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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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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리 한파'가 몰려온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3.0~3.25%%에서 3.75~4.0%로 0.75%포인트(p) 인상했다. 미 기준금리가 4%대에 진입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1월 이후 14년 만이다. 12월에도 최소 0.5%p 올릴 가능성이 높고 내년 상반기까지 5%대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 이 말은 우리나라 기준금리도 또 다시 큰 폭으로 오른다는 소리고 긴축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이야기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3%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등 은행권의 시장금리 상단은 7%를 넘어 8%를 향해가고 있다. 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5%p 인상으로 미국의 인상기조에 맞춘다면 시중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다. 결국 서민들의 곡소리는 더욱 커지게 된다. 기준금리 4%시대에서는 대출금리가 9~10%다. 이자가 올 초 대비 2배 이상 높아진다는 소리다. 은행에서는 대출이자가 높아진 만큼 예·적금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 대출금리가 올랐는데 수신금리는 왜 올리지 않느냐는 불만이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신금리 인상으로 정기예금 잔액이 급증하면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이와 연동된 시중은행 대출금리 역시 같은 폭만큼 인상된다. 대출금리가 올라 수신금리를 인상하면 그 영향으로 다시 대출금리가 오르는 악순환이 지속되는 것이다. 상황이 심각한 만큼 정부도 금리 인상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안심전환대출도 실패한 대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금리인하요구권 공시도 '빛 좋은 개살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월급쟁이에게 금리인상은 버겁고 자영업자들의 체감은 더욱 심할 것이다. 금리 인상의 충격은 늘 가장 약한 곳을 노린다.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정부는 서민보호에 적극 나서야 한다. 금리 인상의 충격이 사회 전반의 문제로 번지지 않도록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 한파가 오기 전 보수작업을 끝내야 한다. /이승용기자 lsy2665@metroseoul.co.kr

2022-11-03 15:15:19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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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설마'가 참혹한 결과 가져올 수 있다

대한항공이 최근 4개월간 무려 4건의 여객기 사고를 일으키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고(故) 조양호 회장이 대표이사로 19년 동안 대한항공을 이끄는 동안 '안전은 투자다'라고 강조한 만큼 국내 항공산업의 선구자인 대한항공은 안전을 경영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이 단기간에 사고가 집중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며 이를 둘러싼 논란도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10월 필리핀 세부 공항 활주로 이탈 사고는 여객기 동체가 크게 파손되며 자칫 대규모 인평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대한항공 여객기 사고는 이후에도 또다시 발생해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오후 6시45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호주 시드니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KE401편)가 엔진 과열 문제로 회항했다. 이 항공기는 이륙 직후 상승 과정에서 엔진 과열로 인한 경고 메시지가 두번 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항공기는 출발지인 인천공항으로 급히 회항했고 저녁 8시18분쯤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운항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다시한번 안전관리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한항공 한 관계자는 세부 사고와 관련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조사에 나선 상태지만 내부에서는 운영 효울성을 확대하려다 이번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세부 공항에 두 차례 착륙 시도에도 성공하지 못했다면 무리하게 착륙을 시도하기보다 안전을 위해 인근 마닐라 공항으로 회항하는 방법도 있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연료 등이 얼마나 남아 있었는지 등을 살펴봐야겠지만,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었을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2일 최근 발생한 항공기 사고와 관련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우 사장은 "당시 세부공항 항공기에 탑승하고 계셨던 162명의 승객과 11명의 승무원을 포함한 173명이 모두 안전하게 내렸지만, 이자리를 빌려 당시 탑승하셨던 승객과 승무원, 가족 친지분, 그리고 대한항공을 아껴주시는 고객 여러분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렸던 점에 대해 다시한번 머리숙여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휴업에서 복귀하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공백기를 고려해 철저한 교육훈련을 통해 안전능력을 갖춘 후에 업무에 투입시키고 있으며, 신규채용 직원들에 대해서도 실제와 동일한 훈련과정을 거친 후에 업무에 투입시키도록 하겠다"면서 "대한항공은 리오프닝 과정에서도 욕심내거나 서두르지 않고, 먼저 안전운항체제부터 완벽하게 갖춘 이후 운항을 재개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A330 기종에 대해 전면적인 특별 안전점검을 시행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항공 여객 수요 증가에 따른 사고가 발생할 수 있지만 여객기의 경우 단 한번의 실수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점은 잊어선 안된다.

2022-11-02 14:43:55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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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노사관계 외면한 푸르밀, 뒤늦은 상생안 찾기?

일방적인 사업 종료와 전 직원 해고통보를 한 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는 경영에 얼마나 진정성이 있었을까. 신 대표은 지난달 17일 400여명의 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사업 종료 및 정리해고를 알렸다. 갑작스러운 사업 종료 결정에 노조와 낙농가가 사업 종료 철회를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 일말의 희망이라면 지난달 31일 신 대표을 비롯한 사측 3명과 김성곤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직원 5명이 문래동 푸르밀 본사에서 2차 교섭을 열고 경영권 매각을 재추진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사업 종료를 한달 앞두고 매각처를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매각처를 찾지 못한다면 직원들은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게 되며, 지난 40년간 푸르밀에 원유를 공급해온 낙농가도 공급처를 잃게 된다. 푸르밀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푸르밀 오너 일가의 경영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푸르밀은 2009년 롯데우유에서 독립하면서 경영진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사외이사를 두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대표와 김재열 푸르밀 부사장, 신 대표의 여동생 신경아 씨가 이사를 맡고 있다. 경영진이 잘못된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더라도 견제할 수단이 없으니 바로잡을 수 없었을 것이다. 기업은 언제나 잘나갈 수 없다. 사업을 전개하면서 언제나 위기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임감있는 경영진의 운영 방식에 따라 위기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게다가 지금은 E(환경/Environment), S(사회/Social), G(기업 지배구조/Governance) 경영시대다. 이중 S(사회)는 기업 경영에서 중요한 노사관계, 노동 환경, 인사, 사회적 약자 지원 등 사회 공헌 활동을 뜻한다. 회사의 적자와 부진한 실적에 급급해 기업 경영에서 중요한 노동 환경과 노사관계에 대해서는 뒷전이지 않았는지 푸르밀 경영진은 한번쯤 되짚어봐야 한다. 경영진의 평판과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투자하고 소비하는 시대다. 환경, 복지, 인권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경영인에게 거는 미래는 없다. 노사갈등이 증폭된 상황에서 뒤늦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매각 재추진을 진행하는 모습이 과연 책임감있는 리더의 면모라 할 수 있을까. 진실된 사과와 노조와의 대화를 통한 대책 제시만이 유종의 미를 거둘 방법이다.

2022-11-01 16:02:18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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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다시 마주친 참사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정치적으로 입장이 다르지만 하나의 합의를 이뤄냈다고 생각했다. 타성에 젖어 후대가 생명을 잃도록 하지 말자는 시민 공동의 합의가 한켠에 자리잡았다는 생각 말이다. 세월호로부터 8년이 지난 2022년 10월 29일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로 지금까지 사망 154명, 부상 149명의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정치 지도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이번 사고는 참담하다.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태원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핼러윈 데이는 코로나19 유행 전부터 많은 시민들이 와서 젊음을 만끽하는 곳이었다. 3년만에 찾아온 대면 핼러윈 파티로 경찰이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려올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관할인 서울시와 용산구청의 사전 대비 계획이나 당일 현장 관리에 소홀한 '행정 공백'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규모의 시민들이 스스로 모였지만, 행사 주최가 없기 때문에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3월 만든 '지역축제장 안전관리 매뉴얼'도 적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주최가 없다고 해서 지자체와 관할 경찰과 소방은 손을 놓고 있어도 되는 것인가. 같은 10월에 열렸던 이태원 지구촌 축제도 다수의 인파가 찾았지만 주최 측의 협조로 도로 차량 진입을 통제하고 사고가 났던 해밀턴 호텔 뒷골목 인도를 일방통행하게 하는 등 안전 조치가 있었다. 주최가 없어도 관습적으로 다수의 인파가 찾는 행사였기 때문에 지자체의 세밀한 사전 안전 관리 계획 수립이 필요했다.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의 이상민 장관은 30일 사고 수습 브리핑에서 당일 다수에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경찰과 소방 배치 여부에 대해 묻자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해당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31일 "사고 원인이 나오기 전까지 섣부른 예측이나 추측이나 선동적 정치적 주장을 해선 안 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불법 마약, 불법 촬영 단속으로 당일 현장에 배치됐던 경찰 수 만큼 안전 관리에 투입됐다면 애꿎은 희생을 좀 더 막을 수 있었지 않을까. 다시 마주친 참사에 정치권은 머리를 맞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시민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22-10-31 15:20:32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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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보험사기범?

최근 일부 병·의원들이 고객을 모집하기 위해 다양한 시술에 '실손보험금 청구 가능'이라는 문구를 내세우고 있다. 일부 병·의원과 환자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에 실손보험금 누수가 끊이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 11일 취재를 위해 '원더에이드' 시술을 받은 뒤, 청구한 보험금이 입금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원더에이드란 ▲글루타치온 ▲히알루론산 ▲실리카 등이 포함되어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일부에서는 피부 보습 관리로 악용되고 있다. 해당 병원에서는 "요즘 트렌드는 추후 보험사의 서류 청구에 대비해 미리 환부 사진을 찍어 두는 것"이라며 실손보험금을 잘 받기 위한 나름의 팁까지 전달해 줬다. 또 정말 보험금이 잘 나올 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직접 이전에 실비보험금을 수령한 한 환자에게 전화를 걸어 실비보험금을 청구 받았다는 확답까지 들려주었다. 취재를 위해 관련 시술을 받은 뒤 곧바로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자 이내 곧 보험금이 입금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다만 한 가지 의문인 점이 있었다. 바로 '금번은 정상 지급 예정이며, 동일 치료를 6회 이상 받을 경우 현장 심사가 진행될 수 있는 점을 안내드린다'라는 문구였다. 기자가 보험금을 청구한 A 보험사의 문자를 함께 확인한 한 친구는 마음만 먹으면 6번 다 활용해도 되는지 되물었다. 의문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전에 실비보험금을 수령한 다른 환자의 경우 B 보험사에서 1번만 치료가 가능하고, 2회부터는 현장 심사를 할 것이라는 문자를 받았다는 점이다. 업계를 통해 알아본 결과, 보험사마다 규제 기준은 다 다르다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모든 보험사가 통합 기준을 만들 경우 자칫 담합으로 느껴질 수 있어서다. 그러나 여전히 의문은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부인하지만 일각에서는 손해사정사와의 통화에서 큰 소리를 내면 보험금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한다. 해마다 걷잡을 수 없는 실손보험금 누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일부 병·의원과 환자들의 모럴해저드가 근절되어야 한다. 보험금 누수는 곧 선량한 금융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것을 먼저 기억하길 바란다.

2022-10-30 09:08:37 백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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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결단의 순간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의 3고(高) 위기에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자금시장의 경색까지 글로벌 복합위기 속 대한민국 경제 상황에 적신호가 켜졌다. 문제는 복합위기 상황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진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 피해를 입는 것은 국민이지만, 이를 해결하는데 앞장서야 할 정치권은 격한 대립으로 인해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형국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부터 5개월이 흘렀지만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졌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야당의 대통령 시정연설 보이콧까지 벌어지면서 경제현안과 민생현안 해결을 위한 정치권의 협치도 멀어져만 간다. 정치권 관계자들과 협치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야당 관계자들은 "앞에서 말로만 협치라고 하면 뭐하나, 행동은 사정 정국으로 몰아간다"는 말을, 여당 관계자들은 "민생현안 해결을 위해 정부여당이 노력하고 있지만, 야당의 발목잡기로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주장한다. 단지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정부로 넘어갔을 뿐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은 "말로만 협치를 이야기하고, 쇼만 하고 있다"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정 발목잡기를 그만하라"고 했었다. 여야만 바뀌었을 뿐인데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계속 반복된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생이 위협받고 국민의 안전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여야가 무엇을 해야 할지, 국민이 무엇을 기대하고 바라고 있는지를 정치권이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쌓여만 가는 현안 해결을 위한 협치를 바라보는 대통령실의 시각이 조금은 아쉬운 대목이다. 현재의 대통령실과 야당의 갈등, 여야의 갈등 국면을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윤 대통령이다. 윤석열 정부는 경제와 민생 회복을 위한 639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169석 거대야당인 민주당의 협력 없이는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도 지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민생은 고달파진다. 윤 대통령은 민생을 챙기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여러번 강조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윤 대통령이 경제와 민생,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만큼 정치권의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2022-10-27 14:04:48 박정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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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강원도는 불신을 던졌다

"정치인들의 자존심 싸움이 자본시장 질서를 망가뜨린 셈이다. 앞으로 어떤 투자자가 지방자치단체 보증을 믿고 투자에 나서겠나." 이번 레고랜드 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에 대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의 평가다. 정치적 무리수에 채권시장이 통째로 뒤흔들렸다. 기준금리 인상,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위축된 채권시장에서 강원도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 사태가 도화선이 됐다. 실제로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전임 최문순 지사때 조성된 빚에 대해 정치적 공세를 펼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최 전 지사가 제대로 된 사업성 검토없이 레고랜드 사업을 밀어붙였다며, 빚을 못 갚겠다는 '배 째라'식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레고랜드 ABCP와 관련한 모든 과정은 강원도의회의 의결에 거쳐 계약이 이뤄졌다. 만일 채권자들이 소송을 제기할 경우 강원도가 이길 가능성은 0%이므로 시간을 끌다가 대금상환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실제로 지난 21일 강원도는 논란이 커지자 내년 1월까지 보증 채무를 갚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김진태 지사는 이번 사태의 책임론에 대해 "현재 어려운 자금시장에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어 유감"이라고 말했다. 물론 의도한 결과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김 지사의 사려깊지 못한 행동이 자본시장에 '나비효과'를 불러왔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 시장에서는 지자체 보증채권도 믿을 수 없다는 불신론이 퍼졌다. 지자체가 직접 보증한 채권은 초우량 신용등급으로 여기던 시장의 공식이 깨져버렸다. 금융당국의 대처도 아쉽다. 강원중도개발공사(GJC)가 부도 처리된 지 한달이 다 돼가는 시점에서 '50조원+α' 유동성 공급이라는 늑장 대응했다. 초우량 채권인 은행채와 한전채가 시중 유동성을 다 빨아들이고, 지방 건설사의 도산 등 자금경색 관련 신호는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지금까지 제대로 대응하지 않다가 부랴부랴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돈풀기에 나섰다. 급한 불은 껐지만, 채권시장은 여전히 위태위태하다. 특히 잃어버린 시장의 신뢰를 되찾기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지원 조치의 과감하고 신속한 집행이 필요하다. /박미경기자 mikyung96@metroseoul.co.kr

2022-10-25 15:57:22 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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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어릴적 떠내려가는 튜브를 건지려다 강물에 휩쓸린 적이 있다. 누군가의 도움으로 목숨은 건졌지만, 그 이후로 깊은 물에만 들어가면 온몸이 굳어버리기 일쑤였다. 병원에선 수영을 배우라고 했다. 수영을 통해 물을 마주할 수 있게 되면 물에 대한 공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008년 9월 세계 4대 투자은행인 리먼 브라더스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저금리 속 가계대출, 주택담보대출 등이 늘었는데, 미국 중앙은행인 미국연방준비제도(Fed)가 2년 1개월 간 기준금리를 1%에서 5.25%까지 4.25%포인트(p) 올리면서 가계, 기업들이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작된 금융위기는 우리나라에도 충격을 줬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2008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주가와 부동산 가격은 40% 이상 폭락했다. 당시 시공 능력 평가 순위 100대 건설사 중에서 5년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채권단 관리, 부도, 폐업 등을 겪은 곳은 절반에 이른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현재 금융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초기상황과 유사하다고 경고한다. Fed의 금리인상에 주식과 부동산가격은 약세로 돌아섰고, 코스피지수는 작년 최고가 대비 33% 하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때의 우리나라와 지금의 우리나라는 다르다. 지난 8월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964억3000만달러(2008년 10월 2122억5000만달러)다. 또한 대외채무의 경우 원화 표시 비중은 높아지고 달러화 표시 비중은 크게 낮아져 달러 가치 상승에 따른 부정적 대차대조표 효과도 축소됐다. 정부가 해야할 일은 국민들이 불안감에 휩쓸리지 않도록 지금의 경제 상황을 마주보게 하는 일이다. 무조건 "한국은 안전하다"고 반복해서 외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가 처한 경제상황을 담담히 보여주며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한 때다.

2022-10-24 16:32:18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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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2036 서울올림픽' 유치가 필요한가

"월드컵, 올림픽, 엑스포 이런 거 하지 마라. 생각보다 국익 향상에 도움도 안 되고 경제만 나락 간다", "윤석열 공약이었던 아시안컵도 제대로 지원 안 해서 떨어져 놓고 뭔 올림픽이냐 쯧쯧. 괜히 돈만 낭비하는 거 이제 하지 마라. 일본, 중국 이번에 올림픽으로 엄청난 적자 난 거 안 보이냐",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얻는 이익이 그다지 크지 않을 듯… 현실적으로 올림픽보다 BTS가 벌어들인 유·무형의 경제적 이득과 국가 홍보가 더 큰 것 같다" 서울시가 2036 하계 올림픽 유치 의사를 밝힌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다. 앞서 시는 지난달 20~25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6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국제스포츠 대회 유치에 대한 서울시민 인식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72.8%가 서울시의 올림픽 개최 재도전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발표했다. 흥미롭게도 '댓글 여론'은 매우 부정적이다. 시가 올림픽 유치에 나서는 명분으로 제시한 시민 설문 조사 결과와 배치되는 반응들이 대다수다. 시는 88올림픽 시설 등 그동안 건립된 경기장을 최대한 활용하고 인천·경기지역, 대학교·민간에서 보유한 스포츠 시설을 공동 사용해 개최 비용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시설 투자'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지난 사례를 돌이켜보면 이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다. 2012년 올림픽 개최지였던 런던은 기존 체육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고 일부 경기장은 가설 건축물로 지어 올림픽 종료 후 해체해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허리띠를 졸라맸다. 개막식과 폐막식이 열리는 올림픽 주경기장의 경우 관람석 좌석 중 5만5000개를 가스관을 재활용한 가설 구조로 설치해 8만석으로 재정비했다. 펜싱과 핸드볼경기가 진행되는 다목적경기장에는 자연채광을 극대화해 에너지 사용량을 절반가량 줄이는 친환경 기술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런던 올림픽은 초기 예산보다 소요 비용이 크게 증가하며 재정 절감에 성공하지 못했다. 런던이 올림픽 유치를 제안할 당시 예산은 약 24억파운드였으나 실제로는 92억9800만파운드가 투입됐다. 당초 계획보다 약 3.87배 많은 지출을 하게 된 것이다. 이후 치러진 러시아 소치, 브라질 리우, 대한민국 평창, 일본 도쿄, 중국 베이징 올림픽 역시 동·하계를 막론하고 모두 적자를 면치 못했다. 대체 누구를 위한 올림픽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022-10-23 14:16:59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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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친환경은 무조건 옳은가

친환경 경영은 이제 기업의 필수 과제가 됐다. '그린 워싱'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인류가 존속해야 기업도 살아남을 수 있는 만큼, 이상 기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그런 얄팍한 시도 조차도 절실한 게 현실이다. 문제는 현재 친환경 정책이 정말 모두에게 지속 가능한 지 여부다. 친환경이라면 무조건 올바른 일인 것처럼 인식됐지만, 정작 엉뚱한 곳에서 피해를 감당해야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자동차 산업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보다 훨씬 구조가 단순하고 부품도 적다. 거액을 들여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할 수 있는 완성차사는 시장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는데다가 공정을 줄일 수 있어 오히려 좋다. 부품을 공급할 수 없게되는 협력사들이 충격을 고스란히 받게 된다. 실제로 국내에 기지를 두고 있는 완성차사들은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는데 고민이 크다고 알려져있다. 당장 대규모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 자칫하면 명맥을 유지하고 있던 협력사들이 연쇄 도산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협력사 전동화를 지원하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영세한 관련 기업들까지 모두 생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 밖에도 친환경이 중소기업을 위협하는 분야는 셀 수 없다. 언제든 대응할 수 있는 대기업들과 달리 혁신 동력이 부족한 탓에 적지 않은 영세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처해있다는 전언이다. 플라스틱과 같이 어느날 갑자기 환경 파괴 주범으로 지목되거나, 친환경 트렌드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감내해야하는 인쇄업계 등도 있다. 기술 발전도 예전같지 않다. 반도체는 친환경을 위해 성능보다는 저전력으로 개발되면서 예전처럼 혁신적인 속도 향상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뉴메모리'는 임시 휴업이다. 유럽이 사실상 8K TV와 마이크로LED 판매를 제한키로 하면서 디스플레이로 뒤덮혀 편의성을 대폭 개선하는 '스크린 포 올'도 요원해졌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개발이 지연되면 XR과 같은 미래 구현도 쉽지 않게 된다. 친환경 속도 조절론이 그저 이기적인 외침으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다.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 친환경은 분명 필수적이지만, 행정 편의적인 정책으로 애꿎은 피해자를 만드는 일은 막아야하겠다. 물론 우리나라는 정쟁에 밀려 반도체 특별법은 물론이고 재생에너지 육성 정책조차 논의되지 못하고 있지만.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2-10-20 15:22:51 김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