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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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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연예인 논란, 정말로 필요한가?

지난 1일 인터넷에서는 한 연예인의 인성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배우 하연수가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올린 글 때문이다. 하연수는 다른 연예인들과 달리 SNS를 통해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왔다. 논란의 발단은 하연수가 자신에게 질문을 한 네티즌에게 답글이었다. SNS에 올린 그림의 작가가 누구인지를 묻는 질문에 하연수가 다소 훈계하는 식으로 댓글을 달았다. 이에 네티즌들이 이를 논란으로 만든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하연수는 자필로 쓴 사과문을 통해 불편함을 느낀 이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하연수의 이름이 하루 종일 오르내리면서 가십성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그야말로 논란을 위해 만든 억지스러운 논란이었다. 놀라운 것은 한낱 해프닝에 불과한 이 사건을 둘러싸고 많은 이들이 한 사람의 '인성'을 논한 것이다. 인성, 곧 한 사람이 가진 성품은 한 가지 기준만으로 파악할 수 없다. 하물며 자신과 가까운 사람의 인성마저도 쉽게 판단하기 힘든 마당에 SNS에 올린 몇 마디 글만으로 그 사람의 인성을 파악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게다가 하연수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곧바로 사과의 글을 올렸다. 그럼에도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해서 논란을 퍼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은 단지 '논란'이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쩌면 그들은 지금 이 글을 보면서도 '하연수의 실드를 치는 것이냐'고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을지 모른다. 연예인만큼 논란에 쉽게 휘말리는 이들도 없을 것이다. 그런 논란을 지켜볼 때마다 이게 진짜 '논란'인지 의문이 든다. 논란은 '여럿이 서로 다른 주장을 내며 다툼'을 뜻한다. 그러나 정작 연예인을 둘러싼 논란에서는 주장을 발견할 수 없다. 여기에는 불평, 불만 같은 감정만이 있을 뿐이다. 결국 연예인을 둘러싼 일련의 논란은 대중이 연예인과 연예계를 감정을 배설하는 창구로만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연수에 대한 논란도 그저 감정을 분출시킬 수 있는 창구가 필요했던 것 뿐이다. 왜 우리는 이 어두운 감정을 유독 연예인에게만 쏟아내는가. 한번쯤은 이런 감정이 왜 우리에게 생겨났는지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대중의 불만까지 받아내는 것을 연예인의 숙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혹한 것 아닐까.

2016-08-04 07:00:00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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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혐오한다는 것과 존중한다는 것

4~5년 전의 일이다. 서울 모 사립대 철학과 강의에서 교수가 '일베충'이란 용어를 사용하며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이용자들을 비판했다. 일베충은 일베 이용자를 벌레(蟲)에 빗대 비하하는 표현이다. 교수의 일베충 발언에 당시 학부생이던 기자가 받은 충격은 매우 컸다. 고대 그리스를 연구하며 학생들에게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교수의 입에서 나온 표현이기 때문이다. 수업 이후 해당 교수에게 도를 넘은 혐오성 용어는 빠르게 확장돼 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한 기억이 있다. 2016년 여름, 당시의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생각을 한다. 일베충으로 시작된 비하는 학생(급식충), 직장인(출근충), 노인(틀딱충)으로 점차 확장됐다. 최근에는 '한남충(한국 남성)'이라는 표현까지 생겨났다. "한남충 재기해(한국 남자들 자살해)"라는 악에 받친 외침도 심심찮게 들린다. 이러한 표현이 문제가 되는 것은 언어가 사람의 사고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비난의 대상은 사람임에 분명하지만 벌레라는 기표를 씌우면 죄의식은 옅어진다. 혐오성 발언을 내뱉는 이들은 모두 같은 변명을 늘어놓는다. "이런 말 사람을 상대로는 못 하지. 하지만 저건 사람이 아닌걸! 그러니 괜찮아." 언어로 인해 일종의 면죄부가 생긴 것이다. 민주주의는 평등한 인권을 전제로 성립한다. 신의 권능을 위임받은 절대자가 아닌 만인의 통치가 이뤄지고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한 표를 행사해 대표자를 뽑는 대의제가 시행되는 것은 인간이 동등한 수준의 인성과 지성을 지녔다고 전제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임의로 타인의 인권을 박탈해 '벌레'로 만들 수 있다면 민주주의는 성립할 수 있을까. 인간은 동등한 인권을 지녔다는 전제가 무너지는 순간 평등은 사라진다. 계급을 바탕으로 한 절대자의 통치 역시 정당성을 획득하게 된다. 이것이 우리가 혐오를 지양해야 하는 이유다. 상대를 나와 동일한 인격체로 존중하고 그 존중을 바탕으로 토론을 거듭하는 것은 혐오와 경멸보다는 어려운 방법이다. 하지만 그 어려움이 틔워내는 민주주의라는 꽃의 아름다움은 87년 더운 여름, 우리 모두가 목격한 바 있다.

2016-08-03 07:00:00 오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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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공짜 치즈는 쥐덫 위에만 있다

부패 청산을 향한 한국 사회의 산고(産苦)가 만만치않다.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논란 끝에 헌법재판소를 통과했지만 시행(9·28)을 앞두고 파열음이 곳곳에서 새나오기 때문이다. 청렴사회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한편에선 대한민국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 불신사회를 만드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맞부딪힌다. 법 적용 대상자가 400만 명이라는 추산과 '이웃도 사촌'이라는 사회 분위기를 감안하면 수많은 이해관계가 법망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법의 시행과 동시에 국민 생활 전반에 적잖은 충격파가 던져지는 셈이다. 각종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공공부문의 부패지수는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헌재가 김영란법을 합헌이라고 판단한 근거다. '비리 공화국'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곳곳에 도사리는 부패의 먹이사슬을 끊어내야 한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이다. 그런데 김영란이 '반쪽 법안'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의원이 이 법에서 제외됐다는 주장이다. 국회의원의 공익적 의정활동과 4촌 이내의 연관 업무에 대한 수행 금지 등을 예외로 인정해줬다는 것이다. 실제 이 조항은 예외로 됐거나, 법에서 빠졌다. 하지만 '국회의원만 쏙 빠졌다'는 주장은 정확히 말하면 절반은 오해다. 국회의원을 포함한 공직자와 시민단체 등도 모두 함께 제외됐기 때문이다. 또 김영란법이 아니더라도 국회의원에 대한 부정청탁은 처벌 대상이며, 국회에서는 4촌 이내 친인척 채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만을 겨냥한 이 같은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하나다. 국회에 대한 국민의 뿌리깊은 불신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팩트 체크보다 심정적 동의에 열을 올린 까닭이다. 언론인 역시 김영란법 시행 이후 취재와 보도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그건 그만큼 세상이 부패했다는 증거다. '공짜 치즈는 쥐덫 위에만 있다'는 말이 있다. 거저 얻는 것은 없다는 의미다. 청렴사회는 공짜 치즈가 아니다. 우려해야 할 부분은 법 시행 이후다. 수사기관이 형평성을 잃지 않도록 감시해야 한다는 얘기다. 당장 다른 사건을 수사하다 일이 안풀리면 "얼마짜리 먹었어?"와 같은 김영란법 '별건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 비리가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현실을 보면 법의 남용과 오용이 또다른 혼란과 부정의를 부를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국민은 철저한 감시를, 국회는 법 시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보완하면 된다. 부패 청산은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2016-08-01 06:00:00 연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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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폴크스바겐 논란 이어 재규어 연비 과장 적발…관행적 태도 벗어나야

국내 소비자들의 수입차에 대한 일방적 짝사랑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폴크스바겐이 디젤 게이트 이후 판매량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도 연비를 과장한 사실이 드러났다. 때문에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 무너지고 있다. 이 같은 악재가 겹치면서 수입차 인기도 담보할 수 없게 됐다. 실제로, 지난해 9월 폴크스바겐 사건이 터지자 2010년 이후 매년 10% 이상의 상승세를 그리던 수입차 판매량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폴크스바겐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급감했으며, 이 여파로 전체 디젤 차량의 판매량도 줄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집계한 올해 상반기(1~ 6월) 수입차 판매량은 11만674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9832대보다 2.6% 감소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소비자와 신뢰도를 쌓아가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영국 럭셔리카를 대표하는 재규어가 연비 과장 논란에 휩싸이면서 상황은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토부는 28일 자기인증적합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2014년 4월15일부터 지난해 6월8일까지 제작된 2015년 재규어 XF 2.2D 1195대가 신고된 연비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측정한 연비보다 7.2% 부족해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에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는 국토부의 판정결과는 수용하겠지만 연비 조작을 위한 속임수 장치나 조작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리고 해당 차량 소유자에게 최대 7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수입차 업체들의 이 같은 행태들이 누적되면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도 사라진다. '차만 팔면 끝'이라는 식의 관행적 태도를 벗어나 국내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답을 내놓아야 할 때다.

2016-07-29 08:12:44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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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롯데사태 1년

정확히 1년 전이다. 2015년 7월 27일. 롯데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부친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롯데홀딩스에서 해임시켰다. 이른바 '손가락 해임 사건'이다. 신동빈 회장은 바로 반격했다. 다음날인 28일 신 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긴급 이사회를 소집,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했다. 롯데가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이렇게 시작됐다. 지금까지 두 형제는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통해 총 3번의 표대결을 했다. 신동빈 회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모두 승리하며 한·일 롯데의 원리더 체제를 다시 한 번 공고히했다. 이에 일본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대표로 있는 신 전 부회장은 '무한 주총'을 외치고 있다.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등을 일본 롯데홀딩스 임원직에서 해임하고 본인과 아버지의 복귀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롯데 이미지는 추락했다. 검찰의 대대적인 비리 수사까지 겹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상황이다. 이달 초 롯데 계열사인 대홍기획의 자회사까지 압수수색을 받으며 지금까지 모두 30여곳이 넘는 곳이 압수수색됐다. 지난달 10일 계열사 6곳을 포함한 17곳을 1차 압수수색 당한 데에 이어 계열사 10곳과 관련임원 주거지를 포함해 15곳을 추가로 압수수색 받았다. 이에 롯데 상장 계열사의 시가총액은 1조5000억원 이상 증발했다. 호텔롯데 상장일정은 무기한 연기됐고, 호텔롯데도 1조7000억원 규모의 미국 면세점 인수 협상을 벌이다가 중단했다. 롯데케미칼은 미국 석유회사 액시올 인수를 철회했고, 롯데제과 등 계열사들은 물류회사 현대로지스틱스 지분을 모두 사들일 계획이었으나 인수 작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특허 재승인에 실패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올해 연말 신규 특허를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여기에 신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70억원대 횡령과 뒷돈 수수 등의 혐의로 26일 구속기소됐다. 귀국 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신 회장은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올스톱'된 롯데그룹의 경영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신동주·신동빈 형제는 경영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고 아버지가 일궈온 '재계 서열 5위' 롯데그룹을 건강한 기업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016-07-27 08:38:51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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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비수기 없는 분양 ‘광풍’ 괜찮을까

저금리의 영향과 전세난에 지친 임차인이 내집마련에 나서면서 통상 비수기라 불리는 여름철에도 분양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상 단지에 대한 중도금 대출규제의 풍선효과로 수도권 모델하우스마다 2만~3만명의 인파가 몰려 분양시장 열기가 얼마나 달아올라 있는지를 실감케 했다. 삼성물산이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맨션1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도 주말에만 2만5000여 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현대건설이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높은 분양가와 일반분양 물량이 69가구 밖에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픈 첫 주말에만 1만5000여명이 다녀갔다. 통상 견본주택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8시간 정도 문을 연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는 시간당 1042명·분당 18명, 디에이치 아너힐스는 시간당 605명이 방문한 셈이다. 나날이 오르는 전세값과 '희귀'한 전세 찾기에 시달린 수요자들이 '차라리 집을 사겠다'고 돌아선 것이다. 정부와 건설사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읽었는지 연일 쌓아뒀던 물량을 털어내기 위해 '밀어내기' 분양에 나선 모양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이 30만8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4% 늘어났다. 32만1000가구를 기록한 2003년 이후 가장 많다. 오는 8월 아파트 일반 분양물량도 3만2547가구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8월 기준 종전 최대치인 2012년 2만1460가구보다 51.6%나 많은 물량이다. 전년 동기 분양물량인 1만8803가구와 비교해도 73.1%나 많다. 적절한 수요와 공급은 건전한 시장질서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수요나 공급이 어느 한쪽으로 지나치게 많거나 적으면 균형이 깨질 수 있다. 이미 지난 2002~2008년 부동산시장 활황기에 밀어내기 분양으로 미분양 증가, 기존 계약자 입주 거부, 청약 미달 등 부작용을 겪은 경험이 있다. 과거의 경험을 비춰 볼 때 현재의 분양 활황은 '폭탄'이 돼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2016-07-25 07:40:25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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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돈벌이 혈안 글로벌 기업, 소비자가 심판하자

[메트로신문 김승호 기자]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외국계 기업들의 왜곡된 상술에 한국 소비자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배출가스를 조작한데다 오히려 이를 친환경 차로 속여 판 독일 폴크스바겐이 대표적이다. 고급 브랜드인 아우디도 폴크스바겐그룹이다. 폴크스바겐측이 국내에서 판매한 배출가스 조작차량은 12만5000대에 달한다. 운전자들은 '친환경 독일차'를 철썩같이 믿고 탔다. 궁지에 몰린 폴크스바겐은 25일 청문회를 앞두고 김앤장과 광장이라는 대형 로펌을 앞세워 자신들의 결백을 주장할 태세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특히 이렇게 버티는 배경엔 재고로 쌓인 차량을 팔기 위해 시간을 벌겠다는 의도란 해석도 나온다. 사기 판매를 하고, 한국 소비자를 우롱한 회사가 이땅에서 끝까지 돈을 벌어보겠다는 발상이 기가 막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장본인인 영국계 옥시레킷벤키저(옥시)는 더욱 가관이다. 옥시는 제품을 팔면서 '아이에게도 안심' 등의 문구를 넣어 소비자들을 현혹시켰다. 하지만 안심했던 아이들 상당수는 지금 세상을 떠났다. 옥시 사태로 검찰에 불려간 회사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뻔뻔함의 극치다. 더욱 더 기가막힌 것은 사태가 불거지면서 옥시는 아예 사명을 'RB코리아'로 바꾸며 소비자들을 또한번 우롱했다. 일부 공기청정기 필터에서 발암물질인 '옥틸이소티아졸론'(OIT)이 검출된 사건의 배후에는 미국 회사인 3M이 있었다. 하지만 3M은 문제가 불거졌던 초기에 자사 필터에서 OIT가 전혀 나오지 않았거나 극소량만 검출돼 인체에는 해가 없다고 발뺌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자체조사에서 3M필터를 사용하는 공기청정기에서 OIT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3M이 결국 거짓말을 한 꼴이다. 해외에서 문제가 된 제품을 한국선 계속 팔겠다고 배짱을 부리고 있는 스웨덴 기업 이케아도 초록이 동색이다. 한국 소비자를 '호갱'으로 인식한 이들 외국계 기업은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다.

2016-07-21 09:33:40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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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구속된 검사장…반복되는 검찰비리 해결책은?

검사들의 모럴해저드가 극에 달했다. 2010년 그랜저검사, 2012년 벤츠여검사, 조희팔 뇌물 검사, 2013년 검찰 성접대 의혹, 2016년 홍만표·정운호 법조비리와 진경준 게이트 등 반복되는 검찰발 비리에 국민들의 신뢰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검사동일체'가 원칙인 상명하복 체제로 움직이는 검찰에 있어 검사장의 비리는 조직 전체를 흔들 정도로 충격적인 일이다. 그러나 이런 비리는 끊이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 왜일까. 상명하복 체제가 불러온 참극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사장이 기업으로부터 특혜나 돈을 받았다면 개인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이뤄진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진경준도 상사와 부하직원을 챙겨야 되는 입장이다. 혼자서 뇌물을 받고 눈감아주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특임검사 제도 등을 도입해 중립적인 입장에서 수사한다고는 하지만 뒤처리 수준일 뿐 여전히 "안 걸리면 된다"식의 비리는 검찰 내부에 만연해 있는 것도 문제다. 올해는 이례적으로 기업 비리 수사가 많다. 재벌 총수 또는 경영진의 부도덕한 행위를 수사하고 그에 맞는 처벌을 법원에 요구해야하는 검찰이 제 머리 깎기도 벅찬 상황이다. 법원이 강구현 롯데홈쇼핑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을 두고 법원의 부적절한 판단이라기보다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를 강행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검사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는 존재다. 피의자에게 있어서는 머리를 숙이며 낮은 구형을 내려주길 바라는 대상이며 굴지의 대기업 오너들을 대상으로도 압수수색과 소환조사를 할 수 있는 위치다. 때문에 누구보다 공정해야 한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변호사나 기업인 중에 현직검사와 호형호재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관 출신도 검찰에 많은 연줄이 있다"며 "형이나 동생이 돈다발까지 주면서 부탁하는데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겠는가"라고 현 검찰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모쪼록 진경준 검사장 사건이 사후약방문식 검찰 비리 수사가 아니라 근본적인 예방책을 수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2016-07-20 18:20:02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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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기업 옥죄는 '안전과민증'

"이거 E0에요?" 가구 매장을 방문했을 때 점원에게 한 소비자가 질문을 던진다. 사실 몇년 전만해도 가구에 사용하는 보드(합판, 파티클보드, 중밀도섬유판)의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을 따져 묻는 풍경은 보기 어려웠다. 소비자들이 왜 달라졌을까.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일으킨 파장 중 하나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대형사고 때마다 지적되던 안전불감증은 어느새 안전과민증으로 변모했다. 세제나 샴푸 등 생활용품을 구입할 때도 뒷면의 전성분 표시를 확인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그러나 무조건 화학성분이 없다고 안전하고 많이 함유했다고 위험하다는 편견은 금물이다. 가구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보자. 소비자들이 친환경이라고 믿는 E0급에서도 포름알데히드는 방출된다. 다만 리터당 방출량이 0.5㎎ 이하로 바로 아래 등급인 E1급보다 3배 가량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E0가 최상은 아니다. 가구업체들이 몇년새 E1에서 E0로 주요 사용 보드를 교체하면서 '친환경 E0보드 사용'이라는 문구로 홍보를 한 탓에 다수의 소비자들에게 E0가 최상위 등급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자리잡게 됐다. E0보다 상위 등급인 SE0의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은 0.3㎎/ℓ에 불과하다. 그러나 SE0를 사용한 가구라고 해서 무조건 안전할까. 전문가들은 상당수 동의하지만 '무조건'이라는 수식어에는 주저한다. 이유는 뭘까. 가구는 보드로만 만들지 않는다. 보드 위에 도료로 도장을 하거나 필름지, 무늬목 등을 덧씌우는 랩핑을 통해 완성된다. 보드가 아무리 친환경 등급이라해도 도료, 무늬목, 필름이 유해물질을 함유했다면 포름알데히드와 휘발성유기화합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표면마감재가 보드의 유해물질 방출을 차단할 수 있는 기능성을 갖췄다면 E1 자재를 사용한 가구가 E0 자재를 사용한 가구보다 유해물질 방출이 적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생활용품도 마찬가지다. A샴푸에 보존제가 B샴푸보다 많다고 해서 A샴푸가 더 유해하다고 보긴 어렵다. 해당성분이 어느정도 양을 사용했을 때 유해성이 있는지, 인체에 누적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먼저 따져봐야한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소비자들의 안전과민증이 극에 달했다. 그러나 '화학성분을 사용한 기업=나쁜 기업'이라는 공식은 다시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한때 물티슈가 안전성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다. 국내외의 시험결과 국내 물티슈는 화학물질이 어느정도 함유됐음에도 에코서트 인증 등 국제 친환경 기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 물티슈 사건으로 국내 제조 기업들은 경영상의 위기를 겪기도 했다. 만약 입증되지 않은 안전성 논란으로 이들 기업이 사라졌다면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물티슈를 더이상 사용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2016-07-18 15:23:18 유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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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애국심이냐 국가 비판이냐

또 다시 여름이 왔다. 많은 이들이 휴가를 떠날 생각으로 들뜨는 계절이다. 그러나 영화 담당 기자에게 여름은 그다지 반갑지 않은 계절이다. 극장가 최고의 성수기를 맞이해 대작 영화들이 일제히 쏟아지기 때문이다. 올 여름 기대작들도 하나둘씩 베일을 벗고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부산행'이 지난주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인천상륙작전'도 리암 니슨의 내한에 맞춰 15분 분량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공개했고 곧 언론시사회를 가질 예정이다. '덕혜옹주' '터널' '국가대표2' 등도 제작보고회를 마치고 본격적인 개봉 준비에 들어갔다. 이쯤 되면 직업병처럼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올 여름 흥행작은 과연 어떤 영화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물론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까지의 추세를 본다면 어느 정도 예측은 할 수 있다. 올 여름 한국영화들은 크게 본다면 두 가지 범주로 묶을 수 있다. 바로 '애국심'과 '국가 비판'이다.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 '국가대표2'가 전자라면 '부산행' '터널'은 후자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국가대표2'는 스포츠가 소재인 만큼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와 하나로 묶기에는 다소 애매한 감이 없지 않다. '인천상륙작전'과 '덕혜옹주'가 내세우는 애국심이라는 테마는 그동안 여러 영화를 통해 흥행성을 인정 받았다. 한국전쟁을 무대로 한 '인천상륙작전'은 멀게는 '명량'부터 가깝게는 '연평해전'까지 흥행 코드를 공유한다. '국제시장'으로 흥행에서 재미를 본 CJ엔터테인먼트의 작품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덕혜옹주'는 일제강점기가 무대이고 여성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지난해 천만 관객을 돌파한 '암살'을 연상케 한다. 검증된 애국심 코드로 흥행에 성공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에 '부산행'과 '터널'은 앞선 영화들과 정반대의 태도를 취한다. 국가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를 통해 현실의 답답함을 이야기한다. '부산행'은 이상 바이러스로 재난 상황에 직면했음에도 "정부를 믿고 기다려달라"는 정부의 무능함을 비꼰다. '터널' 또한 무너진 터널에 갇힌 사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정부와 시민 사회의 갈등이 언급된다.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해 개봉한 '베테랑'과 닮아 있다. 아마도 여름 극장가를 찾는 관객들은 '애국심'과 '국가 비판'을 내세운 영화들 속에서 각자에 맞는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최근 "민중은 개, 돼지"라고 말한 한 고위 공무원의 발언이 대중의 공분을 산 것을 떠올리면 '애국심'보다는 '국가 비판'이 조금 더 우세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여기에 가장 큰 변수가 하나 있다. 올 여름 할리우드 외화들의 공세도 평소보다 매섭다는 것이다. 9년 만에 돌아온 '제이슨 본'과 DC 코믹스의 악당들이 뭉친 '수어사이드 스쿼드', 그리고 SF 시리즈 '스타트렉 비욘드'가 승자가 될 수도 있다. 올 여름 극장가는 여느 해처럼 한 작품이 흥행을 독식하지 않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2016-07-18 07:00:00 장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