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시청자가 선택한 현실 도피는 판타지
[기자수첩] 시청자가 선택한 현실 도피는 판타지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시청자는 인어와 도깨비에 열광한다. 현실감 제로에 가까운 존재와 인간의 판타지 로맨스 열풍이 식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여름, MBC는 판타지 드라마 'W'를 편성해 시청률 가뭄이던 지상파에 단비를 내렸다. 이러한 판타지 로맨스의 계보를 현재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과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이하 도깨비)'가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6일 첫방송된 '푸른 바다의 전설'은 4회만에 시청률 20%를 넘겼고, 배우 브랜드 평반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다. 해당 드라마가 특히 더 시청자의 열광을 받는 이유는 판타지 로맨스물이면서도 한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 내 왕따 문제, 병원 의료사고, 부조리하고 몰상식한 부유층의 갑질 등을 스토리에 잘 녹여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그 문제들을 통쾌하게 풀어가는 스토리는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반면, '도깨비'는 영생의 삶을 살고 있는 신들을 작품에 등장시킴으로써 삶과 죽음이라는 화두를 던진다. 그리고 동시에 도깨비와 인간 소녀의 러브 스토리를 통해 경계를 초월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토리 전개도 막힘없지만, 이동욱과 공유, 김고은, 유인나, 육성재 등 만화 속에서만 존재할 것같은 비주얼의 주인공들이 펼치는 연기 역시 몰입도를 높인다. 그리고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판타지적인 요소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하고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상상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상황 역시 판타지 로맨스만의 매력이다. 시청자는 드라마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는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진정한 사랑도 이뤄지고, 부조리한 사회에 통쾌한 한방을 선사할 수도 있다. 다르게 말하면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이 팍팍하고 어지럽다는 것 아닐까. 현실의 도피처인 판타지 드라마의 인기 상승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