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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車 접촉사고와 같은 보험사

최근 아파트 단지 내에서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다. 차가 '꽝' 소리와 함께 부딪히던 순간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보험회사였다. 처음 보험을 담당했을 때 마냥 멀게만 느껴진다던 기자에게 한 관계자는 "그래도 사고가 나면 제일 먼저 찾게 될 곳은 보험회사"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 말이 정말 맞았다. 보험회사에 전화해 몇 가지 사안을 전달하자 그 뒤는 일사천리였다. 10분 내로 현장에 도착한 현장 담당자는 말 그대로 하나부터 열까지 사고를 정리했다. 이제 남은 건 과실 산정이었다. 분명 쌍방 과실이 분명했지만, 상대 차주는 "괜찮으세요?"라는 기자의 말을 근거로 100% 본인 과실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험사도 말이 길어지자 점점 귀찮아하는 눈치였다. 결국 사고는 경찰서까지 가게 됐고, 사건은 좀처럼 마무리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기자와 상대 차주 둘 다 같은 보험사였는데 혹시 그래서 해결이 더딘 건 아닐까? 같은 보험사 가입 차량끼리 사고가 발생했을 때 다른 보험사 간 발생한 사고와 비교해 고객에게 보험금을 적게 지급했다는 이야기도 어디서 들은 것만 같았다. 친한 업계 관계자는 "글쎄 다른 보험사였어도 누가 드러눕지만 않으면 잘 안 싸운다"며 "매일 얼굴 보는 업계 관계자끼리 얼굴 붉힐 일이 뭐 있느냐"라고 말하며 웃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비슷한 답변이었다. 그는 "인정 비율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 협회와 보험사에서도 운영하는 만큼 특별한 사건이 아니면 과실에 대한 분쟁은 크게 없다"며 "같은 보험사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다만 보상 담당자의 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너무 걱정할 필요 없이 되려 같은 보험사인 경우 오히려 더 완만하게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마감을 마치자 기다렸다는 듯 보험사에서 연락이 왔다. 상대 차주와 이야기 끝에 결국 서로의 과실을 인정하고 각자 본인의 차량을 수리하는 선에서 마무리하기로 했다는 것. 관계자의 말처럼 이번 사고는 정말 완만한 해결로 막을 내렸다. /백지연기자 wldus0248@metroseoul.co.kr

2021-04-07 09:53:43 백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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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바닥 민심은 올라오는데...

기자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따라다녔다. 박영선. 1983년 MBC에 입사해 첫 여성 뉴스데스크 앵커, 첫 여성 경제부장, 첫 여성 법제사법위원장, 첫 여성 원내대표, 첫 여성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우리 사회의 유리천장을 부순 인물이다. 민주당에서 이런 경력을 가진 의원은 찾기 어렵다. 화려한 경력에도 박 후보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두 자릿수로 벌어지고 20·30대 지지율도 오 후보에 밀렸다. 조국 사태·부동산 값 폭등·LH 임직원 투기 등 악재가 잇달아 터지며 민주당도 별 수 없다는 인식이 청년에게 자리 잡은 듯 했다. 이에 여당은 '내곡동 셀프 보상 의혹', '실패한 전직 시장' 프레임을 들고 나와 선거운동기간 내내 공세를 펼쳤지만 야권의 단순명쾌한 '정권심판론'에 거대한 균열을 내진 못했다. 5일 마지막 TV 토론에선 오 후보에게 "존재 자체가 거짓"이라는 말도 얻어 맞았다. 故 박원순 전 시장의 성비위로 치러진 이번 보궐선거에서 기존 당헌당규대로라면 출마를 해선 안 되는데 개정까지 해가면서 후보로 나온 것을 비꼰 것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가 보기엔 시간이 지날수록 바닥 민심이 올라오는 모습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그녀의 경력을 신뢰했고 10년 전 아이들 밥 문제로 시장직을 걷어차고 나간 오 후보를 불신했다. 박 후보의 현장 연설도 점점 자신감이 붙어갔다. 다만 박 후보에게 아쉬운 것은 이해하기 쉽지 않은 내곡동에만 온 신경을 썼다는 것이다. 훗날 이번 선거의 키워드를 꼽는다면 '내곡동'이 첫 순위에 오르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임대아파트 주민이 겪는 차별, 눈치 보며 사는 보호종료아동, 쫓겨나야 하는 쪽방촌 사람들, 면접과 승진에 불합리한 처우를 받는 여성, 하늘 같이 저 높은 곳에서 내다 꽂는 채용 비리, 낮은 학벌로 자신감을 잃은 청년들, 갈 곳 없는 도시 빈민, 유세차에 올라 발언할 기회 조차 없던 성소수자에게도 곁을 내줬으면 어땠을까? 박영선의 진심이 더 다가오지 않았을까? 어느 정도 가진 자들의 정당, '더불어민주당'은 과연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그 결과가 어느 때 보다 궁금해진다.

2021-04-06 11:16:09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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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애널리스트와 유튜버의 경계

최근 A증권사의 애널리스트가 B증권사로 이직했다. 유튜브를 통해 유명해진 '스타 애널리스트'다. 지난해 동학개미운동으로 '주린이'들의 유입이 크게 늘어났고, 증권사 유튜브 채널이 급성장하며 자연스레 탄생한 스타였다. 그를 새로 영입한 B증권사 리서치센터는 3명을 정리해고했다. 기존 직원들은 한칸씩 자리 배치가 밀려났다는 후문이다. 증권사는 '유튜브 전쟁'이 한창이다. 너도나도 유튜브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새로운 콘텐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말 구독자 수 10만명을 달성해 '실버버튼'을 자랑하던 증권사들이 구독자 수 100만명을 돌파해 '골드버튼' 경쟁에 나섰다. 저금리 시대 유례없는 주식 시장 활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문화가 결합한 결과다. 증권사는 유튜브 채널 운영을 통해 '주린이' 고객 선점이 가능하고, 개인투자자들은 영업점 프라이빗뱅커(PB) 대면 없이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투자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특히 증권사별 애널리스트들이 직접 출연해 토크쇼 방식으로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가 인기다. 애널리스트들이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고 다양한 정보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투자자에게 높은 신뢰감을 줄 수 있다. 반면, 증권사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의 곡소리는 날로 끊이지 않고 있다. 애널리스트의 주된 업무는 고객에게 투자 참고자료를 제공하는 기업분석 리포트(보고서) 작성이다. 본 업무는 본 업무대로 그 외 시간에 자의 반 타의 반 유튜브 영상 촬영을 이어가다 보니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간혹 날 선 시청자들의 댓글 반응도 쉽게 무시할 수 없다. 일부 인기 유튜브 방송에서 섭외가 들어오면 거절할 수도 없다. 한 번 거절했다간 다시는 해당 방송에서 자신을 불러주지 않을까 봐 두렵다는 의견이다. 활자로 된 보고서 대신 영상 콘텐츠를 더 선호한다는 시대의 흐름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의 업무영역도 변화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투자자에게 다양하고 검증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업의 본질'임을 잊어선 안된다.

2021-04-05 15:57:32 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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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진짜 서민금융상품

서울 잠실에 있는 롯데월드를 구경하기 위해선 입장권이 필요하다. 그러나 롯데월드를 입장했다는 것 만으로 롯데월드를 모두 누렸다고 볼 수 있을까. 아마도 화려한 건물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순 있어도 모든 놀이기구를 타보지 못해 모두 누렸다고 볼 순 없을테다. 그렇다. 롯데월드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선 자유이용권이 필요하다. 금융위원회는 서민금융법이 통과되는 시기에 맞춰 은행권을 중심으로 '햇살론 뱅크'를 출시할 예정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의 출연금 부과대상 범위를 상호금융조합, 저축은행에서 은행, 보험사, 여신전문금융회사 등으로 확대해 서민정책금융 상품을 확대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렇게 추진하는 햇살론 뱅크가 과연 실효성이 있을 지는 의문이다. 햇살론 뱅크는 서민금융상품을 1년 이상 이용하고, 최근 1년이내 부채 또는 신용도가 개선된 저소득자가 이용할 수 있다. 당장 은행을 통해 햇살론 뱅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은행 문턱을 낮췄다는 것 하나와 저신용자 저소득층의 자금을 공급해줬다는 것을 제외하곤 서민금융상품의 역할을 모두 다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경우 서민금융상품을 이용하는 저신용·저소득자는 신용도를 개선할 여지가 없어 서민금융상품을 반복해서 이용하거나, 제2금융권에서 추가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2020년 국감자료에 따르면 서민금융상품을 이용한 10명 중 4명은 제2금융권에서 추가대출을 받았다. 햇살론 뱅크가 제대로 된 서민금융상품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신용 개선을 위한 명확한 방법이 제시돼야 한다. 예를 들어 서민금융상품 이용과 함께 신용관리교육으로 이용자의 신용개선 방안을 알주거나, 신용상담을 통해 과다채무자를 채무조정제도로 안내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입장권을 쥐어줬다고 롯데월드를 다 구경했다고 볼 수 없듯, 저신용 저소득자에게 은행권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정책금융상품을 공급했다고 문턱을 낮췄다고 보긴 어렵다. 지금은 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롯데월드를 온전히 누릴수 있는 지. 어디서 어떻게 자유이용권을 구매할 수 있는지 명확히 알려줄 수 있는 서민금융상품이 필요할 때다.

2021-04-04 16:55:31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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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수학 싫다고 문과 간 친구들

필자가 고등학생이었던 시절에는 고1에서 고2로 올라갈 때 문과에 갈지, 이과에 갈지 정해야 했다. 기자는 이과, 단짝 친구는 문과를 선택했다. 친구와 헤어지는 게 섭섭했던 필자는 "너는 왜 문과를 고른 거야?"라고 물었다. 그 친구는 "어… 나는 수학이랑 과학이 정말 소름 끼치게 싫어!"라고 답했다. 당시 문과로 간 학생 중 다수가 인문사회계열 과목을 공부하는 게 좋아서가 아닌 단지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수학 같은 과목이 싫다는 이유로 인문계에 진학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지만 누구 말마따나 기억 앞에서는 겸손해야 하기에 100%라고 장담은 못한다.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역 앞에서 열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 유세 현장에 있던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약 10년도 더 전에 수학·과학이 싫어 문과를 택한 학우들을 보는 듯한 기시감이 들었다. 이날 오 후보의 연설을 지켜보던 심모(68) 씨에게 야당을 지지하는 이유를 물었다. 심 씨는 "내가 테레비에서 토론회 하는 걸 많이 봤잖아. 박영선 그 사람은 너무 뻔뻔스럽고 건방져. 상대방한테 따지고 그럴 때 사람이 좀 품격있게 굴어야 하는데... 아나운서 출신이라고 또 말은 잘해. 근데 건방져"라면서 "그리고 4년동안 민주당 하는 걸 봤잖아. 비리도 말이야. 어디 한두명이라야지. 몇 명째야 벌써?"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 옆에 있던 김모(80) 씨는 "오세훈 후보가 좋다기보다는 나는 저쪽 당이 싫어. 180석이나 차지해서 독선을 부리잖아. 국민들 얘기는 안 듣고. 임대차3법,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다 지들 맘대로 밀어붙여"라고 말하며 투덜거렸다. 지난 3월 30일 영등포역 앞에 설치된 유세 무대에 오른 오 후보는 정책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박영선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정권 깎아내리기에 더 열을 올렸다. 오 후보는 현장에서 "며칠전부터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분들이 반성을 한다고 합니다. (중략) 잘못했으면 부동산 정책을 뭘 어떻게 바꿔야겠다고 얘기해야 정당다운 정당 아닙니까? 근데 부동산 정책을 잘못했다고 하는데 뭘 바꾸겠다는 건지 아직도, 하루가 지났는데도 얘기가 없습니다. 선거가 다가오니까 분노한 서울시민들에게 일단 잘못했다고 말은 하고 표는 얻고 보자는 심산 같은데 제가 정확히 봤나요?"라고 말했다. 유세 현장에서 서울시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은 건 오 후보도 마찬가지다. 그가 무대에서 연설한 시간은 총 595초다. 그중 '앞으로 뭘 하겠다'고 말한 건 고작 10초인데 "여러분 제가 시장이 되면 부익부 빈익빈이 아니라 위를 아래로, 아래를 위로. 중산층이 두터워지는 서울시, 반드시 만들겠습니다"고 했다.

2021-04-01 15:24:29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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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반도체 생존경쟁, 누구에 운전대를 맡기나

김재웅 기자 반도체 산업 경쟁력은 호황기에 결정된다. 호재를 타고 추격에 속도를 내는 경쟁사를 따돌려야하고, 내년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해 미래 계획까지 수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칫 한발만 늦어도 도태되고, 무리하게 빨리 가면 말라죽을 수도 있다. 요즘 반도체 업계가 그렇다. 호사가들이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노래하며 축제에 젖어있는 것과는 달리, 업계 종사자들은 더 예민하게 촉각을 곤두세우고 업무에 몰두해야한다. 특히 요즘 분위기는 더 심각하다. 정계가 기업 규제 강화와 총수 구속에 온 힘을 쏟는 사이, 미국과 유럽은 반도체 자립을 선언하며 막대한 투자 계획을 밝혔다. 국제 사회가 보는 국내 반도체 기대감도 크게 줄었다. 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문가다. 지난 몇년간 반도체 불황속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성과를 내고 있고, 올해와 내년에도 적지 않은 투자를 예고했다. 메모리 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부문도 새로 개척하며 반도체 강국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 전문가들이 보는 국내 반도체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초미세 공정이 고도화되면서 기술 격차가 빠르게 좁혀졌고, 한국을 제외한 국가들이 힘을 합쳐 한국을 견제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면초가'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업계가 할 수 있는 탈출구는 대규모 인수합병 뿐이다. 해외에 있는 우량한, 기술력이 높은 회사를 우리편으로 끌어들여 경쟁력을 다시 높이는 방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주주총회에서 대규모 M&A를 약속한 상태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아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구속돼 충수염으로 입원 중인 상태고, 최태원 회장도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여러 사안을 해결하느라 지배구조 개편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오너가 기업 경영을 총괄하고 대규모 투자 결정까지 내리는 방법이 꼭 옳다고 볼 수는 없다. 개인의 이해 관계에 따라 기업을 사유화할 수 있고, 사익을 편취할 우려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누가 책임을 지고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할 수 있을까. 전문경영인은 자칫 배임 혐의를 받을 수 있어 결정이 쉽지 않고, 임기만 넘기면 되기 때문에 오히려 사익을 추구할 수도 있다. 외부 기관에 의뢰를 맡겨도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고, 자칫 정보가 새어 나가면 더 큰 비리로 이어질테다. 결국 회사와 나를 일체화할 수 있는 주주들이 결정하는게 가장 합리적이다. 빠른 결정이 필요하면 최대주주, 총수가 나서는 게 최대 이익을 위한 방법이다. 죄를 사하라는 말은 아니다. 굳이 현실적으로 기업을 가장 잘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을 밀어내는 게 옳은가는 의문이다. 대한민국 경제가 촌각을 다투는 요즘에는 특히 말이다.

2021-03-31 16:08:10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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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K-배터리'의 허상…결국 적자생존일 뿐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배터리 분야에서 한국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의 우위를 점하자 소위 'K-배터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K-배터리는 실제 허상에 불과하다.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삼성SDI는 글로벌 시장에서 모두 우위를 점하고 있다. SNE리서치가 발표한 지난 1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월 대비 50.6% 증가한 2.5GWh로 2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SDI는 전년 대비 18.6% 증가한 0.7GWh를 기록해 5위에 안착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전년 동월 대비 68.5% 증가한 0.5GWh를 기록해 7위를 나타냈다. 배터리 3사 모두 10위권 내 자리한 것이다. K-배터리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K-배터리는 만들어진 허상이자 프레임에 불과하다. 같은 한국 업체일 뿐 결국 또 다른 경쟁사라는 말이다. 경쟁에서 밀리게 될 경우 적자생존에 의한 도태는 불가피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배터리 분쟁을 쉽게 종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같은 K-배터리라고 해도 소송에서 질 경우 그만큼 브랜드 이미지 등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앞서 지난달 10일 영업비밀 침해 소송 관련 ITC 위원회의 최종 판결 이후 아직 협의에 진척이 없는 상태다. 외려 특허권 침해 소송도 진행 중으로 예비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양사는 이 같은 경쟁 구도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배터리 분쟁에서 빠져있는 삼성SDI가 '폭스바겐'이라는 기회를 잡고 저력을 보여줄지도 관심이다. 업계에서 삼성SDI는 비교적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해왔다고 평가받는다. 글로벌 전기차 2위 업체인 폭스바겐의 각형 배터리 확대를 발판 삼아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적자생존의 논리는 최근 항공업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약 30여 년간 경쟁사로 양강 체제를 유지해왔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결국 통합 항공사로의 새 출범을 앞두고 있다. 2위 국적사였던 아시아나는 FSC(대형항공사) 시장에서 밀려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2021-03-30 15:26:44 김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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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4월 도로 달리는 '우티'가 기대되는 이유

지난해 기자가 만난 한 택시기사의 이력은 독특하다. 문제 많던 서울시 택시 정책을 바꾸기 위해 힘쓰다가 직접 택시 운전대를 잡은 행정가 출신이다. 행정과 현장을 두루 경험한 그는 효율성 면에서 플랫폼에 우호적이었다. 플랫폼의 독과점 문제에 대해서는 새로운 변화를 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일침을 가했다. 이는 최근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는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 곱씹어 볼 만한 조언이다. 모빌리티 시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호출 서비스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티맵모빌리티가 우버와 손잡고 내달 '우티(UT)'를 무기로 카카오의 아성에 도전하며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그간 모빌리티 업계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했던 카카오는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에 긴장하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국내 택시 호출의 80%를 차지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택시 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무료 서비스를 시장 지배력을 얻은 카카오가 이를 신호탄으로 본격적인 수익 회수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 상황에서 티맵모빌리티가 우버와 손잡고 시작하는 '우티'가 도로에 나온다면, 새로운 서비스와 혁신으로 기존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카카오 독주가 깨지기는 어려워도 시장의 새로운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트리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소비자들은 이를 통해 좀 더 저렴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지난 25일 열린 주총에서 "4월에는 우버와 택시 서비스를 시작하고 서울 시내에 우티 택시가 많이 돌아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티 택시를 선보인 이유로는 카카오 등 독점적 플랫폼 사업자가 있는 곳에서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려는 '선한 의도'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티맵과 우버의 결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기대를 불러오고 있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인 티맵의 데이터와 기술, 전 세계 900여개 도시에서 공유차량 서비스를 한 글로벌 기업 우버의 노하우가 접목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구독형'에 방점을 찍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예정이다. 향후에는 택시를 넘어서 드론을 이용한 '플라잉카' 운영도 계획할 정도로 장기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국내 모빌리티 시장 규모는 2017년 6820억원에서 연평균 약 27% 증가하고, 2023년 약 2조86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성장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새로운 플랫폼 경쟁 구도는 특히 성장하는 시장에서 새로운 혁신과 편리한 서비스를 불러올 것이다. 한 택시기사의 말처럼 새로운 변화를 만들려는 의지가 한 사업자가 독점하는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내달 출범하는 우티의 도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2021-03-29 12:19:28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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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네거티브 전략이 '죄'는 아니다

4·7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25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여야가 시작부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번 선거가 내년 대선 전초전 성격을 띄면서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각각 범여권, 보수 야권 후보 단일화로 '세 결집'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에 지면 대선은 물론 같은 해 치르는 지방선거까지 나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문제는 여야할 것 없이 선거 시작부터 '세 결집'에 집중하면서 네거티브 공방도 눈에 띄게 늘어난 점이다. 상대 후보에 대한 비판으로 기존 지지층을 하나로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겨냥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땅 특혜 의혹'과 함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이어 관련 의혹을 두고 검찰에 고발도 했다. 국민의힘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민주당 소속 광역지자체장의 성추행 의혹으로 치르는 점에 강조하며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다. 민주당에서 제기한 의혹과 관련 국민의힘은 '허위사실'이라며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여느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양측 모두 치열하게 네거티브 공방을 펼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투입하는 세금이 824억37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네거티브 전략'을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기 어렵다. 적어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 민주당이 반성하는 모습은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민의힘 역시 국민이 낸 세금을 투입해 치르는 선거인 만큼 '맞고소'보다 정책 개발에 집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양측 지지층만 투표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서울은 모두 12명, 부산의 경우 6명이 이번 선거에 도전한다. 또 그 누구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도 투표한다. 이번 선거는 네거티브보다 '매니페스토'를 강조했으면 한다. 선거에서 후보자가 유권자에 '제대로 만든' 공약을 제시해달라는 말이다. 특히 내년 6월 지방선거가 있는 만큼 후보자들은 조금 더 공약에 신경 써줬으면 한다. 이번 서울·부산시장 선거 당선자는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1여 년간 시민을 위해 일한다. 마냥 짧은 시간은 아니기에 도전하는 모든 후보가 실행할 수 있는 공약으로 멋진 승부를 겨뤘으면 한다.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 #매니페스토

2021-03-25 15:07:02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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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AI 가상인간' 우려보다 기대가 큰 이유

인공지능(AI) 가상인간이 최근 뜨거운 화두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주만 해도 펄스나인이 선보인 AI 걸그룹 '이터니티'에 이어 AI 대표 기업 마인즈랩이 AI 휴먼 'M1'을 25일 대덕특구에서 처음 선보인다. 이에 앞서 디오비스튜디오는 AI 유튜버 '루이'를,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는 AI 인플루언서인 '로지'를, 딥스튜디오는 정세진 등 한 4인조 연습생 콘셉트의 남성 아이돌 그룹을, LG전자는 CES 발표자로 '김래아'를 소개해 큰 화제가 됐다. 또 이미 삼성전자·솔트룩스·머니브레인 등이 가상인간을 선보인 바 있다. 가상인간은 해외에서는 가상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가 2019년 130억원의 수익을 내고, 인스타그램·틱톡· 유튜브 등에 50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AI 가상인간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로 양분된다. 기자가 22일 '이터니티' 데뷔 때 받은 캘린터와 포토카드를 보고 '징그럽다'는 반응을 보인 경우도 있었다. 사람이 아닌데 사람 아이돌과 똑같이 일정을 기록한 캘린더와 포토카드가 거부감이 든다는 것. 가상인간, AI 아이돌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비인간화'이다. 완벽한 외모를 가지고 늙지도 않으며 학폭 논란 등에서도 자유로운, 인간 아이돌의 한계를 뛰어넘은 AI 가상 아이돌이 사람의 대체한다는 것에 대해 아직은 부정적인 시각이 크다. 또 AI 걸그룹 등이 등장함에 따라 챗봇 '이루다' 논란으로 불거진 것 처럼 성상품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이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AI 가상인간 개발사들에게 AI 윤리 규정을 준수하도록 유도하고, AI 윤리 교육을 강화하는 등 정부는 물론 민간 차원의 노력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AI 가상인간은 심야시간 대나 재난방송 등 사람이 일을 하기 힘든 환경에서 AI 아나운서, AI 쇼호스트가 인간을 대신하는 용도만으로도 충분한 활용성을 갖는다. AI 가상인간의 역작용을 우려해 무조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AI 기술의 진보를 막고 결국 전 세계 시장에서 AI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1990년대 사이버 가수 '아담'과 '류시아'가 결국 흥행에 실패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성희롱·차별 등으로 논란이 된 '이루다'가 서비스를 끝낸 것처럼, AI 가상인간, AI 아이돌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결국 '한때의 유행'으로 사라질 지, 더욱 진화해 발전할 지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2021-03-24 13:12:24 채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