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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당이 청년을 대변할 때

코로나19는 인류를 공포에 몰아넣었지만, 코로나19가 가져다 준 충격은 사람마다 달랐다. 특히 대한민국 청년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쓴웃음을 짓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지난 14일 발표한 '2021 한국 부자 보고서'에서, 대한민국에서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부자가 약 4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2019년 말 추정치보다 10.9%가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에도 상위 계층들은 자산을 축적하며 돈을 굴렸지만, 청년들은 일할 기회조차 잡지 못해 허덕였다. 대학생 김관규(25)씨는 주 2회 있는 학원 교사 아르바이트를 위해 집이 있는 경기도 부천에서 학원이 있는 경기도 안양을 오간다. 왕복 2시간의 기나긴 출퇴근 길, 경력이 없어도 바로 일할 수 있는 곳은 '콜센터'나 '일용직' 밖에 없다고 한다. 20대 대선에 나선 후보들은 일부러 청년들을 만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청년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허나, 그들의 말은 소구력이 약하다. 표를 위해 한 집단을 배제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지난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당이 페미니즘과 거리를 둬야 한다'라는 내용의 커뮤니티 글을 공유했다. 글은 민주당이 페미니즘 정책으로 2030 세대의 표를 잃었고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하게 됐다는 내용이다. 대선 후보가 굳이 해당 내용의 글을 공유한 것은 청년 세대 간 성별 갈등을 심화시키는 것이라는 지적이 뒤따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난 10월 21일 청년 공약을 발표하면서 성폭력처벌법에 무고 조항을 신설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거짓말 범죄 근절 공약'이라고 주장하지만 성별 갈등을 이용해 남성들에게 호소하는 듯한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지난해 5월에 발표한 성폭력무고죄 검찰 통계 분석을 토대로 성폭력무고 고소 사건의 기소율은 매우 낮고 유죄 판결이 선고되는 사례는 극히 소수로 나타나, 성폭력 무고가 과도하게 부풀려져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든 것이 바뀔 것 같았던 지난 대선에 기대를 걸었던 수많은 청년들은 나아질 것 같지 않는 내일 또 모레를 살고 있다. 보수·진보 정당이 각자 괜찮은 정책으로 청년을 대변하고 국민 전체를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다.

2021-11-21 13:30:46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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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귀 기울이며

우리는 작게는 가족이라는 공동체와 크게는 사회라는 공동체라는 구성원으로서 각자 관계에 얽히고설키며 삶을 살아간다. 좋은 관계에 따라, 아니면 나쁜 관계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관계를 맺고, 끊음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다. 주변을 둘러보면 흔히 말하는 평판이 좋거나 인맥이 좋은 사람들에게 공통점이 있다. 바로 경청하고 소통하는 자세가 몸에 배어 있다. 그들은 한마디를 하더라고 듣고, 또 경청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경청하는 자세다. 정치인들이 자신을 알리기 위해 말을 많이 할 수밖에 없고, 말을 많이 하다 보면 말실수가 종종 당혹스러운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국회를 출입하면서 많은 정치인들을 비롯해 억울하고 절박한 시민들의 말을 들어왔지만 그중 2년 전 일임에도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는 장면이 있다. 장애인 단체와 부모님들이 장애인등급 폐지를 요구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습 시위를 한 것이다. 절망 혹은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은 그 절박함에 스스로 분노하고, 울분을 터뜨리기 위해 더 분노하고 목소리를 낸다. 현장도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며 청원경찰과 장애인, 부모님들이 뒤섞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당시 이해찬 대표 비서실장인 김성환 의원과 이재정 의원은 장내를 정리하고, 절박함과 울분에 찬 부모님들의 말을 수십 분간 경청하며 위로했다. 기습 시위 초반 울분에 차 목소리를 높였던 장애인 단체와 부모님들은 이후 차분하게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한다는 약속까지 이뤄졌다. '그게 뭐 어때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종종 국회 안팎에서 기습 시위가 벌어진 적도 많고, 어김없이 청원경찰에 의해 연행되는 모습을 봐왔기 때문에 이날 일은 지금까지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대선 국면에 접어들며 여야 후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MZ세대,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며 소통 행보를 늘리고 있다. 대선 후보로서 유권자들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후보들의 자세와 행보를 보면 경청하는 모습보다는 아직까진 오히려 말을 더 많이 한다는 느낌이다.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에서 여야 후보들이 더 낮은 자세로, 더 겸손하게 시민들에게 다가가 귀 기울이고, 시민들의 절박함을 해소할 수 있는 진정한 모습을 기대해본다.

2021-11-18 09:58:13 박정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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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리츠 시장, 지금이 홍보 적기다

"과거 기관투자자와 미팅을 하면 '리츠란 무엇인가'부터 차근차근 설명을 시작해야 합니다. 당시에는 한 자릿수 경쟁률만 기록해도 '흥행 성공' 딱지가 붙었는데, 최근 분위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국내 상장 리츠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으며,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을 보인다는 점이 이미 공공연히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운용사 관계자의 말이다. 국내 리츠 시장이 급성장하며, 투자자들의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상장 리츠는 총 15개로 시가총액이 6조3311억원에 달한다. 올해 초(4조674억원)와 비교했을 때 불과 1년 사이 규모가 55.6% 커졌다. 신한서부티엔디리츠와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등이 상장을 앞두고 있어 2022년에는 20여개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리츠 시장은 싱가포르와 유사하게 다양한 자산군을 담은 멀티리츠가 초기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과거에는 대부분 오피스 빌딩이나 상가 위주로 구성된 리츠가 많았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실률이 높아져 직격탄을 맞았었다. 이에 따라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주유소, 해외부동산, 호텔 등 기초자산이 다양해지는 추세다. 변동성 장세에 인컴형 자산으로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을 보이는 리츠가 대체 투자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상장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평균 8.33%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 리츠는 싱가포르, 홍콩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여전히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높아진 지금이 바로 리츠 홍보의 적기다. 리츠는 정기 감사를 실시해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고, 전통자산인 주식·채권과 상관관계가 낮아 포트폴리오에 있어 변동성 축소를 기대할 수 있다. 경기회복 시 임대 수요 증가로 인해 자산가치가 증가해 경제성장률과도 높은 상관관계를 지닌다. 물가가 상승할 경우 임대료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헤지도 가능하다. 배당 주기 단축 등 법적인 제도 개선도 뒷받침돼야 한다. 국내 상장 리츠들은 대부분 1년에 두번씩 배당을 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상장 리츠인 '리얼티인컴'의 경우 매월 배당금을 지급해 안정적인 노후 자산을 보장하고 있다.

2021-11-17 15:21:38 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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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내집마련과 '그림의 떡'

며칠 전 반가운 문자를 받았다. 아파트를 청약 한 곳에서 날라온 예비당첨 소식이었다. 예비 순번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불안이 엄습해 왔다. 계약금 때문이었다. 걱정되는 마음에 부동산 카페에 글을 올리니 '신용대출을 받아라', '영혼까지 팔아서 계약금을 마련해야 한다'라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눈앞이 깜깜했다. 은행들은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까지 낮춘지 오래. 연봉만큼 대출을 받아도 계약금을 마련하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가 16일부터 생애최초·신혼부부 특별공급 기준을 완화해 미혼인 1인가구와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까지도 당첨기회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생애최초 특별공급은 무조건 기혼자여야 가능했다. 결혼을 하지 않아도, 자녀가 없어도 특별공급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렇게 당첨이 되더라도 '그림의 떡'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것. 계약금은 통상 주택가격의 10%를 낸다.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1928만원으로 24평(84㎡)아파트는 4억3000만원이다. 서울은 7억2855만원이다. 즉, 계약금으로 4300~7300만원의 자금이 우선적으로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반 근로자에게 그렇게 큰 금액이 신용대출로 나올리가 없다. 심지어 가계부채가 치솟자 은행들은 신용대출 한도를 낮추고 있다. 연소득의 1.5~2배였던 한도는 연봉수준으로 줄어든지 오래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월 평균소득은 352.7만원으로 연봉으로 따지면 4232만원이다. 근로자의 80%가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로 비춰봤을때 대기업에서 월급 510만원, 연봉7500만원을 받고 있는 20%를 제외하고는 연봉만큼 대출을 받아 계약금에 쏟아부어도 내집마련이 어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1인가구, 딩크족을 대상으로 특별공급 범위를 확대했다면, 이들이 실제로 소유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현금 부자,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도록 실거주자를 위한 진짜 정책이 필요한 때다.

2021-11-16 14:17:03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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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물관·미술관 지천에 널린 종로구에 '이건희 기증관' 짓는 '공정 도시 서울'

서울시가 지난 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종로구 송현동 부지에 '이건희 기증관'을 건립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또, 종로구라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종로구는 박물관과 미술관을 포함한 각종 문화시설이 지천에 널린 곳이 아니던가. 현재 종로구에는 서울역사박물관, 공평도시유적전시관, 돈의문박물관마을, 한양도성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북촌생활사박물관, 어린이민속박물관, 세종문화회관, 윤동주문학관, 박노수미술관, 무계원, 경교장, 백인제가옥, 딜쿠샤 등 구민들을 위한 문화시설이 발에 차이게 많다. 시는 지난 7월 종로구에 1900억원이 넘는 혈세를 쏟아 부어 만든 서울공예박물관을 개관하기도 했다. 뿐만인가. 내년 시는 종로구에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평창동 미술문화복합공간)와 서울연극센터를 새롭게 조성할 예정이다. 서울 열린데이터 광장의 '문화공간(전시시설) 통계'에 따르면 종로구는 서울에서 박물관과 미술관이 가장 많은 자치구다. 서울시내 전체 박물관·미술관 178개 중 55개(31%)가 종로구에 몰려 있다. 이어 중구(19개), 용산구·강남구(각 12개), 서초구(11개), 성북구(10개), 서대문구·송파구(각 7개) 순이다. 금천구는 박물관·미술관이 0개로, 25개 자치구 중 꼴찌를 기록했다. 서남권으로 범위를 넓혀도 문화불모지라는 현실은 나아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서남권에는 공공미술관이 '단 한 개'도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울 내에서도 문화시설 빈부격차가 극심한데도 시는 굳이 종로구에 이건희 기증관을 짓겠다 한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공예박물관을 비롯해 경복궁, 광화문광장, 국립현대미술관, 세종문화회관, 북촌과 인사동이 인접해 있는 송현동 부지야말로 '이건희 기증관' 건립의 최적지"라고 주장했다. 승자 독식 체제를 잘 포장한 말이나 다름없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9월 향후 10년 서울시정의 마스터플랜인 '서울비전 2030'을 발표하며 "'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이라는 비전 아래 계층이동 사다리를 복원하고 도시경쟁력을 회복해 나가겠다"고 했다. 종로구에 박물관·미술관이 많다는 이유로 문화·관광 인프라 연계를 들먹이며 서울공예박물관에 이어 또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송현동 부지에 이건희 기증관을 짓는 게 '공정 도시 서울'의 본모습인가.

2021-11-15 15:59:14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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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기의 외투車업체가 살아남는 방법은?

김재웅 기자 "국내 (전기차)생산은 계획도 없습니다" GM 스티브 키퍼 부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차 출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예상했던 답변이었지만, 아쉬움은 숨기지 못했다. 자동차 산업은 경제에 큰 역할을 한다. 엄청난 일자리를 만들고, 다양한 기반 산업과 기술을 발전시킨다. 초강대국인 미국까지도 여전히 자국 자동차 생산 확대에 힘을 쏟을 정도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주력 모델을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하는 상황, 전기차를 생산하지 못하는 공장은 결국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우려다. 한국지엠이 하루 빨리 전기차를 생산해야 한다는 주장도 여기에서 나온다. 트레일 블레이저가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새로운 CUV도 좋은 수출 성적이 기대되긴 하지만, 추후 GM이 차종 대부분을 전기차로 전환하고 나면 한국지엠의 생산 기능은 불필요해진다는 계산이다. 한국지엠만이 아니다. 같은 외국 투자 기업인 르노삼성자동차도 사정은 비슷하다. 뉴 아르카나, XM3를 국내외서 성공시키면서 당장 위기를 벗어나긴 했지만, 닛산 로그 생산을 멈춘 이후 새로운 추가 모델 생산이 불투명하다. SM6, 탈리스만과 QM6, 꼴레오스도 이제 구형 모델로 전락한 이후 판매량이 완전히 쪼그라들어 사실상 뉴 아르카나 1개 모델로만 생존해야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방문해본 결과 양사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한국지엠은 여전히 노사 갈등이 현재 진행형, 스티브 키퍼 부사장 기자간담회 당일에도 노조가 자리를 잡고 해고자 복직과 전기차 생산 배정을 요구했다. 반면 르노삼성은 이미 노사 갈등을 정리하고 생산 품질 제고를 위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 생존 전략도 반대다. 한국지엠은 자체 생산보다는 수입차에 비중을 두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로 생명을 연장한다는 방침이지만, 르노삼성은 뉴 아르카나를 이을 또다른 전략 차종 수주를 노리며 새로운 전성기를 꿈꾸고 있다. 르노삼성의 자신감은 세계 최고 수준 생산성에서 나온다. 2019년 하버리포트 조사 결과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126개 공장 중 6위였다. 르노그룹 20개 공장 중에서도 최고 수준, 르노가 생산 물량을 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었다. 한국지엠은 2016년 하버리포트 조사 결과 부평 1공장과 창원공장은 30~40위에 머물렀고, 이제는 사라진 군산공장이나 부평2공장은 100위권 밖이었다. 르노삼성이 성공해야하는 이유다. 한국지엠도 르노삼성을 따라 생산성을 높여 새로운 전략 차종을 추가로 받아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1-11-14 15:45:09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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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출근하기 싫어요. 재택근무 하고 싶어요.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았다. 전보다는 사람들을 만나는 데에 부담감이 없어졌다. 요즘 취재원이든 지인이든 만나는 사람들에게 한 번씩 묻는다. "아직 재택 하시나요?" 진작 사무실 출근을 했다는 사람부터 아직 재택근무를 한다는 사람까지 대답은 다양하다. 마무리는 항상 같다. "출근하기 싫어요." 코로나19 사태 2년, 우리 사회는 무엇을 배웠나? 지난 26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재택·원격 근무제 근로자는 114만 명에 달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재택 근무자는 9만5000명으로 전체 임금 근로자의 0.5%에 불과했다. 지난해 '코로나 블루'가 화두에 올랐다. 대면 서비스 업종 중심의 대규모 실직과 자영업종의 기한 없는 버티기, 비대면 확산으로 인한 소외 등 다양한 문제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금은 생각도 못 했던 '출근'이 원인 중 하나가 된 듯한 모양새다. 거리의 가게는 자릴 채운 손님들에 흥겹고, 마침내 지인들과 만난 이들은 불안하면서도 반가움에 어쩔 줄 모른다. 소비자심리지수도 호조다. 그런데 삼 일에 한 번은 '출근하기 싫은 직장인'에 대한 기사가 나온다. 나도 출근하기가 싫다. 직장인들이 출근하기 싫은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달 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이 현실출근과 가상세계 출근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서울시민의 65.1%가 가상세계로 출근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유는 '근무와 동시에 가사·육아노동 등 현실세계도 돌볼 수 있어서'가 53.1%로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개근상'의 사회였다. 출석만 잘하면 수업 중 졸고 친구를 때려도 개근상을 줬다. 취미도 제대로 못 찾은 채 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은 사회인이 돼서는 아파도 회사 책상에서 아프라는 말을 들으며 야근에 매달리고 있다. 사람들이 '계속 재택근무를 하고 싶다' 외치고 그 이유로 '일과 삶의 균형'을 말하는 현실은 무엇을 뜻하나? 포스트 코로나가 온다. 모두가 알아버린 '일과 삶이 균형 잡힌 삶'을 이제는 정말로 맞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기업이, 그리고 개인이 모두 나서야 한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1-11-11 15:56:43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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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명품도 몰리는 메타버스

주식 시장에도 명품 시장에도 최근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화두다. 그러나 기자가 메타버스의 위력을 실제로 느끼기 전까지 "에이 무슨 메타버스야 아직 한참 멀었어"라는 마음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아침, 아버지와 백화점 앞을 지나가다 길게 늘어진 줄을 봤다. 명품을 사기 위한 줄을 실제로 보긴 처음이었다. 특히 브랜드에 무지한 나는, 명품 선물을 받아도 고가인지 몰라 실례를 종종 범할 때가 있었다. 이러한 성향 때문인지 가상현실인 메타버스 게임까지 명품 시장이 몰리고 있다는 사실은 실로 충격이 아닐 수가 없다. 그런데 "명품관이 들어가는 곳은 노다지"라는 말이 있다. 이에 기자는 "노다지에 발 한 번 담궈봐?"라는 마음으로 명품관이 입점해 있는 '로블록스'라는 가상현실 게임에 반신반의 하는 마음으로 접속해봤다. '로블록스'는 가상 현실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아바타를 만들어 생활하는 게임이다. 로블록스는 해외유저가 90% 이용하고 있는 메타버스 게임인데 10대가 대다수다. 그런데 로블록스에서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구찌의 '디오니소스' 가방이 우리 돈 400만원 넘는 가격에 팔렸다. 재판매하는 과정에서 35만 로벅스, 약 4115달러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로벅스는 로블록스 내에서 사용되는 고유의 화폐 단위다. 당시에는 약 6000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으나 현재는 공식적인 판매가 중단됐고 희귀성이 증가해 리셀가가 6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심지어 해당 거래는 로블록스 내에서 사용하는 고유의 화폐 단위인 '로벅스'로 거래가 가능한데, 해당 로벅스는 암호화폐인 NFC로도 전환이 불가해 화폐화 할 수도 없다. 그런데 왜 이들은 실제로 사용할 수도 없는 가상에 열광하는 것일까? MZ세대들은 특히나 자신의 잘난 맛, 자존감에 집중한다. 자신을 대신하는 아바타의 외형을 바꾸기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가상현실 세계에서는 내가 현실에서 보여줄 수 없는 외형을 가상에서 나의 분신이 보여준다는 만족감이 겹쳐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페이스북도 메타라는 이름으로 변경했다. 이전에는 플랫폼 시대가 IT 시스템에 기반한 시대였다면, 앞으로 메타버스 시장은 포스트 구조가 되지 않을까. 기존의 틱톡, 인스타그램 등의 플랫폼이 붕괴되는 현상은 가속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2021-11-10 16:33:05 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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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방심하면 큰코 다친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요소수 수급 불안정' 상황에 대해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디젤 기관 차량 내 장착한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사용하는 필수 화학물질이 요소수이기 때문이다. 이는 유럽의 최신 배출가스 기준인 '유로6'를 준수하기 위한 것이다. '유로6' 기준에 따라 국내 경유차(지난해 기준 등록 대수 918만 5897대) 가운데 요소수를 지속적으로 채워야 하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 장착 차량은 215만 6249대(21%)에 이른다. 이 가운데 요소수 보충이 문제가 되는 것은 물류 수송과 직결한 대형 화물차다. 운행 거리가 멀고 요소수 소모량도 많은 대형 화물차 600∼700km마다 보충(10ℓ)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요소수 수급 불안정' 상황을 지난달 중순 뒤늦게 인지하고 사태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7월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규제 문제 당시와 비교하면 대처가 늦기 때문이다. 수출규제 이후 문 대통령은 '수입 다변화'와 함께 국내 소재·부품·장비산업 활성화를 독려했다. 요소수 수급 불안정 문제가 불거진 뒤 청와대가 지난 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관련국과 외교적 협의를 강화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고, 다음 날(5일) 자체 태스크포스(TF)도 꾸려 대응한 것과 비교하면 대응이 늦은 셈이다. 문 대통령도 유럽 순방 직후 원론적인 메시지를 내는 데 그쳤다. 9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문 대통령은 요소수 수급 불안정 상황과 관련 "정부가 수입 지체를 조기에 해결하는 노력과 함께 수입 대체선의 발굴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문 대통령은 2050 탄소중립,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등 굵직한 외교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집중해왔다. 이 가운데 전 세계 공급망 문제도 거론됐다. 하지만 국내 경제와 직결한 요소수 수급 현황에 대해 사실상 방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상황을 겪으면서 '방심하면 큰코 다친다'는 우리말이 떠올랐다. 한국에서 소비하는 요소수가 전략물자가 될 수도 있음에도 전체 소비량 97%를 중국에서 수입해왔기 때문이다. 일본 반도체 수출 규제 상황을 고려했더라면, 이번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이 임기 말 중요한 외교뿐 아니라 경제와 직결한 현안도 관심 갖고 신경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1-11-09 14:53:14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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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T 유무선 인터넷 장애 보상안, 보상금액 늘려야

지난 25일 발생한 KT의 유무선 인터넷 장애 건에 대해 KT는 지난 1일 보상안을 빠르게 내놓았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은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KT는 1일 설명회를 통해 개인 및 기업 고객에게는 15시간을 적용하고 소상공인에는 10일분의 요금을 감면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보상받는 금액을 따져보면 개인은 고작 평균 1000원, 소상공인은 7000~8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집단 소송을 준비하는 플랫폼인 화난 사람들에는 KT 통신장애로 인한 피해자 모임방이 개설돼 집단 소송 준비에도 나섰다. KT의 이번 보상안이 2018년 있었던 아현지구 통신구 화재사고와 비교되면서 그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화재사고 당시에는 피해 정도에 따라 1~6개월 치 요금을 감면해주고 소상공인 1만 2000명에게 40~12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개인고객에게 1000원, 소상공인에게 7000원은 받으나 마나 한 금액이고, 음식점을 운영하는 고객들이 그 날 팔지 못 하거나 음식을 팔고도 받지 못한 식비 1인분 보다도 더 작다. 인터넷에도 KT의 장애로 손해 본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한 음식점은 고객들이 계산하려는 시점에 통신 접속 장애가 생기자 결국 음식 값을 받지 못한 채 고객들을 돌려보내기도 했다. 또 점심시간에는 배달 주문이 끊이질 않는데 통신장애 때문에 배달 주문을 받지 못 해 고객들은 큰 손해를 봤다. 또 택시 기사들은 결제가 끊기는 바람에 손님들을 받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러한 불편을 겪은 많은 피해자들은 KT의 이번 보상안에 대해 강력히 반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KT는 비용이 늘어나더라도 더욱 강력한 보상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회사로서는 총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350~400억원 정도라지만, 개인들이 받을 수 있는 돈 1000~8000원은 터무니없이 적은 수준이다. 또 개인별로 피해 유형과 규모가 다른 만큼 개인별로 다른 보상체계를 내놓아야 한다. 구현모 KT 대표는 사고 후 국회에 출석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약관과 관계 없이 적극 보상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2018년 아현화재로 인한 통신장애에 대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급증하자 발표한 지 나흘 만에 새 보상방안을 발표한 것처럼 이번에도 새로운 보상안 마련이 시급하다. 5일 고객보상 전담 지원센터를 열고 본격적인 보상에 들어갔는데, 이제는 추가 보상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2021-11-08 11:10:53 채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