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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밈 코인'이 점령한 가상화폐 시장

최근 가상화폐 시장의 최대 화두를 고르자면 '개(犬)'를 꼽을 수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도지코인에 대한 언급이 시작점이 됐다. 지난 2019년부터 도지코인이 개당 3원에 불과할때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머스크의 발언을 반 농담식으로 치부해 왔다. 그러나 올 초부터는 머스크의 적극적인 지지에 힘입어 지난 3월 기준 50원대였던 도지코인이 지난 5월에는 800원을 상회하기도 했다. 가상화폐 시장 내 개 관련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탄생한 시바이누 코인이 도지코인의 아류작으로 꼽힌다. 시바이누의 시세는 지난 6월까지만 하더라도 0.006∼0.007원에 불과했지만 이후 3개월만에 900%가 넘게 올라 이날 기준 0.081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시바이누 지지자들은 도지코인을 뛰어넘을 가상화폐라며 '도지코인 킬러'를 자처해 왔는데, 시총 기준 3조원 이상 따돌리면서 도지코인을 밀어내고 가상화폐 시총 전체 9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또 다른 '밈 코인'인 사모예드 코인 마저도 최근 7일새 160% 이상 오르는 등 밈 코인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밈 코인 인기 속에서 개를 넘어서 인기 콘텐츠를 활용한 코인까지 마구잡이로 양산해내고 있다. CNBC의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인기에 편승한 토큰까지 나와서 하루만에 20배 넘게 오르기도 했다. 여기에 방탄소년단(BTS) 관련 코인까지 등장해 100배 넘게 시세가 올랐지만 정작 BTS의 소속사인 하이브에서는 관계를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황이다. 밈 코인 급등을 노리는 투자자를 두고 경고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 FTX US의 브렛해리슨 CEO는 "많은 알트코인은 극도로 위험할 수 있고, 내재적 투자 가치가 없을 수 있다"며 "개인투자자가 함부로 거래해선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투자 격언 중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이란 말이 있다. 높은 수익률을 노린다면, 그만한 위험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밈 코인들에 수 십, 수 천 배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다.

2021-11-01 16:56:38 이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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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진 사람이 더 유리한 세상

"상환능력 중심의 대출 관행 정착을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관리 내실화 방안을 만들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의 말이다. 1800조원의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금융당국은 3개월 만에 강도 높은 방안을 내놨다. 올해 은행에서 빌려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바닥을 보이자 이 같은 규제를 시행한 것이다. 다만 실수요자들에게 날벼락 같은 이야기다. '상환능력 중심'이라는 말은 현재소득과 비례로 대출을 해준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에서 총대출액 2억원 초과에 대한 DSR 적용 시기를 내년 7월에서 내년 1월로 총대출액 1억원 초과에 대해서는 내년 7월로 각각 앞당긴다. 예를 들어 연봉 5000만원에 4000만원 한도의 마이너스통장을 쓰는 직장인이 6억원짜리 집을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구입한다면 현재 2억4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지만 내년 1월부터는 대출 한도가 1억5000만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기존 마이너스통장과 새로 받은 주담대를 더한 대출금이 2억원을 넘어 DSR 40% 규제를 적용 받기 때문이다. 내년 7월부터는 총 대출액 1억원 초과에 대해서도 적용한다. 현재도 가계부채 증가율로 대출을 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 인데 내년에는 개정안으로 더욱 어렵게 되면서 소외계층과 청년층, 소상공인 등에게는 '날벼락', 소득이 높은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인 것이다. 즉, 소득이 높은 사람일수록 은행에 도움을 받아 재산을 더 불려나갈 수 있다. 또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금리 상승기에 들어가면서 막대한 이자부담도 우려되고 있다. 코로나 발생 전 금리(1.25~1.5%)로 서서히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누적된 부채 해소과정에서 소상공인, 청년층 등 취약계층에서 부실이 확산되면 실물경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돈줄을 조이기만 해서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없다. 가계부채 관리의 시급성을 부인할 순 없지만 취약계층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와 금융당국은 우리나라 사회에서 '부익부 빈익빈'이 거세지지 않도록 더욱 정교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

2021-10-31 14:46:02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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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자율주행차 달리고 있었다면' KT 통신장애 대재난 우려

'만약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면?'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지난 25일 오전 11시 전국적으로 KT네트워크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KT의 통신망 사용자들은 대혼란을 겪었다. 인터넷은 물론 전화 등 사용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업무 중단 사태를 맞았으며 일부 식당과 상점은 신용카드 결제시스템 오류로 혼란을 겪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나 비대면 화상 회의가 늘어난 상황에서 KT 통신망 장애는 대한민국 경제를 멈춰서게 했다. 불과 1시간 동안 국내 통신 3사 중 한 곳의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에서 발생한 것이다. 해당 업체는 이번 사태 원인에 대해 새로운 장비 설치와 라우팅(네트워크 경로 설정) 정보 입력 작업을 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이번 사태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다행이다. 하지만 자율주행차 시대가 본격화된 시점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최근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민관합작 연구진이 완전자율수준 단계인 '레벨4' 도심 주행을 성공했다는 소식이 달갑지 않았다. 이번 주행이 신호등과 도로 CCTV 등에 탑재된 장비로부터 통신 정보를 받아 차량의 주변 환경을 인지해 운행했기 때문이다. 만약 자율주행차량이 도로 위를 달리는 도중 통신장애가 발생할 경우 도로 정보를 인지하지 못해 차량이 차선을 이탈하거나 멈춰설 경우 2차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형 인명사고가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라이다와 카메라 등의 기술도 있지만 눈과 비가 많이 내리면 무용지물이된다. 자율주행 시대를 준비하는 통신사와 자동차 업계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깊은 고민을 해야한다. 운전을 못하는 사람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운전자의 편리를 높이는 등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자율주행 기술이 오히려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기술이 될 수 있다.

2021-10-28 13:01:49 양성운 기자
[기자수첩] 우유 남아도는데 가격은 왜?

10월부터 우유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최근 몇년간 출산율 감소로 우유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줄었지만, 우유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우유 소비량은 26.3kg으로 지난 1999년 24.6kg 이후 최소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유 가격 인상에 소비자들은 비싸진 우유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멸균 우유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또한 국내 흰 우유 소비량 감소로 이어질 게 뻔하다. 우유 가격 인상은 원유 가격 인상에 따른 것이다. 우유의 원료인 원유 가격을 놓고 낙농가와 우유업계는 매년 협상을 통해 가격을 정하고 있다. 우유 소비가 줄어 타격이 커진 우유업계는 원유값 동결 또는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낙농가는 원칙에 따라 지난해 생산비가 오른만큼 값을 올려달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우유업계는 2013년부터 시행된 '원유 가격 연동제'에 따라 시장 수요-공급에 상관없이 할당된 원유를 생산비 상승분을 고려한 가격에 농가로부터 구입해야 한다. 생산비는 매년 높아지고 있다. 환경 기준에 맞춘 설비 투자와 고급 사료 사용, 인건비 증가에 따라 5% 안팎으로 매년 올랐다. 생산비가 오르면 오르는대로 더 높은 원유 가격을 받을 수 있어 굳이 생산비를 줄일 이유가 없다. '원유 가격 연동제'는 2013년 구제역 파동 후 낙농가를 돕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지만, 이 가격 시스템 때문에 낙농가는 우유 수요가 감소해도 공급량을 줄이지 않고 있다. 원유가격을 정하는 낙농진흥회에서 제도 개선이 어려운 이유는 생산자가 반대할 경우 이사회 개의가 불가능해 제도 개선 논의 자체를 이어갈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산 원유는 209만톤 생산됐으나 시유와 가공유 등 실제 수요는 175만톤에 그쳤다. 약 34만톤이 추가 재고로 발생했다. 덩달아 우유업계의 실적 악화도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상위 10개 우유회사의 적자 규모만 8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대로 가면 공멸은 불보듯 뻔한 상황. 정부는 우유업계와 농가, 그리고 소비자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가격제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1-10-27 16:01:45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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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내 집 마련의 꿈

부동산 시장 과열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는 만큼 '집'에 관한 많은 이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최근 한 방송사에서는 내 집 마련 로맨스를 담은 드라마를 방영하기도 했다. 집에서 사는(live) 여자와 집을 사는(buy)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JTBC 드라마 월간집은 방영 당시에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여자 주인공 나영원은 한 마디로 집값 때문에 울고 웃는 여자다. 힘겹게 모은 돈으로 월셋집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 집은 경매로 남자 주인공 유자성에게 넘어가게 된다. 그 결과 나영원은 보증금 한 푼 없는 맨몸으로 오갈 곳 없는 신세가 됐다. 그 후 나영원의 내 집 마련 고군분투가 이어진다. 맨몸으로 쫓겨난 나영원은 어렵사리 20만원짜리 월세방을 구해 바퀴벌레도 참아내며 어떻게든 내 집 마련을 꿈꾼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지 않아 집주인 아들이 밤에 몰래 나영원의 집에 무단침입하려던 끔찍한 사건까지 일어나며 또다시 길거리에 나앉게 될 위기에 처한다. 끝내 나영원은 "이렇게 집이 많은데 왜 나는 내 집이 하나 없어 이런 꼴을 당해야 하냐"라며 울부짖는다. 집 없는 자의 설움이다. 로맨스 드라마인 만큼 나영원은 유자성과 로맨스를 위해 그의 오피스텔에서 새로 거처를 꾸리게 되지만 이는 드라마일 뿐. 현실에서는 집 여러 채를 가진 남자가 한순간에 나타나 지낼 곳을 마련해주는 기적 따위는 없다. 즉, 현실에서는 두 번 연속이 아닌 N번을 무자비하게 길거리에 나앉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치솟는 집값에 내 집 마련의 꿈은 점점 더 멀어져만 간다. 내년 대선을 두고 여러 대권 후보들이 모두 부동산 공급 확대를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먼 얘기처럼 들린다. 현금 박치기로 단 번에 집을 구매할 수 있는 현금 부자가 아닌 이상 대출이 필수적인데, 금리 인상에 대한 깜빡이도 켜지면서다. 그래서일까. 최근 기준금리에 대한 주변인들의 관심도 크게 늘었다. 기준금리를 올려 가계부채 급증을 막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실 속 나영원이 그저 편히 쉴 수 있는 거처 마련도 절실한 때다.

2021-10-26 10:50:57 백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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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좋은 말을 하는 정치인

정치인의 말이 혐오스러워지기 시작하면 사회 또한 적대와 분열로 빠져든다. 민주주의 사회에 '좋은 말을 하는 정치인'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한다. 공정과 상식으로 무장해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는 윤석열 후보가 한동안 비판에 시달렸다. 윤 전 총장이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을 찾아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 광주 민주화 운동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며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하면서다. 윤 전 총장은 '다양하고 복잡한 국정 운영에 최고 전문가를 배치하겠다'는 발언 취지와 다르다고 해명했지만, 5·18 단체를 비롯한 전방위 비판에 결국 사과했다. 윤 후보의 '전두환 전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물은 세 명의 정치평론가는 '화법·자충수·중도층'과 관련지어 문제를 지적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 연구소 교수는 "그렇게 들리지 않도록 다른 표현은 없는지 말하는 화법의 기술이 필요하다"며 "그런 의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옥의 티처럼 계속 실수가 반복되는 것은 초점을 맞추지 못하는 화법을 고쳐야 할 필요가 있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채 교수는 "상처 입은 당사자는 호남 사람들이기 때문에 말을 조금만 어긋나게 하더라도 본질이 어긋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정치인은 경우에 따라서 실수를 이용해서 다른 것을 노릴 수 있는데, 그 때는 반드시 한쪽은 내편이 있어야 한다"며 "건들지 말아야 할 부분을 건드리는 순간 늪에 빠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정치는 오히려 욕 먹는 것이 좋을 때도 있는데, 이 발언은 자기 편 없이 안팎에서 욕 먹는 아주 안 좋은 자충수에 들어가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후보가 쿠데타와 5.18을 빼고서라고 전제를 달았지만 저같이 대학을 다녔던 세대들은 그것을 빼고라도 동의가 안되는 것이다"라며 "호남뿐만 아니라 중도층과 50대 이상을 아우를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과거와는 발언의 수위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막바지에 다다른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윤 후보는 물론 다른 후보도 이전과는 달리 정제된 언어로 '보수의 품격'을 보여주는 후보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2021-10-25 15:51:29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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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치인의 말과 품격

정치에서 정치인이 하는 말(言)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정치인의 말 한마디에서, 정치집단이 모인 당의 당론에 따라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정책이나 법안의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정치부 기자로 여야를 취재하다 보면 정치인들의 말을 항상 듣게 된다. 전화로 취재를 하거나 인터뷰를 할 때도 있고 그 외에도 소소한 현안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그렇기에 정치 영역에서 정치인의 말에서 느껴지는 품격은 말을 통해 그 사람의 가치관, 성격 등을 알 수 있어 중요하다. 정치인의 말이 주는 파급력은 크다. 오죽하면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도 있을까. 그러나 국회에서 매년 되풀이되는 국정감사를 보면서 말과 품격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곱씹게 된다. 특히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여야 정치인들의 말들을 보면 과연 그들이 이야기하는 품격과 권위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정치에서 말은 의도를 담는 경우가 많다. 단순하게 지지자들을 뭉치게 하기 위한 말을 비롯해 현안에 대한 주제를 선점하기 위한 말, 이슈를 덮고 프레임을 짜기 위한 말 등도 있다. 최근 진행된 국감을 보고 정치인의 말에서 시민들은 품격을 느낄 수 있을까. 더욱이 대선 국면에 접어든 정치를 보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총과 칼을 안 들었을 뿐이지 흡사 내전을 방불케 한다. 금년 국감에서, 그리고 대선 국면에서 정치인들은 스스로 어떻게 평가할 지 궁금하다. 윽박지르거나 호통을 치고, 여야의 정쟁이 되는 사안에서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오가는 모습들. 민주당 경선 과정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지지자들의 갈등,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막말 퍼레이드를 보면 존중과 국회의 권위를 말하는 정치인들이, 그들 스스로를 깎아내는 것 아닌가 싶다. 이들이 말하는 단어들은 차마 쓰기도 민망해 일일이 나열하기조차 쉽지 않다. 이 가운데 이광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1일 여야의 고성이 오간 국감장에서 "맞은 편에 앉아 있는 사람이 적이 아니지 않나. 진지하게 우리가 국회의원으로서 존경받는 사람으로 좀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달라"는 말이 귓가에 맴돈다. 어느 순간부터 이분법적인 논리로 내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인식. 사회적 양극화와 소득 불평등으로 인한 계층·세대 갈등이 최고조에 다다른 대한민국에서 포용과 배려라는 정치인의 말과 품격을 기대하긴 너무 큰 욕심일까.

2021-10-24 10:28:50 박정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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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다수국'에서 찾은 금융교육의 해법

지난 13일 tvN '유 퀴즈 온더 블록' 방송에서는 부산에 위치한 송수초등학교 교사 옥효진씨가 출연했다. 부제는 '세금 내고 주식 투자도 하는 초등학생'이었다. 옥효진씨가 맡은 5학년 교실에는 '삼다수국(삼삼오오 모인 다양한 개성의 수다쟁이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교실이 하나의 작은 국가의 기능을 하는데, 학생들이 취직도 하고, 월급도 받고, 세금도 내고, 주식투자도 하는 등 특별한 경제 교육을 진행 중이다. 삼다수국에는 여러 가지 직업들이 있다. 국세청은 나라의 세금을 장부에 기입하고, 남은 세금을 관리한다. 친구들의 제출물을 정리하는 직업은 통계청, 미세먼지 알림판을 수정하고 환기를 담당하는 직업은 기상청 등의 방식이다. 옥효진씨는 삼다수국의 대통령을 맡았다. '미소'라는 단위로 삼다수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화폐도 존재한다. 매월 월급날이 되면 학생들의 월급에서 15%의 소득세가 원천징수되고, 전기요금, 건강보험료, 자리임대료 등을 세금으로 납부한다. 학생들은 자연스레 월급날 실수령 금액을 따져본다. 삼다수국만의 투자상품도 존재한다. 옥효진씨는 학생들에게 저축과 투자의 차이점을 알려주기 위해 투자상품을 고안해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선생님 몸무게라는 투자상품이 있다. '유퀴즈 촬영 끝날 때까지 다이어트', '촬영 끝나면 다이어트 그만', '곧 3일 연휴가 시작됨' 등 매주 관련 정보를 학생들에게 제공하면 선생님의 몸무게가 오를지 내릴지 예측해 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주식부터 비트코인까지 투자 열풍이 불었지만 투자자들의 금융이해력 부족 문제는 매년 지적돼오고 있다. 사실상 정규 교육과정에 금융교육이 부재해 성인이 되고 나서 마주한 대출, 세금, 부동산 등의 문제가 낯설 수밖에 없다. 투자자의 금융이해력 부족은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판매사들이 이를 악용하게 만들거나 판매사에 대한 투자자 신뢰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 해결책은 모두 나와 있다. 공교육에서부터 학생들을 위한 올바른 금융교육이 필요하다.

2021-10-21 14:27:51 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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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시중은행의 역할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윤수는 아내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믿었던 지인을 찾아간다. 그러나 그는 웃으면서 "요즘 새벽예배를 나가고 있는데 (돈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한다. 누군가의 간절한 바람, 기도의 힘을 무시할 수 없지만 윤수가 가장 바랐던 것은 기도가 아니라 돈이었을 테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낮추기 위해 보안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하자마자, 시중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기 시작했다. 한달 새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0.4%포인트(p)올랐고, 대출한도는 절반 가까이 줄었다. 문제는 이 같이 높인 대출 문턱의 피해가 고스란히 금융 취약계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청년 전세보증대출 공급액은 상반기 기준 2조1462억원으로 일반 전세보증대출 공급액(22조5289억원) 대비 9.5% 수준에 불과했다.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도 감소 추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2018년 4130억원, 2019년 2675억원, 2020년 2379억원으로 줄었다. 코로나19로 부실가능성이 높아진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대출문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은행은 취약계층 대상으로 대출공급을 늘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청년전월세 대출 신청건수 중 총 2만7335건을 취급하며 1조3763억원을 공급했다. 청년 전월세 대출금액 중 64% 수준이다. 토스뱅크는 전체 신용대출 공급액 중 25%를 중금리 대출로 공급했다. 대출로 공급할 수 있는 5000억원 중 1250억원 가량이 취약계층의 지원에 쓰였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4분기 가계주택 대출태도지수는 -15로, 전분기(-35)에 이어 대출억제 기조를 이어갈 모양새다. 가계일반 대출태도지수도 -32로 전분기(-29)대비 높았다. '비오는날 우산뺏지 말라'라는 말은 단순히 대출을 늘려달라는 말이 아니다. 대출절벽에 몰려있는 차주를 대상으로 자금을 공급해 함께 부실위험을 감수해달란 의미다. 취약계층 대출 공급에는 고개를 돌리고선, "기도할게요"라는 말만 내뱉는 은행들이 줄어들길 기대한다

2021-10-20 16:13:18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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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스트릿 개그우먼 파이터보다 재밌는 서울시 국감

코로나로 웃을 일이 줄어든 지인들에게 추천하고 다니는 유튜브 콘텐츠가 하나 있다. 엠넷의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를 희극인들이 패러디해 만든 '스트릿 개그우먼 파이터'(이하 스개파)다. 원작의 출연진들 이름을 재치 있게 바꿔 부르며, 어설프고 진지하게 춤 동작을 따라 하는 게 웃음 포인트다. 스개파에서 스우파의 효진초이는 혀긴초이로, 노제는 노이로제로, 리정은 린정으로, 모니카는 뭡니카로, 립제이는 립서비스제이로 변신한다. 스개파를 보면서 우리나라에 이렇게 재능있는 개그우먼들이 많은데 왜 티브이에는 잘 나오지 않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곤 했는데 19일 서울시청에서 진행된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 국감을 보다가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정치인이 희극인 뺨치게 웃기기 때문이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서울시 국감에서 대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장동 의혹에 관한 질문을 하기가 뭐했는지 "어제(18일) 행안위가 경기도청에 가서 이재명 지사를 상대로 여러가지 질문을 던졌다. 근데 A질문을 던져도 C로 답하고, B질문을 던져도 C로 답변하고. 이해를 못하는 건지 일부로 그러는지 잘 알 수가 없는 상황에서 국감이 진행됐다. 근데 오늘 마침 '행정의 달인'이신 오세훈 시장을 뵙게 돼 몇 가지 여쭙겠다"는 포석을 깔고 질의를 시작했다. 박 의원은 "전날 이 지사는 확정이익으로 1822억을 정했기 때문에 땅값이 내려가도 손해가 안 나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줄곧 주장했다. 이 지사는 땅 가격이 떨어지는 부분만 산정하고 가격이 올라 수익이 극대화되는 경우는 민간이 설계해 자신은 모른다며 빠져나가려 한다. 이처럼 과반이익에 대한 대응이 전혀 없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면서 "또 그 과정을 보면 초과이익 환수를 못 하게 보통주와 우선주를 나눴다. (이 부분을) 시민들이 잘 이해를 못 하는데 보통주와 우선주에 관해 설명해 줄 수 있겠냐"고 질의했다. 오 시장이 '대장동 1타 강사'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아니고 서울시 국감장에서 왜 이런 질문을 하는 걸까. 이재명 지사 관련 논란은 경기도 국감에서 해결하라고 일침을 놓을 줄 알았는데 예상 밖의 일이 벌어졌다. 오 시장은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대형 금융사 중심 공모 지시의 진실'이라는 제목이 적힌 판넬을 양손으로 쥐고는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한 설명을 차근차근 이어나갔다. 아무래도 전날(18일) 이 지사가 국회 국감장에서 '돈 받은자=범인, 장물나눈자=도둑'이라는 문구가 적힌 판넬을 수차례 꺼내 든 장면을 패러디한 듯하다. 이외에도 배꼽 잡게 재밌는 일들이 많으니 코로나로 우울하다면 서울시 유튜브 채널에서 19일 열린 행안위 서울시 국감 영상을 꼭 한번 시청하길 권한다.

2021-10-19 14:27:14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