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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헤리티지를 찾아라

"솔직히 이제는 상품성만으로는 승부하기 어렵다. 브랜드 가치가 주머니를 여는 중요한 기준이 됐다." 최근 한 산업계 관계자가 한 말이다. 브랜드 마케팅이 본격화했다. 첨단 기술이 '특이점'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기술력만으로는 차별화를 할 수 없게 되면서다. 마침 소비 방식도 '가심비'를 추구하는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이런 명품화 전략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나 자동차 업계가 '헤리티지'에 집중하는 이유다. 내연기관 기술이 상향 평준화하고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성능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는 상황, 기존 완성차 업계는 기술 개발은 물론 브랜드 역사를 앞세워 가치를 높이는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차량 성능보다는 브랜드 역사에 중점을 두고, 추억의 디자인을 되살리는 '레트로'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도 이같은 노력 일환이다. 옛 모델이나 브랜드를 되살리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시대를 넘어선 유행을 보고 있는 MZ세대는 물론, 추억을 다시 떠올리는 중장년층에도 꽤나 즐거운 일인 듯 하다. 여러 연령대가 다양한 감성과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모처럼 세대간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 그런 중에도 여전히 환영받지 못하는 브랜드가 하나 있다. 바로 대우자동차다. GM이 브랜드를 포기한지 10년이 훌쩍 넘었고, 자일버스도 존폐 기로에 섰다. 타타대우상용차가 요긴하게 잘 사용하고 있지만 모기업인 타타모터스와 라인업이 중복되는 탓에 폐지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대우차 브랜드가 가치를 잃은 건 아니다. 여전히 동유럽을 비롯한 지역에서는 높은 인지도에 더해 프리미엄 이미지도 갖고 있다. 마티즈나 라세티 등 대우 브랜드에서 개발됐던 차들도 일부는 아직 단종되지 않았다. 타타대우 트럭도 모기업인 타타보다 상위 모델로 비싸게 팔린다. 문제는 두가지인듯 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소유하고 있지만 GM이 허락해야하는 복잡한 관계. 그리고 적지 않은 브랜드 사용료다. 양사는 대우 브랜드를 지킬 의지가 없어보이지만, 그렇다고 쉽게 내줄수도 없는 분위기다. 대우차가 역사속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우전자의 탱크주의는 브랜드 슬로건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만든지 20년 가까이된 중고 대우차가 아직도 동유럽에서 인기 차종으로 거론되는 것을 보면 그냥 빈말은 아니었던것 같다. 품질보다 감성이 우선시되는 요즘, 문득 그리워질 때가 있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3-02-15 14:08:44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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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애플페이'와 카드사

지난해 결제업계를 뜨겁게 달군 것이 있다. 바로 애플페이다.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도 뜨거운 관심사다. 애플페이가 일본과 중국에 진출한 2016년 이후 국내 도입 소식이 무성했지만 매번 루머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진짜다. 현대카드와 애플이 국내 서비스 출시를 공식 발표했다. 금융당국 또한 검토를 마무리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르면 다음달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독점 계약은 물거품이 됐지만 한동안은 현대카드만 등록 가능할 예정이다. 현대카드뿐 아니라 모든 카드사에 애플페이 서비스 발판이 마련됐다. 그러나 카드업계는 심드렁한 반응이다. 해외 결제망을 사용하는 만큼 수수료 부담이 크다는 점도 문제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인프라 부족이다. 금융권에서는 애플페이 성패 여부를 두고 잡음이 나온다. 대개 물음표를 던지는 모양새다. 가장 큰 이유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부족이다. 서비스를 시작하더라도 인프라 부족으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 최근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중심으로 NFC단말기 설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보급률은 10% 수준으로 추산한다. 카드업계는 힘을 합쳐야 할 때다. 애플페이 서비스 참여를 통해 인프라 구축에 힘을 더해야 한다. 업계 합의를 통해 NFC단말기 설치에 속도를 내는 것이 우선 과제일 것이다. 십여 년 전 한국에 아이폰3가 첫선을 보였을 때 우리는 스마트폰은 커녕 와이파이가 뭔지도 잘 몰랐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옵니아와 갤럭시, LG전자의 옵티머스 등이 함께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하며 인프라를 빠르게 구축했다. 이제는 공공와이파이까지 생겼다. 대중교통은 물론 길에서도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 시장 경쟁을 통해 소비자 편의성이 높아진 것이다. 관련 시장의 파이도 함께 커졌다. 카드업계가 힘을 합쳐 결제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면 결제 시장의 파이 또한 커질 수 있다. 금융업계의 우선 과제로 디지털 전환, 플랫폼 구축 등이 화두인 요즘 새로운 인프라 도입은 필요성이 높아졌다. 장기적으로 보면 모든 카드사들의 애플페이 서비스 개시가 유력하다. MZ세대, 특히 'Z세대'에서 아이폰 선호도가 갤럭시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어서다.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해 애플페이 서비스 진출은 필수다. 경쟁을 위해서나 소비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서나 지금은 업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

2023-02-14 11:28:35 김정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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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마음을 읽으면 보인다

새학기와 봄이 다가오지만 유통가 전반의 분위기는 침울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끝에 지난해 간신히 엔데믹(풍토화)이 시작됐지만 3고 사태(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했다.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나온다. 악화일로 속에서도 성과를 거두는 곳들은 당연히 있다. 최근 성과가 눈에 띄는 곳은 유통사마다 내놓는 자체브랜드(PB)다. 과거 PB상품은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가성비' 상품으로만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브랜드 색깔과 품질을 잘 살린 상품들이 이어지면서 오히려 일부러 구입하는 상품으로 자리했다. 저렴한 데 품질도 좋고, AS도 간편하다는 것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PB 노브랜드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7% 늘었다. 홈플러스는 PB 홈플러스시그니처 매출이 지난해 9%에 육박하며 매출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알렸다. 여기에 더해 한국소비자원에서 프라이팬 등 상품의 우수성을 인정받기까지 했다. PB 상품을 다루는 한 유통기업 관계자는 "최근에는 저렴한 가격만으로는 승부를 볼 수 없어 마진율을 낮춰서라도 품질을 살리려 한다"고 말했다. PB가 저렴한 가격과 좋은 품질로 인기를 끄는 동안 전혀 다른 이유로 높은 매출을 기록 중인 경우도 있다. 최근 편의점 매대는 장난감이 든 과자류, '토이캔디'가 점령하고 있다. 오뚜기를 비롯해 아크릴 키링, 작은 피규어, 스티커 등이 든 토이캔디는 편의점 업계의 대표적인 효자 상품이다. 워낙 인기가 좋다 보니 아예 수집한 토이캔디를 전시할 수 있는 아크릴 상자 등을 제작해 파는 업체도 나왔다. 장난감이니 으레 어린이들이 고객이려니 싶지만 실제로는 2030대 고객이 큰 손이다. 1000원에서 3000원 정도의 돈으로 귀엽고 예쁜 장난감을 얻고 여기서 즐거움을 느끼는 '소확행' 소비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저격해 성과를 거둔 예다. PB상품도, 토이캔디도 작은 돈이 주는 확실한 효용가치가 공통점인데, 보복소비 광풍이 불던 1년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다. 저렴하고 좋은 상품은 언제나 무적이지만, 때로는 가격과 이름이 품질을 상회할 때 더욱 각광 받는 상품들도 있다. 길고 긴 불황 속에서 유통업계가 읽어내야 하는 것은 혹시 사람들의 마음이 아닐까.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3-02-13 16:36:43 김서현 기자
[기자수첩] ‘안심전세 앱’과 현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부동산원과 함께 전세사기 근절을 위해 임차인이 전세계약을 맺을 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안심전세 앱(App)'을 출시했다. 전세사기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차인이 계약 전부터 전세사기 위험을 판단할 수 있도록 전세계약 시 확인해야 할 주요 정보를 안심전세 앱을 통해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안심전세 앱의 가장 큰 특징은 전세보증금 시세 안내와 집주인 정보의 투명한 공개 등이다. 국토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전세사기 피해 방지 방안'의 후속조치로 앱을 출시하면서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겐 고무적인 일이지만, 현장에선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단 전세보증금 시세 정보 공개가 수도권 다세대·연립주택, 50세대 미만 소형 아파트 등에 한정되면서 다가구나 주거용 오피스텔은 빠졌다는 점이다. 서울 지역은 연립·다세대 주택이 많지 않아 시세 정보 확인이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기자가 안심전세 앱을 사용해보니 서울 대부분 지역이 시세 정보를 제공할 공개 대상이 아니거나 시세 검토 중으로 안내되면서 시세 확인이 어려웠다. 집주인 정보 공개의 경우 개인정보 등의 이유로 법 개정이 되지 않아 현재 집주인의 동의 없이는 확인이 불가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임대차 계약 과정에서 세입자가 집주인의 정보를 제공받으려면 집주인에게 안심전세 앱 설치를 요구한 뒤 직접 악성임대인 여부 확인 버튼을 누르게 하는 것은 현실 가능성이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토부는 오는 7월 안심전세 앱 개선을 통해 주거용 오피스텔과 지방 광역시로 시세 제공 범위를 확대하고 집주인의 체납이력을 국세청 서버와 연계하는 방식으로 앱 화면에 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안심전세 앱은 전세사기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스마트한 수단"이라면서 "앱을 통해 안심할 수 있는 시세정보와 집주인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제공해 전세사기 사전 예방에 도움을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의 말처럼 정부는 이제라도 현실성 있는 안심전세 앱 개선을 통해 전세사기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고민해야 할 때다.

2023-02-12 13:21:35 김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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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BNK 빈대인 차기회장의 인사에 이목집중

"관치 논란 때문에 중립지대에 있던 빈대인 전 행장이 수혜를 입었다. 빈 전 행장의 복귀로 안감찬 행장 사람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BNK금융 내부 인선을 두고 금융권에서 흘러나오는 말이다. 그간 많고 탈도 많았던 BNK금융의 차기회장은 빈대인 전 행장으로 내정됐다. 빈 내정자가 다른 라인에 섰던 임원들을 어떻게 정리할 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된다. 빈 내정자는 김지완 BNK금융지주 전 회장과 안감찬 부산은행장 사이에서 피해를 본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안감찬 행장 라인에 섰던 그룹 내 일부 임원들은 속을 끓이고 있다. 차기 회장 주도로 임원 인사가 이뤄질 경우 상당수가 후선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불암감 때문이다. 빈 내정자는 지난 2017년 부산은행장에 취임했지만, 2021년 물러났다. 그는 잔여임기를 포함해 3년 6개월여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당시 부행장이었던 안감찬 행장은 전 회장 라인을 타면서, 빈 내정자의 자리를 꽤찼다. 안 행장과 전 회장은 부산대 선후배 관계였다. BNK금융지주 안팎에선 학벌, 파벌이 형성돼 있다는 불만과 지적이 공공연했다. 특히 BNK금융 내에는 역대 회장들의 출신학교를 중심으로 동아대-부산대 간 중심 세력으로 파벌이 형성됐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실제 이장호 초대회장과 성세환 2대 회장은 동아대 출신으로, 최근에는 부산상고와 부산대 출신으로 파벌을 형성해 불만이 있었다. 금융당국도 BNK금융의 파벌 싸움을 공개적으로 지적하면서 차기 회장의 유력한 인사는 외부 출신이 떠올랐다. 그러나 관치 입김이 거세다는 여론에 BNK금융지주 내 특정 학맥에는 속하지 않는 빈 전 행장이 차기 회장으로 선임됐다. 빈 내정자는 1960년대생으로 경상남도 남해 출신이다. 원예고등학교와 경성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부산은행 입행 이후 인사부 부장(2009년), 사상공단 지점장(2012년) 등을 역임했다. 2017년엔 부산은행장을 맡았었다. 특히 BNK금융지주 이사회는 빈 내정자의 조직 안정화 능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이같은 상황에 빈 내정자가 학연 논란을 어떻게 해결할 지에 관심이 쏠린다 .

2023-02-09 16:40:27 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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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확률형게임, 치킨게임의 승자는

게임업계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였던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게임사가 공개하도록 의무화 하는 법안이 지난달 문체위를 통과했다. 본회의 통과가 남았지만 여야가 모두 합의한 사항으로 사실 통과된거나 다름없다. 그간 게임사들은 자율규제를 잘 지키고 있다며 확률형 게임에 대한 법적 규제를 반대했지만 이용자들이 지속적으로 불만과 지적을 강하게 제기하자 결국 정치권은 유저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렇게 된 법안 내용에 따르면 ▲확률형 아이템을 법적으로 정의하고 표시 의무를 부과한 것 ▲확률 정보 미공개시 2년 이사의 징역 혹은 2000만원 이하의 처벌 조항이 주 골자다. 정치권은 업계의 입장도 고려한다며 처벌 전 문체부장관이 시정을 권고할 수 있는 완충제도를 마련했다. 실제 게임사들은 한국게임산업협회를 통해 매달 자율 규제 미준수 게임을 발표, 모니터링 하고 게임사들이 공개한 정보를 재검증하는 제도를 갖추고 있다. 이처럼 자율 규제를 철저히 지켜왔던 게임업계 사이에선 이번 법안 시행으로 억울한 기업들이 속출 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게임사들은 처벌이 과도하다는 점과 해외 게임사와의 역차별이라는 점을 문제로 제기할 수 있다. 법제화 된 후 해외 게임사들을 강제로 규제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 국내 업체만 부담을 진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불거지는 업계 전반에 대한 충격파다. 정치권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이용자들의 편에 섰지만 이는 당장 법만 고치면 모든 문제가 해결 될 것이라는 법 만능주의에 귀속된 꼴이됐다. 이는 법은 언제든 쉽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건이 된 것이다. 또 정치권은 이용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했다지만 자기 결정권을 침해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정치권은 법안 시행에 찬성하면서 정보 공개 법제화는 게임 이용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권익을 보호하는 산업 진흥 간 균형적인 접근을 원칙으로 했다지만 법안 내용을 들여다 보면 어설픈게 한두개가 아니다. 효율성,효용성 뿐만 아니라 실제 사례가 없기 때문에 검증된 연구결과도 없기 때문이다. 이번 법안 시행으로 업계에 닥칠 벌어질 부작용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비단 이용자들의 피해도 속출 할 수 있다 성급했던 정치권의 선택이 앞으로 게임업계와 이용자간 신뢰 문제에 해가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2023-02-08 14:01:18 최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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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치는 '생물'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언제부터인지 정치권에서 격언으로 통한다. 정치인이 언제든지 입장을 다르게 낼 수 있는 뜻으로, 그러한 일들도 종종 일어나기에 다양한 상황에서 쓰이곤 한다. 제6공화국이 들어선 1987년 이후 한국 정치사를 돌아보면, 이 격언의 함의(含意)에 절로 감탄할 수밖에 없다. 이 격언이 새삼스럽게 떠오른 것은,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덕분이다.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려던 나경원 전 의원에 온갖 비판을 쏟아낸 친윤(親윤석열)계는 어느새 입장이 달라졌다. 당 대표가 되기 위해 나 전 의원 힘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친윤계는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 고심할 때, '반윤(反윤석열) 우두머리', '자신의 출마 명분을 위해 대통령의 뜻을 왜곡하고, 동료들을 간신으로 매도하며 갈등을 조장하는 사람' 등 표현을 써가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지만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입장은 180도 바뀌었다. 친윤계 초선 의원 9명은 지난 6일 나 전 의원이 있는 서울 동작구 지역구 사무실에 방문, 양해와 위로의 뜻을 전했다. 당시 나 전 의원을 찾은 박성민 의원은 "나 전 의원께서 불출마 선언 뒤 두문불출하시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단일화 성사로 윤석열 정부 탄생에 기여한 안철수 당 대표 후보를 향한 입장도 180도 달라졌다.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지난해 3월 단일화 공동선언에서 "저희 두 사람은 원팀"이라며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메꾸어주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고, 상호보완적으로 유능하고 준비된 행정부를 통해 반드시 성공한 정권을 만들겠다"고 했다. 11개월이 지난 지금, 두 사람의 '원팀'은 사라졌고 안 후보는 '자유민주주의 부정 세력'이 됐다. 당 대표 경선 경쟁자인 김기현 후보는 7일 안 후보의 과거 발언을 언급한 뒤 "시장 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국민의힘 정신에 부합하는 생각과 소신을 가지고 있느냐는 근본적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안 후보에게 사실상 사상검증을 한 것이다. 물론 정치인의 행동이나 말 한마디가 생물처럼 바뀌는 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다만 생물처럼 정치 환경이 달라질 수 있음을 기억했으면 한다. 말은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2023-02-07 13:26:52 최영훈 기자
[기자수첩]MZ를 향한 '진심'

3년 만의 대면 언팩 행사에 각국 미디어의 눈이 쏠렸다. 관객들은 'Galaxy'라는 글자 앞에서 'X'자 포즈를 취해 보이는가 하면, '브이로그'를 찍는 인플루언서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뮤지컬 공연 무대를 연상케 하는 장내로 진입하니 행사 시작 시간 1시간 전인데도 관객들이 1층을 가득 채웠고, 2층에도 이미 많은 사람이 자리를 잡고 인증샷을 찍기 바빴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아이폰을 들고 언팩 행사를 촬영하기 바쁜 젊은 세대의 모습도 쉽게 눈에 띄었다. 최근 스마트폰 주요 소비층인 MZ세대의 아이폰 선호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한국 갤럽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8~29세의 53%는 아이폰을, 44%는 갤럭시를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아이폰을 가지지 못해 대성통곡한 초등학생의 이야기는 유명하다. 넌지시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 언팩 관객에게 "아이폰을 쓰시는데 언팩 행사에 오셨네요?"라고 물었다. 그는 "아이폰을 쓰고 있지만 언제든 옮길 준비가 돼있다"며 "오늘 갤럭시 S23 울트라 소개를 보고 바로 체험해 보고 싶어서 아침부터 일찍 왔다"고 웃어보였다. 실제로 아이폰14 pro 모델을 쓰고 있는 그는 "갤럭시 S22 울트라를 쓰고 있는 친구의 영향을 받았다"며 "젊을수록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카메라에 MZ 감성을 녹이기 위해 노력했다. 갤럭시 S23 울트라의 카메라 기능을 발표하며 20분가량의 시간을 소모했다. 이와 더불어, 페이커를 등장시키며 게임 기능 향상에도 '진심'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MZ 아이폰 선호' 현상을 정면 돌파하기로 하고 MZ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갤럭시 언팩 행사 직후에 사진 촬영과 모바일 게임에 진심인 MZ세대 취향을 저격하는 숏폼 콘텐츠를 선보인다. MZ세대가 민감하게 반응했던 'GOS 논란'도 갤럭시 맞춤형 칩셋인 '스냅드래곤8 Gen2 for Galaxy'를 채택해 정면 돌파에 나섰다. 원자재 값 인상과 인플레이션 상황 속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었지만 MZ는 가격에 큰 신경을 두는 세대는 아닌 것 같다. '호텔 망고 빙수'부터 '명품 오픈런'까지 MZ 세대는 '가치'와 '가심비'로 움직이는 세대가 아닐까. 삼성이 원가절감을 버리고 프리미엄으로 MZ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2023-02-06 16:01:22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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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4 이통사 수익모델부터 고민해야

정부가 제4 이동통신사 본격 선정 절차에 착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취소된 28㎓ 2개 대역 중 1개 대역에 대해 신규사업자 진입을 추진하기 위해 '5G 28㎓ 신규사업자 진입 지원방안'을 내놓았다. 과기정통부는 KT와 LG유플러스의 28㎓ 대역에 대해 주파수 할당을 취소하는 초유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과기정통부의 5G 28㎓ 신규사업자 진입 지원방안은 신규사업자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800㎒ 폭을 신규사업자에 할당하면서 최소 3년간 신규 사업자만 참여할 수 있는 전용대역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기지국은 28㎓ 주파수 대역 100~300개 핫스팟 지역에 깔면 돼 투자비는 많아야 3000억원이 소모된다"고 밝혔다. 또 5G 망 구축 투자액에 대한 세액공제를 지속하고 2023년 투자액에 대한 한시적인 세액공제율 상향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알뜰폰 사업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이통사의 경우, 수조원을 지출했던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혜택이다. 하지만 그동안 제4 이통사 유치는 7차례나 엎어져 실패로 끝났다. 또 3000억원이 소모되는 것과 달리 뚜렷한 수익모델(BM)이 없다는 점이 신규 이통사로 진입하는 것을 꺼려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5G 28㎓ 대역은 롱텀에볼루션(LTE)에 비해 최대 20배 빠른 속도를 내 성능은 뛰어나다. 하지만 커버리지가 좁아 더 촘촘하게 기지국을 구축해야 해 많은 투자비용이 투자된다. 과기정통부는 28㎓ 대역이 핫스팟에서 트래픽을 분산하고 메타버스, VR(가상현실) 및 증강현실(AR) 등에 유리한 기술이라고 홍보를 해 BM이 없다는 점을 커버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안보의 특수성 때문에 해외 진출도 어렵고 내수 시장 위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제4이통사를 선정하는 데만 급급하지 말고, 신규 사업자가 어떤 수익모델을 낼 수 있는 지 따져봐야 한다. 투자비가 3000억원이 소요된다고 해도 수익모델이 없는 사업에 참여하는 사업자는 없을 것이다. 전문가 그룹이나 업계 관계자 등 협의를 통해 수익모델을 발굴하지 않고서는 8번째 제4 이통사 유치는 또 다시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023-02-05 10:38:55 채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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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한화진 장관은 양치기소녀? "일회용컵 보증 못해요"

#.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전국에서 시행하기로 했다 세종과 제주로만 축소했다. #. 숟가락 등 일회용품 사용 금지를 식품접객업에서 시행했지만 과태료 부과는 유예했다. 환경부가 '탄소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일회용품 사용 규제책을 냈다 뒤로 물린 사례들이다. 벌써 세 번째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작년 6월부터 전국 시행이 결정됐다. 이미 2년 전이다. 돌연 12월로 미뤄졌고, 시행 지역도 단 두 곳으로 축소됐다. 그러자 두 지역 내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보증금제를 보이콧하고 나섰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카페 사장이 일회용컵 사용시 보증금 300원을 가격에 넣어 판매한 뒤 소비자가 컵 반환시 보증금을 돌려주는 제도다. 이 제도를 적용받는 세종과 제주 내 카페는 음료값이 다른 곳보다 300원 더 비싼 셈이다. 손님 발길이 끊기고, 고스란히 카페 손실이다. 현재 중저가 프랜차이즈인 빽다방과 메가커피는 보증금제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반발이 커지자 환경부는 시·도지사도 일회용컵 보증금제 대상 사업자를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원래는 환경부 장관 고시로 매장 수 100개 미만의 사업자에 시행할 수 있지만 이를 지역 단체장에게도 권한을 줬다. 그런데, 세종과 제주 외 타 지역에 일회용컵 보증금제 관련 조례가 있는지 여부는 파악조차 안 됐다. 심지어 인구 절반 이상 분포한 서울과 경기, 수도권에도 관련 조례가 있는지 모른다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환경부 장관이 시·도지사에 권한을 준 게 아니라 떠 넘겼다는 비아냥거림이 들린다. 좀처럼 썩지 않고 재활용하기 어려운 플라스틱, 일회용컵은 환경을 위협하는 재앙이다. 독일 정부는 일회용컵 생산 kg당 1.23유로(1600원)의 징벌적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우리는 kg당 150원에 불과하다. 미래 세대가 살아갈 친환경 세상을 위해 불편을 감수해달라고 국민들을 설득하기는커녕 지자체, 카페 점주들 뒤에 숨어 조용히 외친다. "일회용컵 보증 못 해요." "늑대가 나타났다" 양치기소년의 거짓 외침으로 양들은 모두 잡아먹혔다. 양치기소녀 한화진 환경부 장관 덕에 피해는 영세 자영업자와 소비자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 몫이 됐다. 환경을 갉아먹는 늑대가 나타났다고 계속 외쳐도 사람들이 오지 않을까봐, 두렵다. 그럼에도 "기후위기가 오고 있다"고 외치는 양치기소녀가 보고 싶은 이유는 왜 일까.

2023-02-02 11:05:16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