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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주가조작에 희생되는 개미들, 책임은 누가?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조작 사태로 인한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통곡이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들이 모여 있는 오픈 카카오톡방에서 5억 원쯤의 빚은 놀라운 일도 아니다. 대규모의 피해자가 발생하면서 곳곳에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지만 하루아침에 빚더미에 앉게 된 개미들의 가슴은 여전히 막막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초 일부 종목에서 작전 세력이 개입했다는 정황을 파악했음에도 미적지근한 대응으로 사태를 방관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조금 더 신속했더라면 '끝물'에 들어간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정부는 '증권범죄 대응 강화'가 국정과제임에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그치게 됐다. 이번 사태의 근원지로 꼽히는 차액결제거래(CFD) 위험성은 업계에서 계속 언급돼 왔다. 2019년 11월 금융 당국은 개인전문투자자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이와 함께 금융투자상품 잔고 기준을 기존 5억원 이상에서 5000만 원 이상으로 낮추면서 리크스가 상당한 CFD의 진입 장벽이 물렁해진 것이다. 증권가 책임론이 함께 불거지는 이유도 CFD에 대한 허술함이다. CFD 시장이 확대되고 있을 때, CFD 거래에 필요한 조건인 전문투자자 등록절차는 너무나 손쉬웠다. SG증권 창구로 쏟아진 CFD 물량의 상당수를 출회한 키움증권은 HTS·MTS을 통해 등록 신청부터 심사 완료까지 비대면으로 가능하다. 게다가 해당 증권사의 대표는 주가 폭락이 발생하기 불과 일주일도 전에 다우데이타 140만 주를 605억 원에 매도했다.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도, 대성홀딩스의 최대주주였던 김영민 회장의 동생 김영훈 회장까지 대주주들의 이례적인 대량 매각이 하필 이 시점에 진행됐다. 하지만 투자 시장의 혼란을 발생시키는 증권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는 너무나 가볍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태의 경우 '실패한 시세조종'이라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받았다. 경제사범 단속은 개인이 아닌 사회의 몫이다. 건전한 자본시장을 추구한다면 개인의 '선택'이 아닌 타인의 '조작'으로 인한 피해를 떠안게 해서는 안 된다. 법조계에서는 SG발 주가폭락 사태로 손실을 입은 개인 투자자들의 '회생 제도'를 마련해야 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개미들의 불신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처벌 강화와 구체화된 안전망 구축이 요구된다. /신하은기자 godhe@metroseoul.co.kr

2023-05-24 15:16:23 신하은 기자
[기자수첩] 믿고 걸러내는 안목을 키워야 할 때

"운동없이 먹기만 했는데 사이즈가 줄었어요" "저도 처음에는 믿지 않았는데 해보니까 다르더라고요." SNS에 올라오는 대표적인 허위·과장 광고 멘트다. 여름을 앞두고 미용·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허위 ·과장 광고로 인한 피해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나도 별반 다르지 않은 일반인 모델의 '내돈내산(내가 돈 주고 내가 산)'후기를 접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현혹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업체가 피부 미용과 다이어트, 건강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할 뿐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대표적인 사례로 '빈 박스 마케팅'이 있다. 빈 박스 마케팅은 온라인몰의 후기 조작 단속을 피하기 위해 모집된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제품을 구매하게 하고, 제품이 들어있지 않은 빈 상자를 발송해 후기 작성권한을 부여, 허위 구매후기를 등록하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건강기능식품 판매업자인 '한국생활건강'과 광고대행사 '감성닷컴'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억4000만원을 부과했다. 이들은 빈 박스 마케팅 방식으로 2004년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2708개의 거짓 후기를 게재했다. 광고대행사와 손잡고 가짜 후기를 양산할 아르바이트생까지 대거 고용하는 등 치밀하게 꾸며낸 거짓 후기를 일반 소비자들이 얼마나 구분할 수 있을까. 후기의 진위 여부가 모호하다 보니 정부의 단속도 한계가 있다. 공정위가 일일이 모든 의심 사건을 조사하고 적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의료제품 광고·판매 사이트를 점검한 결과 허위·과대광고 등 위반사항 226건을 확인하고 접속차단과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가정의 달 부모님이나 어린이 선물 등 수요가 많은 식품·건강기능식품 등 광고·판매 게시글 300건을 점검한 결과 허위·과대 광고는 82건에 달했다. 주요 위반내용은 ▲질병의 예방·치료에 대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광고 37건(45.1%)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것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광고 28건(34.1%) ▲식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광고 6건(7.3%) ▲구매후기 등으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광고 6건(7.3%) 등이었다. 허위·과장 광고에 현혹되지 않으려면 결국 소비자 스스로가 제품을 꼼꼼히 살피는 수밖에 없다. 안정성과 기능성이 입증된 건강기능식품 문구를 확인해야 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평가 절차를 통과한 건강기능식품 제품에만 주어지는 인증 마크를 살펴봐야 한다. 무엇보다 건강기능식품은 질병을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의약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먹기만 했는데 살이 빠지고, 바르기만 했는데 주름이 사라진다'? 무조건 사야하는 광고 문구가 아닌, 무조건 믿고 걸러야 하는 광고 문구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3-05-23 15:04:52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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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19 이후 취약지 의료봉사 절실하다

21일 인천광역시 옹진군 덕적도 게이트볼장에 마련된 의료봉사장. 얼굴에 주름이 깊게 패인 어르신들이 줄지어 들어왔다. 김순옥(88) 할머니는 몇년 전 육지로 나가 수술한 무릎이 쑤시는 듯 연신 손으로 수술 부위를 문질렀다. 홍금옥(88) 할머니는 양 무릎에 대수술을 해 걷는 것도 편치 않았다. 얼굴이 붉게 피어난 김송희(87) 할머니는 "피부과는 오늘 오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섬의 척박한 환경을 온 몸으로 받아낸 어르신들의 몸은 성한 구석이 없었다. 당 수치를 확인한 한 어르신은 적정 기준 혈당 수치 120보다 훨씬 많은 430이 나오기도 했다. 본인이 당 수치가 높은지, 혈압이 높은지도 모르는 분들도 많았다. 섬이 많은 인천, 특히 옹진군은 의료취약 지역으로 꼽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지난 1월 연 '지역 의료격차 실태발표 및 개선촉구 기자회견'에 따르면 ▲치료가능 사망률 ▲의사 수 ▲공공병원 설치율이 전국 평균보다 열악한 지역은 인천, 전라남도, 경상북도 세 곳이었다. 덕적도 보건지소 관계자는 인천 지역에 안개가 짙게 깔리면 응급환자가 생겨도 헬기가 못 떠 해경 측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부의 의료취약 지역에 대한 지원 사업 강화와 예산 확보는 필요불가결하다. 이와 함께 공공의 중장기적 노력과 민간 차원의 의료 봉사도 절실해 보인다. 이번 덕적도 의료봉사는 국제라이온스협회354-F(인천) 지구가 주최하고 인천지역 5개 병원이 후원해 열렸다. 3년간 이어진 코로나19 유행세가 사그러들자, 의료봉사도 다시 이어지는 분위기다. 의료봉사 차원에서 심도 있는 진료는 할 수 없겠지만 더 큰 질환을 조기 발견하거나, 만성 질환의 꾸준하고 정기적인 치료를 유도할 수 있어 보인다. 인천 송도 연수김안과에서 의료봉사를 나온 김재찬 안과전문의는 "의료봉사장을 찾는 어르신들은 본인의 건강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다. 아직도 의료봉사장을 찾지 않은 주민분들을 더 많이 모시고 나오게 하는 것이 과제"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다시 시작되려는 의료봉사, 생전 처음 본 어르신의 건강을 위해 돕는 의료진과 봉사단원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어난다. 이제, 시민의 건강 수호와 봉사 정신 실천을 위한 시민단체, 의료기관, 기업 등의 관심이 절실한 때다.

2023-05-22 11:01:01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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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아랍에미리트(UAE) 국빈방문과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인 다보스포럼 참석차 스위스 순방에서 처음으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한 이후 세일즈 외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 미국 국빈방문을 시작으로 이달 초 12년 만에 복원시킨 일본과의 셔틀외교와 지난 17일에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열렸다.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까지 숨 가쁜 외교 일정을 소화해내고 있다. 아울러 G7 정상회의 계기 양자회담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첫날부터 베트남·호주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이탈리아·인도·영국 정상과의 양자회담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한일·한미일 정상회담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경제안보 협력을 심화시키고 있다. 또, 윤 대통령은 G7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독일 및 유럽연합(EU) 집행부와의 정상회담를 앞두고 있으며 이달 말에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국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다자정상회의이자, 한국과 태평양도서국 간 첫 정상회의도 예정돼 있다. 정상외교 활동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수출 활로를 뚫어주거나 외국기업으로부터 국내 투자를 적극 유도하는 윤 대통령의 '국익우선주의' 외교 방침은 투자 유치와 양해각서 체결 등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다만, 활발한 정상외교에 비해 국내 현안 및 갈등을 풀기 위한 내치(內治)는 아쉬운 점이다. 여소야대의 21대 국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운영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라도 야당과의 협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국내·외 경제 상황이 어려운 시점에 정치의 갈등은 정치 영역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등 전 분야 걸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야당 대표와의 만남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직전 최장 기록은 339일 만에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동이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 숨 가쁜 정상외교를 수행하는 윤 대통령이 집권 2년 차를 맞아 야당과의 협치를 통해 국내에서도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

2023-05-21 13:52:19 박정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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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P2P금융과 암호화폐시장

보통의 금융부 기자가 그러하듯이 처음 출입한 곳은 제2금융권과 핀테크 기업이었다. 가장 관심있던 분야는 핀테크 기업의 P2P금융이었는데, 하루가 멀다 하고 사기·횡령 사고가 터졌다. 가장 아이러니했던 것은 P2P기업도, 수익만 보고 뛰어든 투자자도 아니었다. 금융당국과 국회의 대처였다. 이것을 예방할 만한 규제를 만들어야 하는 이들이 약 2년(2018~2020년)이 넘도록 손을 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금융권으로 편입해 이름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으로 바꾼 P2P금융을 또 다시 언급하는 이유는, 당시의 P2P금융시장과 암호가상자산시장이 겹치고 있어서다. 이날 한국은행은 BOK이슈노트 보고서를 통해 ▲테라USD·루나 폭락사태와 ▲암호자산 대출플랫폼 셀시우스 파산 ▲암호자산 거래소 FTX 파산 등의 원인이 과거 전통시장과 유사한 형태의 취약성을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테라USD·루나 폭락사태를 보면 당초 테라 1개와 1달러어치의 루나는 가격안정화를 위해 교환이 가능했다. 투자자가 시장에서 1달러 만큼의 루나를 매입하면 테라 1개로 교환할 수 있고, 반대로 테라1개를 사면 1달러어치의 루나로 교환할 수 있었다. 문제는 테라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예컨대 테라1개의 가격이 0.9달러가 되면 차익거래자는 1달러어치의 루나와 교환한 뒤 또다른 투자자에게 루나를 팔아 0.1달러의 이윤을 얻는다. 그러나 테라1개를 루나로 교환했기 때문에, 테라는 줄고 루나는 늘며 가치가 하락한다. 가격이 떨어진 루나를 팔고 탈출하려는 투자자들의 행렬이 더해지면 루나의 가치하락은 걷잡을 수 없어진다. 애초부터 지속가능한 영업모델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셀시우스 파산은 자산·부채의 만기 불일치와 유동성 리스크 관리 실패, 3AC 파산은 과도한 레버리지를 통한 고위험 자산 투자, FTX는 불투명한 내부거래 등 문제를 안고 있었다고 평가한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있다. 적은 노력으로 해결할 수있는 일을 미리 처리하지 않아 나중에 더 큰 노력을 들이게 된다는 의미다. 암호자산은 국경이 없어 피해범위가 P2P금융 정도에서 그칠리가 없다. 거래소를 위한 특정금융정보법 외에도 암호자산업체의 정확한 리스크 평가와 투자자보호 규제가 조속히 마련되길 바란다.

2023-05-18 17:12:31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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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2세종문화회관, 생활SOC 부족한 문래동에 돌려줘야

"슬리퍼 신고 아이 손잡고 문화공연 향유하고 싶습니다. 동네에서 편하게요" 문래동 주민 A씨의 작은 소망은 산산조각이 났다. 당초 서울시가 문래동3가 일대 공장 부지에 짓기로 했던 '제2세종문화회관'의 위치를 여의도공원으로 옮겨버렸기 때문이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발표하며 한강 일대에 제2세종문화회관, 서울문화마당 등의 문화예술공간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는 문래동 부지가 협소해 한강과 가까운 여의도공원에 제2세종문화회관을 만들기로 했다고 하는데, 땅이 좁으면 위로 쌓아 올리면 될 일이다. 여의도공원 내 제2세종문화회관 디자인 공모를 진행하면서 건폐율, 용적률, 층수 제한을 모두 없앤 시가 아니던가. 이 정도 행정 추진력이면 문래동에 건립하는 것도 문제없다. 사실 건물 크기보다 중요한 건 지역 불균형 해소다. 오 시장이 제2세종문화회관을 세우겠다고 한 여의도동은 여의도공원, 여의도샛강생태공원, 여의도한강공원이라는 3개의 대형 공원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미 생활SOC가 풍부한 곳에 복합문화시설까지 추가로 지어주는 건 특혜이자 차별이다. 문래동에 공원이라 부를 만한 건 문래근린공원 단 하나다. 규모는 2만3611㎡로, 여의도동 내 여의도샛강생태공원(18만2000㎡), 여의도한강공원(148만7374㎡), 여의도공원(22만9539㎡) 총면적 189만8913㎡의 8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시는 제2세종문화회관을 여의도공원에 조성하겠다고 한다. 오 시장이 내세운 시정 비전 '다시 뛰는 공정도시'와도 '동행·매력 특별시'와도 맞지 않는다. 한 마디로 '어불성설과 자가당착의 콜라보'라고 할 수 있겠다. 오 시장은 낙후된 지역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일보다는 이미 좋은 한강을 더 좋게 바꾸는 것에만 몰두하고 있다. 시가 낸 보도자료는 시장이 추진하는 서울시 정책의 방향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되는데, 올 1월17일~5월17일 서울시가 배포한 보도자료 중 제목에 '한강'이 들어가는 자료는 무려 52건에 달했다. 이는 전임 시장 재임 기간인 2020년 1월17일~5월17일 15건과 비교해 약 3.5배 많은 수준이다. 시 예산이 차고 넘치는 게 아니라면 시민들이 지금도 잘 이용하고 있는 한강에 '중복 투자'할 것이 아니라 주거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혈세를 투입하길 바란다.

2023-05-17 13:51:42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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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RE100은 나랏일이다

"할 수 있는 게 없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에너지 확대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기업들이 친환경 에너지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 전세계 정부가 강력한 친환경 규제를 시작하면서 수출길이 막힐 위기에 처했다. RE100에 가입하면서 약속한 1차 목표도 10년이 채 남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친환경 에너지 생산 비중은 전체에서 10% 안팎에 불과하다. 한반도의 지리적인 특성 문제도 있지만, 전력 공급이 한국전력 주도로 이뤄지는 데다가 정부도 뚜렷한 방법을 마련하지 못한 탓에 돈이 있어도 친환경 에너지를 살 수도 없다. 직접 생산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기업들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발전 설비를 마련하고 기술을 개발하면서 대응에 나섰지만, 필요한 수준으로 친환경 에너지 비중을 높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오죽하면 삼성전자까지도 지난해 신환경영영전략을 발표하면서 이런 애로사항을 고백했을 정도다. 엎친데 덥친 격으로 전기 요금은 올라버렸다.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할 비용도 더 오를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고 해도 부담 증가는 불가피하다. 그래도 계획대로 친환경화를 추진할 계획이고 그럴 수 밖에 없다는 말에서는 작은 씁쓸함 마저도 느껴졌다. 최근 독일에서 만난 현지 관계자는 어떻게 100% 친환경 에너지를 수급하냐는 질문에 조금 비싼 친환경 요금제를 쓰면 된다고 답하며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국가적으로 친환경 에너지 발전 비중이 60%에 달하는 상황에서 친환경 에너지는 선택에 불과한 문제라는 것. 그 밖에도 글로벌 기업들은 RE100에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이다. 애플을 비롯한 주요 빅테크 기업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완성차 공장까지도 상당수는 이미 친환경 에너지 비중을 100%로 끌어올렸다. 국내 기업들도 해외 거점을 기준으로 하면 대부분 기준을 충족한 상태다. 국내에 생산 기지를 더 만들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친환경 에너지를 수급할 수가 없어서 공장이 있어도 수출을 할 수가 없을 수 있다. 전사적인 친환경 기준을 충족하는데에도 걸림돌이 된다. 정부가 주도하는 친환경 에너지 발전 노력은 피할 수 없는 도전이다. 원자력 에너지까지 포함하는 CF100까지 논의되지만,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데다가 결국은 더 큰 짐으로 돌아올 수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정도를 가야한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3-05-16 15:59:39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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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운 아이' 떡 하나 더 줘야

20~30대의 대출 빚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10년 사이 2.5배 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기준 만 19~39세 청년가구의 순수 금융부채는 845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빚을 진 청년들만 놓고 보면 1인당 평균 1억1511만원의 빚을 떠안고 있다. 지난해 3분기를 시작으로 금융당국과 금융업계에서는 만 34세 이하 저신용 청년들을 위해 이자 감면 및 상환 유예 혜택 등을 제공했다. 일각에서는 청년들이 돈을 빌리고 갚지 못하자 '물에 빠진 사람 구해 주니 보따리 내놓으라 하는 세대'라는 인식도 생기는 듯 하다. 온라인에서는 "한탕주의에 빠졌다", "도덕적 해이가 올 수밖에 없다" 등 날 선 목소리가 나온다. 부정적인 여론이 등장해도 청년 맞춤 금융혜택은 지속, 발전해야 한다. 상환능력은 한 번 떨어지기 시작하면 회복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청년들에게 기회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사회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의미가 있다. 우선 상환능력이 떨어진 청년들이 사회에 진출했을 때 투입되는 사회적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이는 사회적 비용의 규모와는 관계없다. 청년들이 사회에 진출해 빚을 탕감하고 구성원으로서 자존감을 회복하면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청년 맞춤 금융 정책을 살펴보면 이자 감면 및 상환유예가 주를 이루고 있다. 원금을 깎아주는 것도 아니며 평생 빚을 받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다. 그저 부담을 덜어주고 조금 더 기다려 주겠다는 의미에 가깝다. 소비처가 어디든 묻고 따지지 않아야 한다. '카푸어', '골푸어', '빚투' 등 사치스럽고 무모한 방향의 소비가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관용의 시선이 필요하다. 근본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 빚은 괴로울 수밖에 없어서다. 향후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복귀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신뢰와 포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난은 누구에게나 있다. 40대에는 주택구입 이후 대출금 상환으로 빈곤해지는 '하우스푸어', 50대에는 자녀 교육비에 허덕이는 '에듀푸어'와 가난한 자영업자를 뜻하는 '소호푸어'가 있다. 이 밖에도 노후자금이 부족한 '리타이어 푸어'와 '실버푸어'가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면 분명 우리 사회 수 많은 '푸어'들에게도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근거로 남길 수 있다. 5월은 가정의 달. 청년들이 눈엣가시 같더라도 한 번 더 응원하고 기회를 줄 수 있지 않을까.

2023-05-15 09:57:30 김정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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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진짜 부자'로 보이는 방법

최근 유통 대표 3사인 롯데쇼핑과 이마트/신세계, 현대백화점그룹이 심혈을 기울이는 카테고리 중에는 '신명품'이 있다. 스파(SPA) 브랜드와 명품 브랜드 사이에 위치한 신명품은 디자이너의 개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디자이너 브랜드와 명품 하우스 세컨 브랜드 등을 통틀어 지칭한다. 고객 타깃은 당연히 2030세대다. 과거 X세대와 베이비붐 세대들 또한 명품으로 자신의 부를 과시하지만 요즘 2030세대는 루이비통이니 샤넬이니 하는 전통적 명품을 들기보다는 '남들은 모르는' 고급스러운 취향을 과시하고자 한다. 샤넬 가방 하나를 들기보다는 미우미우와 마크제이콥스, 우영미, 다크룸, 아더에러, 아크네 스튜디오 등 명품 하우스의 세컨 브랜드와 디자이너 브랜드를 섞는 것을 좀 더 '힙(hip)'하다고 여긴다. 최고급 명품 아이템을 들고 다니면 푼돈 모아 벼르다 맘 먹고 하나 사 본 '부자 지망생'으로 보인다는 게 이유다. 우리 사회는 자산과 소득격차가 극심한 양극화 사회로 가고 있다. 노인빈곤도 심각한 문제지만 최근에는 2030세대,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이들의 빈곤이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우리 사회의 2030세대는 돈이 없다. 이 탓에 일각에서는 이들의 구매력에 대한 기대가 과잉 상태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지난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세대가 가구주인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5651만원인데, 자산 격차는 5분위 배율이 35.27배에 달한다. 하위 20%의 소득은 1968만원, 자산규모는 2700만원에 불과하다. 올해 최저임금 기준 예상연봉은 세후 1800만원이다. 9억8185만원의 자산을 보유한 상위 20%가 평균값을 크게 부풀렸기 때문이다. 한 시대의 사람이 자신을 타인에게 어떻게 보일 것인가에는 결핍이 숨어있을 때가 많다. 30여 년 전 여성들은 자신이 지혜로우면서도 이성에 무지해 보이길 원했다. 직장을 얻기 힘들고 큰 돈을 벌 수 없어 남성에게 자신을 의탁해야 했기 때문이다. 우리사회의 2030세대는 무엇을 선망하고 어떻게 보이기를 바라는가? '진짜 부자'로 보이려는 이들의 마음은 무엇인가?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3-05-14 16:22:44 김서현 기자
[기자수첩] 전세사기와 대책 그리고 여야합의

최근 부동산 시장에선 '전세사기'가 화두다. 전세사기의 피해 규모가 큰 인천 미추홀구에서는 전세사기 피해자인 20·30대 청년들이 잇달아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 방안' 발표를 통해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수사가 개시되는 등 전세사기 의도가 있다고 판단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 ▲보증금의 상당액이 미반환될 우려 등 정부가 정해놓은 특별법 적용 대상의 몇몇 요건들은 기준이 모호해 주관적인 부분이 개입될 상황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별법 적용 대상이 되면 주택이 경매에 넘어갔을 때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낙찰받을 때 은행이 장기 저리로 금융지원을 제공한다는 방안은 빚을 진 피해자에게 또 다른 대출을 받게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피해자가 주택 매수를 원하지 않는다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우선매수권을 넘겨받아 주택을 사들인 뒤 피해자에게 임대하겠다는 방안의 경우 실제 LH가 사들일 수 있는 임차주택은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부가 땜질식 대책만 내놓는 사이 부동산 시장 침체와 주택 가격 하락으로 임대인이 은행 대출금을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가는 '깡통전세'가 늘어나고 있어 전세사기 피해 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신청된 부동산 임의경매개시결정등기는 8452건으로, 지난 1월(6622건) 대비 27.6%(1830건) 증가했다. 지난해 4월(5299건)과 비교해 보면 59.5%(3153건)나 늘었다. 지난 3월 전국에서 발생한 전세 보증 사고 금액은 약 3199억원으로 지난 2월(2542억원) 대비 25.8%(657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사고 건수는 1121건에서 1385건으로 23.6%(264건) 증가했다. 여야는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 처리를 두고 공방 중이다. 지난 1일과 3일에 이어 전날에도 특별법 심사를 이어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오는 16일 다시 회의를 열기로 했다. 정부는 빠른 시간 내에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여야는 특별법 제정안 통과로 피해자 대책 마련에 한목소리를 내길 희망한다.

2023-05-11 13:44:43 김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