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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가 쏘아 올린 주류업계 노사갈등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주류업계가 노사갈등까지 더해지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노사갈등이 더욱 극으로 치닫는 데는 코로나19가 한몫을 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유흥시장은 크게 침체했고 주류업계는 실적악화를 겪었다. 주류업계는 경영상황을 개선하고자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해 4월과 9월 두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한 오비맥주는 지난달에도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국내 1위 위스키 업체 디아지오코리아도 지난달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 양대 노조 약 1500명이 총파업에 돌입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도 임금 교섭을 둘러싸고 40차례의 단체협약 교섭과 60차례의 임금 교섭을 진행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골든블루는 지난 4월 노조가 설립하자마자 일부 임원이 노조에 가입한 직원을 색출하거나 탈퇴를 회유 또는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노사갈등이 길어질수록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갈등이 장기화할수록 기업은 매출악화를 겪고,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커진다. 물량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코로나19로 어려운 외식업계에도 피해가 발생한다. 노사간의 갈등해소가 시급하다. 기업에겐 종래 영리의 추구, 즉 최대이윤의 획득이라는 단일목적의 추구가 있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하지만 최근 ESG 경영이 강조되며 경제적 목적 외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비경제적 목적까지를 포함돼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 A사 노조원의 주장대로 '회사 내 익명게시판을 없애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없는 구조에서 실적압박을 하고, 보복성 인사 조처 등 불이익을 줬다'면 노조의 파업은 더욱 정당성을 가진다. 노동3권은 설명할 필요도 없다. 코로나19가 노사갈등에 불을 지폈을지언정, 갈등에 기름을 붓는 것은 노사 스스로다. 어떤 사회든 이해집단 간의 갈등은 늘 있게 마련이다. 그 사회의 역량은 그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데서 드러난다. 파업 철회에 만족하지 말고 앞으로 신중하게 서로의 쟁점들을 풀어가기를 바란다. /조효정기자 princess@metroseoul.co.kr

2021-07-08 16:22:45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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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동산문제, 지방균형발전이 해답

부동산 정책은 지난 4·7재보궐 선거에 이어 오는 2022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도 후보들의 주된 공약으로 급부상했다. 정부는 집값 안정의 해결방안으로 수도권 3기 신도시를 포함한 주택 공급책을 제시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지는 미지수다. 지난 20년 동안 수도권 아파트값이 일정 주기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 것을 봤을 때 비수도권 지역에 대한 개발 방안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3기 신도시가 세워진다 해도 집값 폭등을 잠재울 지 의문이다. 현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은 연일 상승세를 찍고 있다. 그러나 비수도권의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분양시장만 봐도 수도권 지역은 청약경쟁이 치열하지만 비수도권 지역은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집값을 결정하는 가장 큰 이유로 흔히 교통과 학군을 꼽는다. 현재 국내 철도 교통망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디음 정부는 부동산 정책 실행의 첫 번째 안으로 서울에 집중된 인구를 지방으로 분산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교통은 물론 대학과 기업을 지방에 유치해 인구의 이동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는 4차 국가철도망계획을 통해 수도권광역철도급행노선(GTX)을 확정했지만 비수도권 지역 주민에게는 먼 이야기다. 지방 주요 도시를 살펴보면 지하철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 수 개월 동안 GTX 노선 직결 여부에 따라 지역 주민 간 희비가 엇갈렸다. GTX-A노선이 시작되는 고양, 파주와 GTX-C가 지나는 인덕원 지역은 반기는 반면 김포지역 주민들은 서부권광역급행철도, 이른 바 GTX-D노선이 강남이 아닌 용산으로 직결되자 정부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정부가 서울 지하철 2·5호선의 연결을 검토하겠다고 제시했지만 김포 주민들의 분노를 식힐 수 있을 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한 개 도시를 세우기 위해서는 '선 교통 후 개발' 원칙이 필요하다. 정부는 지난 수 년간 25개의 정책을 발표하며 부동산 수요자들의 비난 속에서 진땀을 흘렸다. 신중하지 못한 정책을 내세운 뒤 여론에 따라 매번 안건을 수정하기 보다는 하나의 제대로 된 정책을 제시하는 게 좋지 않을까. 다음 정권이 실패를 거울삼아 장기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1-07-07 15:30:18 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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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그들만의 리그' 누구를 위한 집회인가?

"있는 사람들이 더 한다더니, 어디서 월급이나 받아봤으면..." 지난 주말 민주노총의 도심 집회를 지켜보던 한 청년의 한숨 섞인 말이 내 귀에 꽂혔다,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 인상" 수천명의 구호보다 칵테일 효과마냥 청년의 말만 생생하게 들렸다. 노동시장에 발 조차 디디지 못 한 청년에게는 민주노총의 집회가 그저 일할 데 있는 사람들이 그들의 노동권,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그들만의 리그'였던 셈이다. 2003~2005년 독일의 슈뢰더 정부가 단행했던 하르츠 개혁은 비정규직 일자리를 늘리고, 사업주의 해고를 보다 자유롭게 용인했다. 네델란드의 바세나르 협약도 노조가 임금동결과 해고절차 간소화 등 노동시장 유연화에 동의했다. 그럼에도 두 나라의 노동개혁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일자리 나누기란 큰 전제에 노사가 사회적 대타협을 이뤘기 때문이다. 당시 경제 불황에 실업률이 치솟고, 소득 양극화가 심화될 때 노사는 임금을 깎고, 근로시간을 줄이는 희생과 양보를 통해 고용을 늘렸다. 경기 침체기에 빠진 우리나라는 최근 코로나19 회복세에 취업자 수가 늘고 있다지만 그 속에 청년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 5월 청년층 실업률 9.3% 보다 청년들이 체감하는 확장실업률이 24.3%로 더 높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더해 코로나19 이후 비대면화 추세로 무인 자동화가 일자리를 대체하면서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다. 산업 구조가 바뀌고, 고용 형태가 변하는 상황에서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가 모여 일자리를 어떻게 늘리고, 개선해야 하는지 묻고 답해야 한다. 현재 민주노총은 노사정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빠져 있다. 지난해 노사정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고용 안정을 보장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도출했을 때도 민주노총은 보이지 않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에서는 남자 야구 선수들이 군에 입대하자 여자 리그가 출범한다. 하지만, 당시 "여자가 무슨 야구냐"라는 인식으로 공감도, 인기도 끌지 못해 결국 여자 야구는 폐지됐다. 1992년 페니 마샬 감독의 영화 '그들만의 리그'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고, 일자리 나누기도 사회적 대화도 없는 노동계의 외침에 공감하지 못 하는 것은 그들만의 리그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제는 청년이 던지고 여성이 치고 노인이 받는 '모두의 리그'인 노동판을 얘기할 때다.

2021-07-06 11:47:27 원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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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로봇이 라이더를 대체하는 시대가 온다

유통업계에서 서빙용 로봇, 실내 배송 로봇 등이 개발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조만간 사람을 제치고 로봇이 배달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전망한다. 최근 유통업계는 마켓컬리, 쿠팡이츠, SSG 등 가릴 것 없이 여러 업체에서 당일 배송, 새벽 배송, 신선 배송 등을 내세우면서 배달 전쟁이 격화된 상태다. 이로 인해 배달 플랫폼들에서는 배달 라이더를 영입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라이더의 연봉이 억대라는 설도 업계에 돌고 있다. '역대 연봉'이라는 단어는 라이더의 직업적 위상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켰고, 라이더로 전향하는 사람이 늘었을 뿐만 아니라 부업 라이더, 자전거 및 전동 퀵보드를 타는 라이더들도 늘고 있다. 라이더 전성시대를 맞고 있는 이 때, 업계 한편에서는 자율주행 배송 로봇 개발 및 운용에 대한 관심도 크다. 배달업 사업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은 직접 배송 로봇을 연구·개발하고 시장에 적용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의 서빙로봇 '딜리플레이트'는 전국 외식 매장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하반기부터는 배달의민족의 실내 배달로봇 '딜리타워'가 서울 광화문 도심 빌딩 내부를 누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배달의민족은 이를 위해 2017년부터 자율주행 로봇을 만들고 사내에 로봇사업실을 꾸려 배달로봇의 로드맵을 짰다. 스타트업, 제조기반 중소벤처기업까지 서빙로봇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배달의민족 외에 SK텔레콤, 영우디에스피, 베어로보틱스 등의 기업이 뛰어들었다. 문제는 '자율주행 배달로봇은 도로교통법상 보행자가 아닌 차에 해당한다'는 법규다. 따라서 배달로봇은 보도·횡단보도 통행이 제한되며, 공원녹지법에 따라 공원 출입도 불가능했다. 주행에 필요한 영상촬영, 고층빌딩 출입에 요구되는 승강기 무선 제어와 모듈장치도 법이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과기정통부가 '제12차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에서 우아한형제들의 자율주행 배달로봇을 'ICT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로 승인하면서 샌드박스가 생겨났다. 정부의 실증특례 승인으로 로봇 배달 시대로 향한 문이 열린 것이다. 배달 로봇은 단순 시범 운영, 볼거리를 넘어서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현장에 맞게 여러 분야로 다각화될 것이다. 이제 진짜 문제는 배달로봇과 배달원 사이 일자리 다툼 여지다. 로봇의 장점은 명확하다. 배달 효율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다. 다치지 않고, 개인적인 사정을 봐주지 않아도 되고 복지와 혜택을 받지 않으며 배달비 단가도 낮출 수 있는 로봇은 사람보다 효율적인 존재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로봇은 사람은 보조해주는 편리한 존재라고 변명하기엔 충분치 않다. 억대 연봉까지 받던 수많은 길거리 라이더들은 어디로 갈 것인가. 신유통 시대 탄생한 배달 로봇이 사람 위주이던 배달 생태계를 어떻게 바꿀지 생각해본다.

2021-07-05 15:27:31 원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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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학 ‘온라인 학위과정’ 개설, 피할 수 없다면 제대로 하자

지난해는 세계 역사상 교육 환경이 가장 큰 변화를 겪은 시기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함과 동시에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지배하면서다. 초·중·고 수업은 물론 대학도 원격수업으로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열었다. 무방비 상태에서 시작된 대학 원격수업에는 시행착오도 따랐다.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원격강의라지만, 그 장점을 백분 살리기에는 준비된 온라인 강의가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발병하기 전 오프라인 대학에서 학생들은 20%까지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 있었지만, 막상 준비된 온라인 강의는 전체 강의의 1%도 채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급기야 교육부는 20%로 제한했던 일반대학의 원격수업 운영기준을 지난해 폐지한 데 이어, 일반대학에 온라인 석·박사 학위 과정 개설 제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미 일부 비수도권 대학은 내년부터 모든 과목을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는 학과를 신설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일반대학의 원격수업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다. 세계 혁신대학으로 꼽히는 에꼴24, 미네르바스쿨, 애리조나주립대 등을 보더라도 대부분 수업이 온라인 플랫폼 기반 강의와 소규모 세미나로 이뤄진다. 하지만 일반대학 내 온라인학위 과정 개설을 허용하는 기준을 살펴보면 물음표가 찍힌다. 교육부가 사이버대학과 일반대학에 서버ㆍ소프트웨어ㆍ네트워크ㆍ정보보호시스템 설비 등에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이버대학에는 '원격교육 설비기준 고시'에 따라 엄격한 관리를 하는 반면, 일반대학에는 비교적 유연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영상촬영·편집장비나 그래픽 편집장비 등 하드 웨어뿐 아니라 동영상·그래픽 제작 등의 소프트웨어 구성에 있어서도 사이버대학에는 적정 기준 이상을 갖추도록 하고 있지만, 일반대학에는 권고에 그치고 있다. 일반대학과 사이버대학 모두 100% 온라인 수업을 통한 학위 과정을 운영할 수 있게 하면서 서로 다른 기준을 제시하는 셈이다. 이에 전국 사이버대학은 "온라인 학위과정 승인 기준에 대한 차별은 물론이고, 사이버대 설립 취지와 정체성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이버대학의 '생존권' 문제를 떠나더라도, 교육 수요자의 학습권을 위해 사이버대학과 일반대학의 원격수업 운영 기준을 표준화해 일관성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2021-07-04 10:26:09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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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상폐빔'으로 아사리판된 가상화폐 시장

"그 양반 갈때도 아주 예술로 가는구만" 영화 '타짜'에서 나오는 대사다. 극중에서 아귀가 평경장이라는 인물이 손이 잘린 채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서 이같은 말을 내뱉는다. 평경장은 한 때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도박사였지만, 은퇴를 하고서 조용히 여생을 보내려던 인물이다. 그러나 법의 안전망을 벗어나 배신과 속임수가 판치는 도박판에서 몸을 담갔던 인물이 평탄한 결말을 기대하는 건 무리가 있는 욕심이었을 지도 모른다. 지난달 주말을 앞두고 있던 한 금요일에 국내 1위 거래소인 업비트가 기습적으로 5개 가상화폐의 원화마켓 거래지원 종료를 공지했다. 업계에서도 유의종목 지정 없이 다수를 거래지원 종료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명단에 포함된 가상화폐 대부분은 주말 동안 절반 넘게 크게 하락했다. 은행 측에서 마련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어쩔수 없었던 선택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위해서는 실명계좌가 필요한데, 은행 측에서 마련한 점수표에서 취급하는 코인 수가 많으면 점수를 낮게 매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용도가 낮은 코인이 있을 수록 위험이 가중된다고 해석한 것이다. 결국 거래소들도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이었던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는 이른바 '상폐빔'을 노리려는 투자가 기승을 부렸다. 통상 해당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세력이 인위적으로 시세를 올려 매도해 상장폐지로 인한 손해를 줄이기 위한 작전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지난 3월 상장폐지를 앞둔 시린토큰이 하루만에 160% 넘게 폭등하면서 기이한 선례를 남겼다. 이를 본 다수의 투자자들이 5월 상장폐지 때도 '제2의 시린토큰'을 기대하며 상폐빔을 찾아 나선 것이다. 실제 이들 코인들은 하루에 수십 퍼센트 오르내렸고, 상폐 전날까지도 수천억원의 거래가 이뤄졌었다. 그야말로 갈때도 예술적으로 사라지는 모습이 연출됐다. 어쩌면 일련의 상황들이 가상화폐 산업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한 성장통이길 바란다. 법의 틀에 들어오지 못한채 덩치를 키워온 산업이 새로이 법의 규제를 받다보니 생기는 해프닝으로 기록되길 바랄 뿐이다. 상폐빔 이상의 기현상으로 산업이 망가져 버리는 허무한 결말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

2021-07-01 16:52:58 이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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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스닥 상장사의 수상한 M&A

최근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매매정지 상태인 코스닥 상장사 S사의 매각절차 중지 가처분 심문이 열렸다. 입찰 경쟁에서 쓴 맛을 다신 SM그룹 소속 SM중공업의 소송 때문이었는데 "정황상 이미 내정된 회사가 있었다"는 게 그들의 항변이다. 이미 매각할 회사를 사전에 내정해 놓고 형식적인 공개매각 발표만 했다는 의구심으로 볼 수 있다. 공개매각 절차는 기존 경영진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이뤄지는 요식절차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기자가 살펴봐도 그들이 제기한 의혹은 꽤 합리성을 갖추고 있었다. 공개 입찰에서 그들을 꺾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T사는 SM중공업이 소속된 재계서열 30위권의 SM그룹보다 자산규모가 훨씬 작은 데다 인수자금의 출처도 불분명했다. SM그룹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단골손님'으로 통할 정도로 M&A를 통해 사세를 늘려온 곳이다. 하루빨리 거래재개를 이뤄낼 역량이나 자금동원 능력 등 SM중공업 쪽이 훨씬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엔 반박의 여지가 없었다. 회사가 공정성에 근거해 매각절차를 진행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오로지 소액주주들에게 귀속된다. 만일 부정한 부분이 있다면 책임자들에게 그에 대한 철저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임원의 배임·횡령 등 후진적 경영행태와 깜깜이식 매각 절차로 이미 많은 투자자가 큰 손실을 입었음에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뒷돈이 오간 밀약이 의심된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자본시장의 미성숙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단면이다. 동학개미운동으로 코스닥 소액주주 수가 2000만명을 넘어섰음에도 매번 터져 나오는 주주가치 훼손 문제는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가 사회적 패러다임으로 떠올랐음에도 아직도 많은 코스닥 상장사는 부실 경영이 이어지는 등 질적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그래도 전망은 낙관적이다. 법무법인을 선임해 적극적인 주주 제안에 나서는 등 발언권을 키우기 위한 소액주주의 집단행동이 본격화되는 추세다.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능이 강해지며 CCTV가 있는 곳에선 행동을 조심하게 되듯 예전처럼 막무가내식 일방적 경영을 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소액주주들의 의식변화도 중요하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것이 자본시장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여가는 과정이다.

2021-06-29 10:59:15 송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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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카카오손보에 대한 시선

카카오손해보험이 본격적인 출범을 알리자 보험업계가 혼란스럽다. 나올 게 나왔다며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반면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 것으로 예상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카카오손보의 보험업 예비허가를 의결했다. 금융위는 최근 열린 정례회의에서 카카오손보가 자본금, 사업계획 타당성, 건전경영 요건 등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해 해당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카카오손보 예비허가는 기존 보험사가 아닌 신규사업자가 통신판매전문보험사 예비허가를 받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눈길을 모았다. 카카오손보의 등장을 지켜보고 있자니 카카오뱅크가 처음 등장했을 때의 모습이 그려진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당시 1045억원의 적자로 찻잔 속 태풍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하지만 2년 만인 2019년 당기순이익 137억원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승승장구하고 있다. 카카오손보도 출범 당시 카카오뱅크 처럼 당장의 눈에 띄는 성과를 달성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업계를 잠식할 수도 있다. 문제는 보험업계의 특성이다. 보험업은 시장 규모도 크고, 생각보다 까다로운 여러 절차와 규제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손보의 성공을 기대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보험업계의 '활기'를 위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저금리 장기화로 생·손보를 막론하고 보험업계는 현재 불안정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자동차, 실손보험의 손해율 악화까지 보험업계는 현재 좋아지는 상황을 기대하기보다도 더 나빠지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표현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손보가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면 결국 보험업계 전체에 선한 영향력을 불러올 수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카카오손보의 예비허가 의결에는 금융위도 카카오손보에 기대하는 역할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금융위도 카카오손보를 통해 보험업계의 선한 영향력을 기대한 것으로 예상한다. 카카오손보가 찻잔 속 태풍, '보험업계의 메기'라는 수식어를 뛰어 넘는 보험업계의 희망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21-06-28 10:02:34 백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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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법 속 꽃피운 K-타투

"류호정 의원이 모범을 보여준 거에요. 그 분 처럼 스티커로 띠었다 붙였다 하면 됩니다. 타투이스트들은 불법 때문에 고민하지 말고 스티커형으로 영업을 하시면 됩니다" 대한의사협회에서 타투법제화 이슈를 담당하는 의사가 한 말이다. 지난 16일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서 타투이스트들의 노동조합 타투유니온과 타투법제화를 위한 퍼포먼스를 벌였다. 류 의원은 등이 훤하게 보이는 보라색 원피스를 입었다. 그의 등에는 스티커형 타투가 붙어 있었다. 현재 타투이스트들은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금지하는 의료법 제 27조에 의해 불안정한 지위에 놓여 있다. 의협은 타투를 지우는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고 사회적으로 권장할 만한 행위가 아니라는 이유로 타투 법제화에 반대하고 있다. 전화 통화를 한 의사는 '류호정 의원도 문신 하기 싫어서' 스티커형 타투를 붙인 것이라고 예단했다. 물어는 봤을까. 타투법제화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꼭 타투를 해야하는 것인가. 5.18 광주 민주화항쟁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꼭 항쟁의 피해자여야만 하는가. 세월호 참사 때 드러난 정부의 무능과 시스템의 부재는 세월호의 직접적 피해자들만 비판할 수 있는 것인가. 영구적인 타투를 해야만 타투 법제화를 위해 싸울 수 있다는 식의 논리는 의협의 고압적인 태도를 그대로 드러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타투유니온은 녹색병원과 함께 세계적 수준의 타투이스트를 위한 감염·위생 가이드를 만들었다. 세척과 소독을 넘어서 '실현 가능한 멸균' 개념을 도입해 안전한 타투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했다. 노동조합을 만들고 나서 제일 주력한 사업이었다. 김도윤 타투유니온 지회장은 "타투가 불법인 국가에서 제일 정교한 위생 가이드를 만들었다"며 모순적인 상황에 쓴 웃음을 지었다. '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살린다. 타투 인구 1300만 명 시대, 의료인이 타투 수요를 충족할 수 없으면 의협은 현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타투이스트들에게 위생이나 감염 방지 등 교육을 제공하고 위급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응급의료법을 가르치고 병원에 환자를 이송하는 프로토콜을 만들어야하지 않을까. . 이제 국회의 시간이다. 관련 법안은 3개가 발의됐다. 지난 국회에서는 타투 관련 법안은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21대 국회가 한국 타투 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받고 있다. /박태홍기자 pth7285@metroseoul.co.kr

2021-06-27 15:45:45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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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증권사 리포트와 '매도 의견'

국내 증권사의 기업분석보고서(리포트)를 살펴보면 '매도(sell)'라는 단어를 찾아보기 힘들다. 애널리스트는 매도 대신 투자의견 '중립'이라는 간접적인 표현을 쓰거나 목표주가를 낮춰 제시하는 방법 등을 택한다. 아예 리포트를 발간하지 않기도 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 리포트에서 매도 의견 비율은 0.3%에 불과했다. 99.7%가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는 뜻이다. 반면 CLSA,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의 국내 기업 매도 의견 비율은 20%가 넘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기업과 개인투자자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 애널리스트가 부정적인 리포트를 내자 해당 기업으로부터 '기업탐방 금지'라는 경고 조치를 받기도 했다. 면담 압박도 부지기수다.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의 영향력이 대폭 커졌다. 5월 말 기준 주식거래 활동계좌수는 4771만개로 집계됐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란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며, 6개월동안 한차례 이상 거래한 적이 있는 증권계좌를 뜻한다. 우리 국민 1인당 1계좌 시대가 열린 셈이다. 일부 개인투자자는 증권사 리포트는 매수 일색이라며, 차라리 주식 관련 유튜브 방송을 보는 게 낫다고 말하기도 한다. 리서치센터가 투자자들의 눈치를 보기 시작한 순간, 객관적인 정보 전달이란 본연의 역할이 희미해지는 셈이다. 리서치센터는 투자은행(IB)과 달리 돈을 버는 곳이 아니다. 투자자를 위해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곳이다. 애널리스트가 투자자 눈치를 보지 않도록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독립성 보장이 필요하다.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외국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매도 보고서에 대한 비중이 높다. 애널리스트의 보고서에 따라 매매가 이뤄질 경우 그에 따른 보상이 애널리스트에게 직접 주어지는 등 강력한 유인책이 존재한다. 물론 국내 증권사는 독립성이 보장된 외국계 증권사와 구조적으로 다른 상황에 놓여있다. 실제로 증권사의 법인영업 부서와 리서치 부서 사이에는 실질적인 이해 상충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애널리스트가 양질의 리서치 자료를 소신껏 생산해낼 수 있도록 당국과 이해관계자들의 협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2021-06-24 15:21:48 박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