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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차전지 산업, 한때의 주춤이 영원한 멈춤은 아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차전지는 모든 산업의 중심에 자리 잡은 것처럼 보였다. 전기차와의 시너지 효과로 '미래를 바꿀 핵심 기술'이라 평가받았으며 업계는 빠르게 발전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사뭇 다르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할 때 배터리사들은 대거 투자를 늘렸으나 현재 캐즘(수요 정체기)의 충격 여파를 크게 받고 있다. 게다가 최근 일부 전기차 화재 사고는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키워 배터리에 대한 신뢰도까지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이차전지 업계의 어려운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발짝 물러나 다시 바라봐야 할 것이 있다. 모든 산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항만 했는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성공적인 기업이나 산업도 모두 위기의 순간을 겪었다. 그리고 그 위기는 곧 변화를 위한 기회가 됐다. 이차전지 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업계가 겉보기엔 정체 상태로 보일지 모르지만, 이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기 위한 중요한 전환기다. 우리는 이차전지가 단순히 '잘 나가던 산업에서 위기를 맞았다'는 시선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차전지는 단지 전기차에 국한된 기술이 아니며 우리가 목표로 하는 탄소중립 사회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그 이상을 넘어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의 중심에 있는 셈이다. 국내 배터리사들은 각국의 기술 개발 경쟁 속에서 여전히 글로벌 선두를 지키고 있다. 지금의 어려움은 이 경쟁을 더 견고하게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현재의 위기가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한 과정일 뿐이라는 것이다. 실적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이차전지의 가치까지 폄하될 수는 없다. 산업은 늘 비포장도로를 달릴 때가 있다. 그러나 그 길을 닦아가며 내일의 설계도를 그리는 과정을 통해 더 나은 미래로 향하게 된다. 이차전지 산업 역시 지금 그 길을 걷고 있다. 기업의 성과나 몇몇 문제에 주목하며 업계를 비판하기보다는 이차전지가 환경과 사회를 위해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 주목해야 한다. 당장은 길 위에서 흔들릴지라도, 끝내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의 설계도를 선물할 것이다. /차현정기자 hyeon@metroseoul.co.kr

2024-11-26 14:29:13 차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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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헌정사에 이런 여당이 있었나

이상하다. 야당의 '사법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데, 이상한 건 여당이다. 차라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에 모든 이슈가 빨려들어가, 여당이 뭘 해도 부각되지 않는 것이 나아 보일 지경이다. 그저 '당원게시판'이 여당면 장식할 뿐이다. 심지어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공개적으로 대표와 최고위원 간에 설전까지 벌어졌다. 비공개 회의에서도 고성이 오갔다고 한다.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봉숭아 학당' 시절이 생각난다. '당원게시판 논란'은 무엇인가. 한동훈 대표와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방글이, 당원들만 작성할 수 있는 '당원게시판'에 올라왔다는 내용이다. 당을 막론하고, 당원게시판이라는 공간은 원래 수위 높은 비난이 날 것으로 오간다. 다만 특정 당원이 여론조성을 위해 끊임없이 글을 올렸다면, 자발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어느 한 사람이 주도한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었다고 가정해보자. 혹은 한 대표나 가족의 명의가 도용됐다고 가정해보자. 이런 것들은 문제 소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논란의 양상이 점점 계파 간 갈등으로만 번지고 있다. 이번 사건이 커진 이유는 무엇일까. 방송과 댓글을 통해 해당 논란을 확대 재생산 하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일부 계파는 거기에 편승해 한 대표를 몰아세웠다. 한 대표 측의 대처도 어설펐다.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않았고, 오히려 위법성 여부 등을 언급해 논란을 키웠다. '내가 아니다'라고 부인하기 전에 위법성을 먼저 언급하면 사람들은 의심부터 한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논란이 2주 가까이 계속되는 것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수년간 국회에 출입하며 봐왔던 보수정당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예전에는 야당 관계자가 "10년 전 새누리당은 정말 무서웠다"고 회상할 정도로 기율이 엄정했고, 필요할 때 뭉쳤다. 그런데 지금은 야당이 위기에 몰리고 있는데도 국민의힘은 집안 싸움에 골몰하고 있다. 여소야대 정국이라 해도, 이슈 파이팅이 전혀 안 되고 있다. 심지어 이날 국민의힘은 민생경제특위를 출범시켰다. 그런데 대표와 최고위원 간 설전이 더 관심을 끈다. 경제가 어려워서 사람들이 뉴스도 안 보는데, 당원게시판 갖고 드잡이질 중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헌정사에 이런 여당이 있었나 싶다. /서예진기자 syj@metroseoul.co.kr

2024-11-25 14:06:39 서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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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펄어비스 '붉은사막'에 거는 기대

올해 벌써 다섯번 째로 지스타를 다녀왔다. 매년 설레는 마음으로 지스타 현장을 찾았지만 올해는 더욱 기대가 컸다. 넥슨, 넷마블, 펄어비스 등의 굵직한 게임사들이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한 다양한 신작들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다양한 장르로 개발된 넥슨의 카잔, 넷마블의 왕좌의 게임·몬길, 하이브IM 아키텍트 등 멀티로 게임이 가능한 AAA급 신작들을 보고있자니 새삼 K-게임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신작들을 체험하고 확인하기 위해 20만명이 훌쩍 넘는 사람들이 지스타를 방문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중에서도 기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신작이 있었다. 지난해부터 눈 여겨 보던 펄어비스의 '붉은 사막'이다. 2023년 지스타에서 처음 영상으로 접한 붉은사막은 1년 간 진한 여운을 남겼다. 또 게임보다는 기업에 집중하겠다는 기자의 신념에 변화를 준 게임이기도 했다. 올해 지스타2024 현장은 붉은사막 플레이를 처음 제공한다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 기자도 들뜬 마음으로 펄어비스 시연존을 찾았다. 우선 이번에 제공된 시연은 약 40분가량으로 10분 분량의 가이드 영상과, 30분 정도는 붉은사막 게임 안에서 만나볼 수 있는 3가지 보스들과의 전투 콘텐츠였다. 익숙하지 않은 콘솔기기라는 것과 한정된 시간이라는 점에서 기자는 보스(사슴왕) 1가지만 체험할 수 있었다. 우선 체험하는 30분 내내 '우와, 대박이다, 와' 등 감탄사가 끊임없이 나왔다. 화려한 비주얼 때문이다. 바람이 날리는 나무가지, 머리카락, 풀숲, 불씨, 보스의 털, 갈대밭 등 게임 전반의 비주얼이 매우 디테일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표현됐다. 높은 수준의 비주얼뿐만 아니라 화려한 이펙트가 함께했음에도 프레임 드롭 등 게임 체험시 주는 불편함은 아예 없었다는 건 덤이다. 압도적인 비주얼과 퀄리티 덕분에 화려한 액션과 박력넘치고 뛰어난 타격감은 도파민을 분출시키기 충분했다. 글로벌 게임쇼 게임스컴, 도쿄게임쇼 등에서 붉은사막이 항상 언급되고 있는 이유도 이해가 됐다. 게임 분야를 담당한 지 처음으로 콘솔 게임기 구매 욕구가 자극됐다. 붉은사막이 6년이라는 개발 기간을 가진만큼 유저와의 멀티플랫폼, 별도의 IP 등 작품이 목표로 하는 바는 수시로 변화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유저들이 붉은 사막을 꾸준히 응원하는 이유는 오래 기다린 만큼 완벽한 게임이 나올 거라는 확신 때문 아닐까.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임시장에 붉은사막 출시는 그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같은 존재가 될 것 같다. 붉은 사막을 통해 K-게임이 다시 한번 전 세계로 날아갈 수 있는 날개를 달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내년 출시될 '붉은사막'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2024-11-24 16:03:43 최빛나 기자
[기자수첩] 삼성전자 주가 오른 '후'가 더 문제다

지난주만 해도 삼성전자의 주가전망을 놓고 "5만전자 이하로 갈 것"이라고 주장하는 측과 "시총 1위 기업 주가가 그까지 내릴 수는 없다"는 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그리고 지난 14일, 삼성전자 주가는 4만9900원이라는 신저가를 기록, 팬데믹이었던 2020년 6월 15일 이후 처음으로 '4만 전자'가 되고 말았다. 위기를 인지한 것일까. 삼성전자는 7년 만에 '자사주 매입·소각' 카드를 꺼냈다. 무려 10조원 규모이다. 발표 후 2거래일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13.19% 올랐다. '4만 전자'에 '줍줍'한 투자자들은 환호했고 평단을 낮추기 위해 이른바 '물타기'한 투자자들은 안도했다. 문제는 주가가 오른 뒤다. 삼성전자가 '국민주'라고 불리는 만큼 이들이 마주할 미래는 혹독할 수도 있다. 온라인 종목토론방에 가도, 카페에 가도 "8만 전자 되면 미련 없이 팔 것", "평단만 넘겨봐라 다시는 국장 안 한다", "소각은 3조원만 한다며?"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넘친다. 이번 '4만 전자'는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탓이 아니라 삼성전자가 HBM 기술 개발과 점유 부문에서 저지른 실기(失機)에서 비롯됐다는 걸 대다수가 알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재용 회장의 사법리스크로'부터 촉발된 리더십 부재는 삼성전자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결국 자사주 매입으로 '반짝 반등'은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끌어올린 주가는 언제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다. 이는 삼성전자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시총 1위' 조차도 힘이 빠져버린 국내 증시의 미래를 걱정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를 판 투자자들이 국내 다른 기업을 찾는 게 아니라, 미국 증시나 가상화폐 시장으로 떠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국내 증시를 위해서라도 이재용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공정하고 신속하게 해결될 수 있기를, '자사주 카드' 외에도 삼성전자가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가절감 대신 '대규모 투자 카드'를 꺼내주길 기대해본다.

2024-11-21 15:37:52 허정윤 기자
[기자수첩] 디딤펀드, 초기 성적부진 극복하고 은퇴 시장의 '디딤돌' 될 수 있을까?

은퇴자금 마련을 위한 투자상품인 '디딤펀드'가 출시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의 주도 아래 '은퇴 준비를 위한 탄탄한 디딤돌'이라는 목표로 야심 차게 등장한 디딤펀드는 주식과 채권, 대체자산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밸런스드펀드(BF)형 펀드다. TDF처럼 생애주기에 따라 자산 배분이 자동으로 조정되는 구조는 아니지만, 투자 기간 내내 위험자산 비중을 50% 이내로 꾸준히 유지하면서 시장 상황과 자산가치 변동에 따라 자산 배분을 조정,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 25개 자산운용사가 업계 공통 브랜드로 지난 9월 말 출시했다. 이 중 10개 운용사는 기존 펀드를 리뉴얼했고, 15개 운용사는 신규 상품을 내놓았다. 운용사들은 각자 릴레이 기자간담회를 열며 상품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어서 그런지 디딤펀드의 첫 성적표는 부진했다. 10월 한 달간 25개 디딤펀드의 신규 운용설정액은 285억원에 불과했다. 흥국자산운용이 계열사에서 확보한 초기 설정 자금 200억원을 제외하면 순 유입액은 약 85억원에 그친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경쟁 상품인 TDF(Target Date Fund) 173개의 설정액은 3901억원 증가했다. TDF와는 달리 디딤펀드의 부진 요인으로 먼저, 디딤펀드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에 포함되지 못한 점이 크다. 디폴트옵션 가입에 고용노동부의 승인이 필요한데, 디딤펀드는 아직 승인을 얻지 못했다. 여기에 판매 채널이 증권사로 한정된 점이다. 그렇다 보니 은행 등이 취급할 수 없는 점도 디딤펀드의 부진 요인으로 작용했다. 연금상품은 단기 성과보다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다. 따라서 디딤펀드가 시장에 안착하려면 기존 상품과의 차별화를 분명히 하고, 장기적인 투자 가치 상품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특히 퇴직연금 실물 이전 등 제도 변화가 연금상품 수요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디딤펀드는 앞으로 더 치열한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출시 초기의 실망스러운 성적을 딛고 디딤펀드가 더 많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끌어낼 수 있을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은퇴 준비를 위한 디딤돌'이라는 본래 목표에 맞게, 디딤펀드가 장기적인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업계에서의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

2024-11-20 15:42:12 원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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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텐텐과 성장한 소비자, 한미약품 갈등을 바라보며

최근 몇 년간 유통 업계 전반에서 레트로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추억을 소환하는 유행은 복고풍을 넘어 새로운 문화로 진화했다. 1020세대에게는 신선한 자극과 재미를, 30대 이상 세대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들이 재조명 받는다. 특히 1990년대와 200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세대가 성인이 되자 그들이 경험했던 아이템들도 소비 시장을 휩쓸고 있다. 이러한 소비 흐름을 반영한 뷰티 브랜드의 경우, 국내 화장품 시장에 캐릭터와 협업한 한정판 제품을 내놓았다. 국산 토종 캐릭터인 1983년생 '둘리'부터 '쿠로미'로 세대 교체에 성공한 일본 산리오의 원조 캐릭터 '헬로키티', 듣는 순간 기분을 설레게 하는 주제곡까지 사랑받은 '카드캡터 체리' 등이 속속 다시 등장해 소비자 인기를 끈다. 레트로 감성은 제약 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한미약품 어린이 영양제 '텐텐'이 대표적이다. 텐텐은 한미약품이 1994년 미니텐텐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일반의약품이다. 당시 빨간색의 딸기향을 갖춘 이 제품은 길다란 빨간색 원통에서 하나씩 몰래 꺼내 먹으며 쫄깃한 맛과 그 특별한 기분을 즐겼던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후 한미약품은 텐텐 성분을 강화하고 복용 대상을 전 연령대로 확장해, 어린이와 성인 모두를 폭넓은 소비자층으로 확보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추억과 함께 자리 잡은 텐텐과 한미약품은 지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한미약품 창업주 임성기 회장이 타계하면서 빈 자리에서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갈등이 커졌다. 둘로 갈라진 갈등의 주체들은 창업주가 평생 실천한 신약개발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하면서도 싸움은 그치지 않는다. 창업주 철학을 따른다면, 한미약품의 발전은 단순히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 이름에 의존한 것이 아니다. 또 한미약품 오너 일가만이 누려야 할 것도 아니고 경영권 싸움의 소재가 되어서는 더욱 안 된다. 현재 연구개발에 집중하며 성과를 거두고 있는 한미약품은 신약개발과 같은 도전적인 과제를 이룩하기에 앞서, 텐텐을 사랑한 평범한 소비자들 곁에서 오랜 시간 신뢰를 쌓아온 국내 대표 제약 회사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 가치가 한미약품의 가장 큰 자산임이 경영권 싸움에 가려지지 않기를 바란다. /이청하기자 mlee236@metroseoul.co.kr

2024-11-19 13:47:42 이청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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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여대의 품격

동덕여자대학교에서 촉발된 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가 전국 여대로 번졌다. 현재까지 전국 4년제 7개 여대 중 이화여대를 제외한 여대 6곳이 남녀공학 반대 시위에 돌입하거나 연대 입장을 표명했다. 동덕여대를 비롯한 일부 여대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동덕여대에는 '공학 전환 반대' 등의 문구가 교내 안팎의 건물은 물론, 아스팔트와 보도블록까지 붉은 스프레이로 새겨졌다. 동덕여대 측이 추산한 피해액은 54억여원에 달한다. 성추행 의혹을 받는 교수에 대한 대학의 조처가 미흡하다며 학생들이 시위 중인 서울여대도 캠퍼스 곳곳에 붉은 래커가 칠해졌다. 여자대학교는 가부장제가 확고했던 시절, 사회적 약자인 여성의 교육권 보장을 위해 설립됐다. 대학마다 전신과 기원을 어디에 두냐에 따라 기준이 달라지지만, 이화여대(1886년), 숙명여대(1912년), 성신여대(1936년), 동덕여대(1950년) 등 대부분 여대가 설립된 시기를 봐도 알 수 있다. 여대의 존폐를 두고 사회적으로 논의가 시작된 건 20여 년 전부터다. 여학생의 대학 진학률이 남학생을 앞서면서다. 특히, 학령인구 급감과 맞물리며 여대의 역할과 존재 가치에 대한 의문은 확대됐다. 사실상 여성의 '사회적 힘'이 커진 상황도 이를 뒷받침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여대의 존재 가치에는 지지하는 입장이다. 아직은 사회 곳곳에 여성 차별 문제가 잔존하고 있고, 여대가 여성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지하는 공간으로 기능한다는 의견도 일리가 있다. 그간 여대가 여성 지도자로서 교육받을 공간으로 역할을 해왔음에도 사회적 이견이 없다. 여대생들이 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이유에는 수긍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시위 방법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해 서이초 교사 사건 당시, 여의도에서 열린 '교원 총궐기 추모 집회'에서 교사들은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였다. '교사의 죽음'과 '교권 추락'에 대해 당국에 관련 사건 조사를 촉구하기 위한 자리였다. '열 맞춘 바둑돌 같다'라는 표현마저 곳곳에서 나왔다. 집회에 출동했던 경찰들마저 '선생님들 집회 응원한다'며 이례적인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사고·언론·저술·정보의 전달은 직접적인 폭력보다 사람들에게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환유한 말이다. '시위'는 쉬이 '칼'로 비유되기도 하지만, 지난 서이초 교사 관련 집회 당시 질서정연했던 교사들의 집회 모습은 '펜'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번 여대 시위는 '칼'에 그쳤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여대생들이 자신의 대학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안전한 방법으로 의견을 개진해 더욱 강렬한 설득력을 발휘하길 기대해 본다. / 이현진 메트로신문 기자

2024-11-18 15:05:05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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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상화폐 투자

미국 대선이 종료된 시점에서 국내투자자들에게 가장 관심이 높은 투자처는 가상자산시장일 것으로 생각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전 친(親)가상자산 정책 공약을 내세웠다. 미국을 '암호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선언, 바이든 정부와 다른 길을 걷겠다고 공언하면서 금융 규제완화, 가상자산에 대한 신뢰도 개선, 미 국채 발행에 따른 스테이블코인 활성화로 유동성 증가 등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기대감 속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3년 만에 3조 달러(약 4205조 4000억원)를 돌파하면서 가상자산시장이 얼마나 뜨거운 감자인지 제대로 증명하고 있다.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변에서 시장에 진입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10명중 7명은 가상자산의 이해가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 비트코인이 왜 대장주로 불리고 있으며 비트코인이 어떤 원리로 작동이 되는지, 어떤 투자가치가 있는지 등은 관심이 없었다. 그저 "요즘 가격이 많이 오른다고 하니깐, 더 오른다고 하니깐 투자하는거다"라는 말뿐이었다. 또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 수장으로 지명됐다는 소식에 '도지코인'을 샀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도지코인은 일론 머스크가 좋아하는 코인중 하나다. 도지코인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머스크가 'DOGE' 수장이 됐다는 소식에 '그럼 도지코인 오르겠네'라는 생각에 매수를 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소식이 나온 후 '도지코인'은 돌연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20%넘게 하락중이다. 가상자산시장에 새롭게 유입된 투자자들이 투기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면서 20여년 전 '닷컴버블'를 떠올리게 한다. 인터넷이 세상의 중심이 될 것이란 기대감을 가진 투자자들은 광기어린 모습으로 정보기술(IT) 기업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하지만 나스닥은 역사상 가장 큰 폭으로 하락세를 기록했고, 국내 코스닥시장 역시 폭락하면서 당시 고점을 아직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에도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제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심리가 작용하면서 많이 투자자들이 유입됐지만 결국 불행한 결말을 기록했다. '닷컴버블'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게 투자자들의 주의가 각별히 필요하고 투기적 투자가 아닌 건전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다.

2024-11-17 16:21:05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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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산업의 쌀' 철강산업, 위기감 고조…정부 특단의 대책 필요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업계가 철강 업황 부진과 중국의 저가 공세, 그리고 미국 대통령으로 재집권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등장으로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한 '역성장'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국내 철강업계 약대산맥인 포스코와 현대제철가 올해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결국 현대제철은 철강 업황 불황의 장기화에 따른 대응으로 경북 포항 2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현대제철이 포항 2공장 전체를 셧다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항 2공장 근무자들은 회사와 협의를 거쳐 다른 라인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5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5조624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0.5% 감소했다. 순손실은 162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포스코는 최근 철강 업황 부진에 폭발·화재 사고, 노조 리스크 등 잇딴 겹악재에 시름하고 있다. 포스코는 세계적인 철강 업황 부진, 중국산 철강의 저가 공세, 일본산 철강의 가격 경쟁력 강화로 위기를 겪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경우 철강 부문에서 포스코 3분기 실적이 매출 9조4790억원, 영업이익 438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 39.8% 감소했다. 문제는 미국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위기감은 확대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이 중국 업체를 방어할 경우 우리 기업들이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지만 철강은 상황이 다르다. 국내 철강 업계도 미국 수출 물량을 제한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은 철강 쿼터 부과 대상국으로 2015~2017년 연평균 수출량의 70%에 해당하는 268만 톤의 철강만 수출할 수 있다. 결국 미국 수출길이 막힌 중국산 저가 철강이 국내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철강업계의 부담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우리 정부의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우리 철강 산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산업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어느때보다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2024-11-14 16:33:34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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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사각지대,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손가락을 몇 번 움직이면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있는 시대다. 디지털금융 확산으로 은행 점포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10년 사이 시중은행 점포는 40% 가까이 사라졌다. 점포를 찾을 일이 없는 디지털 네이티브(디지털 매체에 익숙한 세대)에게는 좀처럼 와 닿지 않는다. ATM(현금 자동입출금기)이 사라지는 속도는 더 빠르다. 지난 2019년에는 전국에 3만6000대의 ATM이 있었다. 올해 7월에는 전국에 2만7000대의 ATM만 남았다. 은행들은 운영 비용 증가, 현금 사용량 감소를 ATM 철수의 이유로 들었다. 카드, 간편 결제 앱의 보급에 휴대하기 번거로운 지갑은 사라졌고, 서울 시내에서 운행하는 100개 이상의 버스 노선은 현금을 받지 않는다. 현금이 사라지면서 편리한 시대가 온 것 같지만, 디지털 금융이 낯선 누군가에게는 가혹한 시대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의 디지털 금융 이용률은 54.4%다. 고령자의 절반은 간단한 송금 업무에도 은행 점포나 ATM을 찾는다. '금융사각지대'는 계속 넓어지고 있다. 전국 465개의 유인도 가운데 은행 점포가 있는 섬은 10곳도 되지 않고, 육지에도 4대 은행 점포가 없는 지자체가 약 50곳이다. 면적당 ATM 대수는 서울이 강원도보다 100배 많다. 은행권에서는 '금융 접근성 격차 해소'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지만, 먼저 나서는 은행은 없다. 비용 때문이다. 통상 ATM 한 대를 유지하는 비용은 1년에 1000만원, 출장소 한 곳을 운영하는 비용은 1년에 5억원 안팎이다. 최근 몇 년간 은행권이 비용 절감을 통한 실적 개선에 사활을 건 만큼, '금융 접근성 격차 해소'는 은행끼리 눈치를 보며 보폭을 맞추는 '고양이 목에 방울 걸기'가 됐다. 일부 은행이 금융 소외 해소를 위해 마련했다는 '이동식 점포'는 명절이 아니고선 좀처럼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앞서 은행권이 기존 ATM 철거의 대체재로 내세웠던 '은행 공동 ATM'은 전국에 10대도 설치되지 않았다. 금융당국도 이러한 추이에 기름을 붓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기관의 경영지표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에 주안점을 둔 '밸류업'을 밀어붙이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의 요구에 은행들은 경영 효율화를 위해 앞으로 비용을 더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돈'이 드는 금융 격차 해소는 계속 멀어지고 있다.

2024-11-13 14:51:35 안승진 기자