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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만찬장 밖 삼성 하청 노동자들의 설움

양소리 수습기자(산업부)



산업화는 전통을 바꾼다. 농삿일에 흥을 돋우던 농악은 1970년대 산업화와 함께 '사물놀이'로 변형됐다. '전통주'의 모습도 변했다. 집집마다 담가놓고 맛을 뽐내던 빚은 술은 예쁜 병이 담겨 판매된다. 전통의 산업화다.

19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그룹 신년행사에도 산업화된 전통이 등장했다. 6시부터 열린 만찬행사는 '미래삼성'을 엿본다는 의미가 있어 오너일가의 말, 제공된 술과 선물 등 면면이 이슈가 된다. 건배주로는 복분자주가 올랐다. 축하공연은 사물놀이패가 맡았다.

'고용' 역시 산업화가 가속되며 모양이 변했다.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행사장 밖. 삼성전자서비스 센터 해고 노동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그들은 호텔 입구에서 "이재용이 책임지라"고 외쳤다. 삼성 마크를 달고 일하지만 애프터서비스(AS) 기사들은 삼성과 도급계약을 맺은 '협력사' 소속이다. 법적으로 삼성은 책임이 없다.

그러나 진정 삼성과 무관한가.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원청인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인 서비스 센터의 채용계획을 수립하고, 실적평가를 해왔다. 합법적 도급이라면 업무가 완벽히 독립돼 있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역시 "위장도급이 우려된다"는 문건을 작성하기도 했다.

자신을 고용한 이가 누군지도 모르고 일하는 노동자가 생겼다. 전통시대엔 없었던 일이다. 하도급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기본 권리마저 침해당하는 상황이라면 문제가 된다. 이재용 부회장의 건배사는 "열심히 도전하자"였다. 그의 도전 뒤에는 삼성마크를 달고 'AS의 삼성'을 지켜주는 노동자가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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