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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물관·미술관 지천에 널린 종로구에 '이건희 기증관' 짓는 '공정 도시 서울'

서울시가 지난 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종로구 송현동 부지에 '이건희 기증관'을 건립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또, 종로구라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종로구는 박물관과 미술관을 포함한 각종 문화시설이 지천에 널린 곳이 아니던가. 현재 종로구에는 서울역사박물관, 공평도시유적전시관, 돈의문박물관마을, 한양도성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북촌생활사박물관, 어린이민속박물관, 세종문화회관, 윤동주문학관, 박노수미술관, 무계원, 경교장, 백인제가옥, 딜쿠샤 등 구민들을 위한 문화시설이 발에 차이게 많다. 시는 지난 7월 종로구에 1900억원이 넘는 혈세를 쏟아 부어 만든 서울공예박물관을 개관하기도 했다. 뿐만인가. 내년 시는 종로구에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평창동 미술문화복합공간)와 서울연극센터를 새롭게 조성할 예정이다. 서울 열린데이터 광장의 '문화공간(전시시설) 통계'에 따르면 종로구는 서울에서 박물관과 미술관이 가장 많은 자치구다. 서울시내 전체 박물관·미술관 178개 중 55개(31%)가 종로구에 몰려 있다. 이어 중구(19개), 용산구·강남구(각 12개), 서초구(11개), 성북구(10개), 서대문구·송파구(각 7개) 순이다. 금천구는 박물관·미술관이 0개로, 25개 자치구 중 꼴찌를 기록했다. 서남권으로 범위를 넓혀도 문화불모지라는 현실은 나아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서남권에는 공공미술관이 '단 한 개'도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울 내에서도 문화시설 빈부격차가 극심한데도 시는 굳이 종로구에 이건희 기증관을 짓겠다 한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공예박물관을 비롯해 경복궁, 광화문광장, 국립현대미술관, 세종문화회관, 북촌과 인사동이 인접해 있는 송현동 부지야말로 '이건희 기증관' 건립의 최적지"라고 주장했다. 승자 독식 체제를 잘 포장한 말이나 다름없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9월 향후 10년 서울시정의 마스터플랜인 '서울비전 2030'을 발표하며 "'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이라는 비전 아래 계층이동 사다리를 복원하고 도시경쟁력을 회복해 나가겠다"고 했다. 종로구에 박물관·미술관이 많다는 이유로 문화·관광 인프라 연계를 들먹이며 서울공예박물관에 이어 또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송현동 부지에 이건희 기증관을 짓는 게 '공정 도시 서울'의 본모습인가.

2021-11-15 15:59:14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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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기의 외투車업체가 살아남는 방법은?

김재웅 기자 "국내 (전기차)생산은 계획도 없습니다" GM 스티브 키퍼 부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차 출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예상했던 답변이었지만, 아쉬움은 숨기지 못했다. 자동차 산업은 경제에 큰 역할을 한다. 엄청난 일자리를 만들고, 다양한 기반 산업과 기술을 발전시킨다. 초강대국인 미국까지도 여전히 자국 자동차 생산 확대에 힘을 쏟을 정도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주력 모델을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하는 상황, 전기차를 생산하지 못하는 공장은 결국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우려다. 한국지엠이 하루 빨리 전기차를 생산해야 한다는 주장도 여기에서 나온다. 트레일 블레이저가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새로운 CUV도 좋은 수출 성적이 기대되긴 하지만, 추후 GM이 차종 대부분을 전기차로 전환하고 나면 한국지엠의 생산 기능은 불필요해진다는 계산이다. 한국지엠만이 아니다. 같은 외국 투자 기업인 르노삼성자동차도 사정은 비슷하다. 뉴 아르카나, XM3를 국내외서 성공시키면서 당장 위기를 벗어나긴 했지만, 닛산 로그 생산을 멈춘 이후 새로운 추가 모델 생산이 불투명하다. SM6, 탈리스만과 QM6, 꼴레오스도 이제 구형 모델로 전락한 이후 판매량이 완전히 쪼그라들어 사실상 뉴 아르카나 1개 모델로만 생존해야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방문해본 결과 양사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한국지엠은 여전히 노사 갈등이 현재 진행형, 스티브 키퍼 부사장 기자간담회 당일에도 노조가 자리를 잡고 해고자 복직과 전기차 생산 배정을 요구했다. 반면 르노삼성은 이미 노사 갈등을 정리하고 생산 품질 제고를 위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 생존 전략도 반대다. 한국지엠은 자체 생산보다는 수입차에 비중을 두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로 생명을 연장한다는 방침이지만, 르노삼성은 뉴 아르카나를 이을 또다른 전략 차종 수주를 노리며 새로운 전성기를 꿈꾸고 있다. 르노삼성의 자신감은 세계 최고 수준 생산성에서 나온다. 2019년 하버리포트 조사 결과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126개 공장 중 6위였다. 르노그룹 20개 공장 중에서도 최고 수준, 르노가 생산 물량을 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었다. 한국지엠은 2016년 하버리포트 조사 결과 부평 1공장과 창원공장은 30~40위에 머물렀고, 이제는 사라진 군산공장이나 부평2공장은 100위권 밖이었다. 르노삼성이 성공해야하는 이유다. 한국지엠도 르노삼성을 따라 생산성을 높여 새로운 전략 차종을 추가로 받아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1-11-14 15:45:09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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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출근하기 싫어요. 재택근무 하고 싶어요.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았다. 전보다는 사람들을 만나는 데에 부담감이 없어졌다. 요즘 취재원이든 지인이든 만나는 사람들에게 한 번씩 묻는다. "아직 재택 하시나요?" 진작 사무실 출근을 했다는 사람부터 아직 재택근무를 한다는 사람까지 대답은 다양하다. 마무리는 항상 같다. "출근하기 싫어요." 코로나19 사태 2년, 우리 사회는 무엇을 배웠나? 지난 26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재택·원격 근무제 근로자는 114만 명에 달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재택 근무자는 9만5000명으로 전체 임금 근로자의 0.5%에 불과했다. 지난해 '코로나 블루'가 화두에 올랐다. 대면 서비스 업종 중심의 대규모 실직과 자영업종의 기한 없는 버티기, 비대면 확산으로 인한 소외 등 다양한 문제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금은 생각도 못 했던 '출근'이 원인 중 하나가 된 듯한 모양새다. 거리의 가게는 자릴 채운 손님들에 흥겹고, 마침내 지인들과 만난 이들은 불안하면서도 반가움에 어쩔 줄 모른다. 소비자심리지수도 호조다. 그런데 삼 일에 한 번은 '출근하기 싫은 직장인'에 대한 기사가 나온다. 나도 출근하기가 싫다. 직장인들이 출근하기 싫은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달 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이 현실출근과 가상세계 출근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서울시민의 65.1%가 가상세계로 출근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유는 '근무와 동시에 가사·육아노동 등 현실세계도 돌볼 수 있어서'가 53.1%로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개근상'의 사회였다. 출석만 잘하면 수업 중 졸고 친구를 때려도 개근상을 줬다. 취미도 제대로 못 찾은 채 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은 사회인이 돼서는 아파도 회사 책상에서 아프라는 말을 들으며 야근에 매달리고 있다. 사람들이 '계속 재택근무를 하고 싶다' 외치고 그 이유로 '일과 삶의 균형'을 말하는 현실은 무엇을 뜻하나? 포스트 코로나가 온다. 모두가 알아버린 '일과 삶이 균형 잡힌 삶'을 이제는 정말로 맞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기업이, 그리고 개인이 모두 나서야 한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1-11-11 15:56:43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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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명품도 몰리는 메타버스

주식 시장에도 명품 시장에도 최근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화두다. 그러나 기자가 메타버스의 위력을 실제로 느끼기 전까지 "에이 무슨 메타버스야 아직 한참 멀었어"라는 마음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아침, 아버지와 백화점 앞을 지나가다 길게 늘어진 줄을 봤다. 명품을 사기 위한 줄을 실제로 보긴 처음이었다. 특히 브랜드에 무지한 나는, 명품 선물을 받아도 고가인지 몰라 실례를 종종 범할 때가 있었다. 이러한 성향 때문인지 가상현실인 메타버스 게임까지 명품 시장이 몰리고 있다는 사실은 실로 충격이 아닐 수가 없다. 그런데 "명품관이 들어가는 곳은 노다지"라는 말이 있다. 이에 기자는 "노다지에 발 한 번 담궈봐?"라는 마음으로 명품관이 입점해 있는 '로블록스'라는 가상현실 게임에 반신반의 하는 마음으로 접속해봤다. '로블록스'는 가상 현실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아바타를 만들어 생활하는 게임이다. 로블록스는 해외유저가 90% 이용하고 있는 메타버스 게임인데 10대가 대다수다. 그런데 로블록스에서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구찌의 '디오니소스' 가방이 우리 돈 400만원 넘는 가격에 팔렸다. 재판매하는 과정에서 35만 로벅스, 약 4115달러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로벅스는 로블록스 내에서 사용되는 고유의 화폐 단위다. 당시에는 약 6000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으나 현재는 공식적인 판매가 중단됐고 희귀성이 증가해 리셀가가 6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심지어 해당 거래는 로블록스 내에서 사용하는 고유의 화폐 단위인 '로벅스'로 거래가 가능한데, 해당 로벅스는 암호화폐인 NFC로도 전환이 불가해 화폐화 할 수도 없다. 그런데 왜 이들은 실제로 사용할 수도 없는 가상에 열광하는 것일까? MZ세대들은 특히나 자신의 잘난 맛, 자존감에 집중한다. 자신을 대신하는 아바타의 외형을 바꾸기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가상현실 세계에서는 내가 현실에서 보여줄 수 없는 외형을 가상에서 나의 분신이 보여준다는 만족감이 겹쳐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페이스북도 메타라는 이름으로 변경했다. 이전에는 플랫폼 시대가 IT 시스템에 기반한 시대였다면, 앞으로 메타버스 시장은 포스트 구조가 되지 않을까. 기존의 틱톡, 인스타그램 등의 플랫폼이 붕괴되는 현상은 가속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2021-11-10 16:33:05 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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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방심하면 큰코 다친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요소수 수급 불안정' 상황에 대해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디젤 기관 차량 내 장착한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사용하는 필수 화학물질이 요소수이기 때문이다. 이는 유럽의 최신 배출가스 기준인 '유로6'를 준수하기 위한 것이다. '유로6' 기준에 따라 국내 경유차(지난해 기준 등록 대수 918만 5897대) 가운데 요소수를 지속적으로 채워야 하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 장착 차량은 215만 6249대(21%)에 이른다. 이 가운데 요소수 보충이 문제가 되는 것은 물류 수송과 직결한 대형 화물차다. 운행 거리가 멀고 요소수 소모량도 많은 대형 화물차 600∼700km마다 보충(10ℓ)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요소수 수급 불안정' 상황을 지난달 중순 뒤늦게 인지하고 사태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7월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규제 문제 당시와 비교하면 대처가 늦기 때문이다. 수출규제 이후 문 대통령은 '수입 다변화'와 함께 국내 소재·부품·장비산업 활성화를 독려했다. 요소수 수급 불안정 문제가 불거진 뒤 청와대가 지난 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관련국과 외교적 협의를 강화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고, 다음 날(5일) 자체 태스크포스(TF)도 꾸려 대응한 것과 비교하면 대응이 늦은 셈이다. 문 대통령도 유럽 순방 직후 원론적인 메시지를 내는 데 그쳤다. 9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문 대통령은 요소수 수급 불안정 상황과 관련 "정부가 수입 지체를 조기에 해결하는 노력과 함께 수입 대체선의 발굴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문 대통령은 2050 탄소중립,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등 굵직한 외교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집중해왔다. 이 가운데 전 세계 공급망 문제도 거론됐다. 하지만 국내 경제와 직결한 요소수 수급 현황에 대해 사실상 방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상황을 겪으면서 '방심하면 큰코 다친다'는 우리말이 떠올랐다. 한국에서 소비하는 요소수가 전략물자가 될 수도 있음에도 전체 소비량 97%를 중국에서 수입해왔기 때문이다. 일본 반도체 수출 규제 상황을 고려했더라면, 이번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이 임기 말 중요한 외교뿐 아니라 경제와 직결한 현안도 관심 갖고 신경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1-11-09 14:53:14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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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T 유무선 인터넷 장애 보상안, 보상금액 늘려야

지난 25일 발생한 KT의 유무선 인터넷 장애 건에 대해 KT는 지난 1일 보상안을 빠르게 내놓았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은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KT는 1일 설명회를 통해 개인 및 기업 고객에게는 15시간을 적용하고 소상공인에는 10일분의 요금을 감면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보상받는 금액을 따져보면 개인은 고작 평균 1000원, 소상공인은 7000~8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집단 소송을 준비하는 플랫폼인 화난 사람들에는 KT 통신장애로 인한 피해자 모임방이 개설돼 집단 소송 준비에도 나섰다. KT의 이번 보상안이 2018년 있었던 아현지구 통신구 화재사고와 비교되면서 그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화재사고 당시에는 피해 정도에 따라 1~6개월 치 요금을 감면해주고 소상공인 1만 2000명에게 40~12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개인고객에게 1000원, 소상공인에게 7000원은 받으나 마나 한 금액이고, 음식점을 운영하는 고객들이 그 날 팔지 못 하거나 음식을 팔고도 받지 못한 식비 1인분 보다도 더 작다. 인터넷에도 KT의 장애로 손해 본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한 음식점은 고객들이 계산하려는 시점에 통신 접속 장애가 생기자 결국 음식 값을 받지 못한 채 고객들을 돌려보내기도 했다. 또 점심시간에는 배달 주문이 끊이질 않는데 통신장애 때문에 배달 주문을 받지 못 해 고객들은 큰 손해를 봤다. 또 택시 기사들은 결제가 끊기는 바람에 손님들을 받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러한 불편을 겪은 많은 피해자들은 KT의 이번 보상안에 대해 강력히 반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KT는 비용이 늘어나더라도 더욱 강력한 보상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회사로서는 총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350~400억원 정도라지만, 개인들이 받을 수 있는 돈 1000~8000원은 터무니없이 적은 수준이다. 또 개인별로 피해 유형과 규모가 다른 만큼 개인별로 다른 보상체계를 내놓아야 한다. 구현모 KT 대표는 사고 후 국회에 출석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약관과 관계 없이 적극 보상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2018년 아현화재로 인한 통신장애에 대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급증하자 발표한 지 나흘 만에 새 보상방안을 발표한 것처럼 이번에도 새로운 보상안 마련이 시급하다. 5일 고객보상 전담 지원센터를 열고 본격적인 보상에 들어갔는데, 이제는 추가 보상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2021-11-08 11:10:53 채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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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무주택자 울린 대출규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무주택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친구들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부동산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내 집 마련을 위해 돈을 조금 모았는데 대출 규제가 발표된 지금으로서는 집을 사는 게 옳을 지 전세를 구하는 게 좋을지 결정을 못하겠다는 게 이들의 고민이다. 이러다 월세대란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 지 싶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규제일까. 금융당국은 오는 2022년 1월부터 대출규제를 한층 강화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올해 7월부터 전체 규제지역(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서 6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와 연소득과 관계없이 총 1억원을 초과해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에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넘지 않도록 했다. 대출규제로 서울 집값 상승폭이 5주 연속 둔화되면서 천정부지로 치솟던 집값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 동안 수 없이 많은 부동산 정책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규제 약발이 조금은 먹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정책에서도 허점은 드러났다. 매수세는 줄었지만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무주택 실수요자들이다. 집을 사기 위해 열심히 돈을 모은 사람들만 억울하게 됐다. 금융당국은 불과 5개월 전 금융당국은 무주택자들이 내집마련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며 이들에 대한 LTV(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 우대폭을 최대 20%P(포인트) 확대한다고 했지만 최근 대책은 이를 무력화시켰다. 개인별 DSR 규제 대상이라면 LTV 우대를 받더라도 DSR 한도 내(은행 40%)에서만 대출이 나와서다. 사실 전세시장도 어렵기는 마찬 가지다. 가을 이사철이 지나면서 일시적 하락세가 나타나는 것일 뿐 임대차법 도입 후 나타나는 전세시장에서의 부작용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무주택자를 잡는다는 비난을 들어왔다. 이번 대출규제로 서울과 수도권 집값을 잡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무주택자를 월세시장으로 내몰아 주거사다리를 없애버리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정부는 또 다시 새로운 전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게 지금의 부동산 시장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하고 싶다. 근로소득은 제자리걸음인데 물가와 집값만 오르고 있다. 꼬인 실타래를 먼저 푸는 게 우선이다.

2021-11-07 13:43:03 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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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회복 힘든 자영업자, 문 닫고 재기 지원" KDI 제언 곱씹어야

지난 2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 출마를 밝히고 찾은 첫 행선지는 서울 마포구의 한 호프집이었다. 코로나19 이후 직원 월급도 주지 못 하는 생활고로 세상을 뜬 사장님이 운영했던 가게였다. 그때 한 자영업자가 안 대표를 붙잡고 "그동안 빚이 너무 많이 쌓여서...부채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최근 정부의 가계부채 총량 관리로 은행 대출이 어려워지자 자영업자들이 카드사나 캐피탈 등으로 몰리고 있다. 그나마 은행보다 대출 받기가 수월해서인데 문제는 고금리 대출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안 대표가 자영업자를 만난 그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자영업자 부채의 위험성 진단과 정책방향'이란 보고서를 냈다. KDI가 가계대출이나 사업자대출이 있는 개인사업자 444만명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말 기준 이들의 대출 잔액은 1000조를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정부는 이들을 위해 저금리 대출, 대출 만기 연장 등의 정책 금융을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KDI는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경영이 악화한 자영업자는 폐업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일시적으로 자금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경영 악화가 심화된 업체에 정책 자금을 공급할 경우 오히려 채무가 가중돼 사업주의 개인 신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정부 지원책이 자영업자의 채무 부담만 늘리고, 개인 신용도마저 깎아 내렸다는 진단이다. KDI는 "영업이 개선되기 어려운 업체에는 폐업과 재기를 지원하는 정책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사실 자영업자들은 폐업도 쉽지 않다. 밀린 임대료 청산부터 집기 설비 매각, 상가 철거와 원상복구 등이 죄다 지출이다. 문을 닫고 나서 새로 일자리를 구하는 일도 막막하다. 때문에 이들의 재기를 위해서는 재창업 컨설팅 전에 폐업 단계에서부터 지원이 필요하다. 직무 훈련, 취업 교육 등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마침 이 글이 실린 11월 5일 소상공인의 날이다. 영업 제한으로 손실과 부채가 눈덩이처럼 커진 자영업자들에게 정부 보상금 10만원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오히려 문 닫고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KDI의 제언을 곱씹어본다.

2021-11-04 12:25:56 원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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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드 코로나, 외식업계 및 식당가 희망의 빛이 되길

지난 2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의 전환을 맞아 식당 등의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자 자정까지 모임을 가지며 오랜만에 지인들과 회포를 푸는 시간을 보냈다. 자정이 다 되어 식당을 나서니 한 시간 가량 택시를 잡아야 했던 헤프닝이 벌어졌다. 위드 코로나에 지하철과 버스 등의 대중 교통 이용 종료 시간까지 겹쳐 거리에는 귀가 택시를 잡느라 바쁜 이들이 몰렸다. 꽤 오랜 시간 도로가의 사람들을 관찰하다 보니, 일상 회복의 나날이 시작되며 설렌 사람들이 다수 모여 식당 등의 가게를 늦게까지 이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가족이나 지인들과는 수도권에서 10명, 비수도권에서 12명까지 모일 수 있다. 식당과 카페 등 대부분 시설의 영업시간 제한도 사라졌다. 마스크는 계속 착용해야 하지만, 방역수칙이 완화되고 재택근무도 사라지며 식당가와 번화가는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었다. 지난밤 본 대부분의 식당들은 문을 활짝 열었고 손님들이 많이 찾아와 기분 좋은 위드 코로나의 시작을 끊었다. 그동안 먹자골목 등에 위치한 업주들은 새벽장사가 대목임에도 불구하고 눈물을 머금고 생업의 문을 걸어 잠궈야 했다. 지난번 취재 중 만난 한 식당의 사장은 "원래 오후 6시부터 오전 8시까지 영업을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한동안 오후5시부터 8시까지 하루 3시간밖에 가게 문을 열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짧은 시간 내 바빠진 홀을 챙기느라 손님들에게 눈을 한시도 떼지 못하던 기억이 남아있다. 기대감을 안고 식당과 카페들이 심야영업을 개시했지만 예전처럼 회복하기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와 완화를 반복해왔기에 '희망은 갖되, 큰 기대를 하지말자'는 분위기가 파다하다. 그러나 아직 위드 코로나 초기이고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11월 첫날에는 벌써 매출이 전날 대비 2배 가까이 올랐다는 식당들도 여럿 보인다. 실질적으로 정상 영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므로 자영업자 사장들이 끝이 보이지 않았던 터널 속에서 벗어나 희망의 빛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위드 코로나가 연말 특수 기간과 맞물려 외식 소비 촉진으로 가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2021-11-03 16:08:12 원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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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학기본역량진단, 방향과 목표 다시 세우자

이현진 기자 "세 번에 걸쳐 진행된 대학 기본역량진단은 방향도 잃고 목표 달성도 못 했다." 교육부가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최종 결과를 발표한 지 2달이 지났지만, 교육계에서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3주간 이뤄진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교육부 대학진단 결과가 도마 위에 오른 데 이어, 지난달 말 서울총장포럼에서 서울 대학 총장들은 "교육부 평가에서 수도권 대학이 역차별을 받았다"며 해결책을 촉구하는 의견문을 내놨다. 대학기본역량진단은 정부 재정 지원은 물론, 대학 입학 정원 감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대학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는 핵심 사업이다. 특히 이번에 이뤄진 제3주기 역량진단에서는 인하대, 성신여대 등 수도권 내에서도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꼽히던 대학이 일반재정지원 미선정 대학에 이름을 올리며 대학가에 충격을 안겼다. 교육부 평가 결과가 대학가의 설득력을 얻지 못하며 대학평가 '무용론'은 거세졌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총 147개 대학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방식의 대학기본역량진단을 유지해야 하는가'를 묻는 말에 일반대 83.7%, 전문대 79.8%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진단 과정과 결과가 개별 대학의 역량을 잘 반영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무려 70% 이상이 그렇지 못하다고 답했다. 이번 진단평가에서 선정된 대학이 73%라는 점에서, 재정 지원을 받게 된 대학조차 이 평가가 필요 없다고 답한 셈이다. "우리나라 공학 발전을 이끌며 역량 있는 대학으로 꼽히는 인하대가 교육부 평가에서 일반재정지원에 미선정됐다는 것은 곧 우리도 다음 평가에서 고배를 마실 수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국내 최상위권으로 꼽히는 서울 한 사립대 고위관계자의 말이다. 이번 평가는 결국 교육과 연구에 여념이 없어야 할 최상위권 대학에마저 기우를 안기고 있다. 평가 절차나 공정성 의문은 차치하더라도, 제한된 재정을 두고 대학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무리한 '줄 세우기'가 부른 결과다. 교육부는 과감한 재정지원 확대를 통해 고등교육 혁신을 유도해야 하는 상황에서 개별 대학의 역량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평가 방식을 개선하고, 일반재정지원 미선정 대학에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현진기자 lhj@metroseoul.co.kr

2021-11-02 10:57:40 이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