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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투명한 중고차시장 생태계 구축 위해 정부 결단해야

'중고차 허위매물, 협박, 미끼매물 문제 언제쯤 해결될까요?' 국내 중고차 시장의 투명한 거래에 대한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 규제 등으로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중고차 판매자가 소비자를 상대로 판매 사기 행위를 해도 이렇다 할 규제 방안이 없을 뿐더러 국내 대기업 진출도 막혀있어 서비스 개선은 수년째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중고차 시장 개방을 4년째 차일피일 미루면서 소비자 피해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해 2월 중고차 매매 사기단에 속아 자동차를 강매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60대 남성의 안타까운 소식 등 국내 중고차 시장의 허위매물 피해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또 보복이 두렵거나 증거가 부족해 신고하지 못하는 피해자들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년 중고차 중개·매매 관련 상담 건수는 6000건을 넘는다.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중고차 시장은 다람쥐 챗바퀴 돌듯 늘 재걸음 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중고차 시장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시장 진출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 또한 더욱 커지고 있다. 중고차 시장 개방에 대한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의 모습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중고차 시장 개방과 관련해 결정 권한이 없다며 한걸음 뒤에서 지켜보던 중기부는 지난해 12월 해당 사안을 '생계형 적합업종 심사위원회'에 회부했다. 중고차판매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인지 결정할 '심의위 개최 여부'가 중기부의 의지에 달려있음에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유독 현대차와 기아의 움직임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오랜기간 중고차 시장 개방을 기다려온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양사는 최근 경기도 용인시와 전북 정읍시에 자동차매매업 등록 신청을 했다. 반면 수입차와 일부 국내 완성차 업체는 중고차 매매업을 하고 있어 형평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결국 정부가 중고차 시장을 골목상권이라는 이유로 대기업의 진출을 막고 있지만 시장 불균형 현상은 극심해질 수 밖에 없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2020년 39조원에서 2025년 5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정부는 안정적인 시장 생태계 구축과 소비자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2022-02-13 12:36:55 양성운 기자
[기자수첩] 방역 대책 이제는 바뀌어야

일관성 없는 정부의 방역체계에 국민들의 피로도가 쌓인 가운데, 새롭게 내놓을 방역 대책은 과연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패스 완화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최근 정부가 3T(검사, 추적, 치료) 시스템을 완화하면서 사적 모임 규제 등의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방역당국은 지난 3일부터 일반 감염의심자에게 PCR기반 진단검사 대신 신속항원검사를 받도록 했고, 확진자 이외 접종 완료자의 자가격리 의무를 감소시켰다. 기존 3T 전략 대신 고위험군·중증 환자 등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전환하면서 동선 추적을 완화한 것. 또 확진자가 '자기 기입'하는 방식으로 동선추적 조사를 하는 방안을 지난 7일부터 시행중이다. 역학조사를 자기기입식으로 바꾸면서 QR코드와 전자출입명부의 활용 중단도 검토하겠다고 당국은 밝혔다. 다만, 방역패스의 목적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전자출입명부 활용 중단이 곧 다중이용시설 방역패스 폐지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미 정밀 역학조사와 검사체계를 완화해 숨은 감염자들이 증가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방역패스는 유지하겠다는 것은 아니러니하다. 물론 미접종자의 중증 진행사례가 증가하고 있고, 백신이 중증화율을 낮춰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만큼 접종을 권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사람들을 향한 지나친 통제는 삼가야 하지 않을까. 정부는 미접종자의 경우 '음성확인서'를 제출하면 접종 완료자와 동일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48시간의 유효기간이 적용되는 음성확인서를 위해 수도 없이 진단검사를 받아야 하는 이들의 속사정은 알리 없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소요되는 검사 시간도 늘었다. 현재 전국 각지에서 방역패스 철회 관련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백신패스반대 국민소송연합은 경기도와 인천, 충북에서 백신패스 반대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또 전북, 부산 등 지역에서도 소송을 준비하고 있으며, 백신패스가 폐지될 때까지 전국을 돌며 소송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방역패스 폐지 여부를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에 포함해 함께 논의하겠다고 발표했다. 방역패스를 새롭게 논의하는 과정에서는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또 피치못할 사정으로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2-02-10 15:51:26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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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험사 곡소리'에 드는 의문

"매달 7만6000원씩 실손보험료를 내고 한 번도 보장을 안 받았는데 갑자기 11만원으로 오른다니 체감상 50% 이상이 오른 느낌이다. 마구잡이로 아무렇게나 도수치료를 받은 사람들이 원망스럽다." 최근 실손보험료 인상을 두고 한 금융소비자는 이 같이 토로했다. 실제 올해 들어 1~3세대 실손보험 가입자 3500만명의 보험료가 대폭 올랐다. 전체 인상률 평균은 약 14.2% 수준이며 가입 시기에 따라 낮게는 8.9%에서 최대 16%까지 올랐다. 앞서 보험업계에서는 1·2세대 실손보험에 대해 25% 인상률까지 요구한 바 있다. 이처럼 높은 인상률이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지만, 이번 인상은 2019년(9~10%)과 작년(10%대 초반) 수준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갱신주기 및 연령에 따른 보험료 상승효과 등에 따르면 50%까지도 무리 없을 수준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에서는 실손보험 손해율이 날이 갈수록 치솟는 만큼 어쩔 수 없는 인상이었다고 강조한다. 보험업계에서 예상한 지난해 실손보험 적자폭은 3조6000억원 정도다. 지난 2020년 2조5000억원보다 1조 넘게 오른 것. 백내장, 도수치료 등 비급여 항목의 보험금 지급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보험사들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분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매년 역대급 성과를 거둬들이고 있는 만큼 소비자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지 않아도 충분히 해결 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지난 3분기까지 주요 10개 손보사가 거둬들인 누적 당기순이익은 3조3896억원으로 전년 대비 53%나 뛰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 것. 금융소비자연맹은 "보험사들이 보험료 누수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불투명한 손해율만을 핑계로 손쉽게 보험료를 인상해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라며 "전체 보험료를 기준으로 한 영업손해율을 공표하지 않아 손해율 통계를 신뢰할 수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금소연의 말처럼 애꿎은 소비자들에게만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2022-02-09 09:05:45 백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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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엉뚱한' 정치인의 글 삭제 논란

대한민국의 쇼트트랙 국가대표 황대헌, 이준서 선수는 지난 7일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000m 준결승전에서 실격처리 되며 결승 진출에 고배를 마셨다. 결승 진출권 안에 들어온 우리 선수 대신에 중국 선수가 어부지리로 결승에 올라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온라인 댓글 창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중국의 '홈 텃세'와 '편파 판정'을 비판하는 글이 쇄도했다. 이후 '글 삭제'로 논란이 된 두 번의 사건이 발생했다. 하나는 모 일간지가 온라인으로 '그냥 중국이 메달 모두 가져가라고 하자'를 제목과 글에 도배한 기사를 올렸다 삭제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이었다. 온라인 공론장을 사적으로 이용한 전자의 사례도 비판받아 마땅하고 처벌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나 국민의 분노를 대변하는 해프닝으로 지나가는 듯 보인다. 반면, 후자의 사례는 스포츠를 더군다나 정치인이 상대 정당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점에서 씁쓸함이 이어졌다. 김용민 의원은 경기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국민의힘이 집권하면 매일 매일이 중국 올림픽 보는 심정일 겁니다"라며 "불공정이 일상이 될 것이다"라고 엉뚱하게 상대 정당에 공세를 취했다. 김 의원은 아마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내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불공정한 판정이 나온 중국 동계올림픽의 이미지를 덧씌우려고 했을 것이다. 다만, 누리꾼들과 다른 정치인이 최고의 공정성을 요구하는 올림픽 시합에서 일어난 편파판정에 충격을 받은 대한민국 선수들을 위로하는 입장을 내놓은 것과는 동떨어진 반응이었다. 김 의원은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30분 만에 글을 삭제했다. 그 사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김남국 민주당 의원도 김 의원의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김용민 의원은 이후 "편파판정으로 올림픽 정신을 훼손시키고, 선수들의 사기를 꺾은 행태에 깊은 분노를 표한다"고 다시 글을 올렸으나, 한 번 올린 정치인의 글은 사라지기 쉽지 않다. 국민은 정치인에게 단순히 반중 정서에 기댄 '프레임 짜기'가 아니라, 국민이 선출한 권력으로서 모범적인 해결 방안과 재발 방지 대책을 찾는 '노력'을 하기를 기대한다. '엉뚱한'이 아닌 '성숙한' 정치인의 품격을 새해에 기대해 본다.

2022-02-08 14:20:47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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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토론이라도 많이 했으면 좋겠네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대선이다. 대선에 나서는 각 당의 대선 후보들은 분야별, 지역별 공약들을 연일 발표하고 있다. 저마다 포스트코로나 대한민국을 이끌 적임자임을 앞세우며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대선 후보 간 차이를 가장 잘 비교할 수 있는 것은 공약과 토론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공약도 비슷해져 가는 느낌이다. 그야말로 대선 후보 간 토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대선이다. 유권자들은 후보 간 토론을 통해 대선 후보의 국정철학, 국정 운영 방향 등을 판단해 투표로 대변한다. 그렇지만 대선 후보들의 토론을 위한 각 당의 실무협상을 들여다보면 무엇을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양자 방송토론 때도 그랬고, 당초 8일로 예정된 한국기자협회 주최 대선 후보 4자 방송토론 협상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토론은 문제없다, 내일이라도 당장 토론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지만, 협상 실무진은 반대로 행동을 한다. 협상은 지지부진해지고 후보에게 토론에 대해 질문하면 또다시 문제없다는 말 그대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된다. 후보의 입장과 협상 실무진, 핵심 관계자의 말이 다 다르다. 후보는 하겠다고 하고, 협상 실무진은 판을 깨고, 핵심 관계자는 협상 실무진 개인 의견이라고 치부한다. 대선 후보의 방송토론은 매번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이자, 인상 깊은 장면들이 많이 나왔던 것을 유권자들은 기억한다. 더욱이 이번 대선은 대선 30일을 앞두고도 결과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초박빙 양상을 보인다. 자칫 조그마한 실수도 후보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말이다. 이와 더불어 거대 양당 대선 후보는 모두 해소되지 않는 리스크를 안고 대선을 치르고 있어 유권자들이 직접 보고 듣는 방송토론은 유권자가 직접 대선 후보를 검증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 3일 지상파 3사 방송토론 이후 여론조사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유권자 4명 중 1명은 대선 후보의 방송토론을 보고 지지 후보를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공직선거운동 기간 선관위가 주최하는 법정 토론이 21일과 25일, 3월 2일에 정해져 있는 만큼 남은 대선 기간 후보들이 치열하게 토론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2022-02-07 10:49:49 박정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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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LG엔솔 상장과 남은 과제

"공모주 투자 열풍이 과하다. 개미들만 피해를 입는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하지만 이번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계기로 처음 공모주 시장에 입성하는 투자자도 많다. 이들은 공모주 투자를 위해 난생처음 증권사 계좌를 만들고, 청약 증거금을 납입하고, 주식을 매도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수요예측 시장과 일반청약 과정을 비교해보며, 공모주 청약의 전반적인 과정에 관심을 갖는 등 연쇄적인 선순환 흐름이 나타난다. 흔히 말하는 '금융 문맹'을 탈출할 좋은 기회가 만들어진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증시 입성에 대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의 진단이다. 12조7500억원이라는 역대 최고의 공모금액을 모은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과 동시에 코스피 시가총액 2위를 차지했다. 이어 그는 "공모주 투자를 계기로 유입된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머물게 하는 것이 앞으로 우리 자본시장이 해야 할 일"이라며 "증시 자금이 기업의 투자 증가로 이어져 소비와 투자심리 회복을 이끌고, 결국 실물경제의 회복세로 반전시키는 자금의 선순환이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반투자자 청약에서 총 114조1066억원의 청약 증거금을 모았다. 사상 최대다. 일반투자자 배정물량인 1097만2482주에 대해서는 총 442만4470건의 청약이 접수됐다. 중복청약이 금지된 점을 감안해 442만4470명이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에 나선 셈이다. 5100만명의 대한민국 국민 가운데 8.7%에 달한다. 지난 3일 자본시장연구원이 발간한 '국내 개인투자자의 행태적 편의와 거래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새롭게 유입된 투자자는 저연령대 투자자와 소액투자자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았다. 이들은 재무적 여건이 비교적 취약하고, 투자경험과 역량이 부족해 신규투자자의 60%가 손실을 보이는 등 실제로도 낮은 투자성과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시작으로 '동학개미운동' '주린이' '공모주 열풍' 등 다양한 이벤트들이 국내 자본시장에 등장했다. 이러한 이벤트를 계기로 증시에 발을 들인 개인투자자들이 금융 문맹을 탈출하고, 국내 증시에 머물러 연쇄적인 선순환 효과를 이뤄내길 바란다.

2022-02-06 10:31:51 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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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점 폐쇄와 '디지털 금융'

명절을 맞아 본가에 가자마자 어머니가 휴대폰을 내밀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식당에 들어서면 휴대폰 QR 코드로 인증을 해야 하는데, QR코드가 도무지 켜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휴대폰 하나면 만사 오케이인 시대가 됐다. 휴대폰과 함께 가지고 다녔던 지갑도 OO페이가 출현한 이후로는 짐으로 전락했다. 지갑없이는 아무곳도 갈 수 없던 시대에서 휴대폰 없이는 식당도 못가는 시대가 된 셈이다. 금융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은행지점을 방문해 금융업무를 보는 사람보다 휴대폰을 통해 금융업무를 보는 사람이 늘면서 은행 지점은 줄고 있는 것.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폐쇄된 국내 은행점포는 총 1275개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6년 273개, 2017년 420개, 2018년 115개, 2019년 135개, 2020년 332개 점포가 줄었다. 다만 이 새로운 바람으로 휴대폰을 이용하기 어려운 장노년층의 금융접근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모바일뱅킹을 이용하는 30대는 89.3%인 반면 50대는 51.8%, 60대는 13.3%다. 지점이 있던 자리에 남은 ATM기로는 자금이체 등 단순 금융업무는 볼 수 있지만, 그 이상의 금융정보는 얻을 수 없다. 50대는 절반이, 60대는 10명 중 8~9명이 ATM에서 제공하는 금융정보 이상의 정보는 받아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수익이 나지 않는 은행 지점을 계속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지점을 없애야 한다면 그에 맞는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고의 방법은 디지털 금융교육이다. 5060세대의 경우 휴대폰 이용은 익숙하나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모바일 뱅킹 앱을 열더라도 자신이 그에 맞는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없다는 신념이 깔려있다. 교육은 이러한 신념을 깨줄 수 있다. 한 번 누른 버튼이 송금이 되고, 한 번 누른 버튼으로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를 받는 경험은 지점폐쇄에 따른 과도한 신경전을 줄일 수 있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는 말이 있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는 의미다. 직접 나설수 없다면, 좀 더 쉬운 앱을 제작하고, 인공지능(AI)을 통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방법도 있다. 올해는 지점 폐쇄를 두고 극단적으로 치닫기 보다 타협할 수 있는 혁신 서비스가 늘어나길 기대한다.

2022-02-03 16:03:51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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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사랑상품권 판매처 변경으로 누구의 편의가 높아진 걸까?

우리 가족은 제로페이 마니아다. 아버지는 식당에서 점심 먹을 때, 어머니는 장을 볼 적에, 필자는 지갑을 깜빡 잊고 안 들고 나왔을 때, 동생은 요가학원에 등록할 적에 제로페이를 애용한다. 서울사랑상품권 발행 소식은 가족 단체카톡방 구성원을 들뜨게 하는 기쁜 뉴스 중 하나다. 그러나 지난달 서울시가 비플제로페이 등 23개 앱에서 진행되던 서울사랑상품권 구매·결제를 4개 앱으로 축소하자 서울사랑상품권 발매일에 단 한 명만이 구매에 성공했다는 비보가 들려왔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필자도 모두 갖가지 이유로 상품권을 사는 데 실패했다. 서울페이플러스 앱이 설치되지 않거나, 오픈뱅킹 등록이 안 되거나, 회원가입시 휴대폰번호로 인증번호가 전송되지 않는 등의 문제였다. 동생은 자기가 할 때는 이런 오류가 안 나서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모르겠다며 어깨를 으쓱하고는 제방으로 들어갔다. 나머지 셋은 거실 소파에 앉아 서울페이플러스 앱을 깔려고 두어 시간을 더 낑낑대다 전부 나자빠졌다. 우리 가족만 신문물에 적응하는 속도가 느려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인지 궁금해 애플 앱스토어에 서울페이+이용자들이 남긴 리뷰를 확인해봤다. 악평과 혹평이 대부분이었다. A씨는 "보통 잘 사용하고 있으면 그 기능을 보완·확대하는데 느닷없는 신한카드가 대행을 하며 결제도 되지 않아 상점에서 불편을 겪게됐다"며 "고객센터 연락처조차 없어 여기저기 알아봐 겨우 신한카드와 통화했으나 언제 결제가 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황당한 얘길 들었다. 그러길 6일 지났으나 달라진 건 고객센터 연락처가 앱에 표시된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고객센터 연락처가 앱에 표출되고 난 후엔 상황이 나아졌을까? 한 사용자는 "이렇게 하자 많은 결제앱을 출시할 거면 최소한 불편사항이나 오류를 신고하고 문의할 게시판 정도는 앱 내에 만드는 게 상식 아니냐. 결제앱으로서 로딩이 엄청 느린 것도 치명적인데 결제 바코드 생성이 안 된다. 근데 이 부분에 대한 시정을 요청할 통로가 없다"며 "달랑 고객센터 전화번호 하나 남겨졌고, 전화하니 상담원 연결까지 8분을 기다리랜다. 피드백에 대한 의지가 하나도 없는 거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제로페이랑 지역상품권 이용자가 스스로 두 손 두 발 들게 해 사업 접으려는 큰 그림이냐"면서 "심신 안정을 위해 탈퇴하고 앱 삭제한다. 서울시나 신한이나 하나같이 무능하고 답이 없다"고 일갈했다. 시민들은 모두 불편하다고 아우성인데 서울시는 시민 편의를 높였다며 혼자 딴소리를 해댄다. 시는 "기존 앱의 경우 23개 중 2개 앱에 결제 비중이 편중돼 있었으나 신규 판매 대행점 선정으로 시민 사용이 많은 7개 앱을 사용할 수 있어 시민 결제 편의성이 확대됐다"고 했다. 전체 결제의 92.2%를 차지하는 '비플제로페이'와 '체크페이'가 모두 빠지고, 현재 '서울페이+', '티머니페이', '신한 쏠', '머니트리' 4개 앱에서만 서울사랑상품권 구매·결제가 가능한데다가 나머지 3개 앱은 5월이나 돼야 모두 오픈되는데 대체 무엇이 편해졌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2022-02-02 13:07:11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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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19도 한국인을 막지 못했다

김재웅 기자 국제가전박람회(CES)는 전세계 사람들이 주목하는 행사다. 주요 기술 기업들이 앞다퉈 최신 기술을 소개하고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는다. 전시 부스를 만들고 인력을 파견하는 등 적지않은 비용이 드는데도 자리가 없어서 난리다. 올해에는 코로나19로 다소 김이 빠지기는 했지만, 관심과 열기는 여전했다. 아침마다 호텔 객실 앞에는 매일마다 CES를 소개하는 수십페이지의 잡지가 뿌려졌고, 행사장에는 2년만에 열린 CES에서 글로벌 기술 현황을 직접 보기 위한 인파로 가득했다. 예년에 비해서는 많이 줄었다고는 해도, 행사장 안팎은 수많은 사람들로 채워졌다. 특히 한국인이 눈에 띄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영어만큼이나 쉽게 한국말을 들을 수 있었고, BTS와 블랙핑크는 물론 오마이걸 등 인기 아이돌그룹 음악도 끊이지 않았다. 물론 한국 기업이 많긴 했다. 현지 기업들이 갑작스럽게 참가를 취소하면서 비중이 컸던 국내 기업들이 더 부각됐다. 그렇다고 한국이 단순히 반사 효과를 누렸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제는 CES의 '안방 마님'처럼 자리잡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기업들은 세계 최선단 기술과 새로운 사업을 소개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CES가 정상 운영됐어도 전혀 꿇리지 않는 수준이었다. 특히 현대차는 메타버스와 현실을 연결하는 '메타모빌리티' 개념을 처음 소개하며 산업계에 완전히 새로운 화두를 제시했다. 중앙 전시장에서 멀리 떨어진 부스는 행사 기간 내내 관람객으로 가득했고, 전날 외딴곳에서 개최한 컨퍼런스에도 수백명을 불러모을 정도였다. 경쟁사들이 새로운 전기차나 고급 자율주행 기술, 색이 변하는 도장 등 신기한 기술을 선보였지만, 현대차는 자동차를 단 한대도 공개하지 않고서도 CES2022를 빛낸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혹자는 말했다. 코로나19를 무릅쓰고 이억만리를 날아온 한국인이 대단하다고. 미국 기업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가혹한 조치라고 말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격리와 치료 등 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럼에도 나는 만족한다. 그만큼 또 보기 어려운 소중한 경험이었다. 엉뚱한 상상을 해봤다. 코로나19가 중대재해에 포함됐다면 출장을 갈 수 있었을까. 반대로 예방에 초점을 두고 사후 지원 대책을 강화하도록 했다면 더 많은 사람이 함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1호만 피하자는 산업계와 1호를 기다리는 정부가 대치하고 있다. 1호는 무슨 죄일까.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2-01-27 15:47:15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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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2시간 줄 서면 20만원 드려요

백화점이 문을 닫는 10시면 입구에 한 명, 두 명 사람들이 모인다. 이른바 '전날런'이다. 오전 8시 전부터 줄을 서던 '오픈런'도 부족해 12시간을 밤 새우는 것이다. 이제 오픈런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지만 전날런까지 등장했다. 당연히 아르바이트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개인 대 개인이 구하는데, 전날런이면 한 번에 20만원 전후로 시세가 형성돼있다. 적지 않은 돈이 오고가서일까, 취업사기도 등장했다. 식당이나 카페, 악세사리점 아르바이트인 척 10대~20대 초반을 구인한 뒤 오픈런을 시키는 것이다. 구매대행, 줄서기 대기 수수료를 업체가 챙긴 뒤 구직자들을 속여 물건을 사오게 하거나 제공한 휴대전화에 대기번호를 받아오라고 하고 적은 임금을 지불하는 것이다. 명품브랜드가 구매 수량을 제한하다 보니 업무가 지속될 수도 없어 당연히 정식 채용도 아니고, 알고서 한겨울 바람을 맞을 사람이 많지 않다 보니 공고 자체도 거짓이 많다. '카더라 통신'에는 최근 직업소개소에서는 아예 오픈런과 전날런을 소개해주기도 한다고 한다. 백화점 인근에서 일하는 친구가 전날런을 알려주며 씁쓸한 이야기를 했다. 매장 폐점 후 줄 서는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이가 아닌 노인들이고, 날이 밝을 때 서있는 사람은 앳된 얼굴의 청소년이라는 것이다. 실제 수요자들도 서있겠지만 그 중 몇 명이 진짜 수요자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명품 수요가 과열 됐다는 이야기가 연일 뉴스에 나온다. 몇몇 브랜드는 일 년에 한차례도 아니고 여러 차례 가격을 인상시키니, 베블린 현상이 아니라도 오늘이 내일보다 싼 경우가 진짜로 있다. 오픈런을 만든 건 사람들의 허영심이라고 하지만, 그게 정말로 그런지는 의문스럽다. 한겨울 밤에 70대 노인을 길에서 핫팩 들게 만들고 20살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3시간 서있게 만드는 기형적인 상황을 그냥 내버려두는 건 백화점과 브랜드의 오만함이 아닐까?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2-01-26 16:32:39 김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