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시 이탈자 10명 중 8명 자연계…‘의대 이동’ 고착화
자연계 합격자 180명 등록포기…5년래 최다 2027학년도 지역의사제 도입 시 심화 가능성 서울대 자연계 합격자 이탈이 정시모집에서 다시 한 번 역대급 규모를 기록했다. 2026학년도 정시에서 서울대 자연계 합격자 가운데 180명이 등록을 포기하며, 상당수가 의대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의대 정원 확대와 지역의사제 도입을 앞두고, 서울대 자연계 이탈은 앞으로도 더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18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서울대 2026학년도 정시 합격자 중 등록포기 인원은 총 224명으로, 이 가운데 자연계가 180명(80.4%)을 차지했다. 이는 최근 5년 새 가장 많은 규모다. 인문계는 36명(16.1%), 예체능은 8명(3.6%)이다. 등록포기 비중의 대부분이 자연계에 집중된 셈이다. 서울대 자연계 정시 등록포기 인원은 2022학년도 127명, 2023학년도 88명, 2024학년도 164명, 2025학년도 178명으로 증가해 왔으며, 2026학년도에는 의대 모집 확대 이전인 2023학년도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의대 모집정원이 크게 확대됐던 2025학년도(178명)보다도 등록포기 인원이 늘면서, 자연계 이탈은 고착화되고 있는 셈이다. 학과별로 보면 공대와 첨단계열에서 등록포기가 두드러졌다. 첨단융합학부는 16명(모집정원 대비 21.9%)으로 전년보다 33.3% 늘었고, 전기정보공학부는 15명(28.3%)으로 25.0% 증가했다. △간호대학(14명) △산림과학부(11명) △약학계열(10명) △컴퓨터공학부(9명) △화학생물공학부 (8명) 등에서도 적지 않은 이탈이 발생했다. 자연계 40개 학과 중 37개 학과에서 등록포기가 발생한 반면, 의예과와 에너지자원공학과, 통계학과 등 3개 학과에서는 등록포기가 없었다. 인문계열은 등록포기 인원이 36명으로 전년(51명)보다 29.4% 감소했다. 학과별로는 경영대학과 경제학부에서 각각 7명이 등록을 포기했지만, △심리학과 2명(모집정원 대비 22.2%) △정치외교학부 2명(7.7%) △지리학과 2명(25.0%) △역사학부 1명(10.0%) △영어교육과 1명(12.5%) 등이 등록을 포기하며 인문계 전체를 보면 자연계만큼 구조적 이탈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인문계 등록포기 역시 의대와 치대, 한의대와의 중복 합격 영향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자연계 대규모 등록포기로 서울대 일부 자연계와 공대 학과는 실질 합격선 하락이 예측된다. 상위권 합격자가 대거 빠져나간 자리를 추가합격자가 채우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최상위권 수험생의 진학 선택이 입시 결과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개별 학과의 합격선 변동 폭은 공식 점수 공개 전까지는 확인이 어렵다. 이런 흐름은 서울대에 국한되지 않았다. 2026학년도 정시에서 자연계 등록포기 인원이 연세대(432명)와 고려대(435명) 역시 대규모로 발생했다. 종로학원은 특히 2027학년도 지역의사제 도입을 변수로 꼽았다. 지역의사제 시행으로 의대 모집정원이 확대될 경우, 서울대 자연계와 의대 동시 합격자 가운데 의대를 선택하는 비율은 앞으로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는 "2026학년도 의대 지원자 수는 전년보다 줄어들었지만, 서울대 자연계와 의대에 동시 합격할 경우 최종 선택은 여전히 의대에 쏠리고 있다"라며 "지역의사제가 도입되는 2027학년도 이후에는 서울대 자연계 등록포기 현상이 지금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현진기자 lhj@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