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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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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與 당 대표 다자·양자대결서…안철수에 '오차범위 밖' 우세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기현 후보가 경쟁자인 안철수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여론조사 결과가 14일 나왔다.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가 고성국TV 의뢰로 지난 11∼12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01명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층 861명에게 실시한 '차기 국민의힘 대표 지지도' 조사(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조사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3%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김기현 후보 41%, 안철수 후보 27%로 각각 나타났다. 예비경선(컷오프) 직전인 지난 1월 29∼30일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김 후보는 31%였으나 이번에는 10%포인트 오른 결과다. 반면 안 후보는 직전 조사에서 35%였으나 이번에는 8%포인트 내렸다. 이번 조사에서는 천하람 후보(13%), 황교안 후보(12%)가 뒤를 이었다. 김 후보는 가상 양자 대결에서도 52% 지지율로 안 후보(42%)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에서 김 후보(43%)가 안 후보(51%)보다 지지율에서 뒤처졌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4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후보 지지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지지도는 조수진(17%), 김재원(14%), 민영삼(13%), 김병민·김용태·허은아(이상 8%), 정미경(7%), 태영호(4%) 후보 등 순이었다.

2023-02-14 14:35:59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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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전당대회에 1만명 몰린다…일산 킨텍스로 장소 변경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3·8 전당대회 개최 장소가 경기도 일산 킨텍스로 바뀌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에 따라 예상 참석자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다.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14일, 전당대회 개최 장소를 서울 송파구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킨텍스 제1전시장 제1홀로 변경한 사실에 대해 밝혔다. 당이 대의원 8944명을 포함한 약1만명이 전당대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측하면서다. 당초 당은 전당대회에 5000명 정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킨텍스로 전당대회 개최지를 변경한 것은 추가 공간 확보가 가능한 장소라는 게 당의 설명이다. 처음 개최지로 정한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수용 가능한 인원은 5000명 수준이다. 새롭게 정한 킨텍스 제1전시장 제1홀은 1만명 수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은 이와 관련 "이번 전당대회는 정권 교체 및 방역 조치 완화 이후 치러지는 첫 전당대회로 많은 국민의 기대감과 관심이 고조되고 있어 행사 당일 약 1만여 명의 참석이 예상된다. 국민과 당원 안전을 고려해 기존 개최 장소보다 수용 인원이 넉넉한 킨텍스로 장소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는 대통령 선거 승리 이후 100만 책임당원 시대를 맞아 전 당원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화합과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당은 이번 전당대회로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희망을 드리는 역량 있는 여당 지도부를 선출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전당대회는 책임당원 투표 100% 방식으로 당 대표, 최고위원 4인, 청년최고위원 1인 등 차기 지도부를 선출한다. 당 대표는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가 본경선에 진출했다. 최고위원은 김병민·김용태·김재원·민영삼·정미경·조수진·태영호·허은아 후보가 본경선에 진출했다. 청년 최고위원은 김가람·김정식·이기인·장예찬 후보가 본경선에 진출했다. 특히 당 대표는 본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를 두고 3월 10일부터 이틀간 결선투표로 결정한다. 결선투표 결과는 3월 12일 발표될 예정이다.

2023-02-14 11:34:08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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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의당에 쌍특검 촉구 "김건희 檢에 맡기면 국민 납득 못해"

더불어민주당이 14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 추진에 집중하고 '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해선 신중론을 펼치는 정의당에 쌍특검을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의당이 대장동 50억 클럽만 특검을 하고, 김건희 여사는 여전히 검사들에게만 맡기자고 한다면, 우리 국민은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며 "곽상도 전 의원의 '50억 뇌물' 무죄 판결은 물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판결 또한 국민 분노가 하늘을 찌를 정도"라고 이같이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정의당은 그동안 검찰 수사를 촉구하며 김건희 특검에 신중론을 폈지만, 우리 국민이 분명히 확인한 것은 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 아니 재판 결과가 나온 이 순간까지도 검찰은 진상 규명이 아닌 진실 은폐에만 애쓰고 있다는 점"이라며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김건희 특검에 찬성하는 만큼, 독립적인 특검을 구성해서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검 추진 필요성에 대해 "공소장에 200번 이상, 공판 과정에서 300번 이상, 그리고 법원의 판결문에도 37번 김 여사의 이름이 언급됐다. 김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 씨도 판결문에 27번이나 언급됐다"면서 "하지만 검찰은 단 한 차례 소환 조사도 하지 않았다. 공범 의혹이 제기된 지 1년이 넘도록 서면 조사조차 없었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을 남편과 사위로 둔 모녀는 검찰이 입혀준 치외법권의 방탄복을 껴입고 공소시효만 끝나기를 기다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는 사건 판결문에서 총책이 바뀌는 시점에 따라 범행을 1단계와 2단계로 구분하며 두 단계 모두 동원된 계좌는 '김 여사와 최 씨 명의 계좌가 유일하다'고 적시했다.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1단계를 제외하고도, 김 여사의 계좌 3개가 유죄로 본 주가조작 거래 48건에 쓰였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하지만 검찰은 1심 판결에 대해 지금껏 '항소하겠다'는 입장표명조차 없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이름과 대통령의 장모 최 씨 이름이 만천하에 오르내리는데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지난 대선 당시 '1차 조작 기간에만 계좌를 맡겼고 이후에는 기존 계좌 정리하는 매매만 했다'는 윤석열 대통령 해명도 거짓임이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단순 전주가 무죄로 나왔으니 김 여사의 연루 주장은 허위'라고 반박한 대통령실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여당은 윤 대통령은 '총보다 무서운 눈총', '대포보다 겁나는 불호령'만 지레 의식하면서 대통령 가족 심기 경호에만 안절부절"이라며 "공판 과정에서 새로 드러난 사실인데도 '전 정부에서도 기소조차 못 했던 사안'이라며 너무나 억지스러운 변명을 늘어놓은 대통령실과 여당은 이제라도 대오각성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남은 선택지는 오직 특검뿐이다. 재판부는 공소시효가 남은 2차 주가조작에서도 김건희 여사의 계좌가 활용됐다고 확실히 판단했다. 또한 '김건희 파일'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민 씨와 공모해 김건희 여사의 주식을 거래한 2차 작전 주포 김 씨에게도 유죄를 선고했다. 법원이 김건희 여사의 혐의를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 수사로 밝혀야 할 혐의가 중대한다"고 말했다.

2023-02-14 11:26:25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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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정진상 면회 논란 정성호, "위로·격려 차원, 檢 유출 저의 무엇인가"

구속 수감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장실장을 특별 면회해 논란이 된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두 사람을 위로하고 격려하려는 취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며 접견 내용을 언론에 흘리는 검찰의 행태를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발 언론 플레이에 유감을 표한다. 공적, 사적 인연으로 김 전 부원장과 정 전실장을 면회한 사실이 있다. 구속 수사에 대한 위로와 격려 차원의 대화를 나눴고 과거 변호사 경험으로 재판 준비를 철저히 하라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각각 김 전 부원장과 정 전 실장을 특별 면회 형식을 통해 접견한 것을 인정했다. 정 의원은 "일부에서 특별 면회를 해서 의원이 특혜받은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장소 변경 접근이다. 일반인도 가능하고 공식적으로 접견을 신청했고 신청서를 구치소에 보내는 것이다. 해당 구치소장이 심의해서 필요성이 있다고 해서 허가한 것"이라며 "교도관이 입회하게 돼 있고 두 사람의 대화를 적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교도관이 입회해서 작성한 접견록을 공개하면 된다. 제가 변호사 1990년 개업해서 2014년 폐업할 때까지 20년을 넘게 했고 정치적 사안을 다뤘기 때문에 재판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이야기했다"며 "명백한 직접 증거가 없고 진술에 의해 기소된 것이기 때문에 두 사람 다 무죄를 주장하니 알리바이가 있어야 할 것 아니냐고 이야기 했다. 과거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니 기록을 철저히 검토하고 메모하는 등 변호인보다 피고인이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무죄가 나는 것이라고 (대화의) 60~70%를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들을 만나 '이대로 가면 이재명이 대통령 되지 않겠나'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선 "'밖에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나. 신문 다 보고 있지 않나'고 물었고 이런 상황을 보면 '정부여당이 힘들게 가고 있지 않나. 이렇게 가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푹 쉬고 나오라고 한 것"이라며 일반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김 정 부원장과 정 전실장은 2016년 말에 만나서 (당시) 이 대표가 대선에 나간다고 해서 캠프가 꾸려졌을 때 만났고 제가 거기 총책임자였다"며 "그 이후 쭉 알게 됐다. 2018년 경기지사 선거를 같이 했고 대선 때는 저는 특보단장을 했고 그 사람들은 자기 역할을 했다. 인정상, 의리상 간 것이다. 김 전 부원장은 두 달 전에 만났다. 문제가 됐다면 그 때 문제를 삼아야 한다. 정 전 실장도 기소됐다고 해서 설 전에 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걸 지금와서 검찰에서 접견 일부를 뽑아서 정 의원이 마치 증거를 인멸하고 회유하려고 한 것 아니냐. 저의가 무엇이겠나.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하려고 하는데, 증거 인멸 우려나 범죄 소명이 있어야 하는데 정 의원을 통해서 하려고 한 것 아닌가. 이미 수사 끝나서 기소된 상태였다. 이 대표와의 관계는 회유하거나 이런 관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검찰이 아니면 유출할 수 없다. 공무상으로 취득한 비밀 아닌가. 과거 박정희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사적인 사담, 공개적인 법적 절차 거쳐서 교도관 입회 하에 한 이야기를 가지고 언론에 유출한 저의가 무엇인가. 이게 어떻게 민주 공화국인가. 대한민국 검찰이 공산국가도 아니고 사적 대화를 노출해서 정치적 공세로 쓰려는 것은 범죄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2023-02-14 11:09:18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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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양당·법무부 특검 추천 배제한 '50억클럽' 특검법 제출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가 대장동 개발 50억 클럽과 관련해 "오직 국민적 눈높이에서 성역 없는 수사를 벌일 진짜 '국민특검', '공정과 상식 특검'을 여야에 공식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14일 국회 본관 앞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정의당은 오늘 '50억 클럽 뇌물사건' 특검법을 제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나는 왜 곽병채가 아니고, 우리 아빠는 왜 곽상도가 아닐까', 곽상도 전 의원이 뇌물죄 무죄 판결을 받은 뒤 청년들과 부모님들이 뱉은 공분과 자괴감 섞인 한탄"이라며 "평범하게 사는 것이 꿈이 된 한국사회에서 과연 이것을 공정과 상식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간에는 '뇌물은 자식 찬스, 취업은 아빠 찬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전직 검사·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이름값으로 뒤엎은 공정과 검찰이 뒤집은 상식을 엄정하고 철저한 수사로 바로 잡아야 한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특검 추천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법무부와 법원행정처, 대한변호사협회도 배제한다는 방침과 함께 수사 기간도 수년에 걸쳐 벌어진 대형 개발 비리 카르텔 사건, 과거 최순실 특검 사례 등을 고려해 1차 연장 90일을 포함한 최장 270일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뇌물의 대가성을 입증할 물증은 제대로 확보하지도 않고 오로지 녹취록 하나에 기대 의도적 부실수사, 부실기소를 벌인 검찰을 더는 신뢰할 수 없다"며 "'50억 클럽 뇌물사건'은 정관계 인사뿐 아니라 전·현직 고위 법조계 인사들이 주축이 된 '법조 카르텔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또 "도둑이 자기 수갑 고를 수 없듯 이번 특검에 어떤 정치적, 사법적 이해관계도 개입돼서는 안 된다"며 "독립성과 객관성, 공정성이 특검의 원칙이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선"이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50억 클럽'을 핵심 수사 대상으로 한 이번 특검은 화천대유 및 성남의뜰 관련자들의 불법 로비와 뇌물, 이들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사업자금과 관련자들의 모든 불법행위를 파헤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어제 특검 임명을 위한 비교섭단체 정당에 논의를 제안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도 정치적, 정략적 태도를 버리고 특검 논의에 책임 있게 나서기 바란다"며 "그것이 국민에 대한 책무이자 정치적 도리"라고 덧붙였다.

2023-02-14 10:50:07 박정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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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문

[전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문 두렵지 않습니까! 절박한 위기 앞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까! 1. 시작하는 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진표 국회의장과 동료 의원 여러분,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대구 수성갑 출신 국민의힘 원내대표 주호영 의원입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 피해의 처참함을 필설로 나타내기 어렵습니다. 두 나라 국민을 깊이 위로하면서, 더 많은 분이 구조되고 피해가 속히 회복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우수를 며칠 앞둔 요즈음 바람이 한결 부드러워지고 남쪽에서는 벌써 매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꽃소식과 함께 코로나가 종식되고 우리 국민들 모두 활기차고 즐거운 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어제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님의 연설을 잘 들었습니다. 받아들일 지적은 받아들이고 저희와 생각이 다른 부분은 의견을 말씀드리고 조율해 가겠습니다. 저는 5선 의원으로서 우리 국회에서는 고참 중진 중의 한 명입니다. 그동안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고는 했습니다만 부족하고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짧지 않은 의정생활 동안 지금처럼 자괴감과 두려움이 엄습한 적이 없습니다. 우선 자괴감의 정체는 우리의 노력과 분투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회가 국민들로부터 그 어느 때보다 지탄의 대상이 되고 불신을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십여 년 전 어느 대기업 회장이 한국 정치는 4류라고 하여 큰 파문이 인 적이 있었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도 우리 정치가 여전히 4류임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2017년에서 2021년 사이에 실시된 세계가치조사 7차의 경우 우리나라 응답자의 79.3%가 국회를 불신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지난해 12월 15일에 발표된 전국지표조사의 국가기관별 신뢰도에서 국회는 15%로 국가기관 중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응답자의 81%가 국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해 세계가치조사의 결과와 거의 같았습니다. 정치 영역이란 사람들이 편을 갈라서 서로 치열하게 공격하는 영역입니다. 특히 한국 정치는 진영화되어 있어 상호 불신과 공격의 강도가 훨씬 더합니다. 더욱이 이런 모습이 방송으로 중계가 될 때가 많다 보니 다른 직역에 비해 국민 신뢰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한 국회의원 생활의 성적표가 15점도 안 된다고 하니 국민들께 죄송하고, 서글프고 참담한 마음입니다. 제가 전에 없이 두려움을 느끼는 까닭은 우리 대한민국이 지금 직면하고 있는 도전들이 너무나 중차대함에 비하여 우리나라의 국가 의사결정 능력이 역부족이라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부상과 미중 대결의 심화, 그리고 북핵 위기는 우리에게 엄청난 안보적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은 산업 대전환은 물론 문명 패러다임 자체의 전환을 요구하는 문명사적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은 대한민국의 사회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위협함은 물론 물리적 생존마저 위협하는 인구학적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노동, 연금, 교육 등의 분야에서 오랫동안 누적되어 온 심각한 문제들이 많습니다. 우리의 근현대사는 두 차례의, 국운이 걸린 대위기를 겪었습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일어난 첫 번째 대위기로 우리는 국권을 잃고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1950년 전후로 대한민국이 수립되고 소련과 중공의 지원 아래 북한이 남침했을 때인 제2의 대위기는 미국과 유엔의 지원으로 파멸을 면했고 온 국민의 피땀으로 오늘의 성공 국가를 이루었습니다. 저는 지금 우리나라가 맞이하고 있는 대위기가, 아직 전면적으로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그 심각성에서 앞의 두 번에 못지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3의 대위기를 맞고 있는 대한민국은 이전보다 훨씬 더 나은 위치에 있습니다. G7에 들어도 좋을 경제력을 가지고 있고 외적에 심대한 타격을 가할 군사력도 보유하고 있으며 높은 문화의 힘도 자랑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우리는 현재의 국난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자원을 갖추고 있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이 다양한 자원을 제때 제대로 묶어내는 일입니다. 저는 이것이 바로 우리 국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국회가 이 도전에 대한 국민적 응전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국민의 신뢰도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국회 신뢰 회복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 국회는 1994년 처음으로 '국회제도개선위원회'를 만든 이래 지금까지 모두 11회에 걸쳐 국회 개혁과 혁신을 위한 위원회를 운영하며 국민의 신뢰를 높이려고 애써 왔습니다. 전직 국회의장님들은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회, 열심히 일하는 국회, 여야가 협치하는 국회,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를 내걸고 이 위원회를 발족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노력에도 국회는 갈등의 조정자가 아니라 갈등의 조장자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가장 앞서 '국회의원윤리강령'의 실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국회의 윤리강령을 국회 목욕탕 한곳에서밖에 못 보았습니다. 앞으로는 본회의 개회시마다 의무적으로 윤리강령을 낭독하거나 서약하게 하고 국회 본관 중요한 곳에도 게시하면 어떻겠습니까? 저는 의원이 된 이래 한 번도 공식적으로 읽어본 일이 없는 국회의원 윤리강령을 이 자리에서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국회의원은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국정을 위임받은 대표로서 양심에 따라 그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 국민의 신뢰를 받으며, 나아가 국회의 명예와 권위를 높여 민주정치의 발전과 국리민복의 증진에 이바지할 것을 다짐하면서, 이에 우리는 국회의원이 준수할 윤리강령을 정한다. 1. 우리는 국민의 대표자로서 인격과 식견을 함양하고 예절을 지킴으로써 국회의원의 품위를 유지하며, 국민의 의사를 충실히 대변한다. 2. 우리는 국민을 위한 봉사자로서 오직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을 위하여 공익 우선의 정신으로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하며, 사익을 추구하지 아니한다. 3. 우리는 공직자로서 직무와 관련하여 부정한 이득을 도모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아니하며, 청렴하고 검소한 생활을 솔선수범한다. 4. 우리는 국회의 구성원으로서 서로 간에 정치활동상 공정한 여건과 기회균등을 보장하고 충분한 토론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적법절차를 준수함으로써 건전한 정치풍토를 조성하도록 노력한다. 5. 우리는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우리의 모든 공사행위에 관하여 국민에게 언제든지 분명한 책임을 진다. 앞으로 저는 이 윤리강령을 비추어보면서 국회의 현재 모습을 반성해 보려고 합니다. 제 자신이 참회록을 쓴다는 자세로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하였습니다만, 민주당 의원님들께서 거슬리게 들리신다면, 지난 정부 때 집권당이었고 지금도 원내 제1당 자리에 있으므로 민주당에 대한 충언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정치인들의 법률 위반과 사법 처리 제가 가장 먼저 지적하고 싶은 국회 불신의 이유는 정치인들이 부정부패를 비롯해 중대한 범죄 혐의를 받는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참여연대의 집계에 따르면, 2022년 12월 14일 현재 21대 국회의원과 그 배우자가 수사와 재판을 받았거나 지금도 받고 있는 건수는 무려 88건에 이릅니다. 이들은 LH 사태 이후 드러난 부동산 불법 의혹, 21대 총선 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각종 부정부패 의혹 등에 관련된 의원들입니다. 정당별 분포를 보면 국회 양대 정당인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엇비슷합니다. 이들 중 이미 무죄 판결이 난 경우도 있고, 또 사안이 경미한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최대한의 윤리와 양심을 요구받는 국회의원들이 일반인보다 법률 위반 사례가 더 많다는 것은 아주 부끄러운 일입니다. 특히 소속 정당이 어디인지를 떠나서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러 가지 부정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은 더불어민주당뿐 아니라 국회 전체의 위신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2) 무례하고 거친 언어 정치와 국회에 대한 국민의 깊은 불신은 정치인들의 무례한 막말에서 연유하는 바가 큽니다. 우리 의원들의 막말은 차마 이 자리에서 입에 올리기에도 민망한 지경입니다. 상대 당이나 의원을 향해 '무식한 놈'이니, '사이코패스'니, '오물 쓰레기'니 하는 말들이 난무를 합니다. 질문 시에도 비아냥거리기나 인격모독성 발언이 비일비재합니다. 여러 회의에서의 지도부 발언이나 대변인들의 성명에서 원색적이거나 인신모독 명예훼손이 없는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영국 의회에서는 상대 의원에 대해 '거짓말쟁이', '위선자'라는 용어는 금지되어 있고 발언 수위에 따라 처벌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미국 하원에서는 부적절한 언어 사용 행위에 대한 비난 결의안까지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3) 가짜뉴스 요즘은 모바일 환경과 소셜미디어로 인해 가짜뉴스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갑니다. 이러다 보니 모바일과 인터넷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대표적인 공간이 되었습니다. 우리 국회도 가짜뉴스를 양산합니다.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이 등장하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 '페르난데스 주한 EU 대사 발언 왜곡'이 대표적입니다. 진실 확인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채 성급히 가짜뉴스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4) 국회 윤리위의 기능 상실 우리 국회에는 윤리특별위원회가 있지만, 윤리위가 국회 윤리를 세우는 최고 기구의 기능을 잃고 그 자체 정쟁의 도구가 된 지 오래입니다. 18대 국회 이래 15년 동안 총 177건의 징계요구안이 윤리위에 제출되었지만, 본회의 의결까지 이루어진 것은 단 두 건에 불과하고 그것도 윤리위의 의결을 거쳐 본회의에서 처리된 징계안은 1건 밖에 없습니다. 21대 국회에서는 지금까지 33건의 징계안이 제출되었는데, 후반기 윤리위 구성에는 넉 달이나 걸렸으며, 3년이 지난 현재까지 1건도 결론을 내지 못한 상황입니다. 그중 29건은 '품위 유지 의무' 위반으로, 상대 진영에 대한 모욕적 발언, 허위사실 유포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윤리위는 전혀 기능하지 못하고 오히려 상대 당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전락했습니다. 윤리위의 정상화가 시급합니다. (5) 정치의 사법화 정쟁이 격화하면서 정치의 사법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의 시비를 정치권이 가리지 못하고 무작정 제소해놓고 보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이 정치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고소·고발만 남발하고 있습니다. 제20대 대선 선거사범 2,001명 중 고소·고발로 인한 인원은 1,313명(65%)으로 19대 대선에 비해 3배 이상 늘었습니다. 현재 각 정당 간의 고소·고발 미제사건은 100건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정당들이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것은 국회의 권위와 품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일입니다. 정치의 사법화는 정치의 종언을 뜻합니다. (6) 게으름 우리 국회는 양적으로만 보면 일을 아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제20대 국회는 1년 평균 약 6,000건을 발의해 약 800건을 가결했습니다. 이는 큰 나라인 미국도 5,000건을 발의해 460건을 가결하는 것에 비한다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입니다. 하지만 우리 국회가 생산한 법률의 품질을 보면 우리가 자부심을 가질 수 없습니다. 선언적 규정 삽입이나 단순한 자구 수정에 그치는 법안도 있습니다. 불필요한 발의가 많아 임기만료 폐기되는 법안도 너무 많습니다. 제20대 국회에서는 62.2%가 임기만료 폐기되었습니다. 한 마디로 우리 국회가 헛심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입법 성과만 앞세우다 보니 부실한 법안도 많이 나와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는 법안도 많습니다. 2022년 11월 17일 기준으로 위헌이 24건, 헌법불합치가 16건에 이릅니다. 그런데도 우리 국회는 대체 입법을 서두르지 않습니다. 이것은 국회의 명백한 직무 유기입니다.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판정이 나면 대체 입법을 서두르는 것이 누구보다 헌법을 존중해야 하는 국회의 의무일 것입니다. (7) 내로남불 국회 불신의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은 이른바 내로남불입니다. 우리 정당들은 언행을 일치시키지 못할 때가 많고, 이전과 이후가 다르고 여당일 때와 야당 때가 말이 다릅니다. 이 점은 특히 민주당에게 두드러집니다. 강준만 전 교수는 '민주당 내로남불 사례를 일일이 정리하다가 중도에 그만두고 말았다. 거의 모든 게 내로남불이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바꾸어 말해 문재인 정권 5년 전체가 내로남불의 역사였습니다. 항목별로 보겠습니다. 우선, 인사 내로남불입니다. 민주당은 병역 면탈, 탈세,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연구 부정행위 등등의 이유로 이명박 정부 17건, 박근혜 정부 10건에 대해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출범 초인 2017년 5월에 '5대 인사 배제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지키겠다고 하더니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고위 공직 후보자 다수가 5대 비리 관련 의혹이 있었음에도 대부분 임명을 강행했습니다. 2019년 11월에는 5대 기준에 성범죄와 음주운전을 더해 '7대 공직 배제 기준'을 내놓았는데, 여러 가지 예외 조건을 달아 실상은 더 완화된 기준이었지만 여기에 걸리지 않는 후보자가 드물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동의 없이 임명한 장관급 이상 인사가 무려 34명으로 역대 최다였습니다. 그러던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자 '국민을 받들 능력과 자질 없는 결격자를 단호히 레드카드로 퇴장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다음은 재정 내로남불입니다. 2015년 9월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2016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국가채무 비율이 재정건전성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GDP 대비 40%를 깨고 있다며 재정건전성 회복 없는 예산안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집권 후에는 40% 기준의 근거가 뭐냐며 전례 없는 포퓰리즘 확대재정정책을 임기 내내 지속해 결국 국가부채 1,000조 시대를 열었고 2021년 말 국가채무 비율은 거의 46.9%에 달했습니다. 다음은 입법 내로남불입니다. 테러방지법은 2016년 민주당이 야당일 때는 인권을 침해하는 악법으로 규정하고 무려 38명이 9일간 필리버스터까지 하였지만 집권 후 다수당이 되고도 개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여당이 된 2020년 9월에는 감염병 검사와 치료를 거부하는 행위를 테러로 간주하는 무시무시한 내용의 개정안까지도 냈습니다. 반대로 여당일 때는 관심조차 없다가 야당이 되자 입법을 서두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방송법, 양곡관리법, 노란봉투법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다음은 적폐 청산 내로남불입니다. 민주당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각 부처에 적폐 청산 기구를 만들고 정부와 공공기관의 전 정부 인사들을 쫓아내고 감옥에 보냈습니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은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그러는 중에도 뻔뻔스럽게 민주당 정부는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검찰이 이 일로 문 정부의 몇몇 장관과 청와대 참모들을 기소하자, 이번에는 민주당이 정치보복이라며 발끈하면서 '5년 단임 대통령제 하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제도적 문제마저 기소로 앙갚음했다'며 바로 말을 바꾸었습니다. 참으로 편리한 기억력입니다. 이재명 대표의 내로남불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에 죄를 지으면 대통령도 구속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청와대 정문을 나서는 순간에 수갑을 채워서 구치소로 보내자고 했습니다. 그랬던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온갖 의혹에 대한 정당한 수사를 정치탄압이라고 우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민주당의 민주주의 타령 내로남불입니다. 민주당은 오랜 기간 야당을 하면서 민주화 투쟁을 통해 민주화를 이루어낸 공이 지대한 정당입니다. 당 이름에서 민주가 떠난 적이 없고 이것을 자산으로 실로 많은 것을 누렸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민주는 민주당의 핵심 가치이자 자산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민주당이 민주라는 말을 떳떳하게 쓸 수 있습니까? 문재인 정권은 촛불민주주의와 공정을 표방하며 집권했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와도, 공정과도 거리가 멀었습니다. 촛불민주주의의 허구성은 문재인 정권 출범 전부터 드러났습니다. 김경수 전 의원과 드루킹 일당의 대규모 여론 조작이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도왔습니다. 문재인 정권은 울산시장 선거에도 직접 개입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 송철호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 비서실 8개 조직이 나서 당시 김기현 울산시장을 억지 수사하고 송철호 후보의 당내 경쟁자를 매수하는 한편 송철호 후보에게 선거 공약까지 만들어 주었습니다. 민주주의의 꽃을 이렇게 짓밟고도 어떻게 민주라는 말을 입에 올릴 수 있습니까. 저는 어제 박홍근 원내대표님의 연설 중에서 경청해야 할 부분도 많았지만, '국민이 일군 민주주의의 붕괴'라는 말씀을 듣고는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남 눈의 티끌을 보는 격이라고 느꼈습니다.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중요한 기둥은 독립적 사법부의 존재입니다. 하지만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 하에서 사법부는 독립성을 잃고 행정부의 시녀가 되고 정치판이 되었습니다. 법치주의는 광범위하게 훼손되었습니다. 한때 참여연대와 민변의 회원이었던 권경애 변호사는 문재인 정권 시기를 '무법의 시간'이라 불렀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대한민국 사법부를 이끌 사법행정 경륜이나 법원의 독립성, 중립성에 대한 신념도 부족한 사람입니다. 재판은 공정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공정하다고 보여져야 합니다. 그런데 김명수 대법원장은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들로 사법부의 파벌을 조성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능력과 관계없이 요직에 발탁하였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례적으로 대법관 경력 없이 대법원장이 된 사람으로, 여러 차례 거짓말과 부적절한 행동으로 사법부의 명예를 훼손했고, 법원장 추천제, 판사 승진제 폐지로 법원을 망가뜨려 놓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김미리 판사와 함께 청와대의 울산시장 개입 사건 등에 대한 재판을 지연시켜 정의의 실현을 막았습니다. 조국 사태는 문재인 정권의 모든 국정철학이 허위와 기만임을 남김없이 드러내었습니다. 조국 일가의 범죄는 모든 국민에게 깊은 분노와 좌절감을 안겼습니다. 조국 일가를 맹목적으로 옹호하는 친문세력의 행태는 더욱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정권에 대한 현재와 장래의 검찰 수사를 막으려고 검찰 자체를 파괴하려 했습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후임이었던 추미애, 박범계 장관이 그 역할을 떠맡았습니다. 대한민국 75년 역사상 전례가 단 한 번밖에 없었던 수사지휘권 행사를 네 차례나 남발하며 검찰을 난도질했습니다. 특히 박범계 장관은 '저는 법무부장관이기에 앞서 여당 국회의원'이라고 말해 나라의 장관이기보다 친문세력의 첨병임을 자인했습니다. 헌법상 국회의원이 국무위원 국무총리를 겸할 수 있지만 선거기간에는 중립적 선거관리를 위해 국무총리와 행안부장관, 법무부장관은 중립적인 인사로 교체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민주화 이래 역대 선거기간에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으로 있으면서 여당 국회의원직을 보유하고 있던 사례를 보면 문재인 정부가 6건으로 압도적 1위입니다. 더욱이 총리, 법무부, 안행부 장관을 현직 민주당 의원이거나 당적이 있는 사람들로 채우는 전무후무한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러고도 어떻게 공정을 입에 올릴 수 있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은 인권 변호사 출신이고 민주당은 언제나 인권 정당임을 주장해 왔습니다만 그럴 자격이 없습니다. 탈북 선원 강제 북송 사건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인권 원칙을 언제든지 버릴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인권은 그저 입에 발린 수사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민주당이 북한인권재단의 정상 출범을 막고 있는 것도 인권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 2016년 9월에 북한인권법이 시행되고 그에 따라 북한인권재단이 만들어졌지만, 지금까지도 이사회가 구성되지 않아 온전한 출범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야당 몫 이사의 추천을 미루어 왔기 때문입니다. 우리 당과 통일부가 아무리 요청해도 민주당은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UN 북한인권결의안에 4번이나 불참하는 등 민주당의 인권은 북한 앞에만 가면 멈춥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의 중심은 의회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제20대 총선에서 압도적 다수의석을 차지한 이래 우리 의회민주주의는 급격히 붕괴되고 있습니다. 2012년에 여야 합의로 국회선진화법이 통과하면서 우리 국회는 의사결정의 원리로써 단순 다수결이 아니라 합의를 우선하는 시대로 옮겨갔습니다. 합의제를 떠받치는 핵심적인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 제한, 여야 동수로 이루어지고 2/3 찬성으로 결정하는 안건조정위원회, 통상 야당에게 주어지는 법사위원장 직책, 그리고 무제한토론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압도적 다수의석을 차지하자마자 합의제의 핵심 요소들 대부분을 무력화하며 의회민주주의를 형해화하고 있습니다. 우선, 위장 탈당이나 2중대 정당과 무소속 의원 동원을 통한 안건조정위원회의 무력화는 민주당의 전매특허가 되었습니다. 특히 검수완박법 처리를 위해 양향자 의원을 내치고 민형배 의원을 위장 탈당시킨 후 법사위로 보낸 사건은 권모술수밖에 남지 않은 민주당의 민낯을 남김없이 드러냈습니다. 이러한 꼼수는 이것 말고도 대여섯 차례나 더 있습니다. 여야 동수의 원칙이 후안무치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이러고도 어떻게 선진화법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습니까. 무제한토론은 원내 소수당이 다수당의 일방주의에 저항하는 마지막 수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희 국민의힘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법과 공수처법에 이어 민주당의 검수완박법 강행 처리에 맞서 무제한토론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회법 조항을 악용해 회기를 잘게 쪼개는 전대미문의 살라미 전법을 써서 우리의 마지막 저항 수단을 무력화했습니다. 민주주의는 자제와 관용으로 유지됩니다. 민주당은 자제와 관용은커녕 왜곡과 견강부회로 법치주의를 형해화하는 폭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정치는 '믿을 信' 자 한 자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한마디 말이 맞지 않으면 천 마디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 국회가 '신'을 회복하는 것이 곧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길입니다. 3. 두려움의 실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지금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에 큰 문제가 생기면서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위기 뒤에서 훨씬 더 근본적인 성격의 대위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위기, 기후 위기, 인구 위기 등등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위기들은 일시적 위기와 달리 대한민국의 생존과 지속가능성 자체를 위협하는 근원적인 위기입니다. 저는 이러한 위기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두려움이 몰려오고 나라의 앞날이 너무나 걱정이 됩니다. (1) 안보 위기 북핵 위기가 시작된 지 벌써 30년이 되었습니다. 지난 30년간 북한은 핵 개발 의지를 꺾은 적이 한 번도 없었고 계속 핵 개발 능력을 키운 결과 지금은 사실상 핵보유 국가가 되었습니다. 반면 우리는 여야를 초월한 하나의 일관된 국가 전략 없이 보수와 진보 사이에 정권교체가 일어날 때마다 전략적 기조 자체를 바꾸었고 국론이 분열되었습니다. 중국의 굴기와 러시아의 팽창주의는 이미 북핵으로 위기에 처한 우리의 외교안보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북핵정책의 실패에 관해서 제대로 복기하고 성찰해 본 적 있습니까? 우리는 이 새로운 지정학적 도전을 얼마나 절박하게 느끼고 얼마나 심각하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역사적으로 우리는 많은 외침을 받았지만, 그중에서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그리고 경술국치는 우리의 가장 참담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국난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국가 지도자들이 변화하는 세계정세를 제대로 읽지 못해 적절한 국가 전략을 세우지 못했고 심지어 외적 앞에서 분열했다는 것입니다. 임진왜란 때는 일본이 전국시대 이후 국력과 군사력을 급속히 키웠음에도 율곡 선생의 10만 양병설을 무시한 채 당파싸움에 몰두하는 바람에 7년 동안 왜적에게 국토가 유린되는 비극을 겪었습니다. 이로 인해 조선 백성 약 1100만 명 중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는 참화를 겪었습니다. 병자호란 때는 조정이 명나라와 청나라의 교체라는 대변혁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결국 명나라에 대한 성리학적 사대 외교를 고수하는 바람에 인조 임금이 삼전도에서 삼배구고두를 올리는 치욕을 맞았습니다. 이때 무려 수십만의 백성이 청나라로 끌려갔고 환향녀라는 비극도 이때 생긴 것입니다. 19세기 말에서 1910년 경술국치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가 지도자들은 삼정문란 등 무너지는 내정을 개혁하지 못한 채 서세동점이라는 문명사적 차원의 대변화를 읽지 못하고, 외세 앞에서 혹은 쇄국파와 개화파로, 혹은 친중파, 친러파, 친일파로 분열한 결과 결국 망국을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나라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거대한 역사적 사변, 그 한가운데에 있으면서도 그 중대함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거나 대비하지 못했습니다. 냄비 속 개구리가 되어 삶겨 죽어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싸움질하느라 세상이 바뀌는 것을 몰랐고 무책임했습니다. 이 점이 저는 두렵습니다. 지금의 우리가 그렇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까. 정부가 알아서 하겠지, 설마 그렇게 되겠는가, '나 아니라도 누군가는 챙기고 있겠지' 이러고 있지는 않습니까. (2) 기후 위기 기후 위기와 이에 대응하는 '탄소중립 2050'도 산업의 전환을 넘어 문명의 전환을 요구하는 거대한 도전입니다. 탄소중립 2050을 이루기 위해서는 세계는 탄소배출을 매년 7% 남짓 줄여 나가야 합니다. 2020년에는 탄소배출량이 전년도에 비해 7% 줄었는데, 그것은 코로나19로 거의 모든 활동을 중단할 때였습니다. 탄소중립 2050을 위해 이런 상황을 향후 30년간 계속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에게는 더 큰 어려움을 초래할 것입니다. 우리 철강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올해 10월부터 시범 운영될 EU의 탄소국경세에 대비하지 못하면 쇠퇴의 길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EU에서 2035년부터 시행할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는 우리 자동차산업에 심대한 충격을 가할 것입니다. 모두가 탄소중립을 말하고 있지만 탄소중립을 실제로 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실행 가능한 탄소중립을 위한 마스터플랜이 보이지 않고 이 문제의 절박성을 정부나 국민이 실감하지 않고 있는 것이 위기입니다. (3) 인구 위기 저출산 문제는 우리나라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의 하나이고 국가적 재앙을 불러올 사안입니다. 저출산 예산은 2006년에 처음으로 편성되어 2020년까지 총 380조2,000억 원이 투입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00년 1.48에서 2010년 1.23, 2022년 3분기 0.79로 낮아져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저출산은 다른 사회경제적 요인과 결합하며 농촌 소멸이라는 또 다른 치명적 결과도 낳고 있습니다. 농가는 2012년 전체 가구의 6.4%에서 2021년 4.4%로 줄었고 농가 인구는 같은 기간 5.8%에서 4.3%로 줄었습니다. 소멸 고위험 농촌지역이 2020년에 22개 군이던 것이 2022년 3월 현재 44개 군으로 2배 늘어났습니다. 이러다가는 농업 자체가 사라지고 미래농업이니 하는 것은 꿈도 못 꿀 지경입니다. 저출산은 소리 없이 나라를 죽이는 암입니다. 지금 당장 저출산 추세가 멈춘다 해도 그동안의 진행만으로도 나라에 큰 상흔이 남을 것입니다. 저출산을 극복하려면 온 국가가 필요합니다. 국회도 절박한 마음으로 이 문제에 달려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난 17년간 우리가 한 노력이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지금의 방식대로 돈을 더 투입할 것이 아니고 다른 특단의 대책을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4) 사회적 지속가능 위기 연금·노동·교육도 반드시 개혁되어야 합니다. 개혁의 필요성을 구구절절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개혁에는 기득권 포기와 희생이 따릅니다. 따라서 저항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습니다. 이 문제들이 조기에 개혁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지속가능하지 않고 퇴보할 것입니다. 4. 마무리하는 말 그런데 우리는 이 중대한 문제들을 절박하게 여기고 엄정하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우리 대한민국 국회는 이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제때 제대로 의사결정을 하고 대처할 능력이 있기는 있는 것입니까.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다수는 오래된 문제들이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제대로 결정을 못했고 앞으로도 못할 것 같다, 이것이 제 두려움의 실체입니다. 흔히 대통령 중심제와 양당 구도를 가진 한국 정치는 상대 당이 무너지면 집권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끊임없이 상대 당을 공격할 수밖에 없는 정치환경이라고 합니다. 정작 그것이 문제이고 이대로라면 달리 어쩔 수 없다고 하면 이번 기회에 반드시 고쳐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의 권력구도, 정당구도 하에서도 우리가 국가적 도전과 그 긴박성에 대해 진심으로 걱정한다면 지금보다는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있는 우리도 언젠가는 헌정회원이 됩니다. 헌정회원이 된 다음에 후회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우리 국회는 늘 국가적 과제에 대해 적기에 최선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정치는 유한하고 인생도 유한하지만, 대한민국은 영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김형석 교수님은 '50년쯤 지난 다음에 다시 한번 태어나서 대한민국 국민이 얼마나 행복하고, 보람 있고, 값지게 잘 사나 봤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50년 쯤 뒤에 우리가 무능하고 무책임한 조상으로 기록될까 두렵지 않습니까. 우리 시대가 대한민국의 국운 재도약을 이끈 시대라고 후세에게서 칭송받는 정치 한 번 해볼 수 없습니까. 우리 대한민국은 국민의 피땀과 역대 정부의 노력으로 당당히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이제 글로벌 중추 국가로 더 높이 비상할 때입니다. 우리 앞에 놓인 위기와 도전을 극복한다면 대한민국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세계 중추 국가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나라의 미래가 우리 국회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이제 우리 국회는 진영정치와 팬덤정치의 위협에 맞서 합의 정치의 기반을 확대하고 국민통합의 중심이라는 원래의 위치를 회복해야 합니다. 협상과 타협의 정신을 복원하고 사실과 합리성에 기초한 토론을 통해 법안을 처리하는 정치적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국회는 생각과 가치의 용광로가 되어야 합니다. 여러 생각과 가치가 충돌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서로 녹아들어 더 높은 차원의 일반의지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K-Pop, K-Sports, K-Culture, K-Food 등 많은 영역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정치만 왜 4류에 머물러야 합니까. 우리가 지금부터 티핑포인트를 만들어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정치인들은 중요하거나 의미 있는 일을 앞두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애국선열, 호국 영령들이 계신 국립현충원을 참배합니다. 그분들의 애국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와 동시에 국가 지도자들의 잘못으로 뭇 생명이 쓰러지는 것을 보며 느끼셨을 그 통분함과 절박함도 기억해야만 합니다. 저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의원님들께 묻고 싶습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의 국가적 과제들이 얼마나 절박한 것인지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까?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까? 오랜 시간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02-14 10:34:29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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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회, 갈등 조장자로 인식…합의·국민통합으로 회복해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국회가 국민에게 그 어느 때보다 지탄의 대상이 되고 불신받고 있다"며 신뢰 회복을 통한 국가적인 위기 극복에 힘 쓰자고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주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정당으로 규정한 뒤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회는 갈등의 조정자가 아니라 갈등의 조장자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정치인의 중대한 범죄 혐의 연루 ▲가짜뉴스 양산 ▲내로남불 등을 지적한 뒤 "민주당은 자제와 관용은커녕 왜곡과 견강부회로 법치주의를 형해화하는 폭거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내로남불은 민주당에게 두드러진다"면서 인사·재정·입법·적폐 청산·민주주의 등 문제를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인사 배제 기준'에도 대부분 장관급 인사 임명 강행하고, 재정건전성 회복을 주장한 민주당이 집권 후 포퓰리즘 확대 정책 추진한 점 등을 비판한 주 원내대표는 "어제 박홍근 원내대표 연설 중에 '국민이 일군 민주주의의 붕괴'라는 말을 듣고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남 눈의 티끌을 보는 격이라고 느꼈다"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2012년 여야 합의로 국회선진화법이 만들어진 이후 국회가 의사결정 원리로 합의를 우선하는 시대로 옮겨간 것이라고 규정한 뒤 "민주당이 제20대 총선에서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한 이래 의회민주주의는 급격히 붕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장 탈당이나 2중대 정당과 무소속 의원 동원을 통한 안건조정위원회 무력화는 민주당 전매특허가 됐고, 무제한 토론은 민주당이 국회법 조항을 악용해 회기를 잘게 쪼개는 전대미문의 살라미 전법을 써서 무력화했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인권 변호사 출신이고 민주당은 언제나 인권 정당임을 주장해 왔다만 그럴 자격이 없다. 탈북 선원 강제 북송 사건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인권 원칙을 언제든지 버릴 수 있음을 보여줬고, 인권은 그저 입에 발린 수사에 불과했던 것"이라는 지적도 했다. 이와 별개로 주 원내대표는 ▲안보 위기 ▲탄소중립 ▲저출산 ▲연금·노동·교육 개혁 문제 등을 언급한 뒤 "이 문제들을 절박하게 여기고 엄정하게 대처하고 있나. 국회는 이 문제에 대해 제때 제대로 의사결정을 하고 대처할 능력이 있나"라며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그러면서 "흔히 대통령 중심제와 양당 구도를 가진 한국 정치는 상대 당이 무너지면 집권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끊임없이 상대 당을 공격할 수밖에 없는 정치 환경이라고 하는데, 그것이 문제이고 어쩔 수 없다면 이번 기회에 반드시 고쳐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주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은 국민의 피땀과 역대 정부의 노력으로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고, 이제 글로벌 중추 국가로 더 높이 비상할 때"라며 "나라의 미래가 국회의 손에 달려 있다. 이제 국회는 진영과 팬덤 정치의 위협에 맞서 합의 정치의 기반을 확대하고 국민통합의 중심이라는 원래의 위치를 회복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이어 "협상과 타협의 정신을 복원하고 사실과 합리성에 기초한 토론을 통해 법안을 처리하는 정치적 능력을 키우고, 국회는 생각과 가치의 용광로가 돼야 한다. 여러 생각과 가치가 충돌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서로 녹아들어 더 높은 차원의 일반의지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02-14 10:34:27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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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싸움' 벌인 與 전대 첫 합동토론회…정책 대신 견제만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3·8 전당대회 본경선 레이스는 시작부터 '진흙탕 싸움'으로 시작했다. 첫 레이스가 열린 13일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주자들이 정책 경쟁 대신, 상대를 견제하는 데 집중하면서다. 첫 합동연설회에서 김기현·안철수·천아람·황교안 후보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당 대표가 자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뿌리깊은 나무'(김기현), '계파 없이 공정하게 공천 관리할 후보'(안철수), '보수의 책임'(천하람), '진짜 후보'(황교안) 등 표현으로 자신이 차기 당 대표 적임자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자신이 당 대표 적임자라는 발언과 함께 상대방을 저격하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김 후보는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최일선에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싸웠고, 그 과정에서 7번 고소·고발당했다. 당 대표 가출 사건으로 당이 혼란에 있을 때 자존심 버리고 선당후사 정신으로 뚝심 갖고 당 대표와 대선 후보 간 화합을 잘 만들어서 대선 승리를 이끄는 데 공헌이 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과 신뢰·호흡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사실상 안 후보를 겨냥한 비판이었다. 안 후보가 여러 정당을 오가며 활동한 전력에 대한 지적이었다. 안 후보는 이에 맞서 "저는 경선 승리만을 위해 출마한 것이 아니다. 총선 승리와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출마한 것"이라며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몸을 던져 정권교체의 물꼬를 텄고, 대선후보 단일화를 통해 0.73% 기적의 승리로 정권교체를 이루는 데 기여했다. 이제 저는 건강한 보수주의자로서 국민의힘에 완전히,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줏대 없이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당 대표! 힘 빌려 줄 세우기 시키고, 혼자 힘으로 설 수 없는 당 대표! 이런 당 대표로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 당 대표 후보가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는 정신 상태라면, 이런 실수를 계속 반복한다면, 이런 당 대표로는 결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며 김 후보를 겨냥한 발언도 이어갔다. 천 후보는 김기현·안철수 후보가 견제하는 상황에 대해 의식한 듯 "지난 주말 사이에 참 부끄러운 이야기가 많았다. 대통령 탈당에 이어 탄핵까지 언급하며, 우리 당원들을 협박하는 일까지 있었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 "국민의힘, 집권여당 전당대회가 결코 여의도와 용산에 갇혀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무한 책임을 가진 집권여당 자격을 증명해야 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를 열어야 하며 여의도의 문법보다 국민의 어려움을 앞에 놓아야 한다. 권력에 줄 서는 노력보다 국민의 삶을 챙기는 노력이 조금이라도 더 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황 후보는 "지금 '윤심팔이'하면서 사리사욕이나 챙기고, 당을 '분탕질'하면서 자기 잇속이나 챙길 때인가. 우리 당에 가짜가 많아 적정이 태산"이라며 '정체성이 불분명한 뻐꾸기 후보', '줏대 없는 연대 전문후보' 등 표현으로 김기현·안철수 후보를 겨냥해 비판했다. 이어 "여러분의 대표로 가짜를 선택하시겠나, 진짜를 선택하시겠나, 진짜 후보가 누구인가. 황교안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13일 제주도 이후 ▲14일 부산·울산·경남 ▲16일 광주·전북·전남 ▲21일 대전·세종·충북·충남 ▲23일 강원 ▲29일 대구·경북 ▲3월2일 서울·인천·경기 등 합동 연설회를 이어간다. 이와 별개로 당 대표 후보들 ▲15일 TV조선 ▲20일 MBN ▲22일 KBS ▲3월 3일 채널A 등 네 차례에 걸쳐 방송 토론회도 한다. 최고위원 및 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은 27일 국민의힘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중계로 공개 토론회를 한다. 이후 본경선 투표는 오는 3월 4∼7일까지 나흘간 모바일 및 ARS 방식으로 진행한다. 투표 시간은 각각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투표 결과는 오는 3월 8일 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단 당 대표 선거에서 최다 득표자 득표율이 과반을 넘지 않으면 1·2위 후보 간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결선 투표는 모바일 3월 10일 오전 9시∼오후 5시, ARS 3월 11일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한다.

2023-02-13 16:47:50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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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조우한 스승과 제자, 임형규 전 삼성전자 사장 "기술 줄기 육성이 강함의 실체"

수십 년간 반도체 산업에 몸 담으며 반도체 산업 발전에 영향을 준 두 인물이 한 명은 국회의원으로, 또 한 명은 강연자로 국회에서 13일 만났다. 바로 양향자 무소속 의원과 임형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다. 임형규 전 사장은 초당적 의원 연구모임인 '국회 글로벌 혁신 연구포럼'이 주관한 강연에 초청받아 '왜 한국에겐 반도체 사업인가? 무엇을 해야 하나'를 주제로 반도체 산업의 현황과 반도체 굴기 달성을 위한 제언을 발표했다. 특히, 고졸 출신으로 삼성반도체 입사 28년 만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상무에 오른 양향자 의원의 성장을 함께한 스승이자 멘토가 바로 임 전 사장이다. 임 전 사장은 1976년에 삼성반도체 공채 1기로 입사해 28년 간 삼성 반도체 사업 대부분에 참여하며 메모리본부장, SLSI사업본부장, 삼성종합기술원장, 신사업팀장 등을 역임하며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초격차를 확보한 역사의 산 증인으로 평가받는다. 두 사람은 한국 반도체 산업 발전의 역사와 성취를 담은 대담집 '히든 히어로즈'(2022, 디케)를 내놓은 바 있다. 양향자 의원은 개회사에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하나의 신화다. 미국이나 일본보다 30년 늦게 출발했지만, 창조적인 파괴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의 결단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메모리 반도체에 있어서 올해로 딱 30년째 1등을 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반도체 신화엔 수많은 과학자, 연구원, 반도체 산업인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저뿐만 아니라 수많은 동료들이 한없이 높던 반도체 강대국 기업에 도전하기 위해 밤낮을 잊고 기술 개발만이 살 길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반도체 산업에 초석을 다져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전 사장은 살아있는 전설이다. 삼성반도체 시절부터 30여 년간 반도체 시장 개척의 최일선에서 활약하며 현재의 메모리반도체 최강 기업 삼성전자를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셨다고 감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임 전 사장은 본격적인 강연에서 198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한국 반도체 메모리 굴기는 시장 환경, 국가 의지, 기업 경영이라는 3요소가 맞아떨어져서 성공가도를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엔 시장 환경이 필수적인 조건이었다. 일본이 1980년대 시장의 80%의 점유율을 쥐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미국은 일본의 부상이 불편했었다. 한국이 반도체를 한다면 도와주겠다는 입장이었다"며 "반도체를 시작하기 전부터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 시절 과학기술을 키웠는데 그 부분에선 국가 의지가 있었고 압도적 지원이 있었다"고 발혔다. 또한 "이 생각을 중국에 적용해봤는데, 중국은 시장 환경도 갖춰져 있고 국가 의지도 있다. 그런데 중국 반도체 기업 리더를 만난 적이 있는데, 기업을 끌고 갈 사람이 없다. 공산당이 할 수도 없고 발전하는데 시간이 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업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 전 사장은 반도체 발전의 힘은 기술력에서 온다고 강조하면서 인재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국회에서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전 사장은 "기술이 좋은 회사는 10조원를 투자하면 20조원를 뽑아낼 수 있고 그렇지 못한 회사는 10조원를 투자하면 15조원을 뽑아낼 수 있다. 치킨게임이라는 것은 힘(기술력)만 있으면 너무 편하고 좋다"며 "힘이 어디서 나오느냐는 기술력에 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기술 줄기다. 한 줄기의 기술자가 다른 줄기로 넘어가기가 힘든 기술, 오십 줄기가 모이면 기둥이 되는, 깊이가 있고 강한 기술 줄기를 키우는 것이 강함의 실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 줄기를 이끄는 사람이 히든 히어로스다. 이런 앞서나가는 인재를 골고루 확보하는 기업이 세계적 기업이 된다"며 "삼성전자는 메모리 부분에선 기술 줄기를 갖추고 있다. 점점 파운드리를 하려고 보니 인재가 플랫폼 기업으로 빠져서 이래서 이길 수 있냐는 걱정이 든다. 그룹이 투자를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히든 히어로들이 있어야 산업이 키워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전 사장은 인재 육성과 확보를 위해 인센티브 시스템의 강화, 고등교육 인재 육성 체계 정비, 이민 정책 현대화로 인력 유치 등을 제안했다.

2023-02-13 15:12:41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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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대표연설에 與 "시작부터 남 탓…받아들일 부분은 협치할 것"

국민의힘은 13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말과 함께 정부가 야당 탄압과 정치 보복 중이라는 지적을 두고 "시작부터 끝까지 남 탓만 했다"며 꼬집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박 원내대표 연설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경청했고 그중에서 우리가 받아들일 부분은 받아들여서 같이 협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가 연설에서 국민의힘 차기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 윤 대통령 개입 의혹에 대해 언급한 뒤 '여당을 주머니 속 공깃돌처럼 여기는 당무 개입을 즉각 중단하라'는 취지로 지적한 점과 관련, 주 원내대표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민주주의가 훼손됐다는 점들은 사실은 민주당 집권 시절 훨씬 더 많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야당일 때와 여당일 때가 다른 '내로남불'이 없는 정치를 하자는 것이 내일(14일) 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야기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박정하 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박 원내대표가 말한 '사당화', '사법 정의 무시', '민주주의 위기'는 아이러니하기까지 하다"며 "민주당을 사당화해 이재명 대표의 '방탄' 도구로 전락시키고선 법망을 피해 보고자 강성지지층에 기댄 여론전은 물론 장관 탄핵에 명분 없는 방탄 특검까지 정쟁거리 발굴에 혈안이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특히 박 원내대표가 연설에서 '쟁점 법안·현안 관련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다수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입법은 물론 예산권까지 169석 의석수를 무소불위로 휘두르며 지금껏 자행해온 의회 폭거가 아직 민주당에게는 모자랐는지 국회 혁신이라며 자당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들고나왔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박 수석대변인은 '민생을 구하는데 여야가 따로 없다'는 박 원내대표 연설에 "국민의힘은 시급한 민생 현안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민주당의 법안과 정책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에서 박 원내대표의 현 정부 비판을 우려하는 한편 "'우리 정치에 대한 문제의식과 미래'에 대한 박 원내대표의 연설에 공감하며 대한민국의 희망과 미래를 살리는 국회를 위해 함께 힘을 모아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의 희망과 미래를 위한 제안에 대해서는 적극 수용하며 특히 '기후변화'와 '저출생 대책'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길 기대한다. 이제라도 이 대표 방탄을 중단하고 대한민국 희망과 미래를 위해 함께 고민해 달라"고 강조했다.

2023-02-13 14:00:14 최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