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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실화 된 기후위기, 함께 하는 우리

하루가 다르게 더워진다. 지난 봄 유래없이 이른 벚꽃이 피더니 5월이 되자 한반도에서도 서울의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긴 날이 등장했다. 6월이 되자 맑고 쨍쨍한 초여름 태양빛은 간데 없이 우중충하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연초 올 여름 내내 비가 와 맑은 날이 며칠에 불과하다는 소문이 돌았다. 터무니 없는 이야기지만 사람들은 진지하게 듣고 어떡하냐며 레인부츠니, 선풍기니 여름 대비책을 세웠다. 장마를 한 달여 앞두고 보니 거의 현실이다. 공상과학 소설에 나올 법한 디스토피아를 어느샌가 모두 현실로 받아들이는 요즘이다. 유통업계는 사람들의 의식주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소비재를 다루다 보니 갑작스럽게 변하는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다. 추운 날과 더운 날의 일수에 따라 그해 베스트셀러가 바뀐다. 2년 전부터일까, '계절 모르는 가전'이라는 말이 유통가에 돌았다. 전에도 여름철 설치 순서가 밀릴 것을 걱정해 가을, 겨울에 여름 가전을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은 더 나아가 '방방냉방'이라며 방마다 두느라 겨울부터 팔리고 있다. 늦여름부터 가을이면 갑자기 닥치는 북풍에 여름도 안 갔건만 난방가전을 산다. 역시즌/시즌 특별 프로모션이었던 계절가전 상품들이 요즘은 일년 사계절 내내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과일매대의 과일도 점점 동남아시아를 닮아간다. 스타프루츠니 두리안이니, 조선시대 사람들은 본 적도 없는 과일들을 미래 작물로 낙점한 지방자치단체가 수두룩하다. 이미 강원도에서는 망고를 땄다고 한다. 가전이 팔리고 과일 열리는 시기를 면밀히 들여다보려니 '늦었다'는 생각만 든다. 팬데믹 전 '다시는 코로나19 없는 세상을 보지 못할 것'이라던 정부의 말처럼 우리는 위기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요즘 마음이 비슷한 사람들과 만나면 이런저런 생필품 공유를 하고 있다. 설거지 비누 후기라든가, 자연 수세미 공동구매 같은 이야기들을 나눈다. 반신반의 하면서도 바꿔보면 왜 그동안 환경 오염을 시키던 걸 썼나 의아하다. 태어나던 때부터 이미 부모가 쓰던 설거지 세제와 플라스틱 수세미가 너무 당연한 줄 알았다. 나 혼자로 뭐가 바뀔까 하면서 시작했지만 집을 나서는 손에 들린 재활용 봉투는 전보다 무척 가볍다. 그리고 혼자가 아니다. 유통기업들이 고객을 맞는 첫 화면과 첫 매대에 올린 친환경 아이디어 상품들 후기에 빼곡한 글들이 우리 모두의 노력을 방증해주고 있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3-06-13 16:18:11 김서현 기자
[기자수첩] 집값 바닥론과 신중론

최근 부동산 시장에선 집값이 상승 추세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급매물 소진 이후에도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늘고 가격 하락세는 주춤한 양상을 보이는 등 시장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의 '4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월간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47% 하락했다. 하락폭은 전월(-0.78%)보다 0.31%포인트(p) 축소되면서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연속 낙폭이 줄었다. 서울(-0.55%→-0.34%)은 구축 대단지 위주로 하락폭이 줄었다. 경기(-1.15%→-0.63%)는 안산 단원구·고양 일산서구·군포시 외곽지역이나 구축 위주, 인천(-0.81%→-0.29%)은 입주 물량의 영향 있는 미추홀·부평·동구 위주로 하락폭이 축소됐다. 실제로 수도권 곳곳에서 매매가격이 반등하는 단지가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달 전용면적 84㎡가 24억3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지난 2월 거래가격(22억2000만원)보다 2억1000만원 상승했다. 경기 안산 단원구 고잔동에 위치한 '힐스테이트중앙'은 지난달 전용면적 74㎡가 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 거래가격인 6억5000만원과 비교하면 1억원 올랐다. 인천 서구 청라동에 위치한 '청라국제금융단지한양수자인레이크블루'의 경우 지난 1월 전용면적 84㎡의 거래가격이 6억3000만원이었지만, 4개월 만에 1억3500만원 상승한 7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집값 바닥론을 확신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서울아파트 실거래지수가 22% 급락했기 때문에 폭락 뒤 반등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시장은 관성의 법칙이 작용하는 만큼 반등세는 좀 더 이어지겠지만 역전세난, 경기침체, 고금리 등으로 V자형 반등은 힘들 것"이라고 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여전히 매수자 대부분이 추격매수에 나서기보다는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본격적인 추세전환을 예단하기는 일러 보인다"고 진단했다.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은 아직 일러 보인다. 지금을 최상의 매수 적기로 보고 있는 투자자들은 전문가 전망과 대출이자 등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전략도 고려해야 한다.

2023-06-12 14:30:34 김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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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비상구’에 대한 상식

지난달 23일 제주에서 대구로 향하고 있던 아시아나항공기의 '비상구 문열림 사고'를 두고 한동안 말이 많았다. 일반 승객이라면 '명목상의 문' 혹은 '열리지 않는 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상구가 열리는 모습을 보는 일이란 흔치 않은 일이다. 기자들 역시 승무원들의 안전교육을 참관해야 비상구를 통해 탈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고 비상구는 약 200미터 상공에서 활짝 열려 강한 바람이 승객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일부 사람들은 "비상구문이 너무 쉽게 열리는 것 아니냐"며 "문 여는 방법이 얼마나 쉬웠으면 일반 사람이 일말의 제재 없이 열 수 있었나"라는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아시아나 에어버스 A321-200 기종은 기내·외 기압 차를 이용해 출입문을 열 수 있게 한 '여압 방식'으로 운영되며 별다른 잠금장치를 갖추고 있지 않다. 하지만 모든 항공기가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 않다. 국내 운항 중인 보잉 항공기의 경우 비행 중에는 수동으로 문을 열 수 없는 '핀 방식'을 갖췄다. 이런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비상구 문은 비상시 쉽게 열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상식'이다. 이러한 공감대는 최근 온라인 여론조사 플랫폼 더폴의 설문 결과에서도 도출된 바 있다. 해당 기관은 2만1000여명을 대상으로 '항공기 비상구 출입문 개폐 난이도' 조사에서 44.8%(9500명)는 '비상 상황에서 빨리, 쉽게 열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고 발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사고에 대한 대응으로 사고 기종인 A321-200 항공기의 비상구 앞자리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하지만 이 또한 근본적인 대응으로 보기는 어렵다. 훈련된 캐빈 승무원들이 있어도 항공 사고 발생 시 비상구 앞 승객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언제까지고 비상구 앞좌석을 판매하지 않는지는 아직 발표한 바 없지만, 사고 방지를 위한 선택이 오히려 더 큰 사고를 방지하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위험한 상상마저 든다. 비상구는 비상 시에 빠른 탈출을 경로를 확보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항공기 비상구'의 어떠함을 탓하기 보다는 항공법을 강화해 비행기 안전운항에 위해를 가하는 행동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선행돼야 한다.

2023-06-08 15:52:14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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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극단의 정치'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없다

"자꾸 대화는 안 하고 논쟁만 하자고 하니까 답답한 노릇이다." '비공개 회동' 제안을 거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한 말이다. 김기현 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가 '비공개 회동' 제안을 거절한 데 대해 "여야 대표가 만나 국정 현안을 긴밀하게 나누는 협상의 자리가 대화의 자리다. 토론하는 자리는 협상하는 자리가 아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같은 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 대표가 비밀리에 만나 할 얘기도 있지만, 굳이 특별한 현안도 없이 비공개로 만나는 척을 보여주겠다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라며 '비공개 회동' 제안을 거절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속담처럼, 집권여당 대표와 제1야당 대표가 설전을 주고받는 상황이다. 여야 대표가 다투면서 민생 현안 논의 차원에서 나온 공개 정책 토론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먹거리 문제를 두고도 여야는 극단적으로 대치 중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두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에서 과학적 근거로 대응하는 데 대해 "국민의힘 진짜 이름은 '일본의힘'이냐"며 몰아붙였다. 국민의힘에서 말하는 과학적 근거에 대해 '일본 정부 말만 믿는다'는 취지로 비판하는 데서 나온 발언이다. 국민의힘도 민주당 비판에 7일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광우병 괴담을 주도했던 단체 196곳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반대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후쿠시마 오염수를 제2의 광우병 사태로 만들겠다는 의도 아니겠는가"라는 말과 함께 정치적 의도가 있는 대응이라고 맞섰다. 한국은 최근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서민 경제가 위태롭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서 집계된 올해 4월 라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24.04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1%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 시기인 2009년 2월(14.3%) 이후 14년 3개월 만의 최고치다. 여의도 정치권에서 한 목소리로 '민생 위기 극복'을 외쳐도, 정작 서로가 극단적인 설전만 이어가면서 해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금은 치열하게 극단의 정치로 치닫을 때가 아니다. 한목소리로 외친 '민생 위기 극복'에 함께 매진할 때다.

2023-06-07 14:41:10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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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

'악마의 게임, 국민 게임'으로 불리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대표 게임 '디아블로4'가 11년 만에 공식 출시됐다. 블리자드는 특히 한국 시장 공략에 적극 임하겠다고 밝히면서 이용자들의 기대까지 한 몸에 받고있다. 30년 가까이 큰 인기를 얻어왔던 디아블로 시리즈는 출시때마다 신기록을 세우며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디아블로4는 11년만의 출시임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블리자드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기대반 우려반' 시각이 공존하는 분위기다. 다시말해 믿고하는 디아블로의 시대는 지나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 '디아블로2 레저렉션'과 첫 모바일게임 '디아블로 이모탈'로 크고 작은 논란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님폰없?', '짜잔'사태 등 최근 몇 년간 블리자드는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유저들의 실망여론이 이어졌다. 이에 블리자드가 디아블로4 출시를 앞두고 정보를 하나씩 공개할 때 마다 오히려 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뿐만 아니라 올해 11월 4년만에 블리즈컨을 개최한다는 발표에도 유저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용자들 사이에선 '블리자드는 믿을 수 없다. 걸러봐야 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잠재우기 위해 블리자드도 큰 노력을 해왔다. 대중화에 초점을 맞추고 이용자들과의 소통에 속력을 냈다. 게임의 밸란스와 서버에 특히 공들였다는 후문이다. 이런 노력이 디아블로4를 통해 빛을 바라고 있다. 현시각 디아블로4를 접한 유저들 사이에서 '기대 이상, 최상급'이라는 긍정적인 평이 대부분이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30년이라는 구력이 주는 기대감은 여전히 묵직했다.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실망에서 기대로 빠르게 돌아서고 있다. 또 완벽하게 한글화 시키면서 분위기는 더 좋아지고 있다. 실제 모든 음성은 한국어로, 자막도 매끄럽고 자연스러웠다. 캐릭터들의 입모양까지 완벽했다. 이에 국내 유저들은 더욱 열광하고있다. 그간 블리자드에게 실망했었던 유저들 맞나? 회의감이 들었다. 한국게임이 그간 유저들을 얼마나 채워주지 못했기에 이런 폭발적인 반응으로 금방 돌아섰을까. 디아블로4 출시를 통해 '게임사는 게임으로 말한다'라는 말이 입증된 결과다. 국내 게임사들도 올해 하반기 다양한 신작출시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메타버스, NFT, 블록체인, AI 등 다양한 신사업도 펼치고 있다. '가지많은 나무에 바람잘날 없다'는 말이 현재 국내 게임사들을 두고 하는 말 같다. 게임산업이 발전하는 과정이겠지만 언제까지 새로운 것만 할 수 있을 까. 본업에 집중해 IP를 지켜내는 것이 곧 게임사가 해야 할 근본적인 일이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2023-06-06 15:06:24 최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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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알뜰폰 0원 요금제, 결국 생태계 부정적 영향 줄 것

알뜰폰 업체들의 0원 요금제가 연일 화두가 되고 있다. 0원 요금제를 출시할 수 없는 이동통신사의 자회사 등 기업들은 0원 요금제로 고객들이 빠져나가는 것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용자들의 경우, 0원 요금제를 7개월~8개월까지 사용한 후, 이용 의무 기간이 없기 때문에 기간 만료 전 이 알뜰폰 업체를 빠져나와 다른 알뜰폰 기업으로 이동하면 또 다시 0원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1년 이상 계속적으로 0원 요금제 사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한 이통사의 자회사인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이통사 자회사들의 경우, 이통사들이 중소 규모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지원하는 보조금이 나오지 않아 0원 요금제를 내놓을 수 없다"며 "하지만 우리 이용자들은 자유롭게 다른 알뜰폰 기업들로 이동해 요금제를 갈아탈 수 있게 된다.다른 업체로 이동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보니 이용자 유출이 걱정이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알뜰폰 기업들이 판매하는 0원 요금제 수는 60여개에 달하고 있다. 알뜰폰 업체들이 0원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최근 이동통신사가 자사망을 사용하는 중소 임대 알뜰폰 사업자에게 제공하는 정책지원금(보조금)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이 가입 회선당 24만원~27만원까지 보조금을 지원하자, 알뜰폰 기업들이 이 같은 0원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알뜰폰 시장에 등을 돌려왔던 SK텔레콤도 최근 '알뜰폰 사업 전담팀'을 신설했다. SKT 관계자는 "중소기업과 상생 취지에 동참하기 위해 전담팀을 구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SKT는 지금까지 알뜰폰 사업자에게 자사의 망을 도매가로 빌려줬지만 여기에도 적극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SKT가 최근 알뜰폰 전담팀을 신설하고 더 적극적인 영업에 나섬에 따라 최근 알뜰폰 기업 중 SKT 망을 도매로 신규로 제공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SKT의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은 이미 지난 1월 39.95%를 기록하며 점유율이 40% 밑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더 이상 알뜰폰 시장을 무시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정부가 특히 다음달 '알뜰폰 시장 경쟁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 알뜰폰 시장은 더욱 활기를 띄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알뜰폰 기업들이 앞다퉈 경쟁에 나서고 있는 0원 요금제는 결국 시장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소비자들은 0원 요금제를 옮겨다니며 쓸 수 있어서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지만, 알뜰폰 기업들은 경쟁이 더욱 가열되며, 결국 열악한 기업들은 문을 닫을 수 있게 된다. 알뜰폰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기 위해 0원 요금제는 지양하고, 이보다는 고객을 계속적으로 붙잡을 수 있는 고객센터 운영 등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2023-06-01 08:37:24 채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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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대전, 트램-버스 '혼용도로' 시급한데…"문화지체 허들"

대전에 트램과 시내버스가 함께 다닐 수 있는 혼용차로가 깔릴 예정이다. 트램도, 혼용차로도 국내 최초다. 혼용차로가 생기면 트램에서 버스로 환승이 가능해지고, 교통 혼잡도 해소된다. 무엇보다 탄소를 내뿜는 자동차를 줄일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2030년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목전에 둔 우리나라로서는 고령층이 쉽게 탈 수 있는 미래형 교통수단이다. 그런데, 넘어야 할 장애물이 한, 둘이 아니다. 현행 법상 트램과 버스 등 자동차가 함께 다닐 수 없다. 도로교통법에 따라 트램은 전용차로로 통행해야 하고, 자동차는 전용차로를 다녀서는 안 된다. 경찰청은 트램과 자동차가 함께 다니면 교통사고가 우려된다는 검토의견서를 냈다. 트램 관련 불합리한 경제성 평가 기준도 문제다. 트램 전용차로를 놓으려면 최소 2개 차선이 필요하다. 그만큼 자동차가 다닐 도로 폭이 좁아져 교통혼잡비용이 커진다. 사업성만 보면 트램과 자동차가 함께 다녀야 수익이 나는데, 현행 법상 관련 규정이 없어 불가능하다. 트램 도입에 앞서 도로교통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2021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전 도시철도 2호선인 트램 개통을 위해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트램과 시내버스가 함께 다니는 혼용차로 설치가 골자다. 하지만, 개정안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 심사조차 받지 못했다. 미국의 사회학자 W.F.오그번은 1922년 저서 '사회변동론'에서 '문화지체'란 개념을 처음 언급했다. 인간의 법과 제도 등이 과학 기술의 발달을 따라가지 못 하는 것을 꼬집었다. 차세대 교통수단인 트램이 후진적인 교통 법과 제도로 잠자고 있는 전형적인 문화지체 현상이다. 트램 앞에 놓인 '허들'을 제거하려면 보다 세밀한 법과 정책이 필요하다. 트램이 좁은 도로의 원도심을 지나는 특성상 버스와의 혼용차로를 허용하면서도 폭이 넓은 곳에는 전용차로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물론, 혼용차로에는 트램에 통행 우선권을 줘야 한다. 한 교통전문가는 "트램이 기존 도로를 점유하면서 승용차에 대한 경쟁력을 깎아 편익비용이 마이너스가 된다는 발상 때문에 트램이 사업성 관련 예비타당성을 넘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트램은 1887년 미국에서 처음 도입됐다. 암스테르담, 베를린 등 유럽은 트램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다. 중세시대에 형성된 좁은 도로로 만성적인 교통정체에 시달리던 구도심을 트램과 버스가 다니는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했다. 이후 교통혼잡 해소는 물론 관광상품으로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가 됐다. 반면, 한국에는 트램이 1899년 서울 서대문과 청량리 사이 개통됐다 1968년 운행이 중단된 후 도로 위에서 사라졌다. 대전시가 트램의 부활을 알렸다. 그 전에 '문화지체' 극복이 선 과제다.

2023-05-31 16:04:11 원승일 기자
[기자수첩] 금융당국 신뢰회복하려면

최근 금융당국이 주가 조작의 온상으로 여겨진 차액결제거래(CFD)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CFD 계좌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증권사의 과도한 영업 활동을 방지하기 위해 개인 전문투자자 권유 금지 등 CFD 가입 문턱을 높였다. 그러나 또다시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금융당국에 대한 신뢰도가 낮기 때문이다. 사전에 예방하기 보다는 꼭 사건이 터진 이후 제도 개선을 부르짖는 금융당국의 형태에 신뢰를 줄 수 없다. 이번에도 금융당국의 개선안을 들여다보면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모습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9년 말 개인전문 투자자 지정 요건을 완화하는 등 무책임한 제도완화로 이번 사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2019년 11월 CFD 가입 조건이 되는 개인 전문투자자 요건을 계좌 잔고 5억원에서 5000만원, 총자산 10억원 이상에서 5억원(거주 주택 제외) 이상으로 대폭 낮췄다. 그동안 규제 완화 기조를 보여왔던 금융당국이 이번에는 규제 강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이번 제도개선을 보면 크게 CFD 투자 요건 강화, 깜깜이 투자 구조 개선, 규제차익 해소 및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5년 사이 1년 넘게 월말 잔액 3억원을 유지하는 전문투자자에게만 CFD를 허용하기로 했다. 또한 최초로 개인 전문투자자를 인증할 때나 CFD 등 장외파생상품 계약 땐 대면 확인이 의무화됐다. 그동안 투자자는 기관 혹은 외국인으로 표기돼 왔는데 앞으론 실제 투자자 유형을 밝혀 표기하도록 했다. CFD 전체 잔액, 종목별 잔액도 공시한다. 한국거래소는 거래정보저장소(TR) 보고항목에 실제 CFD 투자자의 계좌정보를 추가한다. 익명성 문제를 해결하면서 시장 감시를 강화할 수 있어서다. 신용융자와 마찬가지로 'CFD 관련 자율적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을 마련해 저유동성 종목 등에 대한 CFD 투자를 제한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사전에 CFD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뒤늦게 이 같은 개선책을 내놓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미 소시에테제네랄(SG)발 주가 폭락 사태로 7만여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나온 대책은 뒷북 대응에 불과해 보인다. 우선 대책을 내놓기보다는 무책임한 제도완화와 늑장 대응에 대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땅에 떨어진 금융당국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

2023-05-30 17:16:07 원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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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리동결과 경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25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올해 2월과 4월에 이은 3연속 금리 동결이다. 금리동결을 두고 좋은 의미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번 금리동결은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의미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전월(4.2%) 대비 0.5%포인트(p) 낮아지면서 지난해 2월 이후 14개월 만에 3%대를 기록했다. 5월 기대인플레이션도 전월 대비 0.2%p 떨어진 3.5%로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0.1% 내리면서 4개월 만에 하락 전환하는 등 지난해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기저효과 영향으로 물가 둔화가 점차 나타나는 양상이다. 하지만 경제는 침체 일로다. 한국은행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석 달 전(1.6%)보다 0.2%p 하향 조정한 1.4%를 제시했다. 올해 성장률을 처음 제시한 이후 다섯 번 연속 하향 조정이다. 내년 성장률도 2.4%에서 2.3%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우리나라 기초체력이라 할 수 있는 경상수지는 올해 1분기 44억 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012년 이후 11년 만에 첫 '분기 적자'다.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1% 감소하면서 8개월 연속 수출 감소, 15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등 IT경기 위축이 심화되고 있고 중국 경제 활동 재개 효과도 미미한 상황이다. 금리를 조정할 수 없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 상황이 부정적이란 뜻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마냥 좋아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늘어나는 부채도 금리동결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다. 올해 1분기 기준 세계 34개 국가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102.2%로 가장 높았다. 부채의 원인으로는 부동산 등 자산 투자 과열과 코로나로 인한 경영난이다. 제로금리시기에 변동형 주담대로 주택을 구입한 투자자들이 현재는 6~7%대 이자를 부담하고 있어 부채가 늘어난 것이다. 결국 올려도 문제, 안 올려도 문제인 진퇴양난 속에서 한국은행의 결정이 서민들의 삶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적절한 선택과 부작용에 대비하는 보완책 마련이 중요하다.

2023-05-29 15:16:20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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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위기…기업·정부 힘 합쳐야

"미국 법무부가 정말 그랬어?"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이 안개 속을 헤매고 있다. 일각에서는 합병과 관련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보도하면서 논란은 확대되는 모습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은 지난 2019년 금호그룹이 유동성 위기로 아시아나를 매각하기로 하고 HDC현대산업개발과 인수계약을 체결한 뒤 코로나로 계약이 무산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HDC현대산업계발은 2000억원대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지만 포기했다. 당시 아시아나를 인수하기엔 경영 상황이 너무 안좋았기 때문이다. 이에 채권단 대표인 산업은행이 2020년 11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을 추진한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아시아나 인수 계획이 없었던 대한항공은 한국 항공산업을 살리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수년간 경영난에 시달렸던 아시아나는 산업은행에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3조 54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투입했지만 회생 불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1조원의 계약금과 중도금을 아시아나에 지급했고 잔금 8000억원만 남은 상태다. 양사의 합병은 2021년 1월 14일 이후 총 14개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조원태 회장은 합병을 위해 국가별로 태스크포스를 꾸려 인력을 투입하는 등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했다. 지난 2년여간 기업결합 심사 통과를 위한 법률비용만 1000억원 이상 쏟아부었다. 이같은 노력으로 영국을 포함해 11개국은 결합을 승인하거나 심사·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심사를 종료했다. 문제는 현재 남은 유럽연합(EU)와 미국, 일본 세 곳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는 점이다. EU는 지난 17일 합병에 따른 시장 경쟁 제한을 우려하는 내용을 담은 중간 심사보고서를 대한항공 측에 통보했다. 여기에 미국의 경우 법무부가 대한항공에 '아시아나급 경쟁자가 없으면 합병 승인이 어렵다'고 통보했다는 일부 보도가 나오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해당 내용에 대해 대한항공은 "통보받은 적 없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여전히 논란이다. 대한항공이 합병 승인을 받기 위해 다양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보도는 기업 구성원들을 힘들게 할 뿐이다. 이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해외 경쟁 당국의 방어적인 모습은 어느정도 예상했지만 과도한 요구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인 외교를 통해 지원해야한다. 물론 대한항공도 경쟁 당국이 납들할 수 있는 답안과 합병에 따른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할 때다.

2023-05-25 15:08:46 양성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