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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무주택자 울린 대출규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무주택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친구들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부동산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내 집 마련을 위해 돈을 조금 모았는데 대출 규제가 발표된 지금으로서는 집을 사는 게 옳을 지 전세를 구하는 게 좋을지 결정을 못하겠다는 게 이들의 고민이다. 이러다 월세대란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 지 싶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규제일까. 금융당국은 오는 2022년 1월부터 대출규제를 한층 강화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올해 7월부터 전체 규제지역(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서 6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와 연소득과 관계없이 총 1억원을 초과해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에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넘지 않도록 했다. 대출규제로 서울 집값 상승폭이 5주 연속 둔화되면서 천정부지로 치솟던 집값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 동안 수 없이 많은 부동산 정책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규제 약발이 조금은 먹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정책에서도 허점은 드러났다. 매수세는 줄었지만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무주택 실수요자들이다. 집을 사기 위해 열심히 돈을 모은 사람들만 억울하게 됐다. 금융당국은 불과 5개월 전 금융당국은 무주택자들이 내집마련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며 이들에 대한 LTV(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 우대폭을 최대 20%P(포인트) 확대한다고 했지만 최근 대책은 이를 무력화시켰다. 개인별 DSR 규제 대상이라면 LTV 우대를 받더라도 DSR 한도 내(은행 40%)에서만 대출이 나와서다. 사실 전세시장도 어렵기는 마찬 가지다. 가을 이사철이 지나면서 일시적 하락세가 나타나는 것일 뿐 임대차법 도입 후 나타나는 전세시장에서의 부작용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무주택자를 잡는다는 비난을 들어왔다. 이번 대출규제로 서울과 수도권 집값을 잡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무주택자를 월세시장으로 내몰아 주거사다리를 없애버리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정부는 또 다시 새로운 전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게 지금의 부동산 시장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하고 싶다. 근로소득은 제자리걸음인데 물가와 집값만 오르고 있다. 꼬인 실타래를 먼저 푸는 게 우선이다.

2021-11-07 13:43:03 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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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회복 힘든 자영업자, 문 닫고 재기 지원" KDI 제언 곱씹어야

지난 2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 출마를 밝히고 찾은 첫 행선지는 서울 마포구의 한 호프집이었다. 코로나19 이후 직원 월급도 주지 못 하는 생활고로 세상을 뜬 사장님이 운영했던 가게였다. 그때 한 자영업자가 안 대표를 붙잡고 "그동안 빚이 너무 많이 쌓여서...부채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최근 정부의 가계부채 총량 관리로 은행 대출이 어려워지자 자영업자들이 카드사나 캐피탈 등으로 몰리고 있다. 그나마 은행보다 대출 받기가 수월해서인데 문제는 고금리 대출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안 대표가 자영업자를 만난 그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자영업자 부채의 위험성 진단과 정책방향'이란 보고서를 냈다. KDI가 가계대출이나 사업자대출이 있는 개인사업자 444만명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말 기준 이들의 대출 잔액은 1000조를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정부는 이들을 위해 저금리 대출, 대출 만기 연장 등의 정책 금융을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KDI는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경영이 악화한 자영업자는 폐업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일시적으로 자금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경영 악화가 심화된 업체에 정책 자금을 공급할 경우 오히려 채무가 가중돼 사업주의 개인 신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정부 지원책이 자영업자의 채무 부담만 늘리고, 개인 신용도마저 깎아 내렸다는 진단이다. KDI는 "영업이 개선되기 어려운 업체에는 폐업과 재기를 지원하는 정책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사실 자영업자들은 폐업도 쉽지 않다. 밀린 임대료 청산부터 집기 설비 매각, 상가 철거와 원상복구 등이 죄다 지출이다. 문을 닫고 나서 새로 일자리를 구하는 일도 막막하다. 때문에 이들의 재기를 위해서는 재창업 컨설팅 전에 폐업 단계에서부터 지원이 필요하다. 직무 훈련, 취업 교육 등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마침 이 글이 실린 11월 5일 소상공인의 날이다. 영업 제한으로 손실과 부채가 눈덩이처럼 커진 자영업자들에게 정부 보상금 10만원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오히려 문 닫고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KDI의 제언을 곱씹어본다.

2021-11-04 12:25:56 원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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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드 코로나, 외식업계 및 식당가 희망의 빛이 되길

지난 2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의 전환을 맞아 식당 등의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자 자정까지 모임을 가지며 오랜만에 지인들과 회포를 푸는 시간을 보냈다. 자정이 다 되어 식당을 나서니 한 시간 가량 택시를 잡아야 했던 헤프닝이 벌어졌다. 위드 코로나에 지하철과 버스 등의 대중 교통 이용 종료 시간까지 겹쳐 거리에는 귀가 택시를 잡느라 바쁜 이들이 몰렸다. 꽤 오랜 시간 도로가의 사람들을 관찰하다 보니, 일상 회복의 나날이 시작되며 설렌 사람들이 다수 모여 식당 등의 가게를 늦게까지 이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가족이나 지인들과는 수도권에서 10명, 비수도권에서 12명까지 모일 수 있다. 식당과 카페 등 대부분 시설의 영업시간 제한도 사라졌다. 마스크는 계속 착용해야 하지만, 방역수칙이 완화되고 재택근무도 사라지며 식당가와 번화가는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었다. 지난밤 본 대부분의 식당들은 문을 활짝 열었고 손님들이 많이 찾아와 기분 좋은 위드 코로나의 시작을 끊었다. 그동안 먹자골목 등에 위치한 업주들은 새벽장사가 대목임에도 불구하고 눈물을 머금고 생업의 문을 걸어 잠궈야 했다. 지난번 취재 중 만난 한 식당의 사장은 "원래 오후 6시부터 오전 8시까지 영업을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한동안 오후5시부터 8시까지 하루 3시간밖에 가게 문을 열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짧은 시간 내 바빠진 홀을 챙기느라 손님들에게 눈을 한시도 떼지 못하던 기억이 남아있다. 기대감을 안고 식당과 카페들이 심야영업을 개시했지만 예전처럼 회복하기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와 완화를 반복해왔기에 '희망은 갖되, 큰 기대를 하지말자'는 분위기가 파다하다. 그러나 아직 위드 코로나 초기이고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11월 첫날에는 벌써 매출이 전날 대비 2배 가까이 올랐다는 식당들도 여럿 보인다. 실질적으로 정상 영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므로 자영업자 사장들이 끝이 보이지 않았던 터널 속에서 벗어나 희망의 빛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위드 코로나가 연말 특수 기간과 맞물려 외식 소비 촉진으로 가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2021-11-03 16:08:12 원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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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학기본역량진단, 방향과 목표 다시 세우자

이현진 기자 "세 번에 걸쳐 진행된 대학 기본역량진단은 방향도 잃고 목표 달성도 못 했다." 교육부가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최종 결과를 발표한 지 2달이 지났지만, 교육계에서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3주간 이뤄진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교육부 대학진단 결과가 도마 위에 오른 데 이어, 지난달 말 서울총장포럼에서 서울 대학 총장들은 "교육부 평가에서 수도권 대학이 역차별을 받았다"며 해결책을 촉구하는 의견문을 내놨다. 대학기본역량진단은 정부 재정 지원은 물론, 대학 입학 정원 감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대학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는 핵심 사업이다. 특히 이번에 이뤄진 제3주기 역량진단에서는 인하대, 성신여대 등 수도권 내에서도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꼽히던 대학이 일반재정지원 미선정 대학에 이름을 올리며 대학가에 충격을 안겼다. 교육부 평가 결과가 대학가의 설득력을 얻지 못하며 대학평가 '무용론'은 거세졌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총 147개 대학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방식의 대학기본역량진단을 유지해야 하는가'를 묻는 말에 일반대 83.7%, 전문대 79.8%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진단 과정과 결과가 개별 대학의 역량을 잘 반영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무려 70% 이상이 그렇지 못하다고 답했다. 이번 진단평가에서 선정된 대학이 73%라는 점에서, 재정 지원을 받게 된 대학조차 이 평가가 필요 없다고 답한 셈이다. "우리나라 공학 발전을 이끌며 역량 있는 대학으로 꼽히는 인하대가 교육부 평가에서 일반재정지원에 미선정됐다는 것은 곧 우리도 다음 평가에서 고배를 마실 수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국내 최상위권으로 꼽히는 서울 한 사립대 고위관계자의 말이다. 이번 평가는 결국 교육과 연구에 여념이 없어야 할 최상위권 대학에마저 기우를 안기고 있다. 평가 절차나 공정성 의문은 차치하더라도, 제한된 재정을 두고 대학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무리한 '줄 세우기'가 부른 결과다. 교육부는 과감한 재정지원 확대를 통해 고등교육 혁신을 유도해야 하는 상황에서 개별 대학의 역량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평가 방식을 개선하고, 일반재정지원 미선정 대학에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현진기자 lhj@metroseoul.co.kr

2021-11-02 10:57:40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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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밈 코인'이 점령한 가상화폐 시장

최근 가상화폐 시장의 최대 화두를 고르자면 '개(犬)'를 꼽을 수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도지코인에 대한 언급이 시작점이 됐다. 지난 2019년부터 도지코인이 개당 3원에 불과할때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머스크의 발언을 반 농담식으로 치부해 왔다. 그러나 올 초부터는 머스크의 적극적인 지지에 힘입어 지난 3월 기준 50원대였던 도지코인이 지난 5월에는 800원을 상회하기도 했다. 가상화폐 시장 내 개 관련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탄생한 시바이누 코인이 도지코인의 아류작으로 꼽힌다. 시바이누의 시세는 지난 6월까지만 하더라도 0.006∼0.007원에 불과했지만 이후 3개월만에 900%가 넘게 올라 이날 기준 0.081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시바이누 지지자들은 도지코인을 뛰어넘을 가상화폐라며 '도지코인 킬러'를 자처해 왔는데, 시총 기준 3조원 이상 따돌리면서 도지코인을 밀어내고 가상화폐 시총 전체 9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또 다른 '밈 코인'인 사모예드 코인 마저도 최근 7일새 160% 이상 오르는 등 밈 코인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밈 코인 인기 속에서 개를 넘어서 인기 콘텐츠를 활용한 코인까지 마구잡이로 양산해내고 있다. CNBC의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인기에 편승한 토큰까지 나와서 하루만에 20배 넘게 오르기도 했다. 여기에 방탄소년단(BTS) 관련 코인까지 등장해 100배 넘게 시세가 올랐지만 정작 BTS의 소속사인 하이브에서는 관계를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황이다. 밈 코인 급등을 노리는 투자자를 두고 경고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 FTX US의 브렛해리슨 CEO는 "많은 알트코인은 극도로 위험할 수 있고, 내재적 투자 가치가 없을 수 있다"며 "개인투자자가 함부로 거래해선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투자 격언 중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이란 말이 있다. 높은 수익률을 노린다면, 그만한 위험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밈 코인들에 수 십, 수 천 배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다.

2021-11-01 16:56:38 이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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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진 사람이 더 유리한 세상

"상환능력 중심의 대출 관행 정착을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관리 내실화 방안을 만들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의 말이다. 1800조원의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금융당국은 3개월 만에 강도 높은 방안을 내놨다. 올해 은행에서 빌려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바닥을 보이자 이 같은 규제를 시행한 것이다. 다만 실수요자들에게 날벼락 같은 이야기다. '상환능력 중심'이라는 말은 현재소득과 비례로 대출을 해준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에서 총대출액 2억원 초과에 대한 DSR 적용 시기를 내년 7월에서 내년 1월로 총대출액 1억원 초과에 대해서는 내년 7월로 각각 앞당긴다. 예를 들어 연봉 5000만원에 4000만원 한도의 마이너스통장을 쓰는 직장인이 6억원짜리 집을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구입한다면 현재 2억4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지만 내년 1월부터는 대출 한도가 1억5000만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기존 마이너스통장과 새로 받은 주담대를 더한 대출금이 2억원을 넘어 DSR 40% 규제를 적용 받기 때문이다. 내년 7월부터는 총 대출액 1억원 초과에 대해서도 적용한다. 현재도 가계부채 증가율로 대출을 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 인데 내년에는 개정안으로 더욱 어렵게 되면서 소외계층과 청년층, 소상공인 등에게는 '날벼락', 소득이 높은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인 것이다. 즉, 소득이 높은 사람일수록 은행에 도움을 받아 재산을 더 불려나갈 수 있다. 또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금리 상승기에 들어가면서 막대한 이자부담도 우려되고 있다. 코로나 발생 전 금리(1.25~1.5%)로 서서히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누적된 부채 해소과정에서 소상공인, 청년층 등 취약계층에서 부실이 확산되면 실물경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돈줄을 조이기만 해서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없다. 가계부채 관리의 시급성을 부인할 순 없지만 취약계층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와 금융당국은 우리나라 사회에서 '부익부 빈익빈'이 거세지지 않도록 더욱 정교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

2021-10-31 14:46:02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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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자율주행차 달리고 있었다면' KT 통신장애 대재난 우려

'만약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면?'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지난 25일 오전 11시 전국적으로 KT네트워크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KT의 통신망 사용자들은 대혼란을 겪었다. 인터넷은 물론 전화 등 사용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업무 중단 사태를 맞았으며 일부 식당과 상점은 신용카드 결제시스템 오류로 혼란을 겪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나 비대면 화상 회의가 늘어난 상황에서 KT 통신망 장애는 대한민국 경제를 멈춰서게 했다. 불과 1시간 동안 국내 통신 3사 중 한 곳의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에서 발생한 것이다. 해당 업체는 이번 사태 원인에 대해 새로운 장비 설치와 라우팅(네트워크 경로 설정) 정보 입력 작업을 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이번 사태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다행이다. 하지만 자율주행차 시대가 본격화된 시점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최근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민관합작 연구진이 완전자율수준 단계인 '레벨4' 도심 주행을 성공했다는 소식이 달갑지 않았다. 이번 주행이 신호등과 도로 CCTV 등에 탑재된 장비로부터 통신 정보를 받아 차량의 주변 환경을 인지해 운행했기 때문이다. 만약 자율주행차량이 도로 위를 달리는 도중 통신장애가 발생할 경우 도로 정보를 인지하지 못해 차량이 차선을 이탈하거나 멈춰설 경우 2차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형 인명사고가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라이다와 카메라 등의 기술도 있지만 눈과 비가 많이 내리면 무용지물이된다. 자율주행 시대를 준비하는 통신사와 자동차 업계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깊은 고민을 해야한다. 운전을 못하는 사람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운전자의 편리를 높이는 등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자율주행 기술이 오히려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술이 될 수 있다.

2021-10-28 13:01:49 양성운 기자
[기자수첩] 우유 남아도는데 가격은 왜?

10월부터 우유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최근 몇년간 출산율 감소로 우유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줄었지만, 우유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우유 소비량은 26.3kg으로 지난 1999년 24.6kg 이후 최소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유 가격 인상에 소비자들은 비싸진 우유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멸균 우유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또한 국내 흰 우유 소비량 감소로 이어질 게 뻔하다. 우유 가격 인상은 원유 가격 인상에 따른 것이다. 우유의 원료인 원유 가격을 놓고 낙농가와 우유업계는 매년 협상을 통해 가격을 정하고 있다. 우유 소비가 줄어 타격이 커진 우유업계는 원유값 동결 또는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낙농가는 원칙에 따라 지난해 생산비가 오른만큼 값을 올려달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우유업계는 2013년부터 시행된 '원유 가격 연동제'에 따라 시장 수요-공급에 상관없이 할당된 원유를 생산비 상승분을 고려한 가격에 농가로부터 구입해야 한다. 생산비는 매년 높아지고 있다. 환경 기준에 맞춘 설비 투자와 고급 사료 사용, 인건비 증가에 따라 5% 안팎으로 매년 올랐다. 생산비가 오르면 오르는대로 더 높은 원유 가격을 받을 수 있어 굳이 생산비를 줄일 이유가 없다. '원유 가격 연동제'는 2013년 구제역 파동 후 낙농가를 돕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지만, 이 가격 시스템 때문에 낙농가는 우유 수요가 감소해도 공급량을 줄이지 않고 있다. 원유가격을 정하는 낙농진흥회에서 제도 개선이 어려운 이유는 생산자가 반대할 경우 이사회 개의가 불가능해 제도 개선 논의 자체를 이어갈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산 원유는 209만톤 생산됐으나 시유와 가공유 등 실제 수요는 175만톤에 그쳤다. 약 34만톤이 추가 재고로 발생했다. 덩달아 우유업계의 실적 악화도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상위 10개 우유회사의 적자 규모만 8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대로 가면 공멸은 불보듯 뻔한 상황. 정부는 우유업계와 농가, 그리고 소비자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가격제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1-10-27 16:01:45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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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내 집 마련의 꿈

부동산 시장 과열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는 만큼 '집'에 관한 많은 이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최근 한 방송사에서는 내 집 마련 로맨스를 담은 드라마를 방영하기도 했다. 집에서 사는(live) 여자와 집을 사는(buy)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JTBC 드라마 월간집은 방영 당시에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여자 주인공 나영원은 한 마디로 집값 때문에 울고 웃는 여자다. 힘겹게 모은 돈으로 월셋집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 집은 경매로 남자 주인공 유자성에게 넘어가게 된다. 그 결과 나영원은 보증금 한 푼 없는 맨몸으로 오갈 곳 없는 신세가 됐다. 그 후 나영원의 내 집 마련 고군분투가 이어진다. 맨몸으로 쫓겨난 나영원은 어렵사리 20만원짜리 월세방을 구해 바퀴벌레도 참아내며 어떻게든 내 집 마련을 꿈꾼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지 않아 집주인 아들이 밤에 몰래 나영원의 집에 무단침입하려던 끔찍한 사건까지 일어나며 또다시 길거리에 나앉게 될 위기에 처한다. 끝내 나영원은 "이렇게 집이 많은데 왜 나는 내 집이 하나 없어 이런 꼴을 당해야 하냐"라며 울부짖는다. 집 없는 자의 설움이다. 로맨스 드라마인 만큼 나영원은 유자성과 로맨스를 위해 그의 오피스텔에서 새로 거처를 꾸리게 되지만 이는 드라마일 뿐. 현실에서는 집 여러 채를 가진 남자가 한순간에 나타나 지낼 곳을 마련해주는 기적 따위는 없다. 즉, 현실에서는 두 번 연속이 아닌 N번을 무자비하게 길거리에 나앉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치솟는 집값에 내 집 마련의 꿈은 점점 더 멀어져만 간다. 내년 대선을 두고 여러 대권 후보들이 모두 부동산 공급 확대를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먼 얘기처럼 들린다. 현금 박치기로 단 번에 집을 구매할 수 있는 현금 부자가 아닌 이상 대출이 필수적인데, 금리 인상에 대한 깜빡이도 켜지면서다. 그래서일까. 최근 기준금리에 대한 주변인들의 관심도 크게 늘었다. 기준금리를 올려 가계부채 급증을 막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실 속 나영원이 그저 편히 쉴 수 있는 거처 마련도 절실한 때다.

2021-10-26 10:50:57 백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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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좋은 말을 하는 정치인

정치인의 말이 혐오스러워지기 시작하면 사회 또한 적대와 분열로 빠져든다. 민주주의 사회에 '좋은 말을 하는 정치인'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한다. 공정과 상식으로 무장해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는 윤석열 후보가 한동안 비판에 시달렸다. 윤 전 총장이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을 찾아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 광주 민주화 운동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며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하면서다. 윤 전 총장은 '다양하고 복잡한 국정 운영에 최고 전문가를 배치하겠다'는 발언 취지와 다르다고 해명했지만, 5·18 단체를 비롯한 전방위 비판에 결국 사과했다. 윤 후보의 '전두환 전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물은 세 명의 정치평론가는 '화법·자충수·중도층'과 관련지어 문제를 지적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 연구소 교수는 "그렇게 들리지 않도록 다른 표현은 없는지 말하는 화법의 기술이 필요하다"며 "그런 의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옥의 티처럼 계속 실수가 반복되는 것은 초점을 맞추지 못하는 화법을 고쳐야 할 필요가 있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채 교수는 "상처 입은 당사자는 호남 사람들이기 때문에 말을 조금만 어긋나게 하더라도 본질이 어긋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정치인은 경우에 따라서 실수를 이용해서 다른 것을 노릴 수 있는데, 그 때는 반드시 한쪽은 내편이 있어야 한다"며 "건들지 말아야 할 부분을 건드리는 순간 늪에 빠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정치는 오히려 욕 먹는 것이 좋을 때도 있는데, 이 발언은 자기 편 없이 안팎에서 욕 먹는 아주 안 좋은 자충수에 들어가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후보가 쿠데타와 5.18을 빼고서라고 전제를 달았지만 저같이 대학을 다녔던 세대들은 그것을 빼고라도 동의가 안되는 것이다"라며 "호남뿐만 아니라 중도층과 50대 이상을 아우를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과거와는 발언의 수위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막바지에 다다른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윤 후보는 물론 다른 후보도 이전과는 달리 정제된 언어로 '보수의 품격'을 보여주는 후보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2021-10-25 15:51:29 박태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