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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말로만 민생'은 이제 그만

요즘 여의도 정치권 화두는 '민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세계 공급망 위기가 지속하면서 한국 경제도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1년 사이 금리를 1%에서 거의 4배 이상 올렸는데 (한국 경제) 위기가 아니라고 생각할 정책 당국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경제 위기는 장바구니 물가로도 느낄 수 있다. 지난 3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4.2%로, 그나마 최근 1년 중에는 가장 낮았다. 하지만 국민이 실생활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채소·가공식품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채소류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13.8% 올랐다. 가공식품 물가도 9.1% 올랐다.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 위기에 4∼6월 주요 농축수산물 품목에 대한 170억원 규모의 할인 지원을 하고, 5월부터 최근 가격이 높아진 7개 품목(닭고기, 칩 제조용 감자, 대파, 무, 종오리 종란, 명태, 냉동 꽁치) 관세율도 조정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3월 29일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다양한 문화, 관광 상품과 또 골목상권, 지역시장 생산품, 특산품에 대한 소비와 판매가 원활히 연계되도록 해서 내수 진작을 통한 경제 활성화에 매진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위기에 여의도 정치권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입법 지원 활동이 대표적이다. 최근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은 '천원의 아침밥' 사업 확대에 한목소리를 냈다. 주호영 국민의힘·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대출금 일부 연체 시 전체가 아니라 연체 부분에 대해서만 연체이자를 부과하도록 하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 개정' 등 4월 임시국회 중 민생·개혁 법안 처리에 합의했다. 하지만 그 뿐이다. 다양한 민생 입법을 처리할 4월 임시국회는 ▲윤석열 정부 한일 정상회담과 근로시간 개편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특검(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대장동 50억 클럽) 등 정치적 이슈가 산적한 상황이다. 여야는 민생이 중요하다면서도 실제로는 정치적 이슈에 매몰돼 서로 다투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부디 4월에는 말로만 '민생'을 챙기지 않았으면 한다.

2023-04-06 14:09:56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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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찬바람' 韓경제, 게임·K콘텐츠에'의지'할때

"한국 수출 금액 감소...반도체 부진 요소 커", "한국 수출 주요 대상국 대부분 마이너스" 최근 접한 한국 수출과 관련된 기사 타이틀이다. 전년 대비 한국 수출은 전년 대비 13.6%하락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 이후 13개월 째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무역수지가 이렇게 장기간 이어진 건 1995년부터 1997년 이후 25년 만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 대표적인 수출입국(수출이 세운 나라)으로 수출주도형 산업화가 국가 경제를 크게 성장 시켰다.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장기적인 경기불황과 한국의 수출 효자 분야인 반도체 시장이 위기를 맞이하면서 적자를 재촉했다.실제 한국 수출 10대 수출 주요 품목 중 승용자를 제외하면 모두 감소했다. 수출과 무역 수지가 큰 폭으로 반등하지 않으면 경상 수지와 고용률 악화 등으로 국내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출 한파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이런 상황 속에도 한국경제에 큰 버팀목이 되고 있는 분야가 있다. K 콘텐츠와 게임이다. 2021년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124억 5천만 달러로 2020년 119억 2천만 달러 대비 4.4% 증가해 14조 3천 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137조 5천억으로 2020년 128조 3천억 대비 7% 이상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관련 사업체 수는 10만 9천개로 전년 대비 9.1%가 증가했다. 한국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K콘텐츠 수출이 1억 달러 증가할 때마다 화장품, 식품 등 소비재 수출도 1억 8천만 달러가 함께 증가한다고 밝힌바 있다. 또 같은 기간 게임산업 수출액은 86억7287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5.8%, 연평균 14.1%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게임은 K콘텐츠의 주역으로 콘텐츠 수출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공신이다. 여기에 게임업계는 블록체인, 메타버스, AI, VR 등 다양한 신기술을 접목하며 수출 시장 저변 확대에 속력을 내고 있다. 해당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있다. 메타, 구글 등 글로벌 IT 대기업들은 한국의 콘텐츠와 게임분야가 글로벌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핵심적인 산업군이라고 전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K콘텐츠와 게임분야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떠한가. 케케묵은 게임 관련 규제도 이제서야 빗장이 풀렸고 콘텐츠 산업 지원도 그나마 소폭 상승했다. K콘텐츠와 게임은 코로나19 상황에도 유일하게 수혜를 입은 분야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온갖 정부 규제와 글로벌 탄압 속에도 힘들게 버텨 지금까지 온 기특한 분야다. 이제는 한국경제가 해당 분야에 의지해야 할 때다. 이에 우선 분야를 바라보는 시선부터 달리해야 한다. 또 이들의 더 큰 성장을 위해 보다 확실한 지원과 지속적인 관심을 보일때다. 가장 중요한 건 K콘텐츠와 게임분야가 한국 수출을 이끌어갈 첨병으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2023-04-05 11:38:58 최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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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T '낙하산 방지 정관' 삭제해서는 안 돼

사외이사들이 줄줄이 사퇴의사를 밝힌 KT의 이사회는 결국 사외이사를 1명을 남겨두고 모두 퇴진했다. 사실상 이사회는 해체됐다. KT는 상법에 따라 최소한 사외이사 3인을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1명만 남은 이사회는 후보직을 사퇴한 3명의 사외이사들이 당분간 그 역할을 유지하게 된다. KT는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을 대표 직무대행으로 하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지배구조구축TF'를 꾸리고, 사외이사 및 대표이사 선임 등에 나서게 된다. 이 TF에서 신규 이사 후보를 추천하면 이사회를 열어 결의하고 임시주총을 개최해 이를 승인하게 된다. 새롭게 선정된 이사진이 CEO 후보와 사내이사 2인을 선출하면 다시 주총을 개최하게 된다. 문제는 이사회 멤버와 새 대표 후보로 여권의 '낙하산 인사'가 임명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된다는 점이다. 벌써부터 여권에서는 하마평이 돈다. 대표 공모에서 패배한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의원, KT 전무 출신인 홍원표 전 삼성SDS 사장, 고건 전 국무총리의 아들인 고진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 등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KT의 정관에는 '낙하산 방지용' 조항이 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32조 4항에는 CEO 후보 심사 근거로 '기업경영 경험'과 '경영실적'을 못 박아뒀다. 그러나 여권에서 낙하산 인사를 사외이사는 물론 대표 후보로 추대하기 위해 이 정관이 삭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도 KB금융그룹 주총에서 노조측이 제안한 낙하산 인사 방지 정관변경안에 대해 반대해 여권과 같은 입장이다. 하지만, KT의 낙하산 방지 조항은 절대 삭제되서는 안 된다. 오히려 KT 소액주주들의 모임에서는 추가적인 낙하산 방지 정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KT는 대표이사 선임에만 상반기를 다 날리게 생겼다. 인사 및 조직개편이 안 되고 임원들은 1달씩 계약을 연장하고 있다. 신사업 추진과 사업 투자 분야는 대표이사의 승인이 필요해 아예 손을 놓고 있다. KT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새로 임명되는 KT 대표 만이라도 회사를 살릴 수 있는, 디지코 전략을 계승해 회사의 신사업을 확 띄울 수 있는 수장이 발탁돼야 한다. KT 대표에 낙하산이 임명되는 것을 막아야만, 하반기에라도 KT의 실적을 돌려놓을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

2023-04-04 10:21:40 채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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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청년 MZ들 '부름'에, 이정식 고용장관 "응답하라"

1980년대 중반, 영국 북부 탄광촌에 사는 남학생들은 축구나 복싱을 하는 게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빌리는 발레에 흥미를 느꼈다. 예상 밖이었고, 또래들은 빌리를 이상한 놈 취급했다.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스토리다. 이 영화는 영국 역사상 가장 긴 파업으로 기록된 '광부 대파업'이 배경이다. 영화의 각본가 리 홀은 탄광촌 출신이었다. 그는 마가렛대처의 석탄산업 민영화 정책으로 고향이 망가지는 과정을 지켜봤다. 노동자들이 고통 겪는 장면을 회상하면서도 그는 빌리가 발레리노로 성장해가는 휴먼 드라마로 그려냈다. "노조 동의 없이 영국을 통치할 수 없다"던 시절, 대처는 광산 노조의 파업을 불법 정치파업으로 규정했다. 광산 노조는 결국 손을 들고, 파업을 접었다. 대처가 노동운동의 고질적 '영국병'을 고치는 데 4년이 걸렸다. 노동계는 "윤석열 정권 5년, 투쟁의 5년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 시절 "강성노조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해서다. 그런데, 노동계도, 정부도 예상치 못했던 빌리가 나타났으니 청년 MZ세대였다. 그들은 기성 노조에 반기를 들었다. 생산직 근로자가 주축인 기득권 노조의 불법 강경 투쟁에 반발하고, 공정 노사 관계를 위해 합리적 대화와 타협을 하는 노조를 결성했다. 얼마 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청년조합원들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정부가 MZ 노조들과 선택적, 편향적 간담회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다. 최근 이 장관은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청년유니온' 등 MZ 노조를 만나 근로시간 개편안 관련 의견을 듣고 있다. 그런데, 양대노총 청년들은 빠져 있다. 정부로서는 부담스럽다. 대화에 응했을 때 이들이 주장할 '69시간=장시간 노동'이란 프레임 덫에 빠질까봐. 하지만, 정부가 근로시간 등 정책 방향을 미리 정해놓고, 이를 동조해 줄 청년들만 만난다는 인식을 줘서는 안 된다. MZ를 취사선택하는 동안 '청년문제'란 이름의 사회·경제적 불평등, 일자리 문제는 지워지고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을 곱씹어야 한다. 이정식 장관은 양대노총 포함 플랫폼 종사자, 파견직 등 보다 다양한 청년들을 만나 근로시간뿐 아니라 세대 간 갈등, 인구감소, 기후변화 등 다양한 아젠다와 정책 관련 이야기를 나눠야한다. 마가렛 대처는 영국병을 고치기 위해 4년을 준비했다. 대한민국의 노동개혁을 이뤄내려면 보다 긴 호홉으로 미래 세대들과 적극 소통해야한다. 그래서, 청년 MZ와의 노사정 토크 콘서트를 제안한다.

2023-04-03 11:38:11 원승일 기자
[기자수첩] 코스닥 이상과열, 후폭풍 우려된다

최근 코스닥 상승 흐름이 이상하다. 특별한 상승 요인이 없는데도 코스닥 거래대금이 코스피 거래대금을 앞지른 역전 현상이 2개월째 지속되면서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글로벌 금융 불안,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은 지난달 30일 15조3255억원으로 코스피 거래대금(10조8466억원)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코스닥은 무려 25% 이상 오른 것이다. 이같은 코스닥의 이상 상승에는 이른바 에코프로 3형제(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에코프로에이치엔)로 불리는 2차전지 관련주들의 급상승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성장산업인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2차전지 관련주에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쏠리면서 코스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닥 시총 1~3위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엘앤에프에 코스닥 전체 거래대금의 10~20%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상과열 양상을 지적하고 있다. 문제는 2차 전지 관련주가 주도하고 있는 코스닥시장의 급등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코스닥시장에 이른바 '빚투'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코스닥 시장의 강세로 신용 잔액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증시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8조5838억원이다. 코스피는 9조730억원인데 반해 코스닥은 9조5108억원에 달한다. 코스닥 신용 잔액은 지난달 22일부터 코스피 신용잔액을 초과하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 이는 코스닥 시장의 현 상황이 건전하지 않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데다 경기침체마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지금, 코스닥 시장이 실제 경기 상황과는 상관없이 과도하게 오른 만큼 향후 빠르게 조정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대내외적인 어려운 환경 속에서 코스닥 지수 하락 시 반대매매로 인한 신용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후폭풍이 불어닥치기 전에 개인투자자들은 비 오는 날을 대비해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

2023-04-02 11:49:32 원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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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방심은 금물

개그프로그램에서 한때 유행했던 말이 있다. "6·25전쟁이 일어난 이유를 아세요? 바로 방심했기 때문이에요." 축구경기에서도 이기고 있던 팀이 역전패를 당하면 감독은 항상 말한다. '이기고 있어서 너무 방심했다'고. 이처럼 '방심'이란 단어는 어딘가에 허점이 들어나 취약한 부분을 파고든다. 현재 세계 금융권에서 일어나고 상황처럼 말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발생한 지 20일이 지나면서 그 여파는 스위스까지 확산됐다. SVB 파산 이후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유동성 위기에 빠져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 UBS에 넘어갔다. 원인은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해 유동성이 불안해 지면서 결국 파산까지 간 것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고, 당시에도 낙관적인 전망만 나왔을 뿐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문제는 국내 금융시장이다. 앞서 스위스 금융당국은 CS 정리 과정에서 170억 달러(22조1000억원) 규모의 CS 발행 코코본드 전액을 상각 처리하기로 했다. 투자자들은 한 푼도 건지지 못했다. 금융당국은 CS와 같은 대규모 상각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15~16%라고 밝혔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2%까지 하락했다. 당국은 건전성 지표가 국제 규제비율과 비교했을 때 양호하다는 판단이지만 금리가 급격히 인상되는 상황에서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난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고 대내외 경제여건도 악화되고 있는 만큼 부실확대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최근 금융권은 선제적 대응으로 코코본드의 조기상환을 서두르고 있지만 차환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통상적으로는 콜옵션을 통해 조기상환한 뒤 또 다른 신종자본증권으로 차환하는 방식을 주로 활용하지만 높아진 금리 탓에 발행을 망설이는 것이다. 자본으로 평가되는 신종자본증권이 상환될 경우 은행의 자본 건전성은 악화된다. 즉, 차환이 미뤄질수록 건전성과 불확실성은 커지게 되면서 유동성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현재 상황은 괜찮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건의 전말은 괜찮다는 방심에서 나오기 때문에 위험에 항상 대비를 해야한다. 미국과 스위스 같은 상황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장담은 금물이다.

2023-03-30 14:52:05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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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진심은 통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 흥행에 답이 있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자동차 시장은 빠르게 급변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와 중국산 와이어링 하네스(차량용 전선 뭉치)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물량 감소로 판매자 우위 시장으로 바뀌었다.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은 신차 구매를 위해 최소 6개월 최대 1년 이상 기다려야하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했다. 또 대리점을 방문해도 과거 영업사원들은 가격 할인 등을 내세우며 적극적으로 소비자에 대응했던 모습을 사라졌다. 차량을 구매할거면 계약하고 기다려라는 정도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차량 가격은 연식 변경이나 부분변경 모델 출시와 함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기아의 경우 차량 가격은 2020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전기차는 물론 내연기관 차량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처럼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소비자들은 현대차·기아의 차량을 6개월 이상 기다리며 구매했다. 당시 주변에서는 현대차·기아를 제외하면 다른 브랜드는 신차가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결국 경쟁 제조사에서 경쟁력을 갖춘 신차를 출시하면 언제든 구매할 의사가 있다는 것으로 느껴졌다. 이는 KG모빌리티(전 쌍용자동차)의 토레스와 한국지엠의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출시되면서 명확해졌다. 토레스는 중형 SUV로 출시됐지만 가격은 2000만원 후반대로 출시됐다. 토레스 T5 트림은 280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반면 경쟁 모델인 현대차 싼타페는 3252만원부터 시작하며 쏘렌토는 3002만원부터 시작한다. 토레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토레스의 사전계약 대수는 3만대 이상을 기록하며 위기의 쌍용차가 부활할 수 있는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한국지엠이 최근 출시한 소형 SUV 트랙스 크로스오버도 디자인과 성능 그리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2052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출시됐다. 경쟁 모델인 현대차 코나와 아반떼, 기아 셀토스 등과 가격적인 면에서 월등히 앞선다. 사전 계약도 4일 만에 1만대를 가볍게 넘겼다. 한국지엠은 이같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전국 4대 거점에서 대규모 전시 및 시승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 두 회사가 오랜기가간 내수 시장에서 침체기를 겪었지만 이처럼 성공할 수 있는 배경에는 바로 가성비다. 한때 내수 지상 점유율 30%를 차지했던 KG모빌리티와 한국지엠, 르노코리아자동차가 10% 수준으로 떨어진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모델을 출시하는게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2023-03-29 15:30:10 양성운 기자
[기자수첩] 애플과 C-타입

유럽연합(EU)이 던진 'USB-C' 통일 법안이 애플의 액세서리에도 변화를 줄 예정이다. 유럽 시장 소비자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애플이 고유의 라이트닝 케이블을 포기하는 것은 거의 확정적인 상황이다. 우리나라 국회에서도 스마트폰·태블릿PC 등 휴대용 전자기기 충전 단자를 표준화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정부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휴대용 전자기기 충전 단자를 표준화하도록 하는 내용의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을 내놨으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과기정통부 장관이 시행령으로 전자기기 충전 단자를 USB C타입으로 표준화할 수 있다. 벌써부터 커뮤니티에서는 "다음 아이폰 C-타입 되면 이제 라이트닝 케이블 따로 안 챙겨도 되겠다"라며 반기는 사람들도 보인다. 애플은 2012년 출시한 아이폰5 시리즈부터 독자 규격인 '라이트닝'을 채택한 케이블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애플이 자사 인증(MFi)을 받지 않은 충전장치에 속도 제한을 둘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화재다. '루머'로 치부하기에는 '애플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애플의 행보가 주목된다. 'MFi 인증'은 타 제조사가 만든 충전장치 등의 품질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애플이 지난 2005년 도입한 자체 인증제도다. 애플 공식 판매채널에서 구입한 제품이 아니거나, MFi 인증을 거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게 되면 애플 기기 연결 시 '액세서리가 지원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라는 경고 문구를 볼 수 있다. EU가 'C-타입 통일'을 결정한 이유는 C타입, 8핀(라이트닝), 5핀 등 제조사마다 규격이 제각각이었던 충전기 포트를 통일시켜 불필요한 충전기 폐기량을 줄여 환경오염을 막기 위함이었다. 애플이 소문처럼 MFi 인증 제품과 미인증 제품을 구별하게 되면 법안의 취지가 희석된다. 또한 애플의 MFi 인증을 받으려면 애플에 라이선스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데 애플은 이를 통해 추가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아직 애플에서는 아이폰 15에 대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발표한 바 없다. 그러니 아직은 C-타입 케이블 속도 제한은 '루머'다. 하지만 애플이 진정으로 환경과 소비자를 생각한다면 '속도 제한'과 같은 결정을 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2023-03-28 16:18:18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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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중 가격' 꼼수에 배달앱 '손절'

코로나19가 터진 2020년부터 꾸준히 이용해온 배달앱을 삭제하기로 결심했다. 이유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느껴지는 배달료 때문이다. 최소 얼마 이상 주문해야 배달을 해주는 것은 물론, 기본 3000원부터 거리에 따라 가격이 더 붙으니 음식 값보다 배달료 부담에 주문을 그만 두게 되는 일이 최근들어 잦아졌다. 같은 음식이라도 매장보다 배달 가격이 더 비싼 '이중 가격'도 문제다. 심지어 가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는 곳도 허다하다. 지난해 11월, 한국소비자원이 서울 시내 34개 음식점의 총 1061개 메뉴에 대해 매장 내 가격과 배달 앱 내 가격을 비교한 결과, 20개 음식점(58.8%)이 매장과 배달 가격을 다르게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분식집이 12곳, 패스트푸드·치킨 전문점이 8곳으로 최대 4500원의 가격 차이가 났다. 이 중 13개 음식점(65%)은 배달 앱 내 가격이 매장과 다르다는 사실조차 고지하지 않았다. 기자도 햄버거를 주문하다가 매장 가격과 배달앱의 가격이 다르게 적혀 있어 포장해온 경험이 있다. 매장 판매 가격과 배달앱의 가격이 다른데 이를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는 것은 소비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이중 가격의 주된 원인은 배달플랫폼의 과도한 중개수수료와 광고비다. 음식점 점주들은 배달플랫폼의 중개 수수료 때문에 배달앱 내 상품 가격을 더 비싸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중 가격에 대한 규제가 없기 때문에 피해가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소비자원의 설문결과에 따르면 3개 민간배달앱(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를 이용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은 민간배달앱이 중개수수료를 인상한 경우 49.4%(384명)가 음식의 가격 및 배달비 등을 인상했다. 광고비가 인상된 경우에는 45.8%(346명)가 인상했다. 중개수수료와 광고비 인상으로 가게의 운영이 어려워진 소상공인들이 음식 가격, 배달비를 인상하거나 음식의 양을 줄여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소비자에게 매장 판매가격과 다르다는 사실을 적시하지 않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소비할 권리가 박탈당하고 있다. 대다수가 배달앱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중 가격에 대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문제의 원인으로 꼽히는 배달플랫폼의 과도한 중개수수료과 광고비에 대해서도 제재가 필요하다.

2023-03-27 15:29:06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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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순이삼촌이 쓰러진 제주에 걸린 왜곡 현수막

현기영은 소설 '순이삼촌(1978년 작)'으로 제주 4·3 사건을 세상에 알린 소설가다. 4·3 사건으로 군경에 의해 남편과 쌍둥이 자식을 잃은 순이삼촌(제주도에선 먼 친척을 남녀 구분 없이 삼촌으로 부르는 풍습이 있다)의 생애를 조명하며 4·3의 비극을 알렸다. 순이삼촌은 4·3 이후 신경쇠약에 시달리다가 자신이 평생 일군 제주의 옴팡밭에서 음독해 목숨을 잃는다. 현기영 소설가는 이 소설의 발표 이후 보안사(현 국군방첩사령부)에 끌려가 3일간 고문을 받는다. 기록도 발설도 금기시되던 4·3 사건은 사건 발생 약 40년이 지난 1989년 민주화 이후 첫 공식 추모제를 열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이후 2000년에 국회에서 4·3특별법을 제정해 공포했고 2003년엔 국가 차원의 진상보고서가 발간됐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가 권력을 대표해 4·3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박근혜 정부는 4월 3일을 국가 지정 추념일로 정했다. 정부는 희생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고, 검찰 '제주4·3사건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은 당시 공식적인 재판 절차를 밟지 못하고 총살된 양민의 명예회복을 위해 재심을 청구하고 있다. 하지만 4·3 사건 75주년을 앞두고 제주 전역에 역사를 왜곡하고 폄훼하는 현수막이 걸려 제주도민과 제주를 방문하는 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극우 정당과 시민단체들이 내건 현수막엔 "제주 4·3 사건은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해 김일성과 남로당(남조선노동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다"라고 적혀있다. 4·3 사건이 "북한 김일성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는 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주장과 궤를 같이 한다. 최고위원 선거를 앞뒀던 태영호 의원은 해당 언동으로 정치권·시민사회에 질타를 받으며 언론에 관심을 받았다. 미군정의 친일 관료·경찰 등용, 1947년 3·1절 기념대회에서 경찰의 발포 및 총파업 돌입, 서북청년단의 입도와 도민을 향한 테러행위, 제주도 전역을 향한 토벌대와 무장대의 양민 학살 등 한국 현대사의 비극에 제주의 맥락을 제거한 선동에 불과하다. 제주는 과거의 상처와 아픔을 뒤로하고 '상생과 평화'를 위해 전진하고 있다. 이를 돕지 못할 망정, 무의미한 정치 선동을 하는 것은 백해무익한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2023-03-26 13:28:39 박태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