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기자수첩
기사사진
[기자수첩] 메리츠화재의 파격 인사

최근 한 보험사의 파격적인 인사 단행에 금융업계의 눈길이 모이고 있다. 박흥철 메리츠화재 목포본부 본부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 1일자로 사업가형 본부장 중 최초로 영업전문임원(상무보)으로 승격하면서다. 이는 사업가형 본부장 제도를 도입한 지 약 5년, 영업전문임원 제도를 도입한 지 약 1년 만에 최초다. 정규직 직원이 아닌 개인사업자 형태의 영업계약직 신분이 임원으로 승격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들어 일정 기준의 영업성과를 달성한 본부장은 출신이나 성별, 나이와 상관없이 임원으로 발탁하는 영업임원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시행된 영업전문임원 인사의 첫 번째 주인공이 된 박흥철 본부장은 차량지원(유류비·대리비 포함), 의료비 및 건강검진(배우자 포함), 자녀 학자금, 최고경영자 교육과정 지원 등 기존 임원들과 동일한 대우를 받게 됐다. 매월 시행하는 경영회의에도 타 부문 임원들과 동등한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메리츠화재는 설계사도 객관적 영업 성과만으로 정식 임원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메리츠화재는 조만간 2~3명의 영업설계사 출신 본부장의 추가 임원 승격도 고려하고 있다. 메리츠금융그룹을 대표하는 철저한 성과보상주의, 인재중용과 효율적인 기업문화의 정착이라는 원칙 아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서다. 보수적인 분위기로 알려진 보험업계에서 계약직 출신 본부장이 임원으로 올라선 것만으로도 업계의 눈길이 모인다. 특히 장기인보험에 집중하고 있는 메리츠화재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의견이 나온다. 장기인보험의 경우 자동차보험, 일반보험과 달리 1년 이상의 기간 가입을 이어가는 상품이기 때문에 고객에게 정확한 상품 구조를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따라서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뛴 설계사 출신 직원의 임원 승격을 통해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할 수 있다. 보험업계가 장기 불황을 이어가고 있는 때 파격적인 인사에 새로운 시도라는 주목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장기 불황으로 업계가 어려움을 이어가고 있는 현재 파격적인 시도가 필요한 때다.

2021-09-29 09:38:40 백지연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인맥이란 무엇인가

살다보면 한국 사회에서 자리 잡은 중년이 청년에게 '네트워크를 잘 구축하라'란 조언을 건네는 걸 목격한다. 여기서 말하는 네트워크란 한글 단어로 인맥(人脈)으로,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정계, 재계, 학계 따위에서 형성된 사람들의 유대 관계'를 뜻한다. 인간이 혼자 살 수 없듯이 다른 사람을 만나 사귀고 대화하는 것은 인생의 즐거움이다. 더욱이,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이어져있는 현대인에게 인맥 형성은 필수불가결하다. 하지만 각종 사건 사고에서 인맥은 돈과 권력이 얽혀 문제를 일으킨다. 이러다보니 기성세대가 청년들에게 건네는 조언도 이면엔 '너가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그들이 도와줄거야'라는 말이 숨어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닥칠 어려운 일이 합법적인지 불법적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고로 청년들은 인맥에 대해 양가적인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다. 공정은 하고 싶으나 인맥은 공정과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와 그 관계사 천화동인의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최근 정치권 뉴스를 도배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성남지사 재직시절 주도적으로 추진한 사업이란 점과 화천대유의 1호 사원으로 일했던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아들이 퇴직금 명목으로 약 50억원을 수령했다는 사실이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너무나 열심히 일해서' 50억원을 수령했다는 곽 의원 아들의 해명은 앞으로 열심히 일할 청년들과 뼈 빠지게 일했던 수백만의 퇴직자에게 공허함을 안겨줬다. 여야 대선 주자들은 일제히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상대 정당 후보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말 폭탄'을 터뜨리고 있다. 하지만 사건의 실체가 단편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분노한 국민들을 설득하기엔 부족한 듯 보인다. 반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28일 내놓은 논평은 시의적절하다. 그는 '기득권 카르텔'을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이번 사건에서도 정치인, 법조인, 언론인, 기업인 등이 주요 등장인물"이라며 "있는 사람, 힘센 사람들이 폐쇄적인 성 안에서 자기들끼리 정보를 주고받고 탐욕스럽게 이익을 추구하여 엄청난 부를 차지한다"고 덧붙인다. 대선을 5개월 남긴 가운데, 공정 사회를 위한 '인맥의 카르텔화'의 싹을 잘라낼 대선 후보들의 단호한 비전 발표를 기대한다.

2021-09-28 09:40:23 박태홍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쏟아지는 쪼개기 상장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국내 증시에 상장했거나,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이다. 지난해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올해 카카오뱅크까지 기업공개(IPO) 대어급 공모주로 꼽히며 흥행에 성공했다. 카카오뱅크는 국내 4대 금융지주를 제치고 금융 대장주 자리를 꿰찼다. 잘 나가던 카카오가 질주를 멈췄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골목상권 침탈 논란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규제로 금융상품 판매 서비스가 일부 중단됐고, 정치권에서는 플랫폼 기업을 규제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카카오페이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전면 시행에 따라 증권신고서를 자진 정정하는 등 상장 일정을 3주가량 늦췄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시점을 잠정 연기했다. 쏟아지는 자회사의 상장은 통상 모기업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핵심 사업 부문이 이탈하면 '모회사 디스카운트'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주주가치 훼손이라는 점에서 국내 자본시장의 투자 매력을 낮추는 등 증시 흐름에 역행한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에서는 모회사 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이 같은 쪼개기 상장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일본 경제무역산업성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말 기준 전체 상장사 가운데 모자회사가 동시 상장한 비율은 일본(6.1%), 프랑스(2.2%), 독일(2.1%)로 집계됐다. 미국(0.5%)과 영국(0%)은 사실상 전무하다. 반면 국내 상호출자제한집단(자산총액 10조원 이상) 가운데 상장회사가 2개 이상인 집단에 속한 상장사는 208개에 달했다. 국내 상장사 전체(2457개)의 8.47%에 이르는 규모다. 지난 2012년 5월 24일. 카카오톡 공지 내용의 일부다. '카카오톡은 유료화를 할 계획이 전혀 없습니다', '카카오톡에 광고 넣을 공간도 없고, 쿨하지도 않고, 이쁘지도 않습니다', '카카오팀이 그렇게 가난하지는 않습니다. 그리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저 앞으로도 서비스 계속 잘 이용해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것이 가장 소중한 무형의 자산입니다'. 카카오의 서비스를 잘 이용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되묻고 싶다. 118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카카오의 초심은 어디로 갔는지.

2021-09-27 15:51:28 박미경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오징어게임과 현실 세계

영화 '오징어 게임(○△□ )'에서 성기훈(이정재)은 경마 등 도박에 빠져 하루하루 사는 인물이다. 사채, 일수대출에 이어 신체포기각서까지 쓰게된 그는, 딸에게 돈 많은 당당한 아빠가 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사는 것이 지옥이었을 그에게 게임이 위로가 됐으면 좋았겠지만 게임공간은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았다. 그와 같이 신체포기각서를 쓴 사람들이 참여한 게임공간에는 한 사람이 죽을 때 생겨나는 슬픔과 그리움이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그들은 한 사람이 죽을 때마다 쌓여가는 돈에 집중했다. 그들에게는 그 돈을 내가 받아야 한다는 '생존의식'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한 점은 영화일 뿐이라고 안도해야 할 게임에 참여하고 싶다는 연락이 현실에서 폭주하고 있다는 것. 영화에 언급된 전화번호가 궁금해 연락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겠지만 진지하게 목숨을 건 게임에 참여하고 싶다고 오는 연락도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26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파산신청을 한 건수는 3만3826건으로 지난 2019년(3만853건) 대비 9% 증가했다. 반면 개인 회생신청건수는 5만4004건으로 같은 기간(6만3345건)에 15% 줄었다. 개인회생은 일부 수입으로 채무를 갚는 채무조정제도다. 반면 개인파산은 경제활동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원금의 일부도 현실적으로 갚기 힘든 상황일때 신청한다. 최소한의 수익없이 살고있는 사람들이 코로나19 이후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배우들의 명연기와 탄탄한 스토리 이면에 우리가 이토록 오징어게임에 열광하고 있는 이유는, 지금 우리가 사는 이곳 또한 '생존' 밖에 존재하지 않는 사회이기 때문이 아닐까. 코로나19 대응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9월 13일에서 16일까지 4일간 사망한 자영업자수는 약 25명이다. 40세 미만 청년고독사는 3년간 62% 증가했다. 사는게 지옥인 사람들에게 생존 이상을 바라볼 수 있을 만한 중장기 대책이 시급한 때다.

2021-09-26 16:06:49 나유리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명절엔 춤이나 추고 전이나 사 먹자

누군가 내게 '이번 추석 때 뭐 했니?'라고 묻는다면 이번 연휴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로 시작해 '스우파'로 끝났다"고 답하겠다. 휴일 내내 엠넷의 예능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를 봤다.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세 번 보고도 부족해 무한 반복으로 돌려보는 중이다. 시간 낭비로 느껴져 지웠던 인스타그램 앱도 다시 깔아서 출연자들을 팔로한 뒤 매일 염탐하며 혼자 내적 친밀감을 느끼고 있다. 누군가는 이를 '스우파 과몰입 중인 상태'라고 표현했다. 뭐가 그리 감명 깊었을까. 예능 프로그램에서 각양각색의 캐릭터를 가진 여성들을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기쁨이었다. 절대 지지 않겠다고 선전포고하는 여자, 라이벌의 멋진 행동에 마음을 빼앗긴 여자, 의상이 족쇄처럼 느껴져 갑갑했다고 말하는 여자, 100명을 놔도 나만 보이게 춤을 출 수 있다는 여자,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리며 스웩(Swag)을 뽐내는 여자, 비속어를 쓰기 전 제작진에게 욕해도 되냐고 매번 묻는 여자, 메인 댄서 자리를 어떻게든 뺏어 오겠다며 전의를 불태우는 여자, 무대 의상을 갈아입던 경쟁자가 위기 상황에 놓이자 댄스 배틀 중임에도 즉각 나서서 도와주는 여자 등 다양했다. 와 재밌다. 스우파는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해 왔지만, 티브이(TV)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자연인으로서의 여성'을 다룬다. 가부장제 사회가 강요하는 여성상에 반기를 든 여자들이 바로 그 주인공. 스우파처럼 반짝이는 예능 프로그램이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사람들이 꾸준히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그간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은 설과 추석 전 시민 제안을 바탕으로 만든 '성평등 명절 사전'을 발표해왔다. 사람들은 바깥 외(外), 친할 친(親) 자를 써 외가·친가로 구분하는 것을 어머니 본가, 아버지 본가로 풀어쓰자고 했다. 과거 상전을 부르는 호칭으로 사용되던 도련님, 아가씨 등을 가족관계에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므로 이름으로 부르자고 요구했다. '각자 자신의 부모를 찾아가 인사드렸다', '명절 음식 준비 대신 부모님과 여행을 갔다', '설거지 당번을 사다리 타기로 결정했다' 등 직접 겪은 성평등한 명절 사례를 공유한 이들도 많았다. 이런다고 세상이 달라질까? 서울시가 지난 추석 명절 연휴 기간(2019년 9월 11~18일) 시민 81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성평등 명절 체감도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3.2%가 '전보다 성평등해졌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시민 10명 중 6명(57.6%)은 '다음 명절엔 더 성평등해질 것이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는 말이 있다. 현인(賢人)들이 세상을 바꾸는 일에 쓸데없이 트집 잡지 말고, 명절엔 스우파 댄서들처럼 '춤이나 추고 전이나 사 먹자'

2021-09-23 14:29:41 김현정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공정'한 밥은 무엇인가

구내 식당은 구직자들도 관심을 기울일만큼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특히 지방 공장은 점심 시간 캠퍼스를 벗어나기 어려운 만큼, 구내 식당 밥맛은 직원들에 근로 의욕을 높이고 애사심을 갖게 하며, 우수 인재를 끌어오는 역할까지도 한다. 오래 전부터 삼성 공장 밥은 싸고 좋기로 유명했다. 저렴한 가격에 '비건'까지 고려한 다양한 메뉴, 외부 식당보다 나은 맛으로 자랑거리기도 했다. 회사가 직원들을 회사에 묶어놓으려는 음모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이제는 옛날 얘기다. 삼성은 최근 내부거래 문제로 웰스토리를 대거 퇴출시켰고, 수많은 직원들은 이제 다른 식당에서 밥을 먹게 됐다. 당장 반응은 나쁘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식사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식수가 크게 줄어든데다가, 경영진의 특별 관리도 불가능해지면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원가 절감이 필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공정거래위원회 주장처럼 '공정'이 실현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삼성웰스토리는 삼성물산의 100% 자회사,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74억원에 불과하다. 이중 삼성물산에 배당한 돈은 500억원으로, 삼성물산 당기순이익(1조1607억원)에서 4.3%밖에 안된다. 삼성웰스토리가 삼성 오너 일가의 '캐시카우'였다는 주장이 웃음거리가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히려 법을 잘 지킨 일부 회사들 사이에서 급식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임원과 직원 식당을 차별한다는 의혹이 기정 사실화됐던 상황, 최근에는 급식 단가에 비해 질이 심각하게 떨어진다는 주장이 확대되면서 급식 담당자가 사내 커뮤니티에 직접 해명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일부 직원들이 청와대 청원을 올리는 등 공정위 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공정위도 대기업 급식업체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웰스토리와 같은 제재가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오너와 관련 업체이긴 하지만 내부거래 비중이 크게 높지 않고 오너 수익도 거의 없어서다. 급식 질에 비해 단가가 높다는 지적은 주관적이라 문제를 제기하기 쉽지 않다. 대기업 급식 논란, 결국 승자는 아무도 없다. 삼성 직원들은 맛있는 밥을 뺏겼고, 경영진은 또 불필요한 사법리스크에 휘말렸다. 앞으로도 급식에 불만이 있던 회사 직원들은 '공정한' 밥을 먹어야하고, 법 테두리 안에서 최대의 수익을 챙기던 급식 업체도 공정하게 배를 불릴 수 있다. 아, 재벌을 무릎꿇린 공정위와 정계 및 일부 단체에는 큰 업적일 수 있겠다.

2021-09-22 14:28:24 김재웅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국회의원 이낙연·윤희숙 '사퇴'로 잃은 것

대선의 계절에 국회의원 2명이 국회의사당을 떠났다. 국회의사당을 떠나기로 한 것은 오롯이 전직 국회의원 두 명의 결심 때문이었다. 두 전직 국회의원이 결심한 계기는 '대권 도전', '부친 투기 의혹' 때문이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국회의원직 사퇴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기 전 신상발언을 통해 "꽤 오랜 고민이 있었다. 결론은 저를 던지자는 것이었다"며 "정권 재창출이라는 역사의 책임 앞에 제가 가진 가장 중요한 것을 던지기로 결심했다"고 사퇴 이유에 대해 말했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3일 국회의사당을 떠나기 전 '아버지의 농지 투기 의혹으로 인해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비판이 웃음거리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 자진해 사퇴하게 된 이유에 대해 말했다. 그는 "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책임은 공인으로서 세상에 내보낸 말에 대한 책임"이라는 말도 전했다. 두 전직 의원 행동에서 공통점은 '책임지겠다'는 발언이다. 하지만 이들이 함께한 보좌진의 '직장'은 책임지지 못했다. 두 전직 의원이 사퇴하면서 보좌진의 직장, '국회의원실'도 사라지면서다. 통상 국회의원 1명이 고용하는 보좌진은 4급 보좌관(2명), 5급 비서관(2명), 6·7·8·9급 비서(각 1명) 등 모두 8명이다. 여기에 인턴 1명까지 포함하면 최대 9명까지 국회의원실에서 근무한다. 국회의원 사퇴 또는 임기가 끝나면 이들 보좌진은 직장을 잃는다. 주요 정당 소속 국회의원 보좌진들이 권리 보장 차원에서 협의회를 꾸려도 '고용 불안'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별정직 공무원' 신분이기에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선의 계절인 만큼 직장 잃은 보좌진이 다른 기회를 찾을 가능성은 있다. 주요 정당 소속 당직자나 지방자치단체장의 보좌진으로 일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가능성이기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그렇기에 두 전직 의원이 '책임지겠다'고 사퇴한 발언은 씁쓸하게 느껴졌다. 보좌진에 대한 고용승계 보장, 면직 시 일정 절차도 거치도록 하는 등 '직장 내 권리'가 보장되도록 두 전직 의원이 책임지는 행동까지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에는 국회 보좌진협의회 중심으로 '직장 내 권리' 보장 차원에서 하는 여러 가지 노력이 결실을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1-09-16 13:16:41 최영훈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공급대책, 후폭풍 대비하자

정부가 주택공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이 해답이라는 진리를 이제야 깨달은 듯 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주택공급 물량의 조기공급 및 추가 공급역량 확보 등을 위해선 민간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전문가와 업계의견을 수렴했고, 문제점을 도심주택 공급확대와 공급속도 가속화를 통해 해소하겠다"고 전하며 주택공급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여기에 분양가상한제를 비롯한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공급대책 후속작업도 펼친다는 방침도 전했다. 동시에 임대차 시장 안정화 대책도 연내 마련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정부의 주택 물량공급, 사전청약 등에도 아파트 매매 및 전세가격이 치솟자 추가 조치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이 같은 방안은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사의 참여 뿐만 아니라 대출규제가 자유로워 수요자의 관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오피스텔과 같은 상업지역에 지어지는 건축물의 경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고 대출, 청약 등의 규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투기 대상으로 여겨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는 없다. 공급 이후 집값이 내려갈 것에 대한 대비와 공급을 가속화 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검토해야 한다. 또한 실수요자 입장에서도 부동산을 더 이상 투기의 목적으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정책은 문제점을 먹고 자란다. 당장 환영받는 정책을 내세우기 보다는 철저하게 검증된 정책을 만드는 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옳다. 부동산 관련 정책은 과감함 보다는 섬세함을 나타내는 게 정부와 국민 간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 될 것이다. 현 정권은 초기부터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러나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발생했던 풍선효과로 늘 골머리를 앓았다. 대선까지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다음 주자에게 바통을 잘 넘기기 위해서는 공급대책 이후 예상되는 후폭풍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하는 게 좋을 것이다. /정연우기자 ywj964@metroseoul.co.kr

2021-09-15 15:51:43 정연우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상위 12%에서 10%에 든 서민...국민지원금 '新계급표'

"못 받은 것도 억울한데 잘 산다고 할까 봐 얘기도 못 해요." "서로 사는 건 비슷한데 지원금 받는다고 하니 웬지 박탈감이 느껴지네요." 국민지원금이 서민층을 갈라놓고 있다. 빠듯한 살림살이에 한 쪽은 못 받아 억울함을, 한 쪽은 받아 박탈감을 호소한다. 여기에 국민지원금 '新계급표'의 등장이 국민들 마음에 불을 질렀다. 국민지원금을 받으면 평민, 지원금에 10만원을 더 받으면 노비로 분류된다. 지원금을 못 받은 사람은 상위 소득에 따라 성골과 진골, 6두품에 속한다. 신라 시대의 골품제가 부활한 셈이다. 코로나19 시대 새 빈부 격차로 계층을 갈라놓은 건 정부가 국민지원금 지급 기준을 소득 하위 88%로 정하면서 비롯됐다. 거꾸로 말하면 국민지원금을 못 받은 사람은 상위 12%에 속한다. 잘 벌고 잘 산다고 한 번 생각해 본적 없었는데 이번 지원금으로 소득 상위층으로 분류된 아이러니가 벌어졌다. 이들의 억울함은 정부에 이의제기로 이어졌다. 아이를 낳아서 혼인이나 이혼해서 가구원 수가 늘고, 줄어 소득 기준이 바껴 못 받은 사람들이 다수였다. 더 억울한 건 실직이나 휴직했는데 이전 보험료가 과다하게 나온 직장 가입자, 거리두기 강화로 매출이 급감한 자영업자도 상위 12%에 들어 못 받았다는 거다. 이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정부와 여당은 소득 하위 88%에서 90%로 늘려 100만명에게 지원금을 더 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이번엔 상위 10%에 들게 된 서민들이 들고 일어섰다. 급기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민지원금 이의 신청자를 최대한 구제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지급 대상을 90%로 확대하는 것은 또 아니라고 해 혼란이 생겼다. 최대한 구제한다는 건 곧 지급 대상을 늘리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대상을 늘려도 기준선에 놓여 못 받는 사람이 생긴다. 100% 지급될 때까지 말이다. 당초 국민을 88%와 12%로 나누는 주먹구구식 지급 기준 자체가 문제였다. 국민지원금은 코로나19로 어렵고 힘든 서민들을 돕자는 취지다. 살던 원룸을 빼 직원 월급주고 세상을 뜬 맥줏집 주인에게 꼭 필요했던 돈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헬리콥터 살포식 보편적 복지보다 선별적인 핀셋복지를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엿가락 같은 선심성 지원으로 국민들을 분열시켜서는 안 된다. 지금은 꼭 필요한 사람에게 콕 찍어서 지원할 때다.

2021-09-14 11:39:13 원승일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집단감염에 전통시장 '휘청'…정부 방역대책 이대로 좋은가

1년에 몇 안되는 대목이라는 추석 대명절을 앞두고 전통 시장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다.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서울 모 전통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코로나19 이후 첫 명절이라 그토록 힘들었던 작년 추석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1년 전보다 손님이 80%가량 줄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서울에서 최근 한 달 새 집단감염이 발생한 전통시장은 송파구 가락시장, 영등포구 노량진수산시장, 동대문구 청량리수산시장 등이 있다. 이로 인해 시장 내 방역소독 실시, 심층역학조사를 통한 감염경로조사 및 접촉자 파악·분류, 시장 종사자 선제검사 행정명령 등으로 소상공인들의 상업 활동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상인의 말대로 지난 12일에 찾은 가락 전통시장의 전경은 썰렁함 그 자체였다. 올해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다른 유통 채널을 제치고 반등할 요소는 많았다.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4인 기준)은 전통시장이 평균 26만7762원, 대형마트는 평균 35만3685원으로 전통시장이 훨씬 저렴한 편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은 대형마트에 비해 8만5923원(24.3%) 정도 저렴한 수준이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택배와 무상 제공형 기프티콘 관련 피해가 급증하면서 소비자 피해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운송물의 파손·훼손 관련 피해는 추석 연휴가 포함된 9과 10월에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한 바 있다. 비대면으로 선물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기프티콘 사용 등이 늘고 있지만, 추석 상차림이나 선물세트 만큼은 시장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장을 보려는 이들도 많았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은 추석을 앞두고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22일까지 전통시장 주변 도로 485곳에 최대 2시간 주차를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들은 잇따른 전통시장 집단감염 발생으로 모두 물거품이 됐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훨씬 서둘러야 했다.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추석 전 70%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는 충분치 못했다. 이 목표에 관해서도 정부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현재 유행 상황에 대해서는 "답보상태"라고 분석했다. 추석 전에 1차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특별히 어려운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다. 전통시장이 방역의 문으로 가로막히면서 정부의 5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소상공인의 실제 체감경기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재난지원금을 폭넓게가 아닌 깊게 줬어야 한다는 지적이 더욱 안타까워지는 이유다. /원은미기자 silverbeauty@metroseoul.co.kr

2021-09-13 16:19:03 원은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