라는 숫자와 '취소신청'을 내세우며 자심감을 보이는 데서 오는 '현혹' 때문이었다. 지난달 31일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가 한국 정부에 "론스타가 청구한 손해배상금의 4.6%인 2억1650만 달러(약 2800억원)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정부는 95% 승소하고 4% 패소했다고 마치 승리한 것처럼 내세웠다. 그러나 사실상 청구금액은 약 3000억원에 달하며 역대 최대 배상규모다. 특히 론스타가 주장한 47억달러인 6조원은 애초에 회사가 부풀린 금액이다. 또 회사 간의 분쟁에 금융당국이 개입했다고 인정했기 때문에 좋지 않은 선례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정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소신청을 하겠다"는 결연한 모습을 보였는데, 사실상 이의제기 신청으로 무효로 돌려진 결정은 1.7%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6월 나온 서강법률논총에서 논문 'ICSID 취소 결정의 최근 동향 및 사례 분석'에 따르면 ICSID의 경우 중재판정 전부가 취소된 사건은 총 6건, 일부 취소된 중재판정은 13건으로 모두 합쳐 19건에 불과한 수준이다. 결국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예고한 론스타 사건 대응이 정부 성과로 이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일 변호사협회도 논평을 내고 "법무부 장관의 표현 처럼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을 최소 3100억원 이상 지출할 처지"라며 "핵심 쟁점에선 실질적 승소 비율이 62% 정도에 그친다는 점에서 청구액의 95.4%가 기각됐다는 숫자에 현혹돼 자위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선 우리 정부에 3000억 배상 책임을 물은 ISDS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론스타 이 외에도 앞으로 우리 정부를 상대로 한 거액의 국제투자분쟁(ISDS)은 6건이나 남아 있다. ISDS는 법률에 의한 재판이 아니지만 강력한 구속력을 지닌다. 10년간의 싸움에서 론스타 관련 판정이 나왔지만 여전히 해결해 할 숙제는 남아 있다.

2022-09-21 15:32:03 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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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배터리 시프트

축구 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의 오랜 고민이 있다. 바로 손흥민 선수 활용법이다. '손흥민 선수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약하게 할 것인가'는 승부와 바로 직결되는 문제처럼 여겨져 왔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포지션 변경하는 전략이 세계무대에서 통하길 바라며 다각도로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고도 알려져 있다. 축구에서는 이러한 전략을 '손흥민 시프트'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한국 산업의 중심은 현재 무엇일까. 손흥민처럼 딱 하나만을 꼽으라고 하긴 힘들지만 적어도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는 현재 우리 산업계에서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는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세계에서도 K-배터리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 가히 '배터리 시프트'라고 할 정도로 주목받고 있는 산업 중 하나다. 현재 K-배터리 업체들은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더욱 발전해가고 있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구체적인 시행령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만으로도 CATL과 BYD 같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에서 지금만큼의 장악력을 못 가지게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마냥 기뻐하기 힘든 상황에 처해있다. 이 자리를 K-배터리가 차지할 거라는 장밋빛 예측이 있지만, 배터리를 구성하는 광물은 북미 지역이나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채굴·가공해 사용한 비율을 내년에 40% 이상으로 맞춰야 한다. 이 비율은 2024년 50%, 2027년에는 80%로 높아진다. 배터리 업체들만의 힘으로 이런 조건을 맞추기는 버거워 보인다. 축구가 그러하듯 산업도 유기적인 협업이 중요한 분야다. 국가 간의 경기에서는 손흥민 선수 한 명이 아무리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빈다 해도 그 한 사람만 믿고 경기를 운용하는 것은 리스크가 분명하다. 결국, 주변의 다른 포지션들이 합이 잘 맞아야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원자재 공급망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빠른 협력을 통해 안정 소재 수급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기구가 필요하다. 민관 협력은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배터리특위'를 구성해 초격차 배터리 개발에 힘을 싣고 IRA 같은 대외적 상황에도 대응할 힘을 갖춰야 하는 시기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2022-09-20 15:30:43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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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용산보다 '국민'을 바라봤으면 한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가 끝났다. 당 안팎에서 추대론을 받았던 주호영 의원이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주 신임 원내대표가 재투표 없이 과반 득표로 선출됐지만, 당 안팎의 반응은 달랐다. 경쟁자인 이용호 의원이 선전하면서다. 그동안 당 안팎에서는 '윤심(尹心, 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원내대표를 결정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이준석 전 대표 징계,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등 과정에 윤심이 '보이지 않는 손'을 펼친 게 아니냐는 말 때문이다. 일부 친윤(親윤석열)계 지지를 받았던 주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되는 것은 어쩌면 예상했던 결과일 수도 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심' 같은 게 어디있냐. 오직 의원들의 본심만 있는 것"이라고 했다. 경쟁자였던 이 의원도 "윤심은 실체가 없다"고 했다. 그렇지만 주 의원은 후보 등록 마지막까지 고민한 끝에 출마하기로 했고, 다시 원내대표가 됐다. 당 내부 문제뿐만 아니다. 정책에 있어도 '용산만 바라본다'는 말도 있었다. 영빈관 신축 논란이 대표적이다. 대통령실이 878억원을 들여 영빈관 신축에 나설 것이라고 하자, 더불어민주당은 '혈세 낭비'라며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힘에서 별다른 입장 없이 침묵할 동안 민주당은 적극적으로 대통령실을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논란이 불거지자 만 하루 만에 영빈관 신축 철회 지시를 했다. 그제야 국민의힘은 민주당 공세에 반박했다. 민주당이 '영빈관 신축은 김건희 여사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하자,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집단적 망상"이라며 반박했다. 윤석열 정부와 국정 운영 책임을 나눈 집권당이기에 정책 성과가 있어야 하지만, 지난 4개월간 국민 앞에 보여준 것은 '내부 갈등' 위주였다. 물론 국민의힘이 감염병·경제위기·자연재해 등 국민 삶과 밀접한 현안에 목소리를 내긴 했다. 단지 '국민 삶'보다 조금 더 '용산'을 집중해서 바라봤을 뿐이다. 이제 새 원내대표가 선출돼 국민의힘 지도부도 새로 꾸려졌다. 윤석열 정부 첫 정기국회도 막이 올랐다. 19일부터 4일간 대정부 질문을 시작으로 국정감사(10월 4∼24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의뿐 아니라 정기국회 기간 중 국민 삶과 밀접한 법안 심사도 한다. 국민의힘이 정기국회에서 '용산'이 아닌 '국민'만 바라보고 정치했으면 한다.

2022-09-19 14:10:15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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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돈'들지 않는 사과

"우리들은 돈을 쓰는 소비자, 권리 지켜줘라" "사측이 피해를 준것이 아닌 개인이 선택한 것" 드디어 지난 17일 카카오게임즈 운영진들과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이 합의점을 찾기 위해 만났다. 8시간에 걸쳐 진행한 간담회에서 카카오게임즈 운영진들은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이 꼽은 불만 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운영 미숙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간담회에 앞서 카카오게임즈 운영진은 참석한 이용자들에게 거듭 사과하는 모습이었다. 이후 판교역 일대에서 마차 시위를 주도했던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카카오게임즈 운영진들에게 그간 수집한 불만사항과 요구사항을 거침없이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카카오 운영진들의 늑장 대응과 키타산 블랙 픽업 이벤트에 따른 피해 보상 문제 등이다. 카카오운영진들은 일본 사이게임즈 측과 논의를 거치다 보니 늦어진점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키타산 블랙 픽업 이벤트에 따른 이용자들의 불만은 피해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현장에서 "해당 건은 사 측이 피해를 준 것이 아닌 개인의 선택이다"라고 거론하면서 유저들의 분노는 더욱 달아올랐다. 이에 이용자들은 19일 집단 소송 예고와 45억원 상당의 리콜 소송 카드를 제기하며 강경하게 대응했다. 결과적으로 양측은 합의하지 못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이용자들의 불만 사항을 개선하겠다고 사과하고 나섰지만 실질적인 보상과 유저가 원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책임 회피를 했다는 평이다. 이에 포털에서는 또 다시 이용자들의 비판이 들끓고 있다. 이용자들은 사과는 돈이 들지 않지만 책임은 돈이 든다는 실질적인 예시를 카카오게임즈가 간담회서 보여줬다며 논란이 시작됐다. 간담회 종료 이후 카카오게임즈 측은 공식 카페를 통해 "이번 간담회에서 트레이너님들이 주신 여러 의견을 통해 그동안 저희의 미흡했던 점에 대해 다시 한번 반성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며 "트레이너님들의 애정과 관심이 헛되지 않도록 더 나은 서비스를 약속드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신뢰도가 더욱 떨어진 카카오게임즈는 유저들과의 소통에 있어서 눈가리고 아웅으로 나섰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비단, 보상을 안해줬다는 이유만은 아니다. 그간 유저들과의 소통을 소극적으로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예가 됐다. 모 게임사의 트럭시위 사태가 일어난지 1년이 넘었다. 해당 게임사는 즉각 사과하고 이용자들과의 간담회를 여는 등 재빨리 수습에 나서면서 1년만에 이용자들의 만족을 이끌어 내는 결과를 도출했다. 최근 이용자들이 커피차도 선물했다. 이를 본보기로 카카오게임즈도 유저들과의 진심어린 소통이 최고의 선택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2022-09-18 15:55:50 최빛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